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PD'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9/07/30 한국에서 PD로 살아가기 (1)
  2. 2008/12/30 MBC 예능국PD가 본 언론노조 파업 (5)
  3. 2008/12/26 손정은, 문지애, 최현정 아나운서 거리로 나섰다! (1)
  4. 2008/08/21 검찰, 방송 3사 예능PD ‘줄소환’
  5. 2008/04/19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고민 (68)
  6. 2008/04/18 “SBS 예능,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때” (1)
2009/07/30 11:35

한국에서 PD로 살아가기


[우석훈의 세상읽기]

 
▲ 우석훈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88만원 세대 저자)
최근의 대학생들은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삼성에 가고 싶어 하는 학생, 고시준비 중인 학생 그리고 PD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 삼성은 현대, LG, SK 같은 곳으로 변주하고, 고시는 4급, 5급, 7급, 9급, 이런 식으로 변주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PD는 MBC PD, KBS PD, SBS PD 그리고 조선일보 순으로 변주를 한다. 가끔은 한전, 산업은행 그리고 지적공사, 이렇게 공기업을 선택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있는 것 같다.

이 꿈들은 좋든 싫든, 지금 대학생들이 주로 선호하는 자신의 장래 희망이다. 물론 아주 가끔은 귀농을 꿈으로 생각하는 대학생도 있고, 예술을 통해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하는 학생도 있기는 하지만, 천연기념물급이다. 이런 대학생들의 소망 중에서 MBC의 PD는 상당히 높은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 셈이고, 특히 언론학 계통의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MBC PD를 맨 위로 꼽는 것 같다. 그 안에서도 또 약간의 분화가 있는데 대체로 드라마 PD, 예능 PD, 기자, 교양 PD, 이런 순으로 선호도가 움직인다. 한국에서 MBC PD가 된다는 것 그리고 그 중에서도 드라마나 예능 분야에 종사하는 PD가 된다는 것은 아마도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것보다 많은 대학생들이 훨씬 선호하는 그런 일이 아닐까 싶다.

내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서는 80년대에는 방송국 PD가 지금처럼 선호 대상이 아니었다. 다양성을 기치로 80년대를 해체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려는 일련의 흐름이 생긴 90년대 중후반 이후로 PD라는 직업이 아주 인기 있는 직업이 됐다. 그리고 다시 10년이 흘렀는데, PD 특히 MBC PD에 대한 대학생들의 선호도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고, 오히려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솔직히 나한테 방송국에서 일하는 직종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KBS의 간부직을 선택하겠다. 젊었을 때 잠깐 고생하고, 나이를 먹어서도 대충 대접받으면서 한 평생 살다가기에는 KBS 간부직이 제일 나은 것 같다. PD들에게는 일종의 사회적 의무 같은 것들이 있어서 요즘과 같이 방송 시장이나 시스템이 격변하는 기간에는 “도대체 당신들 뭐 하는가?”라고 무엇인가 좌불안석처럼 만드는 분위기 때문에 가만히 있기가 쉽지는 않지만, 간부들에게 그런 따가운 시선이 꽂히지는 않는다. 물론 한국의 직장 전체를 놓고 선택하라면 나는 한전의 말단 한직을 선택할 것 같다. 크게 영광스럽지는 않지만, 출퇴근만 제 시간에 하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지 정말 조용하고 한적하고, 특히 정치 같은 것은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그런 자리들이 많다.

 
 
▲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장이 지난 21일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2000여 조합원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힌 현수막 앞에서 출정사를 밝히고 있다. ⓒPD저널
PD에 대한 선호도가 너무 높아지다 보니, 부작용이 생겨났는데, 이번 미디어법 파동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그냥 직장의 세계로 해석해보면 언론계에서는 가장 선호도가 높은 조중동의 기자들이 “우리도 PD하고 아나운서 하고 싶어요”라고 선언한 사건이라고 볼 수도 있다. 지금의 언론산업의 전환이 과연 옳은지 아니면 다양성을 줄이는 방향인지, 이런저런 목소리가 나올 법도 한데, 조중동 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전혀 튀어나오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기자들마저도 PD로 살아가고 싶다는 선호도가 너무 높아서 그럴 수도 있다. 물론 PD들 중에는 화려하게 대중들 앞에 등장하는 MBC나 KBS PD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외주 제작사의 비정규직 PD들도 많이 있고, 지역 방송에서 전혀 화려하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어쨌든 이 조용하던 PD들의 세계에도 격동의 풍랑이 왔고, 그들도 ‘명박 시대’를 몸으로 체감해야 하는 빅뱅의 순간이 온 셈이다. 그들 역시 언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니까 결국 공인의 신분이기는 하지만, 또 돌아서면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리는 생활인이기도 하다. 좋은 세상이야, 생활인들이 정치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가도 모든 것이 윤택한 순간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다시 온 국민이 정치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는 정치의 계절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PD로 살아가기, 지금과 같은 순간에는 정말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들이 생활인으로서의 ‘순치’를 어느 정도 감당하고 참아낼 수 있느냐에 한국 국민의 ‘순치’가 어느 정도 빠르고 과감하게 진행될 것인가가 달려있다는 점이다.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자유가 지켜지지 않는 나라에서 표현의 자유가 지켜질 수 있고, 헌법이 보장하는 사상의 자유가 지켜질 수 있을까? 생활인 PD들에게는 참 고통스러운 시간일텐데, 그동안 편하게 지냈으니 이제 사회적 의무도 좀 수행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이 말도 편하지는 않다. 어쨌든 많은 대학생 예비 언론인과 예비 PD들이 이 순간에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눈 동그랗게 뜨고 지켜보는 중이다. 참, 세상에 만만한 일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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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30 11:45

MBC 예능국PD가 본 언론노조 파업

내복과 타임머신 
[내가 본 총파업(1)] MBC 예능국 오윤환 PD  
 
저는 웬만해선 내복을 입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좋아하는 옆자리 짝꿍 여자아이에게 바지 밑단과 양말 사이의 살색 내복을 들킨 이후로 내복을 입지 않은지 벌써 20년 넘게 지났습니다. 심지어 한 겨울에 야외촬영이 있을 때에도 입지 않았습니다. 왜냐? 요즘말로 간지가 안 나기 때문이지요. 내복을 입으면 바지라인도 살짝 더부룩하니 이상해지고, 셔츠 목 부분 위로 내복이 보이기라도 하면 공들여서 코디한 나의 완벽한 패션에 오점이 되고 맙니다. 이 시대의 패션 트렌드와 세련된 유머의 가치를 선도해야할 ‘럭셔리판타스틱’ 예능PD로서 내복은 멀리해야 할 대상인 것입니다. 끔찍합니다.

    


▲ 지난 29일 오전 10시 여의도 MBC 방송센터 1층에서 열린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의 총파업 집회 ⓒPD저널

그런 제가! 지금 하늘색 내복을 입고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왜냐? 우라지게 춥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간지고 트렌드고 뭐고 해도 추위에는 장사가 없었습니다. 언론노조 총파업 출정식이 있던 날, 집에서 내복을 껴입을 때만 해도 투덜거렸습니다. 불만이 많았습니다. 부끄러움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아 … 이 정부와 한나라당은 왜 나에게 내복을 입게 하는가…’ 그러나 이게 웬 걸? 내복을 입으니 예상외로 따뜻했습니다. 그 순간 내복을 멀리하던 제자신이 얼마나 창피하던지…. 내복에게 미안했습니다. 허영과 헛된 간지로 가득찬 제 된장남 같은 모습에 화가 났습니다. 그 순간,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원망도 거짓말처럼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매우 긍정적이고 건전한 정신세계를 지닌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감동입니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내복을 입는 순간 초등학교 5학년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듯한 짜릿한 기분!!! 어린 시절 영화 〈빽 투 더 퓨처〉를 보고 항상 마음 한켠에 꿈으로 품어왔던 타임머신. 그 꿈이 2008년 지금 이루어진 것입니다. 비록 로또 번호를 알아내거나 할 수는 없지만, 내복 하나로 1980년대 후반의 대한민국을 느낄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멋집니다.

언론노조 총파업이 이제 5일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언론자유의 위기와 소통이 불가능해질지도 모르는 사회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예능국 노조원들 역시 자유로운 창의력이 행여나 자본에 의해 억압받지는 않을까? 다양한 실험정신으로 새롭고 기발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분위기가 사라지지는 않을까? 정치풍자나 시사풍자 프로그램은 아예 꿈도 못 꾸는 것 아닐까 하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일은 나쁜 일만 있는 게 아닙니다. 그 와중에도 작지만 소중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증거로 저는 이번 총파업을 통해 내복을 입게 되었고, 타임머신타고 20년 전으로 되돌아가 볼 수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게 진심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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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6 12:25

손정은, 문지애, 최현정 아나운서 거리로 나섰다!

PD·기자·아나운서 거리로 나섰다! 
26일 서울 MBC 조합원 600명 이상 참석 총파업 출정식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 26일 오전 10시 여의도 MBC 방송센터 1층에서 600명 이상의 MBC 조합원들이 모여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PD저널


전국언론노조가 26일 새벽 6시를 기해 대대적인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여의도 MBC 방송센터 1층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서울 MBC 조합원 600명 이상이 참석해 방송센터 1층을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채웠다. 일산 드림센터에서 근무하는 예능·드라마 PD들도 여의도로 집결했다. <일밤> ‘우리 결혼했어요’ 임정아 PD, <명랑히어로> 김유곤 PD, <음악여행 라라라> 전진수 PD등 예능 PD들이 대거 파업에 동참하면서 다음주 MBC 예능 프로그램들의 결방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손정은, 문지애, 최현정, 전종환, 김정근 등 아나운서들도 대거 총파업에 동참했다.

“벼랑끝에서 어쩔 수없이 꺼내든 총파업 카드”

이날 총파업 출정식 사회를 맡은 박경추 MBC 아나운서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파업 출정을 알렸다.

    


▲ MBC 총파업 출정식 사회를 맡은 박경추 아나운서 ⓒPD저널

김재용 MBC 노조 보도민실위 간사는 총파업에 나선 이유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설명했다.

김 간사는 “방송법 개정안은 조중동, 재벌, 한나라당의 천년왕국 건설을 위한 전초전”이라며 “방송을 사영화하고 일부 신문을 옥죄 영원히 한나라당의 독재정권을 세우려는 것이다. 지금도 신문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조중동에 방송까지 넘어가면 국민들은 조중동의 논리만 듣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 간사는 이어 “우리는 벼랑 끝에 서있다”며 “미디어악법은 한 번 통과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여기서 무너지면 끝이란 각오로 미디어악법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정권 군사독재정권 DNA 흐른다”

이날 MBC 총파업 출정식에는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포함해 진영옥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현상윤 KBS PD(전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외부에서도 함께 참여하며 MBC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MBC가 왜 그토록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열렬한 지지를 받아 왔는지 오늘 여러분들이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일어서야 할 때 일어서고 싸워야 할 때 싸우는 진정한 언론이 MBC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최 위원장은 이어 “한나라당은 600명의 보좌관을 동원해 오늘 문방위 진입을 시도하고, 실패 시 다음주 초 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언론7대악법을 통과시키려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번 법안의 핵심은 MBC를 포함한 지상파 전체를 약탈하기 위한 것”이라며 “2~3년 사이 조중동, 재벌 수중에 지상파 방송이 떨어질 거라고 확신한다. 반드시 지금 이순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총파업에 참여한 아나운서들의 모습. 전종환, 문지애, 최현정, 김정근, 허일후 아나운서 등의 모습이 보인다 ⓒPD저널


    
▲ “언론노조 똘똘뭉쳐 방송장악 막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는 MBC 조합원들의 모습 ⓒPD저널

박성제 MBC 노조위원장은 “공영방송, 언론자유, 민주주의를 지켜달라”며 “그것이 우리가 승리하는 길이고 국민들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9년 동안 정부가 가끔 방송 장악을 시도했지만 우리가 요구·항의하면 들어줄 줄도 알아 많은 조합원들이 방송을 놓지 않을 수 있었지만 지금의 정부 여당은 과거 정권과는 DNA가 다른 정권”이라며 “현 정권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사독재정권의 유전자가 흐르고 있다. 공영방송, 이땅의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지상파를 해체시키고 재벌과 족벌언론에 넘겨주려고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번 싸움은 굵고 짧게 끝내기 위해 마음을 단단히 잡아 달라”고 당부했다.

진영옥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MBC 총파업을 포함한 언론노조 총파업은 국민의 양심, 눈과 귀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기 때문에 이길 거라고 감히 선언한다”며 “재벌·정권과 싸우는 투쟁은 반드시 이긴다”고 말했다.

약 1시간 30분에 걸쳐 파업 출정식을 진행한 MBC 조합원들은 오후 1시 지역 MBC 조합원 1200여 명과 함께 다시 한번 집회를 열고, 오후 2시 언론노조 파업 출정식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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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1 10:14

검찰, 방송 3사 예능PD ‘줄소환’

기획사 금품로비 의혹 제기…기자·애널리스트도 조사

연예기획사의 방송사 PD들에 대한 로비 의혹이 이번 주에 ‘줄소환’을 예고하고 있어 방송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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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판사 문무일)는 19일 KBS 김모, MBC 고모, SBS 배모 PD 등 3명의 국장급 PD가 로비혐의에 관련돼 있다고 보고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들 PD에게 연예기획사로부터 주식 수만주를 싸게 사는 방법으로 시세차익을 챙겼다고 판단, 이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주식을 살 무렵의 직급은 대부분 책임PD였으며, 이들 대부분은 주식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서는 “적법절차에 따라 시장에서 구입한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제3자의 차명계좌나 카지노 칩 제공을 통한 로비단서를 잡기 위해 지방에서 검사를 차출해 수사팀을 보강하고, 대검찰청 소속 회계전문가도 수사팀에 합류시켜 금품수수 여부 등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차명계좌 출처로 의심받은 유명 방송작가 오모 씨는 최근 참고인 신분 조사에서 “지인들과 사사로운 돈 거래를 했을 뿐 로비 창구로 쓰이도록 PD들에게 차명계좌를 만들어 준 것이 아니다”고 말해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검찰은 연예기획사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은 연예전문지 기자와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 4~5명에 대해서도 소환 조사를 벌일 예정이며, 앞으로 PD들도 더 소환해 그 중 일부 PD를 사법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 팬텀 등 6개 연예기획사로부터 현금 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비타민>, <스타 골든벨> 등을 제작했던 이모 전 KBS PD를 구속한 바 있다.

이 같은 검찰의 수사에 대해 방송계에서는 개인적 사안이 방송계 전체의 비리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송사 한 관계자는 “개인적 비리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대로 수사해야 한다”면서도 “왜 하필 언론장악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하는지, 극히 일부PD의 사안으로 PD집단을 범죄 집단으로 매도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적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 대중문화 산업이 침체기에 들어서 있는데 찬물을 껴 앉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진술이 아닌 증거를 갖고 신중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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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9 02:59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고민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는 바로 '무한도전'이다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지금 고민 중이다. 그것은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자신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그 고민들을 원고지 몇 매의 기사에 담기란 어쩌면 무리였다. 그래서 〈김태호 PD가 말하는 ‘무한도전’ 100회〉에 이어 두 번째 기사를 준비했다.

같은 포맷에 게스트만 바뀌는 스튜디오 버라이어티에서 같은 출연자를 매주 다른 포맷과 아이템에 던져놓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 〈무한도전〉을 창조했고, 〈무한도전〉으로 ‘회사원’이 아닌 ‘셀러브리티’가 됐으며, 다시 〈무한도전〉 때문에 뜨겁게 고민하고 있는 김태호 PD. 그의 고민은 곧 현재 예능 프로그램들이 놓여 있는 지점을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100회를 맞은 지금, “앞으로 많은 욕과 비판과 싸워야 하고, 몇 번의 경사를 겪어내야” 또 다른 100회를 맞을 수 있다는 김태호 PD는 “하하가 올 때까진 어떻게든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매년 이맘때면 비집고 나오는, 떠나고 싶은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위기설’을 퍼뜨리는 언론에 대한 강한 불만도.

여전히 일주일에 이틀만 집에 들어가고, 이런 생활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고향에 계신 어머니께 “집에 있다”고 둘러댄다는 김태호 PD와 나눈 이야기들이다.

1. 〈무한도전〉에 관하여-“‘리얼 버라이어티’를 만들었으면, 틀을 깨는 것도 우리 역할이다”

-〈무한도전〉으로 2년 반이 훨씬 지났다. 돌아보면 어떤가.

(골똘히 생각하며)되게 짧았다. 한주 한주는 되게 길었지만. 어쩔 때는 내 생활이, 내가 없는 거 같아서 속상할 때도 있었는데, 앞으로도 바뀔 거라고 생각 안 한다. 원래는 6개월 정도 쉬면서 미국으로 프로그램 연수를 갈까 했다. 미국은 과연 어떤 시스템에서 일을 할까.  가서 좋은 게 있으면 돈을 주고서라도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예능은 포맷이 하나 나오면 다 같이 가고 또 같이 망하고, 그러지 않나. 이런 걸 반복하는 게 너무 싫었다. 지금 만약 〈무한도전〉 때문에 ‘리얼 버라이어티’가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이런 틀을 깨는 것도 우리의 역할인 것 같다. 그런 방법들을 찾아보고 싶어서 미국에서 무보수로라도 일하려고 원서도 내고 그랬다. 여름쯤 도전해봐야지 했었는데, 지금 상황으로선 안 될 거 같다.

-3주 연속 방송된 ‘인도편’으로 시청률이 많이 떨어졌는데.

‘인도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아예 편집을 외주에 맡겼다. 시스템을 한번 바꿔볼까 싶어서. 그런데 호흡이 다르더라. 우리가 감수를 했는데 손으로 직접 대는 게 아니니까 느낌이 다르더라.

   
▲ <무한도전> 김태호 PD
그때 5월 방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종종 이렇게 하는데, 작년 여름에도 납량특집을 준비하다가 겨울에 벅차겠다 싶어서 12월 방송을 준비했다. 9월~10월엔 일부러 소프트한 걸 하면서. 이번에도 3월엔 소프트한 걸 했고, 100회 이후로는 한참 당겨야 할 타이밍인 것 같다. 조금 전에도 6월 방송에 대해 회의하다 나왔다. 12월에 나갈 방송도 조금 찍어둔 게 있다. 

항상 골치 아픈 게 그 주 방송만 채우고 싶은데, 매주 포맷이 같은 게 아니니까 많게는 8개에서 적게는 4개까지 동시에 준비를 하곤 한다. 그러다가 지금 3년째다 보니 지치는 기간이 보인다. 힘들고 그런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바이오리듬이 처지는 때가 9~10월, 3~4월 딱 그때다. 이때는 욕심 부리지 않고 소프트하게 가려고 한다. 그런데 기사들이 막 나오니까, 오기가 생겨서 한꺼번에 우르르 확 하기도 한다.

-〈무한도전〉이 위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기사를 보니까 곧 있으면 부고 기사가 나겠더라. 우리가 내부적으로 느끼는 게 아닌데, 오히려 외부에서 압력을 준다. 우리가 왜 꼭 예능 1등을 해야 하고, 시청률 30%를 깨야 하나. 오히려 우리는 그런 부담 없이 일했는데, 밖에서 그걸 강요하고 반성해라 그런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토요일에 20% 넘은 것도 대단한 거 아닌가. 

가끔 속상할 때도 있다. 위기라는 기사가 나면 그게 하나의 팩트(fact)가 돼버린다. 그리고 그 팩트에서 또 다른 사실을 낳고 또 다른 생각을 낳는다. 〈무한도전〉이란 이름을 가지고 과소비가 되는 거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이미지랑 전혀 딴판인 이미지를 만들어 놓는다. 요즘 정말 심각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결국 프로그램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기대가 충족되지 않아서일까.

기대치는 각각 다르다. 마이너리티 느낌이 없다고들 하시는데, 우리가 마이너리티만 가기에 저희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너무 많으니까, 이 분들에게만 손을 흔들어 줄 순 없는 거다. 이쪽도 흔들어주고 저쪽도 흔들어주고, 신경 쓴다고 쓰는데, 이쪽에선 이쪽대로 아쉬워하는 거 같다.

우리가 3년이나 했는데, 잘하면 과연 관심 속에 끝날지, 지금처럼 폭발적이진 않더라도 〈전원일기〉처럼 장수하면서 길게 갈지. 정말 올해가 중요한 때인 것 같다. 끝까지 꾸준히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멤버들이 지금 40대를 바라보는 나이인데, 체력적인 한계가 올 수 있고 실생활 문제나 결혼 문제에 부딪힐 수 있는데, 이런 걸 잘 넘겨야 그 다음도 잘 넘을 거 같다. 지금 흔들리면 안 된다.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는 〈무한도전〉이다.

2. 〈무한도전〉과 김태호 PD에 관하여-“나 때문에 〈무한도전〉이 흔들릴까 걱정이다”

-한 프로그램을 한 PD가 쭉 하는 경우는 드물다. 〈무한도전〉은 다른데. MBC 내부에서 김태호 PD가 아니면 안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건가.

그건 아닐 거 같다. 오히려 그게 더 닫힌 생각인 거 같다. 처음엔 이런 생각을 했다. 멤버들이 경력도 있고 하니까 〈베스트극장〉처럼 해야지, 생각했다. 1년씩 PD들이 돌아가면서 하는 거다. 원래는 파일럿 형태로 생각하고 진행해 왔는데, 지금 나와 프로그램의 연결고리가 너무 단단한 것처럼 생각을 한다. 나는 지금도 누가 후배가 와서 또 다르게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제일 많이 고민하는 거는, 내 바이오리듬과 프로그램의 바이오리듬하고 따라간다는 거다. 어쩔 땐 겁이 난다. 이러다 내가 슬럼프에 빠지거나 개인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흔들리면 같이 흔들리는 느낌이 나니까 무섭더라. 그래서 멤버들에게도 내가 오히려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주는 상황이 생기지 않겠냐고 얘기한다. 그런 게 솔직히 겁나고, 스트레스가 된다.

-〈무한도전〉을 떠날 수도 있다는 뜻인가.

일단은 하하가 돌아올 때까지 하고 싶은데, 그때까지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내가 할지, 〈일요일 일요일 밤에〉처럼 이름만 남고 다른 구성이 될지 모르겠다. 정체된 느낌이 싫다. 지금 하하가 빠진 상황에서 우리는 무척 흥분돼 있는데, 하하가 빠져서 좋다는 게 아니라, 뭔가 또 다른 변화를 줄 수 있을 거 같아서다. 그렇다고 서두르진 않을 거다. 누가 들어올 수도 있고 이렇게 갈 수도 있는 거고, PD가 바뀔 수도 있는 거고, 형식이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우린 정해놓고 하는 게 아니라 흐름을 본다. 그래서 요즘 재미있다.

100회 특집 촬영할 때 미국에서 기자와 PD들이 왔는데, 그들이 ‘너희는 6개월 방송하고  6개월은 재방송하냐’고 묻더라. 그래서 ‘매주 방송한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더라. 어떻게 그렇게 하냐며. ‘대한민국 모든 PD들이 그런다’고 얘기하면서 시청률도 얘기하니까 ‘미국의 슈퍼볼 시청률이 매주 나오는데, 넌 돈 되게 많이 벌겠다’고 했다. 작년에 미국에서 누가 왔을 때도 ‘넌 대문에서 현관까지 차타고 다니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말했다. “월급쟁인데요.”

-억울하진 않나? 〈무한도전〉이 MBC의 효자 프로그램 아닌가.

아직 어린데 뭐. 예전에 점을 봤는데 돈이 안 모이고 새나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돈 욕심은 크게 없다.

   
▲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사진에서 맨 오른쪽) ⓒMBC
-MBC뿐 아니라 케이블에서도 엄청나게 재방송돼서 수익이 꽤 됐을 거다.

지금은 많이 줄였다. 2년 동안 항의를 해서 지금 재방송은 30회인가 40회 밖에 안 할 거다. 그게 시청률에 힘 받을 때는 좋긴 하지만, 멤버들을 소모시키고 생명력을 짧게 하는 거지 않나. 당장 수익에 눈이 멀어서. 소모되는 게 싫어서 오히려 내가 적극적으로 막았다.

-자체 제작한 ‘무한도전 달력’도 엄청난 인기였는데.

항상 기회가 되면 많이 돌려 드리려고 한다. 올해도 돌려드릴 것들을 찾고 있다. 멤버들도 〈무한도전〉을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경제적인 이익도 많이 봤으니까, 그런 것들을 돌려드리려는 거다.

3. 김태호에 관하여-“나는 회사원이지 셀러브리티가 아니다”

-2년 반을 쉬지 않고 달려왔으니 많이 지쳤겠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우울증이 있었다. 난 도대체 뭘까. 어떻게 보면 내가 내 등에 짐을 지워놨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야 항상 있다. 도전하는 재미를 보면 어떨까. 사진, 디자인에 대한 생각도 해봤고, 별 생각 다해봤다. 서른 살 됐을 때도 크게 고민했는데, 미국 디자인 회사에 원서를 내기도 했다.

어찌 보면 방송이 적성이 아닌 것도 같다. 방송이 프로그램만 생각하면 되는 게 아니라 관계를 따져야 하는데, 그런 게 스트레스다. 난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들고 싶은건데, 관계에 대해 누가 간섭을 하거나 하면 그게 너무 힘들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난 한계가 여기구나, 이 직업은 내 적성에 안 맞아, 이런 생각도 든다.

막 ‘무한도전 김태호 PD’ 이렇게 기사 나오는 것도 불만이다. 나는 회사원이지 셀러브리티나 연예인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어쩔 땐 매주 방송에 제가 비친다고, 출연 욕심이 있냐고 하는데, 녹화할 때는 나도 너무 재미있으니까 점점 다가가게 되는 거다. 그러면 카메라 감독님이 ‘뒤로 빠져’ 이러시고. 중간에 멤버들에게 이런 말을 치면 어떨까 하고 던지면 멤버들도 바로 맞받아쳐서 얘길 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엔 내 말을 딱 빼면 매끄럽지가 않다. 내가 꼭 한 회에 한 번씩 출연하고 싶은 것처럼 생각하시지만, 그건 절대 아니다. 또 가끔 극장에 가면 알아보시기도 하는데 그 역시 불편하다.

-내성적인 성격인가.
 
원래 안 그랬는데 군대 가서 좀 변했다. 군대 가서 하도 많이 맞고,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 사람 많은데 있으면 멀미도 하고 그런다. 정적인 캐릭터로 좀 바뀐 편이다.

어제 친구가 그런 질문을 하더라. ‘너는 프로그램이 재미있어서 하니, 다른 사람들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하니?’ 그 말을 듣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느끼는 재미는 똑같은데, 그것에 대한 부담이 늘었고, 또 내가 뿌리치고 안 한다고 했을 때 당한 사람들의 느낌은 어떨까란 생각을 만만치 않게 하고 있더라.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갈등이 있다.

-취미생활을 할 시간은 있나.

요즘 제일 고민이 많은 게 나에 대한 시간이 너무 없다는 거다. 그래도 다행히 후배가 한명 더 늘고 해서, 토요일 새벽에 테이프를 넘기면 자막은 내가 안 하고 감수만 한다. 그래서 토요일과 일요일에 시간이 생겨서 DJ 하는 걸 배우려고 한다. 사진도 좀 해보고 싶다. 작년엔 첼로나 피아노를 하고 싶었고. 아직 어린데 정체돼 있으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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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8 15:29

“SBS 예능,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때”


박정훈 SBS 예능 총괄 CP

조급증인가, 기획의 실패인가. 최근 2~3년 간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SBS 예능 프로그램이 ‘대수술’에 들어간다. 지난 2월 예능 총괄 CP로 자리를 옮긴 박정훈 국장은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고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시청률이 나오던 <솔로몬의 선택>, <도전 1000곡>, <진실게임> 등 장수 프로그램도 예외는 없다. 오히려 장수 프로그램들은 제일 먼저 변화의 시험대에 올랐다. 기존 틀은 유지하면서 조금씩 수정이 가해지는 형태다.

   
▲ 박정훈 SBS 예능 총괄 CP
지난 6일 첫 시험대에  <도전! 1000곡>은 <도전 1000곡! 한소절 노래방>으로 바뀌었다. 21일 <솔로몬의 선택> 역시 진행자를 임성훈에서 김용만으로 교체돼  <TV 로펌 솔로몬>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법률 정보 버라이어티로 거듭난다. <진실게임> 역시 현재 변화를 모색중이다.

이번 5월 개편에서도 두 개의 프로그램이 폐지된다. 토요일 저녁 MBC <무한도전>과 경쟁했던 <라인업>과 월요일 저녁 방송되던 <대결 8대 1>이다. 특히 <라인업>은 방송 7개월 만에, <대결 8대 1>은 지난해 10월 방송 5회 만에 종영됐다 1월 부활했으나 또 다시  폐지가 결정됐다. <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였던 ‘사돈 처음 뵙겠습니다’ 역시 폐지가 잠정 결정됐다.

지나치게 프로그램 교체 주기가 짧아 SBS가 조급증에 걸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지만, 박 국장은 오히려 “SBS 예능은 변화의 시점을 놓쳐 침체에 빠진 것”이라며 ‘변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SBS 예능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이렇다 할 성적도 내지 못 하는 이유는 조급증 때문이라기보다 “기획을 탄탄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무한도전>처럼 오랜 시간을 줘 시청률이 올라가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도 훨씬 많다는 것. 결국 핵심은 ‘기획력’이라고 말하는 박 국장은 “시간이 지나도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되는 프로그램들은 빨리 정리해줘야 한다”며 “그러한 판단을 하는 일이 예능국장이란 자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 트렌드, 연출자의 능력, 조직적 지원, 출연자 자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판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는 예능 총괄 CP가 된 이후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시간을 되도록 많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박 국장은 “2월 예능 총괄 CP가 된 이후 ‘장수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 팀’을 만들어 두 달 정도의 기획 시간을 줬다”고 말했다. 현재 그가 새로 준비하고 있는 두 개의 프로그램도 약 4~5개월 정도의 기획 기간을 거쳐 여름쯤 방송할 계획을 잡고 있다.

박 국장은 앞으로 SBS 예능 프로그램의 방향에 대해 “리얼리티를 강화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리얼리티의 기준은 시청자. 그는 “시청자가 리얼리티로 느끼는 상황을 만들어야 웃음과 감동이 있다”며 “시청자와의 ‘공감’, 정서의 공유가 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밀어부칠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자는 항상 옳다”.

“‘연출자의 감옥’에 갇힐까봐 두렵다”

박 국장은 <잘 먹고 잘 사는 법>, <환경의 역습>, <생명의 기적>, <육체와의 전쟁> 등으로 이름을 알린 교양 PD 출신으로 편성기획팀장으로 근무하다 2월 예능 총괄 CP로 자리를 옮겼다. 예능 프로그램의 연출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을까.

박 국장은 “잘 아는 분야가 아니라 어렵다”며 “예능국에 와서 모르는 것도 알게 되고, 예능이 굉장히 어려운 장르라는 것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예능을 전쟁터로 따지면 최전선의 격전장”이라고 표현했다. 연예인 자원은 한정돼 있고, 방송 3사엔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많아 출연자 중복 문제도 생기고, 시간대가 부딪히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교양, 예능이란 장르 구분은 무의미하다”며 “결국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같다”고 설명했다. 또 “전문가일수록 오히려 시청자의 마음과 멀어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웃찾사> 연출자가 재미를 판단하는 것보다 일반 시청자가 재미를 판단하는 게 훨씬 정확하다”고 말한다. 연출자는 녹화현장에서 수많은 함성 속에 쌓여 있어 자기도 모르게 재밌다고 생각하게 된다. 일종의 ‘연출자의 감옥’이다. 그런데 오디오, 음악환경, 열기가 없는 곳에서 그냥 TV로 방송을 보면 한심하게 보일 때가 있다. 그런 것을 정확하게 알아야 방향을 세울 수 있다. 자기 객관화가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박 국장은 그래서 역설적으로 자신도 그 감옥 속으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란 생각 때문에 두렵다.

“처음 예능국에 왔을 땐 하나도 안 웃기던 프로그램이 지금 보면 재미있다. 그래서 나도 그 감옥 속으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런 걸 경계하고 있다. 그건 시청자와 멀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시청자 입장에서 보도록 노력할 것이다.”



*다음은 박정훈 SBS 예능 총괄 CP와의 일문일답.

-최근 몇 년 간 SBS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 없었다.

“SBS 예능이 침체에 빠져있는 것은 사실이다. 변화의 시점을 놓쳤기 때문이다. 변화를 좀 더 일찍 했어야 하는데 시기를 놓쳤다. 그래서 장수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형식은 살리되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는 전략을 취할 생각이다. <이적의 음악공간>을 폐지하고 <김정은의 초콜릿>을 신설한 것을 시발점으로 해서 <도전 1000곡>, <솔로몬의 선택>에 변화를 줬다. <퀴즈! 육감대결>의 경우도 27일부터 형식 업그레이드 된다. 

-<라인업>을 폐지하고 <스타킹>이 편성된다. <스타킹>을 선택한 이유는?

“<스타킹>은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거의 유일한 버라이어티로 굉장히 SBS다운 버라이어티다. 예능 프로그램 대부분이 시민 참여가 아닌 연예인들이 나와서 하는 버라이어티다. <스타킹>은 독특한 포맷을 갖고 있다. 처음엔 장기자랑을 보여줬지만, 지금은 시민들의 휴머니즘이 드러나는 코너로 바뀌었다. <스타킹>의 ‘딸랑이거’의 경우 재주가 안 돼도 연예인과 시민이 같이 어울리는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토요일에 계속 리얼 버라이어티를 넣을까 고민하다가 SBS의 독특한 버라이어티를 넣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스타킹> 시간대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있다! 없다?> 역시 연예인 오락쇼가 아니라 현장을 좇는 프로그램이다. 토요일 저녁 시간대에 온가족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개편으로 주말 예능 프로그램을 연령층과 상관없이 모두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형태를 바꿀 예정이다.”

-<스타킹>이 <무한도전>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일반인들의 재주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스타킹>을 볼 것이다. <스타킹>은 <무한도전>과는 시청층이 다르다. 유사 프로그램보다는 차별화하는 것이 시청자들의 선택폭을 넓혀주는 것이라고 본다. <스타킹>을 <라인업> 시간대에 편성하려던 것은 편성기획팀에 있을 때부터 갖던 생각이었고, 여기 와서 실행한 것이다.”

-<라인업> 시청률 부진의 이유는 뭐였다고 보나?
 
“시간대가 문제였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이 이미 인기를 얻고 있는 상태에서 시작하다보니 비슷한 포맷이란 비판이 나왔다. <라인업>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아예 새로운 형식으로 하자는 것이 <미스터리 특공대>다. 발상의 전환을 해서 차별화시키자는 것이다.

-MBC 하면 <무한도전>이 떠오르고, KBS는 <1박 2일>이나 <해피투게더> 등 잘 나가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데 SBS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없다.

“이제 대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개선책을 찾는데 타이밍을 놓쳐 경쟁력이 낮아진 것이다. 프로그램이 노화됐다. 그래서 예능국 오고나서 <웃찾사>도 1~2개 코너 빼고 다 바꿨다. <웃찾사> 개그가 유치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가급적 유치하지 않은 개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코너를 개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신인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24일까지 신인을 선발해 새피를 투입할 예정이다. <웃찾사>의 전성기를 다시 찾아야 할 것이다. 개그는 트렌드도 변하고, 시청자 취향도 변하는 것 같다. 그에 맞춰 변신하려고 한다. 프로그램이 너무 자주 변해도 문제지만, 너무 안 변해도 문제다.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변화가 중요하긴 하지만, SBS 예능 프로그램은 지나치게 수명이 짧은 것 아닌가. <라인업>의 경우도 7개월만에 폐지됐고, <대결 8대 1>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이번에 폐지되고 프로그램이 자리잡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
 
“새 프로그램은 뭐든 시청자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최대한 오랜 기간 노출해 익숙해지게 만들어 시청률을 올리는 것이 모범답안일 것이다. 그러나 판단을 할 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형식인가를 봐야 한다. 물론 그런 프로그램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도 훨씬 많다. 프로그램 생명력의 핵심은 기획력이다. 기획력과 제작력이 괜찮아서 시간을 기다려주면 된다고 판단되는 게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어려울 것이라 판단되는 것도 있다. 그런 건 빨리 정리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런 판단을 하는 일이 예능국장이란 자리인 것 같다. 예능국장은 사회 트렌드, 연출자의 능력, 조직적 지원, 출연자 자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프로그램을 계속 밀어야겠다는 확신이 서면 미는 거고, 그러한 확신이 안 설 때는 판단을 빨리 내려줘야 한다. 안 되는 것을 갖고 다듬는다고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왜 그동안 SBS 예능 프로그램의 수명이 짧았다고 보나.

“기획을 탄탄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준비가 탄탄하지 못했다. 물론 회사에서 빠른 시간에 결정하고 프로그램을 폐지해 생기는 폐단도 없지 않다. 그러나 <라인업>의 경우를 예로 들면, 7개월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고 본다. 시청률이 3~4%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시청자에게 외면받았다는 것이다. 시청률이 안 나오는, 제작진에겐 가장 어려운 환경에서 제작진, 출연진들 모두 최선을 다 했다. 물론 아쉬움 있겠지만 최선을 다 했고 하고 싶은 것도 다 해 <라인업> 출연자들도 여한이 없다고 얘기하더라.”

-그동안 SBS 예능 프로그램의 기획이 탄탄하지 못했던 이유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과거에는 2주만에 앞팀과 뒷팀이 교대하기도 했다. 이번엔 프로그램을 재포장하는 데도 두 달 정도의 기획 시간을 줬다. 물론 새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잘 나올 것으로 본다. 예능국 오고나서 장수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팀을 만들었다. 프로그램의 문제를 분석하고 업그레이드 방법을 찾으라고 했다. 그리고 PD들과 함께 많은 회의를 거쳐 나름대로의 형식을 바꿔 들어가는 것이다.”

-시청자 입장에서 SBS 예능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찾아 보지 않는 것 같다.

“시청자의 기대수준을 만족시켜주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한 번 외면당한 프로그램은 다시 되돌리기가 굉장히 어렵고 회복도 어렵다. 그래서 뜨는 데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기대수준을 갖고 보니 기대 수준 충족시켜주면 그 기대감을 갖고 계속 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예능은 매번 지속적으로 기대를 충족시켜줘야 해서 정말 힘들다.”

-예능국장 되면서 책임PD들도 두 명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됐는데 이유는 무언가.
 
“PD의 꽃은 연출이다. 연출하는 사람이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거다. 선배가 연출하면 조직의 분위기가 많이 바뀐다. 누구나 연출하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그런 문화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배일수록 연출해야 한다. 국장이 최고의 보직이 아니라 연출자가 최고의 보직이다. 모든 시스템도 다 연출자 중심으로 돌아간다. 5명의 책임 PD 가운데 3명이 연출하면서 책임 PD 하고 있다. 모든 책임 PD가 연출하면 행정 공백이 생기니 2명은 연출하지 않고, 3명은 연출하도록 좀 바뀌었다. 과거의 CP급은 연출로 전환했다.”

-편성기획팀장을 하다 예능국장이 돼 두 달 반 정도 지났는데 실제 일해보니 어떤가.
 
“피곤하다. 잘 아는 분야가 아니라 어렵다. 편성기획팀에 있어서 대략적으로는 알지만, 디테일한 부분은 잘 몰랐다. 예능국 와서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고, 예능이 굉장히 어려운 장르라는 것도 느꼈다. 연예인 자원은 한정돼 있고 방송 3사엔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많다. 그래서 출연자 중복 문제도 생기는 것이고, 시간대가 부딪히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이다. 교양은 맞편성도 거의 없고, 한번 틀이 잡히면 그대로 가는 편이다. 예능국은 전쟁터로 따지면 최전선의 격전장이다.”

-교양 PD 출신이라 예능 프로그램 연출 경험이 없는데.

“교양, 예능이란 장르 구분은 무의미하다. 그런 게 어디 있나. 예능이든 교양이든  결국 시청자들에게 즐거움 주는 것은 같다. 예능 프로그램을 한 번도 안 해봤는데 갑자기 <일요일이 좋다> 버라이어티 연출을 하라고 했으면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혼란스럽지 않았던 것이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전문성이 꼭 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일수록 시청자의 마음과 멀어진다. <웃찾사> 연출자가 재미를 판단하는 것보다 일반 시청자가 재미를 판단하는 게 훨씬 정확하다. 연출자는 녹화현장에서 수많은 함성 속에 쌓여 있다. 일종의 연출자의 감옥이다. 그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재밌다고 생각하게 된다. 오디오, 음악환경, 열기가 없는 곳에서 그냥 TV로 방송을 보면 한심하게 보일 때가 있다. 그런 것을 정확하게 알아야 방향을 세울 수 있다. 자기 객관화가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역설적으로 지금 두려운 건 처음 예능국에 왔을 땐 하나도 안 웃기던 프로그램이 지금 보면 재밌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그 감옥 속으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 그런 걸 경계하고 있다. 그건 시청자와 멀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시청자 입장에서 보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SBS 예능 프로그램은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되나.
 
“리얼리티를 강화하는 쪽으로 갈 거다. 시청자가 리얼리티로 느끼느냐 아니냐가 리얼리티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경우 연예인끼리 결혼했다는 설정이 말이 안 되는 상황이지만 시청자들은 그것을 더 리얼리티로 느낀다. 결혼한 건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 과정에서 티격태격하는 것들은 진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청자가 느끼는 리얼리티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웃음과 감동이 있다. 공감을 못하면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시청자와의 ‘공감’, 정서의 공유가 있어야 한다. 시청자와의 정서 공유가 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밀어부칠 것이다. 시청자는 항상 옳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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