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교육'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08/07/01 캠코더를 미디어교육에 활용해보자
  2. 2008/05/23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⑫ 함께 보며 대화하고 글로 남겨라...미디어교육의 ABC
  3. 2008/05/13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⑪ 어린이 청소년의 우상인 스타와 TV 시청
  4. 2008/05/06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⑩ 광우병, 어린이와 청소년 어떻게 받아들이나? (2)
  5. 2008/05/02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⑨ ‘대구 성폭행 사태’ 미디어 교육 부재가 빚은 비극
  6. 2008/04/29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⑧ 어린이의 오락 프로그램 출연 적절한가?
  7. 2008/04/24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⑦ TV시청 습관을 바로 잡는 것도 미디어교육
  8. 2008/04/23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⑥ 미디어교육의 일차적인 책임은 방송사에 있다
  9. 2008/04/2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⑤ TV의 특성을 알면 미디어교육이 쉬워진다
  10. 2008/04/2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④ 아동 유괴·살해 사건과 미디어 교육
  11. 2008/04/2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③ 미디어 교육 어떻게 할까?
  12. 2008/04/2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② 방송사가 프로그램 등급제를 지켜야 하는 이유
  13. 2008/04/2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① 미디어교육,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2008/07/01 10:56

캠코더를 미디어교육에 활용해보자

[고승우의 미디어리터러시] (17)

만 6~9살 아동, TV 공포물 시청하면 악몽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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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승우 박사
어린이 성폭행 사건이 빈발하면서 가정에서 성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취학연령이 된 어린이에 대한 성교육에 대해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유치원이나 학교 입학하기 이전 아동의 성교육은 가정에서 부모가 해야 하는데 이게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은 아이들이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부모에게 질문하면 당황한 부모는 ‘하늘에서 떨어졌다’, ‘꽃 속에서 태어났다’ 하는 식으로 얼버무리려 한다. 이런 모습은 대중매체에서도 흔히 나온다. 요즘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진실’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 나름대로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진다. 얼마 전 한 TV프로에서 소개된 방식은 다음과 같다.

부모는 아이들이 태어나는 과정을 비디오로 촬영해서 자녀가 유치원 갈 나이가 되면 그것을 보여주고 여러 가지를 설명해준다. 아이는 부모가 찍은 비디오를 통해 탄생에 대한 지식을 갖게 된다. 즉 부모가 사랑의 과정을 통해 임신을 하게 되고 열 달이 지나 태어난 주인공이 바로 너라는 식이다. 아이는 자신이 태어나는 과정을 찍은 비디오를 통해 출산 전후 과정을 익히면서 성에 대한 기초 지식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이런 비디오 성교육 방식이 얼마나 교육적인지는 좀 더 검증해 보아야 하겠지만 캠코더가 일반화된 현실에서 부모들이 채택할 수 있는 성교육 방법의 하나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는 새로운 환경에 처하면서 세상을 배우게 된다. 또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과정 등을 통해 정서적인 변화를 겪는다. 이런 점을 감안해 자녀의 TV나 컴퓨터 이용시간을 가급적 줄이고 친구와 어울려 지내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한다. 즉 활동적인 일, 달리고 뛰고, 춤추고, 던지는 것과 같은 운동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아동은 만 6살 전후 나이가 되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분간할 수 있게 된다. 현실과 환상의 세계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반응으로 공포심을 나타낸다. 공포를 주거나 폭력적인 장면을 볼 때 초조감을 보이거나 악몽을 꾸게 된다. 이런 현상은 이후 모든 연령의 아동에게서 발생한다.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 식중독, 엽기적인 살인 사건 등이 자신에게 닥쳐 자기가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무서움을 느낀다. 광우병에 대한 어린이의 공포는 이런 경우다. 광우병으로 자신이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를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 어른들의 깊은 이해와 보살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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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은 만 6살 전후 나이가 되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분간할 수 있게 된다. 현실과 환상의 세계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사진은 공포영화 포스터.
TV나 영화에서 공포심을 자아내는 장면이 나올 때 부모는 자녀를 안심시킨다. 그것은 실제가 아니며 자녀에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자녀가 공포심을 자아내는 TV나 영화를 보고 난 뒤에 두려움을 느끼거나 어둠을 무서워 해 잘 때도 불을 끄지 못하는 수가 있다. 이럴 경우 자녀는 자신이 공포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부모에게 말하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해서 말을 하지 않는 일이 많다. 자녀의 심적 상태가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부모가 가벼운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자녀가 자신의 심리상태를 자세히 말하는 쪽으로 유도한다. 공포심을 자아내게 한 TV나 영화 장면은 보는 사람을 재미있게 하려고 과장해서 묘사한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공포물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배려는 중학교 입학 후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TV에 대한 아동들의 지식은 초등학교 입학부터 중간 학년까지 급격히 증대 한다. 만 7~8살이 되면 TV 속의 상징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중계방송과 만화 영화가 어떤 것인가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환상적인 것은 현실에서 나타나기 어렵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아동 성장 과정에서 만 8살은 매우 중요한 시기로 이때 사물을 이해하는 정도가 급속히 증가한다. 8살이 넘은 아이는 TV가 마술의 세계를 제공하는 것으로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TV프로가 제작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 그러나 이 같은 이해의 정도는 아동들 개개인의 지적 발달 정도에 의해 차이를 나타낸다.

부모는 만 6~9살 자녀가 TV나 컴퓨터를 활용해 학교 공부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도와준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있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또한 과학의 세계에 눈 뜨도록 관련 프로나 자료를 보게 한다. 우주와 지구, 외국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지적 욕구를 충족시킬 TV 프로나 컴퓨터 자료를 활용토록 권장한다. 자녀가 흥미를 갖고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에서 방과 후에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과외를 하게 되는데 TV와 컴퓨터 이용 시간을 조정하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자녀가 TV나 영화, 컴퓨터, 책 등에서 인상 깊게 본 것을 말하도록 유도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질문할 때 단순히 ‘예’ 또는 ‘아니요’라고 대답하는 질문을 해서는 안 된다. 자세하게 설명할 것을 요구하는 질문을 하도록 해야 한다. 자녀가 친구들이 본 TV 프로나 비디오게임을 부러워할 경우가 있다. 특히 집에서 금했던 프로나 게임일 경우 아이가 불평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가정마다 서로 다른 원칙을 정해 실천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이해하게 한다. TV나 비디오 게임의 등장인물에 대해 자녀와 대화한다. 8살 전후의 아이들은 TV의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일이 적지 않다. 자녀가 좋아하는 등장인물에 대해 가급적 긍정적인 방향에서 말하도록 한다.

TV에서 시청한 것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글로 쓰게 한다. TV 시청 내용과 다른 스토리를 상상하게 한다. 이런 연습을 해야 사고력과 추리력 등이 증진된다.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TV프로나 컴퓨터 게임을 하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시청했을 경우 등장인물이 폭력을 써서 난관을 헤쳐 나가는 것과 같은 장면이 나오면 그것을 자녀에게 지적해준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방법이 없었는지에 대해 대화한다. 예를 들어 협상이나 양보와 같은 방법이 가능하지 않을까에 대해 말한다. 현실에서 폭력은 심각한 법률적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말해준다. 만화에서는 폭력이 행사된 뒤 누가 다치고 고통 받는지 하는 묘사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지적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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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여러 미디어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도와준다. 집에 비디오카메라가 있으면 그것을 사용해 가족이나 기타 광경을 찍도록 해서 편집을 하는 방식을 가르쳐준다.
자녀에게 성차별을 하는 것과 같은 고정관념을 심화시키는 프로는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여자니까’, ‘남자가 저러면 쓰나’하는 식의 전통적인 고정관념을 바탕으로 한 프로를 자녀가 시청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우리 사극에서 귀족이 천민을 차별하는 식의 봉건적인 계급관계를 보여주는데 이런 프로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자녀에게 오늘날 인권이 최우선이며 돈을 가졌거나 권력을 지녔다 해도 함부로 행동하지 못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광고는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성장기 아동에게 더욱 그러하다. 아이들은 TV 등의 광고를 통해 무엇이 멋있고 매력적이며 사회적으로 성공적인 것인지를 익히게 된다. 아이들은 광고를 구별할 수 있지만 그 영향력을 거부할 능력은 아직 갖춰져 있지 않다. 부모는 자녀에게 광고의 메시지와 그 노림수 등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광고는 어떤 사실에 대한 정보를 주고 좋거나 싫어하는 또는 놀라게 하는 감정을 촉발한 뒤 행동을 하게 하거나 사고방식을 바꾸도록 영향을 미친다. 모든 광고는 이런 3가지 단계로 만들어진다. 성인 시청자가운데는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일이 많다. 광고주들은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광고제작에 노력한다. 그 결과 요즘 TV 광고는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해 좀 더 재미있고 자극적으로 만들어진다. 아동들에게 이런 것을 설명해주고 광고 제작 기법에 대해서도 알게 하면 더 좋다.

자녀가 여러 미디어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도와준다. 집에 비디오카메라가 있으면 그것을 사용해 가족이나 기타 광경을 찍도록 해서 편집을 하는 방식을 가르쳐준다. 자녀를 집안에서 TV와 컴퓨터를 어디에 놓을 지 그 활용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에 대한 논의에 참여시킨다. 가족이 공동으로 가전 기기를 활용하기 때문에 사용 순서, 시간 등을 정해서 지키도록 한다. 달력 등에 결정 내용을 적어 놓고 항상 확인토록 한다.

부모는 자녀가 시청한 TV 프로 가운데 아래의 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글로 쓰게 한다. 자녀가 잘못 판단하거나 오해하고 있으면 그것을 말해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아동의 분석력과 창작력을 키워줄 수 있다.

☐ 본인(자녀)이 출연하고 싶은 TV 드라마의 배역은 무엇인가?
☐ 좋아하는 프로의 스토리는 무엇인가?
☐ 좋아하는 프로의 출연진 가운데 누가 제일 마음에 드는가? 누가 제일 싫은가?
☐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고 특정 인물의 생활하는 모습을 찍어 보내는 다큐멘터리 물은 어떤 차이가 있나?
☐한 탤런트가 여러 가지 프로에 나온 것을 본 적 있나? 어떤 것이 있었나?


고승우 박사 (전 한성대 겸임교수) konews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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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3 11:45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⑫ 함께 보며 대화하고 글로 남겨라...미디어교육의 ABC


 
▲ 고승우 박사

국내에서 TV 미디어 교육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언론 학자가 거의 없다. 왜 그럴까? TV 미디어 교육은 품이 많이 든다는 점이 그 이유 가운데 하나다. TV를 이해하는 정도가 연령에 따라 다르고, TV가 미치는 영향 또한 연령에 따라 다르다. 이런 이유 때문에 TV 미디어 교육은 연령별로 당연히 달라야 한다.

모든 연령층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이론이나 방법론이 존재치 않는다. 이것만이 아니다. TV가 미치는 영향이 연령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동 연령별로 인식 발달 정도나 정서적 차이 등을 같이 파악해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TV 미디어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연구하는 언론 학자가 거의 없다.

국내 언론학자들은 적게 품을 들이고 크게 폼 나는 일을 많이 찾는다. 물론 민주화 투쟁의 한 방식으로 언론자유 운동에 헌신적인 사람도 꽤 있다. 지난 십 여 년 동안 그런 학자들이 우리 사회에 크게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오늘날 언론민주화가 성큼 달성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과거와 같은 언론운동에 매달리는 언론학자들이 눈에 띈다.

그러나 메이저 신문들이 언론시장을 좌우하는 깊은 이유 등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다. 언론학자들은 수용자를 미디어가 전하는 정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존재로 전제한다. 미디어 문맹이 현실을 지배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미디어 교육을 받아서 적극적으로 미디어를 선택, 비판적으로 정보를 수용하는 그런 존재를 가상치 않는다. 언론학자들이 부지불식간에 저지르는 실수가 하나 더 있다. 그들은 미디어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서 모두 미디어에 눈을 뜨게 만드는 일에도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언론 학계 탓만은 아니겠으나 사실 우리 현실은 미디어 문맹이 자심하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가 매우 수동적이다. 적극적으로 미디어를 판단하고 분석, 비판하는 자세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예를 들면 노동자 권익을 심하게 짓밟는 신문이 노동자 집단 거주지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 이런 미디어 문맹 현상이 메이저 신문의 시장 독과점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이런 부조리는 미디어 교육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언론이 진정 민주화되어 시민사회에 봉사하려면 이제 미디어 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쪽으로 가야한다. 언론운동의 영역을 넓혀야 하는 것이다.

   
▲ EBS의 교육 방송은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상당한 수준급에 이르렀다

미디어 교육이 거의 전무한 우리사회라 해도 TV는 생활필수품 가운데 최상위에 위치한다.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하루 생활에서 TV는 빼놓을 수 없다. TV는 필요한 정보를 주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오락을 선사한다. 극중 주인공과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감정을 삭여낼 연속극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 TV는 선생님, 가정교사의 역할을 한다. EBS의 교육 방송은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상당한 수준급에 이르렀다.

TV 과외를 빼놓고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 교육에 TV를 적극 활용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TV 교육 방송 외에 가정에서 TV는 ‘심심풀이 땅콩’ 이거나 ‘뉴스 제공자’정도로 인식된다. TV가 처음 도입될 때의 TV 기능에 대한 인식이 굳어진 탓일까? TV가 좀 더 적극적으로 교육에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중매체에 대해 언제나 수동적인 우리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실감하게 된다.

발상의 전환을 하면 부모의 지도로 TV를 가정에서 교육용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TV를 중심으로 가족이 한데 모여 교육의 효과를 높이면서 유대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 그 방법은 간단하다. 부모와 자녀가 공동으로 TV를 시청하고 대화하면서 토론하는 것이다. 그 다음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으로 연결시킨다. 그것을 글로 정리하게 하는 것을 습관으로 하면 그 교육적 효과가 가장 높다.

TV같은 영상매체는 그것을 켜고 채널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간편하다. 어린이들도 아무 생각 없이 채널을 돌리면서 ‘시간을 죽이는 일’이 많다. 머릿속은 텅 비운 채 영상의 흐름을 쫒아 시간을 마냥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인쇄매체인 책은 그렇지 않다. 단어 하나하나에 정신을 집중해 읽어야 한다. 문장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렇게 해야 책에 담긴 한 페이지, 나아가 전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인쇄매체는 영상매체처럼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매체가 아니다. TV와 책의 이 같은 차이 때문에 TV에 대한 미디어 교육이 더 필요하다. 그리고 TV를 적극 교육에 활용할 방법을 익혀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 자녀가 같이 TV를 시청하면서 대화하고 토론한다면 자녀의 지적 능력이 크게 향상되고 부모에 대한 신뢰가 커진다. 부모와 자녀가 동시에 시청하면서 교육 목적으로 삼을 TV 프로는 오락, 스포츠, 뉴스, 다큐 물 등 다양하다. 자녀의 사고력과 비판력을 길러주는 프로라면 성인용 프로를 제외하고 교육용으로 모두 다 활용할 수 있다.

TV는 활용하기 따라서 매우 유용해서 가정에서 TV를 자녀 교육용 교재로 활용할 때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정에서 자녀의 TV 시청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가정환경의 주요한 일부인 TV를 교재로 활용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자녀들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TV를 통해 하게 되면 학교 성적 관리에 도움이 된다. 논술이 대입시에 중요한 과목이 되고 고교 때까지 학내 시험이 서술형, 논술 형이 되면서 자녀들의 관찰력, 이해력, 자기 표현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대입 논술도 결국 자기의 주장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개하느냐에 좌우된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TV를 학습 자료로 삼을 때 논술 형 사고방식이 어렸을 때부터 길러진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TV를 시청하면서 대화하고 토론하다 보면 아동은 적극적으로 TV프로를 활용하는 습관을 지니게 된다. 심심할 때나 공부가 하기 싫을 때 습관적으로 TV를 켜놓고 아무 생각 없이 TV를 시청하는 버릇을 고칠 수 있다. 부모들은 자녀의 TV 시청 지도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아이에게 알려주고 실천 토록하면 아이들의 TV 시청 태도는 크게 개선된다. 부모가 TV나 인터넷을 자녀가 적절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아이들의 판단력, 추리력, 상상력 발달에 크게 기여한다. 외국에서 이런 방식으로 가정과 학교에서 TV, 인터넷을 활용토록 노력한다.

부모가 자녀의 TV 시청을 적극 도와주면서 자녀의 지적 발달을 도울 수 있는 방식은 미국 PBS(Public Broadcasting Service)의 연령별 미디어 교육 지침 자료 등이 대표적이다. PBS는 본부가 버지니아 주 알링톤에 있는 비영리 단체로 미국의 348개 공공 방송이 설립해 운영하는 기구다. PBS는 비영리 TV와 인터넷, 기타 미디어를 합리적으로 이용해 시청자 등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교육프로 제공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PBS의 혜택을 받는 미국인은 9천만 명에 이른다.

PBS 등이 제시한 TV를 통한 자녀 교육 방식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가감하면 매우 유용하다. 그 방법은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부모가 자녀와 함께 TV를 시청하고 대화하면서 자녀에게 TV 내용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하고 글을 쓰게 하는 것이다. 자녀가 한글을 깨우친 만 4살 전후해서 시작해 고교 입학 전후까지 이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부모가 자녀의 TV 시청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사항이 하나 있다. 그것은 자녀가 TV를 가급적 적은 시간 시청하면서 필요한 것만 시청하는 습관을 지니도록 하는 것이다. 즉 어린이가 TV는 아무 생각 없이, 심심하면 언제나 켜는 매체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케 하는 것이 중요하다. TV에 수동적으로 매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TV를 활용한다는 것을 몸에 익히도록 한다. 자녀가 이런 태도를 생활화하면 부모는 TV로 논술 과외를 시킬 수 있다.

고승우 박사 (전 한성대 겸임교수) konews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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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3 13:56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⑪ 어린이 청소년의 우상인 스타와 TV 시청

한류 바람이 거세지면서 한류 스타를 향한 일본, 동남아 팬들의 열렬한 모습은 이제 흔한 일상이 되었다. 스타를 향한 뜨거운 애정은 국적이나, 나이가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는다. 외국에서 국내로 원정 오는 한류 팬들의 열정은 우리 오빠부대의 그것보다 더 뜨겁다고나 할까? 국내외 오빠부대는 지구촌이 문화적 공동체임을 확인하는 현상이다.

국내 오빠부대들은 요즘 외국 오빠 부대보다 미디어의 조명을 덜 받는다. 하지만 그 기세는 여전하다. 그들은 지금도 TV, 인터넷 등의 미디어를 매개로 관련정보를 교환하면서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목표를 향해 행동한다. 오빠 부대에 소속된 10대들은 숭배의 대상인 스타를 먼발치에서라도 보기 위해 TV 방송국, 공연장, 스타들의 숙소, 심지어는 미용실까지도 따라 다닌다. 스타들의 집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도 흔하다. 이런 10대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학교 공부는 뒷전이다. 스타들에 대한 열정이 너무 강렬해서 공부에 전념하기 어렵다. 오빠부대에 속한 자녀를 둔 부모는 속이 타들어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막무가내로 혼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이럴 경우 어떻게 할까?

부모들은 우선 스타 연예인을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 자녀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아동들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그것은 중요하다. 부모들이 자녀가 인기 가수, 유명 운동선수 등에게 흠뻑 빠져 있는 데도 공부를 열심히 해라, 또는 역사책에 나오는 훌륭한 위인들을 본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윽박질러서는 효과가 별로 없다. 아이들은 자기 세계를 어른들이 몰라준다면서 반항하거나 부모의 눈을 속이고 탈선하는 쪽으로 갈 우려가 있다.

부모는 자녀들과 대화하면서 자녀들이 열광하는 스타나 TV 등장인물에 대해 어떤 심리상태를 지니는지를 살펴본다. 부모는 자녀가 어떤 이유로 인기연예인을 좋아하는지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 자녀가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 직설적으로 묻기보다 일반적인 경우를 상정해 말을 시작한다. 예를 들어 자녀의 친구가 어떤 연예인을 무슨 이유로 좋아하는지를 말하게 한다. 아이들은 친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부모는 이런 대화를 통해 자녀의 친우관계도 상세히 알 수 있다.

   
▲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그룹 소녀시대 ⓒ소녀시대 공식 홈페이지
대중 스타나 TV속의 등장인물 등은 아동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아동은 미디어 속의 스타를 접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어떤 사람을 모델로 삼아 닮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아동의 TV 시청이 빈번해 지면서 TV에서 방영된 인물이 아동의 우상이 되는 수가 많다. 아동은 TV 드라마 주인공이나 인기연예프로에 출연하는 가수, 탤런트, 개그맨 등을 쉽게 좋아한다. 이들 연예인들이 부모나 학교 선생님보다 더 친숙하고 멋지다고 여길 경우 이들 인기 연예인들은 아동의 성장 모델 또는 우상이 된다. 그 결과 아동들은 연예인들이 하는 말투, 행동이나 옷, 습관, 취미 등을 흉내 낸다. 그래서 아동들은 자신의 우상이 하는 식으로 옷을 입고, 헤어스타일도 흉내 내고 행동도 따라서 한다.

부모가 자녀의 TV 등장인물 가운데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파악한 다음에 TV세계에 대한 대화를 시작한다. 우선 연예인들은 TV 방송사에서 요구하는 데로 연기한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드라마일 경우 프로듀서나 작가 등이 설정한 배역을 연예인들이 맡아서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인기 연예인들이 왜 대중의 사랑을 받는지에 대해 대화한다. 부모는 자녀가 유치원 전후의 나이 일 경우 자녀가 좋아하는 TV프로를 같이 시청한 뒤 자녀가 좋아하는 등장인물을 모두 써보도록 한다. 가장 좋아하는 등장인물, 그 다음 좋아하는 등장인물을 차례로 쓰게 한다. 좋아하는 이유를 써보도록 한다. 그것이 끝나면 싫어하는 등장인물들, 그 이유를 써보도록 한다. 써보는 것은 말로 하는 것보다 때로는 더 효과적이다.

아동들은 자신을 즐겁게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코미디언이나 개그맨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코미디언이나 개그맨의 말과 행동은 아동들의 사회에서 크게 유행한다. 부모는 자녀들이 코미디언의 언행을 모방하는 모습을 보고 그것을 나무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부모가 아무리 타일러도 그 효과는 크지 않다. 자녀들은 친구들이 코미디언 등의 말과 행동을 흉내 내는 것이 대 유행이라서 자기만 그것을 외면할 경우 혹시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수도 있다. 자녀의 이런 고민은 일리가 있다. 아동들은 누가 더 코미디언이나 개그맨 흉내를 더 잘 내느냐를 놓고 경쟁하기도 한다.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독차지 하는 재능 가운데는 코미디언 흉내 내기도 포함되어 있다. 부모는 이런 점을 잘 파악해서 자녀에게 접근해야 한다. 즉 TV 등장인물 가운데 모범이 될 만한 대상을 선정해 대화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래서 자녀가 타인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지니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남자 아동들은 영상매체에서 나오는 슈퍼맨, 스파이더맨과 같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주인공을 좋아한다. 그것은 아이들이 어른에 비해 자신이 키가 작고 힘이 약하다는 열등감 때문이다. 남자 아동들은 TV나 영화에서 나오는 초인적 영웅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만족감을 맛본다. 남자 아동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대부분 격투기나 전투 장면이 많다. 게임은 격렬한 싸움 끝에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는 방식이다. 남자 아이들은 그런 게임을 여자 아이들보다 매우 좋아한다.

한편 여자 아이들은 남자아이들과 차이가 있다. TV를 시청하는 시간은 여자아이들이 남자 아이들보다 적다. 예쁜 여자 탤런트, 인형이나 동물을 좋아 한다. 격렬한 싸움을 하면서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피가 낭자하게 튀어나오는 게임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4살부터 유치원 입학하기까지의 아동은 TV 등장인물의 개성이나 자질 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 단지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대해서 자신의 판단을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아동들이 TV 주인공 등에 대해 표현하는 방식은 ‘강하다’, ‘매력적이다’, ‘인기가 있다’,‘웃긴다’ 정도이다.

5~8살까지의 아동은 TV 등장인물의 특성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아동들은 TV 수사 극이나 코미디 프로를 좋아하는데 이를 통해 자신의 분노나 좌절감을 배출하려 한다. 예를 들면 이들 TV프로에서 분노를 폭발하는 배역이 나오면 아이들은 그런 등장인물을 자신과 동일 시 하면서 화를 내는 모습까지 흉내 내려 한다. 특히 그런 등장인물이 매우 강하고 우월한 모습으로 묘사되거나 그런 행동으로 보상을 받는 방식이라면 이를 본 아동은 그것을 모방하려는 강한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부모는 미디어를 중심으로 자녀와 대화함으로써 자녀의 스타에 대한 기호와 TV 등의 미디어 이용 방식 등을 확인하게 된다. 자녀 또한 부모와 대화함으로써 미디어 등에 대해 배우게 된다. 아동들 또한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스타 세계의 그늘을 알게 되거나 미디어와 사회의 관계에 대해서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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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15:13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⑩ 광우병, 어린이와 청소년 어떻게 받아들이나?

어린이 청소년들의 쇠고기 수입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매우 충격적이다. 미성년층의 ‘광우병 공포’가 전국으로 급

 
▲ 고승우 박사
속히 확산되고 있어 기성세대를 놀라게 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인터넷에 광우병을 걱정하는 글을 올리거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공식 행사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집단 공포 심리를 표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미디어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입수, 전파하는 과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어린이들의 광우병 공포는 청와대 홈페이지 ‘어린이 청와대’의 어린이 글 마당에 하루 수백 건 이상 올라오는 글에서 확인되고 있다. 또한 청소년 세대의 폭발적인 관심은 쇠고기 수입 반대 문화제 행사에 여중고생을 주축으로 10대들이 대거 참가하여 분노를 표시하고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사 표시에서 입증되고 있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광우병의 공포가 미성년층에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향후 심각한 사회적 파문을 예고하는 것이다. 정부 당국은 이런 어린이 청소년세대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방치할 경우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우려된다.

어린이 청와대 어린이 글 마당은 쇠고기 수입을 걱정하는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 4일 올라온 글 몇 편을 소개한다. ‘죽기 싫어요..’라는 제목의 글은 아래와 같다.

미국산 광우병걸린 소..
먹기싫어요...
죽기싫어요 ......
정말이에요.. 고기하나라도 먹으면...
바로전염되서 혼자 배시시시웃고...잠잘때도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소리지르는..
그런 병신은 돼기싫다구요...
이명박 대통령 아저씨... 안돼요.. 겨우 12년밖에 살지않았는데 죽으면...
못본것도 많고.. 가보지 못한곳도 엄청나게 많은데..
싫어요... 진짜 싫단말이에요.......
나 죽기싫단 말이에요... 사람처럼 죽고싶어요...
그렇게 비참하게 죽기는 싫어요.......

또한 ‘저는 8살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살고 싶어요. 소고기 수입 하지마세요. 대통령이나 실컨 드세요”리고 썼다. 다른 글의 일부분은 다음과 같다.

여기 글 보니까 여덟 살도 있고 이제 초등학교 3학년들도 있네요
이명박 대통령, 님이 이 꼬마애들 10년후에 다 죽이는격이예요

나 결혼하고 애낳을쯤되면 다 뒤지라는거죠 그쵸 'ㅅ'?
아 욕쓴다고 뭐라하지마셔요

‘어린이를 죽이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은 다음과 같다.

전아직중학생입니다.
제동생은 네살이구요
근데 미국산 쇠고기 때문에 (광우병에 걸린) 죽을수도 있습니다.
수입중단해주세요. 이거 중단한다고 그렇게 많은 피해가 오는거 아니잖아요.
소가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피해는 더 심각해집니다.
대통령아저씨. 우리를 살려주세요, 국민들을 살려주세요

또 다른 글은 아래와 같다.
부탁할게요.... 미국산 쇠고기... 수입하지 말아주세요..
들여오지 말아주세요... 제가 제일 무서워 하는 것 중 하나가..'죽는 병'이에요.
자연히 죽는 것도 아닌..거... 차라리 사람한테 죽는게 낮죠..
차라리.. 살인이 100배는 낮죠... 평소처럼.. 아무 일 없이.. 먹을 거 잘 먹고..
잘 자라고... 했더니.. 나중에 죽어야 한데요... 얼마나 당황스러워요..

어른들 말씀처럼..
잘 먹고 잘 자랐더니..
잘 먹은 음식 땜에.. 죽어야 한데요.... 인간 미친 소가 된데요...

어떡해요..? 나중에.. 진짜 그런 일 생기면.. 저 어떡해요?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겨우 초등학교 6학년 짜리가..
벌써부터.. 나중에 나 죽게 되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는 게 말이 돼요?
전부 걸린다는 것도 아니고... 음식들이 다 걸리지 않는다는 거.. 알아요..

   
▲ 지난 2일, 3일 이틀에 걸쳐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에 많은 청소년들이 참가했다. ⓒ 오마이뉴스 유성호
한편 청소년들의 광우병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공포감은 지난 2, 3일 저녁 연이어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확인되었다. 행사 참가자의 70~80%로 추산된 중고등학생들은 집회시작 이전부터 동아일보 앞과 청계천 소라광장,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 삼삼오오 모여 한손에 촛불을 들고 문화공연, 자유발언 등의 행사에 동참했다. 그들은 교복을 입고 나와 앳된 목소리로 '미국산 쇠고기 반대'와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일부 학생들은 자유발언에서 쇠고기 수입의 부당성을 성토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언급했다. 광우병 쇠고기가 학교 급식에 나올 것이 뻔해 그 때문에 어린이 청소년이 죽는 것은 부당하다고 외치다가 눈물을 보이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청소년들은 ‘살려고 나왔다. 살려면 나서자’ 또는 ‘미친 소 너나 먹어’라는 글이 적힌 종이를 흔들면서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유발언에 나선 일반인들은 광우병 소로 어린이, 청소년이 피해를 볼 것을 걱정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광우병 발병률이 1억분의 1이라 해도 그것이 자신이나 자녀에게 닥치면 100% 비극이 되는 것이라며 수입반대를 절규했다.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광우병 공포에 대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의사표시에는 대부분 ‘죽음’이 담겨있다. 광우병 걸린 쇠고기를 먹고 죽기 싫다는 것이다.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 대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미국 쇠고기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부모님이 학교 급식 때 쇠고기 든 음식은 먹지 말라고 말씀 하신다’ ‘병든 수입 쇠고기 먹고 죽기 싫다’고 외쳤다. 이런 모습을 통해 청소년들이 엄청난 강박관념에 짓눌려 있다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 주변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겪고 있는 집단 공포 심리는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인식, 수용하는 태도에 비춰 볼 때 발생 가능한 현상이다. 철든 어린이와 일부 청소년은 유괴, 음식물로 인한 피해 등 현실 속에서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큰 공포심을 갖는다. 예를 들어 뉴스 시간에 보도되는 인명피해가 큰 기상재해, 집단 전염병, 전쟁, 테러와 같은 기사를 접할 경우 평상심을 잃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그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면서 두려워하고 때로는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뉴스 홍수 속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심한 공포를 느끼는 것은 불가피하고 그 공포는 현실 속에서 구체적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가 평균적으로 5살 전후가 되면 TV 등 미디어를 통해 이런 일을 흔히 경험하게 된다. 그 이전 나이의 어린이는 TV에서 등장하는 유령, 괴물 등과 같은 상상 속의 존재에 대해 더 두려움을 느낀다. 상상력으로 꾸며낸 것과 현실 세계에서 존재하는 것을 분간치 못하는 것이다. 어린이의 지각 능력은 5살 전후해서 상상속의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분간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어린이가 TV 등의 미디어 정보를 판독하게 되는 것과 같은 변화는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어린이가 미디어나 다른 방법을 통해 파악한 광우병에 자신도 걸릴 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공포심을 갖는 것은 자기 보호 본능에서 비롯된 자연스런 현상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광우병 쇠고기’에 대해 보이는 집단적 공포심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자신이 광우병으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은 쉽게 해소하거나 씻어내기 어렵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논란이 지속되면서 어린이 청소년의 공황상태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사회가 이런 점을 직시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 여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일부 언론이나 정치세력의 음모적 발상이 광우병 반대 현상의 배후에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쇠고기 수입관련 집회를 불허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는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광우병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모두가 마음을 열고 노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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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2 11:0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⑨ ‘대구 성폭행 사태’ 미디어 교육 부재가 빚은 비극

 
▲ 고승우 박사
대구에서 최근 밝혀진 초등학교 교내 집단 성폭력 사태는 여러 각도에서 접근해야 할 심각한 문제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미성년자의 음란영상물 시청도 그 가운데 하나로 추정된다. 아이들이 인터넷, 케이블TV 등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란물이 성폭력을 유발한 직접적 원인의 하나가 된 것이다.

이번 사건은 미디어가 어린이 청소년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흉기인가 될 수 있는지 를 경고하고 있다. 영상미디어가 어린이 청소년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화근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지만 미디어 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미디어 교육이 이번과 같은 사태를 방지할 근본적인 대책의 하나인데도 그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부족하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학생들은 대부분 음란 영상물을 시청하고 그 흉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도 학교 잔디밭에서 집단적인 폭력이 가해졌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진 원인의 하나는 음란 영상물이다. 음란 영상물은 성과 관련한 사회적 규범, 윤리성 등이 완전히 생략되거나 왜곡되어 있다.

남녀의 성행위가 쾌락만을 주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성행위로 인한 법률적, 윤리적 문제나 임신, 성병 등의 문제는 담겨져 있지 않다. 이런 영상 음란물을 접한 어린이, 청소년은 성행위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기 쉽다. 부적절한 성관계라 해도 상대에게 쾌락을 준다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게 되어 죄 의식을 갖지 않게 된다. 이번 사건에 관련된 학생 대부분이 죄의식을 갖지 않은 채 집단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것이 위와 같은 추정을 가능케 한다. 상업용으로 만들어진 음란 영상물이 철없는 어린이들을 잘못된 길로 빠지게 한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음란 영상물 시청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비책은 무엇인가? 무조건 음란물을 보지 마라는 것이 거의 전부다.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을 통해 어린이, 청소년이 수동적이 아닌 적극적, 능동적인 태도로 TV, 비디오, 인터넷 등 영상매체를 활용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익혔다면 음란 영상물에 대해서도 교육하기 용이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지식을 전수하는 미디어 교육이 전무한 상태에서 음란물을 보지 말라는 말만 듣게 되면 아이들이 음란물에 신비감을 느끼고 더 빠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나라는 미디어 강국으로 성장했지만 미디어 교육의 후진국을 탈피치 못한 것이 대구 사태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다. 어린이 청소년이 미디어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는 것은 교육계 뿐 아니라 전사회적인 문제다.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세워져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되면서 어린이 청소년을 미디어 폐해로부터 보호하는 문제가 나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부모들은 흔히 아이들의 먹 거리, 과외공부, 건강 등을 신경 쓰지만 미디어에서 자녀들이 무엇을 보고 듣는지에 대해서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건전한 미디어 접촉과 활용은 가정에서 신경 써야 할 최우선적인 요주의 항목이 되었다. 대구 사태처럼 아이들이나 청소년은 한 순간에 평생 지워지지 않은 고통스런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모들은 자녀가 TV 등 영상매체를 통해 호기심을 키우고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며 재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들과 함께 TV 프로그램 가운데 자녀들에게 도움이 될 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같이 시청하면서 같이 즐기는 방식을 익혀야 한다. 자녀가 취학하기 이전에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돌볼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자녀 양육에 부모의 책임을 최우선시 하기 때문이다. 국가나 지방 정부 등이 아이들 성장에 개입하는 정도는 미국 등 선진국에 크게 뒤진다. 미국에서는 자녀들을 부모가 심하게 매질할 경우 부모의 자녀 양육권을 박탈해 버리고 국가가 책임을 진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것은 먼 나라 이야기로 인식할 만큼 인권, 복지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아직도 후진적이다.

대구 사태의 경우 문제를 일으킨 어린이 청소년이 맞벌이 부모를 둔 경우라고 보도되고 있다. 미성년자에 대한 교육을 공교육기관과 미디어가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면 이번 사태는 예방이 가능했을지 모른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전 방위적으로 보호하는 시스템의 하나인 미디어 교육이 선진국처럼 시행되고 있다면 미디어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영상 음란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그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지금은 부모가 그것을 챙길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제반 여건이 미비해서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이 단기간에 실시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미국의 미디어 교육전문 사회단체인 PBS(Public Broadcasting Service)가 제공하는 부모의 자녀 TV 시청 지도 방식을 소개한다. 그 지도방식은 연령별로 부모가 자녀에게 어떻게 TV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지를 가르치는 내용이다.

10대가 되기 전 아동의 미디어 교육에는 부모가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10대 이전의 자녀에게 TV 프로그램이 어떻게, 왜,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 질문하게 하면 자녀의 TV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부모의 미디어 교육이 성공적인 경우 10대 이전의 아동은 TV를 능동적으로 비판적으로 활용할 안목을 갖춘다. 즉 TV에서 보고 듣는 것에 대해 질문하는 법을 통해 TV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진다.

부모는 자녀의 TV 프로에 대한 모든 질문에 대해 다 답변하지는 못한다 해도 자녀와 같이 시청하는 일을 생략하면 안 된다. 자녀는 부모와 TV프로에 대해 대화함으로써 TV 프로가 한 방식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즉 모든 프로는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의 참여 속에 제작된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TV 광고는 상품 판매를 촉진할 목적이라서 TV 제작자에게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부모는 유치원 취학 이전(5살 이하) 자녀에 대한 미디어 교육부터 신경 써야 한다. 두 살 이전의 어린 자녀는 가급적 TV를 시청치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전문가들은 두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는데 TV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모는 2살 이후의 자녀에게 TV 시청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TV 시청 습관을 익히도록 한다.

즉 TV 시청을 수동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토록 한다. 그 방법은 자녀가 시청할 프로를 부모가 정해주고 같이 시청하면서 TV 프로 출연자가 하는 말이나 노래, 춤을 따라 하도록 한다. 이 때 부모도 똑같이 행동한다. 그러면서 자녀에게 TV에서 무엇을 보고 들었는지를 물어본다. 자녀는 이 방식을 통해 TV 프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6~7살 아동은 주변 사물에 대해 주의 깊게 살피면서 그 의미를 파악하는데 열중한다. 주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8~9살이 되면 타인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진다. 이런 지적 발달을 거치면서 아동의 TV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6살에서 9살까지 아동이 부모의 도움을 받으면서 TV 시청을 하게 되면 판단력이나 비판력을 기를 수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TV 프로그램에 대해 의문을 갖고 질문하게 함으로써 건전한 문제의식을 지니게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녀는 TV가 많은 분야의 분업과 협업으로 제작되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TV에 나온다 해서 객관적인 진실로 받아드리는 일이 없어진다. 이런 습관을 기르면 어른이 되어서 “신문에 났는데”라든지 “TV에서 보았는데”하는 식으로 미디어를 맹신하는 버릇을 지니지 않게 된다.

10대가 된 자녀는 미디어 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면, TV의 모든 것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면서 전문가 비슷한 TV 비평가가 될 수 있다. 이런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성숙해진 자녀들은 TV프로의 의미는 다각도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TV가 제시하는 메시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드리지 않고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려 한다.

TV에 대한 비판적 지식이 많아지면서 TV 프로 등장인물의 가치관, 사고방식 등을 다각도로 이해하려 한다. 예를 들어 음란 영상물은 상업용으로 만들어졌고, 성과 관련된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해서 만든 것이라 점을 이해하게 된다. 실제 성관계는 법적, 윤리적 문제와 함께 임신, 성병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있다는 것도 파악하게 된다. 이러면 음란 영상물이 성범죄로 연결되는 일이 원천적으로 방지될 수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최초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TV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자녀가 성장기에 익힌 TV에 대한 지식과 이미지는 평생을 간다. 자녀들이 TV를 통해 더 건전해지고 사회에 유익한 인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가 적극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이번 대구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력 사태와 같은 비극이 예방될 수 있다.

고승우 박사 (한성대 전 겸임교수) konews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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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9 17:51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⑧ 어린이의 오락 프로그램 출연 적절한가?

철부지 어린이라 해도 특정 TV 프로를 열심히 시청하는 경우도 있다. 일주일의 어느 정해진 요일에만 정기적으로 하는 프로일 때 그 날을 잊지 않고 시청하려 한다. 이럴 때 부모나 다른 형제가 다른 프로를 보려 하면 소동이 벌어지는 일이 흔하다. 특히 그 철부지 어린이가 고집이 남다른데 형이나 부모가 다른 프로를 보려 하면 일이 커진다.

TV 오락프로들이 요즘 어린이를 출연시키는 일이 많다. 유치원에 다닐 정도의 어린이를 등장시켜 어른 개그맨들과 어울리게 한다. 아동들이 TV 카메라와 청중 앞에서 웃음을 자아내게 말하고 행동한다. 시청자를 즐겁게 하고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할만하다. 어린이들은 흔히 어린이가 출연하는 프로를 매우 좋아한다. 꼬마 어린이가 출연하는 것을 눈여겨 본 전국의 많은 어린이들이 그 프로를 기다리고 있다면 시청률이 올라가는데 큰 도움이 될 법도 하다.

그러나 그런 프로에 꼬마들이 출연한 것이 어색해 보일 때가 적지 않다. 성인들의 관심사에 대한 어린이들의 말이 너무 어른스러울 때 특히 그렇다. 유머나 개그 프로는 최첨단의 유행어로 시대감각을 풍자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소재로 엮어진다. 출연하는 아이가 조숙하다 해도 전국의 평균적인 어린이들이 얼마나 이해할까 걱정스럽다.

실제 어린이들은 연령에 따라 시청하는 TV에 대한 이해가 차이가 있다. 어린이들이 성인용 TV프로를 시청할 때 더욱 그러하다. 즉 미국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는 성인용 TV 프로 내용의 66%를 기억했고, 5학년은 84%, 8학년은 92%를 각각 기억했다. 이 때문에 어린이들은 TV, 영화 등의 줄거리 가운데 명확한 내용을 기억하거나 주요 장면을 인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개성이 강한 남녀 출연자들이 하는 연기에 담긴 다양한 의미나 그들의 의도와 다른 엉뚱한 내용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 학년 간에 차이가 있다. 대체적으로 어린이들은 성인 수준에서 영화감상 시 관찰 가능한 극중 인물의 행동이나 여러 가지 일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한 영국의 최연소 가수 코니탤벗 ⓒSBS
어린이들은 또한 명확한 내용보다 함축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미국의 초등학교 2학년은 함축적 내용의 TV 프로의 경우 47%를, 5학년은 67%, 8학년은 77%를 각각 기억했다. 어린이들은 사건과 사건 사이의 연관관계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어린이들은 배역들이 무언의 행동으로 묘사한 윤리나 도덕성에 대한 연기에 대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파악하기도 했다.

이상과 같은 사실을 고려할 때 TV오락 프로에 출연하는 어린이들은 개그맨들의 말이나 행동을 이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것을 시청하는 전국의 어린이도 마찬가지다. 개그맨들은 흔히 웃기기 위해서 과장된 말과 몸짓을 하거나 은어, 비유법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순진한 어린이를 개그맨들과 섞어놓고 벌이는 발상은 검토할 점이 많다고 여겨진다. 오락의 영역은 어린이와 성인의 그것이 동일하지 않다. 그런 프로가 계속된다면 ‘애늙은이’가 양산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TV 오락 프로에 아동들을 출연시키는 일이 적절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TV프로 담당자는 흥미를 끌기 위해,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다. 프로의 종류에 따라 그 기법은 매우 다양하다. TV 드라마는 시작부분에 매우 인상적인 내용이나 장면을 내보낸다. 시청자가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수십 초 동안 시청자의 흥미를 끌지 못하면 시청자는 계속 시청할 의욕을 상실한다.

TV 뉴스도 마찬가지다. 뉴스 도입부분에 요란한 효과음과 함께 주요 뉴스의 중심 되는 내용만을 뽑아서 소개한다. 그러다보니 자극적인 내용을 앞세워 선정적인 보도를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TV 광고는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표적인 경우다. 수 초 또는 십여 초라는 짧은 순간에 상품의 특성 등을 알리기 위해 자극적인 음향과 빛을 사용하거나 방영되는 장면을 매우 빠른 속도로 바꾸기도 한다.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아두기 위해서다.

모든 TV프로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영상효과 기법에 소리와 빛, 카메라 각도 등이 동원된다. 흡혈귀가 나오는 괴기 영화의 사례를 들어보자. 음악은 음산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그런 음악을 사용한다. 흡혈귀가 나오는데 밝고 명랑한 음악이 사용되지 않는다. 빛의 효과를 이용해 공포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달도 뜨지 않은 깜깜한 밤이나 으스스한 빛이 감싼 그런 곳에서 흡혈귀가 출현하는 것이다. 만약 흡혈귀가 해가 쨍쨍한 대낮에 등장하는 식이라면 사람들이 공포감을 덜 느끼게 된다. 흡혈귀가 무서운 괴력을 지닌 것으로 묘사하는 방식의 하나로 카메라 각도를 이용한다. 흡혈귀를 카메라가 올려다보는 식으로 촬영한다. 이런 기법에 대해 아동들이 이해하면 현실과 TV 가상세계를 분간하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TV의 영상기법은 아동의 시선을 붙잡아 두기 위한 것으로 아동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기법을 동원할 경우 아동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아동의 사물 지각 능력은 느린 편이다. 예를 들어 동화책을 읽을 때 아동은 동화책에서 읽은 내용을 머릿속에 상상한다.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편다. 그런데 아동의 읽는 속도가 느린 것은 두뇌 회전의 속도가 느린 것도 한 이유다. 아동이 TV를 통해서 똑같은 동화를 접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아동의 동화에 대한 이해는 TV 제작자가 어떻게 화면을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동은 책을 읽는 것과 달리 TV 동화를 시청할 때는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작업을 거의 하지 못한다. TV의 쉴 사이 없이 바뀌는 장면을 따라가기 바쁘다. TV 장면이 아동을 사로잡을 만큼 흥미롭거나 자극적일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TV가 능동적이 되고 아동은 방영되는 내용을 쫓아가기 바쁜 수동적인 입장이 된다. 그러나 아동이 TV영상효과를 높이는 기법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아동이 TV 동화를 능동적인 자세로 시청할 수도 있다. 즉 비판적으로 시청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영상효과 기법에 대한 아동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자녀가 매우 좋아하는 프로를 활용한다. 그런 프로를 녹화해서 자녀와 함께 시청하면서 대화하는 것이다. 주요한 장면을 선정해 그곳에 도입된 영상효과의 종류에 대해 아동이 체크하도록 한다. 다른 영상효과 기법을 사용했을 경우에 대해 상상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예를 들면 싸움을 하는 장면에서 무사들이 공중을 획획 날아다니는 식으로 묘사되는 장면에 어떤 영상효과 기법이 사용되었는지 아동이 말하고 써보게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한 그런 묘사가 왜 무협영화나 드라마에 일반화되는 것인지를 이해하게 된다. 시청자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기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음향효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활극 장면에서 긴박감 넘치는 음악이 흔히 사용되는데 음악을 끄고 활극 장면을 같이 보면서 거기에 느낀 바를 대화한다.

고승우 박사 (전 한성대 겸임교수) konews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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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4 16:19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⑦ TV시청 습관을 바로 잡는 것도 미디어교육

공부벌레가 되어야 하는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도피처는 TV다. 이는 전문적인 연구에서 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도 흔히 확인된다. 왜 그럴까? 심신이 파김치처럼 지쳐 집에 돌아온 아이들이 가장 쉽게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TV이기 때문이다.

공부로 무거워진 머리를 식히기 위해 TV 화면으로 빨려 들어가기 위해서 해야 하는 노력은 단순하기 짝이 없다. 리모컨으로 전원을 켜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면 된다. 몸은 TV 앞의 소파나 거실에 눕힌 채 손가락으로 수십 개가 되는 채널을 돌리면 된다. 눈동자, 귀만 열어놓으면 된다. 영상, 음향과 함께 쏟아지는 ‘브라운 관 속의 현실’을 보고 즐기면서 하루의 피로를 잠시 잊는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컴퓨터나 기타 오락 게임도 즐기겠지만 이들 기기를 작동하는 것은 TV만큼 간단치 않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그날 밀린 공부를 생각하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책과 씨름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TV를 선호한다.

공부에 매달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그러나 월급은 성적순이다.”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기분 전환과 휴식을 위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TV에 의존하는 것이다.

TV는 학원이나 학교에 가기 이전의 어린이에게도 대단히 매력적인 오락 기구다. 리모컨 작동 법만 익히면 철부지에게 너무 자극적인 영상물과 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유치원 가기 이전의 아이들은 대부분의 TV 프로그램들이 전하는 정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어른들이 설명해주지 않으면 더욱 그렇다.

우리 사회에서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은 대단하다.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을 당연시 하다 보니 어느 사이에 출산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국가가 되어버렸다. 일단 낳았다 하면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잘 기를 만한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하나만 낳고 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부모들이니 자녀의 TV 시청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 현재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들이 브라운관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가 올바른 TV시청 습관을 들일수 있도록 미디어교육을 했다.

지난 해 실시된 한 조사에 의하면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방학동안 가장 많이 하는 잔소리는 “TV시청이랑 게임 그만해”인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를 위한 엄마학교 맘스쿨과 영어교육을 위한 부모커뮤니티 쑥쑥닷컴(ww w.suksuk.co.kr)이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약 열흘간 ‘방학기간 가장 많이 하는 잔소리’를 주제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TV 시청과 인터넷(게임) 그만(36%)하라는 잔소리를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884명의 학부모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그 밖의 잔소리는 △숙제(공부) 좀 해라(20%), △방 좀 치우면서 놀아(16%),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16%) 등의 순이었다.

평소에 TV와 가까웠던 자녀들은 방학 기간 동안에도 습관적으로 TV를 가까이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동의 TV시청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 혹시 TV시청은 아동 시력을 나쁘게 하지 않을까, 폭력물이나 만화영화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아동의 두뇌 및 언어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광고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하는 것이 주로 제기되는 부모들의 의문이다. 아래와 같은 사항은 부모가 익혀야 할 TV 시청에 대한 기초적 지식이다.

우선 아동 시력 보호를 위해 TV 시청을 올바르게 해야 한다. TV화질은 무조건 좋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TV제작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라서 크게 염려할 것은 없다. 그 다음 TV를 놓는 장소다. 책을 읽을 만한 밝기의 실내에 TV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어두운 곳은 피해야 한다. TV가 놓일 곳의 벽면 등 배경도 살핀다. TV 뒤 배경이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어지러운 무늬가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아동이 TV를 시청하는 위치에 신경을 써야 한다. 즉 TV 정면에서 약 1~1.5m 떨어진 곳에서 아동 눈높이에서 시청토록 한다. TV를 측면에서 보거나 아동이 누워서 보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TV 시청 중간 중간에 시선을 다른 곳에 돌려 눈을 쉬게 한다. TV를 계속 응시하는 것은 시력을 나쁘게 한다.

다음은 TV 채널 권을 누가 갖는가 하는 것이다. TV가 흔해지면서 가정에서 TV 채널 선택과 시청 시간을 놓고 다투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나 이런 환경이 아동에게는 심각한 측면이 있다. 아동 프로 시간대가 아니면 아동과 청소년은 흔히 성인용 TV프로를 시청하게 된다. 때로는 아동들에게 유해한 프로도 어른들과 같이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시청한다.

아동을 사랑하는 부모도 무의식적으로 과오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는 TV 시청에서 자녀에게 반드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즉 유해 프로는 시청치 않는다든가 밤늦게 까지 시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만들어 지키는 것이 좋다. 그래야 아동들이 보고 배우게 된다. 부모 모두 직업을 가지고 있어 출근하면서 자녀를 보모에게 맡길 경우 TV 시청에 대해서도 반드시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 보모들은 흔히 아이들을 TV앞에 앉혀놓고 아무 프로나 틀어놓거나 비디오를 시청토록 하는 일이 많다.

자녀가 집에서는 부모의 말씀에 따라 합리적인 TV 시청을 한다 해도 친구의 집에 놀러갔을 때가 문제다. 친구의 집에 보호자가 출타중일 때 자기 집에서 부모가 허락하지 않는 프로를 시청할 위험이 높다. 이런 경우 평소 부모로부터 확실한 교육을 받은 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의 차이가 크다.

불량 TV 프로나 비디오를 시청해서 안 된다는 의식이 확고한 아동은 부모의 감독이 없는 상태에서도 빗나가는 일이 적다. 이럴 때도 부모가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자녀가 외출에서 돌아 온 후 친구의 집에서 무슨 TV를 얼마나 오랫동안 시청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확인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자녀의 TV시청 습관은 좋아지게 된다.

식사와 숙제를 하면서 TV를 보지 않도록 한다. 아동들이 집에서 숙제를 하면서 TV를 켜놓고 시청하는 일이 있는데 이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아동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숙제와 TV 시청을 별도로 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숙제를 끝낸 뒤 TV를 시청토록 하는 것이다. 식사 중에 TV를 보는 것도 좋지 않다. TV를 보면서 식사를 하는 것은 여러 가지 단점이 있다. 아동이 과식을 하거나 가족과 대화를 하면서 화목하게 식사하지 않게 되거나, TV에 의존하는 버릇이 생기는 것과 같은 나쁜 점이 있다.
TV 만화, 특히 폭력적인 장면이 많은 것을 과도하게 시청하는 아동은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사례가 많다. 물론 모든 아동이 동일한 것은 아니고 아동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초등학교 학생의 경우 폭력 프로를 많이 시청하면 학교생활에 열의가 부족하다. 부모는 자녀들이 어떤 프로를 얼마나 오래 시청하는지를 파악해서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동들의 TV 시청시간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아동과 같이 놀아주면서 TV시청시간을 줄이도록 한다. 그래야 아동이 TV 앞에만 앉아있으려는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많은 TV프로들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심하게 과장하거나 폭력적인 내용을 과다하게 포함시키는 수가 있는데 이것은 아동들을 놀라게 하거나 혼란스럽게 한다. 이럴 때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즉 자녀들에게 TV에서 나온 많은 내용은 현실이 아닌 가공의 것으로 그것을 흉내 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준다.

고승우 박사 (전 한성대 겸임교수) konews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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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3 16:26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⑥ 미디어교육의 일차적인 책임은 방송사에 있다

TV 는 수많은 매체 가운데 단연 최정상이다. 그 영향력을 압도할 다른 미디어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TV가 컴퓨터와 결합하는 식으로 계속 진화할 경우 그 위세는 더 커지면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TV가 일상생활에서 기여하는 갖가지 혜택은 명백하다. 그래서 TV의 부정적인 측면을 주목해서 아예 TV 안보기 운동을 펼치기도 하지만 그것이 널리 확산되기는 어렵다. TV를 멀리할 수 없다면 그것을 적극 활용하는 쪽으로 노력 하는 것이 실용적이다.

TV의 교육 프로그램, 창의성을 길러주거나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는 프로그램 등을 어린이와 청소년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은 TV의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하는 노력과 병행해서 이뤄져야 한다. 이미 많은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TV가 어린이와 청소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심각하다. 미디어가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부모와 자녀를 상대로 한 미디어 교육을 통해 크게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TV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국민 세금으로 대처방안을 세우는 정부 부처가 여럿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다. 이들 부처는 제 각각 관련 조직을 통해 자체 예산으로 TV 등 미디어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도 하고 대처방안도 제시한다. 과거 정부에서 존재했던 시스템들이 부처 이름이 달라졌지만 대부분 다 살아남았다.

과거 정부의 경우 어느 부처도 TV 등 영상매체가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특효약을 내놓지 못했다. TV를 상대로 정부 부처에서 대책을 내놓는 것은 미디어에 대한 외부 통제로 비춰질 수 있어서 일까? 지난 세월 동안 여러 정부부처에서 TV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조사 연구를 많이 해왔지만 그 대책을 내 놓는데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 부처도 딱 부러진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정부 부처에서 TV 방영 물에 대한 문제제기가 언론매체에 대한 외부 간섭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TV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정부 기구는 존재하는데 하는 일이 없는 꼴이다. 영상매체가 청소년 비행과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소리가 높아져도 누구 하나 내 책임이요 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관련업무가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어서 어느 부처가 책임을 떠안는 일도 없었다. 모두의 책임은 결국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는 식이었다. 무책임한 행정의 표본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새 정부가 특단의 처방을 내놓을 수 있을까? 그럴 것 같지 않다. 과거 정부처럼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욕먹을 일은 피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 미디어교육의 1차적인 책임은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방송사에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TV 미디어 교육은 일차적으로 TV가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하다. TV 방송사 스스로 해야지 외부의 주문을 받는 식이면 부작용이 따를 우려가 있다. 콘텐츠 공급자가 AS도 책임진다는 자세로 임하면 제 격이다. 그러나 우리 TV 방송사들은 아직 이런 발상을 하지 않고 있다. 프로그램 등급제를 지키고 방송 심의 등에 신경 쓸 일을 챙기면 된다는 식이다. 적극적인 책임 의식이 없는 것이다.

TV방송사들의 입장에서는 경영환경이 나날이 험해지는 상황에서 미디어 교육에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을 수 있다. TV가 우선 신경을 쓰는 것은 시청률이다. 시청률이 광고수입과 직결되어 있고, 광고 수입은 방송사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방송사는 수입 증대 쪽으로 제작하기 마련이다. 광고 수입이 적어 생존의 위협을 받는데도 공익프로를 지속적으로 생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광고 수입도 올리면서 미디어 교육도 하고 아동 심신 발달에 유익한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공급한다면 최선인데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전혀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단연 세계 정상급이다. TV를 통해 자녀에게 유익한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벌인다면 부모들이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TV 방송사에서 최소한도의 책임감과 공익성에 기여한다는 의식만 있다면 미디어 교육에 대한 프로를 방영,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TV 방송사는 매주 시청자들의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과 건의 프로를 방영하고 있다. 이는 매우 건설적이다. 여기에다가 어린이와 청소년 미디어 교육 차원의 내용을 보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TV의 미디어 교육은 각 급 학교에서 정규 과목으로 실시하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의 하나다. 교육계에서는 청소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이의 근본적인 예방책의 하나가 미디어 교육이다. 청소년의 모방심리는 모방범죄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고 모방 욕구를 미디어가 자극하는 일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미디어 방영 물에 대한 속내를 자세히 알려주고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면 청소년 문화가 크게 건전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 교육의 실천 여부는 가정에서 판가름 난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들을 상대로 한 미디어 교육이 필수적이다. 실생활에서 자녀가 배운 대로 미디어 교육 내용을 실천하느냐의 여부는 부모가 챙겨야 한다. 자녀의 TV시청은 주로 가정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교육을 시킨다 해도 가정에서의 자녀 TV 시청은 부모의 책임에 속한다. TV프로는 매일 바뀌고 그 내용도 다르기 때문에 학교에서 일률적으로 교육시키기는 어렵다. TV시청 현장인 가정에서의 교육이 더 중요하다. 부모가 가정 현장 교사로 나서서 자녀를 지도해야 한다.

미디어 교육은 부모와 자녀가 반드시 머리를 맞대고 해야 한다. 글을 익히기 전후의 연령대에서는 부모 역할이 절대적이다. 아이가 성장하는데 따라 미디어 교육의 내용도 달라진다. 아이들의 판단 능력 등이 성장하면서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녀의 나이와 관계없이 부모가 자녀에게 설득력 있게 TV 시청 법을 가르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녀와 함께 TV프로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다. 이때는 주요한 사항을 꾸준히 기록하고 확인하면서 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유치원 입학 전 자녀와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 가르치는 방법은 동일하지만 사용하는 언어,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 등에서 차이를 두면 된다. 즉 TV 프로그램 내용을 대상으로 삼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와 설명 방식으로 시행한다.

부모가 자녀들의 TV 시청 습관이나 그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자녀의 TV 시청이 너무 장시간이거나 특정 프로를 골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프로를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볼 경우 이를 바로잡는 것이 좋다. 신문이나 TV프로 안내책자 등을 통해 자녀가 시청할만한 프로를 선정해 아이와 대화한다. 너무 오래 TV를 시청하거나 손 가는 대로 채널을 돌리는 식의 시청은 부적절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렇게 한 다음 신중하게 선정된 유익한 아동 프로를 시청토록 한다. 이 때 자녀가 다니는 학교 교사가 도와주면 매우 효과적이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개발한 아동의 TV 시청 가이드라인 가운데 일부 우리에게 유익한 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자녀의 좋은 TV 시청 습관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철이 들기 시작할 때 부모의 노력에 의해 그것이 확립될 수 있다.

☀ 자녀가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시청하지 않고 특정 프로를 시청할 경우 칭찬해주고 격려해준다. 프로들이 연이어 이어지지 않을 때 TV를 끄고 자녀들과 함께 뜰에 나가 활발히 뛰어노는 것이 좋다.

☀아동들이 주요 배역으로 등장하는 유익한 프로를 시청하는 것이 좋다.

☀TV 시청을 통한 간접 경험보다 동물원, 박물관에서 직접 체험하거나 좋은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이 더 좋다.

☀ 자녀들이 시청을 하면서 의문이 생기지만 그 해답이 주어지지 않는 아동 프로를 시청토록 하는 것이 좋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 자녀의 독서와 TV 시청이 균형을 이루도록 부모가 도와준다. 자녀가 TV에서 시청한 프로의 내용을 다룬 책을 부모가 구해 주어 읽도록 한다. 그러면 자녀는 좀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 자녀가 TV 프로를 다양하게 시청토록 한다. 즉 아동 교육프로, 액션물, 예술과 문학작품 소개 프로, 판타지, 스포츠 프로 등을 균형 있게 시청토록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TV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나 TV 등 언론매체는 외부의 통제나 간섭에 대해 예민하다는 특성상 정부 부처에서 TV 미디어 교육에 앞장서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런 현실적인 제약은 지금도 존재한다. 따라서 TV 미디어 교육은 TV사가 앞장서야 한다.

스스로 앞장서는 것이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 교육계도 어린이와 청소년이 미디어의 긍정적인 측면은 100% 활용하고 부정적인 측면은 예방적 차원에서 대처할 능력을 지니도록 미디어 교육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그래서 모든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머리를 맞대고 미디어 교육을 실천하는 그 날이 빨리 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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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19:37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⑤ TV의 특성을 알면 미디어교육이 쉬워진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얼마 전 발간한 '청소년 TV 시청 행태 및 이용자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TV 시청 시간이 가정환경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즉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주거 평형이 넓을수록, 주거 형태가 자가일수록, 세대주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청소년 자녀의 TV 시청 량 및 시청률은 하락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담당 연구원은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부모의 학습관여 행동과 연관하여 추측해 볼 수 있는데, 즉 부모의 경제 수준 및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녀에 대한 TV 시청 규제 및 지도 행동은 강화되기 때문임”이라고 밝혔다.

과연 가정환경이 부유, 우량 할수록 자녀에 대한 TV 시청 규제 및 지도 행동이 강화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저소득층 부모의 자녀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 청소년의 TV 시청 정도를 가정환경만으로 설명하려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이런 여러 가지 의문은 TV를 안보는 대신 다른 미디어를 얼마나 활용하는지를 살펴야 하지 않았을까?

요즘 우리나라는 정보 강국답게 새로운 미디어들이 꼬리를 물고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가정의 경제 형편이 좋고 나쁜데 따라 새 미디어의 구매력이 좌우된다. 이는 가정에서 TV 외의 미디어 보유, 활용에 큰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 TV는 전국 모든 가구에 1대 이상 보급되어 있어서 청소년의 TV 시청률 조사는 다각도로 행해져야 했다. 부모의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도만으로는 현실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오늘날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되었지만 평균적인 정보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의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TV가 단연 앞선다. TV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주요한 생활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자녀를 둔 부모는 누구나 TV가 자녀의 성장,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TV의 긍정적인 측면은 매우 크고 그것은 아동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말을 배우게 하고 사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한다. 그런 지각 능력은 아동이 부모의 보살핌을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가정에서 부모들은 자녀의 학습 능력이나 창의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면 TV를 적극 활용하려 한다. 더 적극적인 부모는 자녀들이 TV 프로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니도록 돕고 싶어 한다. 부모가 자녀들의 TV 시청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아동들이 TV시청에서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특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

아동은 아동 프로를 좋아한다. 소년들이 소녀보다 TV를 더 많이 시청하는 경향이 있다. TV를 과도하게 시청하는 아동은 부모나 형제자매와 대화하는 시간이 적다. 또한 상상력이 부족하고 행동도 단순하다. 때로는 매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유치원에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어린이, 청소년에게 도움을 주면서도 대가를 치르게 하는 TV는 두 얼굴을 가진 매체라는 것을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 TV는 컴퓨터와 하나의 매체로 통합되면서 곧 우리 사회에서 일반화된다. 고화질(HD) 디지털TV가 본격화되면 방송은 물론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이 한 기계로 가능해진다. TV가 진화하면서 앞으로 더 강력하게 가정에서 군림할 것이 확실하다. 이런 점을 살필 때 TV가 지닌 일반적 특성, 어린이를 자극하는 특성들을 다시 살필 필요가 있다. 그것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TV는 감성을 자극하는 매체다. 브라운관 안에서 계속 동영상이 나오면서 시청자에게 자극을 준다. 동영상의 움직임이 빨라지거나 음향의 볼륨이 높아지면 시청자의 신경계통이 자극을 받아 흥분 상태에 빠진다. 아동들이 장시간 TV를 시청하거나 컴퓨터를 할 경우 눈이 빨개지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2. 방송은 제한된 시간에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TV에서 전달되는 메시지는 대부분 압축되어 있고 내용이 간결하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관계 등도 최소한 단순한 동기에 의해 전개되도록 만들어진다. 상업광고는 강렬한 자극을 받도록 과장하는 기법을 사용해 만들어진다.

3. TV 방영 물은 그 전개가 매우 신속해서 아동들이 그 내용을 이해하거나 기억하기 어렵다. 아동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한정되어 있어서 TV 등장인물 등이 하는 말을 아이들은 거의 알아듣지 못한다. 더욱이 TV에서 나오는 은유, 비유 등은 그 뜻을 파악치 못한다.

4. TV 내용물은 아동에게는 지나치게 복잡하다. TV에서 전개되는 방영 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청각 기능이 필요하다. 즉 보고 듣는 감각 기관이 동시에 작동해서 아동이 TV를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이나 동물 등의 움직임이나 음악 소리, 자막 등을 동시에 파악해야 하는데 아동의 지각 능력이 그것을 따라잡기 어렵다.

5. TV로 전달되는 정보는 현장감이 넘친다. TV에서 방영되는 사건, 사고의 현장이나 전쟁터의 피해 등에 대한 정보 전달력은 라디오, 신문보다 매우 강력하다. 수많은 단어로 묘사해야 할 것을 단 몇 초 동안의 동영상이면 족한 때가 많다. 이런 강렬한 전달 효과가 지닌 영향력은 크다. 그것은 아동에게 때로는 심각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6. TV 시청 시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아동들이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만화영화에 나오는 난쟁이가 실제 존재하는 것으로 믿기도 한다. 동물이 말을 하거나 식물과 심지어 돌멩이도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아동들마다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다. 동일한 방영 물에 대해 아동마다 다른 해석을 하는 경우는 흔하다. 지각 능력은 어른들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어른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TV 방영물이 아동에게는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다주는 수가 많다.

이상에서 살핀 것처럼 TV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이래서 좋은 TV프로를 시청하도록 부모가 적극 도와야 하고 TV 방송사도 이 점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아동들이 건전하게 성장하는 것은 가장 확실한 미래의 투자다.

건전한 프로만을 골라 시청토록 하는 것은 모든 TV가 건전하고 만족할만한 프로를 방영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오늘날 미디어는 쌍방향 미디어 시대가 되었다. 일방적인 정보 생산과 전달의 시대는 갔다. 소비자들의 피드백이 중요한 시대다.

그러면 오늘날 우리 TV사들은 시청자들의 요구를 수용할 시스템을 잘 가동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지상파들은 시청자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면서 여러 가지 장치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과거의 미디어 환경시대에 만들어진 것인데 오늘날 크게 변화한 것 같지 않다. 예를 들면 방송사에 어떤 문제제기, 건의를 하고 싶어도 접근이 쉽지 않다. 방송사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도 어디로 가야 할지 쉽게 알 수가 없다. 전화 안내를 받기는 더 어렵다.

TV 방송사들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좋은 프로를 건의할 수 있는 장치를 개선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동 프로의 내용이나 광고 등에 대한 의견을 해당 방송사나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해서 어떤 점이 좋은 지, 나쁜지를 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부모와 자녀들은 이런 점을 이용해 TV 방송사에 직접 연락을 하는 방식으로 좋은 프로를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 수 있다. 시청자로써의 권리를 적극 행사하는 것을 익히는 것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방송사가 시청자의 견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녀들이 방송사 프로그램 제작진이나 경영진에게 자신들이 느낀 바를 편지나 이메일로 보내도록 한다. 예를 들어 방송 시간이 아동들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하다든지, 프로 내용 가운데 아동 교육에 부적절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지적한다. 광고가 문제가 있을 때 광고주에게 그것을 알리고 시정을 요구한다. 이런 쌍방향 채널이 가동되기 위해서는 방송사나 광고주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방송사나 광고주가 아동, 청소년의 편지나 이메일을 접수할 창구를 활짝 열고 최선을 다한다면 TV가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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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19:32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④ 아동 유괴·살해 사건과 미디어 교육

안양 초등생 살해사건과 일산 초등생 성폭행 미수사건을 계기로 언론은 얼마 전까지 관련보도를 많이 내보냈다. 전국적으로 어린이를 둔 가정이나 이들이 다니는 유치원, 학교 등에서는 사건 경위를 알려주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행동요령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초등학생들은 살벌한 현실과 자기 보호에 필요한 사항들을 익힌다. 그러나 역기능적인 측면도 있다. 어린이들 가운데 일부는 심한 공포감을 느끼거나 심지어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는 대인공포증의 증세를 보인다.

‘혜진이, 예슬이 사건’ 이후 이 어린이들과 함께 학교를 다녔던 초등학교 어린이 2백여 명은 심리치료를 받았다. 그러면 이 사건을 TV 등을 통해 알게 된 뒤 정신적 충격을 받은 다른 지역 어린이들의 심리 치료는 어떻게 되는가? 피해를 당한 어린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닌 학생들의 정신적 충격이 매우 심각하며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 미디어로 그런 비극을 접한 아이들도 악몽에 시달리는 고통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들에게도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 각급 학교에 파견할 전문가가 부족하다면 TV 방송 등을 통해 심리적으로 큰 상처를 받은 전국 어린이들을 보살펴야 하는 것 아닌가?

   
▲ KBS <추적 60분> '스쿨존이 위험하다' ⓒKBS
언론은 대형 사건이 나면 보도경쟁을 벌이기 마련이고 보도되는 것을 대부분의 어린이, 청소년이 접하게 된다. 영상매체가 전달하는 현장의 생생한 모습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영상매체가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범죄행위 등을 집중 보도할 경우 어린이는 이 사회가 범죄로 가득 차 있다는 인식을 갖기 십상이다. 어린이, 청소년이 흉악 범죄에 대해 자위적인 경계 심리를 갖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과도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 학교, 부모, 미디어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앞서 유괴, 살해 사건의 경우도 그렇지만 전쟁, 폭동, 테러, 자연 재해 등의 끔직한 현장 모습은 철없는 어린이는 물론 청소년에게도 심한 정신적 충격이나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중동에서 매일 터지는 테러 사건, 소수 민족의 저항, 온난화로 인한 홍수의 피해 등이 거의 매일 미디어를 통해 전달된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정확히 이해를 하지 못하면서도 혹시 자기에게 무서운 일이 닥치면 어쩌지 하는 식의 두려움을 갖는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런 면에 무감각하다. 방송사는 물론이고 학교나 부모등도 자녀들의 뒤흔들린 심리 상태를 보살피면서 치료해줄 필요성을 생각지 않는다. 미디어 교육(media literacy)은 바로 이런 비합리적인 현실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미디어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디어의 폭력적인 장면은 일부 어린이와 청소년의 심리 상태를 비뚤어지게 만든다. 즉 폭력적 행동을 저지르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되거나 폭력에 대해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폭력은 오락 프로, 영화, 비디오 게임, TV 뉴스 등에서 흔히 방영된다. 우리나라의 시청률이 높은 개그프로 내용 가운데에는 말 꼬리 잡기 식의 언쟁, 손찌검, 여성 비하와 같은 작은 폭력들이 다수 등장한다. 전국의 시청자는 그것을 보고 재미있어 하는 탓인지 상대방을 쥐어박는 식의 웃음 소재들이 계속 등장한다.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악당이나 나쁜 사람에게 화를 내거나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은 매우 당연한 행동으로, 감동적으로 묘사된다. 이를 시청하는 어린이, 청소년은 개그 프로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크고 작은 폭력을 주변 친구 등에게 흉내 낼 때 인기 개그맨, 드라마 주인공을 상상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죄책감이 끼어들 여지가 없어질 것이다.

우리 사회가 미디어 교육 불모지라는 점과 청소년의 과도한 흡연도 전혀 무관치 않다. TV 드라마에서는 몇 년 전부터 흡연 장면을 내보내지 않지만 영화의 경우는 아직 그렇지 않다.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이나 청소년에게 매혹적인 인물이 멋지게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적지 않다. 이런 장면은 청소년을 자극한다.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을 갖기 전에 가슴 뭉클한 장면 속의 담배와 술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 지난 달 26일 일산에서 벌어진 초등학생 납치 미수사건이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사진은 KBS가 CCTV 화면을 인용해 보도한 장면. ⓒKBS
우리나라 청소년의 흡연 동기를 살피면 50% 이상이 ‘호기심’이다. 지난해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남자 중·고생의 경우 흡연하게 된 동기는 ‘호기심’이 각각 61.8%, 50.2%로 가장 많았다. 여자 중·고생이 흡연하게 된 동기도 61.1%, 58.5%가 ‘호기심’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기심이 유래된 정확한 이유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나 미디어의 영향도 클 것으로 추정된다.

아동, 청소년이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보호 받게 교육시키는 것이 미디어 교육이다.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의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다 가르친다. 아동, 청소년에게 지식 및 정보를 전달하는 주 매체가 매스미디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이해, 제작, 활용 능력의 미디어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야 미디어를 잘 사용하면 득이 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 큰 해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미디어 교육을 통해 관련 전문 지식을 지니게 된 아동 등은 미디어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분석함으로써 미디어 내용을 맹신하지 않고 양질의 미디어를 선택하는 능력을 갖춘다.

미디어 교육을 받은 아동, 청소년은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면서 그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면역력을 갖춘다. 미디어를 긍정적이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고 평가한다. 미디어가 제시하는 표면적 내용에 현혹되지 않고 메시지의 목적과 의미 등을 이해한다. 미디어 메시지와 이미지의 부정적 영향을 이해하고 감소시킬 다양한 미디어 이해 방식을 지니게 된다.

어린이 청소년에게 어떻게 미디어 교육을 시킬 것인가? 예를 들어 TV 미디어교육의 경우 아동에게 TV시청을 위해 아동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가르치는 것이다. 아동들이 자신들의 TV시청에 따르는 기준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TV시청이 아동들의 갖가지 욕구를 건전하게 충족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또한 아동들이 얼마나 오래 TV를 시청해야 할지를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TV 미디어교육은 아동들이 TV의 비판적인 소비자가 되도록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다. 초등학교 수준의 아동도 적절히 교육을 받으면 TV 프로와 광고를 비판적으로 평가할 능력을 지닌다. 폭력물을 과도하게 보던 아동은 폭력물을 삼가게 되고 청소년의 ‘모방 흡연’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미디어 교육 방식은 대략 두 가지로 나눠진다. 하나는 대중매체의 특성, 즉 기술적인 면과 그 효과 등에 대해 전문성을 익히면서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두 번째는 미디어 생산물, 즉 신문, 방송 등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디어 교육은 첫 번째 목적보다 두 번째 것에 치우쳐 있다. 미디어 교육의 이 같은 편향성은 큰 문제다.

우리나라는 정보 강국으로 손꼽힐 만큼 각종 첨단 미디어 소비가 많은 국가의 하나다. 그런데도 미디어 교육이 매우 미흡하다 보니 아동과 청소년은 미디어의 부작용 앞에 전면 노출된 상태다. 미성년자들이 미디어로 피해를 당하는 것이 방치되어 있다. 예를 들면, 아이가 태어나 철이 들 때까지 가정에서 TV 등의 미디어를 접하고 생활하고 있는데 그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문제 제기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의 민주화, 산업화가 이만큼이라도 진전된 이상 아동과 청소년은 미디어 순기능의 혜택을 누리되 그 역기능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학부모와 일선 교사, 학계, 정치인들은 이런 필요성이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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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19:26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③ 미디어 교육 어떻게 할까?

어린이와 청소년이 TV 등의 미디어를 어떤 자세로 대하는 것이 최상인가? 주요 지상파는 황금시간대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프로그램을 주로 방영한다. 전국의 시청자가 웃으면서 기분 좋은 시간을 갖는 것은 그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 정신건강을 좋게 하는 것이 전국적인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TV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나이와 정신 연령에 따라 그 파급효과에 큰 차이가 난다. 어떤 아이에게는 좋은 영양소가 되지만 다른 아이에게는 독이 되기도 한다. 이런 점을 살필 때 어린이와 청소년의 미디어 활용에 항상 고려해야할 큰 원칙이 있다.

예를 들어 TV의 경우 어린이와 청소년은 주의 깊게 시청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며, 성인프로는 피해가는 현명한 채널 선택을 해야 한다. TV에 대한 미디어 교육은 TV를 단순히 이해하는 것만이 아니다. TV의 모든 것에 대해 잘 인식하는 것이다. TV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아서는 안 되고 TV의 제작, 방영 등 전반적인 것에 대해 이해하면서 TV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해석하는 능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미디어 교육을 잘 받게 되면 미디어의 특성, 미디어의 기술적인 측면과 영향, 나아가 미디어 생산에 필요한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종합적 측면에서의 미디어 교육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 제작에 필요한 노 하우를 가르치는 부분적인 교육이 제 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미디어 교육이 정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심각하다. 이들은 미디어의 역기능에 따른 피해를 받는 주 대상 이면서도 자신들이 받는 피해를 호소하고 그것을 시정하는 등의 요구를 할 만큼 성숙하거나 조직적이지 못하다. 자신의 감정이나 의사표시가 미숙한 10대 미만의 어린이들은 미디어 피해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상태다.

   
▲ 방송심의를 담당한 방송위원회가 정보통신부와 통합돼 방송통신심의원회가 재탄생했다.
어린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TV가 쏟아내는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 이해하거나 때로는 심한 공포를 느낀다. 그러나 그런 심리 상태에 대한 의사표시가 미숙해서 보호자에게 정확하게 전달되기 어렵다. 이래서 TV방송사나 방송행정기구, 교육계 등에서 그 전문성을 발휘해 보호자들이 가정에서 자녀를 미디어 공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앞장서야 한다. 미디어 담당자들이 미디어 소비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미디어 교육 후진국에서 탈출할 수 있다.

미디어 교육에서 기본으로 삼아야 할 기본 원칙이 있다. 대중 매체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지식을 갖춰야 하는데 거기에 8가지 원칙을 꼽을 수 있다. 캐나다 미디어교육기구(CAMEO)가 제시한 원칙을 바탕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모든 미디어 생산물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되어 만들어진다. TV 드라마는 현실의 연장인 것 같으면서도 동일한 것이 아니다. 엇비슷하지만 제작진의 창의성에 의해 새로운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모든 미디어의 메시지는 미디어 생산자들이 작업한 결과물이다. 거기에는 미디어 생산자들의 의식, 무의식적인 것에서부터 개성과 주관 등 많은 것들이 반영된다. 같은 정치 사회현실을 놓고 뉴스를 만들었을 때 판이한 내용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 미디어가 전달하는 현실은 가공된 현실이다. 사람은 누구나 사물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기준, 원칙 등이 다르다. 감성이 작동하는 모습도 차이가 있다. 미디어 생산자도 미디어 생산에서 자신의 인생관, 세계관의 지배를 받는다. 흔한 말로 개성 차이에 따라 같은 재료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같은 소재인데도 제작진에 따라 판이한 형태의 영상물이 생산되는 것이다.

3. 미디어는 그 소비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미디어 생산자가 자신의 개성에 의해 만든 작품이라 해도 미디어 소비자는 그것을 자신들의 개성에 맞게 해석하는 것이다. 모든 미디어 생산물은 소비자들의 인생관, 세계관에 의해 재해석된다.

4. 미디어는 어떤 식으로 생존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느냐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TV는 시청률에 의해, 신문은 독자의 수에 따라 광고 수입이 각각 결정된다. 광고 수입은 이들 미디어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 미디어는 광고수입을 고려해 뉴스를 제작하고 오락 프로, 다큐 물 등을 만든다. 미디어는 생존을 위한 전략을 최우선으로 한다. 이 때문에 미디어 생산자들은 미디어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생산물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미디어가 시장의 외면을 받아서는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5. 미디어는 이념과 가치의 지배를 받는다. 보수, 진보 매체들이 존재하는 것이 그런 예다. 사회 구성원들이 보수, 진보적 성향으로 구분되고 미디어가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생산 공급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모든 미디어의 뉴스, 기획 프로 등에는 미디어가 지향하는 이념과 가치관이 녹아있다.

6. 미디어는 정치적, 사회적인 상황을 반영한다. 민주사회에서 정치는 미디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독재국가에서는 언론이 정치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언론이 정치에 종속되는 것이다. 그런 사회에서 미디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뉴스를 생산하지 못한다. 민주국가에서 미디어는 정치, 사회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경우 때때로 미디어 권력이 정치권력보다 더 강한 측면이 있다.

7. 미디어가 다르면 그것이 전달하는 현실에 대한 정보가 다르다. 미디어가 정보의 형태와 내용을 결정한다. 종이신문, TV, 라디오, MP3 등의 경우를 보면 자명해진다. 인쇄매체는 활자에 의존한다. TV는 동영상의 비중이 크다. 인쇄매체가 흉내 낼 수 없는 정보 전달 방식이다. 라디오는 소리만을 통해 프로가 진행된다. MP3는 음악을 전문으로 내보낸다. 이처럼 미디어의 특성에 따라 전달되는 메시지나 정보가 다르게 된다.

8. 미디어에 대해 많이 알수록 미디어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미디어의 특성에 대해 알고 있다면 전문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미디어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미디어들의 특색이나 차이를 알지 못한다. 미디어에 끌려 다니고 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미디어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오늘날 미디어의 발달은 눈부시다. 통신기술과 컴퓨터, 디지털 영상기술이 결합되면서 손안에 가지고 다니는 TV 시대가 현실이 되었다. 이런 변화 속에 미디어의 영향력도 더 커지고 있다. 미디어의 진화가 지속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미디어 교육 또한 그 이론과 방법이 진화되어야 한다. 미디어 공급자는 이런 현실을 인식하면서 수요자에 대한 배려를 지금보다 배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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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19:20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② 방송사가 프로그램 등급제를 지켜야 하는 이유

우리 TV 방송사들은 프로그램 등급제를 철저하게 지키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위반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 제도를 일반 시청자가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청자가 잘 알아야 이 제도가 성공할 수 있다는 절대적 한계가 있는데도 그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거나 비판하는 학자, 방송인, 정치인도 거의 없다.

아동들이 가정에서 부모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면 TV 프로그램 등급제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방송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가정에서 부모들이 왜 아동들의 시청을 프로그램 등급제에 맞춰 제한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 등급제의 의미, 즉 시청해서는 안 될 연령의 아동이 시청했을 때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를 부모가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런 노력은 거의 행해지지 않는다. 정보 강국이라고 하면서도 정보 관리, 특히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보호는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늘날 청소년 등에 대한 미디어 교육이 절실해 지는 것은 방송프로그램 등급제 때문만이 아니다. 새로운 미디어가 속속 등장하면서 어떤 미디어 교육 방식을 도입해야 하고, 그 교육의 초점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도 나날이 달라지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한다면, TV 등 영상매체의 영향력과 함께 컴퓨터와 미디어의 결합에 따른 새 미디어의 등장으로 형성된 새로운 정보수급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DMB와 함께 디지털TV시대도 우리의 현실이 된다. 또한 인터넷과 다른 미디어 예를 들면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의 결합으로 개인들의 영상정보 생산과 전달 기능이 더욱 광범위해지고 이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매체의 의사전달 방식은 종래의 송신자 위주에서 수신자로 무게 중심이 옮아가는 혁명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인터넷 시대의 미디어 교육은 과거 미디어 시대의 그것과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 우리의 방송과 교육계가 아직 방송프로그램등급제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것을 보는 마음 안타깝기 그지없다.

   
▲ 현행 방송법은 뉴스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제외한 장르에 등급제를 반드시 고지하도록 하고 있다. ⓒ KBS

TV에서 방영되는 완전 성인용 ‘⑲세 이상 시청 가’ 프로는 내용이 미성년자에게 비교육적인 것이 많아 그 방영시간을 규제하는 등 까다로운 제약이 가해진다. 하지만 방영시간이 저녁 밥 먹을 시간대에도 포함되는 ‘⑮세 이상 시청 가’ 프로도 머리 굵은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 항상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설이나 추석 연휴, 또는 공휴일에 15살 이상의 중고생이나 대학생 자녀들과 함께 ‘⑮세 이상 시청 가’ 프로를 시청하다가 낯 뜨거운 장면에 가슴이 조마조마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 프로의 영상 묘사나 대사 등이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자녀들과 함께 보고 듣기에 너무 민망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아무리 개방된 사회라 해도, 남녀가 성관계에 대해 거침없이 지껄이는 프로를 부모 자식이 한 자리에서 시청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부모 입장에서 모처럼의 휴식 날에 사랑하는 아들딸이 “나도 이제 15살이 훌쩍 넘었는데” 하면서 ‘⑮세 이상 시청 가’ 프로를 시청하겠다고 TV앞을 떠나지 않으면 난감하다. TV프로 등급을 어떻게 매기느냐를 심의하는 전문가들의 고충이 적지 않겠지만, 가정에서의 어색한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좀 더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

이 제도가 시행된 지 수년째 접어들었지만 방송사들은 이 제도가 왜 필요하고 가정에서 그것을 왜 지켜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서비스는 인색하다. 우선 청소년들을 가정에서 영상정보의 역기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제도적 장치인 이 제도가 얼마나 잘 시행되는 지에 대한 조사도 적절히 하고 있지 않다. 방송사 쪽에서는 이것 말고 할 일이 태산 같아서 미쳐 손을 쓸 수 없다고 한다. TV 방송사의 시청자에 대한 서비스 정신은 바닥 수준이다. 언론사 노조도 이런 것을 문제 삼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미국 등 외국 방송사의 경우 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시청자 교육용 책자를 만들어 배포하거나 주기적으로 이 제도가 잘 정착되도록 관련 교육방송을 주기적으로 내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하고는 너무 다르다. 지금은 방송통신위원회로 통합된 옛 방송위원회도 이 제도가 자율적으로 잘 시행되고 있어서 지금까지 한 번도 규정에 위배된 적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런 탓일까, 방송위원회조차 방송프로그램 등급제 시행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사업을 벌인 적은 없다.

교육기관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미디어가 교육 환경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지만 미디어 교육에 대한 실현 가능성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정보 강국이 되었고, 나날이 뉴미디어가 개발 되어 보급되면서 청소년들도 소비자의 일원이 되고 있으나 그 중요성, 교육적 의미 등에 대한 교육 당국의 고민이 큰 것 같지 않다. 입시 제도를 합리화하면서 학생들의 교육 선택의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 하나 아직 미디어 교육이 학생들의 선택 대상으로 제시될 분위기는 아니다.

방송프로그램 등급제는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TV 프로그램에의 노출이 아동·청소년의 정서발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출발한다. 즉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프로그램에 과다 노출될 경우 텔레비전을 통해 제시되는 폭력기법을 아동 등이 모방할 수도 있고, 심리적으로 자제력을 잃어 쉽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폭력이 가져오는 반사회적 결과에 무관심해지기 쉽다는 것이다.

방송프로그램 등급제는 아동·청소년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기준으로 프로그램의 등급을 분류하고 일정한 기호로 텔레비전 화면에 표시하여 아동·청소년의 텔레비전 시청지도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등급제 성패는 가정에서 어떻게 아동과 청소년의 TV시청이 이뤄지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TV 방송사는 이런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시청자에 대한 에프타 서비스를 해야 한다. 특히 어린 시청자들을 보살필 시책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이런 발상의 전환이 하루라도 빨리 실천으로 옮겨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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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19:16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 ① 미디어교육,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TV를 중심으로 한  영상미디어의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아동, 청소년 및 성인들에게 필요한 TV 등 영상미디어에 관한 다양한 지식은 미국 등 서구에서 미디어 교육(media literacy)으로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PD저널에서는 고승우 언론학 박사의 연재글을 통해 청소년과 성인 등 두 분야로 나눠 TV가 수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TV 활용방법 등을 소개합니다. < 편집자 주〉

   
▲ 고승우 박사
우리 사회의 청소년 폭력이 심각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그 가운데 미디어의 영향도 무관치 않다. 예를 들면 고등학교를 무대로 한 폭력물, 조폭 영화 등이 TV에서 흔히 방영된다. 컴퓨터 그래픽 등으로 영상매체 속에서의 폭력은 나날이 그 묘사 기법이 발달한다.

그것은 매우 자극적인데 주인공과 영웅의 폭력은 미화되고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폭력을 주제로 한 영상매체가 카타르시스 효과를 통해 청소년의 폭력성을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폭력 모방효과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어느 쪽이 더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는 학자들의 연구마다 그 결과가 달라서 딱 부러진 결론을 내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폭력 영상물에 대한 창작의 자유를 침해치 않는 선을 지키면서 청소년 폭력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할 듯하다.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다.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어릴 적 TV 시청이나 컴퓨터 이용 버릇은 어른까지 간다. 부모의 TV 보는 모습, 자녀에게 TV 시청을 하도록 하는 방식 등에 의해 아동의 TV 시청 버릇이 굳어진다. 머릿속이 백지 상태인 젖 먹이 때 TV를 보는 습관은 몸에 베어버린다. 웬만한 자극이 없으면 고쳐지지 않는다.

   
▲ 영화 죠스 포스터
철들기 전에 본 TV의 이미지는 무의식 속에 프린트 되어 평생을 간다. 젖 먹이 때의 두뇌 발달이 사람의 생애 가운데 가장 왕성하다. 그런 시기에 본 TV의 인상은 한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에서 뇌리에 새겨진 TV 이미지는 생산적일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것일 때 평생 그 짐을 지고 간다. 유치원에 갈만한 나이에 TV를 통해 괴물 영화나 괴수 영화, 귀신 영화를 보고 크게 놀랐다고 할 경우 어른이 되어서도 그 공포에 짓눌린다. 예를 들어 식인 상어를 다룬 ‘조스’라는 영화를 본 아동은 그 후 물속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사례가 있다. 물속에서 상어가 튀어나올 것 같은 공포 때문이었다. 그런 경험은 어른이 되어서도 지워지지 않아 수영 공포로 연결되기도 한다.

젖먹이부터 십대 중반까지 TV, 인터넷 등 대중 미디어에 대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 갓 태어나서 유치원에 취학하기 이전까지 자녀의 양육은 부모에 의해 이뤄진다. 이 시기의 아동 성장은 평생을 좌우한다. 아동의 두뇌 발달, 감수성 등이 이 시기에 그 뿌리가 형성된다.

인생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요한 발육 시기에 TV 등 미디어가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부모가 적절히 보살피지 않으면 어린 자녀는 심대한 피해를 입는다. 두뇌 발달이 저해되거나 감수성에 이상이 생긴다. 심각한 것은 이런 피해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이가 입는 피해는 아이가 자기표현 능력이 없기 때문에 주변에서 파악하기 쉽지 않다. 부모도 낌새를 눈치 채지 못한다면 그 뿌리가 깊어진다.
유엔의 아동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에 따르면 아동과 청소년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다. 이 협약은 1989년 유엔이 채택하고 우리나라도 1991년 비준했다.

현실적으로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기 전의 아동이 가정에서 TV나 인터넷을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보호와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녀가 잘못되었을 때의 비극에 대해 사회적 책임이나 그 배상이 이뤄지지 않는다. 아동과 청소년이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나 건전하게 성장할 권리는 보호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방송통신행정도 아동과 청소년의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미디어 행정을 펴야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정보 강국이라 하지만 TV 방송과 인터넷 기업들의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책임의식은 매우 후진적이다. TV의 경우 프로그램 등급제를 수년전부터 시행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 제도가 얼마나 잘 시행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각 가정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내일의 주인공인 아동과 청소년을 유해한 프로와 콘텐츠로 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서비스 정신은 거의 백지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다채널 다매체 환경에서 어린이들의 영상 노출빈도는 높아졌다.ⓒKT
방송사 등은 방송 프로와 인터넷 콘텐츠를 생산 공급할 줄은 알지만 그에 대한 사후관리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다. 공영방송도 상업방송과 마찬가지다. 방송행정 당국, 교육계 또한 무감각하다. 가정에서 아동이 TV를 건전하게 이용하도록 돕는 노력이나 사후 관리, 책임의식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부모에게 책임을 전적으로 미루고 있으며 그 결과 대다수 아동 청소년은 막대한 피해를 당하고도 결국 개인적인 피해나 불이익으로 그친다. 사회나 국가의 연대 책임 의식이 없다. 외국의 소아과 의사들은 만 2살 미만 아동의 TV 시청은 아예 금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캠페인을 열심히 벌이고 있다. 영아, 유아의 TV 시청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적 폭력이라는 것이다.

TV와 인터넷의 폐해로부터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할 사회적 노력이 시급하다. 갓 태어난 뒤 성장해서 유치원, 초등학교에 진학하지만 그 기간 동안 아이들이 TV로 입는 피해는 얼마나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이들이나 청소년이 입은 피해는 성장과정 또는 성인이 된 뒤에 본인 또는 가족, 직장, 사회 공동체에서 대가를 치르게 된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과도한 TV 시청은 유아의 두뇌 발달과 건전한 정서 발달을 저해한다. 성장 과정의 청소년들이 휘두르는 뚜렷한 이유 없는 폭력 행사, 불안감과 불면증 등으로 인한 가정의 행복 파괴나 반사회적 일탈행위 증대 등은 매우 심각하다. 어렸을 때 예방했으면 지불하지 않아도 될 비용을 우리 사회가 더욱 정보화 되면서 매년 그 액수가 더 커지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사회적 무관심으로 인한 손실이 엄청난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방송과 인터넷 등 정보미디어의 폐해로부터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기 위해 모두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TV와 인터넷은 우리 생활의 중요한 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것을 없애거나 멀리 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아동과 청소년이 부모의 무관심과 TV 방송사나 인터넷 기업의 무책임한 영업행위 속에 병들지 않도록 할 책무는 모두 가슴에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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