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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7/06 가요답지 않은 가요
[차우진의 내키는대로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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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투애니원의 ‘파이어’나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슈퍼주니어의 ‘너라고’, 샤이니의 ‘쥴리엣’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데 나로선 이게 꽤 의미심장하다. 일단은 ‘가요’의 정의는 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곧 이 노래들이 가요의 정의와 얼마나 멀리 있는가라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러프하게 말하자면 ‘가요’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은 ‘뽕끼’의 유무였다. 이른바 쿵짜작 쿵짝 하는 3/4 정박이 지배하는 리듬과 5음계 위주로 애절하게 흐르는 특유의 화성이 관습적으로 진행되는 음악을 ‘가요’라고 본 것이다. 이런 특성이 ‘엔카’와 유사하다는 점 때문에 ‘일제의 잔재’로 보는 관점도 있지만, 5음계 형식을 아시아권 음악의 보편적인 양식으로 보는 다른 관점도 존재한다. 어쨌든 90년대 이후 가요계는 이런 ‘뽕끼’를 없애려는 실험과 시도로 성장한 건 사실이다. 이른바 ‘고급 가요’는 가요를 재즈나 영미 록의 오리지널리티에 최대한 근접하려는 시도의 결과였다.
SM은 수입을 통해 ‘뽕끼’를 제거하는 방식을 취하고, YG는 90년대 한국 힙합을 한국식으로 체화한 경험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장르를 수입하느냐, 혹은 그것을 내부적으로 재현하느냐의 태도 차이로도 보인다. 일종의 실험이라는 점에서 어느 쪽을 편들긴 어렵지만, 그 과정을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인디 씬도 마찬가지다. 2000년에 들어서 델리 스파이스와 언니네 이발관, 혹은 넬이 대중적인 지지를 얻었던 근거는 그 음악이 한국 록처럼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적인 정서에 집중하는 경향도 있었는데, 최근의 장기하가 대표적이다. 1세대 인디밴드들 혹은 90년대 정서에 대한 반작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마침내 어떤 벽에 부딪친다. 과연 ‘가요같지 않다’는 것은 칭찬일까. 그건 왜 칭찬일까. 혹시 가요에 대한 편견 때문은 아닌가. 그 편견은 ‘가요는 촌스럽고 해외 음악은 세련되었다’란 게 아닌가. 아 솔직히 이건 답도 없이 순환되는 질문이다. 정작 중요한 건 음악을 수용하는 ‘태도’기 때문이다. ‘뽕끼’ 없는 가요의 히트가 신선한 것도 같은 이유다. 기존의 한국 대중문화가 민족주의와 사대주의, 광범위한 열등감을 기반으로 삼았다는 관점에서, 이젠 거기서 자유로운 세대가 출현해 뭔가 새로운 걸 만든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란 얘기다. 매주 인기 가요 차트를 통해 내가 보는 건 바로 그 변화의 조짐일지 모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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