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1 14:14

한기총, SBS 또 항의방문 방송 중단 요구

SBS〈신의 길, 인간의 길〉예정대로 방송 방침…노조 "협박 중단" 촉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이하 한기총)가 〈SBS 스페셜-신의 길, 인간의 길〉 추가 방송을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기총은 SBS를 항의방문하고, 오는 12일과 13일 수만 명이 참가하는  기도회를 열기로 하는 등 강하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SBS는 방송 계획을 변경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한기총 관계자 2명은 10일 오후 2시께 SBS를 찾아 홍성주 제작본부장, 장광호 교양제작국장과 면담을 갖고 〈신의 길, 인간의 길〉 남은 2회 편성의 변경을 요구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위원장 심석태) 조합원 30여명은 1층 로비에서 ‘공갈협박 일삼는 한기총은 물러가라’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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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총 관계자 2명이 10일 SBS를 항의방문했다. SBS 노조는 피켓 시위를 벌이며 한기총의 태도를 '압력'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언론노조 SBS본부 제공
한창영 공동회장은 이 자리에서 “SBS는 〈신의 길, 인간의 길〉 방송에 대해 지금이라도 자제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기독교의 생존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기총 서기로 있는 문원순 목사도 “우리의 생명인 예수를 가짜라고 한 것에 대해 사과와 정정을 전국 교회와 함께 무기한으로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흥분한 목소리로 협박성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문원순 목사는 “오늘 오전 임원회의에서 SBS를 시청 거부하고, SBS에서 방송되는 광고 제품을 사용하지 말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집사람도 SBS 연속극을 즐겨 본다. 그런데 자기 아버지를 가짜라고 하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냐”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SBS본부의 피켓시위를 못마땅하게 여긴 한창영 공동회장은 심석태 위원장을 향해 “내가 자기 조상이 원숭이 새끼라고 하면 가만히 있겠냐”고 말했다.

한 시간여 동안 면담을 가진 이들은 “오후 6시까지 답을 주겠다”는 SBS측의 약속을 받고 돌아갔다. SBS는 이어 오후 6시께 “한기총의 요구를 검토한 결과, 지금으로선 SBS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을 한기총 측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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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총의 항의방문에 강하게 반발하며 피켓시위를 벌이는 SBS본부 조합원들 ⓒPD저널

이에 한기총은 〈신의 길, 인간의 길〉 방송을 막기 위해 오는 12일 4만 명, 13일 8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SBS 앞에서 기도회를 열 방침이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는 한편, 33인 법률 고문단과 협의 하에 소송을 준비하는 등 법적 대응을 마련 중이다.

한기총은 지난 4일에도 SBS를 항의 방문해 단식 농성을 벌이고 바닥에 드러눕기도 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다음날엔 SBS측에 팩스를 보내 “이 방송을 시청하는 1200만 기독교인들에게 고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방송은 국민의 4분의 1일 되는 기독교 신앙의 말살이고 탄압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나왔습니다”라는 내용의 반론보도를 내보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SBS는 당초 13일과 20일로 예정됐던 〈신의 길, 인간의 길〉의 편성을 변경해 12일 오후 11시 20분 ‘3부-남태평양의 붉은 십자가’를 13일 오후 11시 20분에 ‘4부-길 위의 인간’을 방송한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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