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리터러시'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08/05/13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⑪ 어린이 청소년의 우상인 스타와 TV 시청
  2. 2008/05/06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⑩ 광우병, 어린이와 청소년 어떻게 받아들이나? (1)
  3. 2008/05/02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⑨ ‘대구 성폭행 사태’ 미디어 교육 부재가 빚은 비극
  4. 2008/04/29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⑧ 어린이의 오락 프로그램 출연 적절한가?
  5. 2008/04/23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⑥ 미디어교육의 일차적인 책임은 방송사에 있다
  6. 2008/04/2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⑤ TV의 특성을 알면 미디어교육이 쉬워진다
  7. 2008/04/2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④ 아동 유괴·살해 사건과 미디어 교육
  8. 2008/04/2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③ 미디어 교육 어떻게 할까?
  9. 2008/04/2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② 방송사가 프로그램 등급제를 지켜야 하는 이유
  10. 2008/04/2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① 미디어교육,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2008/05/13 13:56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⑪ 어린이 청소년의 우상인 스타와 TV 시청

한류 바람이 거세지면서 한류 스타를 향한 일본, 동남아 팬들의 열렬한 모습은 이제 흔한 일상이 되었다. 스타를 향한 뜨거운 애정은 국적이나, 나이가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는다. 외국에서 국내로 원정 오는 한류 팬들의 열정은 우리 오빠부대의 그것보다 더 뜨겁다고나 할까? 국내외 오빠부대는 지구촌이 문화적 공동체임을 확인하는 현상이다.

국내 오빠부대들은 요즘 외국 오빠 부대보다 미디어의 조명을 덜 받는다. 하지만 그 기세는 여전하다. 그들은 지금도 TV, 인터넷 등의 미디어를 매개로 관련정보를 교환하면서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목표를 향해 행동한다. 오빠 부대에 소속된 10대들은 숭배의 대상인 스타를 먼발치에서라도 보기 위해 TV 방송국, 공연장, 스타들의 숙소, 심지어는 미용실까지도 따라 다닌다. 스타들의 집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도 흔하다. 이런 10대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학교 공부는 뒷전이다. 스타들에 대한 열정이 너무 강렬해서 공부에 전념하기 어렵다. 오빠부대에 속한 자녀를 둔 부모는 속이 타들어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막무가내로 혼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이럴 경우 어떻게 할까?

부모들은 우선 스타 연예인을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 자녀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아동들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그것은 중요하다. 부모들이 자녀가 인기 가수, 유명 운동선수 등에게 흠뻑 빠져 있는 데도 공부를 열심히 해라, 또는 역사책에 나오는 훌륭한 위인들을 본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윽박질러서는 효과가 별로 없다. 아이들은 자기 세계를 어른들이 몰라준다면서 반항하거나 부모의 눈을 속이고 탈선하는 쪽으로 갈 우려가 있다.

부모는 자녀들과 대화하면서 자녀들이 열광하는 스타나 TV 등장인물에 대해 어떤 심리상태를 지니는지를 살펴본다. 부모는 자녀가 어떤 이유로 인기연예인을 좋아하는지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 자녀가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 직설적으로 묻기보다 일반적인 경우를 상정해 말을 시작한다. 예를 들어 자녀의 친구가 어떤 연예인을 무슨 이유로 좋아하는지를 말하게 한다. 아이들은 친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부모는 이런 대화를 통해 자녀의 친우관계도 상세히 알 수 있다.

   
▲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그룹 소녀시대 ⓒ소녀시대 공식 홈페이지
대중 스타나 TV속의 등장인물 등은 아동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아동은 미디어 속의 스타를 접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어떤 사람을 모델로 삼아 닮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아동의 TV 시청이 빈번해 지면서 TV에서 방영된 인물이 아동의 우상이 되는 수가 많다. 아동은 TV 드라마 주인공이나 인기연예프로에 출연하는 가수, 탤런트, 개그맨 등을 쉽게 좋아한다. 이들 연예인들이 부모나 학교 선생님보다 더 친숙하고 멋지다고 여길 경우 이들 인기 연예인들은 아동의 성장 모델 또는 우상이 된다. 그 결과 아동들은 연예인들이 하는 말투, 행동이나 옷, 습관, 취미 등을 흉내 낸다. 그래서 아동들은 자신의 우상이 하는 식으로 옷을 입고, 헤어스타일도 흉내 내고 행동도 따라서 한다.

부모가 자녀의 TV 등장인물 가운데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파악한 다음에 TV세계에 대한 대화를 시작한다. 우선 연예인들은 TV 방송사에서 요구하는 데로 연기한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드라마일 경우 프로듀서나 작가 등이 설정한 배역을 연예인들이 맡아서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인기 연예인들이 왜 대중의 사랑을 받는지에 대해 대화한다. 부모는 자녀가 유치원 전후의 나이 일 경우 자녀가 좋아하는 TV프로를 같이 시청한 뒤 자녀가 좋아하는 등장인물을 모두 써보도록 한다. 가장 좋아하는 등장인물, 그 다음 좋아하는 등장인물을 차례로 쓰게 한다. 좋아하는 이유를 써보도록 한다. 그것이 끝나면 싫어하는 등장인물들, 그 이유를 써보도록 한다. 써보는 것은 말로 하는 것보다 때로는 더 효과적이다.

아동들은 자신을 즐겁게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코미디언이나 개그맨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코미디언이나 개그맨의 말과 행동은 아동들의 사회에서 크게 유행한다. 부모는 자녀들이 코미디언의 언행을 모방하는 모습을 보고 그것을 나무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부모가 아무리 타일러도 그 효과는 크지 않다. 자녀들은 친구들이 코미디언 등의 말과 행동을 흉내 내는 것이 대 유행이라서 자기만 그것을 외면할 경우 혹시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수도 있다. 자녀의 이런 고민은 일리가 있다. 아동들은 누가 더 코미디언이나 개그맨 흉내를 더 잘 내느냐를 놓고 경쟁하기도 한다.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독차지 하는 재능 가운데는 코미디언 흉내 내기도 포함되어 있다. 부모는 이런 점을 잘 파악해서 자녀에게 접근해야 한다. 즉 TV 등장인물 가운데 모범이 될 만한 대상을 선정해 대화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래서 자녀가 타인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지니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남자 아동들은 영상매체에서 나오는 슈퍼맨, 스파이더맨과 같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주인공을 좋아한다. 그것은 아이들이 어른에 비해 자신이 키가 작고 힘이 약하다는 열등감 때문이다. 남자 아동들은 TV나 영화에서 나오는 초인적 영웅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만족감을 맛본다. 남자 아동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대부분 격투기나 전투 장면이 많다. 게임은 격렬한 싸움 끝에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는 방식이다. 남자 아이들은 그런 게임을 여자 아이들보다 매우 좋아한다.

한편 여자 아이들은 남자아이들과 차이가 있다. TV를 시청하는 시간은 여자아이들이 남자 아이들보다 적다. 예쁜 여자 탤런트, 인형이나 동물을 좋아 한다. 격렬한 싸움을 하면서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피가 낭자하게 튀어나오는 게임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4살부터 유치원 입학하기까지의 아동은 TV 등장인물의 개성이나 자질 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 단지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대해서 자신의 판단을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아동들이 TV 주인공 등에 대해 표현하는 방식은 ‘강하다’, ‘매력적이다’, ‘인기가 있다’,‘웃긴다’ 정도이다.

5~8살까지의 아동은 TV 등장인물의 특성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아동들은 TV 수사 극이나 코미디 프로를 좋아하는데 이를 통해 자신의 분노나 좌절감을 배출하려 한다. 예를 들면 이들 TV프로에서 분노를 폭발하는 배역이 나오면 아이들은 그런 등장인물을 자신과 동일 시 하면서 화를 내는 모습까지 흉내 내려 한다. 특히 그런 등장인물이 매우 강하고 우월한 모습으로 묘사되거나 그런 행동으로 보상을 받는 방식이라면 이를 본 아동은 그것을 모방하려는 강한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부모는 미디어를 중심으로 자녀와 대화함으로써 자녀의 스타에 대한 기호와 TV 등의 미디어 이용 방식 등을 확인하게 된다. 자녀 또한 부모와 대화함으로써 미디어 등에 대해 배우게 된다. 아동들 또한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스타 세계의 그늘을 알게 되거나 미디어와 사회의 관계에 대해서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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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15:13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⑩ 광우병, 어린이와 청소년 어떻게 받아들이나?

어린이 청소년들의 쇠고기 수입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매우 충격적이다. 미성년층의 ‘광우병 공포’가 전국으로 급

 
▲ 고승우 박사
속히 확산되고 있어 기성세대를 놀라게 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인터넷에 광우병을 걱정하는 글을 올리거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공식 행사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집단 공포 심리를 표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미디어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입수, 전파하는 과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어린이들의 광우병 공포는 청와대 홈페이지 ‘어린이 청와대’의 어린이 글 마당에 하루 수백 건 이상 올라오는 글에서 확인되고 있다. 또한 청소년 세대의 폭발적인 관심은 쇠고기 수입 반대 문화제 행사에 여중고생을 주축으로 10대들이 대거 참가하여 분노를 표시하고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사 표시에서 입증되고 있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광우병의 공포가 미성년층에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향후 심각한 사회적 파문을 예고하는 것이다. 정부 당국은 이런 어린이 청소년세대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방치할 경우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우려된다.

어린이 청와대 어린이 글 마당은 쇠고기 수입을 걱정하는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 4일 올라온 글 몇 편을 소개한다. ‘죽기 싫어요..’라는 제목의 글은 아래와 같다.

미국산 광우병걸린 소..
먹기싫어요...
죽기싫어요 ......
정말이에요.. 고기하나라도 먹으면...
바로전염되서 혼자 배시시시웃고...잠잘때도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소리지르는..
그런 병신은 돼기싫다구요...
이명박 대통령 아저씨... 안돼요.. 겨우 12년밖에 살지않았는데 죽으면...
못본것도 많고.. 가보지 못한곳도 엄청나게 많은데..
싫어요... 진짜 싫단말이에요.......
나 죽기싫단 말이에요... 사람처럼 죽고싶어요...
그렇게 비참하게 죽기는 싫어요.......

또한 ‘저는 8살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살고 싶어요. 소고기 수입 하지마세요. 대통령이나 실컨 드세요”리고 썼다. 다른 글의 일부분은 다음과 같다.

여기 글 보니까 여덟 살도 있고 이제 초등학교 3학년들도 있네요
이명박 대통령, 님이 이 꼬마애들 10년후에 다 죽이는격이예요

나 결혼하고 애낳을쯤되면 다 뒤지라는거죠 그쵸 'ㅅ'?
아 욕쓴다고 뭐라하지마셔요

‘어린이를 죽이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은 다음과 같다.

전아직중학생입니다.
제동생은 네살이구요
근데 미국산 쇠고기 때문에 (광우병에 걸린) 죽을수도 있습니다.
수입중단해주세요. 이거 중단한다고 그렇게 많은 피해가 오는거 아니잖아요.
소가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피해는 더 심각해집니다.
대통령아저씨. 우리를 살려주세요, 국민들을 살려주세요

또 다른 글은 아래와 같다.
부탁할게요.... 미국산 쇠고기... 수입하지 말아주세요..
들여오지 말아주세요... 제가 제일 무서워 하는 것 중 하나가..'죽는 병'이에요.
자연히 죽는 것도 아닌..거... 차라리 사람한테 죽는게 낮죠..
차라리.. 살인이 100배는 낮죠... 평소처럼.. 아무 일 없이.. 먹을 거 잘 먹고..
잘 자라고... 했더니.. 나중에 죽어야 한데요... 얼마나 당황스러워요..

어른들 말씀처럼..
잘 먹고 잘 자랐더니..
잘 먹은 음식 땜에.. 죽어야 한데요.... 인간 미친 소가 된데요...

어떡해요..? 나중에.. 진짜 그런 일 생기면.. 저 어떡해요?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겨우 초등학교 6학년 짜리가..
벌써부터.. 나중에 나 죽게 되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는 게 말이 돼요?
전부 걸린다는 것도 아니고... 음식들이 다 걸리지 않는다는 거.. 알아요..

   
▲ 지난 2일, 3일 이틀에 걸쳐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에 많은 청소년들이 참가했다. ⓒ 오마이뉴스 유성호
한편 청소년들의 광우병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공포감은 지난 2, 3일 저녁 연이어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확인되었다. 행사 참가자의 70~80%로 추산된 중고등학생들은 집회시작 이전부터 동아일보 앞과 청계천 소라광장,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 삼삼오오 모여 한손에 촛불을 들고 문화공연, 자유발언 등의 행사에 동참했다. 그들은 교복을 입고 나와 앳된 목소리로 '미국산 쇠고기 반대'와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일부 학생들은 자유발언에서 쇠고기 수입의 부당성을 성토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언급했다. 광우병 쇠고기가 학교 급식에 나올 것이 뻔해 그 때문에 어린이 청소년이 죽는 것은 부당하다고 외치다가 눈물을 보이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청소년들은 ‘살려고 나왔다. 살려면 나서자’ 또는 ‘미친 소 너나 먹어’라는 글이 적힌 종이를 흔들면서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유발언에 나선 일반인들은 광우병 소로 어린이, 청소년이 피해를 볼 것을 걱정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광우병 발병률이 1억분의 1이라 해도 그것이 자신이나 자녀에게 닥치면 100% 비극이 되는 것이라며 수입반대를 절규했다.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광우병 공포에 대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의사표시에는 대부분 ‘죽음’이 담겨있다. 광우병 걸린 쇠고기를 먹고 죽기 싫다는 것이다.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 대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미국 쇠고기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부모님이 학교 급식 때 쇠고기 든 음식은 먹지 말라고 말씀 하신다’ ‘병든 수입 쇠고기 먹고 죽기 싫다’고 외쳤다. 이런 모습을 통해 청소년들이 엄청난 강박관념에 짓눌려 있다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 주변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겪고 있는 집단 공포 심리는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인식, 수용하는 태도에 비춰 볼 때 발생 가능한 현상이다. 철든 어린이와 일부 청소년은 유괴, 음식물로 인한 피해 등 현실 속에서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큰 공포심을 갖는다. 예를 들어 뉴스 시간에 보도되는 인명피해가 큰 기상재해, 집단 전염병, 전쟁, 테러와 같은 기사를 접할 경우 평상심을 잃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그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면서 두려워하고 때로는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뉴스 홍수 속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심한 공포를 느끼는 것은 불가피하고 그 공포는 현실 속에서 구체적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가 평균적으로 5살 전후가 되면 TV 등 미디어를 통해 이런 일을 흔히 경험하게 된다. 그 이전 나이의 어린이는 TV에서 등장하는 유령, 괴물 등과 같은 상상 속의 존재에 대해 더 두려움을 느낀다. 상상력으로 꾸며낸 것과 현실 세계에서 존재하는 것을 분간치 못하는 것이다. 어린이의 지각 능력은 5살 전후해서 상상속의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분간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어린이가 TV 등의 미디어 정보를 판독하게 되는 것과 같은 변화는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어린이가 미디어나 다른 방법을 통해 파악한 광우병에 자신도 걸릴 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공포심을 갖는 것은 자기 보호 본능에서 비롯된 자연스런 현상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광우병 쇠고기’에 대해 보이는 집단적 공포심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자신이 광우병으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은 쉽게 해소하거나 씻어내기 어렵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논란이 지속되면서 어린이 청소년의 공황상태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사회가 이런 점을 직시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 여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일부 언론이나 정치세력의 음모적 발상이 광우병 반대 현상의 배후에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쇠고기 수입관련 집회를 불허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는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광우병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모두가 마음을 열고 노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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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2 11:0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⑨ ‘대구 성폭행 사태’ 미디어 교육 부재가 빚은 비극

 
▲ 고승우 박사
대구에서 최근 밝혀진 초등학교 교내 집단 성폭력 사태는 여러 각도에서 접근해야 할 심각한 문제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미성년자의 음란영상물 시청도 그 가운데 하나로 추정된다. 아이들이 인터넷, 케이블TV 등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란물이 성폭력을 유발한 직접적 원인의 하나가 된 것이다.

이번 사건은 미디어가 어린이 청소년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흉기인가 될 수 있는지 를 경고하고 있다. 영상미디어가 어린이 청소년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화근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지만 미디어 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미디어 교육이 이번과 같은 사태를 방지할 근본적인 대책의 하나인데도 그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부족하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학생들은 대부분 음란 영상물을 시청하고 그 흉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도 학교 잔디밭에서 집단적인 폭력이 가해졌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진 원인의 하나는 음란 영상물이다. 음란 영상물은 성과 관련한 사회적 규범, 윤리성 등이 완전히 생략되거나 왜곡되어 있다.

남녀의 성행위가 쾌락만을 주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성행위로 인한 법률적, 윤리적 문제나 임신, 성병 등의 문제는 담겨져 있지 않다. 이런 영상 음란물을 접한 어린이, 청소년은 성행위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기 쉽다. 부적절한 성관계라 해도 상대에게 쾌락을 준다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게 되어 죄 의식을 갖지 않게 된다. 이번 사건에 관련된 학생 대부분이 죄의식을 갖지 않은 채 집단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것이 위와 같은 추정을 가능케 한다. 상업용으로 만들어진 음란 영상물이 철없는 어린이들을 잘못된 길로 빠지게 한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음란 영상물 시청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비책은 무엇인가? 무조건 음란물을 보지 마라는 것이 거의 전부다.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을 통해 어린이, 청소년이 수동적이 아닌 적극적, 능동적인 태도로 TV, 비디오, 인터넷 등 영상매체를 활용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익혔다면 음란 영상물에 대해서도 교육하기 용이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지식을 전수하는 미디어 교육이 전무한 상태에서 음란물을 보지 말라는 말만 듣게 되면 아이들이 음란물에 신비감을 느끼고 더 빠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나라는 미디어 강국으로 성장했지만 미디어 교육의 후진국을 탈피치 못한 것이 대구 사태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다. 어린이 청소년이 미디어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는 것은 교육계 뿐 아니라 전사회적인 문제다.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세워져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되면서 어린이 청소년을 미디어 폐해로부터 보호하는 문제가 나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부모들은 흔히 아이들의 먹 거리, 과외공부, 건강 등을 신경 쓰지만 미디어에서 자녀들이 무엇을 보고 듣는지에 대해서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건전한 미디어 접촉과 활용은 가정에서 신경 써야 할 최우선적인 요주의 항목이 되었다. 대구 사태처럼 아이들이나 청소년은 한 순간에 평생 지워지지 않은 고통스런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모들은 자녀가 TV 등 영상매체를 통해 호기심을 키우고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며 재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들과 함께 TV 프로그램 가운데 자녀들에게 도움이 될 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같이 시청하면서 같이 즐기는 방식을 익혀야 한다. 자녀가 취학하기 이전에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돌볼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자녀 양육에 부모의 책임을 최우선시 하기 때문이다. 국가나 지방 정부 등이 아이들 성장에 개입하는 정도는 미국 등 선진국에 크게 뒤진다. 미국에서는 자녀들을 부모가 심하게 매질할 경우 부모의 자녀 양육권을 박탈해 버리고 국가가 책임을 진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것은 먼 나라 이야기로 인식할 만큼 인권, 복지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아직도 후진적이다.

대구 사태의 경우 문제를 일으킨 어린이 청소년이 맞벌이 부모를 둔 경우라고 보도되고 있다. 미성년자에 대한 교육을 공교육기관과 미디어가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면 이번 사태는 예방이 가능했을지 모른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전 방위적으로 보호하는 시스템의 하나인 미디어 교육이 선진국처럼 시행되고 있다면 미디어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영상 음란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그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지금은 부모가 그것을 챙길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제반 여건이 미비해서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이 단기간에 실시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미국의 미디어 교육전문 사회단체인 PBS(Public Broadcasting Service)가 제공하는 부모의 자녀 TV 시청 지도 방식을 소개한다. 그 지도방식은 연령별로 부모가 자녀에게 어떻게 TV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지를 가르치는 내용이다.

10대가 되기 전 아동의 미디어 교육에는 부모가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10대 이전의 자녀에게 TV 프로그램이 어떻게, 왜,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 질문하게 하면 자녀의 TV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부모의 미디어 교육이 성공적인 경우 10대 이전의 아동은 TV를 능동적으로 비판적으로 활용할 안목을 갖춘다. 즉 TV에서 보고 듣는 것에 대해 질문하는 법을 통해 TV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진다.

부모는 자녀의 TV 프로에 대한 모든 질문에 대해 다 답변하지는 못한다 해도 자녀와 같이 시청하는 일을 생략하면 안 된다. 자녀는 부모와 TV프로에 대해 대화함으로써 TV 프로가 한 방식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즉 모든 프로는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의 참여 속에 제작된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TV 광고는 상품 판매를 촉진할 목적이라서 TV 제작자에게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부모는 유치원 취학 이전(5살 이하) 자녀에 대한 미디어 교육부터 신경 써야 한다. 두 살 이전의 어린 자녀는 가급적 TV를 시청치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전문가들은 두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는데 TV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모는 2살 이후의 자녀에게 TV 시청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TV 시청 습관을 익히도록 한다.

즉 TV 시청을 수동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토록 한다. 그 방법은 자녀가 시청할 프로를 부모가 정해주고 같이 시청하면서 TV 프로 출연자가 하는 말이나 노래, 춤을 따라 하도록 한다. 이 때 부모도 똑같이 행동한다. 그러면서 자녀에게 TV에서 무엇을 보고 들었는지를 물어본다. 자녀는 이 방식을 통해 TV 프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6~7살 아동은 주변 사물에 대해 주의 깊게 살피면서 그 의미를 파악하는데 열중한다. 주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8~9살이 되면 타인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진다. 이런 지적 발달을 거치면서 아동의 TV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6살에서 9살까지 아동이 부모의 도움을 받으면서 TV 시청을 하게 되면 판단력이나 비판력을 기를 수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TV 프로그램에 대해 의문을 갖고 질문하게 함으로써 건전한 문제의식을 지니게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녀는 TV가 많은 분야의 분업과 협업으로 제작되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TV에 나온다 해서 객관적인 진실로 받아드리는 일이 없어진다. 이런 습관을 기르면 어른이 되어서 “신문에 났는데”라든지 “TV에서 보았는데”하는 식으로 미디어를 맹신하는 버릇을 지니지 않게 된다.

10대가 된 자녀는 미디어 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면, TV의 모든 것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면서 전문가 비슷한 TV 비평가가 될 수 있다. 이런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성숙해진 자녀들은 TV프로의 의미는 다각도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TV가 제시하는 메시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드리지 않고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려 한다.

TV에 대한 비판적 지식이 많아지면서 TV 프로 등장인물의 가치관, 사고방식 등을 다각도로 이해하려 한다. 예를 들어 음란 영상물은 상업용으로 만들어졌고, 성과 관련된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해서 만든 것이라 점을 이해하게 된다. 실제 성관계는 법적, 윤리적 문제와 함께 임신, 성병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있다는 것도 파악하게 된다. 이러면 음란 영상물이 성범죄로 연결되는 일이 원천적으로 방지될 수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최초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TV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자녀가 성장기에 익힌 TV에 대한 지식과 이미지는 평생을 간다. 자녀들이 TV를 통해 더 건전해지고 사회에 유익한 인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가 적극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이번 대구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력 사태와 같은 비극이 예방될 수 있다.

고승우 박사 (한성대 전 겸임교수) konews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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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9 17:5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⑧ 어린이의 오락 프로그램 출연 적절한가?

철부지 어린이라 해도 특정 TV 프로를 열심히 시청하는 경우도 있다. 일주일의 어느 정해진 요일에만 정기적으로 하는 프로일 때 그 날을 잊지 않고 시청하려 한다. 이럴 때 부모나 다른 형제가 다른 프로를 보려 하면 소동이 벌어지는 일이 흔하다. 특히 그 철부지 어린이가 고집이 남다른데 형이나 부모가 다른 프로를 보려 하면 일이 커진다.

TV 오락프로들이 요즘 어린이를 출연시키는 일이 많다. 유치원에 다닐 정도의 어린이를 등장시켜 어른 개그맨들과 어울리게 한다. 아동들이 TV 카메라와 청중 앞에서 웃음을 자아내게 말하고 행동한다. 시청자를 즐겁게 하고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할만하다. 어린이들은 흔히 어린이가 출연하는 프로를 매우 좋아한다. 꼬마 어린이가 출연하는 것을 눈여겨 본 전국의 많은 어린이들이 그 프로를 기다리고 있다면 시청률이 올라가는데 큰 도움이 될 법도 하다.

그러나 그런 프로에 꼬마들이 출연한 것이 어색해 보일 때가 적지 않다. 성인들의 관심사에 대한 어린이들의 말이 너무 어른스러울 때 특히 그렇다. 유머나 개그 프로는 최첨단의 유행어로 시대감각을 풍자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소재로 엮어진다. 출연하는 아이가 조숙하다 해도 전국의 평균적인 어린이들이 얼마나 이해할까 걱정스럽다.

실제 어린이들은 연령에 따라 시청하는 TV에 대한 이해가 차이가 있다. 어린이들이 성인용 TV프로를 시청할 때 더욱 그러하다. 즉 미국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는 성인용 TV 프로 내용의 66%를 기억했고, 5학년은 84%, 8학년은 92%를 각각 기억했다. 이 때문에 어린이들은 TV, 영화 등의 줄거리 가운데 명확한 내용을 기억하거나 주요 장면을 인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개성이 강한 남녀 출연자들이 하는 연기에 담긴 다양한 의미나 그들의 의도와 다른 엉뚱한 내용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 학년 간에 차이가 있다. 대체적으로 어린이들은 성인 수준에서 영화감상 시 관찰 가능한 극중 인물의 행동이나 여러 가지 일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한 영국의 최연소 가수 코니탤벗 ⓒSBS
어린이들은 또한 명확한 내용보다 함축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미국의 초등학교 2학년은 함축적 내용의 TV 프로의 경우 47%를, 5학년은 67%, 8학년은 77%를 각각 기억했다. 어린이들은 사건과 사건 사이의 연관관계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어린이들은 배역들이 무언의 행동으로 묘사한 윤리나 도덕성에 대한 연기에 대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파악하기도 했다.

이상과 같은 사실을 고려할 때 TV오락 프로에 출연하는 어린이들은 개그맨들의 말이나 행동을 이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것을 시청하는 전국의 어린이도 마찬가지다. 개그맨들은 흔히 웃기기 위해서 과장된 말과 몸짓을 하거나 은어, 비유법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순진한 어린이를 개그맨들과 섞어놓고 벌이는 발상은 검토할 점이 많다고 여겨진다. 오락의 영역은 어린이와 성인의 그것이 동일하지 않다. 그런 프로가 계속된다면 ‘애늙은이’가 양산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TV 오락 프로에 아동들을 출연시키는 일이 적절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TV프로 담당자는 흥미를 끌기 위해,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다. 프로의 종류에 따라 그 기법은 매우 다양하다. TV 드라마는 시작부분에 매우 인상적인 내용이나 장면을 내보낸다. 시청자가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수십 초 동안 시청자의 흥미를 끌지 못하면 시청자는 계속 시청할 의욕을 상실한다.

TV 뉴스도 마찬가지다. 뉴스 도입부분에 요란한 효과음과 함께 주요 뉴스의 중심 되는 내용만을 뽑아서 소개한다. 그러다보니 자극적인 내용을 앞세워 선정적인 보도를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TV 광고는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표적인 경우다. 수 초 또는 십여 초라는 짧은 순간에 상품의 특성 등을 알리기 위해 자극적인 음향과 빛을 사용하거나 방영되는 장면을 매우 빠른 속도로 바꾸기도 한다.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아두기 위해서다.

모든 TV프로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영상효과 기법에 소리와 빛, 카메라 각도 등이 동원된다. 흡혈귀가 나오는 괴기 영화의 사례를 들어보자. 음악은 음산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그런 음악을 사용한다. 흡혈귀가 나오는데 밝고 명랑한 음악이 사용되지 않는다. 빛의 효과를 이용해 공포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달도 뜨지 않은 깜깜한 밤이나 으스스한 빛이 감싼 그런 곳에서 흡혈귀가 출현하는 것이다. 만약 흡혈귀가 해가 쨍쨍한 대낮에 등장하는 식이라면 사람들이 공포감을 덜 느끼게 된다. 흡혈귀가 무서운 괴력을 지닌 것으로 묘사하는 방식의 하나로 카메라 각도를 이용한다. 흡혈귀를 카메라가 올려다보는 식으로 촬영한다. 이런 기법에 대해 아동들이 이해하면 현실과 TV 가상세계를 분간하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TV의 영상기법은 아동의 시선을 붙잡아 두기 위한 것으로 아동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기법을 동원할 경우 아동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아동의 사물 지각 능력은 느린 편이다. 예를 들어 동화책을 읽을 때 아동은 동화책에서 읽은 내용을 머릿속에 상상한다.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편다. 그런데 아동의 읽는 속도가 느린 것은 두뇌 회전의 속도가 느린 것도 한 이유다. 아동이 TV를 통해서 똑같은 동화를 접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아동의 동화에 대한 이해는 TV 제작자가 어떻게 화면을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동은 책을 읽는 것과 달리 TV 동화를 시청할 때는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작업을 거의 하지 못한다. TV의 쉴 사이 없이 바뀌는 장면을 따라가기 바쁘다. TV 장면이 아동을 사로잡을 만큼 흥미롭거나 자극적일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TV가 능동적이 되고 아동은 방영되는 내용을 쫓아가기 바쁜 수동적인 입장이 된다. 그러나 아동이 TV영상효과를 높이는 기법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아동이 TV 동화를 능동적인 자세로 시청할 수도 있다. 즉 비판적으로 시청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영상효과 기법에 대한 아동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자녀가 매우 좋아하는 프로를 활용한다. 그런 프로를 녹화해서 자녀와 함께 시청하면서 대화하는 것이다. 주요한 장면을 선정해 그곳에 도입된 영상효과의 종류에 대해 아동이 체크하도록 한다. 다른 영상효과 기법을 사용했을 경우에 대해 상상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예를 들면 싸움을 하는 장면에서 무사들이 공중을 획획 날아다니는 식으로 묘사되는 장면에 어떤 영상효과 기법이 사용되었는지 아동이 말하고 써보게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한 그런 묘사가 왜 무협영화나 드라마에 일반화되는 것인지를 이해하게 된다. 시청자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기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음향효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활극 장면에서 긴박감 넘치는 음악이 흔히 사용되는데 음악을 끄고 활극 장면을 같이 보면서 거기에 느낀 바를 대화한다.

고승우 박사 (전 한성대 겸임교수) konews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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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3 16:26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⑥ 미디어교육의 일차적인 책임은 방송사에 있다

TV 는 수많은 매체 가운데 단연 최정상이다. 그 영향력을 압도할 다른 미디어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TV가 컴퓨터와 결합하는 식으로 계속 진화할 경우 그 위세는 더 커지면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TV가 일상생활에서 기여하는 갖가지 혜택은 명백하다. 그래서 TV의 부정적인 측면을 주목해서 아예 TV 안보기 운동을 펼치기도 하지만 그것이 널리 확산되기는 어렵다. TV를 멀리할 수 없다면 그것을 적극 활용하는 쪽으로 노력 하는 것이 실용적이다.

TV의 교육 프로그램, 창의성을 길러주거나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는 프로그램 등을 어린이와 청소년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은 TV의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하는 노력과 병행해서 이뤄져야 한다. 이미 많은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TV가 어린이와 청소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심각하다. 미디어가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부모와 자녀를 상대로 한 미디어 교육을 통해 크게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TV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국민 세금으로 대처방안을 세우는 정부 부처가 여럿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다. 이들 부처는 제 각각 관련 조직을 통해 자체 예산으로 TV 등 미디어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도 하고 대처방안도 제시한다. 과거 정부에서 존재했던 시스템들이 부처 이름이 달라졌지만 대부분 다 살아남았다.

과거 정부의 경우 어느 부처도 TV 등 영상매체가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특효약을 내놓지 못했다. TV를 상대로 정부 부처에서 대책을 내놓는 것은 미디어에 대한 외부 통제로 비춰질 수 있어서 일까? 지난 세월 동안 여러 정부부처에서 TV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조사 연구를 많이 해왔지만 그 대책을 내 놓는데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 부처도 딱 부러진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정부 부처에서 TV 방영 물에 대한 문제제기가 언론매체에 대한 외부 간섭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TV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정부 기구는 존재하는데 하는 일이 없는 꼴이다. 영상매체가 청소년 비행과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소리가 높아져도 누구 하나 내 책임이요 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관련업무가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어서 어느 부처가 책임을 떠안는 일도 없었다. 모두의 책임은 결국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는 식이었다. 무책임한 행정의 표본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새 정부가 특단의 처방을 내놓을 수 있을까? 그럴 것 같지 않다. 과거 정부처럼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욕먹을 일은 피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 미디어교육의 1차적인 책임은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방송사에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TV 미디어 교육은 일차적으로 TV가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하다. TV 방송사 스스로 해야지 외부의 주문을 받는 식이면 부작용이 따를 우려가 있다. 콘텐츠 공급자가 AS도 책임진다는 자세로 임하면 제 격이다. 그러나 우리 TV 방송사들은 아직 이런 발상을 하지 않고 있다. 프로그램 등급제를 지키고 방송 심의 등에 신경 쓸 일을 챙기면 된다는 식이다. 적극적인 책임 의식이 없는 것이다.

TV방송사들의 입장에서는 경영환경이 나날이 험해지는 상황에서 미디어 교육에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을 수 있다. TV가 우선 신경을 쓰는 것은 시청률이다. 시청률이 광고수입과 직결되어 있고, 광고 수입은 방송사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방송사는 수입 증대 쪽으로 제작하기 마련이다. 광고 수입이 적어 생존의 위협을 받는데도 공익프로를 지속적으로 생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광고 수입도 올리면서 미디어 교육도 하고 아동 심신 발달에 유익한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공급한다면 최선인데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전혀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단연 세계 정상급이다. TV를 통해 자녀에게 유익한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벌인다면 부모들이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TV 방송사에서 최소한도의 책임감과 공익성에 기여한다는 의식만 있다면 미디어 교육에 대한 프로를 방영,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TV 방송사는 매주 시청자들의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과 건의 프로를 방영하고 있다. 이는 매우 건설적이다. 여기에다가 어린이와 청소년 미디어 교육 차원의 내용을 보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TV의 미디어 교육은 각 급 학교에서 정규 과목으로 실시하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의 하나다. 교육계에서는 청소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이의 근본적인 예방책의 하나가 미디어 교육이다. 청소년의 모방심리는 모방범죄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고 모방 욕구를 미디어가 자극하는 일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미디어 방영 물에 대한 속내를 자세히 알려주고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면 청소년 문화가 크게 건전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 교육의 실천 여부는 가정에서 판가름 난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들을 상대로 한 미디어 교육이 필수적이다. 실생활에서 자녀가 배운 대로 미디어 교육 내용을 실천하느냐의 여부는 부모가 챙겨야 한다. 자녀의 TV시청은 주로 가정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교육을 시킨다 해도 가정에서의 자녀 TV 시청은 부모의 책임에 속한다. TV프로는 매일 바뀌고 그 내용도 다르기 때문에 학교에서 일률적으로 교육시키기는 어렵다. TV시청 현장인 가정에서의 교육이 더 중요하다. 부모가 가정 현장 교사로 나서서 자녀를 지도해야 한다.

미디어 교육은 부모와 자녀가 반드시 머리를 맞대고 해야 한다. 글을 익히기 전후의 연령대에서는 부모 역할이 절대적이다. 아이가 성장하는데 따라 미디어 교육의 내용도 달라진다. 아이들의 판단 능력 등이 성장하면서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녀의 나이와 관계없이 부모가 자녀에게 설득력 있게 TV 시청 법을 가르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녀와 함께 TV프로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다. 이때는 주요한 사항을 꾸준히 기록하고 확인하면서 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유치원 입학 전 자녀와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 가르치는 방법은 동일하지만 사용하는 언어,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 등에서 차이를 두면 된다. 즉 TV 프로그램 내용을 대상으로 삼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와 설명 방식으로 시행한다.

부모가 자녀들의 TV 시청 습관이나 그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자녀의 TV 시청이 너무 장시간이거나 특정 프로를 골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프로를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볼 경우 이를 바로잡는 것이 좋다. 신문이나 TV프로 안내책자 등을 통해 자녀가 시청할만한 프로를 선정해 아이와 대화한다. 너무 오래 TV를 시청하거나 손 가는 대로 채널을 돌리는 식의 시청은 부적절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렇게 한 다음 신중하게 선정된 유익한 아동 프로를 시청토록 한다. 이 때 자녀가 다니는 학교 교사가 도와주면 매우 효과적이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개발한 아동의 TV 시청 가이드라인 가운데 일부 우리에게 유익한 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자녀의 좋은 TV 시청 습관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철이 들기 시작할 때 부모의 노력에 의해 그것이 확립될 수 있다.

☀ 자녀가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시청하지 않고 특정 프로를 시청할 경우 칭찬해주고 격려해준다. 프로들이 연이어 이어지지 않을 때 TV를 끄고 자녀들과 함께 뜰에 나가 활발히 뛰어노는 것이 좋다.

☀아동들이 주요 배역으로 등장하는 유익한 프로를 시청하는 것이 좋다.

☀TV 시청을 통한 간접 경험보다 동물원, 박물관에서 직접 체험하거나 좋은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이 더 좋다.

☀ 자녀들이 시청을 하면서 의문이 생기지만 그 해답이 주어지지 않는 아동 프로를 시청토록 하는 것이 좋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 자녀의 독서와 TV 시청이 균형을 이루도록 부모가 도와준다. 자녀가 TV에서 시청한 프로의 내용을 다룬 책을 부모가 구해 주어 읽도록 한다. 그러면 자녀는 좀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 자녀가 TV 프로를 다양하게 시청토록 한다. 즉 아동 교육프로, 액션물, 예술과 문학작품 소개 프로, 판타지, 스포츠 프로 등을 균형 있게 시청토록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TV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나 TV 등 언론매체는 외부의 통제나 간섭에 대해 예민하다는 특성상 정부 부처에서 TV 미디어 교육에 앞장서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런 현실적인 제약은 지금도 존재한다. 따라서 TV 미디어 교육은 TV사가 앞장서야 한다.

스스로 앞장서는 것이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 교육계도 어린이와 청소년이 미디어의 긍정적인 측면은 100% 활용하고 부정적인 측면은 예방적 차원에서 대처할 능력을 지니도록 미디어 교육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그래서 모든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머리를 맞대고 미디어 교육을 실천하는 그 날이 빨리 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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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19:37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⑤ TV의 특성을 알면 미디어교육이 쉬워진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얼마 전 발간한 '청소년 TV 시청 행태 및 이용자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TV 시청 시간이 가정환경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즉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주거 평형이 넓을수록, 주거 형태가 자가일수록, 세대주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청소년 자녀의 TV 시청 량 및 시청률은 하락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담당 연구원은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부모의 학습관여 행동과 연관하여 추측해 볼 수 있는데, 즉 부모의 경제 수준 및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녀에 대한 TV 시청 규제 및 지도 행동은 강화되기 때문임”이라고 밝혔다.

과연 가정환경이 부유, 우량 할수록 자녀에 대한 TV 시청 규제 및 지도 행동이 강화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저소득층 부모의 자녀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 청소년의 TV 시청 정도를 가정환경만으로 설명하려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이런 여러 가지 의문은 TV를 안보는 대신 다른 미디어를 얼마나 활용하는지를 살펴야 하지 않았을까?

요즘 우리나라는 정보 강국답게 새로운 미디어들이 꼬리를 물고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가정의 경제 형편이 좋고 나쁜데 따라 새 미디어의 구매력이 좌우된다. 이는 가정에서 TV 외의 미디어 보유, 활용에 큰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 TV는 전국 모든 가구에 1대 이상 보급되어 있어서 청소년의 TV 시청률 조사는 다각도로 행해져야 했다. 부모의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도만으로는 현실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오늘날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되었지만 평균적인 정보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의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TV가 단연 앞선다. TV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주요한 생활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자녀를 둔 부모는 누구나 TV가 자녀의 성장,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TV의 긍정적인 측면은 매우 크고 그것은 아동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말을 배우게 하고 사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한다. 그런 지각 능력은 아동이 부모의 보살핌을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가정에서 부모들은 자녀의 학습 능력이나 창의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면 TV를 적극 활용하려 한다. 더 적극적인 부모는 자녀들이 TV 프로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니도록 돕고 싶어 한다. 부모가 자녀들의 TV 시청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아동들이 TV시청에서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특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

아동은 아동 프로를 좋아한다. 소년들이 소녀보다 TV를 더 많이 시청하는 경향이 있다. TV를 과도하게 시청하는 아동은 부모나 형제자매와 대화하는 시간이 적다. 또한 상상력이 부족하고 행동도 단순하다. 때로는 매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유치원에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어린이, 청소년에게 도움을 주면서도 대가를 치르게 하는 TV는 두 얼굴을 가진 매체라는 것을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 TV는 컴퓨터와 하나의 매체로 통합되면서 곧 우리 사회에서 일반화된다. 고화질(HD) 디지털TV가 본격화되면 방송은 물론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이 한 기계로 가능해진다. TV가 진화하면서 앞으로 더 강력하게 가정에서 군림할 것이 확실하다. 이런 점을 살필 때 TV가 지닌 일반적 특성, 어린이를 자극하는 특성들을 다시 살필 필요가 있다. 그것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TV는 감성을 자극하는 매체다. 브라운관 안에서 계속 동영상이 나오면서 시청자에게 자극을 준다. 동영상의 움직임이 빨라지거나 음향의 볼륨이 높아지면 시청자의 신경계통이 자극을 받아 흥분 상태에 빠진다. 아동들이 장시간 TV를 시청하거나 컴퓨터를 할 경우 눈이 빨개지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2. 방송은 제한된 시간에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TV에서 전달되는 메시지는 대부분 압축되어 있고 내용이 간결하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관계 등도 최소한 단순한 동기에 의해 전개되도록 만들어진다. 상업광고는 강렬한 자극을 받도록 과장하는 기법을 사용해 만들어진다.

3. TV 방영 물은 그 전개가 매우 신속해서 아동들이 그 내용을 이해하거나 기억하기 어렵다. 아동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한정되어 있어서 TV 등장인물 등이 하는 말을 아이들은 거의 알아듣지 못한다. 더욱이 TV에서 나오는 은유, 비유 등은 그 뜻을 파악치 못한다.

4. TV 내용물은 아동에게는 지나치게 복잡하다. TV에서 전개되는 방영 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청각 기능이 필요하다. 즉 보고 듣는 감각 기관이 동시에 작동해서 아동이 TV를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이나 동물 등의 움직임이나 음악 소리, 자막 등을 동시에 파악해야 하는데 아동의 지각 능력이 그것을 따라잡기 어렵다.

5. TV로 전달되는 정보는 현장감이 넘친다. TV에서 방영되는 사건, 사고의 현장이나 전쟁터의 피해 등에 대한 정보 전달력은 라디오, 신문보다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