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인터넷 공격 논란
이명박 대통령이 인터넷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 개회식 환영사에서 “우리는 지금 인터넷의 힘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 인류에게 얼마나 유익하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어떠한 악영향을 끼치는가를 경험하고 있다”며 “신뢰가 담보되지 않는 인터넷은 우리에게 약이 아닌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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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 1면 ⓒ<한겨레> | ||
이 대통령은 또 “인터넷 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필수적인 ‘거래의 신뢰’가 위협받고 있고 이는 인터넷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라면서 “익명성을 악용한 스팸메일, 거짓과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이 합리적 이성과 신뢰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최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비롯된 대규모 촛불시위 등이 인터넷 상의 ‘광우병 괴담’ 탓이 크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MB와 호흡 척척 조선·동아
이 대통령의 ‘인터넷 발언’ 다음 날인 18일자 조선과 동아에는 인터넷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기사로 넘쳤다.
조선과 동아는 먼저 인터넷 포털 다음을 도마 위에 올렸다. 조선은 ‘포털 다음의 이상한 기준’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다음이 인간 광우병 유사 증세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아레사 빈슨 씨 사망 원인이 인간 광우병이 아니라고 판명난 자사의 단독보도를 게재하지 않고, 다른 매체가 훨씬 늦게 올린 기사를 게재했다고 비판했다.
조선은 “다음은 최근 광우병의 위험성을 다룬 뉴스나 촛불집회 소식을 주요하게 배치해 왔지만, 이날은 새벽 3시 무렵 조선일보가 첫 기사를 제공한 이후 7시간 이상 기사를 노출시키지 않았다”며 “뒤늦게 기사를 올리면서 첫 보도를 한 조선일보가 아닌 다른 매체의 기사를 선택했다”고 썼다. 이어 “다음이 정말 실수를 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첫 기사를 주요 기사로 채택하지 않다가 다른 매체에서 다루자 뒤늦게 노출하기로 결정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은 또 “네이버도 이날 오전 주요 뉴스를 소개하는 페이지에서 이 기사를 취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이며 “최근 포털 사이트들은 촛불 집회와 관련, 미국 쇠고기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기사들만 지나치게 주요하게 다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포털의 편향성을 지적하면서 자사의 기사가 게재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댄 것은 좀 낯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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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9면 ⓒ<동아일보> | ||
또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기보다 반(反)정부 투쟁을 ‘결의’하는 글로 게시판이 도배되다시피 해 반대 의견은 철저히 배제되면서 토론방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썼다.
이어 학계와 인터넷 업계에서는 “다음 아고라는 건전한 여론 형성 측면에서 보면 매우 위험한 곡예를 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한쪽 의견이 너무 강해 반대 의견을 감정적으로 과격하게 공격하기 시작하면 이견(異見) 있는 누리꾼들은 아예 입을 굳게 다물어 버리는 이른바 ‘프리징(freezing) 현상’이 나타나는데 지금 아고라의 상태가 이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고 동아는 전했다.
동아는 또 다음 측이 “논란이 되는 아고라의 (반정부적) 베스트 글도 누리꾼의 추천율이 70∼80% 이상이면 올라오게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 “기준이 되는 숫자는 다음 내부에서 예고 없이 바꿀 수 있게 돼 있다”며 “다음에서 뉴스의 편집, 블로거뉴스의 선택, 아고라 토론글의 베스트 선정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25명 안팎”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누리꾼이 올리는 개인정보 내용, 인신공격, 업무방해 조장 같은 불법적 내용이 제대로 여과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조선, “인터넷 비속어 인신공격 폭력 우려 커진다”?
조선은 인터넷의 악성댓글을 새삼 문제 삼았다. 조선은 “네티즌들은 원초적 언어를 써가며 반대 의견에 잇달아 악성 댓글을 달고 있다”며 “일종의 사이버 테러”라고 보도했다.
이어 “사이버 테러의 대상이 최근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최근 일부 기업에 대한 광고중단 전화협박 공세도 소수의 악플러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조중동 광고끊기 운동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조선은 “최근 기업계나 학계, 법조계에서는 인터넷 사이트가 자체 모니터링 인력이나 신고를 통해 인터넷의 부작용을 막지 못한다면, 해당 사이트에 민·형사상 책임을 강하게 지워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 광고 끊기니 어렵긴 했던 모양
조선은 또 네티즌들의 조중동 광고끊기 운동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조선은 “일부 네티즌들이 조선·동아·중앙 등 주요 언론에 광고를 게재한 기업에 대해 전화공세·루머 퍼트리기를 통해 영업방해를 하고 있어 해당기업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들의 전화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은 ‘광고와 같은 기업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는 건전한 소비자 운동을 넘어서는 범법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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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5면 ⓒ<조선일보> | ||
그리고 여지 없이 ‘법’을 들고 나왔다. 조선은 “무차별 전화 공세와 인터넷을 통해 이를 부추기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특히 기업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올리며 공유하는 것은 명예훼손 또는 불법정보 유통금지에 해당한다”고 썼다.
또 “물건을 구매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집단 반복적으로 구매 주문을 냈다가 취소하거나, 협박·욕설 등으로 타인에게 겁을 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는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정연주 KBS 사장 검찰 조사 논란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정연주 KBS 사장이 검찰의 출석 요구를 일단 거부했지만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 경향은 정부의 KBS를 향한 전방위적 압박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향은 “공영방송 KBS에 대한 정부의 파상공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시민사회와 KBS 노조는 이에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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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신문> 3면 ⓒ<경향신문> | ||
경향은 “문제가 있는 기관에 대한 당연한 행정”이라는 정부의 해명에 대해 “이 같은 움직임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정부가 임기가 남은 정 사장을 강제로 도중하차시키고 방송을 장악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은 연일 KBS 본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갖고 있다. 대다수 언론학자들은 “‘민주화 20년’이 지났는데도 정부의 방송장악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은 “KBS에 대한 정부의 공세는 정부 비판적인 보도에서 비롯됐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라고 전했다. 정부 기관이면서도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를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과 한 달 이상 계속된 촛불집회가 방송 때문에 확산됐다는 인식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경향은 한나라당과 KBS의 악연에도 주목했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시절 KBS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반대여론을 적극 보도한 데 대해 KBS를 항의방문하는 등 강력 반발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15·16대 대선에서 잇따라 패배한 뒤 “권력은 방송으로부터 나오는데, 방송을 장악하지 못해 ‘잃어버린 10년’을 보냈다”고 안타까워 했다고 한다고 경향은 전했다.
정부는 출범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씨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하고 KBS 이사진을 친여 우위의 구도로 재편했다. 또 KBS 이사회, 감사원, 국세청, 검찰 등을 동원해 경영진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경향은 “정부가 이중삼중의 통제구조로 KBS를 간접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지적하며 “역대 정권은 언론자유를 위해 이 같은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 방송장악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해 왔다”고 말한 양승동 한국PD연합회장의 말을 전했다.
“이명박 정권 전방위적 KBS 장악기도 중단해야”
기사를 통해 정부의 전방위적인 KBS 장악 기도를 조목조목 짚은 경향은 사설에서도 비판 기조를 이어갔다.
경향은 “차제에 정연주 사장 퇴진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고 선언했다. 경향은 “그에게 방만한 경영의 1차적 책임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우익단체의 청구에 따라 급히 이뤄진 감사원 특별감사는 표적감사 혐의가 짙으며 누적적자 부분은 KBS 측의 해명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배임 혐의도 성립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며 “그가 사장이 된 후 ‘시사투나잇’이나 ‘미디어 포커스’ 같은 프로그램이 편성돼 진보적 여론을 반영하는 등 방송의 공영성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그를 몰아내면 방통위원장이나 YTN 사장의 경우처럼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 기용될 것이 명약관화하다”며 “이보다는 그가 2009년 11월까지로 정해진 임기를 채우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동아, KBS 앞 촛불집회에 ‘색깔론’ 입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반대 촛불문화제 초기 ‘배후설’을 띄웠던 동아가 최근 KBS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영방송 사수’ 촛불집회에 대해 ‘색깔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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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5면 ⓒ<동아일보> | ||
동아는 “외부세력이 정연주 사수위해 촛불 악용”이란 제목의 관련 기사를 실어 본격적인 비판에 나섰다. 동아는 역시 KBS 노조를 인용해 “KBS 노조는 11일부터 잇달아 열린 촛불집회 참가자를 동영상 촬영 등으로 분석한 뒤 통합민주당과 대표적인 친노무현단체인 ‘국민참여 1219’가 시위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동아는 또 “민주당과 ‘국민참여 1219’가 KBS PD협회와 KBS 기자협회 등 사내 일부 직원과 연계돼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정황도 파악했다고 전했다”며 “노조에 따르면 양승동 PD협회장이나 기자협회 김현석(미디어포커스 진행자) KBS 지회장 등 협회 간부들이 거의 매일 집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술잔을 기울였다”고 노조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했다.
아프리카 ‘표적 수사’ 논란
검찰이 아프리카를 운영하고 있는 나우콤의 문용식 대표를 구속한 것에 대해 촛불시위 표적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17일 파일 공유(P2P) 사이트를 통해 저작권이 있는 영화 파일을 불법 유통시킨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나우콤의 문용식 씨 등 업체 대표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영화를 비롯한 저작권 보호대상 파일을 인터넷에 올리거나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특정 작품을 내려받은 이용자들에게 이용료를 부과했다.
또 이런 작품을 인터넷에 수시로 올린 ‘헤비 업로드’에게는 광고수주 권한이나 이용료의 10%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배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향은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17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나우콤은 다운로드 수에 따라 회원들에게 등급을 부여한 뒤 이에 맞는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불법 파일이 유통되는 것을 유인·조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나우콤은 ‘아프리카’를 통해 촛불집회를 생방송하는 등 온라인 시위의 메카로 떠올랐다.
나우콤 측은 “나우콤의 서비스인 ‘아프리카’가 촛불시위의 기폭제가 되자 이를 막기 위해 검찰이 억지로 표적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경향은 전했다.
경향에 따르면 검찰은 “웹하드 업체들에 대한 수사는 촛불집회가 본격화되기 전인 4월에 시작됐다”면서 “문 대표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저작권 침해와 연관돼 있는 ‘피디박스’와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고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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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 31면 ⓒ<한겨레> | ||
한겨레는 ‘권력 청부 의심받는 검찰’에서 최근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특정 언론사 사장과 포털을 향한 검찰수사에 대해 비판했다.
한겨레는 “검찰이 요즘 하는 일을 두고 혀를 차는 이가 적지 않을 성싶다”며 “‘오해’ 받기 맞춤한 일만 하고 있는 탓”이라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소환 통보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한겨레는 “검찰 말대로 KBS가 세금소송에서 법원의 조정 권고를 수용한 게 문제라면, 최고 의결기구로 그런 결정을 내린 경영회의나 담당 이사 등을 먼저 조사하는 게 통상의 수사방식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검찰은 일선 실무자를 조사하다 바로 최고경영자를 불렀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또 “고발장이 접수된 지 한 달 만이니 다른 고발사건 처리에 견줘도 빠른 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러니 특정인을 겨냥한 정치적 압박이라는 의심이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또 “검찰이 내비친 배임 혐의를 두고서도 논란이 많다”며 “결과가 불투명한 소송을 계속하는 대신 일부라도 환급받은 것이 회사에 손해가 됐다고 단정할 순 없다. 흠집내기 아니냐는 말이 나옴직한 상황이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검찰의 소환 통보는 감사원의 특별감사와 국세청의 한국방송 외주제작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가 동시에 진행중인 때 나왔다”며 “사정기관이 총동원된 듯한 권력의 ‘정연주 몰아내기’에 검찰까지 부랴부랴 나선 꼴이 된다”고 꼬집었다.
권력과 검찰 관계를 의심할 만한 일은 또 있다. 16일 구속된 영화 불법 다운로드 업체 대표들 가운데 그동안 촛불집회를 생중계해온 다른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는 문용식 나우콤 대표도 끼어있다는 점이다.
한겨레는 구속 시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애초 수사가 촛불집회와 무관하게 시작됐더라도, 이 시점에서 그를 구속한 것은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토론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퍼지고 있다”며 “곧, 권력의 청부 의혹”이라고 지적했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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