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에 해당되는 글 4건
- 2008/06/10 “부시와의 전화 한통으론 국민건강 못 지켜”
- 2008/05/28 공영방송 통제도 '한미동맹'
- 2008/05/09 美쇠고기 협상 ‘이명박 책임론’ 급부상 (2)
- 2008/04/29 대통령과 오락프로그램의 은밀한 동거 (118)
“과학자가 객관적 사실을 등한시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돼 양심을 팔아먹어서는 안 된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은 과학계에서 자정을 하지 못한 ‘제2의 황우석 사태’다.”
지난 8일 비가 내리는 서울시청 앞 촛불집회 현장에서 만난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이번 사태를 ‘제2의 황우석 사태’로 명명했다. 온 국민이 광우병 관련 전문적 용어를 달달 외고, 수입위생조건을 읊어대야 되는 현실이 과학계 자정능력을 상실한 ‘제2의 황우석 사태’와 흡사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황우석 사태 때 황우석을 옹호했던 과학자들이 이번에도 미국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 ▲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PD저널 | ||
“이번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제2의 황우석 사태’와 전개양상이 유사하다. 황우석 사태 당시에 황우석을 옹호했던 주류들이 광우병과 관해서 미국의 입장을 편들고 있다. 공무원들에게만 영혼이 없는 게 아니라 관변 과학자에게도 양심과 영혼이 없다. 이들은 이번 쇠고기 파동에서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정권의 나팔수처럼 이야기를 읊어대고 있다.”
- 그래서 ‘제2의 황우석 사태’라고 부르는 것인가.
“과학계에서 자정능력이 있었더라면 이번에 황우석 사태처럼 국민이 직접 개입하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 만해도 관변 과학계와 민간 과학계가 5대 5로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9대 1정도의 상황이다. 양심적 과학자들이 너무 적다. 견제와 균형을 상실하고 있다. 과학자로서의 기본 자질도 안 되고, 영혼도 없는 사람들이 국가 예산과 정책을 주무르고 있다.”
- 과학도 사회학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인가. 과학은 객관적인 사실로 접근하는 것 아닌가.
“과학이라고 하는 자체가 객관성의 탈을 쓰고 있지만 정책으로 결합되는 과정에서는 철학과 정치가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과학사와 과학철학 매우 부족하다. 영혼이 없는 과학자는 기능인밖에 되지 않는다. 철학과 의식의 부재는 영혼의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문제다.”
- 일명 ‘관변 과학자’라고 지칭하는 학자들에 대한 반감이 큰 것 같다.
“클 수밖에 없다. 소위 과학계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과학적 진실을 계속 외면하고 있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들이 황우석 사태 때도 ‘사이언스’라는 국제 저널의 권위를 갖고 과학의 가장 기본적인 상식 자체를 무시하고 침묵한 것이 결국 전세계적 사태로 비화된 것 아닌가.”
- 한국인이 MM형 유전자에 취약하다 김용성 한림대 의대 교수의 논문을 두고 과학계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데.
“김용성 교수는 정부 자문단의 교수였다. 김 교수는 한국인 가운데 MM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95% 되기 때문에 vCJD(변형성 크로이펠츠 야콥병, 인간광우병)에 취약하다는 것을 논문에 썼다. 이는 농림부에서도 그대로 정책 자료에 담았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국민들이 알게 되니까 ‘괴담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신동천 연세대 의대 교수는 vCJD에 대해 쓴 논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논문도 읽어보지 않고 하는 말이다. 정부의 옹호논리만 만들어내려고 하다 보니 기본적 사실도 왜곡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수입 금지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전화를 했다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양국 대통령간의 전화 통화는 아무런 효과 없다. 도축장에서부터 가공·포장처리를 거쳐 마지막 창고에 이르기까지 의 과정이 수입위생조건에 명문화해야 되고, 검역과정에서 30개월 위반한 것을 어떻게 제재할 것인지가 들어 있어야 한다. 전혀 바꾸지 않고 구두 자체로 만 한 것은 의미도 없고, 부시 대통령 임기가 기껏해야 5개월 남은 상태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싶다.”
| ▲ 박상표 정책국장이 8일 오후 7시경 '진보신당 칼라TV'에서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파동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왼쪽은 변영주 영화감독, 오른쪽은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다. ⓒPD저널 | ||
- 민간업체의 자율규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민간업계 자율로 맡긴다는 것은 국제무역기구(WTO) 세이프가드 조치 위반이고, 한미FTA에도 민간자율 조치가 금지가 명문화 돼 있다. 이것 자체도 법적으로 불가능 한 것인데 정부가 앞장서서 불법을 조장하고 있다. 수입위생 조건에서 검역과정 상 30개월 미만 쇠고기수입을 금지할 수 있는데 이를 바꾸지 않고, 꼼수로 회피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신경 쓰지 않고 한미FTA 비준을 위한 전제조건으로만 문제를 접근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미 쇠고기 수입재개를 놓고 USTR(미 무역대표부) 2명과 홍영기 외교통상부 북미 통상과장 1명이 참석한 것만 봐도 이 문제가 한미FTA의 연장선상임을 알 수 있다.”
- 재협상이 가능하다고 보나. 정부는 국제법상 통상마찰을 들어 ‘재협상 불가’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가능하다. 지난해 한미FTA 협상이 끝나고 미 의회에서 노동환경 관련 조항이 미흡하다고 해서 USTR(미 무역대표부)이 추가 협상을 한 사례가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미·페루 FTA, 미·콜롬비아 FTA 등이 그런 경우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아직 관보에 실리지 않았기 때문에 공문을 통해 수정할 수 있다. 주권국가로서 협상을 할 수 있는 사항이다. 독소조항을 바꿔야 한다. 혀, 곱창, 사골, 꼬리뼈 등 일본·유럽에서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SRM(특정위험물질)을 막아야 한다.”
- 박 정책국장은 의료민영화 등에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신자유주의는 규제완화와 효율성을 내세워 본질을 숨기고 있다. 미국 레이건 정부 시절 검역공무원 숫자를 1/10로 줄였는데 규제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사라지자 불법적인 도축을 묵인·방조하는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 결과 병원성대장균인 리스테리아, 살모넬라 등이 유통돼 급기야 죽거나 병원신세를 지고, 해당 제품은 리콜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학자들은 이를 ‘사회적 비용의 외부화가 발생한다’고 표현한다. 이처럼 약간의 예산을 절감하려다 더 큰 피해가 우리사회에서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광우병 문제뿐만 아니라 GMO(유전자변형농산물)를 비롯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려있는 문제에 대해 수의사 전문가가 양심적으로 말 할 수 있는 것을 주장할 계획이다. 보건의료연합에 있는 의학, 약학, 치의학, 수의학, 간호학 등의 의료인들을 비롯해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여성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분야를 뛰어넘는 ‘건강연구공동체’를 결성할 계획이다. 세계 시민들의 건강을 자본의 탐욕으로부터 보호하는 것 중장기적인 정책을 내놓는 것에 한 목소리를 보탤 생각이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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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는 흥미로운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새 방송통신위원장과 임기제 사장인 정연주 KBS 사장을 둘러싼 것인데, 이런 일은 미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 대부분이 민영방송이라서 수익을 가지고 사장이 바뀌는 일은 있어도, 방송을 둘러싸고 있는 이처럼 극적인 드라마를 미국에서 보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 ▲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 사진제공=연합뉴스 | ||
하지만 미국 공영방송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법제상으로 방송의 독립성을 확보하려고 하지만, 여러 정치집단들이 재정이나 이사회 등을 통해 관여하려 한다면 정치 개입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정치개입을 막으려고 만든 여러 가지 수단은 사실 권력을 가진 쪽에서 의지가 없고, 국민의 감시가 없는 한 무용지물인 탓이다.
한국에는 최시중 위원장과 정연주 사장이 있다면, 미국에는 케네스 톰린슨(Kenneth Tomlinson) 공영방송 위원장과 빌 모이어(Bill Moyers)라는 존경받는 프로듀서가 있다. 공영방송 위원장이 된 톰린슨이 미국 공영방송, PBS가 너무 리버럴하다는 비판을 하면서 시작된 이들의 충돌이 가시화된 것은 2005년이었지만, 사실 그 시작은 방송을 보는 보수와 리버럴의 뿌리깊은 시각 차이로 비롯된다.
우선 빌 모이어 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보자. 그는 60년대에 케네디 정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70년대에 들어서 뉴욕 주의 한 신문사에서 언론인으로 첫발을 디딘 후, 미국 공영방송 PBS에 사회이슈를 주로 다루는 <빌 모이어 저널>(Bill Moyers Journal)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세간의 시선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 후 NBC와 CBS에서도 잠시 일하기도 했으나 그의 대부분의 경력은 PBS에서 사회적인 이슈를 주제로 한 탐사 비평 프로그램들로 30개가 넘는 에미상을 수상한 것으로 요약된다. 2007년부터 다시 방송되고 있는 <빌 모이어 저널>은 타 방송사에서 다루기를 꺼려하는 전쟁, 종교, 기업 윤리들을 비판적으로 다루면서 현 부시정부와 대립 각을 세우고 있다.
| ▲ 미국의 공영방송 PBS 홈페이지. | ||
다른 한편에 서 있는 톰린슨 또한 언론인 출신으로 베트남전 종군기자를 하기도 했다. 나중에 ‘미국의 소리’에서 일하기도 하고, 또 ‘리더스 다이제스트’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0년 미국 공영방송을 관장하는 CPB(Corporation for Public Broadcasting)의 이사로 공영방송에 관여하기 시작,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사회 위원장이 되었다. 그의 취임은 부시정권의 공영방송에의 정치적 개입의 시작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켰고, 톰린슨이 부시 정권의 건축사라고 불리우는 칼 로브와 절친한 사이라는 것이 이런 의심을 더욱 부채질했다.
이런 의심이 구체화된 것은 CPB의 감사가 톰린슨의 전횡에 대한 리포트를 2005년 공개하면서 부터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 톰린슨은 보수 프로그램을 많이 방송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재정에서 CPB 사장 임명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 간섭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방법에서 이사회는 프로그램에 관여하지 못하고, CPB의 독립성을 보장하기로 한 것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었다. 톰린슨의 프로그램 제작 개입을 보면, 이는 더욱 극명해진다. 톰린슨은 <월 스트리트 저널>이라는 보수 성향의 경제 프로그램이 400만 달러가 넘는 후원을 받도록 직접 지원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그는 이사회에는 알리지 않고 모이어가 당시 제작하던 <나우>(Now)라는 프로그램을 모니터하기 위해 공화당 당원을 고용해 이 프로그램의 리버럴 성향을 밝히려고 했다.
이에 대해서 모이어는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하고, 또 모니터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반격을 가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고 결국에는 제작하던 <나우>를 포기하고 PBS를 떠나게 된다. 하지만 언제나 좋은 드라마에는 극적인 반전이 있기 마련. 모이어는 2005년 6월 미디어 개혁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반격을 시작했다. 범 국민적인 지지를 받은 CPB와 PBS의 독립 유지라는 이슈는 나중에 미 의회로 하여금 톰린슨을 조사하게 만들었다. 위에 언급한 비리들이 이 조사로 밝혀지자 톰린슨은 CPB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을 하게 된다.
그 후에도 톰린슨은 ‘미국의 소리’ 방송을 관장하면서 공금 유용, 수당과다 신청 등의 비난을 받고 있지만, 공화당과 부시, 백악관의 지원으로 아직까지 자리보전을 하고 있다. 한편 모이어는 그의 간판프로그램인 <빌 모이어 저널>을 지난해 다시 시작, 그 첫 소재로 이라크 전쟁에서의 미디어 역할을 조명, 다시 시사 비평 프로그램의 중심에 서고 있다.
돌아보면, 톰린슨은 물러나고 모이어는 다시 방송을 시작해 겉으로는 PBS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에 없던 공영방송의 정치화로 공영방송의 중립성에 대해 큰 의문을 남겼다. 어느 측이든 공영방송을 이용하려고 한다면,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그 하나이고, 이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추락이 그 둘이다. 공정과 공영으로 국민에게 받을 수 있던 지원은 정파를 따라 조각이 난 것이다.
| ▲ 샌프란시스코 = 이헌율 통신원 /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교수, nomedia@gmail.com | ||
한국에서도 그런 상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정부의 KBS 사장 조기 사퇴 촉구로 방송의 독립성은 수면 위로 떠올랐고, 어떤 식으로든 시청자들의 신뢰를 재물로 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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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8일자 조선일보 3면 ⓒ 조선일보 | ||
양국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며 수년을 끌어왔던 쇠고기 협상인데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언제 이견이 있었냐는 듯 일사천리로 협상이 진행된 게 의아하다는 얘기들은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직후부터 터져 나왔다. 그런데 이런 의혹들에 힘을 보탤 정황 증거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쇠고기 협상 타결이 ‘한미 정상회담 선물용’ 아니냐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보도는 지난 8일 <조선일보> 5면 하단에 게재된 “韓美정상 만나기 16시간 전 워싱턴서 긴급회의, 3시간 뒤에 서울서 ‘협상 타결됐다’ 전격 발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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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8일자 조선일보 3면 | ||
<조선>은 “방미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자정(한국은 18일 오후 1시)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숙소로 불러 긴급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워싱턴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당시의 상황들을 정리했다.
<조선>에 따르면 우선 이 대통령은 16일 워싱턴 DC에 도착, 교민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이후 17일 자정 무렵 미국의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로 유명환 장관, 김중수 수석 등 공식 수행원들을 불러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이 회의는 새벽 2시쯤 끝났다. 이 대통령은 2시간가량 진행된 이 회의에서 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 전 쇠고기 협상이 타결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협상 중인 사안들을 일일이 점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에서 심야회의가 열릴 당시 한국은 18일 오후 1~3시였고, 농림수산식품부는 미국 측 협상단과 함께 8일째 쇠고기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일주일이 넘게 진행된 협상은 양측의 입장차로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런데 이날 오전부터 농림수산식품부 안에서는 “오늘 타결 된다”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고 실제로 오후 6시 민동석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은 협상 타결을 발표했다. 한미 정상회담 11시간 전이었다.
8일자로 발매된 <문화일보> 3면 “한미 정상회담 직전 쇠고기 타결-우연의 일치인가, 양보했나”도 쇠고기 협상 타결 과정을 상세히 보도하며 “당시 상황과 최근 국회 청문회에서 답변 등 여러 정황들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대목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에 따르면 쇠고기 협상이 지루한 줄다리기를 벌이다 결렬 상황까지 치닫는 중에도 방미단 내부에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타결되게 돼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잇달았다고 한다. 또 이 대통령이 협상 타결에 대비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특별히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홍보대책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으며, 협상 타결 사실도 공식발표 전 한국이 아닌 방미단에서 먼저 나왔다. 쇠고기 협상에 정상회담 선물용이란 의혹이 드리워질 수밖에 없는 정황 증거인 셈이다. <문화>는 이 같은 정황들을 소개하며 “(때문에) 최고 정책 결정권자의 ‘정치적 결단’이란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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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8일자 문화일보 3면 | ||
또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쇠고기 청문회에서 협상 수석대표였던 민동석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합의 내용 중 광우병 발생 시 수입중단조치 등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청문 위원에게 “그것까지 챙기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등의 대답을 전했던 것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은 “졸속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에 대해 양심선언이 필요하다”(choe0302),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도대체 누구를 위해 국민을 속이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insoohwg) 등의 의견을 전하고 있다.
김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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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무한도전 제작진이 어린이날 특집으로 이명박 대통령 출연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 ||
이런 의미에서 미국에서 지난 몇 주는 예외였다. 그 이유는 부시 대통령 일가가 텔레비전에 총동원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참전 군인을 응원하기 위해 얼마 전 NBC의 퀴즈쇼 프로그램인 <Deal or No Deal>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왔고, 대통령 부인은 같은 방송사의 아침 프로그램에 일일 진행자로서 딸들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두 프로그램 다 그럴 듯한 이유는 있었지만, 그래도 대통령 가족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방송의 전면에 나서는 일은 드문 일이다. 그것도 한 방송사에만.
아이러니하게도 NBC나 부시 모두 인기가 별로 없다. 부시 대통령이야 역사상 최악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니, 이런 ‘방송 출연’으로 조금이라도 호감을 얻자는 의의가 있을 것이다. 재선이 끝난 대통령이 무슨 볼일이 있겠냐고 하겠지만, 이라크전 전비 비준을 앞두고 있고, 또 콜럼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으로 하원과 대립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뭐 하나라도 아쉬운 입장이다.
반대로 NBC는 전체 시청률이 최근 몇 년간 만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식의 도움이라도 반가울 수밖에. 없는 사람들끼리 도운 것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대통령이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라디오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예이다. 그리고 텔레비전 토론을 잘 이용한 케네디의 부인도 크리스마스 때 백악관의 모습을 처음으로 텔레비전에 속속들이 보여줘 이를 관례처럼 만들었다. 60년대의 텔레비전 붐과 케네디 정부의 적극적인 텔레비전 이용이 미국인들의 지지를 받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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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대통령이 출연한 NBC 퀴즈쇼 ⓒNBC | ||
그 후 대통령이 토크쇼에 나와서 색소폰을 연주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점잖은 교양 프로그램이 아닌 심야토크쇼에 나와서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것까지 발전을 하기는 했으니 생각해 보면, 부시 대통령이 이 프로그램에 나온 것이 그리 두드러진 일은 아닌 듯하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에서 대통령이나 기타 정치인들이 오락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도 어쩌면 대세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현대 정치에 텔레비전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고, 어쩌면 정치인과 텔레비전은 서로의 인기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관계의 발전을, 다시 말해서 시사 프로그램에서 일반 오락 프로그램까지 망라하는 것으로 발전한 정치와 텔레비전의 ‘동거’를 과연 당연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가?
이런 관계에서는 더 이상 방송이 공정한 위치에서 대통령이란 권력을 감시할 수 없다. 오락 프로그램이 무슨 감시냐고 하겠지만, 일방적인 찬양이나 미화도 방송의 감시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오락 프로그램도 전체 방송사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전체 경영이라는 의미에서는 한 오락 프로그램의 동거도 다른 시사 비판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다음으로 문화적으로 볼 때 이런 프로그램들은 정치를 사적인 영역으로 축소시킨다. 부시의 예를 보면, ‘지구의 날’ 즈음에 크로포드 목장에 에너지 효율성을 보여줌으로써 부시가 개인적으로 친환경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부시 정부가 취임하자마자 교토협약에서 탈퇴하는 등 얼마나 반환경적이었는지의 사실을 외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개인적인 부분에 대한 집중조명은 고의든 아니든 간에 그들이 본분인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모르쇠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우려들은 대부분 시사보도 프로그램과 관련한 것들이었다.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보도의 공정성 문제나 개인화의 문제는 별로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인의 오락프로그램 출연은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정치인들은 특히 희소성이 있는 대통령은 자신의 의도에 가장 적절하게 출연할 프로그램을 선택함으로써 그 프로그램으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받을 수가 있고, 또 전달될 이미지를 조작할 수 있다. 시사 프로그램에서야 이에 대한 견제가 있지만, 오락의 경우에는 이런 것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정치인들에게는 환상의 조건인 것이다.
부시가 이라크 전 참전군인을 응원하러 나오는 것도, 그 부인이 아침에 나와서 요리를 하는 것도 모두 정치적으로 취사선택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은 정치인들이 오락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는 만큼이나 철저히 출연대상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청와대 부대변인의 MBC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 출연이나, 대통령의 MBC <무한도전> 출연을 그냥 순수하게 볼 수 없는 것이다. 변명이야 어찌되었든 간에 이 오락 프로그램들도 정치인들의 이미지 생산을 돕는 셈이고, 그래서 프로그램 제작이 정치적 행위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이 사회에 영향력이 있는 만큼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전에 기획이 되었고, 어린이날에는 의례 대통령이 나온다는 식의 변명은 책임회피다.
샌프란시스코 = 이헌율 통신원 /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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