2008/06/04 17:10

촛불문화제 현장, 시민들 ‘해학’ ‘풍자’ 둥실둥실~

경찰이 ‘물대포’와 ‘방패’를 들었다면, 시민들은 ‘해학’과 ‘풍자’로 맞섰다.

거침없이 물대포를 쏘는 전경들을 향해 시민들은 “수돗물이 아깝다”를 외치며 유머를 잃지 않았고, 촛불문화제 무대에서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미국산 쇠고기 사태에 맞게 개사해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노래는 보는 이들의 흥을 돋웠다.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지만, 핵심을 정확하게 찌르는 이색 피켓들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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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반대 촛불문화제 현장에 등장한 이색 피켓들
자유발언, 시민들 ‘재치’ 돋보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일반인들의 자유발언은 단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민들의 재치 있는 입담에 문화제 현장에선 웃음이 터져 나온다. 특히 뼈있는 한 마디는 구구절절한 연설보다 힘을 발휘한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고시가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26일 촛불문화제 무대에 오른 한 여대생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장관고시를 미룬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뭐하고 있었느냐”며 “이명박 대통령은 2MB라 용량이 딸리는 것 같다. 용량이 딸리면  폐기처분해 날려버려야 한다”고 말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결국 장관고시가 발표되고, 최대규모로 열린 31일 촛불문화제에선 시민들의 발언도 좀 더 과격해졌다.

31일 무대에 오른 한 남성은 이명박 대통령의 출생지가 일본이라는 점에 착안해 “일본산 미친 쥐가 대통령이 돼서 불과 3개월 동안 100년은 늙은 것 같다”며 “원래 얼굴이 괜찮았는데 너무 피곤하다보니 얼굴 이렇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다른 남성도 무대에 올라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는 게 아니라 ‘삼키고’ 있다”고 꼬집은 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을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대국민 사기극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비판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일명 ‘유모차 부대’인 한 주부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에게 한 마디 한다”며 “이 나리엔, 우리 엄마들 중에는 아무도 빨갱이가 없다. 언론에서 밤의 대통령 노릇 그만 하고 권력에서 그만 물러나 달라”고 외쳤다.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한 마디. “당신과 조중동이 없다면 우리나라는 누구 못지않은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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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반대 촛불문화제 현장에 등장한 이색 피켓들
노래 개사는 내가 최고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기존 가요를 개사해 노래와 율동을 선보이기도 한다.

지난 달 24일 열린 촛불문화제에서는 남자 대학생 세 명이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를 개사해 율동과 함께 선보였다. 가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어젯밤에 MB가 미워졌어/ 어젯밤에 MB가 싫어졌어/ 쉴 새 없는 너의 변명/ 닥치기를 기다리며/ 초를 높이 들었지”. 이어지는 가사는 이번 미국산 쇠고기 사태의 핵심을 찌른다. “니 친구 부시/ 너의 손을 잡고/ 춤출 때마다/ 괴로워하던 국민들 모습 왜 못 보았니/ 미친소 협상은 너무도 굴욕이지”.

지난 달 26일에도 한 남성이 무대에 올라 노 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를 ‘미친소 너 먹어’로 개사한 노래를 선보여 촛불문화제 현장을 한바탕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뽀뽀뽀’를 개사한 곡도 온오프라인 상에서 모두 인기다.

“아빠가 출근할 때 기름 값/ 엄마가 시장갈 때 미친 소/ 우리가 학교 가면 0교시/ 우리들의 수면시간 4시간/ 우리는 민주시민 촛불소녀들/ 미친 소 민영화 대운하 싫어”

이색 피켓 눈에 띄네

통통 튀는 피켓들도 눈에 띈다. 지난 달 31일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손에 든 피켓들이다.

“이름은? 명박. 관상은? 쥐박. 개념은? 외박. 경제는? 쪽박. 하야는? 급박. 이런 씨박”(지나가던 한 남학생)
“조중동은 쓰레기다. 분리수거도 아깝다”(교복입은 한 여학생)
“NO MAD COW. NO MAD 2MB. 대통령 할아버지나 많이 드삼” “미친 정권, 막장 정부, 꺼져줄래!”(‘유모차 부대’ 주부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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