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6 09:54

촛불의 분노, 헛다리 짚는 조·동

[미디어클리핑] 연예인노조 MBC 상대 파업, '이산' 차질없나

촛불이 연행됐다. 지난 24일 저녁부터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거리행진으로 번지자 경찰은 집회 참가자 37명을 강제 연행했다. 또 이에 항의하며 지난 25일 저녁부터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집회에서도 14명을 추가 연행했다.

이를 놓고 조·중·동은 촛불이 끝내 불법적인 ‘반정부 폭력시위’로 번졌고 그로 인해 도심 혼잡이 극심했다며 “서울의 주말에 법이 사라졌다”고 탄식했다. 언제나 그렇듯 결과뿐이다.

왜 촛불이 도로로 뛰어들었는지, 왜 내내 평화롭던 촛불이 끝장 시위로 이어졌는지는 없다. 국민의 정부 시절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선언했을 당시 “왜 가뭄에 파업을 하냐”고 비판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촛불은 언제고 폭력으로 변질될 줄 알았어” 식의 인과를 제대로 짚지 못한 무조건적 비판만 남아있을 뿐이다.

   
▲ 동아일보 6면

참가자 변질이 폭력 불렀다?

<동아일보>는 6면 <“청와대로 가자” 구호 따라 차도로 우르르>에서 촛불이 불법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하며 그 원인을 민주노총, 전교조 교사, 대학 운동권 등의 참여에 따른 참가자의 변질 탓으로 돌렸다.

<동아>는 “문화제 성격의 촛불집회가 주말을 기점으로 정치적 성격이 짚어졌다”고 비판했다. 정권타도를 주장하는 정치 구호가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단 것이었다.

이어 그 원인으로 “시위전문가들이 가세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동아>는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 “촛불집회를 ‘효순 미선양 6주기’인 6월 하순 이후까지 끌고 가기 위해 시위 전문가가 가세하는 듯하다. 시위가 더욱 과격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아>를 비롯한 보수신문들은 미국산 쇠고기 파문이 일기 시작하자 그 배후로 야당과 시민단체 등을 지목했다가 초·중·고교생을 중심으로 한 누리꾼들의 ‘안티 조·중·동’을 불붙게 한 바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배후설’에 집착하며 그 배후가 실체를 드러냈다는데 주장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조선일보>는 그들이 시위를 보도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시위=시민 불편’ 논리를 또 한 번 사용한 것이다.

<조선>은 8면 <시위대 “청와대로 가자”…法 사라진 ‘서울의 주말’>에서 “25일 밤 서울 도심 도로는 시위대의 전유물이었다. 이들은 인도에서 차도로 내키는 대로 내려가고 올라오기를 반복했으며, 도로 완전 점거와 일부 점거를 멋대로 반복했다. 이 때문에 세종로와 태평로, 을지로, 소공로, 퇴계로, 의주로, 충정로, 대학로, 신촌 등 도심의 주요 도로는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고 비판했다.

또 퇴계로에서 시위대를 지켜본 시민 이모(33)씨의 말을 인용, “‘평화시위 보장하라’고 외치면서 행진하는데 도로를 점거하는 것이 무슨 평화시위냐. 도로를 점거하는 시위대나 법과 원칙을 지키려는 의지도 능력도 없는 경찰이나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여기서 궁금증 한 가지. 왜 유독 <조선> 기자에겐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이해하고 다소 불편하더라도 감수할 수 있다는 대답을 하는 시민은 눈에 띄지 않는 것일까.

국민 목소리에 눈 감고 귀 막은 정부, 경찰은 강제진압

반면 <한겨레>는 촛불시위 격화의 원인은 다각도로 짚었다. 3면 <요지부동 정부에 ‘촛불 분노’…경찰 강제진압이 기름 부어>에서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17번째 촛불시위가 열린 지난 24일 저녁에도 1만 5000여명의 시민들은 평화를 지켰다. 경찰의 ‘처벌방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만 이날 시위는 다음날인 25일 새벽까지 ‘밤샘 끝장’으로 이어졌다. 경찰은 기다렸다는 듯 37명을 무더기 연행했다. 그리고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그날 저녁 도심 곳곳에서 산발적인 거리 행진을 벌였고, 또 다시 경찰의 무더기 연행이 이뤄졌다.

왜 시민들은 끝장 시위를 시작했을까. <한겨레>는 “계속된 촛불집회에도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국민은 정부의 잘못을 끊임없이 지적하고 있는데 정부는 대통령의 유감 표시 한 번으로 모든 것을 정당화시키며 눈 감고 귀 막는 모습만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강경 대응으로 이에 맞섰다. <한겨레>는 지난 24일 촛불시위 당시 경찰이 세종로와 종로 일대를 전·의경 38개 중대를 동원해 에워싸고 참석자의 이동 자체를 막았으며, 우문수 종로경찰서장은 “해산하지 않으면 살수차로 물을 뿌리겠다”고 직접 엄포를 놓았다고 전했다.

또 25일 새벽 5시께 벌어진 강제해산 과정에서 일부 의견들이 방패로 참가자들을 내리찍어 부상자가 생겼고, 여경들은 휠체어를 탄 여성을 밖으로 들어냈다. 같은 날 저녁부터 열린 집회에서도 경찰은 50여개 중대를 투입해 집회 저지에 나섰다.

   
▲ 한겨레 7면

법치 사라진 이명박 정부, 언론 장악 노골화

<한겨레>는 1면 <소통 대신 공권력…‘민주주의 역주행’>에서 “25일 새벽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 집회 끝에 거리행진을 벌이던 시민들을 경찰이 물리적으로 해산하고 강제연행한 사건은 민주주의의 후퇴 조짐을 상징한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주의 후퇴조짐 가운데 가장 우려할 만한 것이 현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라며 정연주 KBS 사장을 내몰기 위한 시도에 방송통신위원회와 감사원 등 관련 기관들이 총동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정부가 인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송 및 통신사, 언론단체를 ‘코드 인사’들로 채우려는 움직임도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민주정권 아래서 ‘언론자유’를 ‘쟁취’하겠다며 소리 높여 외치던 보수 언론들은 철저히 입을 닫고 있다”며 “불과 20년 전까지 우리 사회를 짓눌렀던 ‘권언유착’이 부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7면 <‘회유 아니면 압력’ 5공식 언론 길들이기>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한 KBS 감사 문제를 짚었다.

감사원은 KBS에 대한 감사 결정의 주요근거로 누적 적자 결손을 말했다. 그러나 <한겨레>는 “감사 근거의 핵심인 ‘5년간 1500억원 적자’는 아예 셈법부터 틀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반박했다. KBS 측이 밝힌 정연주 사장 재임기간인 2003~2007년 결산 손익을 보면 오히려 189억원 흑자라는 것이다.

<한겨레>는 “그러나 국민감사를 청구한 뉴라이트국민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누적적자 계산 기준을 2004~2008년으로 잡았으며, 흑자가 난 해인 2005년(576억원), 2006년(242억원) 벌어들인 돈을 빼버리고 적자가 난 해의 액수만 합하는 방식으로 적자액을 계산했다. 아울러 아직 결산도 되지 않은 2008년 439억 적자 예산 편성분까지 포함시켜 1488억원 적자로 계산했다”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 2면
KBS 이사회, 경영진 책임 명문화한 방송문안 의결

정연주 사장에 대한 ‘자진사퇴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던 KBS 이사회가 지난 25일 임시이사회에서 경영진의 책임을 명문화한 방송문안을 의결했다고 <동아>가 보도했다.

<동아> 2면 <“KBS 경영 부정적 평가 피하기 어렵다”>에 따르면 KBS 이사회는 이날 ‘2007 경영평가 보고서’의 방송문안 심사를 하면서 7시간 논란 끝에 “KBS의 2007년 경영성과는 여러 긍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수신료 인상에 실패했으며 인사제도 개혁에도 성과를 내지 못함으로써 경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는 대목을 넣기로 했다.

<동아>는 “이는 정연주 사장 등 경영진이 경영 부실 논란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KBS는 이사회가 의결한 문안을 이달 말까지 방송을 통해 공표해야 한다.

연예인노조, MBC 상대로 파업

<한겨레>는 13면에서 탤런트, 가수, 희극인, 성우 등 대중문화 예술인 1만3000여명이 소속된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조(위원장 김응석)가 출연료 인상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26일부터 MBC를 상대로 파업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노조는 그동안 탤런트 8%, 가수 17%의 출연료 인상을 요구했으나 MBC는 탤런트 6%, 가수 15% 인상안을 고수해 왔다. 노조는 KBS와 탤런트 6%, 가수 15% 출연료 인사안에 합의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KBS는 적자회사지만 MBC는 흑자를 내고 있어 출연료를 더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당장은 주요 프로그램의 제작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겠지만, 파업이 길어질 경우 노조원인 중견 연기자 및 조연급 탤런트가 많이 참여하고 있는 월·화 드라마 <이산> 등 주요 프로그램 제작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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