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방송'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10/07 'PD수첩' 후배들에게 보내는 편지
  2. 2008/09/22 “‘PD수첩’ 사과방송 잘못된 결정”
  3. 2008/09/17 YTN, ‘생방송 피켓시위 노출’ 사과방송
2008/10/07 11:50

'PD수첩' 후배들에게 보내는 편지

[이채훈 PD의 종점에서] ‘PD수첩’ 후배들에게

<PD수첩> 정말 혼났다. 촛불 뜨거웠던 봄부터 지금 무르익는 가을까지 정말 많은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PD수첩>은 살아서 뚜벅뚜벅 제 길을 가고 있다.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아이템을 회피하는 ‘자기검열’의 덫에도 빠지지 않았고, 우쭐하여 남의 말에 귀 닫는 ‘소영웅주의’에도 빠지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PD수첩>은 최근 겪은 혹독한 시련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거라고 믿는다.

8월 12일의 사과방송에 대해서는 다시 얘기하고 싶지 않다. 그날 확대간부회의 엄기영 사장의 발언 중 “보도ㆍ시사프로그램의 정확성과 공정성,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보다 강화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 “데스크 기능을 강화하고 법률전문가와 사전검증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반박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면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타율’에 의존하는 것이라면 옳지 않다. 방송사의 ‘내적 규제’라 할지라도 자율성과 창의성을 생명으로 하는 PD 개개인에게는 ‘타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엄 사장이 밝힌 후속조치는 전혀 불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시련을 통해 PD들이 더욱 치열한 장인정신으로 무장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자기검열’과 다르다. 자율성과 창의성에 덧붙여 ‘무한 책임’과 ‘절대 완성도’를 스스로 추구함으로써 ‘타율’ 자체가 불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점은 모든 PD들이 이미 알고 있지만 이번에 다시 철저하게 학습했으므로 결국 ‘전화위복’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종점에 도착한 PD의 야단맞은 기억이 혹시 재미있을지? 꼭 20년전, 1988년 봄, 입봉 프로그램으로 <명작의 무대 -만해 한용운>을 만들었다. 당시 노조 창립 초기라 매우 과격하게 뛰어다녔다. 선배들이 볼 때는 애송이 PD가 프로그램에 전념 안 하고 딴짓하는 게 게 몹시 우려스러웠을 것이다. 당시 최아무개 부장께서는 사전 시사 때 100가지 가까운 지적을 했다.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지만 “오디오 레블이 여기는 높고 저기는 낮다, 인터뷰 끝나는 지점 1/15초 짧다, 이 사람 인터뷰는 불필요하다, 이 곳 그림 순서 바꾸는 게 좋겠다, 자막 디자인이 불만스럽다” 등등. 프로그램의 흠을 시시콜콜 지적하는 선배는 군부독재 유산, 그 화신으로 보였다. 하지만 “프로그램 못 하는 X이 노조한다”는 비난이 제일 듣기 싫었으므로 묵묵히 모두 고쳤다. 너무 힘들어서 사람 안 보는 곳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 혼난 덕분에 입봉 초기에 매우 좋은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 뒤 <명작의 무대>를 열 편 가까이 만들면서 매번 “지난번보다 좋아졌다”는 선배들의 평을 들었으니까. 어떤 멋진 상을 받은 것보다 당시의 칭찬이 PD로서 더 자랑스럽다. 최아무개 선배께 뒤늦게나마 감사드린다.   

또 하나, 2001년 <이제는 말할 수 있다>에서 ‘보도연맹’을 만들 때 야단맞은 기억. 당시 학살 가해자 측에 있었던 어른들 인터뷰 할 때마다 “요즘 잣대로 당시 상황을 재단하지 말라”고 혼났다. 특히 학살 현장 지휘관 김창룡의 직속상관이었던 장도영(한국전쟁 당시 육본 정보국장)은 “여보셔, 그때 어떤 상황인지 알아? 앞에서 적들이 밀려오고 있어. 먼저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거야, 알겠소?”라며 길길이 뛰었다. “빨갱이한테 동조할 사람을 어떻게 그냥 둘 수 있었겠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속내를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다. 장도영에게 야단맞은 덕분에 당시 상황이 시각적으로 더 잘 보이게 됐고, 덕분에 프로그램이 좀 나아진 것 같다. 그분께도 감사드린다. (당시 한홍석 PD가 장도영을 인터뷰하느라 나 대신 야단맞았지만 촬영 화면을 보니 나한테도 야단치고 있었다.)

2002년 국가보안법 다큐멘터리 만들 때 정아무개 팀장(존경하는 동기이자 방송계에 이름을 날리는 명문장가)에게 혼난 것도 기억난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이에 반대되는 입장을 균형 있게 넣어서 편집했지만 다 보고 나면 결국 ‘폐지’ 쪽 손을 들어 준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정 팀장은 “보수적인 사람이 봐도 반박할 수 없게 만들어야 했다”며 심각하게 질책했다. 당시 나는 그런 일이 가능하지 않다고 보았으므로 “네가 만들어 보라”며 심술을 부렸다. 한쪽은 인권을 중요시하고 한쪽은 체제 이데올로기를 중시하므로 양쪽이 만족할 만한 결론을 내는 것은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국보법 존속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최대한 진지하게 성의껏 다루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고, 정 팀장은 그 점을 지적한 것이었다. 팀장 말을 안 들은 결과 극우단체들이 이 프로그램을 국가보안법으로 고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때까지도 철이 안 들었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PD수첩>의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치검찰의 어정쩡한 태도 때문에 여러 사람이 고생하고 있다. <PD수첩> 팀은 작은 실수를 빌미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몰상식한 권력과 국가기구에 아직도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다. 사내외의 오해와 편견에도 흔들림 없어야 한다는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 그러나 확실히 얻은 게 있다. <PD수첩>은 더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게 분명하다는 점이다. 최근 방송한 ‘오체투지’에서는 ‘소통’이라는 이 시대의 화두를 차분히 되짚어보는 넉넉함을 보여주었고, ‘유모차부대’와 ‘국가보안법’ 등 그저 당연히 해야 할 아이템을 방송하는 의연함을 보여주었다. 이슈를 따라다니는 탐사 프로그램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사랑과 자유, 소통과 공존, 평등과 평화 등 인간 보편의 가치를 말할 수 있는 깊이를 더했기 때문이다. 시련을 통해 PD들이 더욱 성숙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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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2 10:42

“‘PD수첩’ 사과방송 잘못된 결정”

MBC 노조 설문조사 결과 … “77% 현 경영진 ‘부정적’ 평가”

MBC 구성원들의 대다수가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한 사과방송은 ‘잘못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근 거센 내부 반발을 사고 있는 시사교양국장 교체에 대해 ‘부당한 조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재 MBC 경영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위원장 박성제)는 지난 11일부터 일주일간 실시한 ‘현 경영진 평가 설문조사’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 22일 발행된 <문화방송 노보>. 현 경영진에 대한 MBC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9.6%가 ‘<PD수첩> 사과 방송은 잘못한 결정’이라고 응답해 노조의 반발 속에 사과방송을 강행한 경영진 결정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PD수첩> 사과방송 이후 <PD수첩> 진행자와 팀장, 담당 PD 그리고 시사교양국장을 교체한 것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9.9%가 ‘정부의 압력에 굴복한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특히 응답자의 75.7%는 ‘경영진의 사과방송 수용 결정이 앞으로 프로그램의 권력 감시, 비판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MBC 노조는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인사였다고 경영진이 강조한 시사교양국장 교체에 대해 구성원들 대다수는 정권과 타협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며 “경영진의 일련의 선택들이 앞으로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의 비판 기능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으로 조합원들은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현 정권이 국가 권력기관을 동원해 <PD수첩>에 대한 전방위적 압력을 가해오고 있는 데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7.6%가 ‘명백한 언론탄압이기 때문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MBC 노조는 “검찰 수사와 방통위의 심의, 법원의 판결 등에 대해 432명의 조합원들이 언론탄압이라고 규정했다”며 “지금까지 경영진은 단 한 번도 전방위적 압력에 대해 언론탄압이라고 언급한 적이 없었던 것과 대조적인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 경영진은 보다 적극적으로 언론자유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출범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현 경영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또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응답자의 77.4%가 지난 6개월 동안의 경영진 활동에 대해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MBC 프로그램 경쟁력 역시 현 경영진 출범 후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76.7%로 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현 경영진이 정권으로부터 방송독립과 공영방송을 수호할 의자와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응답자의 9.3%에 불과했다.

또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과 경영진 퇴진 투쟁 등 MBC 노조의 투쟁 방침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5.6%가 ‘지지한다’고 밝혀 향후 노조의 투쟁에 힘을 실어줬다.

이처럼 현 경영진에 대한 사내 여론이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난 것에 대해 MBC 노조는 “경영진은 그동안 굴욕적인 <PD수첩> 사과방송과 일련의 납득할 수 없는 인사조치에 대해 ‘사원들 의견 수렴을 거쳤다’ ‘분위기 쇄신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다’라고 강변해왔다”며 “그러나 경영진의 이러한 주장은 자신들만의 독선이요 커다란 오판이었음이 이번 조합원 여론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어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에 당당히 맞서지 못함으로써 MBC 구성원들의 자존심과 투쟁의지를 무너뜨린 경영진은 대오각성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타협과 백기투항을 주도한 부사장과 기획조정실장은 즉각 자진사퇴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두 사람을 몰아내기 위한 본격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경고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전체 MBC 조합원들 가운데 70.1%가 참여했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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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7 14:15

YTN, ‘생방송 피켓시위 노출’ 사과방송

'뉴스의 현장' 오프닝 멘트 … 노조 "이르면 오후 4시부터 배지·리본 방송노출"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노종면)가 어제(16일) 생방송 뉴스 도중 ‘낙하산 사장 반대’ 피켓 시위를 진행한 가운데, 회사측은 오늘(17일) 오후 1시 <뉴스의 현장> 시간에 앵커의 오프닝 멘트로 ‘피켓시위 노출’에 대한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16일 노조의 피켓시위가 방송됐던 <뉴스의 현장> 앵커는 17일 방송을 시작하며 “어제 1시 <뉴스의 현장> 시간에 노조원들의 시위가 방송되는 방송사고가 빚어진 것에 대해 시청자들께 깊이 사과한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YTN 측은 이와 함께 17일 오전 11시경부터 16일 방송에서 피켓이 노출됐던 앵커 뒷면의 투명창을 차단하고 방송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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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은 17일 오후 1시 <뉴스의 현장> 앵커 오프닝 멘트로 16일 방송에 노조의 피켓시위가 노출된 것을 사과했다. ⓒYTN 화면촬영

사과방송 직후 YTN 노조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차원에서 사과방송 자체를 막지 않았지만, ‘방송사고’라고 언급한 부분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피켓시위는 노조의 정당한 투쟁을 알리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조는 생방송 중 추가로 피켓을 노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해당 뉴스팀과 협의 없이 앵커 뒤쪽 투명창을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YTN 노조는 예고한대로 오늘(17일)부터 기자들이 ‘공정방송’ 리본과 ‘낙하산 반대’ 배지를 패용한 화면을 뉴스 보도에 노출시킨다. 노조는 “해당화면 삭제 등 사측이 물리적 방해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르면 오후 4시 <뉴스Q>부터 배지·리본을 방송에서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대전지국 조합원 4명과 춘천지국 조합원 2명이 연차 휴가를 내고 전원 서울 본사에 합류, 17일 오전부터 출근저지투쟁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한편, YTN 사측은 인사명령을 거부하고 22일째 ‘불복종 투쟁’을 벌이고 있는 23명 조합원의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를 17일 오후 3시 개최한다. 노조는 대상자들이 인사위에 전원 참석해 ‘불복종 투쟁’에 동참하는 이유를 적극적으로 밝힌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지난 12일 <돌발영상> 임장원 팀장 등 조합원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추가 고소한 상태여서, 특히 이번 인사위의 징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측이 조합원 ‘무더기 고소’에 이어 징계까지 강행할 경우 노조의 투쟁 수위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김도영 기자 circus@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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