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 해당되는 글 12건
- 2010/02/02 트위터, 뉴스유통의 민주화를 보여주다 (1)
- 2009/04/03 강희락 ‘성접대’ 발언, 덮고 가는 언론
- 2009/01/14 우석훈의 세상읽기 - 좁고 얕은 사람들 (1)
- 2008/12/16 강준만 "냉소에 대한 부정과 긍정, 어느 것이 아름다울까"
- 2008/09/10 “중앙일보에서 너무 많은 전화가 온다”
- 2008/09/08 중앙일보, 자사 비판기자 퇴출 ‘파문’ (43)
- 2008/08/21 “靑 KBS 사장 선임 사실상 개입”
- 2008/06/11 [르포] 촛불과 함께 밤을 밝히는 기자와 PD들 (1)
- 2008/05/21 KBS 탐사보도팀의 ‘스포트라이트’는 꺼지지 않는다!
- 2008/05/20 KBS노조의 정연주사장 퇴진 서명 운동, 직종별 편차 심해
- 2008/05/09 [동영상] 탤런트 지진희가 보는 ‘美쇠고기 파동’ (15)
- 2008/02/01 KBS 기자, 총선 출마 '러시'
[기고] 고재열 <시사I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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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재열 시사IN 기자 | ||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나는 기술치다. 극심한 신기술 울렁증을 앓고 있다. 그래서 웬만한 전자기기는 쓰던 기능 아니면 쓰지 않는다. 괜히 건드렸다가 엉망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파워블로거’가 되었고 또 ‘파워트위터러’가 되어 온라인미디어시대와 모바일미디어시대의 선두에 서있다는 것은 아이러니 중의 아이러니다.
블로그는 개설한지 채 2년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벌써 방문자가 1650만명이다. 전성기 때는 하루에 5만명 내외가 찾아들었다. 웬만한 인터넷매체보다 방문객이 더 많았다. 놀라운 일이었다. 트위터도 놀라웠다. 6개월 정도 되었는데 벌써 팔로워(트위터로 내 글을 받아 읽는 사람)가 8천 명을 넘었다. 나보다 팔로워가 많은 언론인은 MBC 김주하 앵커뿐이다.
블로그를 만들고 트위터를 개설하고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트윗을 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기술은 점점 복잡해지지만 사용법은 점점 단순해진다’라는 것이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용하기 쉽게 만드는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었다. 선두에 있던 애플의 스티브잡스는 내 신기술울렁증의 주치의였다.
다른 기자들이 묻는다. 왜 블로그를 해야 하고 트위터를 해야 하고 스마트폰을 써야 하냐고? 나는 그런 그들에게 왜 안하고 있냐고 되묻는다. 아직도 이메일 안쓰고 팩스만 쓰느냐고? 핸드폰 안쓰고 사무실 전화기만 쓰느냐고? 인터넷에서 뉴스 검색 안하고 신문철에서 뒤지느냐고? 기자라는 직업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달에 가장 민감해야 할 직업 중 하나다.
기자라는 직업은 사람들이 모르는 일을 먼저 알아서 전하는 일이다. 그래서 어떤 사실에 대해서 아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어떤 사실에 대해 기자가 모르는 것은 죄가 되지 않지만 그 사실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을 못찾는 것은 죄가 된다. 기자에게 중요한 것은 누가 알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고 그를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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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사의 스마트폰 아이폰 3Gⓢ ⓒApple | ||
자가용이 생겼다고 해서 버스와 지하철이 사라지지 않는다. 택시도 살아남고 기차도 살아남는다. 다만 운송수단의 편리성이 커졌을 뿐이다. 1인 미디어와 모바일 기술도 마찬가지다. 블로그가 흥하고 트위터가 활개를 쳐도 전통 미디어들은 역할을 다 할 것이다. 그러나 블로그를 통한 ‘뉴스 생산의 민주화’ 과정과 트위터를 통한 ‘뉴스 유통의 민주화’ 과정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거기에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에 대한 답이 있기 때문이다.
고재열 (<시사IN> 기자, 블로그 <독설닷컴>운영, 트위터 @dog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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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기자 성접대’ 파문…여성단체 “경찰-기자 결탁 한 단면”
| ▲ 강희락 경찰청장 ⓒ경찰청 | ||
강 경찰청장은 지난달 30일 ‘경찰 기강 확립, 비리 척결 대책’을 발표한 직후 청와대 행정관 성 접대 의혹을 두고 “나도 공보관 하면서 기자 접대 많이 해봤다” 등의 발언했다고 〈프레시안〉이 지난 1일 처음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보도 이후 〈한겨레〉가 2일 보도한 것을 제외하고는 방송사를 비롯해 대다수 언론이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프레시안〉에 따르면 강 청장은 “기자들 여기서도 조심해야 한다. 재수 없으면 걸린다”면서 “그렇게 치면 나도 여기 공보관 하면서 접대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가 공보관 끝나고 미국에 연수 준비하면서 기자들이 세게 한 번 사라고 해서 기자들 데리고 2차를 가는데, 모텔에서 기자들 열쇠 나눠주면서 ‘내가 참, 이 나이에 이런 거 하게 생겼나’ 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 밝혀 물의를 일으켰다.
A 기자 “문제 있었으면 왜 보도 안 했겠냐” 불쾌감
그러나 경찰청 출입기자들은 강희락 청장의 발언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강 청장의 문제 발언을 보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일간지 기자는 “(강 청장) 발언에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농담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기사를 안 쓴 것이다” “만약 발언에 문제가 있었으면 왜 안 썼겠냐”면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 4월2일 한겨레 8면 | ||
채 기자는 “기사가 나온 다음에 기사를 잘 썼다고 지지하는 메일이 많이 왔다”면서도 “반면에 보도되는 데도 없고 반응도 늦다. 그런 것 자체가 스스로의 문제점을 봉인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문제의 발언이 기사화 될 경우 〈프레시안〉에 대해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으나, 기사가 나간 뒤에는 어떠한 항의전화도 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단체 “경찰과 기자의 결탁 한 단면”
한편 여성단체들은 강 청장의 ‘기자 성접대’ 발언에 침묵하는 기자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일 논평을 내고 “우리는 간담회에 참석했던 기자들의 태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찰청장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법 성매매를 여전히 접대로 인식하고 있으며, 나아가 불법적인 성매매 알선 행위를 적극적으로 한 것이라는 발언을 접하고도 (기자들이) 보도하지 않은 것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도 2일 “기자간담회 자리에 있었던 기자들의 ‘비보도’ 약속은 경찰과 기자의 관계유지를 위한 결탁의 한 단면”이라며 “강 청장과 같은 생각을 비호하고 지지하는 행동임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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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얕은 사람들
[우석훈의 세상읽기]
▲ 우석훈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88만원 세대 저자)
올해로 학위 받은 지 14년째가 된다. 10년째가 되었을 때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서 교수되는 것을 포기하고, 책을 써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도 또 몇 년이 지났는데, 도대체 내가 14년 동안 한국에서 뭘 한 것인가 생각해보면 정말로 아득하기도 하다.
14년차 강사, 참 듣기만 해도 등골이 서늘한 얘기인데, 내가 그렇다. 중간에 따져보면 2년 정도 강의를 잠깐 쉬었던 적도 있었는데, 어쨌든 14년째 나는 계속해서 대학의 시간강사로 살아왔으니까, 최소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법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일가견이 생길만하기도 한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고, 점점 더 어려워지기는 한다.
‘스펙 쌓기’의 굳은 결심을 한 학생들에게 “세상에는 그런 거 말고도 뭔가 있을 수 있지 않겠니?” 이 질문을 처음 던질 때, 솔직히 등 뒤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저 새끼 뭐라는 거래?” 이렇게 수군수군할 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는 듯하다.
박사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별의별 말이 있기는 한데, 넓을 박(博)이 아니라 엷을 박(薄)자를 써서 ‘薄士’라고 하던 농담이 제일 재밌었다. 넓게 아는 사람이 아니라, 얇게 아는 사람. 물론 넓게 알면서도 깊게 알면 제일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좁게 알면서도 깊게 아는 것들을 많은 박사들은 지향한다.
가장 슬픈 것은, 좁게 아는데 그것도 얇게 아는 것, 이 상황은 최악이다. 물론 자조 섞인 말로, 박사들끼리 모이면 사실 우리는 넓게 아는 사람이 아니라, 얇게 아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 마디만 더 추가하면, 우리끼리는 전문가라는 말을 욕으로 이해한다.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영혼도 없으니까, 세상이 우리를 ‘학자’나 ‘지식인’ 취급하는 게 아니라 기능인으로서의 ‘전문가’ 취급하는 거 아니냐. 그런 말들이 좀 있다.
같은 비유를 PD나 기자들에게 적용해보면, 이 사람들도 넓게 아는 사람들에 해당하니까, 넓은 의미의 박사라고 할 수 있고, 또한 언론이나 방송 분야에서는 전문가이니까 학자들끼리 하는 고민을 어느 정도는 공유한다고 할 수 있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 가 보자.
지난 14년 동안 변하게 된 가장 큰 풍속도 하나만을 들어보자면, 지하철에 있던 신문가판대가 사라져버렸고, 서울 지하철에서는 더 이상 신문을 읽는 사람을 볼 수가 없게 됐다는 변화가 있다. 물론 교통량과 이동량 통계를 보면, 14년 동안 지하철 운송승객수가 줄어든 흔적은 없으니, 그냥 사람들이 신문을 더 적게 보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가 변한 셈이다.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을 보기 어렵다는 것은, 14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MP3는? 그 때도 워크맨 꼽고 다니던 사람이 많았으니, 꼭 MP3나 DMB 때문에 신문을 덜 본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와 대비시키고 싶은 풍속도가 하나 있다. 작년 여름에 요코하마역에 내렸다가 문예지까지 전부 다 갖춘 큰 서점이 역사에 하나 있는 것을 보고 절망한 적이 있다. 웬만큼 큰 지하철 역사에 책방이 하나씩 서있고, 그것도 몇 개 남지 않은 한국의 사회과학 서점만큼이나 전문적인 책들을 갖춘 나라, 이 나라를 무슨 수로 따라잡고 이길 것인가? 최근 일본 기자들과 PD들을 만날 일이 좀 잦았는데, 한국의 기자들과 PD들과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느낀 차이점을 차마 입으로 토설하기 민망하다.
한국의 PD와 기자들은 대개 ‘얕지만 넓게 아는 사람들’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딱 한 집단이 ‘좁고 깊게 아는 기자들’이라고 할 수 있어 보인다. 중앙일보 기자들 얘기이다. 어쩌면 그렇게 사주의 이익 딱 하나를 그렇게 ‘좁으면서도 또한 깊게’ 알 수가 있을까? 해도 해도 좀 너무 하다 싶다. 공익도 좀 생각하고, 진실도 좀 생각하고, 한국 사회의 장기적 발전 같은 것도 좀 생각하는 박사가 아니라, 너무 좁게 사주의 이익만을 깊게 생각하는 것 같다. 좀 심하지 않나?
신년, 〈PD저널〉이라는 아직은 익숙지 않은 신문에서 연재를 시작하게 됐다. 이 매체를 보는 모든 PD와 기자들 그리고 언론 관계자 여러분, 올해는 여러분 삶에 ‘넓고 깊게 하는’ 전기를 가지게 된 한 해가 되기를 빈다.
그리고 연재하는 동안, “당신들 이러면 안 된다”라고 듣기 싫은 얘기만 하는 악동 역할은 확실히 해드리겠다. 그래서 사람들 손에 신문이 들리고, 책이 들리고, “한국 방송은 확실히 다르다”라는 긍정적 평가가 절로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문화 한국을 만들어봅시다. 조금만 이상하게 하면, ‘좁게 깊게 아는 분’이라는 미사일을 확실히 날려드리겠다. (중앙일보 기자 여러분들, 한 번 잘 해보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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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칼럼]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2004년 말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전국의 회원 방송사 PD 3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흥미롭다.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노동당 32.5%, 열린우리당 23.2%, 한나라당 6.7%로 나온 것이다. 이걸 어떻게 보아야 할까? ‘야, 한국 PD들 매우 진보적이네!’ 그렇게 보아야 할까? 그렇게 볼 점도 있겠지만, PD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더 냉소적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게 옳으리라. 이 경우의 냉소주의는 현실, 특히 사회 각계 엘리트집단의 이면을 꿰뚫어보는 전문가로서 현실의 어두운 면에 대해 갖기 마련인 반작용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사회에선 진보주의와 냉소주의의 경계가 명확치 않아 냉소주의자가 진보주의자로 오인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내가 최근에 쓴 <왜 언론은 냉소주의에 빠져드는가?>라는 글에서 한 말이다. 기자와 PD의 ‘아비투스(습속)’를 비교 평가하는 건 무모할 수 있지만, 술좌석 담론 수준에서 자유롭게 말해보자면 PD가 기자보다 더 냉소적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가? 폴리널리스트(polinalist: politics+journalist)라는 말은 있어도 ‘폴리피디’라는 말은 없다는 게 주요 근거다.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은 늘 전체 국회의원의 10%를 넘는다. 2000년 제16대 총선에선 44명(16.1%), 2004년 제17대 총선에선 42명(14%), 2008년 제18대 총선에선 36명(12%)이었다. 18대 의원 36명을 언론사별로 보면 KBS 6명, MBC 5명, 동아일보 4명, 중앙일보 4명, 조선일보 3명, 한국일보 3명, SBS 3명, 한겨레 2명, YTN 경향 서울 헤럴드미디어 한국경제 경인일보 출신은 각 1명씩이다.
▲ 서울신문 2월12일자 24면.
국회의원이 되려고 시도를 한 언론인들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아진다. 제18대 총선의 경우 언론인 출신 공천자의 수는 64명이었는데, 공천 탈락자와 그 비슷한 수준에서 포기한 수까지 합하면 100여명은 되지 않을까? 늘 꿈은 꾸고 있지만 여건상 시도하지 못한 잠재적 폴리널리스트의 수는 수백명에 이른다고 보는 게 옳으리라.
그렇다 하더라도 폴리널리스트는 전체 기자 수에 비해 극소수인데, 그게 기자의 아비투스를 말해줄 수 있는 걸까? 나는 ‘그렇다’고 본다. 폴리널리스트로 전직한 이들은 기자 시절에 무능력했던 이들이 아니다. 대체적으로 매우 유능했던 이들이다. 언론과 정치의 공통된 속성이 ‘권력지향성’이라고 한다면, 폴리널리스트는 전직을 했다기보다는 출입처를 바꾼 건지도 모른다. 권력지향성은 기자 아비투스의 핵심이며, 폴리널리스트는 이걸 입증해주는 드라마틱한 사례라는 게 내 생각이다.
PD라고 해서 권력지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기자의 수준엔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권력지향성이 강한 기자가 더 냉소적이라고 보는 게 옳지 않느냐는 반문이 제기될 법 하다. 여기서 나는 권력지향성을 꼭 부정적인 의미로 쓰는 건 아니라는 말로 답을 대신하련다. 아무리 썩은 정치일망정 정치엔 열정이 있다. 그 열정이 개인적인 출세 욕망이더라도 거기엔 냉소로 환원할 수 없는 적극성이 있다.
기자는 조직의 졸(卒)일망정 대외적으론 1인 사업자다. 반면 PD는 대내적이건 대외적이건 늘 자신이 이끄는 팀과 조직의 운용 역량에 의해 평가받는다. 그 일은 세속적 문법에 충실할 걸 요구한다. 세속적 문법의 어두움을 고발하는 일을 할 때에도 그래야만 한다. 명확하거나 충분한 권력이 주어진 것도 아니다. 1인 사업자의 순발력으로 뚫을 수 없는, 종합격투기다. 이건 냉소로 굳게 무장하지 않고선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냉소주의를 비교적 옹호하는 편이다. ‘비교적 옹호’라 함은 냉소주의가 좋다거나 바람직하다고 보진 않지만 개인의 ‘자기보호 메커니즘’으로서 불가피한 점이 있다고 본다는 뜻이다. 한국엔 PD에 근접하는 냉소집단이 있으니 그건 바로 대중이다. 종합격투기를 해야 하는 삶의 환경이 비슷하다. 개혁․진보 정치가 늘 실패하거나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건 대중의 냉소를 오판하기 때문이다. 대중은 냉소를 보이고 있음에도 자기 마음에 들면 ‘진보성’,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보수성’으로 오인한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냉소주의의 무진장 보고(寶庫)는 지방이다. 냉소는 나의 힘, 나의 경쟁력이다. 냉소의 벽에 도전했다가 쓰러진 시체들이 즐비하다. 그 시체들의 유언집을 모아 책으로 내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게 잘 하는 일인지 아직 판단이 서질 않는다. 냉소에 대한 부정이 아름다운 것인지 냉소에 대한 긍정이 아름다운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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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민심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비판 글을 블로그에 올려 중앙일보에서 퇴출당한(<PD저널> 9월8일자 보도) 이 모 중앙일보 기자가 블로그에 자신의 글을 올려 심경을 전했다.
이 기자는 “예상치 못한 시기에 나온 기사에 조금은 놀랐다”며 “다급히 제 블로그에 입장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일보로부터 너무 많은 전화가 와서 전화를 켜둘 수가 없다. 인터넷으로 문자만 겨우 확인하고 있다”며 “이제 돌이킬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9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중앙일보를 떠나며>라는 글을 올리고 그간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 기자는 자신의 해고사실에 대해 “사실 이 결정은 소수가 주도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임이 분명했다”며 “파견 나가 있는 문화부의 에디터와 데스크조차도 저에 대한 통보 직후에야 이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를 위해 존재하는 언론사가 구성원의 생각 하나 수용 못하나 하는 실망감이 들었다”며 “내 처지를 한탄하기에 앞서 중앙일보가 안됐구나 하는 생각이 솟구쳐 올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기자는 “과거를 복기해보니 이를 예고하는 듯 한 징후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만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른바 ‘블로그 글’ (5월 29일자 글 중앙일보가 기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건 이후 자신에 대한 압박이 적지 않았다는 뜻이다.
| ▲ 이 모 기자의 다음 블로그 ⓒDaum | ||
이 기자는 “편집국장은 한 때 블로그에 대한 파문을 잊고 일에만 매진하라고 격려해주기도 했지만, 어떤 회식 자리에서는 (블로그의 글을 암시하며) 걸리는 게 하나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며 “중앙일보를 잘 안다는 회사 바깥 선배는 회사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모른다며 대안을 마련하라는 충고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선택을 하기에 앞서 중앙일보의 조치가 과연 정당한 것이었나를 한 번 따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자 선배들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자 내용과 절차에 있어 문제가 있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봉 계약직으로 중앙일보 경력기자로 입사할 당시,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되는 일종의 무기 계약직으로 받아들였다”며 “실질적인 정규직에 준하는 자리로 판단했고, 회사측에서도 그런 뉘앙스를 풍겼다”고 강조했다.
이 기자는 “회사는 해고 사실을 당일이 아니라 적어도 3달 전에는 통보해야할 의무가 있다”며 “해고 명분이 부당한 것은 물론 절차 역시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문제가 법적다툼으로 번질 경우 승소하기 어려울 수도 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기자는 “아마 중앙일보 같은 대언론사가 노사 문제와 관련해 노동부나 노동위원회, 심지어 지방법원에 밀리겠느냐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며 “실제로 어느 노무사 한 분도 회사측이 그렇게 나올 경우 승산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중앙일보의 몇몇 선배들로부터 정말 많이 배우고, 여전히 그 분들을 존경한다”면서도 “몇몇 선배분들의 언행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그분들은 언론인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조차 의문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그 이유에 대해 “그 분들이 촛불집회에 대한 제 블로그 글을 보고 단순히 견해차나 글쓰기 방식에 대해 질책했더라면 저는 그 분들의 비판을 어느 정도 수용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 분들은 ‘그 글을 보고 사장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아느냐?’는 말로 일관하면서 글을 내려라, 제목을 바꿔라 하는 주문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이것이 양심에서 비롯된 글을 쓴 기자 3년차인 후배에게 할 말과 취할 태도란 말입니까?”라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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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정국에서 중앙일보가 촛불민심을 반영하지 않은 것과 관련, 이를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이 모 중앙일보 기자가 자사에서 퇴사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가 퇴사조치 사유를 ‘조직논리에 맞지 않아서’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더하고 있다.
이모 기자는 지난 5월 30일 자신의 블로그에 <중앙일보가 기록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일(촛불집회)을 두고 좌파 세력이 배후라거나, 10대와 20대의 철부지 짓이라고 매도한다면 그건 결코 온전한 진실이 아닐 것”이라며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
이 기자는 이 글에서 “우리나라를 뒤엎은 정치적 당파주의와 사회적 냉소주의가 가장 가까워야 할 언론과 대중을 이분법적으로 갈라놓았다”며 “지난 한 달여간 조중동의 보도가 다분히 당파적이고 냉소적이었다는 사실을 이제 나는 안다. 대중 역시 그에 당파적이고 냉소적으로 대응했지만”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이 글은 포털사이트 다음 메인화면에 걸리며 30십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당시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이 기자의 글에 대해 ‘물타기’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 ▲ 이 모 기자의 조인스닷컴 블로그 글 ⓒ조인스닷컴 | ||
하지만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국장 등 데스크에서 이 기자를 불러 크게 꾸짖는 일이 발생했다. 급기야 8월 20일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퇴출’이 결정되자 해당 데스크에서는 “정규직 전환이 어렵겠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헤럴드경제 기자였던 이 기자는 지난 2006년 8월 중앙일보에 연봉계약직으로 입사해 주로 중앙일보 수요일자 섹션 신문인 ‘J-style’에서 패션, 음식, 생활 등의 기사를 써왔다. 이 기자는 서울대 천연섬유공학과 출신으로, 2002 슈퍼모델에도 뽑혀 이 분야에 대한 능력을 인정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조직 내에서도 뛰어난 능력 때문에 너무 튄다며 공채기자들의 시샘을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아 왔는데 사건이 터지고 나자 노조에서조차 ‘이건 짤라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며 “이 기자 외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2명은 지난달 31일자로 정규직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문책성 인사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모 기자는 < PD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했으며 이런 방식이 노동법에 어긋날 뿐더러 맞지 않다”며 “현재 노무사와 변호사와 함께 소송에 대해 상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기자들이 이런 식으로 직장을 옮기고, 나 역시도 전 직장에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왔다”며 “나와 같은 나쁜 선례가 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중앙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세정 중앙일보 디지털뉴스룸 에디터는 “(이 기자는) 계약기간이 만료됐고, 회사에서 내부 판단을 거친 다음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 뿐”이라며 “이 기자와 같은 시기인 2006년 8월에 들어와서 재계약이 안 된 기자도 있다. 이 건 역시 통상적인 재계약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 이하는 이 모 기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지난 5월 30일에 올린 글 전문이다.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yiyoyong&folder=12&list_id=9622522)
| ‘중앙일보가 기록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
|
답답했다. TV로 이 장면을 지켜보며, ‘복어 독’과 관련한 기사를 막 온라인으로 출고하던 참이었다. 마치 복어 독을 삼킨 것처럼 온 몸에 경련이 일었다. 저녁에는 선배들과의 회식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도저히 참석해 흥을 낼 기분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흥을 깰 자신도 없었다. 그냥 카메라를 둘러메고 무작정 광화문을 향했다. 이때가 오후 7시경이었다. 택시를 탔다. 서울시청역 앞 광장은 아직 비어있었다. 대신 이른바 ‘닭장차’와 전경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탓에 프레스센터 앞에서 택시는 꼼짝 못하게 돼 버렸다. 내려서 무작정 걷기로 했다. 파이낸스센터 빌딩에서 청계천 광장으로 도는 거리 초입에서, 하필이면 ‘언론연대’가 세운 입간판을 보고야 말았다. ‘조중동 구독 거부 명단’이었다. 조선·중앙·동아일보 구독을 거부하려는 사람들의 명함이 달려 있었다. 그 명함에는 거부 사유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 앞에 잠시 서서 생각에 잠겼다. 거부 명단에 올릴 명함을 달라고 조르는 이에게, 중앙일보 로고가 선명한 명함을 내밀고 취재를 해볼까 생각했다. 그러나 이내 그만두기로 했다. 말다툼으로 번질 게 빤하기 때문이었다. 다시 한 번 자신의 용기 없음을 자책하면서. 7시 45분경. 서울 시청역으로 서서히 인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주요 대학의 대학생과 공공 부문 노조들, 그리고 퇴근 길의 3,40대 직장인들이었다. 촛불 집회의 오랜 주역인 10대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광화문빌딩 앞에서 오래 전부터 자리를 잡고 있던 3백여명은 시청 쪽보다 인적 구성이 더 다채로워 보였다. 교복 차림의 여학생 10여명은 ‘우리가 무섭지 않은가’라는 사제 구호판을 들고 있었다. 유모차를 앞세운 주부들도 몇몇 눈에 띄었고, 가족 단위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예비군복 차림의 참석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은 물러가라’는 구호가 가끔 터져 나오기는 했지만, ‘고시 철회’라든가 ‘협상 무효’ 구호가 더 자주 등장했다. 막간에는 젊은 참석자들이 나서서 제각기 집회에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격려의 박수와 소탈한 웃음이 빈번하게 터져 나왔다. 전형적인 거리 시위라기보다는 월드컵 거리 응원에 가까웠다. 8시30분경 시청 앞 광장은 촛불 바다와 같은 장관으로 변했다. 냉철한 기록자가 되기에는 서울시청 맞은 편 플라자호텔 고층이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다. 그러나 난 이도저도 아니었다. 참여자도, 기록자도 아닌 채 광화문 일대를 부지런히 쏘다닐 뿐이었다. 촛불의 물결을 쫓아서. 시청 앞을 떠난 시위대는 을지로와 종로 3가를 돌아, 광화문으로 향했다. 시위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즐거웠다. 그리고 또 평화로웠다. 일부 참가자가 차량이나 지하철 지붕 위로 올라가 구호를 외치려고 하기도 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이내 잦아들었다. 시위대 일부는 오히려 전경들을 밀치는 다른 참가자들을 적극 제지했다. 전경들에게 물병을 건네는 참석자들도 적지 않았다. 촛불 집회에는 배후 세력은 물론 지도부도, 심지어도 주최 측마저 없어 보였다. 물론 행사를 진행하는 이들이 있었고, 참여자들에게 간단한 음료수를 나눠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각 정당과 시민사회 단체 등도 참석했다. 그러나 그들은 시청과 청계광장 곳곳에 각 단체의 팻말을 내걸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건 전시회에 얼굴을 내민 기업의 부스로 비칠 뿐이었다. 관람객인 대중들이 전시회를 이끌어가는 것처럼, 대중들이 철저하게 자율적으로, 촛불 집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었던 것이다. 그건 희한한 광경이었다. 8, 90년대의 거리 시위를 예상했던 내가 오히려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이 일을 두고 좌파 세력이 배후라거나, 10대와 20대의 철부지 짓이라고 매도한다면 그건 결코 온전한 진실이 아닐 것이다. 그 반대로 촛불 집회야말로 한층 성숙해진 우리 민주주의의 징표가 아닐 수 없었다. 허기를 채울 요량으로 인근 식당에서 꽤 늦은 저녁을 시켜 먹었다. 그런데 허기가 가시는 게 아니라 속이 더 쓰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대해, 내가 몸담고 있는 중앙일보가 최근 기록한 것과 민심은 다시는 맞닿을 일이 없을 것처럼 멀어지고 말았다는 데 생각이 미쳐서다. 물론 언론은 단순한 민심의 기록자는 아니다. 그렇다고 민심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훈계할 특권을 갖고 있지도 못하다. 진실은 과연 어느 쪽에 더 근접해 있을까? 우리나라를 뒤엎은 정치적 당파주의와 사회적 냉소주의가 가장 가까워야 할 언론과 대중을 이분법적으로 갈라놓았다. 비록 나 자신은 직접 간여하지 못했지만, 지난 한 달여간 조중동의 보도가 다분히 당파적이고 냉소적이었다는 사실을 이제 나는 안다. 대중 역시 그에 당파적이고 냉소적으로 대응했지만. 쓰린 속을 달래려고 소주를 한 병 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안타까워서, 기어코 소주 한 병을 다 비우고야 말았다. 격변의 세월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하게 서 있는 광화문 네거리 교보빌딩. 그 빌딩 벽에 걸린 문구가 흐릿하게 눈에 들어왔다. “사랑이여, 건배하자. |
원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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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가 오늘(21일) 신임 KBS 사장 후보를 압축시키기 위한 회의를 열기로 한 가운데, 이미 청와대와 여권으로부터 ‘유력 후보설’ 등이 떠돌고 있어 청와대의 사장 선임 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1면 톱기사를 통해 “‘사장은 KBS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방송법 규정이 무색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아무도 응모하지 않은 상황에서 ‘3명 압축’ ‘유력 후보설’이 청와대와 여권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사장 후보 기준을 사실상 청와대가 정하는 등 ‘사전 시나리오’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보도했다.
20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당초 KBS 사장 후보는 강대영 전 KBS 부사장과 김은구 전 KBS 이사, 박흥수 강원정보영상진흥원 이사장 등 3배수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KBS 출신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한다는 방침에 따라 이들 3명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며 “다만 박 이사장의 경우 이사를 했지만 KBS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감점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박 이사장은 결국 사장 공모에 응하지 않았다. 여권 일각에선 김은구 전 이사가 내정됐다는 말까지 나왔다. 또 이병순 KBS 비즈니스 사장도 후보권에 포함돼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 ▲ 경향신문 8월 21일자 1면 | ||
청와대가 사장 기준으로 ‘KBS 출신’을 강조한 것 역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KBS 이사회에 제시한 것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와대가 직접 나서 사장 후보를 물색하는 것은 청와대 참모들과 집권세력이 여전히 공영방송 KBS를 관영방송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방송의 독립성과 공영성에 대한 무지를 자인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KBS 이사회가 20일 사장 공모를 마감한 결과, 강대영 전 부사장과 김은구 전 이사, 이병순 사장 등 24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KBS 이사회는 이 가운데 1명을 가려 25일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계획이다.
검찰 “환급소송 취하, 사장 연임 때문” VS. 정연주 전 사장 “종국적 승소 불투명”
서울행정법원은 20일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낸 해임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검찰은 20일 정연주 전 KBS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정 전 사장의 배임 액수가 크다며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특경가법을 적용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배임 혐의로 기소한 것은 검찰이 법인세 환급소송 취하가 곧 ‘사장 연임을 위한 개인적 목적’ 때문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반면 정 전 사장 쪽은 ‘적법 절차를 거친 경영적 판단’이라고 맞서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정 전 사장이 적자로 인한 퇴진 압박에서 벗어나 사장 연임을 하기 위해 적절한 법률 검토도 거치지 않고 국세청과의 조정권고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2005년 KBS가 1심에서 이겨 그 결과가 확정되면 받을 수 있었던 2448억원 중 556억만 돌려받도록 해, KBS가 입은 손해가 1892억원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1심에서 승소한 세금소송을 계속 진행했다면 상급심에서도 충분히 이길 가능성이 있었다는 고발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최소한 1심 승소금액인 1764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으며 서둘러 소송을 취하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둘러 취하한 이유는 사장 연임 때문으로 봤다. 정 전 사장은 2005년 7월 경영 부실 책임을 묻는 노조의 압박이 거세지고 사장 불신임투표 가결이 예상되자 노조와 ‘적자발생시 경영진이 총사퇴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곧이어 승소 가능성, 조정안의 합리성과 타당성 등에 대한 합리적인 법률 검토 없이 사장 연임을 위한 적자 모면을 위해 소송을 취하하기로 하는 조정안을 법원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반면 정 전 사장 변호인 측은 검찰이 문제 삼은 핵심 내용들이 이미 법원 판결에서 적법성이 인정된 것들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이 사건 고발인이 낸 행정소송에서 “한국방송이 세금소송에서 종국적으로 승소한다는 것도 불투명했으며, 승소한다 해도 과세관청의 새로운 부과 처분이 예상돼 종국적 해결은 어려웠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정 전 사장의 내심에 배임 의도가 있었고, 끝까지 가지 않은 소송에서 KBS의 승소가 확실히 예상됐다고 단정하며 적극적 단죄 의지를 밝혔지만 그 근거는 충분히 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 동아일보 8월 21일자 3면 | ||
기자 2.7% “MB 국정운영 잘 한다”…조·중·동도 ‘외면’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현직 언론사 기자가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는 “이는 최근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의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여론 주도층인 언론인들이 이 대통령에게 더 비판적임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한국기자협회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이틀 동안 전국 신문·방송·통신사 기자 303명을 조사해 20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7%(아주 잘함 0.4%, 다소 잘함 2.3%)에 그쳤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74.3%(아주 잘못 43.6%, 다소 잘못 30.7%), 그저 그렇다는 22.7%였다.
특히 조선·중앙·동아일보 기자 23명 등 조사에 응한 10개 중앙 일간지 기자 74명은 한 명도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 한겨레 8월 21일자 1면 | ||
정연주 사장 해임, 〈PD수첩〉 사태, 낙하산 사장 임명 등 최근 언론 현안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주장에는 86.3%가 동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통령 특보 출신의 방송사 및 언론 유관단체 사장 임명에 대해선 88.3%가 부당하다고 답했다.
이명박 대통령, 올림픽 메달리스트 덕 좀 보자?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들려온 우리 선수단의 승전보를 자신들의 지지율을 높이는데 활용하려 들고 있어 논란이다. 대한체육회는 메달리스트들을 25일 한꺼번에 귀국시켜 퍼레이드를 펼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때문에 박태환, 진종오 등 조기 귀국을 원한 메달리스트들은 베이징 선수촌에서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다음날인 지난 9일 이 대통령이 현지에서 체육계 인사와 조찬 간담회를 갖고 “저도 올림픽을 통해서 위로를 받고 국민들도 격려하는 좋은 계기가 될 줄로 안다”고 밝힌 뒤 청와대의 ‘스포츠 마케팅’은 불이 붙었다. 이 대통령은 26일 선수단과 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환영식을 겸한 오찬 간담회를 한다.
청와대는 지난 10일 박태환 선수가 수영 40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지켜보는 이 대통령의 응원 장면을 스스로 공개했다.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박태환 선수와 축하 전화통화를 했다는 소식도 알렸다. 이후 선수들이 메달을 딸 때마다 이 대통령이 축전을 보냈다는 소식을 전했다.
급기야 대한체육회는 오는 25일 올림픽 선수단 귀국에 맞춰 세종문화회관부터 시청 앞 서울 광장까지 퍼레이드를 열기로 했다. 경호상의 문제로 무산됐지만 한때 이 대통령도 이 자리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후문이다.
〈경향〉은 “청와대의 남다른 ‘올림픽 사랑’에는 이유가 있다”며 “국민적 관심이 올림픽에 쏠리면서 지난 11일 이 대통령의 KBS 정연주 사장 해임, 비리 재벌 총수 광복절 특별사면 등이 여론의 ‘역풍’에서 비켜나는 한편 올림픽 열기가 이 대통령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올림픽 기간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KBS 조사에서 31%, 리얼미터에서 30%, 〈동아일보〉 에서 25.4%를 기록하며 ‘촛불’ 이전으로 돌아갔다.
〈경향〉은 “청와대는 아예 올림픽을 지렛대로 삼아 추석 이후 40%대의 지지율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하며 “공기업 선진화 방안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을 해결하면서 보수층 결집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자신감이 배어난다. ‘9월 MB 정책 대공세’를 예고하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 ▲ 경향신문 8월 21일자 6면 | ||
〈중앙〉은 이명박 대통령의 퍼레이드 참가에 대해선 “이 행사가 애초부터 정치적 효과를 노리고 청와대와의 조율 아래 기획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부르는 대목”이라고 꼬집으며 “혹시라도 올림픽의 성과를 정권의 치적인 양 홍보하려는 70, 80년대식의 발상이 있다면 당장 포기하라. 스포츠는 정치가 아니라 스포츠다. 선수 개개인을 소중히 생각하라. 스포츠에 매달려 덕을 볼 생각이라면 너무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작가 계좌로 들어간 거액, PD의 돈? 작가의 돈?
PD와 연예기획사 뇌물 수수 사건에서 유명 방송예능 작가 2명이 검찰 수사선상에 떠올랐다. 이들은 방송사 국장급 PD들에게 차명계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문무일 부장검사)에 따르면 검찰 소환을 통보 받은 KBS 박해선 국장은 작가 임모씨의 계좌 등을 통해 연예기획사가 주는 금품을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선일보〉는 “박 국장은 당초 팬텀엔터테인먼트로부터 주식을 받은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그러나 현재 수사는 작가 임모씨 등의 차명계좌에서 나온 정체불명의 현금이 박 국장의 것인지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SBS 배철호 라디오총괄국장도 방송작가 오모씨 명의 계좌와 관련해, 입출금된 돈의 실제 주인이 배 국장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은 “현재 검찰 수사에서 연예기획사와 PD 사이에서 돈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고 의심받는 임씨와 오씨는 수십 년간 KBS, MBC, SBS 등을 오가며 예능·오락 분야에 관여했던 ‘최고참’ 인사로 각종 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상(賞)을 받은 경력이 있다”고 밝혔다.
〈조선〉은 이어 “검찰은 임씨 등이 작가 '입김'이 약한 예능·오락 분야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거물급 PD들에게 계좌를 상납하고 돈 심부름까지 해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 “KBS 노조 탈퇴로 언론노조 위상 추락”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언론노조의 위원장 제명에 반발해 20일 전격 탈퇴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언론노조가 중심이 된 정연주 전 사장 해임 무효 투쟁도 중심점을 잃고 향후 추동력을 얻기 힘들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은 “KBS 노조의 이번 결정은 정치 운동 일변도의 언론노조 노선에 KBS 조합원들이 염증을 일으킨 것”이라고 분석하며 “KBS 노조는 올해 들어서는 정연주 전 사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언론노조와 노선 차이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다”고 설명했다.
〈조선〉은 또 “언론노조 탈퇴를 위해서는 KBS조합원의 50% 이상이 투표에 참여, 투표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 조건이어서 당초 ‘가결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KBS 조직을 사분오열시킨 정 전 사장을 옹호하는 등 언론노조의 행태에 실망한 KBS 조합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분석하며 “KBS노조의 탈퇴로 언론노조는 치명적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조선〉은 이어 “언론노조에는 신문과 방송사가 가입해 있으나 신문 업종에서 규모가 큰 3개 신문사 조선·중앙·동아일보는 가입해 있지 않다. 여기에 방송사 중 최대 규모인 KBS노조가 탈퇴하면서 언론노조는 사실상 MBC·SBS 중심 조직으로 위상이 추락하게 됐다”면서 “KBS노조는 언론노조에 연간 2억5000만원의 조합비를 납부하는 가장 큰 ‘자금줄’이어서 KBS노조가 탈퇴할 경우 언론노조는 재정적인 면에서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국세청, ‘다음’에 40억원 세금 추징…‘포털 길들이기’ 논란
포털사이트 다음(Daum)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즈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여온 국세청이 40억원의 세금 추징을 통보해 ‘포털 길들이기’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음은 20일 “서울지방국세청 서초세무서의 세무조사 결과 40억400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고 공시했다. 국세청은 지난 5월23일 시작한 다음 세무조사를 이례적으로 두 차례 연장해가며 지난 8월5일 끝냈다.
이번 세금 추징은 포털업계 최고의 액수다. 올해 한 달간 세무조사를 받은 야후코리아는 10억원대를 부과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네이버는 지난해 15억원의 추징금을 낸 바 있다.
〈한겨레〉는 “이번 세무조사는 5년에 한 차례씩 이뤄져온 일반 세무조사 관례와 어긋나는데다, 촛불집회 정국에서 다음의 토론방인 아고라가 주요 확산 경로가 되어온 시기에 진행돼 배경을 두고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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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연일 계속되면서 언론사들도 거의 매일 비상체제다. 덕분에 기자와 PD들은 밤낮이 뒤바뀌거나, 특별한 경우 밤을 새기 일쑤다. 그래도 그들이 있어 촛불집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TV로, 신문으로, 인터넷으로 전해지니 더없이 의미 있는 일이다. 촛불집회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밤을 지새우는 취재진의 모습을 살짝 엿보았다.
해 지는 저녁부터 해 뜨는 아침까지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나흘째를 맞던 지난 8일 새벽, 청계천변의 한 커피숍에 자리를 잡은 기자들이 족히 8명이 넘었다. CBS 노컷뉴스 기자 3~5명은 7일 오후부터 이곳에 진을 친 듯 했다. 옆 자리엔 중견 기자 2명이 노트북을 열고 기사를 작성 중이었고, 〈한겨레〉 기자 2명은 8일 새벽부터 자리를 잡아 기사를 송고했다.
| ▲ KBS의 한 카메라 기자가 8일 오전 경찰의 강제해산 과정을 촬영하고 있다. | ||
오전 6시, 강제 해산 현장에 나가보니 전날 밤부터 봐왔던 KBS의 카메라 기자가 여전히 시위대와 경찰의 뒤를 좇고 있었다. 세종로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7시간 넘게 대치를 했으니, 영락없이 밤을 꼬박 샜을 터였다. 말을 걸고자 했으나, 경찰과 시위대를 따라 움직이는 그의 잰걸음을 따라가기는 무리였다.
하루 절반 꼬박 취재…봉변 당하기도
촛불집회는 보통 하루를 넘겨 새벽까지 진행되곤 한다. 또 많은 인원이 참가하고, 돌발 상황이 많이 일어나다보니 취재 인원도 제법 배치되는 편이다. KBS는 하루 최대 7명, 평균 4~5명의 기자들을 투입해 철야로 취재를 하고 있고, SBS는 하루 3교대 근무로 운영한다. 휴일이 끼는 경우, MBC 등은 휴일근무자 수를 늘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한겨레〉 역시 교대 근무로 촛불집회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기자의 경우는 하루 2명씩, 주간근무자와 야간근무자가 교대로 일한다. 특수한 상황이 벌어질 때는 하루 12시간에서 14시간 동안 취재를 하기도 한다.
| ▲ 10일 밤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시민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OBS의 기자들. | ||
비슷한 시기에 사진 기자와 카메라 기자들이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하거나 기기에 손상을 입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사진기자협회장이 서울지방경찰청장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박종식 기자는 “해당 사건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상해 정도와 장비 파손 정도가 확인되면 배상을 하겠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중계차 위에서 식사하면 되고
| ▲ 촛불집회 현장에선 지상파 방송사와 인터넷 언론사의 중계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
MBC는 10일 서울 광화문에 지미집까지 동원했다. 또 부산 서면에도 중계차를 내보내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서울과 부산 두 곳을 현장 생중계했다. KBS도 〈뉴스9〉에서 부산과 서울 두 곳을 중계차로 연결했고, SBS도 〈8뉴스〉에서 100만 촛불대행진을 생중계했다.
방송 중계차는 이처럼 뉴스에 현장을 생중계하는 역할을 할뿐 아니라, 돌발 상황에서 특보를 전할 때도 요긴하게 사용된다. 그래서 중계차를 관리하는 이들은 쉽게 자리를 비우지 못한다. 식사도 교대로 하거나, 중계차 위에서 해결하기도 한다. 한 방송사 중계 담당자는 “몇 년째 해온 일이라 이젠 별로 힘들다는 생각도 안 든다”며 멋쩍게 웃었다.
뿌리 깊은 불신, 어찌 하오리까
그러나 이들이 밤낮없이 취재하며 체력을 소비해도, 주류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뿌리 깊은 불신은 어찌할 수 없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MBC와 〈한겨레〉, 〈경향신문〉을 제외한 다수의 언론에 대해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일부 언론사에서 시민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면 냉담한 반응이 돌아오곤 한다.
촛불집회 현장을 꾸준히 취재해왔다는 한 기자는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일부 언론에 대한 불신이 크다”며 “현장에서 취재하는 기자로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또 한 방송사 카메라 기자는 어떤 시민으로부터 “○○○기자, 잘 좀 하라”며 뒤통수를 맞았다고 한다.
이처럼 일부 언론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위원장 심석태)는 지난 4일 발행한 노보를 통해 “5월 24일 거리시위가 시작된 날부터, SBS 취재진은 일부 시민들의 싸늘한 반응에 적잖이 당혹했다”고 자기고백하며 “기계적 균형에 머물지 않고 시시비비를 분명히 하는 강한 뉴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안의 본질과 행로를 정확히 짚어주는 뉴스, 그래서 오로지 방송의 주인인 국민을 위해서만 봉사하는 뉴스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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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S 보도본부 내 탐사보도팀의 위상이 드높다. 지난 3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여론조사 유출 및 탈영 전력, 토지 거래 불법 의혹 보도 등 최근 들어 새 정부 고위공직자 재산검증의 연이은 특종 보도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경찰·환경 등 각 출입처 경력 최소 8년차에서부터 많게는 20년차까지 베테랑 기자들이 모여 있는 탐사보도팀은 그간 쌓아둔 출입처 취재원과 소스들을 십분 활용하며 취재일선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취재기자, 촬영기자, AD, NLE편집, 전문리서처 등 모두 26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탐사보도팀은 전문 인력을 토대로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현재까지 고위공직자의 인사검증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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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탐사보도팀은 최근 새 정부 고위공직자 재산검증의 연이은 특종 보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PD저널 | ||
탐사보도팀 기자들은 “이 같은 성과가 나올 수 있었던 데는 그간의 취재 노하우와 탐사보도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데일리 뉴스’ 보도의 부담에서 벗어나 있는 탐사보도팀 기자들은 여느 기자들과는 달리 출입처를 정하지 않고, 심층 취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해 보도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김용진 KBS 탐사보도팀장은 “기존의 취재·제작·보도가 전달하는 현상적 뉴스만으로는 복잡한 세상의 이면을 담아내기 어렵다는 고민이 있었다”며 “큰 흐름과 인과관계 맥락을 다루기 위해서는 충분한 취재 시간과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1년간의 준비를 거쳐 지난 2005년 4월에 탐사보도팀을 설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 KBS 탐사보도팀의 특종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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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 ▶ 뉴스 보도 |
탐사보도팀의 성과는 해외서도 인정받았다. KBS 탐사보도팀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최초보고―해양투기 17년, 바다는 경고한다’가 전미 탐사보도협회(IRE:Investigative Reporters and Editors Inc.) 2005년 TV부문 본상을 수상한 것이다.
한국 언론사가 IRE의 본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으로, 한반도 인근 해양투기해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현황과 함께 채취한 일부 수산물의 카드뮴 농도가 기준치를 넘어선다는 사실을 다뤘다. 방송이 나간 후 정부는 유해물질에 대한 해양투기 금지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하는 등 큰 반향을 불러왔다.
김명섭 탐사보도팀 기자는 “95년부터 2003년까지 환경부를 출입하면서 해양투기에 대해 모니터가 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해외서적을 뒤져가며 자료들을 수집했다”며 “탐사보도팀의 충분한 기한과 예산으로 2005년 7월에 취재를 시작해 11월에 방송해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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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탐사보도팀 홈페이지(http://tamsa.kbs.co.kr) ⓒKBS | ||
탐사보도팀의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공은 바로 조사전문 인력들의 활약을 꼽을 수 있다. 김바다, 곽현주, 박동희, 배관지씨 등 4명의 전문리서처들은 컴퓨터 활용보도(CAR), 문헌정보, 인물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엑셀·엑세스 활용, 지리정보시스템(GIS) 등을 활용해 탐사보도의 틀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들은 이번 고위공직자 재산검증에 있어서 등기부 등본에서 건축물 토지대장까지 꼼꼼히 자료들을 분석·조사해 거짓해명으로 일관했던 공직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박동희 리서처는 “고상해 보이는 일이지만 일일이 하나씩 분석해서 올리는 것은 정말 머리에 쥐나게 한다”면서도 “특종을 터뜨릴 때는 뿌듯하다”고 밝혔다.
| # 고위 공직자 재산검증, 이렇게 했다. |
|
1. 청문회에 제출된 기초자료를 낱낱이 살펴본다. 2. 이상한 자료는 반드시 짚고 넘어간다. 3. 확인된 자료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검증한다. 4. 탐사보도 후 감시는 필수! |
원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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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노조는 지난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연주 사장 퇴진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 ||
노조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진행한 서명운동에서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여준 직군은 교향악단, 국악관현악단으로 90%가 넘는 조합원이 참여했다. 그 다음으로 총무팀, 시설관리팀, KBS홀팀 등 행정지원 직군도 80%가 웃도는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그러나 시사정보팀과 교양제작팀, 스페셜팀, 환경정보팀 등 시사교양 PD, 예능1·2팀과 드라마1·2팀, 드라마기획팀 등 PD 직군은 참여율이 10%도 되지 않아 참여가 저조했다. 기자 직군은 절반에 못 미치는 약 40% 정도가 서명에 참여했다.
지역별로도 서명운동 참여율 편차가 컸다. 대구와 제주, 진주, 김제, 원주 등은 100%에 가까운 조합원이 서명에 참여한 반면, 부산, 경남도지부, 충북도지부 등은 서명운동 참여를 거부해 서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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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9일 발행된 KBS노조 특보 31호 ⓒKBS노조 | ||
서명운동을 불참한 한 조합원은 “언론노조와의 연대 등이 정상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정 사장 퇴진’에만 올인하는 것이 옳지 않다”며 “노조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노조 행보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KBS 노조는 이번 서명운동 결과를 토대로 오는 22일 조합원 대토론회를 비롯해 정 사장 퇴진 운동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미디어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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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진희가 8일 오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MBC수목미니시리즈 '스포트라이트'(극본 이기원 연출 김도훈) 제작발표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극중 사회부 기자 역의 지진희는 "정부가 솔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사실 병이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솔직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다"며, "모든걸 숨겨 놓고 결과만 이야기하니 답답하다"고 밝혔다.
조흥제 VJ
vjournalist@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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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들의 총선 출마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총선 출마를 위해 3명의 기자들이 KBS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17~20년 동안 활약해 온 중견 기자들로 모두 한나라당 공천 심사에 신청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신성범 기자(1TV 뉴스제작팀) 는 사내 게시판에 'KBS를 떠나며 작별인사를 올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총선 출마를 발표했다. 신성범 기자는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려고 한다"며 "고향인 '경남 거창 함양 산청' 선거구의 후보 공천을 한나라당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기자는 "더 늦기 전에 새로운 길에 도전해보고 싶었다"는 출마의 변을 밝혔다.
안형환(정치외교팀 선임팀원) 기자와 박선규 기자(2TV뉴스제작팀 선임팀원) 는 각각 지난달 31일과 1일 KBS에 사직 의사를 밝히고 총선출마를 선언했다.
안형환 기자는 '금천' 선거구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4일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안 기자는 1991년 KBS 기자로 입사해 정치외교팀 통일부 데스크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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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종호 ▲박선규 ▲신성범 ▲안형환 | ||
박선규 기자는 한나라당 '관악 을' 선거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기자는 1일 예비등록을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박 기자는 1987년 KBS 기자로 입사해 시사토론프로그램 〈일요진단〉 진행을 맡기도 했다.
이들 외에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캠프에 합류했던 배종호 기자는 이번 총선에서 목포시를 지역구로 대통합민주신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이로써 KBS는 최근까지 현직에서 일하던 4명의 기자가 총선 도전장을 내게 됐다. 이에 대해 KBS 보도국은 혼란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BS 보도국의 한 관계자는 "'공기'의 역할을 하는 언론인으로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정당의 소속으로 정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며 "자신의 선택은 자유지만 '언론인'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내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계 진출을 선언 소식을 접한 KBS 외부의 시각도 차갑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계 진출은 기자 개인의 선택이지만 몸 담아왔던 언론계의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총선에 임박해서까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인맥을 쌓는 등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기자는 정치현실에 대해서 비판도 하고 대안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직업 윤리가 필요한 사람들"이라며 "정계에 진출하고 싶다면 현직에서 바로 출마하는 것보다는 언론계를 떠나 예비기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하는 신성범 기자가 지난 1월 29일 KBS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보도본부의 신성범입니다.
작별인사 올립니다.
저는 오늘 회사에 사직원을 냈습니다.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려고 합니다.
고향인 경남 거창 함양 산청 선거구의 후보 공천을
한나라당에 신청할 예정입니다.
고민끝에 내린 결론입니다.
언제부턴가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그 원인을 찾는데 오래 걸렸습니다.
더 늦기 전에 새로운 길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너도 이제 고향에 진 빚을 갚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친구들의
부추김도 있었습니다.
새벽에 북한산을 오르며 또는
한강변을 뛰면서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이 길이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인가?"
그리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금 버리고 떠나라
경력과 경험, 캐리어를 더 쌓고 출마하면 좋을 텐데 말리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옳고 합리적인 충고입니다.
그러나 저 자신을 나태하게 만들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우습지만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1990년 1월 1일 입사니까 꼭 만 18년 한 달 동안
KBS에서 밥을 먹고 살았습니다.
기자가 천직인줄 알고 곁눈 팔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허전해졌습니다.
에너지가, 열정이, 동력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입니다.
현재로서는 상당히 위험요소가 많습니다.
경쟁자들은 곳간도 가득채우고 진지를 높이 쌓아놓았는데 저는 이제 출발입니다.
결과는 알 수 없습니다.
KBS 정문을 나서는 순간 뒤를 돌아보지 않을 것입니다.
앞만 보고 갈 것입니다
도와주십시요
많은 지인들이 KBS라는 우산 속에 있을 때와 개인 신성범은 천지차이라고들 충고습니다.
네가 잘나서가 아니라 KBS라는 빽 때문에 그나마 사람들이 너를 아는 척 해주니
착각하지 말라는 냉정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마흔 다섯해 동안 살아온 저의 삶을 평가받는 경쟁에 뛰어듭니다.
따뜻한 온실에서 누구말대로 차가운 광야로 나갑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한나라당 공천 심사위원들 가운데
아는 사람 있으면 좋은 말씀 해주시고 경남 거창 함양 산청에 사는 지인들이 있으면
"그곳에 출마한 신 모, 괜찮은 사람이다"는 전화 한 통 해주시기 바랍니다
작은 정성이 모이면 큰 힘이 됩니다.
저는 경쟁후보들에 비해 현재 인지도가 낮습니다.
시골에서 그나마 KBS기자 이름 기억하는 사람은 식자층뿐입니다.
그래서 이번 설 연휴가 저를 알릴 절호의 기회이자 중대한 분기점입니다.
저는 예비후보로 등록하기위해 곧 거창에 내려갑니다. 사무실도 낼 것입니다.
재미도 있을 것 같고 약간 흥분도 됩니다.
그동안 회사에서 한 솥밥을 먹는 동안 저의 부주의한 언동때문에
마음 상하신 분들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떠나는 만큼 마음에서 깨끗이 지워주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
2008년 1월 29일
보도본부 공채 17기 신 성 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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