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유혹'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09/10/07 ‘아내의 유혹’ 시즌2, 또 한편의 ‘복수극’
  2. 2009/09/21 “시청률 잡자” SBS 월화드라마 밤 9시대 편성
  3. 2009/07/06 [동영상]김규리 컴백 “장서희 뛰어넘을 악녀연기 도전” (1)
  4. 2009/04/30 [동영상]앤디 “사고뭉치 연하남 연기 기대하세요~”
  5. 2009/04/28 드라마에서 시한부 인생은 이제 그만
  6. 2009/04/14 SBS 인기 드라마 ‘물갈이’, 이번에도 성공할까?
  7. 2009/02/18 당신은 ‘쉬운 시청자’입니까?
  8. 2009/02/10 TV 막장 드라마의 의미
  9. 2009/01/23 ‘아내의 유혹’ 시청자가 열광하는 이유 4가지 (20)
  10. 2009/01/14 ‘막장’ 속 빛나는 드라마 - MBC 사랑해 울지마 (1)
  11. 2008/12/25 ‘아내의 유혹’과 드라마 비평의 난제
2009/10/07 16:45

‘아내의 유혹’ 시즌2, 또 한편의 ‘복수극’


SBS 새월화미니시리즈 ‘천사의 유혹’ 7일 제작발표회

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이을 또 한 편의 ‘복수’ 드라마가 온다. <아내의 유혹>의 김순옥 작가가 집필을 맡은 SBS 새 월화미니시리즈 <천사의 유혹>(연출 손정현)이다.

<천사의 유혹>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어린 시절 자신의 부모를 죽게 만든 원수 집안의 아들과 결혼해 복수하는 한 여자(주아란). 그리고 그녀의 배신과 음모를 안 뒤 사고를 당한 얼굴을 수술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 아내에게 복수하는 한 남자(신현우=안재성)의 이야기가 숨 가쁘게 펼쳐진다.

 
 
▲ 7일 오후 2시 목동 SBS 13층 홀에서 SBS 새 월화미니시리즈 <천사의 유혹>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손정현 PD, 탤런트 배수빈, 한상진, 이소연, 홍수현, 진예솔, 김태현, 김동건(왼쪽부터) ⓒSBS
<아내의 유혹>을 이을 복수 드라마는 어떤 모습일까. 7일 오후 2시 목동 SBS 13층 홀에서 <천사의 유혹>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배우들은 <천사의 유혹>이 굉장히 ‘센’ 드라마이지만, 그만큼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극중에서 성형수술 후 아내 주아란(이소연 분)에게 복수하는 안재성 역을 맡은 탤런트 배수빈은 “(드라마가) 정말 세다”면서도 “굉장히 스피디하고 대본을 읽다가 바로 다음 장면이 궁금해지는 재밌는 드라마”라며 “TV로 방송되면 대본을 읽을 때 받은 느낌을 시청자들 역시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재성이 성형수술하기 전 모습인 신현우 역의 탤런트 한상진은 “정말 ‘막 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극중 누구든 아무 이유 없이 복수하거나 아무 이유 없이 착하지 않다”며 “이 사람이 ‘왜’ 복수해야 하는지를 (드라마 상에서) 정확하게 해석해준다. 단순하지만 좀 더 깊이 있는 드라마다”고 말했다.

이소연 역시 “드라마 상에 키스신, 정사신도 많고 잔인한 장면도 있어 자극적인 게 많이 있다”면서도 “드라마가 굉장히 긴박하게 돌아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아내의 유혹>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서는 “복수극이란 점에선 같지만 내용이나 상황, 캐릭터는 다른 부분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 SBS 새 월화미니시리즈 <천사의 유혹>의 주인공 탤런트 배수빈, 이소연, 한상진 ⓒSBS
손정현 PD는 “<천사의 유혹>은 복수는 인간의 것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복수하려는 한 여자와 한 남자의 복수와 복수가 충돌하는 이야기”라며 “<아내의 유혹> 시즌 2라고 생각해도 좋고 또 다른 복수 드라마라고 생각해도 좋다”고 말했다. 손 PD는 이어 “장르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찍고 있고 배우들도 온몸을 던져 열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사의 유혹>은 MBC <선덕여왕>과의 경쟁을 피해 기존 월화드라마 시간대보다 한 시간 빨리 방송되는 ‘파격 편성’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SBS 관계자는 “오후 9시대 평균 광고가 3~4개 팔렸지만 (<천사의 유혹> 덕분에) 현재 반 정도 팔렸고, 방송이 시작되면 광고 판매량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막강한 경쟁 상대를 피한 것에 대해 이소연은 “처음 캐스팅됐을 때는 <선덕여왕>과 같은 시간대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본을 보고 너무 재밌어서 드라마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옮겨져 더 좋은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한상진은 “<선덕여왕> 피해가기라기보다는 시청자들에게 좀 더 넓은 선택권을 제공해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6부작 미니시리즈 <천사의 유혹>은 12일 오후 8시 50분 SBS를 통해 첫 방송된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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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1 19:29

“시청률 잡자” SBS 월화드라마 밤 9시대 편성

‘선덕여왕’ 피하기? 새로운 시청층 개발?…10월 대대적 개편 단행

시청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송사의 몸부림이 편성을 뒤흔들었다.

SBS는 다음달 5일 가을개편을 맞아 밤 10시대 방송되던 월화드라마를 한 시간 앞당기는 ‘파격 편성’을 단행한다. 통상 평일 밤 10시대에는 드라마를 방영한다는 지상파 방송사의 편성 공식을 과감하게 깬 것.

SBS는 40%의 시청률을 넘어서며 저녁 7시대 드라마 돌풍을 일으킨 <아내의 유혹> 김순옥 작가의 새 드라마 <천사의 유혹>을 다음달 12일부터 월요일과 화요일 밤 9시대에 편성하기로 했다. 대신 밤 10시대에는 교양 프로그램을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SBS는 새로운 시청층 개발과 프로그램 장르 선택의 다양화를 파격 편성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SBS 측은 지난 15일 “자체 시청자 패널 조사 결과 밤 9시대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 니즈가 매우 높고 이 시간대 주요 시청층과 <천사의 유혹> 시청 타깃이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SBS 측은 또 밤 10시대 교양 프로그램을 신설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장르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시청층 역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SBS 새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 ⓒSBS

그러나 SBS가 월화드라마의 편성 시간대만 한 시간 앞당긴 것에 대해 현재 시청률 40%를 넘어서며 인기를 얻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시청률을 잡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선덕여왕>과 맞붙은 SBS 월화드라마 <자명고>는 조기종영 했고, 현재 방송되고 있는 <드림> 역시 3~5%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SBS가 월화드라마 시간대를 조정한 것은 <선덕여왕>과의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의 성격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SBS 측은 <선덕여왕>이 방송되는 밤 10시대를 제외한 시간대에서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 타깃 시청층과 겹치는 시간대를 모색, 밤 9시대를 최종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편성기획팀 관계자는 “편성 시간대를 마음대로 바꾸는 것 아닌가 하는 내부 고민도 있었지만 시청자 패널 조사를 해보니 밤 9시대 드라마를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이 많았고 <천사의 유혹> 주 시청층과 9시대 시청층이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천사의 유혹>이 상대적으로 뉴스를 많이 보지 않는 30~40대 주부들이 시청할 만한 드라마라는 판단이다.

그는 “전체 방송 상황으로 볼 때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드라마를 각 방송사가 밤 10시대 중복 투자하는 것보다 (다른 시간대 편성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0시대 교양 프로그램을 배치함으로써 새로운 시청층을 개발할 수 있다는 명분도 작용했다. 편성기획팀 관계자는 “밤 10시대 드라마를 보지 않는 새로운 시청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 SBS는 밤 10시대 배치할 프로그램을 두고 고심 중이다. <생활의 달인> 등 교양 프로그램과 파일럿 프로그램 <큐브>, <마음을 훔치는 게임쇼 300>, <토끼열전>, <부자엄마대사전> 등이 고려 대상이다.

‘광고 위주’ 편성 전략에 우려 목소리도  

SBS 내부에서는 이번 편성과 관련해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 불황으로 인한 경영 위기와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시각과 지나친 ‘광고 위주’ 편성 전략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다.

SBS 한 관계자는 “광고가 편성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결국 프로그램 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채널수가 더 많아지고 경쟁이 가속화될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SBS의 파격 편성은 KBS, MBC 등 다른 지상파 방송사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9시대 메인 뉴스를 편성하고 있는 KBS, MBC가 SBS처럼 평일 밤 9시대 드라마를 편성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창조 KBS 편성기획팀장은 “(SBS의 편성 변화는) 플러스마이너스가 있을 것”이라며 “일단 지켜보고 있고, 공식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대비하고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 SBS <야심만만2> ⓒSBS
타 방송사와 장르 중복 피하기?

SBS는 이번 가을개편에서 대대적인 프로그램 정비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시간대 변경을 포함해 타 방송사와의 장르 중복을 비껴난 편성 전략이 눈에 띈다.

SBS는 월요일 밤 11시대 방송되던 <야심만만2>를 폐지하고, 대신 화요일 밤 11시대 방송되던 <긴급출동 SOS 24>를 방송한다. 월요일 밤 11시대 MBC <놀러와>, KBS <미녀들의 수다> 등 토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형식으로 경쟁하는 대신 교양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MBC <PD수첩>이 방송되는 화요일 밤 11시대에는 강호동이 진행하는 토크쇼 <강심장>을 붙였다.

이밖에도 <TV 로펌 솔로몬>, <대결! 스타 셰프>, <야심만만2>의 이번 가을개편을 맞아 폐지가 확정됐다. 가을개편 즈음 SBS 일일, 주말, 수목드라마도 모두 교체된다. 다음 달 7일 새 수목드라마 <미남이시네요>가 전파를 타고, 새 아침드라마 <망설이지마>도 다음 달 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새 일일드라마 <아내가 돌아왔다>는 11월 2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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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6 13:46

[동영상]김규리 컴백 “장서희 뛰어넘을 악녀연기 도전”

   
▲ MBC 새아침드라마 ‘멈출 수 없어’ ⓒPD저널

김규리가 MBC 새아침드라마 ‘멈출 수 없어’를 통해 복수극에 도전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규리는 “착하고 긍정적이었던 한 여자가 주위 사람들과 환경 때문에 복수를 결심하게 되는 이야기를 보여드릴 예정”이라면서 “두 가지 상반된 캐릭터를 보여주는 게 어려워 부담되지만, 어떻게 보면 한 작품에서 두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건 행운이기도 한 것 같다. 재미있게 찍고 있다”고 말했다.

착한 여자가 돌변해 복수에 나서는 내용은 SBS ‘아내의 유혹’과 비슷해 김규리는 ‘아내의 유혹’의 장서희와 비교될 수 밖에 없을 예정이다.

‘멈출 수 없어’는 맑고 순수했던 한 여인이 안식처였던 엄마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을 위해 변할 수밖에 없었던 슬픈 이야기를 담는다. 또 인간의 악은 타고나는 것인지, 만들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 또한 함께 한다.

한편, 2년 6개월만에 컴백하는 김규리는 “그 동안 집에서 쉬면서 ‘이게 지금 내 자리가 아닌데’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이번 작품은 장기간 하는 드라마라 힘들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내가 왜 못해?’ 하는 마음으로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얀 거짓말’ 후속으로 방송될 ‘멈출 수 없어’는 7월 13일 오전 7시50분에 첫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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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30 18:12

[동영상]앤디 “사고뭉치 연하남 연기 기대하세요~”

   
▲ SBS 새일일드라마 ‘두 아내’의 이유진(김미미)과 앤디(윤남준) ⓒSBS

<두 아내>는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후속작으로, 한 남자를 중심으로 아내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람이 난 후 조강지처를 버린 강철수(김호진)가 교통사고로 부분기억상실증에 걸려 새 부인(손태영)은 못 알아보고 본처(김지영)만 기억하는 기구한 상황을 맞는다.

<두 아내>에서 윤남준 역을 맡아 연상녀 조미미(이유진)와 로맨스를 펼칠 앤디는 4년만에 드라마 복귀를 앞두고 떨리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윤남준(앤디)는 김지영(영희)의 친 동생으로, 항상 사고치고 다니는 천박지축 백수지만, 마음으로는 식구를 챙기려는 따뜻한 캐릭터.

앤디는 “4년 전에 <프라하의 연인>을 할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카메라 앞에 서 있기만 했다”며 “그때 좀 더 잘 할 껄 후회도 들지만 지금은 많은 선배 연기자들과 함께 하면서 배우고 있기 때문에 고마운 마음과 더불어 각오도 단단해 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영, 김호진, 손태영, 강성진, 김윤경, 이유진, 앤디 등이 출연하는 SBS새일일드라마 <두 아내>는 5월 4일 저녁7시 2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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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8 19:55

드라마에서 시한부 인생은 이제 그만

[방송 따져보기] 조지영 TV평론가  
 
<카인과 아벨>에서 이선우(신현준)는 동생 이초인(소지섭)을 죽이려고 무던히도 애썼다. 기억을 잃었던 초인을 중국에 버려두고 왔고, 초인이 끝내 살아 돌아오자 살인 청부업자에게 살인을 지시했고, 그마저 실패하자 탈북 테러리스트에게 또 살인을 사주했다. 무시무시한 살의의 이유라는 것이 결국 ‘애정 결핍’이었다.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초인, 자기 연인의 마음까지 가져간 동생이 미워서 죽이려고 했다.

〈아내의 유혹〉이 배출한 당대 최고의 악녀 신애리(김서형)의 경우는 어떤가? 마찬가지로 애정 결핍 환자였던 그녀의 악행 역시 일일이 열거하기가 쉽지 않다. 갈취, 협박, 공갈, 살인교사까지 애리의 악행은 비난과 시청률의 견인차였다. 그런 신애리가, 얼마 전부터 시한부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카인과 아벨〉의 선우는 애리와는 다르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처음부터 아팠던 사람이기 때문에 갑자기 아픈 애리랑은 차별화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병증(病症)은 혹시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 초자연적인 힘을 이용하여 극의 긴박한 국면을 타개하고, 이를 결말로 이끌어가는 수법)는 아닐까?

    


▲ SBS 드라마 〈카인과 아벨〉

드라마 속 악인들은 꿋꿋이 악행을 거듭하고, 시청자들은 그 악행의 끝이 어떨지 ‘두고 보자’ 하는 심정으로 채널을 고정한다. 마침내 마지막회에 이르면, 난데없이 이들이 눈물을 쏟아낸다. 사실은 나도 사랑받고 싶었다며, 사실은 미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며, 다 사랑해서 그런 거라며 눈물을 쏟아낸다. 그들이 대화인지 독백인지 알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낼 때마다 화면에는 서글픈 발라드 음악이 차고 넘친다. 슬픔과 후회가 무르익으면 이제 남는 것은 대화해의 결말이다. 죄가 밉지 사람이 밉겠냐는 대사는 이 무렵 빠짐없이 등장하곤 한다. 죽도록 악인에게 당하기만 했던 주인공은 용서의 강박에 시달리게 된다. 용서하지 않으면 드라마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악인이 죽든 살든, 주인공은 반드시 그들을 용서해야만 한다.

용서가 나쁜 것이 아니고, 반성과 회개가 나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악행-발각-회개-용서-1년 후 이런 식의 전개 자체가 나쁜 것도 아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 있어서의 적절한 균형이고, 개연성이다. 가령, 20부작 드라마라면 18~19부까지 줄줄이 악행만 이어지다가 마지막회에 이르러 회개와 용서가 자리 잡고 있다. 몇 개월째 나쁜 짓만 해왔던 신애리는, 종영을 일주일 앞두고 위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난데없이 죽을 날을 받아든 그녀에게 구은재(장서희)는 갑자기 베스트 프렌드를 자처하고, 당장 신애리를 감방에 처넣을 기세였던 정교빈(변우민)은 그녀의 모든 죄를 뒤집어쓰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애리를 저렇게 만든 것은 다 자기 때문이라고 한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애리의 물건을 다 갖다 버리라던 교빈이, ‘세 번이나 결혼을 해봤으니, 이제 네 번째 결혼은 분명히 성공할 것’이라며 자신감 100배였던 교빈이 갑자기 순교자를 자처하고 나선다.

마지막회에 이르러, 애리와 교빈이 자살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신체 어딘가에 태엽 장치가 있는 것이 아닐진대, 어떻게 인물이 이렇게 기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까? 앞으로 가라면 가고, 울라면 울고 죽으라면 죽는 것은, 움직이는 인형이지 인물이 아니다. 드라마란 인형이 아니라, 인물이 숨 쉬고 관계 맺고 살아 움직일 수 있는 세상을 비춰야 할 것이다. 아픈 사람에게 관대한 마음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 인지상정에 기대는 것도 한 두 번이다. 뜬금없이 남발되는 시한부 인생 레퍼토리에 시청자들은 지쳐간다. 안 그래도 아픈 일이 많은 세상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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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4 14:18

SBS 인기 드라마 ‘물갈이’, 이번에도 성공할까?

이달말부터 ‘두 아내’ ‘시티홀’ ‘찬란한 유산’ 줄줄이 첫 선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평일과 주말 SBS의 시청률을 견인했던 인기 드라마들이 대거 ‘물갈이’ 된다.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 주말극 <가문의 영광>, 수목극 <카인과 아벨> 등이 모두 4월 말~5월 초 종영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SBS는 16일 새 수목드라마 <시티홀> 제작발표회를 시작으로 21일 새 주말극 <찬란한 유산>, 28일 새 일일극 <두 아내> 등 후속 드라마들의 제작발표회를 줄줄이 개최하며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현재 방송중인 <아내의 유혹>, <가문의 영광>, <카인과 아벨> 등은 모두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어 새로 방영될 후속작들이 이들 드라마의 인기를 어느 정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SBS 새 주말극 <찬란한 유산> ⓒSBS

‘막장 드라마’란 꼬리표 속에서도 한때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인기를 끈 <아내의 유혹>은 다음 달 1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당초 120회로 4월 중순께 종영될 예정이던 <아내의 유혹>은 드라마의 인기 등에 힘입어 최근 9회를 연장하기로 확정했다. <아내의 유혹>을 통해 저녁 7시대 드라마 성공 가능성을 맛본 SBS가 후속작에서도 계속해서 동시간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아내의 유혹> 후속작으로는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전 아내와 결혼을 약속한 여자 사이에 벌어지는 사랑 싸움을 그릴 <두 아내>가 방송된다. SBS <깜근이 엄마>, <8월에 내리는 눈>, <사랑하는 사람아> 등을 연출한 윤류해 PD가 메가폰을 잡고, 이유선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이혼녀에 싱글맘 역으로 결혼·출산 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탤런트 손태영을 비롯해 김지영, 김호진, 김용림, 앤디, 강지섭 등이 출연한다.

구본근 SBS 드라마국장은 “<아내의 유혹>이 워낙 이례적으로 시청률이 높았던 드라마기 때문에 <두 아내>가 시청률 면에서는 전작만큼 높진 않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저녁 7시대를 살려놨기 때문에 최선을 다 해 만들면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아내>는 다음 달 4일 첫 방송을 시작한다.

<가문의 영광> 후속의 새 주말극 <찬란한 유산>은 25일 첫 방송이 예정돼 있다. 54부작인 <가문의 영광>과 104부작이었던 <조강지처클럽> 등 주말 저녁 10시대 긴 호흡의 연속극을 선보였던 SBS는 이번에는 24부작의 짧은 드라마를 선보이며 변화를 시도한다. 출연진들도 젊은 배우들을 전면에 포진시켰다. 20대 청춘 남녀들의 사랑과 고난 극복기를 다루는 드라마를 표방하는 만큼 한효주, 이승기, 문채원, 배수빈 등 신예 연기자들이 주인공을 맡았다.

<찬란한 유산>은 아버지의 죽음, 집안의 몰락, 동생의 실종 등 불행을 한꺼번에 맞게 된 주인공 고은성(한효주 분)이 우연한 기회에 선우환(이승기 분)의 할머니로부터 유산을 상속받아 성공에 이르고, 그 과정 속에서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성장을 함께 그릴 예정이다. 신우철 PD와 함께 SBS <온에어>를 연출한 진혁 PD와 SBS <그여자>, MBC <얼마나 좋길래>의 소현경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 SBS 새 수목드라마 <시티홀> ⓒSBS

드라마 제작 과정을 다뤄 화제를 모았던 <온에어> 제작진이 다시 뭉친 것만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는 드라마 <시티홀>도 29일 첫 방송을 시작한다. 수목드라마 <카인과 아벨> 후속작인 <시티홀>은 <온에어>,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연인>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최고의 콤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신우철 PD와 김은숙 작가가 1년 여 만에 다시 만나 제작하는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티홀>에는 2003년 KBS <보디가드> 이후 6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차승원과 김선아 등이 출연한다.

차승원은 “신우철 감독이나 김은숙 작가를 비롯해 여러 배우들과 호흡이 너무 잘맞아서 좋은 드라마가 나올 것 같다”며 브라운관 복귀소감을 밝혔다.

<시티홀>은 한 지방도시 무진시의 10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최연소 시장이 되는 신미래(김선아 분)와 대통령을 꿈꾸는 천재공무원 조국(차승원 분)의 에피소드를 그려가는 로맨틱 드라마로, 권상우, 윤아 주연의 MBC <신데렐라맨>과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황정민, 김아중 등이 출연하는 KBS <식스먼스> 등과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구본근 SBS 드라마국장은 “(새로 선보이는 드라마들은) 시청자들에게 비난 받는 소지는 좀 없었으면 좋겠다”며 “더불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안정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광고 등도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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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8 11:32

당신은 ‘쉬운 시청자’입니까?

시청자, TV를 해부하고 또 즐기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TV가 ‘바보상자’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TV의 부정적 영향을 강조한 이 말은 곧 TV를 즐겨보는 시청자들을 겨냥한 것이기도 했다. 멍하니 생각 없이 TV 앞에 앉은 사람들을 멍청하다며 비꼬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TV 프로그램은 진화했고, ‘바보상자’라는 말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시청자들 역시 예전의 ‘멍청한’ 모습이 결코 아니다. 요즘 시청자들은 TV를 단순히 오락으로 즐기는데서 벗어나 분석하고, 토론하기를 즐긴다.

이들은 드라마 한 편을 보고도 연기자들의 문제는 물론 연출과 극본의 허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짚어낸다. 드라마 한편이 끝난 직후 인터넷 커뮤니티 DC인사이드 갤러리와 포털 네이버, 다음 등 각종 블로그에는 촌철살인 평들이 쏟아진다. 특정 배우에 일방적으로 환호하거나 비난하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이들의 비평은 꽤 흥미롭다. 이들이 공유하는 비평은 서로 평등해서 쉽고, 규정에 얽매이지 않아 재미있다. ‘TV를 보지도 않고’ 경쟁적으로 기사를 생산해내는 기자들보다 한 수 위인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시청자들은 TV 프로그램의 좋고 나쁨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비평에 동참하고 있다. 이는 또한 양방향 시대에 더 이상 ‘수용자’라는 위치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머리를 비운 채 TV 앞을 지키는 ‘쉬운 시청자’가 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 그들이 TV를 즐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더불어 비평가나 기자들보다 예리한 시선으로 TV 프로그램 해부에 나선 블로그와 블로거(blogger·블로그를 소유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을 추천한다. /편집자주



TV를 해부하고, 또 즐기다

TV가 끝나면, 시청자들은 습관처럼 컴퓨터를 켠다. 소극적으로는 방송에 대한 인터넷상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고, 적극적으로는 소감 혹은 비평을 인터넷에 올리고 싶어서다. 인터넷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기자나 전문가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이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 블로그이며, ‘DC인사이드’와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는 공유의 영역을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KBS 월화 미니시리즈 '꽃보다 남자' ⓒ그룹에이트

그들이 TV를 즐기는 방법

시청자 혹은 누리꾼들이 TV 프로그램을 즐기는 방법은 사진과 동영상 공유로부터 시작됐다. 나아가 이제 패러디와 같은 재가공은 일반적인 방식이 됐다.

‘DC인사이드’와 다음의 ‘텔레비존’ 등은 대표적인 공유의 장이다. 매일 한편의 드라마 혹은 버라이어티가 끝나면 이들 게시판은 ‘난리’가 난다. 각종 캡처 사진과 동영상이 뜨고, 패러디물도 수없이 쏟아진다.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물론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처럼 시청률이 낮은 반면 지지도가 높은 프로그램도 화제를 만들어 내지만, 대개는 〈꽃보다 남자〉, 〈아내의 유혹〉 같은 인기 있는 드라마들이 그만큼 화제도 많이 뿌린다.

〈꽃보다 남자〉는 최근 가장 활용도가 높은 콘텐츠다.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패러디 뮤직비디오 등은 무려 100건을 훌쩍 넘는다. 그 중에서도 ‘범이의 유혹’, ‘준표의 유혹’, ‘꽃보다 할배’ 등의 패러디물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아내의 유혹〉 역시 인기에 비례하듯 많은 패러디물을 생산해냈다. ‘무도의 유혹’, ‘패밀리가 떴다-구은재편’ 등은 많은 화제를 모았고, 급기야 〈아내의 유혹〉을 주제로 한 시험 문제까지 등장했다. 인터넷상에서 한 누리꾼이 ‘제 1회 아내의 유혹 공식 종합 능력 검정 시험’이라는 문제를 출제한 것.

시험문제는 암기, 단어, 문법, 독해, 서술 등 모두 5가지 분야에 걸쳐 20문항으로 작성됐으며 각각 5점씩 100점 만점이다. ‘하늘이 고모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이것만 있으면 살인죄도 입다물어주는 마법의 음식의 이름은?’이라는 문제부터 ‘간호사의 세 가지 직업을 서술하시오’까지 다양하다. 드라마를 꼼꼼히 봐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는 곧 〈아내의 유혹〉 열혈 시청자와 그렇지 않은 시청자를 구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 ⓒSBS

패러디와 시험문제 출제와 같은 작업들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며, 누구로부터 보상받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데서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이것이 오늘의 시청자들이 TV를 즐기는 방식이다.

‘꽃보다 남자’ 걸려들었어!

비평은 또 하나의 중요한 영역이다. 기존에는 시청자들이 단순히 소감을 나누는 정도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방송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평가들이 다양한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상에서 집중적인 비평의 대상이 되는 드라마는 역시 〈꽃보다 남자〉다. 30%가 넘는 시청률이 보여주듯, 현재 한국 사회는 ‘꽃남 신드롬’에 사로잡혀 있다. 열성팬도 많고, 그만큼 안티팬도 많다. 일방적으로 ‘F4’ 멤버들(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을 ‘찬양’하는 이들도 있지만, 많은 이들은 맹목적으로 〈꽃보다 남자〉편을 들어주진 않는다. 비평의 수준 또한 기자나 비평가 수준을 뛰어넘는다.

〈꽃보다 남자〉는 방영 초반부터 화제를 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나치게 만화 같은 설정은 물론이고 원작을 엉성하게 짜깁기한 구성, 개연성 없는 전개 등으로 지적을 받아 왔다. 이 같은 지적은 방영 절반을 넘어서까지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DC인사이드 ‘꽃보다 남자 갤러리’의 갤러(갤러리 이용자)들은 문제를 정확히 지적한다. 소소한 연출부터 극본의 치명적인 문제까지 놓치지 않는다. 블로그 ‘냐옹이 집사는 울지 않는다’를 운영 중인 ‘핑크하치’도 매주 월~화 〈꽃보다 남자〉가 끝나면 어김없이 후기를 올려 좋고 나쁨을 지적한다. 이들이 입을 모아 지적하는 〈꽃보다 남자〉의 문제는 감정선을 무시하는 극본과 연출.

이를테면 잔디(구혜선)와 지후(김현중) 등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극본과 연출의 문제, 상황과 분위기를 가리지 않는 OST의 남용 등이 중점적으로 지적을 받는 부분이다. 화면분할까지 해가며 아이스크림 제조 장면을 보여주거나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뉴칼레도니아 홍보에 열을 올리는 노골적인 PPL 장면들도 경고 대상이다.

 

   
▲ KBS '꽃보다 남자' 준표 역의 이민호 ⓒKBS

또 트라우마로 인해 자동차 운전대도 못 잡던 지후가 잔디의 죽을 먹고 난 뒤 갑자기 신나게 운전을 한다는 설정이나, 잔디와 준표(이민호)가 스키장에서 조난당하던 순간의 설득력 없는 연출, 어디선가 잔디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예외 없이 나타나는 F3(지후, 이정, 우빈)의 등장은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이해 못할 구혜선의 캐릭터나 논란거리인 김현중의 연기력이 비단 연기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극본과 연출의 허술함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시청자들은 안다.

많은 이들은 〈꽃보다 남자〉의 팬들이 그저 꽃미남들의 미모에 반해 넋을 놓고 보는 줄로만 알겠지만, 실제로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거의 생방송에 가깝게 제작되는 현실부터 드라마의 작은 허점들까지 꿰뚫고 있다. 덕분에 전기상 PD는 ‘전기상어’ 혹은 ‘죠스’ 등의 유쾌하지 않은 별명을, 윤지련 작가는 ‘지련이시여’(원래는 좋은 의미로 쓰인 말이었으나 아마추어 티가 많이 나는 대본으로 반어법의 의미로 바뀜-DC인사이드) 등으로 불리고 있으니, 웃지 못 할 일이다.

〈꽃보다 남자〉뿐만이 아니라 많은 시청자들이 스스로 쉽고 편함을 거부하며 드라마를 단순히 ‘욕하면서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비평하며 문제를 개선하려 한다. 이제 여기에 제작진이 응답을 보내야 할 차례가 아닐까.

 [추천! 블로그]기꺼이 ‘불편한 시청자’가 되는 이들
 
〈꽃보다 남자〉에 대한 비평이 궁금하다? 〈아내의 유혹〉 패러디물을 보고 싶다고?
이제 일부러 뉴스 홈페이지를 뒤질 필요가 없다.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누리꾼들의 커뮤니티와 블로그에 있으니까. 누리꾼인지, 전문가인지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예리하고 재치 있는 비평을 자랑하는 블로그를 소개한다. DC인사이드는 커뮤니티 사이트이지만, ‘초보 시청자’들을 안내하는 최적의 코스이기 때문에 함께 추천한다.

DC인사이드 갤러리(gall.dcinside.com)
말이 필요 없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최강자 중 하나로, TV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각종 이슈에 대해 ‘여론’을 형성하는 공간이다. 특히 프로그램별 갤러리에 올려진 ‘단어장’은 해당 프로그램을 처음 접하는 누리꾼들에게 유용하다.

가장 인기인 ‘꽃보다 남자 갤러리’의 단어장에는 ‘기상이즘’(발촬영·발편집·발보정을 추구하는 감독님의 드라마정신), ‘명품오리’(연개소문을 넘어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꽃남CG), ‘애슐리’(상황과 동떨어진 장면, 아무데나 집어넣으며 몰입을 해방시키는데 기사로는 칭찬만 쏟아지는 미궁의 가수)와 같은 촌철살인의 표현들이 포함돼 있으니, 웃고 넘길 수만은 없겠다.

웅크린 감자의 리뷰(jamja.tistory.com)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명성이 자자한 블로그다.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버라이어티부터 미드, 일드, 영화에 관한 평론까지 섭렵하고 있다. 깊이 있고 주관성 있는 평론으로 지난해 말 다음커뮤니케이션의 ‘2008 블로거 기자상’에서 문화·연예분야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블로그에 10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와 있을 정도로 성실한 비평이 ‘웅크린 감자’의 장점이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부터 〈패밀리가 떴다〉, 〈1박2일〉과 같은 버라이어티까지, 전문가 수준의 평론들로 종종 다음 블로거뉴스 메인을 장식하고 있다.

냐옹이 집사는 울지 않는다(blog.naver.com/kixx4hide)
〈꽃보다 남자〉의 준표(이민호)를 사랑하여 이른바 ‘준표앓이교’ 교주를 자청한 ‘핑크하치’의 블로그. ‘웅크린 감자’에 비해서는 다소 진지함이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듯 하지만, 〈꽃보다 남자〉에 대한 비평만큼은 훌륭한 편이다. 이 역시 예리하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소소한 지적부터 연출과 극본에 대한 신중한 질문까지 빠지지 않는다. 특히 엄청난 ‘스크롤의 압박’을 견뎌낼 정도로 재치 있는 표현은 많은 누리꾼들의 발길을 이끄는 비결. 〈꽃보다 남자〉가 방영된 직후인 화~수요일 방문자수가 다른 날에 비해 많게는 4배 이상 뛰기도 한다. 종종 등장하는 준표 혹은 이민호에 대한 예찬과 자학적 개그 역시 재치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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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0 09:57

TV 막장 드라마의 의미

[고승우의 미디어리터러시(43)] 
 
막장 드라마 홍수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상식을 파괴하거나 상상을 초월하는 반윤리적 내용 등이 주로 다뤄지는 막장 드라마는 좀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것을 소개하면서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꽃보다 남자’, ‘아내의 유혹’ 등은 높은 인기와 함께 비난을 동시에 받는다. 막장드라마는 보통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어 ‘저건 아닌데’ 하거나 심할 경우 욕을 자아내게 하지만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TV 드라마의 사회적 수용 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의 하나는 시청률이다. TV가 감성적 미디어라는 점에서 시청자가 외면하는 비호감이 매우 높은 드라마의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고공행진을 하기 어렵다. 특정 장르의 드라마가 큰 흐름을 이루는 것을 단순히 하나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복잡해지고 미세한 차이를 가진 수많은 기호 층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막장 드라마가 대세를 이루면서 TV와 사회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막장 드라마의 흐름이 꽤 오랫동안 지속되며 방송사들이 앞 다퉈 경쟁하는 것을 보면 그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막장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지배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사회가 막장 드라마를 받아들이는 이유는 단순치 않을 것이다. 막장 드라마의 특성인 반사회성, 반 윤리성 등으로 이 사회가 크게 오염되어 있다는 증거인가?

보통사람들이 현실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비현실적, 반윤리적인 스토리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인가? 경제난으로 시달리는 서민들이 현실의 고통을 상쇄할 수 있는 오락수단으로 막장드라마를 선택하게 되는 것인가? 단순히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며  호기심 충족이나 대리만족 차원에 그치는 것인가? 아니면 악마적인 심정으로 막장 드라마를 즐기는 것인가? 이상과 같은 여러 문제제기가 가능하겠지만 이 가운데 바로 이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먼저 가장 원론적인 차원으로 돌아가서 막장 드라마의 인기 비결을 추정해 보자. 사람들이 왜 TV 드라마를 시청하는가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TV 드라마를 오락수단으로 여긴다. 드라마를 통해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해 TV 속에 푹 빠져 버리고 싶은 욕구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TV를 켠 뒤에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자신의 감성에 와 닿는 프로를 선택한다.

몇몇 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일부 사람에게 TV 시청은 하루 일과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TV 시청에서 잠시 동안의 행복을 맛보게 되는데 그것은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전반적인 불쾌한 경험 때문이다. 이런 논리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청자에게 막장 드라마는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하는 수단일 뿐이다.

    


▲ 30%가 넘는 시청률로 인기를 끌고 있는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 ⓒSBS

다음으로 TV 막장 드라마가 반사회적, 반윤리적 풍조로 넘쳐나는 사회상을 반영하는가 하는 점이다. 즉 사회가 크게 잘못되었기 때문에 막장 드라마의 섬뜩하고 비상식적인 스토리가 잘 먹히고 모방범죄가 다시 발생하는 악순환이 일어나는가 하는 의문이다. TV의 폭력성이 시청자, 특히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은 지난 반세기 동안 지속되고 있는 첨예한 문제다.

다수 학자들은 미디어 폭력성과 사회적 폭력성간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부 미국의 사회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에서 미디어 프로의 폭력성은 높아진 반면 범죄발생률은 감소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미디어 폭력성, 반 윤리성 등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어서 막장 드라마와 사회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단정 짓기 어렵다.  

끝으로 시청자들이 막장 드라마를 영화처럼 단순한 오락수단으로 여기지 않나 하는 점이다. 이 점을 검증하기 위해 막장 드라마를 영화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 영화를 감상할 때 사람들은 영화가 제시하는 내용을 거부감 없이 받아드린다. 예를 들어 어떤 영화가 미래의 우주전쟁에 관한 것이거나 흡혈귀에 대한 내용으로 우리 현실에서 전혀 무관한 황당무계한 것일지라도 관람객은 그 같은 상황설정 또는 내용에 대해 별다른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영화 내용에 흠뻑 빠져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화 등의 상황설정에 대해 ‘왜 저런 식으로 내용을 전개하지?’라는 식의 의문을 제기하게 되면 통상적인 영화감상은 이뤄지지 못한다. 어떤 영화가 제시하는 상황설정에 대해 의심하고 부정한다면 스크린에서 전개되는 스토리는 관람객에게 아무런 감흥을 줄 수 없다.

익히 알려진 영화 가운데 스타워즈, 에일리언, 주라기 공원, 친구 등과 같은 영화는 스토리가 비현실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파괴적인 우주괴물이나 공룡, 귀신들이 출현하는 것이 하나의 현실로 제시된다든가, 조폭들이 판을 치지만 공권력이 무력한 사회 등을 대전제로 삼아 영화가 전개된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 급 우주생물은 대부분 인간의 피에 굶주려 있고 엄청난 괴력으로 지구를 위협하는 것으로 설정된다. 이처럼 영화 팬들은 영화 스토리가 꾸며낸 것인지, 아니면 실제 발생한 일인지를 불문하고 일단 그것들을 받아드리면서 감상하려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보통이다.

영화 감상에서 나타나는 수용자들의 태도가 막장 드라마 시청자에서도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안방극장의 시청자들은 일반 영화에서처럼 막장 드라마의 스토리를 별다른 비판의식 없이 감상하면서 즐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안방극장 드라마의 소재가 최근 불륜, 복수,폭력, 불치병 등 충격적이고 선정적인 것은 영화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오늘날 영화나 드라마는 안방극장의 주요 프로가 된지 오래여서 두 부문이 서로 긴밀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다. 따라서 막장 드라마가 영화를 닮아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 주인공 은재(장서희)와 악녀 애리(김서형)는 종종 악을 쓰며 감정을 토해낸다. ⓒSBS

그러나 영화와 드라마의 영역이 완전 동일할 수는 없기 때문에 막장 드라마의 범람이 바람직스런 현상은 아니다. 그 대안은 무엇일까? 건전하고 계몽적인 드라마일까? 이런 발상은 권력이 방송을 지배하던 지난 수십 년 동안 지겹게 되풀이 되어온 고정메뉴였다. 오늘날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제 3세계권의 드라마는 TV 멜로드라마를 경제사회발전에 기여할 계몽수단으로 적극 활용한다. 유엔에서도 발 벗고 나선 상태다. TV 멜로드라마의 대중적 인기가 대단하기 때문에 거기에 사회 발전에 대한 의식 수준을 끌어올릴 내용을 방영할 경우 그 효과가 매우 크다는 취지다.

우리 현실에서 이런 주장을 하다가는 큰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우리의 창의력, 창작의 자유에 대한 신념이 하늘을 찌르기 때문이다. 개도국 쪽에서 TV 드라마를 계몽용으로 활용하려는 추세 탓인지 다양한 주제의 한국 드라마가 일부 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한류의 원동력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시청률을 외면한 드라마는 생각키 어렵다. 그러나 시청률 지상주의는 막장 드라마 범람을 피하기 어렵다.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좀 더 강렬한 자극과 감흥을 주어야 먹힌다는 공식이 주는 피해는 만만치 않다. 비현실적, 비윤리적인 드라마를 청소년을 포함한 가족 구성원들이 무차별 시청하는 것은 분명 안방의 공기를 탁하게 만든다. 그래서 지금 막장 드라마에 대해 방송 현업은 물론 사회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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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3 09:56

‘아내의 유혹’ 시청자가 열광하는 이유 4가지

쉽다…빠르다…죗값을 치른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14년 전, ‘퇴근시계’라는 말이 유행했다. 드라마 〈모래시계〉가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을 앞당긴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었다. 드라마가 방영되던 시간에는 길거리에 인적이 드물었다는 일화는 여전히 유명하다.

그런데 2009년 초, 다시 ‘퇴근시계’가 등장했다. 매일 저녁 7시 20분. 각 가정과 음식점, 심지어 찜질방에서도 사람들은 TV 앞에 모여든다.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멈추고, 요리를 멈추고, 하던 일을 중단한다.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월~금 오후 7시 20분, 극본 김순옥, 연출 오세강)을 보기 위해서다.

가히 〈아내의 유혹〉 열풍이라 할만하다. 지난해 11월 3일 11.9%(TNS미디어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평범하게 시작한 드라마는 한 달 남짓 만에 20%를 뛰어넘더니, 어느새 30% 중반까지 치솟아 40% 고지를 앞두고 있다. 덕분에 바로 이어서 방송되는 〈8뉴스〉의 시청률도 상승세를 탔다.

보통 평일 저녁 7시 20분은 비주류 시간대로 여겨진다. 그래서 방송사들은 제작비가 비교적 저렴한 프로그램을 편성하곤 한다. 시청률도 크게 기대를 걸만한 정도가 못된다. 그런데 〈아내의 유혹〉은 ‘아줌마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저녁 7시대에 20대부터 50~60대까지 폭넓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게다가 이 드라마, 소위 ‘막장드라마’가 아닌가. 불륜과 출생의 비밀, 복수는 기본이요, 겁탈과 강제 유산, 법적 남매의 사랑까지 온갖 ‘막장’을 다 갖췄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 드라마에 시청자들은 왜 홀리는 것일까. ‘막장’을 당당히 ‘막장’이라 부르면서도 좀처럼 중독 증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9년 현재, 일일연속극의 폐단을 고스란히 흡수한 채 탄생했으나, 전에 없던 전략으로 시청자들을 중독시키고 있는 〈아내의 유혹〉에 대한 모든 것을 파헤쳐본다.


 ‘아내의 유혹’ 중독의 실체

요즘 흔히 ‘막장드라마’로 불리는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높은 시청률. 지난 9일 종영한 KBS 〈너는 내 운명〉은 시청률 40%를 넘겼고, SBS 〈아내의 유혹〉은 30%를, MBC 〈에덴의 동쪽〉은 20%를 훌쩍 넘어섰다.

또 다른 공통점은 바로 ‘길다’는 것. 〈너는 내 운명〉은 연장을 거듭한 끝에 178회로 막을 내렸고, 〈에덴의 동쪽〉은 최근 4회 연장을 결정해 54로 마무리 짓기로 했다. 현재까지 60여회가 방송된 〈아내의 유혹〉은 최근 연장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처럼 오랜 방영 기간은 ‘막장드라마’의 성질과 무관하지 않다. 방송계에서는 “같은 내용과 이야기를 반복해야 하는 일일연속극의 특성상 드라마가 ‘막장’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제한된 인물로 오랫동안 이야기를 끌어가다보면 억지 설정과 사건들이 개입해 극의 흐름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곧 ‘막장드라마’는 구조적인 문제인 셈이다.

이 같은 드라마의 후퇴와 제자리걸음 속에서 방송사는 꾸준히 ‘막장드라마’를 양산해내고 있다. ‘막장드라마’는 조미료를 잔뜩 넣은 음식처럼 이로울 것은 없지만, 자극적인 맛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긴다. ‘막장드라마’ 중에서도 ‘명품’으로 꼽히는 〈아내의 유혹〉 역시 마찬가지. 최근 ‘무도의 유혹’, ‘고모의 유혹’과 같은 각종 패러디물을 생산해내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내의 유혹〉의 인기 비결을 분석한다.

    


▲ 30%가 넘는 시청률로 인기를 끌고 있는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 ⓒSBS

①악은 철저히 응징한다

〈아내의 유혹〉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말 그대로 “세상에서 가장 현모양처였던 여자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요부가 되는 이야기”다.

가난하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꿈과 재능이 많던 은재(장서희)는 교빈(변우민)에게 겁탈당해 결혼하면서 꿈을 접고 산다. 어느 날, 교빈이 자신의 친구 애리(김서형)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은재는 두 사람의 공작에 의해 강제로 바닷물에 빠져 아이를 유산한 뒤, 토탈 뷰티숍 사장 민 여사(정애리)의 양녀 소희로 다시 태어나 복수를 시작한다.

〈아내의 유혹〉은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구도를 따른다. 은재는 선이고, 교빈과 애리는 악이다. 애리와 교빈에게는 아군이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된다. 모든 시청자가 은재의 아군이고, 동시에 애리와 교빈의 적군이다.

복수를 다짐하기 전, 은재는 갖은 고초를 겪는다. 겁탈 당해 임신한 채 결혼하고, 시어머니에게 갖은 구박을 받으며, 바람둥이 남편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임신과 낙태시키기를 반복하며 산다. 급기야 가장 믿었던 남편과 가장 친했던 친구로부터 배신까지 당해 바닷물에 빠져 아이를 유산하고 죽을 고비를 넘긴다.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살아난 뒤에는 교빈과 가족의 눈을 피해 찜질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때로는 연탄재를 뒤집어쓰고 자기도 한다.

더 이상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고난을 겪은 은재. 시청자들은 불쌍한 은재를 향해 무한한 애정과 지지를 보낸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극단적인 복수를 다짐하는 은재에게도 기꺼이 면죄부를 준다. “아이까지 잃었는데…” “당한 만큼 갚아줘라!”는 것이다.

②에둘러 가지 않는다

드라마 전개도 언제나 은재 편이다. 바닷물에 빠진 은재를 경찰은 별다른 조사 없이 자살로 처리해 은재가 다시 태어날 수 있게 하고, 교빈이 은재를 바닷물에 밀어 넣던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했던 간호사는 정신병원을 단숨에 탈출해 교빈과 애리를 위협한다.

7년 동안 집에서 살림만 하던 은재는 모든 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탱고를 추고, 커피 물 온도를 기가 막히게 맞추는 등 민 여사의 ‘엄친딸’ 소희로 어렵지 않게 거듭난다. 주부들의 로망에 다름 아니다. 교빈을 유혹하고, 애리의 숨통을 죄는 모든 행위도 일사천리다. 안되는 게 없는 주인공. ‘구느님’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은재는 그야말로 시청자들의 판타지 그 자체다.

개연성 없는 전개에 코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은재에 대한 몰입도는 높아진다. 시청자들이 은재와 스스로를 동일시하면서 교빈과 애리의 몰락을 통쾌하게 지켜보는 것이다.

    


▲ '아내의 유혹'이 인기를 끌면서 각종 패러디물도 쏟아지고 있다. '아내의 유혹 세상'을 '아유월드'로 표현한 잡지(왼쪽)와 은재가 '패밀리가 떴다'에 출연한 것으로 꾸민 UCC. 출처=디씨갤 등

〈아내의 유혹〉은 기획의도에서부터 “자신의 남편과 간통을 하고, 남편의 가정을 철저하게 파탄 내 버리는 한 여자의 이야기”라고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따뜻한 가족애의 발견,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같은 미사여구 따위 없다.

처음부터 ‘의도’를 솔직하게 드러낸 〈아내의 유혹〉은 에둘러가는 법이 없다. 모든 사건들은 은재의 복수와 성공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집중된다. 섣불리 착한 척 하지 않는다. 애리는 철저히 악하고, 교빈은 멍청하다. 이들은 (아마도) 쉽게 개과천선 하지 않을 거다. 은재의 시나리오에 의해 철저히 짓밟히고 망가질 게 분명하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것 또한 바로 그 점이다.

③질질 끌지 않는다

일일드라마에 대한 대다수 시청자들의 불만은 ‘질질 끈다’는데 있다. 남녀 주인공의 만남과 엇갈림이 수차례 반복되고, 주인공 부모의 반대로 결혼은 늦춰지고, 매일 같이 악녀한테 당하는 여주인공의 태도는 답답하다 못해 바보 같다.

그런데 〈아내의 유혹〉은 질질 끄는 법이 없다. 드라마는 첫 회에서 2분 40초간의 인트로를 통해 향후 벌어질 사건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은재가 물에 빠지는 모습이 나오고, 은재를 겁탈하는 교빈의 모습과 임신한 은재의 결혼식 모습이 차례로 이어졌다. 뒤이어 은재의 모습은 애리로 바뀌고, 은재는 자신의 장례식에 싸늘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드라마 초반에 내용을 전면 공개하는 파격적인 인트로를 선보인 것은, ‘어차피 드라마가 어떻게 전개될지 다 알지 않느냐’ 하는 제작진과 시청자 사이의 무언의 공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드라마를 왜 볼까? 내용을 공개했음에도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는 것은, 어떻게 전개되느냐보다 교빈과 애리가 어떤 식으로 몰락하는지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

〈아내의 유혹〉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낸다. 그래서 은재가 고된 시집살이를 하다 끝내 버려지는 과정을 질질 끄는 법 없이 한 달 안에 시원하게 끝낸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은재의 복수극을 보여준다.

복수 과정도 속도감이 있다. 교빈의 살인미수 행각을 몰래 촬영한 간호사가 느닷없이 등장해 애리와 교빈을 협박하고, 정신병원에 끌려간 뒤 탈출하는 사건은 숨 쉴 새도 없이 빠르게 이뤄졌다. 은재가 민 여사의 딸 소희로 거듭나는 모습도 마찬가지. 돌아가지 않고, 직진으로 돌진하는 드라마이기에 시청자들은 한 회도 빼놓지 않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

④‘막장’에도 연기력은 필수

뚜렷한 권선징악, 기존의 일일드라마와 다른 빠른 전개 등 〈아내의 유혹〉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많지만, 무엇보다 이 드라마가 다른 ‘막장 드라마’들과 구별되는 것은 안정된 연기와 연출이다.

KBS 〈너는 내 운명〉이 네티즌 선정 최고의 ‘막장드라마’로 뽑힌 데에는 시어머니와 친모가 동시에 백혈병에 걸리고 주인공의 골수가 이들과 일치한다는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이 큰 이유가 됐겠지만, 주인공들의 연기력 또한 무시 못 할 이유로 작용했다. 특히 호세 역의 박재정은 발로 하는 연기 같다고 해서 ‘발연기’로 불리며 네티즌들의 놀림감이 됐다. 억지 설정과 극단적인 전개를 이끌어 가는데 배우의 연기력이 바탕이 되지 못한 탓이다.

    


▲ 주인공 은재(장서희)와 악녀 애리(김서형)는 종종 악을 쓰며 감정을 토해낸다. ⓒSBS

반면 〈아내의 유혹〉은 장서희(은재), 변우민(교빈), 김서형(애리) 등 주인공들이 모두 안정된 연기력을 보인다. 이미 전작 〈인어아가씨〉를 통해 극단의 연기를 소름끼치게 보여준 장서희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설정과 감정 표현을 능수능란하게 해내 박수를 받고 있다. 목에 핏줄이 돋을 정도로 철저히 악녀를 연기하는 김서형과 게으른 바람둥이 역의 변우민 또한 크게 흠잡을 데 없다.

배우들의 연기는 극본, 연출과도 안정된 조화를 보인다. MBC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에서 출생의 비밀, 살인미수와 같은 극단적인 전개를 보였던 김순옥 작가는 이번 드라마에서 보다 선택과 집중을 함으로써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또 은재가 죽은 줄로만 알고 있는 가족의 애틋한 감정도 무리 없이 결합시키면서 홈드라마의 따뜻한 가족애도 때때로 선보인다.

그럼에도 단점이 있는 극본을 설득력 있게 포장하는 것은 연출이다. 〈아내의 유혹〉의 연출은 극본의 장점을 뽑아내는 동시에 리듬감 있는 템포를 자랑한다. 이처럼 연출과 극본, 연기의 3박자가 고르게 조화를 이룬 ‘막장드라마’는 찾아보기 힘들다. 시청자들이 〈아내의 유혹〉을 ‘막장드라마’계의 ‘명품’으로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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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4 16:38

‘막장’ 속 빛나는 드라마 - MBC 사랑해 울지마

[프로그램 리뷰] MBC 일일 연속극 〈사랑해, 울지마〉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막장 드라마’ 논란이 한창이다. 지난 9일 종영한 KBS 〈너는 내 운명〉을 필두로 MBC 〈하얀 거짓말〉, SBS 〈아내의 유혹〉 등이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도마 위에 올랐다. 출생의 비밀, 복수 따위의 설정은 기본이요, 억지에 과장된 전개로 극을 끌고 나가면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드라마를 싸잡아 이르는 말이다. 이들 드라마가 ‘막장’으로 분류되면서 그동안 긍정적인 기능을 인정받던 일일 연속극이 졸지에 ‘공공의 적’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거센 ‘막장’ 논란 속에서도 특별히 구별되는 드라마가 있었으니, 바로 MBC 일일 연속극 〈사랑해, 울지마〉(월~금 오후 8시 15분, 극본 박정란, 연출 김사현·이동윤)다. 〈옥탑방 고양이〉의 김사현 PD와 〈노란 손수건〉의 박정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부터, 이 드라마가 그저 그런 일일 드라마가 되진 않을 것이란 예상은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제법 따뜻하고 신선한 일일 연속극이다.

〈사랑해, 울지마〉는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두 남녀의 사랑과 그들의 가족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엄마, 언니와 살면서 잡지사 객원기자로 일하는 미수(이유리)와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와 고모 내외 밑에서 자란, 전도유망한 건축가 영민(이정진), 그리고 영민의 약혼녀였으나 갑작스레 등장한 영민의 아들 준이 때문에 파혼을 선언한 서영(오승현)과 잘 생기고 돈 많고 성격 좋은 미수 친구 현우(이상윤)가 주인공이다.

    


▲ MBC 일일 연속극 '사랑해 울지마'의 출연진 이정진, 오승현, 이유리, 이상윤(왼쪽부터) ⓒMBC

미수와 영민은 (대부분의 드라마 주인공들이 그러하듯) ‘악연’으로 시작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고, 현우는 둘도 없는 친구 미수를 어느 순간부터 ‘여자’로 느끼기 시작한다. 언뜻 많이 본 트렌디 드라마의 내용 같다.

또 있다. 알고 보니 미수는 엄마(김창숙)가 아닌 이모(김미숙)의 딸이고, 남부러울 것 없는 당찬 여자 서영은 준이로 인해 파혼한 뒤 점차 악녀로 변해 간다. 출생의 비밀과 복수라니, 통속극의 전형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사랑해, 울지마〉가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은 뻔하거나 진부하지 않다. 가난한 여자와 부유한 남자의 어색한 결합은 없고, 준이의 존재나 영민과 미수의 관계를 보며 분노하는 서영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납득된다. 미수를 사랑하는 현우는 영민과의 관계에서 방해꾼 역할을 하지 않는다. 미수의 출생에 관한 비밀은 드라마 초반에 일찌감치 펼쳐놓았다. 무리한 설정은 찾기 힘들다.

다소 뻔한 이야기도 시청자들이 받아들일만한 템포로, 성급하지 않게 풀어내는 솜씨는 〈사랑해, 울지마〉의 미덕이다. 갑작스러운 친모의 등장과 백혈병, 골수 일치라는 황당한 설정으로 ‘막장’의 끝을 보여줬던 상대 드라마 〈너는 내 운명〉 때문에 장점이 더 빛나보였는지도 모르지만.

물론 〈사랑해, 울지마〉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점차 이성을 잃어가는 서영의 태도는 꽤 아슬아슬하다. 이러다 이해 가능한 수위를 넘어서는 것은 아닐까, 우려도 든다. 게다가 서영의 임신이라는, 충격적인 상황도 기다리고 있다. 도대체 피임이라고는 모르는, 영민의 무책임한 태도가 불만스럽지만, 더 걱정스러운 것은 드라마가 산으로 가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일일 연속극이 괜히 막장이 되는 게 아니다. 반년 동안 같은 인물과 줄거리로 얘기를 끌고 나가자면, 어쩔 수 없이 자극적이고 황당한 설정들이 난무하게 된다. 부디 〈사랑해, 울지마〉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지금처럼 느긋한 템포와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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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5 12:49

‘아내의 유혹’과 드라마 비평의 난제

[방송 따져보기] 조민준 드라마비평가

한 마디면 더 이상의 언급이 필요 없도록 만드는 말이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와 관련해서는 ‘막장’이라는 표현이 그렇다. 아슬아슬한 수위의 설정, 폭력성, 언어 수준을 담고 있다면 그 표현 하나가 해당 드라마의 가치를 판단하는 유일무이한 기준이 된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들 중에서는 SBS의 일일극 〈아내의 유혹〉이 그 도마에 오른 듯하다.

내용을 보자면 ‘막장’을 넘어 ‘막장의 끝’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설왕설래하는 것이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 부부 침대에서 정부와 정사를 나누는 남편, 불륜 현장을 들키자 전 남자친구에게 살인미수의 폭력을 가하는 여자, 낙태를 종용하며 마침내 과실치사에 가깝게 아내를 바다에 빠트려 버리는 남편 등. 다소 논쟁적일 수 있는 또 다른  설정, 법적 남매의 애정행각이 얌전하게 보일 정도니 이 드라마가 지닌 막장스러움은 가히 전대미문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 SBS의 일일극 〈아내의 유혹〉ⓒSBS

〈아내의 유혹〉에 대해 변명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드라마 비평에 있어서 ‘막장’이라는 표찰이 하나의 넘기 힘든 벽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은 지적해야겠다. 많은 경우 막장이라는 평가는 ‘텔레비전에서 저런 장면을? 설정을? 대사를?’이라는 식의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곧 가족의 가치와 연관된 윤리적인 잣대이며 또한 방송은 공공재라는 시각에서 비롯된 가치판단이다.

물론 방송을 비평함에 있어서 공익성이란 도외시되지 말아야 할 기준이다. 하지만 특히 막장 드라마와 관련한 언론의 매체 비평을 접하면 단지 그 기준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말하자면 텔레비전 드라마로서가 아니라 서사를 지닌 영상 텍스트로서의 비평은 언감생심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작 세심한 논의와 비평이 필요한 작품들도 ‘막장’이라는 이름으로만 회자되고 마는 경우들이 생긴다. 이를테면 흔히 ‘막장 드라마계의 양대 지존’으로 손꼽히는 작가 임성한과 서영명의 드라마. 우리는 그들의 드라마에서 흔히 센세이셔널한 설정이나 아슬아슬하게 수위를 넘나드는 특정 장면의 임팩트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둡고 이기적이며 비열한 심리를 다룰 줄 아는 작가의 필력이라든가, 다른 드라마들과는 다소 다른 호흡과 표현의 대사법, 바닥의 끝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드러나는 드라마 속 삶의 또 다른 진실과 같이 논쟁적인 주제들에는 주목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아내의 유혹〉에서도 홈드라마와 스릴러 장르 양쪽에 느슨하게 기대고 있는 서사의 과잉 혹은 비약이라든가, 개개의 성격 구축보다는 선/악 구도의 편 가르기를 통해 빚어진 기능적인 캐릭터의 문제, 그리고 그렇게 극도로 전형적인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퇴행적이고도 위험한 세계관 등 비평적인 여지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발견되고 있지만 이 같은 텍스트 내적인 문제점에 대해 논하는 비평문들은 찾기 힘들다. 윤리의 문제 또한 텍스트 비평에서 도출된 작가의 세계관을 놓고서도 충분히 논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평론의 참된 정의가 아니던가.

표피적으로만 봐도 윤리적이거나 공익적이지 않은 저질 드라마에 평론이란 무슨 소용이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저 드라마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은 채 오락물로서의 가치만을 추구하는 작가나 제작자들도 문제겠지만, 획일화된 기준으로 ‘막장’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나면 매체 평론의 소임은 다 했다는 식의 안이한 태도도 텔레비전 문화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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