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에 해당되는 글 3건
- 2009/08/11 카라 2집, 혹은 대중문화에 대한 관대함 (2)
- 2009/01/13 소녀시대 '신곡'에 대한 폄훼, 정당한가 (13)
- 2008/10/01 시청률 1%에 울고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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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우진 대중음악웹진 'weiv' 에디터 | ||
카라의 새 앨범은 좋다. 그러나 여기서 ‘좋다’는 게 세련되고 훌륭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솔직히 말해 이 앨범은 클리셰 덩어리다. 관습적이고 완고하다. 엉덩이춤(혹은 ‘니콜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란 비명)으로 인상적인 ‘미스터’를 비롯해 신스팝 스타일의 타이틀곡 ‘Wanna’, 미드 템포의 댄스곡 ‘마법’과 ‘몰래몰래’, 핑클 혹은 베이비복스가 연상되는 비트의 ‘Let It Go’와 카라의 기존 이미지(발랄하고 귀여운 소녀떼)를 유지하는 ‘Take A Bow’와 ‘Aha’까지 이 앨범은 댄스 가요의 전형을 답습한다.
맞다. 팝은 원래 관습적이다. 그건 견고하다. 좋은 팝이란 관습을 깨는 게 아니라 관습을 제대로 재현하는 음악이다. 낯설고 새로운 음악에 대해 ‘야호!’라고 외치는 건 평론가다. ‘말할 게 많아서’라고 쓰고 ‘잘난 척할 수 있어서’라고 읽자. 나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대중문화의 보편적인 수용자들, 그러니까 내 주변인들 같은 사람들은 귀에 익숙한 걸 제대로 만드는 음악가를 좋아한다. 카라의 새 앨범은 그런 맥락에서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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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라 (왼쪽부터 니콜, 한승연, 박규리, 강지영, 구하라) ⓒDSP미디어 | ||
실제로 창작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불가능하다. 내 생각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누구도 이 세계의 개연성으로부터 독립적일 순 없기 때문이다. 평가가 아니라면 가이드 정도는 가능할까? 부족하다. 이보다 훌륭한 가이드는 블로그와 카페에 널렸다. 내 생각에 21세기의 비평가는 일종의 번역가다. 정보가 흘러넘치는 시대에 그 정보의 흐름을 해석하는 게 업무다. 그런 점에서 시대의 변화와 수용자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자. 2009년 한국 대중문화 전반에 벌어진 주목할 만한 변화는 바로 ‘취향에 관대함’이다. 이 관대함이 맹목적이지 않다는 게 중요하다. 아이돌을 지지하는 게 아이돌 산업을 지지하는 건 아니란 얘기다. 한 사회의 성숙도는 결국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태도에 있다. 자신의 강박을 벗어던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건 동시에 진행된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이 변화들이 일종의 ‘문화적 똘레랑스’를 실천하는 과정처럼 보인다. 그건 정치적인 실천의 과정이기도 하다. 취향에서 삶으로, 문화적인 것에서 정치적인 것으로 비약해서 확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건 기대다. 하지만 막연한 건 아니다. 카라의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이런 괴상한 생각을 믿음으로 발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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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음악은 평등하다
[e-야기]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최근에 소녀시대의 신곡이 발표되었다. ‘Gee’라는 곡은 등장하자마자 화제가 되었다. 물론 그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아이돌 그룹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곡의 완성도나 수준이 기대 이상이었다. 나도 관심깊이 그 노래를 들었다. 곡이 시작되고 30초 만에 중독성 강한 코러스가 등장하는 구성도 그렇고, 빠르게 진행되다가 멈칫거리는 신서사이저 리듬도 매력적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최근 한국의 대중음악은 주류와 비주류를 막론하고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보이는 정도에 이르렀다. 그동안 주류 댄스 음악은 외국의 최신 트렌드를 베끼는데 치중하거나 인디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음악은 곡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태도 때문에 높은 점수를 얻는 경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에 비하면, 지금의 한국 대중음악계는 그야말로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장이 되었다고 본다. 그건 꽤 흥미로운 관점이고, 또 그런 관점에서 소녀시대나 원더걸스나 빅뱅의 음악이 평가되어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입장이다.
▲ 소녀시대 ⓒSM엔터테인먼트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도 아이돌 그룹을 한국 대중음악계를 좀먹는 악이라고 보는 관점도 있다. 일부분 맞는 견해다. 생산과 분배의 관점에서 아이돌 그룹과 그런 그룹을 기획해내는 기획사는 언제나 쟁점이었다. 하지만 그런 관점은 필연적으로 대중음악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해보게 만든다. 그 기준은 진정성이다. 진정성이라는 건 음악이 음악 이상의 어떤 것이라는 관점의 산물이다. 물론 진정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대중문화라는 건 복합적인 사회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중문화라고 부르는 어떤 현상에는 산업적인 맥락과 예술적인 맥락이 동시에 존재한다. 거기서 창작자의 태도나 세계관, 가치관이 중심을 차지하는 건 맞는 말이지만 그게 부재한다고 해서 그 창작물이 쓰레기가 되는 건 아니다.
소녀시대의 음악에 진정성이 없기 때문에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건 20세기 초에 영어문화권의 대중문화를 지배한 재즈를 폄훼한 시선과 다르지 않다. 그러니까 진정성이라는 개념은 언제나 사회적인 맥락 안에서 유용한 개념일 뿐이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는 최근의 한국 대중음악들이 정말로 흥미롭다. 소녀시대의 노래에 대해서 마음껏 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이었다면 분명히 이 정도로 흥미롭진 않았을 것이다. 일본 대중음악이나 미국의 트렌드를 거론하면 그걸로 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았다. 항상 표절 시비에 시달렸고, 대부분은 음악적 가치보다는 생산자와 수용자의 관계, 팬덤이라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 말할 게 많았기 때문이다.
▲ 원더걸스 ⓒJYP
하지만 지금은 음악적으로도 흥미롭다. 거대 기획사에 소속되거나, 프리랜서로 작업하는 작곡가들이 만들어내는 비트와 소스들도 흥미롭다. 그것은 대부분 창의적이기도 하고 때때로 의미심장하기도 하다. 그런 변화들이 한국 대중문화에서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대중적 커뮤니케이션이 벌어지고 있다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여기서 진정성을 거론하고, 어떤 기준을 들이대고, 그걸로 이쪽 편과 저쪽 편을 나누는 건 사실 무의미한 일이다. 대중문화의 발전(이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지만, 어쨌든)을 위한다면 더더군다나 유해한 일이기도 하다. 그건 문화 수용자들에게 어떤 가이드도 제시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하는 발언자들의 권위만 챙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대중문화는 개인의 자기표현이자 산업의 결과물이다. 그 양쪽의 균형을 지키지 못할 때, 비평은 보다 나쁜 쪽에 가까워진다. 우리는 모두 음악 주변의 환경과 산업이 결코 평등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음악은, 결국 동등하다. 그런 관점이 수용자로서의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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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3사, 일요 버라이어티 경쟁 ‘후끈’
일요일 저녁 버라이어티 경쟁이 TV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KBS 〈해피선데이〉의 ‘1박 2일’ 독주 체제에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우리 결혼했어요’와 SBS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면, 최근엔 3개 프로그램이 대동소이한 가운데, 순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변화는 추석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이전까지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은 10%대였지만, ‘이 맛에 산다’, ‘불후의 명곡’ 등 3개 코너 중에서도 ‘1박 2일’은 줄곧 20%대 후반에서 30%대의 시청률과 40%(TNS미디어코리아, 이하 수도권 기준)가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 21일부터 방송된 ‘꼬꼬관광 싱글싱글’조차 반응이 미지근해 〈해피선데이〉 시청률은 13.1%까지 하락했고, ‘1박 2일’도 3주 연속 점유율 40%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최근엔 부산 사직구장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형국이다.
반면 SBS ‘패밀리가 떴다’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6월 15일 첫 방송된 ‘패밀리가 떴다’는 7월 27일부터 〈일요일이 좋다〉 1부로 편성된 이후, 14.0%로 시작해 최대 22.5%까지 치솟았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상황에선 리얼 버라이어티가 일요일 저녁 시간대를 완벽하게 장악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생존하느냐의 문제인데, ‘신상품’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는 몇 번의 ‘편성 실험’을 거쳐 안정기로 접어드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분리하며 1부에 편성됐던 ‘우리 결혼했어요’는 ‘패밀리가 떴다’와의 경쟁에서 밀려 12.4%까지 하락하더니, 지난 21일부터 ‘1박 2일’과 맞붙는 2부로 자리를 옮겨 18.8%의 시청률로 올라섰다. 이보영 MBC 편성기획부장은 “‘우리 결혼했어요’의 편성을 바꾼 뒤 1부 ‘세바퀴’와의 평균 시청률까지 상승했다”며 “일단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이런 구분 자체에도 논란은 있다. ‘1박 2일’이 독립하지 않는 이상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을 ‘진짜’로 봐야 한다는 것. 그래서 ‘패밀리가 떴다’가 일요일 버라이어티의 새로운 강자니, 아직은 ‘1박 2일’ 선두 체제라는 등 종종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이를 의식한 듯 KBS는 지난 21일과 28일 방송분에 대해 ‘1박 2일’의 자체 시청률을 보도자료로 내며, “일요일 예능프로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3사 일요 버라이어티의 시청률 1위 다툼에 대해 팬들과 인터넷 매체들은 너나없이 대결 구도를 부각시키며 서로의 편을 들고 나섰지만, 정작 프로그램 제작진은 크게 개의치 않는 듯 보인다. ‘패밀리가 떴다’의 장혁재 PD는 “누가 이기고 지고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프로그램들과 비교해서 기사를 쓰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장 PD는 “우린 우리대로 열심히 해서 많은 분들이 봐 주시면 좋은 거지, 1등이냐 아니냐는 우리의 목표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문원 평론가도 시청률만으로 버라이어티 간 경쟁을 바라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얀거탑〉이 그리 높지 않은 시청률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듯이, 시청률이 대중문화를 움직이는 전반적인 트렌드와 일치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선 드라마가 이미 입증했다”며 “버라이어티에서도 대중문화 트렌드가 꼭 시청률을 따라간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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