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30 16:10

타짜…바람의 나라…에덴의 동쪽

하반기 ‘대작’ 드라마 쏟아진다…마니아층 공략 ‘그들이 사는 세상’도 주목

화창한 SBS와 잔뜩 흐린 MBC, 서서히 구름이 걷히고 있는 KBS. 요즘 드라마 기상도는 대략 이렇다. SBS와 MBC 가운데 진짜 ‘드라마 왕국’을 가리는 작업이 한창이고, 〈태양의 여자〉가 KBS 부활의 신호탄이 될지도 관심사다. 그러나 누가 진짜 ‘드라마 왕국’이면 어떻고, 시청률이 한 자리 혹은 두 자리면 어떠랴. 우리를 울리고 웃기는 드라마만 있으면 더워도 시원한 여름이 아닌가. 〈온에어〉와 〈일지매〉가 떠난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에 줄줄이 대기 중인 기대작들을 모았다. 방송 3사의 향후 드라마 기상도를 점쳐보는 것도 재밌겠다.

SBS ‘신 드라마 왕국’ 이어갈까
정마담은 누구? ‘타짜’부터 문근영의 ‘바람의 화원’까지

‘신 드라마 왕국’으로 불릴 만큼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SBS. 올 들어 〈온에어〉부터 〈일지매〉, 〈식객〉까지 연 타석 안타를 날리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특히 월·화 〈식객〉, 수·목 〈일지매〉, 금요일 〈달콤한 나의 도시〉, 주말 〈행복합니다〉와 〈조강지처 클럽〉으로 이어지던 황금라인은 ‘드라마=SBS’라는 공식을 세울 만큼 독보적이었다. 〈일지매〉는 종영했지만, 〈식객〉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조강지처 클럽〉은 주간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어 당분간 ‘SBS 드라마 왕국’ 체제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영원한 왕조는 없는 법. 시청률 1위 자리도 3사가 고루 나눠 갖는 게 통상적이다. SBS도 〈101번째 프러포즈〉, 〈독신천하〉 등을 조기 종영하던 때가 있었고, 제작비 120억 원이 투입된 〈로비스트〉도 실패했다. SBS도 항상 웃은 것만은 아니란 뜻. 따라서 SBS의 진정한 ‘드라마 왕국’ 굳히기는 올 하반기 라인업에서 결판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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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킹맘' 후속으로 편성될 '바람의 화원'에서 조선 후기의 화가 신윤복으로 분한 문근영 ⓒY&S커뮤니케이션

SBS는 〈일지매〉 후속으로 30일부터 〈워킹맘〉을 선보인다. 일하는 엄마와 철부지 연하 남편, 손자·손녀 봐주기를 거부하는 새엄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80%에 달하는 30대 맞벌이 부부의 마음을 두드릴 예정이다. 염정아와 봉태규의 출연 외에는 달리 특이사항이 없지만, 〈불량주부〉, 〈강남엄마 따라잡기〉 등의 작품을 통해 SBS가 보여준 경쾌하면서도 가볍지 않고 적당히 메시지까지 담아내는 솜씨를 기대해볼만하다.

오는 9월부터는 〈식객〉 후속으로 허영만 원작의 〈타짜〉가 방송된다. 600만 관객을 끌어 모은 동명 영화의 성공을 잇겠다는 포부가 당차다. 장혁과 한예슬, 김민준이 각각 ‘고니’, ‘광숙’, ‘영민’ 역할을 맡아 포스터 촬영을 마쳤고, 31일 첫 촬영에 들어간다. 검증된 원작과 영화의 성공은 든든한 지원군이지만, 최근 ‘정마담’ 역을 두고 배우들 간에 벌어진 설전이나 작가 교체 등 구설수가 이어진 터라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심사다.

〈워킹맘〉 후속 편성이 예상되는 〈바람의 화원〉은 조선 후기 천재화가 신윤복과 김홍도의 그림과 삶을 그리는 드라마다. 〈쩐의 전쟁〉의 박신양과 장태유 PD가 다시 호흡을 맞추고, 문근영이 2년여 만에 컴백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SBS는 이밖에 〈닥터스톱〉, 〈아스카의 연인〉 등을 하반기 라인업에 올려뒀지만, 섭외나 시나리오가 초기 단계라 편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그리겠다던 〈대물〉이나 소지섭의 복귀작으로 예정됐던 〈카인과 아벨〉 등의 대작들도 기획 단계에서 좌초된 바 있다. 이들 작품의 제작 무산이 SBS에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KBS 긴 침묵 깨고 바람 일으키나

제작비 200억 ‘바람의 나라’ 노희경의 ‘그들이 사는 세상’

유독 긴 침묵이었다. 항상 맑을 수야 없겠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KBS의 드라마 기상도는 지독히도 흐렸다. 〈포도밭 그 사나이〉, 〈투명인간 최장수〉부터 〈황진이〉까지, 나쁘지 않은 2006년을 보냈던 KBS는 이듬해부터 상당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꽃 피는 봄이 오면〉을 시작으로 〈꽃 찾으러 왔단다〉, 〈못된 사랑〉 등의 기대작이 번번이 쓴 잔을 들이켰고, 〈마왕〉과 〈경성스캔들〉이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마니아 드라마’ 혹은 ‘저주받은 걸작’에 그쳤다.

지난해 8월~11월 조선중앙TV가 제작한 〈사육신〉을 방송한 뒤엔 시청자들이 완전히 등을 돌렸다. 그러나 올 초 〈쾌도 홍길동〉이 1년여 만에 두 자리 수 시청률을 회복시켰고, 최근 방영 중인 〈태양의 여자〉는 예상치 못한 선전으로 기분 좋은 신호를 던지고 있다. KBS는 줄줄이 기대작들을 배치시키며 현재의 기세를 이어갈 태세다.

KBS는 다음달 6일부터 〈태양의 여자〉 후속으로 〈전설의 고향〉을 방송하며, 〈최강칠우〉 후속으로는 〈연애결혼〉을 준비 중이다. 〈연애결혼〉은 재혼 전문 커플 매니저와 이혼 전문 변호사를 통해 진정한 결혼의 의미를 찾아가는 로맨틱 코미디다. 김민희의 〈굿바이 솔로〉 이후 2년 만의 안방 컴백작이자, MBC 〈궁〉의 인은아 작가가 두 번째로 집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 22일 촬영을 시작한 〈연애결혼〉은 다음달 25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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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5일 첫 방송될 '연애결혼'의 김민희 ⓒKBS
KBS의 하반기 최대 야심작은 9월 3일부터 방송될 〈바람의 나라〉다. 고구려 3대 대무신왕 무휼의 일대기를 그리는 〈바람의 나라〉는 동명의 만화와 게임으로 더 유명한 작품. 〈해신〉의 강일수 PD와 송일국이 3년 만에 의기투합한 것으로도 관심을 끈다. 〈주몽〉을 만든 초록뱀미디어가 제작하며, 총 2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변함없는 사극 열풍, 수백억 제작비 시대에도 불구하고, 정작 네티즌들의 이목을 끈 드라마는 따로 있다. 제작진과 출연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킨 〈그들이 사는 세상〉. 표민수-노희경 콤비가 〈고독〉 이후 6년 만에 손을 잡은 작품이자, 송혜교와 현빈이 출연키로 하면서 네티즌들은 한껏 기대감에 부풀었다. 〈온에어〉처럼 드라마 제작 현장이 배경이지만, 표민수 PD와 노희경 작가 특유의 화법이 색다른 감성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MBC ‘드라마 왕국’ 자존심 세우나
스타 총출동 ‘에덴의 동쪽’과 시즌2로 부활 ‘내마스’

2006년과 2007년은 MBC의 해였다. 〈주몽〉은 카우치 사건과 황우석 사태 등으로 침체에 빠졌던 MBC를 보란 듯이 일으켰고, 〈고맙습니다〉와 〈커피프린스 1호점〉, 〈태왕사신기〉, 〈뉴하트〉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들은 ‘드라마 왕국’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마지막 보루였던 〈이산〉이 지난 6월 종영한 뒤, MBC는 다시 침묵했다. 〈누구세요?〉, 〈스포트라이트〉 등 신선한 소재와 톱스타로 무장한 작품들이 고배를 마셨고, 현재 방영 중인 〈밤이면 밤마다〉와 〈대한민국 변호사〉도 맥을 못 추고 있다. 또 일일연속극 〈춘자네 경사 났네〉도 한 자리 수 시청률로 고전 중이어서 MBC의 상심은 크다.

이에 재기를 다짐한 MBC는 하반기 기대작들을 야심차게 준비 중이다. 〈밤이면 밤마다〉 후속으로 다음 달 말부터 방송될 〈에덴의 동쪽〉은 1960년대 황지읍이란 탄광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시대극이며, 2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돼 50부작으로 제작된다. 특히 송승헌, 연정훈, 이다해, 이연희, 한지혜, 박해진 등 주연급 스타들의 대거 출연해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으로도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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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지휘자로 분하는 김명민(왼쪽)과 바이올리니스트로 출연하는 이지아 ⓒ영화사 숲

또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 〈베토벤 바이러스〉는 오는 9월 3일 안방을 찾는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우여곡절 끝에 오케스트라를 결성하는 단원들의 이야기로, 김명민이 괴팍한 성격의 지휘자, 이지아는 바이올리니스트, 장근석은 절대 음감을 지닌 천재 음악가로 등장한다. 〈다모〉, 〈패션70s〉의 이재규 PD가 연출하고, 〈반올림〉, 〈베스트극장-태릉선수촌〉 등의 홍진아-홍자람 작가가 집필한다.

팬들의 뜨거운 지지 속에 지난 4월 막을 내린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은 오는 11월 시즌2로 부활한다. 서로가 첫사랑인 톱스타와 서른아홉의 초라한 주부가 20년 만에 다시 만나 사랑을 싹틔운다는 ‘신데렐라 스토리’로 인기를 얻었던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은 시즌2에서 상황과 설정이 다소 바뀌지만, 최진실과 정준호 등 주연 배우들은 물론이고 이태곤 PD와 문희정 작가 등 전편 제작진의 대부분이 제작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1994년 인기리에 방송됐던 〈종합병원〉이 14년 만에 시즌2로 부활한 〈종합병원2〉는 이재룡, 차태현, 김정은이 출연키로 한 가운데 오는 11월 편성이 잠정 예정돼 있다. 최근 이승기에서 정일우로 배우를 교체한 〈일지매〉와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주인공으로 한 이윤정 PD의 〈트리플〉은 2009년 초에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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