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에 해당되는 글 3건
- 2009/04/15 MB가 개그와 예능에서 금기가 된 이유 (11)
- 2009/01/13 최양락 "DJ가 아니라 개그진행자입니다" (12)
- 2008/12/27 손정은 아나운서 "총파업, 밥그릇 챙기기가 아닙니다" (61)
[방송 따져보기] 홍성일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
“영화는 사디즘적 또는 마조히즘적 망상들이 과장되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에서 그러한 에너지들이 자연스럽고 위험한 방식으로 성숙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그와 같은 대중적 정신이상의 에너지가 미리 앞질러, 그리고 유익한 방식으로 분출하는 형태들 가운데 하나가 집단적 웃음이다.”
발터 벤야민의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을 읽으며 밑줄을 그었다. 글이 나온 1930년대의 대중적 매체였던 영화를 대신해 오늘의 일상적 매체인 TV를 주어로 삼아 보았다. ‘사디즘적 또는 마조히즘적 망상’에서는 막장 드라마를 연상했다. ‘집단적 웃음’을 마주하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오늘의 예능프로그램의 홍수를 생각했다. 〈개그 콘서트〉가 주말 예능프로 최강자였다는 기사도 생각났다. 집단적 웃음을 제공하기 때문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생각이다.
▲ KBS 2TV <개그콘서트> ⓒ KBS
그렇다면 왜 우리는 오늘 이 시점에 집단적 웃음을 원할까. 혹시 ‘대중적 정신이상’이 차고 넘쳐서는 아닌가. 무언가 이 사회가 잘못되고 있다는 무력감이 팽배한 것은 아닌가. 더불어 웃음이 뒤쳐진 사회를 떠올렸다. 벤야민에 따르면 해학이 사라진 곳에 해악이 뒤따른다. 에너지는 활로를 찾지 못해 자연스럽고 위험한 방식으로 성숙할 것이다. 예능에 대한 폭발적 관심과 수요는 우리 사회 위기의 심화와 그에 따른 어두운 에너지의 팽창과 상관있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예능 프로그램을 단지 예능 프로그램만으로 보아 달라는 주문은 매우 조야한 발상임을 알게 된다. 집단적 웃음을 제공하는 일은 막대한 사회적 책임을 떠안는 일이다. 물리적 폭력과 충돌을 제어함으로써 이 사회에 유익한 기여를 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단지 웃음이 아니라, 적절한 웃음을 제공해야 한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온 몸이 반응할 수 있는 웃음으로 승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막말이 난무하고 서로를 헐뜯어 웃음을 유발하는 것은 억지스럽다. 웃음에도 수준을 나눌 수 있다면 가장 저열한 웃음이 아닐까 한다.
수준 높은 웃음은 실제 사회의 모순과 소통하며 이를 집단적 유희의 대상으로 만들고 그 속에서 사회를 변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벤야민은 이를 혁명의 목표로까지 이야기했다. “한 아이가 물건을 잡는 법을 배우면 공을 잡듯이 달을 향해서도 손을 뻗는 것처럼, 인류는 신경감응 시도를 할 때 손에 잡히는 목표들만이 아니라 일단 유토피아적인 성격을 띤 목표들도 겨냥하게 된다.”
민초들은 대개 사회가 위기에 처하면 제일 먼저 지도자를 탓했다. 해학의 대상은 언제나 지도자였다. 허나 신기하게도 위기에 빠져 있는 우리 사회는 지도자를 집단 웃음의 대상으로 삼는 데 인색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노통장으로 〈개그 콘서트〉의 주된 소재가 되었고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또한 지금까지도 개그의 소재가 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오늘의 MB가 예능의 금기가 되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의 병리적 징후이다. 수요는 큰데, 공급은 적절치 못한 셈이다. 공급은 잦은데 엉뚱한 곳을 향하는 셈이다.
하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이 잘리고 잡히고 불타는 현실에 어찌 개그맨들이 감히 그 분을 웃음의 소재로 삼을 수 있겠는가. 분명한 것은 그 와중에 어두운 에너지가 자연스럽고 위험한 방식으로 성숙해간다는 것이다. 해학이 사라져 뒤쳐진 웃음의 뒷맛이 영 개운치 않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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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시즌2] MBC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 DJ 최양락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요즘 개그맨 검색 순위 1위는 누굴까. 국민 MC 유재석? 방송연예대상 2관왕 강호동? 모두 아니다. 바로 ‘왕년의 스타’로 남을 뻔한 최양락이다. 최양락이 오랜 침묵 끝에 TV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냈다. 10여 년 만의 출연에도 그는 녹슬지 않은 입담을 자랑하고 있다. 그가 가는 곳마다 웃음이 ‘빵빵’ 터진다. 지난 5일 SBS 〈야심만만 예능선수촌〉 출연으로 그는 단번에 〈야심만만〉 MC 자리까지 꿰찼다.
아끼던 접시를 깨뜨려도 “괜찮아유~~”를 외치며 “깨지니까 접시지, 통통 튀면 공이게?” 받아치고, ‘네로 25시’에서는 ‘우스운’ 황제의 모습을 보여줬던 최양락. 한때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그는 불쑥 호주 이민을 감행하며 TV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2009년 새해, 방송 3사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1일 밤 〈야심만만〉 녹화장에서 만난 최양락은 명함 대신 주민등록증을 내밀며, 첫 인사를 나누자마자 개그 본능을 드러냈다. ‘개그맨도 웃기는 개그맨’이란 별칭을 확인하는 순간. 그는 오랜만에 TV로 복귀한 소감을 묻자 “그동안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운을 뗐다. 평소 사석에서도 재밌기로 소문난 그이기에 주변에서 왜 TV 출연을 안 하냐는 말을 숱하게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버라이어티가 주를 이루는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의 설 자리는 없었다.
“저는 80~90년대 극 콩트 코미디를 했던 사람인데 졸지에 그런 프로그램들이 없어졌잖아요. 방송사에서도 코미디에 대한 배려가 없었고, 코미디언들도 유행을 못 따라간 측면이 있었죠. 게임을 가미한 버라이어티나 아침 교양 프로그램들이 저하고는 잘 맞지 않아 TV 출연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지난해 이경실, 박미선, 조혜련, 김지선 등 80~90년대 활발히 활동했던 개그우먼들이 다시 인기를 얻은 분위기가 그의 TV 복귀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야심만만〉 한 번 나가고 갑자기 개그맨 검색 순위 1위가 돼서 참 어이도 없고 꿈꾸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 개그맨 최양락 ⓒPD저널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새삼 주목받고 있는 그이지만, 사실 그는 벌써 7년째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베테랑 진행자다.
MBC 표준 FM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라디오와 정말 잘 맞는다”며 “우리 프로그램보다 더 재밌는 프로그램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제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라디오가 곧 이야기하는 매체잖아요. 정말 잘 맞고, 재밌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은 짧은 콩트 하다 노래 듣고 그러는데 우리는 5분, 7분짜리 콩트하고, 시간 없으면 차라리 노래를 빼죠. 〈재밌는 라디오〉는 진정한 개그 프로그램입니다.”
개그를 강조하는 그는 자신도 DJ가 아니라 ‘개그 진행자’라고 강조했다.
〈재밌는 라디오〉 코너 가운데 특히 ‘3김 퀴즈’는 청취자 게시글 2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최양락은 ‘3김 퀴즈’를 통해 개그맨 배칠수와 YS, DJ, JP 등 3김의 성대모사를 하며 퀴즈를 푼다. 청취자들은 희화화되는 3김의 모습에서, 때론 정치 현실을 꼬집는 대사에서 배꼽을 잡는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60~70년대 구봉서, 배삼룡 등이 활약한 전설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의 이름은? JP가 나선다. “국회정치1번지. 거기만 들어가면 코미디언이 되잖아”. 이에 질세라 YS도 거든다. “거기가 제일 재밌어. 고 이주일 선생도 하다 나와서 그랬지. 거긴 왜 그렇게 웃기냐. 일단 한 번 와보시라니까요~”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는 속담을 맞히는 문제에선 “못된 송아지 엉덩이로 이름 쓴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도 못됐다” 등 재밌는 대답과 함께 “못된 송아지 악법 만든다” “못된 송아지 국민이 뿔난다” 등 현실을 꼬집는 대사도 등장한다.
‘네로 25시’에서도 정치 풍자 코미디를 선보였던 최양락은 “진행자의 또래들이 호응해주는 것이 제일 보람 있고 올바른 거라고 생각한다”며 “40대인 내 나이와 비슷한 사람들이 공감하는 얘기가 3김 정치인 것 같다”고 정치 풍자 코미디를 계속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재밌는 라디오〉는 현재 퇴근 시간 성인들에게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최양락은 “‘3김 퀴즈’ 정답을 맞히기 위해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지체 높은 사람들이 집에 도착해도 내리지 않고 정답까지 듣고 내린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어른들은 청취자로 끌어오기 어렵지만 한 번 점수를 준 사람들은 이탈 없이 꾸준히 들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7년 동안 꾸준히 라디오를 진행하다 2009년이 시작되면서 ‘짜잔’ 하고 TV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낸 그. 새해를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최양락은 “여러모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즐거움을 주는 직업을 갖고 있으니 이때 우리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나 역시 그 중의 한 역할을 할 수 있어 보람 있는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엉뚱한 상상인지 모르지만, 꿈이에요”하며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2009년, 그때 정말 힘들었는데 최양락이란 개그맨이 나와서 참 많은 웃음을 줬지. 나중에 사람들이 그렇게 기억해줬으면 하는 게 지금 최고의 바람입니다. 현재까지는 그렇게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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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조중동 방송되면 ‘불만제로’ 못 봅니다!”
손정은, 이정민, 허일후 등 MBC 아나운서 참가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 이정민, 양승은, 류수민, 손정은 아나운서가 홍보물을 나줘주고 있다. ⓒPD저널
공연과 미술관이 즐비한 대학로. 늘 그렇듯 이 젊음의 거리에는 주말 나들이를 나온 인파들로 북적였다. 그 대학로에 다소 생소한 광경이 펼쳐졌다. ‘MBC의 주인은 국민입니다’라는 어깨띠를 두른 MBC 아나운서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서울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를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앞. 손정은, 이정민, 허일후, 류승민, 양승은 MBC 아나운서들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에서 만든 전단지를 한 움큼씩 움켜쥐고 시민들을 직접 만났다.
총파업 출정식을 하던 어제(26일)보단 따뜻해진 영상 2도의 날씨였다. 옷깃을 파고드는 찬바람에 결의가 넘치던 어제의 표정보다는 환한 미소가 어울리는 그들에게 시민들도 관심을 보였다. 지나가던 외국인들도 이를 재밌게 여겼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 허일후 아나운서와 한 외국인이 총파업과 관련해 대화를 하고 있다. ⓒPD저널
‘개그콘서트’ ‘웃찾사’ 공연을 보러오라며 전단지를 나눠주는 대학로의 개그맨들도 자신들이 홍보하던 마이크를 선뜻 내주며 말할 기회를 줬다. MBC 〈불만제로〉에서 ‘제로맨’으로 얼굴을 알린 허일후 아나운서에게 마이크가 넘어갔다.
“방송법이 개정되면 〈불만제로〉로 못 봅니다. 재벌방송, 조중동 방송이 되면 〈PD수첩〉, 〈100분토론〉, 〈시사매거진 2580〉, 〈뉴스 후〉도 볼 수가 없습니다. MBC라서 할 수 있는 방송 못합니다. 당장 1~2주일 방송 안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1~2년 뒤 이런 방송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는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 허일후 아나운서가 시민들에게 MBC 총파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PD저널
시민들은 나눠준 전단지를 꼼꼼히 읽어보며 허 아나운서의 말에 박수로 화답했다.
〈PD수첩〉에서 주목받았던 손정은 아나운서는 보수언론이 언론노조 총파업에 대해 ‘밥 그릇 챙기기’로 폄훼하는데 대해 “시민들께서 이를 보시고, 한 번 더 생각한다면 우리의 생각을 이해하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파업에서 승리할 수 있겠냐”고 묻자 손 아나운서는 “이번 싸움의 승리를 섣불리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파업에 임했을 때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손정은 아나운서 ⓒPD저널
MBC 아침뉴스 〈뉴스투데이〉의 앵커 이정민 아나운서는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방송법 상정에 대한 절차와 내용에 있어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 아나운서는 재벌과 조중동 신문들에게 방송을 나눠주는데 대해 “정부는 산업화 논리를 내세우며 이야기를 하지만 실상은 정치적 논리에 불과하다. 경제적 이유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가 마이크를 놓을 수밖에 없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와 진실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라며 “단지 MBC 하나의 민영화 문제만이 아니다. 언론 모두의 문제”라고 말했다.
“나는 MBC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날 대학로 거리 선전전에는 MBC 아나운서들뿐만 아니라 영상미술국, 경영국 사원 등 30여명이 함께 했다.
〈황금어장〉, 〈놀러와〉의 타이틀을 만든 미술부 CG 담당 이성구씨는 “민영화 된다고 당장 월급을 못 받겠냐. MBC가 민영화되면 우리가 자부심을 느끼던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억울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시민들이 나눠준 유인물을 보고 있다. ⓒPD저널
〈PD수첩〉, 〈섹션TV 연예통신〉, 〈환상의 짝궁〉 등의 타이틀을 만든 정헌규씨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공영방송을 민영화 시키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언론장악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기자와 인터뷰 중 한 아주머니가 뛰어와 “근데 조중동이 뭐요?”라고 물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라고 설명을 한 뒤 정헌규씨는 “앞으로 더 열심히 알려야 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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