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융합'에 해당되는 글 2건
- 2008/10/20 지역방송, 도대체 언제까지 위기여야만 하나?
- 2008/04/28 이명박 정부, 공공 미디어 정책 포기 선언
지역방송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케이블, 위성방송, DMB 그리고 IPTV 등 약 5년에 한번 꼴로 출현하는 뉴미디어들은 방송권역의 개념을 무너뜨리고 있다. 지역문화를 책임지는 지역방송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본지는 뉴미디어시대 지역방송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떠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역방송 현업인들의 글을 받아 연재한다.
〈연재순서〉
1.총론 - 지역방송의 개념과 역할
2. 민영 미디어렙 설립에 따른 영향
3. 종합편성 PP와 지역방송
4. IPTV재송신, 독인가 약인가
5. 기로에 선 지역방송 어떻게 할 것인가
그동안 한국 방송역사에서 방송정책은 없었다. 방송정치 만이 있었을 뿐이다. 오늘 날 우리가 접하는 지역방송의 모습은 방송이 정치 영역으로 전락한 역사적 대가라 볼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종합편성을 할 수 있는 지상파 사업 면허를 받았음에도 자기 완결구조를 갖지 못한다. 외부적으로는 소위 내로라하는 방송분야 전문가들조차 ‘있든 말든’, ‘망하든 말든’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런 점에서 지역방송은 수도권 vs 비수도권으로 대변되는 국가균형발전 담론과 전혀 다를 바 없고, 우리 사회에서 ‘지역’이라는 패러다임이 얼마나 홀대받고 있는 지 짐작케 하는 단면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지역방송은 중앙집권적 체제에서 네트워크 기능을 강하게 요구받았고, 묵묵히 그 역할을 수행해 왔다. 더불어 수도권의 거대 지상파 방송사들이 선정적 소재로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일 때 지역방송은 공익과 공공적 소재의 프로그램들을 제작하며 방송의 건전성과 문화 다양성 확대에 기여해 왔다. 그런데 관점에 따라 재미가 없을 수도 있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최근 들어 콘텐츠라는 낯선 개념으로 규정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가 부여했던 지역방송의 정체성이 오히려 작금에는 시장이라는 위기의 공간으로 내모는 촉매제로 둔갑하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 지난 4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지역방송 정책 정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 | ||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이런 이중 잣대를 당연한 것인 양 착각하고 있어서 ‘지역방송, 도대체 언제까지 위기여야만 하는가?’라는 오늘의 문제 제기는 여전히 자중지란에 머물 가능성이 짙다. 장차 이 나라에서 지역방송은 후퇴를 할 것인가, 발전을 할 것인가?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그 갈림길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도 지역방송의 위상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토대가 올해 들어 잇따라 마련됐다. 하나는 지난 2월22일자로 신설된 방송법 시행령 25조의2항에 ‘지역방송의 범위’가 분명히 적시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방송법 제3장의2에 따라 지역방송의 발전과 콘텐츠 경쟁력 강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지역방송발전위원회’가 지난 8월19일 공식 발족한 것이다.
여기다 방송통신위원회 안에 지역방송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지역방송팀’이 신설돼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이라는 사실은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지발위’와 ‘지역방송팀’은 급변하는 방송환경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지역방송의 활로 모색을 추진하는 제도적 기구라는 점에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역방송 종사자들의 20년 노력의 산물이 하나씩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역MBC 19사와 지역민방 9개사 등 28개 지역방송사가 현 위기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출범시킨 ‘한국지역방송협회’가 지난 3년여 동안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펼치며 이른바 서울공화국의 심장 한 가운데서 'CHON 방송'의 위상을 다져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 너무도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중앙집권적 병폐, 그리고 현 정부 출범 이후 급속히 진행 중인 시장 근본주의는, 천성적으로 순진하기만 했던 지역방송에게는 크나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흔히 1959년 부산문화방송 설립을 시초로 잡는 지역방송의 역사는 1980년 언론통폐합을 겪으며 독립성이 현저히 약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지역방송은 정책적으로나 네트워크 내부 역학구도에서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오늘날의 국가는 시민이 생활하는 실제 공간인 개별 단위 지역사회로 구성돼 있고, 개별 지역사회의 발전이 국가 발전에 기여 한다고 봐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 개별 지역사회의 지역성은 곧 지역방송의 프로그램 제작 소재가 되는 만큼 지역방송의 발전은 지역사회와 국가발전 전반에 핵심적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지역방송은 중앙과 지역발전의 양극화, 미디어 성장의 차별화, 디지털 전환과정에서 수반되는 제작비 투자 요인 증가와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광고 판매비율의 감소, 그리고 광고시장의 경쟁체제 전환이 가져올 마케팅 비용 증가와 광고판매 수입 감소 등 다중고를 겪고 있다.
나약한 지역사회가 국가경쟁력에 힘이 될 수 없듯이 나약한 지역방송이 지역사회 발전을 기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지막으로 또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지역방송, 도대체 언제까지 위기여야만 하는가?’
김현 지역MBC 정책연합 정책기획팀장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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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 ||
이명박 정부가 미디어 정책에 있어 공공성을 완전히 접고 승자 독식의 시장 속으로 뛰어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지난 25일 한국언론학회와 방송학회 등 4학회가 공동 주최한 학술세미나 축사에서 “공영방송의 소유 형태, 신문방송 겸영, 방송통신 융합과 같은 문제를 하나씩 고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디어 관련법들을 모두 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이르면 9월 정기국회에서 일괄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디어와 관련해 정부가 어떤 규제도 지원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 차관은 “현 언론의 법과 제도에 5공 시절 ‘당근과 채찍’ 원칙에 의해 만들어진 잔재가 많이 남아있다”며 “언론에 대해 시장원리에 벗어나는 규제도 않겠지만 어떤 형태의 지원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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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민영화, 구성원 외에도 국민·전문가 의견 들어야”…여론몰이 의도?
신 차관은 언론계 5공 청산의 의미를 28일자 <동아일보>에서 설명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980년 5공 정권이 들어선 이후 KBS 2TV가 생기는 등 언론 통폐합이 있었고, 방송문화진흥회가 대주주인 현재의 MBC 소유구조도 그때 탄생했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5공 잔재 청산의 대상이 공영방송, 그중에서도 MBC가 중심인 것이다.
신 차관은 “반드시 민영화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MBC (민영화) 문제는 구성원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의견, 전문가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차관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간 민영화와 관련해 MBC 구성원들의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라던 한나라당의 주장보다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지난해 대선 직후부터 18대 국회에서의 국가기간방송법 제정을 통한 ‘1공영 다(多)민영’ 체제로의 변화를 주장했던 한나라당은 민영화와 관련해 MBC의 선택에 방점을 찍어왔다.
그러나 신 차관의 이번 발언은 소위 말하는 ‘여론몰이’를 통해 MBC 민영화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출범한 뉴라이트방송통신정책센터가 처음으로 주최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공영방송 민영화를 통한 ‘1공영 다(多)민영’ 추진을 강하게 주장하고, 이 토론회를 후원한 <조선일보>를 비롯해 신문·방송 겸영 의사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친여 성향의 신문들이 관련 주장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정권 잡았다고 방송 좌지우지하겠다면 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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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사옥 | ||
신 차관의 이 같은 발언과 관련해 지난 4·9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재윤 통합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권력으로 방송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7대 국회 문화관광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의원은 18대 국회 개원도 하기 전 신 차관이 9월 정기국회 미디어 관련법 일괄개정을 말하는 것에 대해 “너무 앞서가는 것 가는데, 이런 행동이 오히려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정부가 할 일은 방송을 시장에 내던지는 게 아니라 공영성을 지켜 국민에 대한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신 차관이 “정책이 없는 게 최상의 정책으로, 언론에 대해 어떤 규제도 지원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정책이 필요 없다면 문화부는 왜 존재하는가. 무책임한 발언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언론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을 이유로 언론에 시장논리를 대입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언론에는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견제의 기능뿐 아니라 문화 창달 등 다양한 기능이 존재하는 만큼 지원할 것은 지원을 해 방송을 비롯한 언론이 국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조와 현업 언론인 단체, 시민사회는 이명박 정부가 공영방송 민영화,·신문·방송 겸영 등 시장주의 미디어 정책의 추진을 공식화할 경우 6~7월을 기점으로 총파업을 포함한 대대적인 반대 운동에 들어가겠다는 점을 미리부터 밝혀왔다.
한편, 정부여당은 미디어 관련법 개정을 9월 정기국회에서 일괄 처리하겠다고 밝힌 상태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이 4·9 총선에 앞서 당 차원의 정책공약 발표에서 시장주의 미디어 정책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한 상황이고 언론단체 등의 반대 목소리도 높기 때문에 상임위 논의 과정은 물론 여론 수렴 등의 작업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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