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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0 10:16

“안재환씨 자살 보도, 지나치게 선정적”

[라디오 뉴스메이커] 문화평론가 김성수씨, CBS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 
 
탤런트 안재환씨 자살 관련 보도가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화평론가 김성수씨는 지난 9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불화설이나 자금 압박설과 같이 가정 내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들이 너무 쉽게 드러나고 있고, 자살 방법이 너무 상세히 보도되고 있어 큰 문제다. 모방해서 자살하게끔 만드는 것 아니냐는 네티즌의 항의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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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9일자 <스포츠조선> 1면.

그는 또 “어떤 보도들은 아주 부풀려진 추측 보도를 일삼다 보니 심지어는 촛불시위와 안재환씨의 죽음이 관련돼 있다는 식의 억지 춘향식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런 보도들은 정말 저널리즘의 정신에 위배되는 보도라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사회자가 과거 연예인 자살 사건들에서도 유사한 양상의 보도들이 있어오지 않았냐고 묻자 김씨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미디어를 비판하는 많은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줄기차게 지적해왔다”고 답하면서 “자살을 보도하는데 있어선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2004년 한국자살예방협회와 기자협회, 보건복지부가 자살 관련 언론보도의 권고기준을 제정했다”며 “이 권고 안에는 자살이 높다는 표현을 피하라, 특정 이유로 몰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자살한 사람을 영웅적으로 묘사하거나 미화하지 말아야 한다, 자살의 방법이나 원인을 세세히 보도할 필요가 없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 민감한 사안을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 등의 기준이 나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언론들이 보도하는 양태를 보면 힘 있는 권력기관이라든가 청와대에서 엠바고를 요구하면 다 받아주면서, 상대적으로 약자라 할 수 있는 연예인과 그 가족들에 대해선 사정없이 드러내지 않냐. 이는 굉장히 형평성을 잃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문화평론가 김성수씨 인터뷰 전문.

- 안재환 씨 자살사건에 대한 언론기사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오늘 신문 가판대를 찾아보신 분들은 아마 깜짝 놀라셨을 겁니다. 스포츠 뉴스를 주로 다루는 스포츠 신문들이 1면 기사로 전부 동일하게 안재환 씨 자살사건을 보도하고 있고요. 1면뿐 아니라 기사 있는 지면의 반 가까이를 관련뉴스로 채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채우다보니까 안재환 씨 자살사건이 현재 가장 중요한 뉴스인 것처럼 여겨지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지려야 안 가질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 뉴스 비중을 높이다보니 신중하게 보도해야 할 내용까지 너무 지나치게 자세히 보도되는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불화설이라든가 자금압박설이라든가 가정 내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들이 너무나 쉽게 드러나고 있고요. 자살방법이 너무 상세하게 보도되는 건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요. 모방해서 자살하게끔 만드는 것 아니냐는 네티즌의 항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보도들은 아주 부풀려진 추측보도를 일삼다보니까 심지어는 촛불시위와 안재환 씨의 죽음이 관련되어 있다는 식의 억지 춘향 식 보도까지 나오고 있거든요. 이런 보도들은 정말 저널리즘의 정신에 위배되는 보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과거에도 연예인들의 자살사건이 있었을 때 관련보도에 있어서 지금처럼 유사한 행태들이 지적됐었죠?

네. 이미 이건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특히 미디어를 비판하는 많은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줄기차게 지적해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자살을 보도하는 데 있어서는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특히 언론이 냄비처럼 들끓는 형식으로 보도를 한꺼번에 확 쏟아내고 책임지지 못할 부분까지도 보도한 뒤 그 다음엔 그 사람에 대해 완전히 잊어버리는 모습을 보이는 건 고인을 모독하는 것이고 가족들에게는 지나친 사생활 침해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해왔거든요. 이전에 탤런트 이은주 씨 같은 경우도 가수와의 염문설이 갑자기 불거지면서 불쾌한 일들이 벌어졌었고, 가수 유니 씨 같은 경우도 사망 이후에 억측보도가 있었죠. 이런 보도는 아주 안 좋은 보도의 사례들입니다.

- 유명인의 자살사건 보도에 왜 이렇게 언론이 과열양상을 보이는 걸까요?

실제로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너무 지나친 관심을 갖고 있는 일련의 보도 트렌드가 더욱 이런 과열보도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연예인들의 자살사건을 보도하는 데 있어서 아주 경쟁적으로 뉴스를 뽑아내는 건 지금 뉴스가 돈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안에서 뉴스를 주고받으면서 돈과 관련되어 있는 사업들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가 새로운 걸 파헤쳐서 더 시선을 붙잡아두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언론의 선정주의가 이런 사건의 보도에 있어서 두드러진다는 말씀이시네요?

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유명인들의 자살문제는 베르테르 효과라고 해서 일반인들의 모방 자살을 불러일으킨다는 게 정설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속 이렇게 과도하게 보도한다는 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 베르테르 효과의 구체적인 사례는 어떤 게 있을까요?

2003년에 장국영 씨가 자살했는데요. 당시 홍콩에서 6명이 장국영 씨와 똑같은 방법으로 높은 건물에서 투신해서 자살했고, 자살클럽까지 만들어져서 우리도 같이 따라 죽자는 일련의 흐름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유명인들의 자살사건이 부각되면 될수록 그 해의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런 걸 보면 자살과 관련한 언론보도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나라도 자살과 관련된 언론보도의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까?

네. 2004년에 한국자살예방협회, 기자협회, 보건복지부가 자살 관련 언론보도의 권고기준을 제정했거든요. 이 권고기준을 보면 굉장히 세세하게 잘 지적해놨습니다. 자살이 전염되기 때문에 모방 자살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서 자살이 유행한다든가 자살이 높다는 표현을 피해야 한다든가, 특정한 이유로 몰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든가, 자살한 사람을 너무 영웅적으로 묘사한다거나 미화시키지 말아야 한다든가, 그리고 특히 중요한 건 자살의 방법이나 장소나 원인을 너무 세세하게 보도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또한 살아있는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 민감한 사안은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분명히 보도기준에 나와 있거든요. 사실 언론들이 보도하는 양태를 보면 힘 있는 권력기관이라든가 청와대 같은 데서 엠바고를 요구하면 다 받아주는 언론들이 어떻게 보면 상대적으로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연예인들과 그 가족들에 대해서 사정없이 드러내는 모습은 굉장히 형평성을 잃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런 선정적 보도로 고인의 명예훼손과 유족들의 아픔이 훨씬 더 커지는 건데 말이죠.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살뉴스를 보도할 땐 반드시 익명을 전제로 한다거나, 특히 유명인들을 다룰 때는 그 사람이 앓고 있었을지 모르는 정신적 문제 같은 부분을 언급하고 오히려 자살방법이나 자살사진은 개제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1면 머리기사로 싣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고 분명히 언급하고 있고요. 자살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라든가 자살을 극복할 수 있는 정보라든가 시민들이 자살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언급을 함께 해야 한다는 지적을 분명히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도 이런 보도지침들을 지키고 있는 기사들이 두드러지지 않아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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