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11 18:19

최시중 "민영방송이 더 다루기 쉽다"

10일 국회 문방위에서 언급 … SBS노조 "사과하고 퇴진하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민영방송이 다루기 쉽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민영방송과 공영방송 중 어디가 더 다루기 쉬우냐”는 의원 질문에 머뭇거림도 없이 “민영방송”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자 “방송에 대한 천박한 이해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위원장 심석태)는 11일 성명을 통해 최 위원장의 발언을 “모든 민영방송 노동자들에 대한 모독”으로 규정하고, “최시중은 민영방송 노동자들에 대한 모독을 사과하고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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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PD저널

SBS본부는 “방송을 ‘다루는’ 대상쯤으로 생각하는 발상 자체도 놀랍지만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 KBS 2TV와 MBC 민영화를 거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영방송이 다루기 쉽다’는 속내를 드러내는 대담함은 가히 충격적”이라며 “결국 KBS 2TV와 MBC 민영화라는 정부의 목표가 ‘다루기 쉬운 방송 만들기’ 차원이었다는 얘기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SBS본부는 이어 “민영방송이 결코 공영방송에 비해 호락호락하지 않다”면서 “지상파 방송으로서의 공정성과 공공성에 있어서 민영과 공영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SBS본부는 “최 씨가 하루 빨리 이번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퇴진하지 않으면 최 씨는 이러한 모독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며 “최 씨가 만약 자기 말대로 SBS를 ‘다루려’ 한다면, 민영방송 노동자들과의 일전을 각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영방송이 다루기 쉽다고?

“최시중은 민영방송 노동자들에 대한 모독을 사과하고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행태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최 위원장은 어제 국회 문방위에 나와 “민영방송과 공영방송 중 어디가 더 다루기 쉬우냐”는 질문에 머뭇거림도 없이 “민영방송”이라고 답했다. 최 씨의 방송에 대한 천박한 이해를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민영방송에 있어서 재허가 심사는 공영방송의 재허가 심사와는 질적으로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측면에서, 정부가 공영방송에 비해 민영방송을 만만하게 보려는 뻔한 심사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민영방송을 ‘다루는’ 수단이 재허가 심사만 있는 것도 아니다. 민영방송의 대주주인 기업을 압박하는 수단도 재허가 심사 못지않다.

하지만 명색이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방송통신위원장이라는 자가, 국회 상임위 회의장이라는 장소에서, “민영방송이 다루기 쉽다”고 밝힌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방송을 ‘다루는’ 대상쯤으로 생각하는 발상 자체도 놀랍지만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 KBS 2TV와 MBC 민영화를 거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영방송이 다루기 쉽다”는 속내를 드러내는 대담함은 충격적이다. 결국 KBS 2TV와 MBC 민영화라는 정부의 목표가 ‘다루기 쉬운 방송 만들기’ 차원이었다는 얘기 아닌가. 최 씨의 이 한 마디로 지금껏 언론·시민단체들은 물론 언론 현업인들이 정부, 여당의 민영화 추진에 강력하게 반발해 온 이유가 명백히 입증되는 것이다.

최 씨는 아직 자신의 이번 발언의 의미를 잘 모르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최 씨의 방송통신 정책 기구의 수장으로서의 자격 없음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다. 최 씨는 이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서의 원초적인 문제는 물론, KBS 사장 교체 과정에서의 온갖 부적절한 처신 등으로 인해 이미 언론·시민단체들은 물론 야당으로부터도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최 씨의 이번 발언은 최 씨가 빨리 퇴진해야 할 기왕의 이유들에 또 한 가지를 더한 것일 뿐이다.

그런데 최 씨를 비롯한 세력들이 아직 잘 모르는 대목이 있다. 민영방송이 결코 공영방송에 비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다. 민영방송의 모든 일꾼들은 지상파 방송으로서의 민영방송의 가치가 공정한 보도와 건전한 오락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데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지상파 방송으로서의 공정성과 공공성에 있어서 민영과 공영에 아무런 차이가 없음도 이미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실제로 역대 정부가 민영방송을 손쉬운 상대로 여겨온 데에는 민영방송 사주와 경영진, 종사자 모두의 책임도 적지 않다. 일부 불공정 방송으로 사회적 비판과 질책을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이러한 과거의 질곡을 딛고 일어서 새로운 방송을 선언한 지 오래다.

최 씨의 이번 발언은 모든 민영방송 노동자들에 대한 모독이다. 최 씨가 하루 빨리 이번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퇴진하지 않으면 최 씨는 이러한 모독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최 씨가 만약 자기 말대로 SBS를 ‘다루려’ 한다면, 민영방송 노동자들과의 일전을 각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2008. 9. 11.
                                                     전국언론노조 SBS 본부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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