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버라이어티'에 해당되는 글 6건
- 2010/01/25 집단 토크쇼의 명암
- 2009/12/17 예능, 논란의 중심에 서다
- 2009/01/01 '2009 드라마'는 스포츠, 전문직이 대세?
- 2008/12/24 [2008 예능결산] 줌마테이너와 예능 늦둥이의 발견! (1)
- 2008/12/10 방송3사 예능국 고민, ‘리얼’ + ( ) = ? (1)
- 2008/04/19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고민 (68)
[김고은의 예능의 정석]토크쇼의 생성과 소멸
한동안 잠잠했던 토크쇼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주된 흐름 속에서 ‘무릎팍 도사’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를 못 폈던 토크쇼가 요즘은 예능의 주요한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박명수, 정선희, 김구라 등이 케이블TV에서 토크쇼 진행을 맡았는가 하면, 영화배우 김승우도 내달 KBS 〈승승장구〉를 통해 토크쇼 진행자로 변신한다. 1인 토크쇼부터 콩트형 토크쇼까지 그 형태도 다양하다. 토크쇼의 강점인 ‘진솔함’을 표방하되, 새로운 시도로 토크쇼로부터 관심이 멀어진 시청자들을 잡아끈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토크쇼의 등장 VS. 소멸하거나 변화하거나
이처럼 신생 토크쇼들이 속속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최근 일부 토크 프로그램은 문을 닫거나 포맷을 변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집단 토크쇼’ 형태의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KBS 〈상상더하기〉(상상플러스)는 지난 19일 사실상 막을 내렸다. 지난 2004년 11월부터 방송돼 ‘올드 앤 뉴’ 등의 코너로 큰 인기를 끌었던 〈상상플러스〉는 오는 26일 하이라이트 방송을 끝으로 5년 2개월여 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 ▲ SBS '절친노트3'의 '찬란한 식탁' 코너. ⓒSBS | ||
‘리얼 토크쇼’를 지향했던 KBS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은 지난 3일 21개월 만에 종영하고, 후속으로 〈샴페인〉의 ‘이상형 월드컵’ 코너를 특화시킨 〈달콤한 밤〉을 지난 10일부터 방송 중이다. KBS 〈미녀들의 수다〉도 일명 ‘루저 논란’을 겪은 뒤 ‘시즌2’로 개편을 하고 세계 각국의 모습을 선보이는 등 교양성을 강조한 토크쇼로 탈바꿈했다.
이 같은 변화는 치열한 약육강식의 세계이자 전쟁터인 예능이란 무대에서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한때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자였던 〈상상플러스〉는 화요일 밤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강심장〉의 공세에 밀려 두 손을 들었고, 〈미녀들의 수다〉는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쟁작인 MBC 〈놀러와〉까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러나 변화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부르는 것만은 아니다. 〈미녀들의 수다2〉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함인지 개편 이후 ‘감동’ 코드를 강조하며 다큐멘터리냐, 예능이냐는 지적을 받았다. 〈절친노트3〉는 MBC 〈세바퀴〉 등 히트 프로그램들을 ‘짬뽕’한 듯한 포맷부터 진행까지 엉성하기만 해 굳이 ‘시즌3’로 나와야 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달콤한 밤〉은 10%를 넘는 시청률로 제법 선전 중이지만, 스타들의 이상형에 관한 ‘기삿감’을 제공하는 역할에 머무른다는 인상이다.
확실한 포맷, 타깃 시청자층 고려해야
이처럼 토크쇼가 대세로 자리 잡아가는 와중에도 적지 않은 프로그램이 소멸되거나, 제자리걸음을 걷거나, 후퇴하고 있다. 이는 편성과 같은 외부 조건 탓도 있겠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읽어내지 못하고 기존 방식에만 머무르려 하거나, 타깃 시청자층 설정에 실패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 ▲ KBS '달콤한 밤' ⓒKBS | ||
〈해피투게더 시즌3〉는 유재석과 박미선이라는 걸출한 진행자를 중심으로 어떤 게스트가 나와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토크를 진행하는 힘이 있고, 〈세바퀴〉는 ‘줌마테이너’들을 앞세워 중년의 시청자들을 잡아끄는데 성공했으며, 〈놀러와〉는 어떤 연관성도 없어 보이는 스타들의 공통분모를 찾아내 테마별 토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토크쇼 가운데 가장 오래도록 생존하는 저력을 보였다. 또 〈강심장〉은 MC부터 게스트까지 전례가 없을 물량공세를 바탕으로 집단 토크쇼의 힘을 과시 중이다.
요즘 토크쇼는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성공한 토크쇼와 실패한 토크쇼의 명암은 제법 뚜렷하다. 걸출한 MC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폭발력 있는 토크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신생 토크쇼나 변화를 시도 중인 토크쇼는 이런 한계 위에서 출발해야 한다. 과연 이들 프로그램이 토크의 수준을 높이 끌어올리는데 성공할 것인지, 그저 그런 수다의 장이 되는데 만족할지 지켜볼만하다.
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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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예능 결산]
다사다난(多事多難). 연말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말이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또 이만큼 지난 한해를 함축하는 사자성어도 없을 법하다. 올 한해 예능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가장 ‘탈정치적’으로 여겨지던 예능과 예능 스타들이 정치·사회적 논란의 한가운데서 상처를 입고, 때론 상처를 주기도 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맹위에 대적할만한 신종 장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케이블TV의 약진은 지상파TV를 긴장시킬 만큼 강했고, 사회적 문제와 계급의식까지 끌어들인 어떤 시트콤의 성과는 찬사를 보내 마땅할만했다. 2009년 한해, 우리를 울리고 웃겼던 예능의 트렌드를 정리했다. /편집자주
하나. 리얼 버라이어티 맹위 ‘적수가 없다’
지난 2006년 말부터 붐을 타기 시작한 리얼 버라이어티는 올해도 여전히 맹위를 떨쳤다. MBC 〈무한도전〉과 KBS 〈해피선데이〉 ‘1박2일’이 주말 최강자 지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SBS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가 다소 부침을 겪고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강세가 계속될수록 ‘두 개의 태양’인 유재석과 강호동의 영향력 또한 커지고 있다. 최근 유재석의 〈무한도전〉과 ‘패밀리가 떴다’ 하차설이 보도되면서 프로그램의 존폐 문제까지 거론된 것은 이를 증명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었다. 결국 유재석과 강호동은 프로그램의 흥망 자체가 아닌, 리얼 버라이어티 존폐의 키까지 쥐고 있는 셈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다.
| ▲ KBS '천하무적 야구단' ⓒKBS | ||
반면 KBS가 지난 가을 개편에서 신설한 〈청춘불패〉는 ‘소녀시대’, ‘브라운아이드걸스’ 등 ‘걸그룹’ 멤버들을 대거 출연시킨 ‘농촌형 버라이어티’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경우. ‘특A급’ 진행자 없이도, 이렇다 할 도전 과제 없이도 소녀들이 만들어내는 화합을 보기 좋게 그러내며 서서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둘. 케이블TV의 약진 ‘지상파여 긴장하라’
케이블TV가 한때 ‘변두리 방송’쯤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19금’ 방송. 이것이 우리가 케이블TV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이었다. 그런 케이블TV가 스스로 변화를 모색해 시선을 끌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Mnet(엠넷)의 스타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스타K〉는 첫 방송부터 기록적인 시청률을 내더니, 마지막회에서 8%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케이블TV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이는 〈악동클럽〉 등 과거 지상파TV에서 방송된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실패한 사례와 대비되며 지상파 방송 관계자들을 자극했다.
최종 우승자인 서인국은 최근 앨범을 내며 가수 데뷔했고, 조문근과 길학미도 각자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맺는 등 스타 못지않은 유명세를 얻었다. 〈슈퍼스타K〉는 내년에 지원자 규모와 방송 횟수를 확대해 또 한 번의 신화를 만들 계획이다.
케이블TV의 선정성 경쟁을 주도한다는 비판을 받던 tvN은 지난 7월 ‘가족 오락채널’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확 달라진 tvN은 장수 프로그램인 〈막돼먹은 영애씨〉와 〈택시〉가 건재한 가운데 다큐드라마 〈세남자〉, 신상 코미디쇼 〈재밌는TV 롤러코스터〉 등을 선보였고 이 가운데 〈롤러코스터〉가 ‘대박’을 터뜨렸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공감 가도록 그려낸 ‘남녀탐구생활’은 시청률 4%를 넘으며 케이블TV 최고 인기프로그램임을 입증했다. 특히 솔직담백한 연기로 주목받은 정가은은 물론, 성우 서혜정씨까지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처럼 케이블TV의 달라진 위상은 최근 지상파 방송인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 〈슈퍼스타K〉와 ‘남녀탐구생활’을 패러디한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셋. 논란, 논란, 논란… 김제동부터 ‘루저의 난’까지
올해만큼 예능이란 장르가 사회적인 관심을 받은 해도 드물 것이다. ‘루저’ 논란처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경우뿐만 아니라, 방송인 김제동씨의 KBS 프로그램 하차 과정이 정치권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은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 ▲ '스타골든벨'에서 하차한 김제동 ⓒKBS | ||
KBS 〈미녀들의 수다〉의 일명 ‘루저 논란’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는 한 여대생의 발언은 즉각 인터넷 상에서 ‘열폭’을 불러일으켰고 외모지상주의, 성차별과 역차별, 인터넷 윤리 등 다양한 논란을 파생시켰다.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발언을 자체적으로 걸러내지 못한 제작진의 무감각함이 사태를 키웠고, 한 여대생을 향한 인터넷 여론의 마녀사냥은 우리 사회의 병폐들을 한꺼번에 드러냈다. 결국 〈미수다〉 제작진은 모두 교체됐고, 최근 심의위로부터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SBS 〈스타킹〉은 제작진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른 경우. 〈스타킹〉은 지난 7월 일본 tbs에서 방송된 ‘5분 출근법’을 표절한 ‘3분 출근법’을 방송했다. 방송 직후 표절 의혹이 일었으나 제작진은 거짓 해명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결국 사실이 드러났고, SBS는 제작진을 징계하고 교체해야만 했다.
예능이 정치권의 때 아닌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KBS는 지난 가을 개편에 앞서 〈스타골든벨〉의 터줏대감이던 MC 김제동을 전격 교체했다. 납득할만한 이유도 없었고, 시점도 애매했다. 김제동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 사회를 보는 등 사회 참여적인 행보를 보여 왔던 점에 근거, ‘정치적 외압’에 의한 ‘퇴출’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다. 이병순 전 KBS 사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외압에 의한 교체가 아니라고 강조했으나,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또 일부 국회의원들은 ‘막말’과 ‘막장방송’에 대해 경고를 던지며, 특정 연예인의 퇴출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 속에 KBS는 ‘삼진아웃제’를 도입, 상습적으로 막말 및 비속어를 사용하는 출연자를 프로그램에서 ‘퇴출’시키는 제도를 만들기도 했다.
넷. 시트콤의 진화, 거장의 존재감
유행은 돌고 돈다. 이는 방송 또한 마찬가지다.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침체일로를 걷던 시트콤이 올해 다시 부활했다. 혹자는 시트콤의 부활이 아닌, ‘김병욱 시트콤’의 성공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재 30%를 바라보는 시청률로 인기몰이 중인 MBC 〈지붕 뚫고 하이킥〉 이전에 〈태희혜교지현이〉 또한 제법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태희혜교지현이〉는 10% 초반대의 시청률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전작들이 헤어 나오지 못한 부진의 늪에서 시트콤을 구출해내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 〈지붕 뚫고 하이킥〉이다. 〈지붕 뚫고 하이킥〉은 방송 이전 흡사한 제목과 이순재의 출연, 거의 그대로인 제작진 때문에 〈거침없이 하이킥〉 ‘시즌2’로 불렸으나, 막상 방송이 나간 이후 〈거침없이 하이킥〉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청률 또한 최근 계속 해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지붕 뚫고 하이킥〉은 말하자면,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시트콤이다. 사건을 과장되게보여주기보다 소심하고 평범한 이들의 일상 속에서 웃음을 길어 올리되, 그 바탕에 사회 이슈는 물론 계급의 문제까지 끌어들이며 어떤 리얼리티 드라마보다도 잔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하는, 그러면서도 웃음의 기본을 잃지 않는 작품. 김병욱 PD를 왜 ‘시트콤의 거장’이라고 부르는지 증명해주는 수작이다.
| ▲ '국민할매' 김태원(왼쪽)과 '빵꾸똥꾸'의 주인공 진지희 ⓒKBS, MBC | ||
| ‘국민할매’부터 ‘빵꾸똥꾸’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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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도 예능프로그램은 많은 캐릭터와 스타를 배출해냈다. 특히 캐릭터들 간의 상호작용과 화학작용을 큰 축으로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는 캐릭터 탄생의 산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쩌리짱’ 등 기존의 캐릭터를 끊임없이 변주해내며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무한도전〉을 비롯해 ‘허당승기’ ‘앞잡이 이수근’ 등의 캐릭터를 배출해낸 ‘1박2일’, 그리고 이하늘에게 ‘늙은사자’라는 별명을 안겨준 〈천하무적 야구단〉까지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 중 하나는 바로 ‘국민할매’ 김태원이다. 록밴드 ‘부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로서 과묵한 모습을 보여주던 김태원은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출연을 계기로 ‘예능 늦둥이’로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남자의 자격’은 김태원을 ‘부활의 리더’가 아닌 ‘국민할매’로서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토록 한 작품. 이 같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김태원은 최근 한 CF에 출연해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올 한해도 남성들의 파워가 두드러진 가운데, 빛을 발한 여성 캐릭터들도 있었다. 〈개그콘서트〉 ‘분장실의 강선생님’의 강선생과 안영미 선배가 코미디에서 눈에 띈 경우라면, 〈우리 결혼했어요〉의 황정음과 〈롤러코스터〉의 정가은은 리얼 버라이어티가 발굴한 스타. 황정음은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준 솔직한 모습을 바탕으로 〈지붕 뚫고 하이킥〉에 캐스팅될 수 있었고, 정가은도 케이블TV라는 무대를 벗어나 〈일요일 일요일 밤에〉 ‘우리 아버지’ MC를 맡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게 됐다. 하지만 이들 모두를 이기고도 남을, 올 한해 예능계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은 다름 아닌 이승기였다. 이승기는 본업인 가수 활동을 비롯해 드라마와 예능에서 두루 인기를 얻으며 ‘시청률 100%의 사나이’로 불리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얼마 전부터는 ‘1인자’ 강호동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SBS 〈강심장〉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를 가장 빛낸 유행어는 무엇일까. 〈개그콘서트〉만 해도 ‘니들이 고생이 많다’ ‘영광인 줄 알아 이것들아’ ‘참 쉽죠~잉’까지 다양한 유행어를 배출해냈지만, 가장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유행어는 ‘빵꾸똥꾸’가 아닐까. 〈지붕 뚫고 하이킥〉의 해리(진지희)가 시도 때도 없이 외쳐대는 ‘빵꾸똥꾸’는 따라할 때마다 묘한 쾌감을 안겨주는 마법의 언어다. 우리도 올 한해 ‘빵꾸똥꾸’ 같던 일들은 모두 잊고 ‘엣지 있는’ 2010년을 준비하면 어떨까. |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기획특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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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도 드라마는 볼거리 많아진다
[2009년 방송계, 어떤 프로그램이 뜰까]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경제위기 한파와 ‘방송장악’ 논란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현재 방송계의 현실이다. KBS는 예정된 대형 다큐멘터리를 취소하고, MBC는 PD특파원 제도가 사실상 폐지하는 등 일선 제작진은 한파를 본격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그래도 드라마만큼은 사정이 다르다. 피겨 스케이팅, 야구, 골프 등과 같은 스포츠 드라마에서부터 여왕을 중심으로 한 사극들까지 대형 드라마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2009년 방송계, 드라마·예능·다큐·시사교양 등을 분야별로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하나. ‘피겨’ ‘야구’ ‘골프’ ‘패션’…스포츠·전문직 드라마 뜬다!
내년에는 다양한 소재로 무장한 색깔 있는 드라마들이 쏟아진다. 먼저 ‘피겨요정’ 김연아의 열풍은 안방극장에서도 계속된다. MBC 〈태릉선수촌〉,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이윤정 PD가 메가폰을 잡는 〈트리플〉은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광고회사에 다니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작사 올리브 나인에서도 MBC 〈늑대〉 김경세 작가를 영입, 19세 피겨 스케이트 선수들의 성장기 〈질 수 없다〉를 선보일 계획이다.
원작 만화의 인기는 새해에도 계속된다. 〈타짜〉, 〈식객〉의 허영만에 이어,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 〈버디〉가 드라마로 제작된다. 윤태영 주연의 〈2009 외인구단〉이 내년 상반기 MBC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또 KBS는 드라마 사상 최고액인 200~300억 원을 투입한 골프드라마 〈버디〉를 선보인다.
‘패션’도 화두다. 권상우 주연의 MBC 〈신데렐라맨〉은 옷에 살고 옷에 죽는 동대문 시장 사람들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담는다. SBS도 올 상반기 서점가를 강타한 베스트셀러 〈스타일〉을 드라마로 만든다. 패션잡지 8년차 여기자를 내세워 여성의 일과 사랑 이야기를 담는다.
단막극 부활도 관심거리다. KBS는 내년 봄 개편부터 단막극을 부활시키기로 결정했다. 〈드라마시티〉가 지난 3월 막을 내린지 1년 만이다. KBS는 드라마국에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고 새로운 개념의 단막극을 선보이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MBC도 평PD를 중심으로 단막극 부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둘. 리얼 버라이어티 지고, 시트콤 뜰까?
올해 예능의 화두는 ‘리얼리티’였다.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KBS 〈해피선데이〉 ‘1박2일’, SBS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 등 집단MC 체제에서 선보인 프로그램들이 나란히 인기를 얻었다. 또한 KBS 〈해피투게더〉, MBC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 ‘라디오스타’ 등 버라이어티 토크쇼도 다채로운 형식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반면 시트콤은 침체기였다. 지난해 〈거침없이 하이킥〉의 돌풍이후 MBC는 〈김치치즈 스마일〉, 〈크크섬의 비밀〉, 〈그분이 오셨다〉 등을 연달아 내놨다. 하지만 엄기영 MBC 사장도 창사 기념사에서 “시트콤의 경쟁력 회복이 급선무”라고 할 만큼 ‘새로운 소재’가 없는 가족 시트콤, 독특한 캐릭터 부재에 시달리며 한계를 노출했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MBC <김치치즈 스마일>, <크크섬의 비밀>, SBS <달려라 고등어>, KBS <못 말리는 결혼>
KBS는 지난 5월에 종영한 〈못 말리는 결혼〉을 마지막으로, SBS는 〈달려라 고등어〉를 2007년 6월 끝낸 후 시트콤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 내년에는 ‘저비용-고효율’을 담보하는 시트콤이 부활할 수 있을까.
‘아나테이너’들도 사라졌다. KBS ‘연예대상’에서 유일하게 이지애 아나운서가 신인상을 받은 것을 제외하곤, 스타 아나운서들이 전멸에 가까운 성적을 올린 것. 프리랜서를 선언한 강수정도 맡은 프로그램이 대부분 폐지됐고, 김성주도 주목도가 떨어진다. 최송현은 연기자로 변신 중이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방송사마다 아나운서들의 활용이 많아질 것으로 보여, 끼 있는 아나운서가 등장할 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셋. 해외촬영 취소? 드라마는 예외!
금융위기에 따른 환율폭등으로 각 방송사들이 해외취재 및 특파원 부문부터 줄이고 있다. KBS는 ‘인사이트 아시아’ 기획으로 〈차마고도〉(2007), 〈누들로드〉(2008)에 이은 〈불교〉편의 해외촬영을 일정부분 마쳤다. 그러나 높은 제작비를 이유로 제작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MBC도 경비 절감 등을 이유로 현재 미국과 중국에 있는 PD 특파원 두 명을 모두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KBS ‘인사이트 아시아’ 기획은 해외 수출에 활로를 개척하고 있는 성장기에 ‘제동’이 걸려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만큼은 예외다. 내년 1월부터 KBS 2TV에서 방송되는 월화 미니시리즈 〈꽃보다 남자〉는 남태평양의 뉴칼레도니아섬, 마카오 등에서 해외촬영을 진행 했다. MBC 〈종합병원〉 후속으로 2월 선보이는 〈돌아온 일지매〉도 대만과 일본에서 해외로케를 마쳤다.
지난 1일 첫 방송한 SBS 와인드라마 〈떼루아〉도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 보르도에서, SBS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은 약 한 달간 일본에서 촬영을 마쳤다. 이밖에 〈올인〉 이후 이병헌의 안방 복귀작으로 선택된 〈아이리스〉는 미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해외로케를 예정하고 있다. 또 소지섭 주연의 〈카인과 아벨〉은 중국 고비사막과 상하이 등지에서 촬영이 한창이다.
드라마 시장의 위기 속에서도 이렇게 해외 촬영은 전혀 줄지 않았다. 그러나 투자한 만큼의 시청률이나 수익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그 비판여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넷. 뉴스·시사,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올 한해 시사 프로그램은 가시밭길이었다. 그러나 내년에는 더 혹독한 한파가 몰아닥칠 지도 모른다.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로 촛불이 타오르고 난 뒤, 국가는 검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전방위적 압박을 행사했다. EBS 〈지식채널e〉, YTN 〈돌발영상〉 등은 제작진이 교체되거나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정권 비판에 소극적인 KBS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도 논란거리다. KBS 국감에서조차 폐지 여부로 거리로 떠올랐던 KBS 〈시사투나잇〉은 결국 폐지됐다. 이를 대신해 생긴 〈시사 360〉은 ‘미네르바’ 논란 이후에도 소극적·기계적 균형 보도라는 지적을 시청자들로부터 받고 있다. 예전의 인기를 좀처럼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듯 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총파업에 들어갔지만, 이를 다루는데 있어서도 방송사마다 온도차이가 드러난다. MBC와 YTN이 소식을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반면, KBS와 SBS는 이를 단신처리 하는데 급급하다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SBS는 〈8뉴스〉에서 “이번 파업이 불법인 만큼 가담자는 사규에 따라 조치될 것”이라며 노조에 경고해 이 같은 우려를 더했다.
때문에 내년 방송사에서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언론계 총파업 이후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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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버라이어티 강세, 공개 코미디 다시 뜨고!
[2008 방송을 돌아본다/ 예능] 줌마테이너와 예능 늦둥이의 발견!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올해도 리얼 버라이어티 인기는 계속됐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리얼리티’라는 형식은 이제 선택이 아닌 당연히 해야 할 포맷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지상파 방송사뿐만 아니라 케이블 TV까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분모다. 또한 예능 늦둥이와 줌마스타의 등장은 예능 프로그램의 또 다른 발견이었다. 하지만 경제 위기 속에 제작비 감축은 예능에도 불어 닥쳤고, 몇몇 연예인들은 ‘아웃’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2008년 한 해 예능분야를 되짚어 본다. 〈편집자주〉
이야기 하나. 리얼 버라이어티는 올해도 쭉~
2008년 예능의 화두는 단연 ‘리얼리티’였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맏형 격인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KBS 〈해피선데이〉 ‘1박2일’, SBS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 등으로 분화되며 방송3사가 나란히 주말 저녁 리얼 버라이어티 체제로 접어들만큼 대세를 형성했다.
이 세 프로그램은 최근 모두 시청률 20% 전후를 기록,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3위를 석권하며 리얼 버라이어티의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무한도전〉은 올해에도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 ‘28년 후, 좀비’ ‘지못미’ ‘전국체전 에어로빅 출전’ ‘You & Me 콘서트’ ‘달력 제작’ 등 매회 특집을 선보이며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단연 선두를 달렸다.
▲ MBC <무한도전> ⓒMBC
가상 결혼이라는 리얼리티를 부여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우리 결혼했어요’ 역시 숱한 화제를 뿌리며 수많은 커플을 양산했다. 이 같은 동거 포맷을 가진 프로그램은 시즌 5까지 방송된 YTN star 〈나는 펫〉을 비롯해 부부 교환 프로그램 tvN 〈아내가 결혼했다〉, 럭셔리녀의 동거 프로그램 올리브 TV 〈악녀일기〉, MBC every1 〈가족이 필요해〉 등 연애, 결혼, 가족을 주제로 계속 생겨났다.
올해 〈일요일이 좋다〉 ‘체인지!’, ‘사돈 처음 뵙겠습니다’, 〈라인업〉, 〈대결 8대1〉 등이 줄줄이 폐지되며 평일과 주말 버라이어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SBS는 지난 4월, 박정훈 예능국장 취임 이후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갔다. 이후 〈패밀리가 떴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 〈야심만만 예능선수촌〉, 〈김정은의 초콜릿〉 등을 신설하거나 전략적으로 편성하며 프로그램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이이기 둘. 경제위기의 칼바람, 예능에도…
한류 최고 콘텐츠였던 드라마가 2008년에 추락한 대신 ‘저비용 고효율’을 강조한 예능프로그램은 각 방송사의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투자 대비 ‘대박’을 기대하기 힘든 드라마 보다는 일정부분 시청률을 기대할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각 방송사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
‘아나테이너’로 불리며 활약하던 아나운서들의 입지는 예년에 비해 올해는 현저하게 줄었다. 이들 아나운서들이 출연한 MBC 〈지피지기〉, SBS 〈일요일이 좋다〉 ‘기적의 승부사’, KBS 2TV 〈해피선데이〉 ‘하이파이브’ 코너가 각각 시청률 부진으로 폐지된 것. 하반기 경제위기로 예능프로그램들이 개편을 단행하면서 KBS 2TV 〈연예가중계〉 MC 김제동씨가 하차하고 한석준 아나운서가 기용된 것 그리고 〈비타민〉의 경우 강병규 대신 전현무 아나운서로 발탁된 것이 눈에 띄는 정도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진행하던 가수 윤도현씨가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난 것도 올 한해 예능분야를 뜨겁게 만든 사안이다. KBS 2TV 〈비타민〉 MC 강병규가 베이징올림픽 연예인 응원단 국고 낭비 논란에 이어 인터넷 도박혐의로 검찰 소환까지 이어지면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것 역시 핫이슈였다.
이야기 셋. 아줌마와 예능 늦둥이, TV를 접수하다
예능 늦둥이 ‘윤종신’과 줌마테이너 ‘박미선’의 활약이 눈부셨던 한 해였다. 2008년에도 유재석과 강호동이 여전히 최고의 MC로 건재함을 과시한 가운데, 박미선과 윤종신은 올해 누구보다 활발한 활약을 하며 예능계의 늦둥이로 재탄생했다. 또 미스코리아 출신 한성주나 개그우먼 이경실, 김지선도 MBC 〈일밤〉 ‘세바퀴’ 등의 프로그램에서 부부 생활의 솔직한 입담을 자랑하며 ‘줌마테이너’로 손 꼽혔다.
▲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MBC
또한 올해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를 통해 5년 만에 연예계에 복귀한 김국진 역시 늦둥이로 활약하며 ‘이혼’에 상처받은 캐릭터 등으로 자신에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걷어냈다. 악동 캐릭터인 가수 이하늘도 〈명랑히어로〉, 〈놀러와〉에서 랩퍼다운 솔직한 모습과 귀여운 이미지를 발산하며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SBS 〈패밀리가 떴다〉는 탤런트 이천희와 영화배우 김수로, 이효리와 박예진의 재발견을 통해 급성장했다. 〈패밀리가 떴다〉는 ‘엉성천희’ ‘계모수로’ ‘달콤살벌 예진아씨’ ‘깐죽종신’ 등의 캐릭터를 만들어 냈고, KBS 〈해피선데이〉 ‘1박2일’도 김C, 은지원 등을 스타로 키워냈다. MBC 〈일밤〉 ‘우리 결혼했어요’ 는 신애와 알렉스, 크라운J, 서인영, 황보, 김현중, 앤디, 솔비 등 가상 신혼부부로 등장한 출연진들이 새롭게 조명을 받기도 했다.
이야기 넷. 공개코미디, ‘개콘’ ↑ ‘웃찾사’ ‘개그야’ ↓
“난 했을 ~뿐이고”(안상태 기자) “쭌~나” “쌈 싸먹어”(준교수) “밥묵자” “뭐라쳐 씨부리쌌노?” (대화가 필요해) “누구?”(왕비호) “20년째 ~만 연구해 오신…” (달인) “스타가 되고 싶으면 연락해” (연예기획사 한민관 대표)
▲ KBS <개그콘서트> ⓒKBS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만큼 숱한 유행어를 낳은 KBS 2TV 〈개그콘서트〉는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올해 최고의 유행어로 떠오른 “뿐이고”의 안상태를 비롯해 독설 캐릭터로 안티팬을 모은 윤형빈, 달인 김병만, 마교수 박성광, 여성학자 박지선, ‘박대박’의 박영진 등이 각각의 매력을 뽐냈다. 또한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를 연기한 황현희는 실제로 〈소비자고발〉 ‘똑똑한 소비자’ 코너 진행자로 발탁되기도 했다.
일요일 오후 10시에서 9시로 옮긴 KBS 〈개그콘서트〉는 지난 21일 시청률 22.5%(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MBC 〈개그야〉는 박준형, 정종철, 오지현을 영입하며 시청률 반전을 노렸지만 콘텐츠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SBS 〈웃찾사〉역시 이화여대 비하논란과 성추행 논란이 매주 계속되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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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형식에 출연료 비중 높아 제작비도 부담
이효리는 ‘노메이크업’으로 브라운관에 등장했다. 자다 일어나 퉁퉁 부은 눈도 가리지 않았다.(SBS ‘패밀리가 떴다’) 행여 스캔들이 날까 조심하던 연예인들이 가상 결혼을 했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알콩달콩한 신혼일기를 지켜본다.(MBC ‘우리 결혼했어요’)
‘리얼’ 버라이어티의 인기가 계속 되고 있다. 특히 MBC 〈무한도전〉의 인기로 시작된 집단 MC 체제의 리얼 버라이어티가 유행이다. KBS, MBC, SBS 3사 모두 각각 ‘1박 2일’, ‘무한도전’, ‘패밀리가 떴다’로 집단 MC 체제의 리얼 버라이어티를 정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리얼 버라이어티 인기에 힘입어 최근엔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한 여러 프로그램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SBS 〈절친노트〉, 〈좋아서〉, MBC 〈오늘밤만 재워줘〉, 〈내 딸의 남자〉 등 다수다.
| ▲ KBS 〈해피선데이〉 ‘1박 2일’ ⓒKBS | ||
물론 과거에도 그 시대를 대표하고, 유행하던 버라이어티의 흐름은 존재했다. 〈느낌표!〉, 〈일밤〉 ‘러브하우스’, ‘신장개업’ 등 공익성을 띤 버라이어티가 각광받던 때가 있었는가 하면, 〈강호동의 천생연분〉 류의 짝짓기 프로그램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때도 있었다. 시청자들의 호응도에 따라 한쪽으로 쏠리게 되는 것은 어쩌면 버라이어티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한정된 연예인으로 현재의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특히 비슷비슷한 종류의 프로그램들이 계속 파생되면서 쉽게 식상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문원 대중문화 평론가는 “드라마 폐지 이후 버라이어티 쪽으로 힘이 실리면서 거의 모든 시간대에 버라이어티가 편성되다 보니 갈수록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콘셉트가 약해지고 있다”며 “콘셉트·아이디어가 아니라 MC·패널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가게 되면 결국 대중은 식상함을 느끼고 시청층이 와해될 것”이라는 쓴 소리를 던졌다.
〈일밤〉 강제상 작가 역시 “지금은 리얼 버라이어티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풀어가는 ‘형식’이 비슷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는 대부분 연예인들이 집단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무언가에 도전하는 형식이다.
| ▲ SBS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 이효리 ⓒSBS | ||
그렇다고 이미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진, 인기를 얻고 있는 리얼한 방송의 매력을 버리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정해진 대본 없이, 꾸미지 않은, 솔직한 방송이라는 ‘리얼리티’를 전제로 하되 보다 다양한 형식의 포맷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정아 MBC 예능 PD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검증된 명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쉽게 질릴 수 있기 때문에 한 장르로 적나라하게 가는 것이 아니라 토크쇼 등 다른 장르와 결합한 리얼 버라이어티의 ‘변종’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승보 SBS 예능 PD 역시 “리얼 버라이어티가 킬러 콘텐츠인 것만은 확실하다”며 “당분간 리얼 버라이어티의 변종이 더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 PD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며 “정제되지 않은 포맷은 쉽게 식상해질 수 있다. 시청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선을 넘었을 경우 사회적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어 이런 것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얼 + ( )’ 는 무엇이 될까. 괄호를 채워 넣는 것, 지금 버라이어티에 안겨진 숙제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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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는 바로 '무한도전'이다 같은 포맷에 게스트만 바뀌는 스튜디오 버라이어티에서 같은 출연자를 매주 다른 포맷과 아이템에 던져놓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 〈무한도전〉을 창조했고, 〈무한도전〉으로 ‘회사원’이 아닌 ‘셀러브리티’가 됐으며, 다시 〈무한도전〉 때문에 뜨겁게 고민하고 있는 김태호 PD. 그의 고민은 곧 현재 예능 프로그램들이 놓여 있는 지점을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100회를 맞은 지금, “앞으로 많은 욕과 비판과 싸워야 하고, 몇 번의 경사를 겪어내야” 또 다른 100회를 맞을 수 있다는 김태호 PD는 “하하가 올 때까진 어떻게든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매년 이맘때면 비집고 나오는, 떠나고 싶은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위기설’을 퍼뜨리는 언론에 대한 강한 불만도. 여전히 일주일에 이틀만 집에 들어가고, 이런 생활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고향에 계신 어머니께 “집에 있다”고 둘러댄다는 김태호 PD와 나눈 이야기들이다. |
1. 〈무한도전〉에 관하여-“‘리얼 버라이어티’를 만들었으면, 틀을 깨는 것도 우리 역할이다”
-〈무한도전〉으로 2년 반이 훨씬 지났다. 돌아보면 어떤가.
(골똘히 생각하며)되게 짧았다. 한주 한주는 되게 길었지만. 어쩔 때는 내 생활이, 내가 없는 거 같아서 속상할 때도 있었는데, 앞으로도 바뀔 거라고 생각 안 한다. 원래는 6개월 정도 쉬면서 미국으로 프로그램 연수를 갈까 했다. 미국은 과연 어떤 시스템에서 일을 할까. 가서 좋은 게 있으면 돈을 주고서라도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예능은 포맷이 하나 나오면 다 같이 가고 또 같이 망하고, 그러지 않나. 이런 걸 반복하는 게 너무 싫었다. 지금 만약 〈무한도전〉 때문에 ‘리얼 버라이어티’가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이런 틀을 깨는 것도 우리의 역할인 것 같다. 그런 방법들을 찾아보고 싶어서 미국에서 무보수로라도 일하려고 원서도 내고 그랬다. 여름쯤 도전해봐야지 했었는데, 지금 상황으로선 안 될 거 같다.
-3주 연속 방송된 ‘인도편’으로 시청률이 많이 떨어졌는데.
‘인도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아예 편집을 외주에 맡겼다. 시스템을 한번 바꿔볼까 싶어서. 그런데 호흡이 다르더라. 우리가 감수를 했는데 손으로 직접 대는 게 아니니까 느낌이 다르더라.
![]() |
||
| ▲ <무한도전> 김태호 PD | ||
항상 골치 아픈 게 그 주 방송만 채우고 싶은데, 매주 포맷이 같은 게 아니니까 많게는 8개에서 적게는 4개까지 동시에 준비를 하곤 한다. 그러다가 지금 3년째다 보니 지치는 기간이 보인다. 힘들고 그런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바이오리듬이 처지는 때가 9~10월, 3~4월 딱 그때다. 이때는 욕심 부리지 않고 소프트하게 가려고 한다. 그런데 기사들이 막 나오니까, 오기가 생겨서 한꺼번에 우르르 확 하기도 한다.
-〈무한도전〉이 위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기사를 보니까 곧 있으면 부고 기사가 나겠더라. 우리가 내부적으로 느끼는 게 아닌데, 오히려 외부에서 압력을 준다. 우리가 왜 꼭 예능 1등을 해야 하고, 시청률 30%를 깨야 하나. 오히려 우리는 그런 부담 없이 일했는데, 밖에서 그걸 강요하고 반성해라 그런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토요일에 20% 넘은 것도 대단한 거 아닌가.
가끔 속상할 때도 있다. 위기라는 기사가 나면 그게 하나의 팩트(fact)가 돼버린다. 그리고 그 팩트에서 또 다른 사실을 낳고 또 다른 생각을 낳는다. 〈무한도전〉이란 이름을 가지고 과소비가 되는 거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이미지랑 전혀 딴판인 이미지를 만들어 놓는다. 요즘 정말 심각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결국 프로그램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기대가 충족되지 않아서일까.
기대치는 각각 다르다. 마이너리티 느낌이 없다고들 하시는데, 우리가 마이너리티만 가기에 저희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너무 많으니까, 이 분들에게만 손을 흔들어 줄 순 없는 거다. 이쪽도 흔들어주고 저쪽도 흔들어주고, 신경 쓴다고 쓰는데, 이쪽에선 이쪽대로 아쉬워하는 거 같다.
우리가 3년이나 했는데, 잘하면 과연 관심 속에 끝날지, 지금처럼 폭발적이진 않더라도 〈전원일기〉처럼 장수하면서 길게 갈지. 정말 올해가 중요한 때인 것 같다. 끝까지 꾸준히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멤버들이 지금 40대를 바라보는 나이인데, 체력적인 한계가 올 수 있고 실생활 문제나 결혼 문제에 부딪힐 수 있는데, 이런 걸 잘 넘겨야 그 다음도 잘 넘을 거 같다. 지금 흔들리면 안 된다.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는 〈무한도전〉이다.
2. 〈무한도전〉과 김태호 PD에 관하여-“나 때문에 〈무한도전〉이 흔들릴까 걱정이다”
-한 프로그램을 한 PD가 쭉 하는 경우는 드물다. 〈무한도전〉은 다른데. MBC 내부에서 김태호 PD가 아니면 안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건가.
그건 아닐 거 같다. 오히려 그게 더 닫힌 생각인 거 같다. 처음엔 이런 생각을 했다. 멤버들이 경력도 있고 하니까 〈베스트극장〉처럼 해야지, 생각했다. 1년씩 PD들이 돌아가면서 하는 거다. 원래는 파일럿 형태로 생각하고 진행해 왔는데, 지금 나와 프로그램의 연결고리가 너무 단단한 것처럼 생각을 한다. 나는 지금도 누가 후배가 와서 또 다르게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제일 많이 고민하는 거는, 내 바이오리듬과 프로그램의 바이오리듬하고 따라간다는 거다. 어쩔 땐 겁이 난다. 이러다 내가 슬럼프에 빠지거나 개인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흔들리면 같이 흔들리는 느낌이 나니까 무섭더라. 그래서 멤버들에게도 내가 오히려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주는 상황이 생기지 않겠냐고 얘기한다. 그런 게 솔직히 겁나고, 스트레스가 된다.
-〈무한도전〉을 떠날 수도 있다는 뜻인가.
일단은 하하가 돌아올 때까지 하고 싶은데, 그때까지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내가 할지, 〈일요일 일요일 밤에〉처럼 이름만 남고 다른 구성이 될지 모르겠다. 정체된 느낌이 싫다. 지금 하하가 빠진 상황에서 우리는 무척 흥분돼 있는데, 하하가 빠져서 좋다는 게 아니라, 뭔가 또 다른 변화를 줄 수 있을 거 같아서다. 그렇다고 서두르진 않을 거다. 누가 들어올 수도 있고 이렇게 갈 수도 있는 거고, PD가 바뀔 수도 있는 거고, 형식이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우린 정해놓고 하는 게 아니라 흐름을 본다. 그래서 요즘 재미있다.
100회 특집 촬영할 때 미국에서 기자와 PD들이 왔는데, 그들이 ‘너희는 6개월 방송하고 6개월은 재방송하냐’고 묻더라. 그래서 ‘매주 방송한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더라. 어떻게 그렇게 하냐며. ‘대한민국 모든 PD들이 그런다’고 얘기하면서 시청률도 얘기하니까 ‘미국의 슈퍼볼 시청률이 매주 나오는데, 넌 돈 되게 많이 벌겠다’고 했다. 작년에 미국에서 누가 왔을 때도 ‘넌 대문에서 현관까지 차타고 다니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말했다. “월급쟁인데요.”
-억울하진 않나? 〈무한도전〉이 MBC의 효자 프로그램 아닌가.
아직 어린데 뭐. 예전에 점을 봤는데 돈이 안 모이고 새나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돈 욕심은 크게 없다.
-MBC뿐 아니라 케이블에서도 엄청나게 재방송돼서 수익이 꽤 됐을 거다.

▲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사진에서 맨 오른쪽) ⓒMBC
지금은 많이 줄였다. 2년 동안 항의를 해서 지금 재방송은 30회인가 40회 밖에 안 할 거다. 그게 시청률에 힘 받을 때는 좋긴 하지만, 멤버들을 소모시키고 생명력을 짧게 하는 거지 않나. 당장 수익에 눈이 멀어서. 소모되는 게 싫어서 오히려 내가 적극적으로 막았다.
-자체 제작한 ‘무한도전 달력’도 엄청난 인기였는데.
항상 기회가 되면 많이 돌려 드리려고 한다. 올해도 돌려드릴 것들을 찾고 있다. 멤버들도 〈무한도전〉을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경제적인 이익도 많이 봤으니까, 그런 것들을 돌려드리려는 거다.
3. 김태호에 관하여-“나는 회사원이지 셀러브리티가 아니다”
-2년 반을 쉬지 않고 달려왔으니 많이 지쳤겠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우울증이 있었다. 난 도대체 뭘까. 어떻게 보면 내가 내 등에 짐을 지워놨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야 항상 있다. 도전하는 재미를 보면 어떨까. 사진, 디자인에 대한 생각도 해봤고, 별 생각 다해봤다. 서른 살 됐을 때도 크게 고민했는데, 미국 디자인 회사에 원서를 내기도 했다.
어찌 보면 방송이 적성이 아닌 것도 같다. 방송이 프로그램만 생각하면 되는 게 아니라 관계를 따져야 하는데, 그런 게 스트레스다. 난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들고 싶은건데, 관계에 대해 누가 간섭을 하거나 하면 그게 너무 힘들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난 한계가 여기구나, 이 직업은 내 적성에 안 맞아, 이런 생각도 든다.
막 ‘무한도전 김태호 PD’ 이렇게 기사 나오는 것도 불만이다. 나는 회사원이지 셀러브리티나 연예인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어쩔 땐 매주 방송에 제가 비친다고, 출연 욕심이 있냐고 하는데, 녹화할 때는 나도 너무 재미있으니까 점점 다가가게 되는 거다. 그러면 카메라 감독님이 ‘뒤로 빠져’ 이러시고. 중간에 멤버들에게 이런 말을 치면 어떨까 하고 던지면 멤버들도 바로 맞받아쳐서 얘길 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엔 내 말을 딱 빼면 매끄럽지가 않다. 내가 꼭 한 회에 한 번씩 출연하고 싶은 것처럼 생각하시지만, 그건 절대 아니다. 또 가끔 극장에 가면 알아보시기도 하는데 그 역시 불편하다.
-내성적인 성격인가.
원래 안 그랬는데 군대 가서 좀 변했다. 군대 가서 하도 많이 맞고,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 사람 많은데 있으면 멀미도 하고 그런다. 정적인 캐릭터로 좀 바뀐 편이다.
어제 친구가 그런 질문을 하더라. ‘너는 프로그램이 재미있어서 하니, 다른 사람들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하니?’ 그 말을 듣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느끼는 재미는 똑같은데, 그것에 대한 부담이 늘었고, 또 내가 뿌리치고 안 한다고 했을 때 당한 사람들의 느낌은 어떨까란 생각을 만만치 않게 하고 있더라.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갈등이 있다.
-취미생활을 할 시간은 있나.
요즘 제일 고민이 많은 게 나에 대한 시간이 너무 없다는 거다. 그래도 다행히 후배가 한명 더 늘고 해서, 토요일 새벽에 테이프를 넘기면 자막은 내가 안 하고 감수만 한다. 그래서 토요일과 일요일에 시간이 생겨서 DJ 하는 걸 배우려고 한다. 사진도 좀 해보고 싶다. 작년엔 첼로나 피아노를 하고 싶었고. 아직 어린데 정체돼 있으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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