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인생에서 아이라고 불리는 시기는 매우 짧다. 그 시기동안 인생에 있어 많은 것들이 결정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곤 한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드마저 ‘잠복기’라 명명하며 더 이상의 논의를 접었던 아동기. 어른의 거울이라는 ‘아이’의 존재에 EBS가 물음을 던졌다.
어른들이 막연히 생각해 오던 우리 아이들의 성격과 지능, 그리고 남녀의 차이 등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EBS 인간탐구 대기획 5부작 다큐멘터리 <아이의 사생활>이 지난 25일 첫 선을 보였다. 취재기간 1년, 설문조사 참여인원 4200명, 실험 참여 어린이 500명, 국내외 자문 교수 70명이 ‘아이’에 대해 탐구했다.
<아이의 사생활> 첫 물음은 남녀 성의 구별에서 시작됐다. ‘남자와 여자의 뇌는 다르다?’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남녀 초등학생 16명을 방송사로 초대했다. 글 읽기, 큐브 맞추기, 손가락 길이 등의 실험들을 벌였다. 하지만 실험은 약속장소에서 이들을 초대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남녀 아이들은 3호선 남부터미널 지하철역에서 27살의 운전자를 만나 까만색 차에 탔다. 그는 비발디의 사계를 틀어주며 예술의 전당을 지나갔다. 과연 실험결과는 어땠을까. 남자아이들은 장소와 차의 색깔을 기억 한 반면, 여자아이들은 음악, 운전자의 나이, 예술의 전당의 뮤지컬 공연제목을 기억했다.
이 같은 차이는 남녀가 활성화 작용을 하는 뇌 부위의 차이에서 온다. 여자가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고, 남자가 주차를 잘하는 것. 바로 뇌의 차이라는 것이다.
![]() |
||
| ▲ EBS 5부작 다큐멘터리 <아이의 사생활> ⓒEBS | ||
이처럼 총 5부에 걸친 <아이의 사생활>은 아이들의 도덕성, 자존감, 지능에 관해 실험으로써 질문한다. 주변 환경이 똑같이 형성되지만 아이의 인격이 형성되는 것은 교육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증명한다.
‘자아존중감’ 편에서 나타나는 실험결과, 우리가 모두 알고 있지만 ‘아차’하고 넘어가는 부분들을 짚어준다.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아이의 행동들은 똑같은 양상으로 나타난다. 아이들이 그대로 습득하기 때문이다. 이는 리더십, 공감능력, 신체상, 자아상을 갖는 실험에 있어 놀랍고도 정확한 결과로 도출된다.
한 시청자는 게시판을 통해 “유난히 아이들에게 ‘안 돼’라고 많이 말했는데 그게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는 일인 줄은 몰랐다”며 “자존감을 높이려면 틀려도 개입하지 말고 스스로 주도하게 해야 하는데 습관처럼 안 지켜왔던 것들”이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기는 매우 중요하다. 도덕성, 자존감 성립과 같은 발달과제를 통해 그 다음 단계로의 준비해야 되기 때문이다. 사춘기 시기의 혼란과 유혹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은 바로 아동기에서 비롯된다. 이 때 형성한 또래관계, 근면성, 기본적인 학업능력 및 올바른 가치관의 확립이 아이의 미래를 열어주는 열쇠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아이의 사생활>은 아동기를 앞두고 있는 유아에게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이 시기를 겪는 아동에게는 이 사례를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그리고 이미 이 시기를 지나온 사람들과 부모에게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방송 따져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드라마시티' 없는 드라마 공화국 (1) | 2008/04/01 |
|---|---|
| 정제된 사랑의 감정이 주는 청량감 (0) | 2008/04/01 |
| 정치의 계절에 보는 정치드라마 (0) | 2008/04/01 |
| 갠지스가 말했다, 나와 다른 이를 인정하라고 (0) | 2008/04/01 |
| “취재 순간순간이 ‘삼성 트라우마’ 의 실체였다” (0) | 2008/04/01 |
| '엄마가 뿔났다' 노인을 위한 판타지는 위태롭다 (0) | 2008/04/01 |
| 몰카의 아류인가, 새로운 시도인가 (0) | 2008/04/01 |
| '이명박 대운하'를 보는 MBC의 두가지 시각 (0) | 2008/04/01 |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하지 않았던 실험 (0) | 2008/04/01 |
| 대한민국 대통령을 만나다 (0) | 2008/04/01 |
| 납치 미수 사건보다 충격적인 방송 보도 (0) | 2008/03/31 |


Prev
Rss 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