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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9 리메이크, 독인가 약인가?
  2. 2008/04/02 억대까지 치솟은 ‘원작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2009/07/09 09:52

리메이크, 독인가 약인가?


[방송 따져보기] 조지영 TV평론가

누구나 ‘문제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항상 ‘좋은 이야기가 없다’라고 발을 동동 구른다. 그래서 좋은 원작에 목마른 법이다. 좋은 원작을 누군가 이미 가져다 썼다고 해도 상관없다. 오히려 성공이 검증된다면, 원작 재활용의 의지는 더욱 강해질 수도 있다. 리메이크의 유혹은 그만큼 힘이 세다. 성공의 달콤한 열매가 늘, 눈앞에 어른거리기 때문이다.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옛말도 이 유혹 앞에서는 소용이 없다. 그래서 〈2009 외인구단〉도 만들어졌고, 뒤이어 〈친구, 우리들의 전설〉도 방영되고 있다.

그런데 〈2009 외인구단〉의 성적표는 실로 참담하다. 마치, 투타 양면에서 극심하게 부진하다가 7회 콜드패(조기 종영) 당한 수준이다. 드라마의 만듦새를 따지기에 앞서, 면밀하게 따져봐야 할 것은, 〈2009 외인구단〉이 제작 초기에 가졌던 ‘성공에의 확신’의 근거가 무엇인지 하는 부분일 것이다. 짐작컨대, 한국 만화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았던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과 1986년 흥행작 〈이장호의 외인구단〉의 성공 역사, 그리고 해마다 만원 관중을 동원하는 프로야구의 열기, 올림픽 전승 우승 등으로 한껏 올라간 야구의 인기가 리메이크의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 <2009 외인구단>

물론, 그렇게 간단한 이유만으로 리메이크를 결정했을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작품이 단순한 흥행만이 아니라 ‘장안에 안 본 사람이 없는’ 정도의 신드롬으로 이어졌다면 반드시 살펴봐야 할 것은 그 작품과 닿아있는 사회적 맥락이다. 특정 작품이 건드린 사회의 환부나 금기, 혹은 콤플렉스가 당대에 어떻게 작동하고 있었던 가를 살펴야 한다.

1983년, 이현세의 만화 원작은, 야구, 그것도 ‘프로 야구’ 정규 리그가 출범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시작되었다. 거기에 이현세 특유의 마초정서, 즉 ‘강한 남자’에 대한 판타지가 어우러져, 80년대 초반의 어두운 사회 분위기와 기묘한 스파크를 일으켰다. 의지만으로 불가능을 헤쳐 나갔던, ‘초인’과 다름없는 ‘까치’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1986년 〈이장호의 외인구단〉은 당시만 해도 흔하지 않게, 만화 원작을 영화로 만드는 모험을 택했다. (이후 〈신의 아들〉이나 〈지옥의 링〉등의 만화원작 영화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원작보다 못하다는 기대 이하의 평가도 있었지만, 흥행은 순항했다. 원작에 열광한 사람들의 호기심이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다. 리메이크의 시기가 매우 적절했다는 뜻이다.

〈2009 외인구단〉을 방영한 현재의 상황은 어떤가? 국내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추신수와 박찬호, 이승엽의 활약상을 안방에서도 지켜볼 수 있는 현재, 타구의 궤적을 그대로 따라가거나, 구질까지 판단해주는 카메라와 선수들의 허슬 플레이에 익숙해져 있는 지금, ‘정통 야구드라마’를 표방하는 것은 다분히 무모한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1983년의 원작이 2009년에도 여전히 호소력이 있을 것인지를 근원적으로 고민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원작의 팬들도,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것은 ‘재해석’이다. 이제 막 시작한 〈친구, 우리들의 전설〉이 순항하려면, 영화 전후의 이야기, 영화의 러닝타임에 희생된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다행히 3회부터 그런 방향인 듯하지만) 사실, ‘지금 왜, 다시 ‘친구’인가?’ 하는 근본적 질문은 일단 넘어가더라도, 영화와 똑같은 콘티를 놓고 찍은 듯한 1회, ‘니가 가라 하와이’ 같은 대사를 똑같이 읊조리는 장면은 당황스러웠다.

 
 
▲ 조지영 TV평론가

김민준이나 현빈 같은 좋은 배우들을 놓고 〈서프라이즈〉처럼 ‘재연’ 연기를 시키는 것은 의아한 일이다. 같은 앵글에서, 같은 대사를 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유오성이나 장동건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래 놓고 ‘원작과 비교하지 말아 달라’는 주문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같은 창작자가 만든다고 해서, 재해석의 의무가 면제되는 것도 아니다. 영화를 본 사람에게나 보지 않은 사람에게나, ‘새롭게 해석된 원작’을 볼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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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2 19:12

억대까지 치솟은 ‘원작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기획특집] 판권 갖고 공동제작 요구…가격 올라 기획도 포기

스타 배우·스타 작가의 몸값 상승에 이어 최근 소설과 만화 등 원작료까지 억대로 치솟아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부터 ‘열풍’이라 불릴 정도로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쏟아져 나오면서 원작 구매 비용이 최근 1년 사이 급등했다. 3~4년 전 평균 500~1000만원 정도였던 원작료가 억대로 올라서면서 원작료가 많게는 10배 이상 뛴 것이다. 현재 소설의 경우 원작료가 1000~2000만원 선, 국내 만화의 경우는 3000~4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국내 만화라도 인기 있는 작품이나 일본 만화의 경우엔 5000만원~1억 원까지 원작료가 올라갔다.

   
▲ 지난해 방영됐던 KBS 드라마 <경성스캔들>. 이선미 작가의 소설 <경성애사>를 원작으로 했다. ⓒKBS

KBS를 통해 방송되는 <바람의 나라>의 경우 제작사 초록뱀미디어는 6000만원을 들여 판권을 확보했다. KBS에서 방영을 검토 중인 드라마 <필살>의 경우 원작인 일본만화 <최강칠우>을 약 1억2000만원(12만 달러)에 계약했다. 또 MBC가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드라마 <선덕여왕>은 당초 소설 <미실>을 원작으로 제작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억대의 원작료 때문에 구매를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영화로 만들어질 박현욱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 역시 1억 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고, 조선일보에서 지난해 처음 제정한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인 소설 <진시황 프로젝트> 역시 현재 억대의 판권료를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료는 작가나 작품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만, 지난해 <하얀거탑>, <쩐의 전쟁>, <커피프린스 1호점> 등 몇몇 원작 드라마가 성공하면서 최근 급등했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2006년 7월 방송했던 KBS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의 경우 원작료는 500만원에 그쳤다. 이선미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 지난해 6월 방송된 KBS 드라마 <경성스캔들>의 경우도 원작료는 1000만원 수준이었다. 인기리에 방송된 지난해 5월 방송된 SBS 드라마 <쩐의 전쟁>은 박인권 화백의 동명 만화 원작 구매에 3000만원을 들였다.

   
▲ 지난해 방송된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이선미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MBC
드라마 관계자들은 이처럼 원작료가 급등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베스트셀러 소설이나 인기 만화의 경우 특정 업체나 개인이 원작을 선점한 뒤 제작사나 방송사에 원작을 되파는 과정에서 부풀려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 원작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이같은 현상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고우영 화백의 만화 <일지매>가 대표적인 경우다. “일지매라는 이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고우영 화백의 창작”이라고 평가받는 <일지매>의 경우 지상파방송사의 한 PD가 약 6개월간 기획을 진행하고 일지매를 바탕으로 시놉시스까지 썼지만, 원작료가 억대로 뛰어 제작을 포기했다. <일지매> 기획을 담당했던 PD는 “2000~3000만원 정도의 원작료를 생각하고 구매에 나섰지만 억대로 오른 원작료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제작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원작을 확보한 회사의 경우 아예 원작을 내세워 공동제작을 요구하거나 지상파 방송의 편성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초록뱀미디어는 <일지매> 원작을 구매하려 했으나 판권을 보유한 쪽에서 공동제작을 요구해 협상을 접었다. 초록뱀미디어 관계자는 “당초 <일지매>의 판권을 보유한 쪽에서 공동제작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일 수 없어 제작방향을 틀어 고우영 화백의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일지매>를 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드라마 PD는 “먼저 원작을 선점하는 사람이 다른 곳에 비싸게 파는 등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웬만큼 인기 있는 작품은 몇 천만원~억대로 원작료를 부르고 있다”며 “스타들의 출연료처럼 거품이 끼는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드라마 PD 역시 “스포츠 중계권을 둘러싸고 한때 시장이 과열됐던 것처럼 원작에 대해서도 현재 가격 경쟁을 하며 과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원작드라마 붐, 언제까지?]

“바람직하진 않지만, 현재로선 최선이다”
시청률 높지만 대박수익은 미지수 …해외시장 검증 안돼

드라마 제작 시장 규모가 커지고 제작비는 점점 올라가고 있다. 시장의 위험성 역시 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미 시장에서 검증받은 원작을 드라마로 제작하려는 움직임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사들은 앞 다퉈 원작 드라마를 제작·편성하고 있다.

그러나 원작 드라마가 많아지고 있는 현재의 흐름에 대해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익이나 드라마 산업 자체의 경쟁력 측면에서 모두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는 이유다.

   
▲ 지난해 방송된 SBS 드라마 <쩐의 전쟁>. 박인권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SBS
김영섭 SBS 드라마국 CP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측면에서 보면 방송사 자체 기획으로 드라마를 제작해야 수익이 많이 나는데 원작이 있으면 해외 판매 등 수익 부분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기 때문에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진 않는다”면서도 “지금 당장의 수익과 드라마 경쟁력 제고를 위해 원작드라마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초록뱀미디어 관계자 역시 “원작이 있는 드라마를 제작해도 해외 수출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며 “시청률과 국내 광고 시장에서 누가 더 많이 이익을 보느냐의 문제기 때문에 이익창출엔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원작 드라마의 경우 아직까진 국내 인기만큼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바람의 화원>, <대물>, <바람의 나라> 등 하반기 대거 편성된 원작 드라마들의 성적에 따라 앞으로 원작 드라마 열풍이 계속 이어질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연애시대>를 집필하고, 현재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백야행>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박연선 작가는 “원작 드라마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유행인 것 같다”며 “지금 많다고 앞으로도 많을 거라고 보진 않는다. 원작 드라마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면서 시장의 원칙에 따라 적절한 수준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2~3년 전 영화계에서 한창 인터넷 소설의 판권을 사들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적이 있으나 현재는 적정 수준에서 정리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원작 드라마 열풍은 올해 방송되는 드라마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 포털 사이트 다음에 연재중인 <순대렐라> ⓒ초록뱀미디어
이처럼 원작 드라마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해 일부 제작사에서는 아예 제작사가 원작을 기획해 드라마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초록뱀미디어는 현재 인터넷 포털 다음을 통해 웹카툰 <순대렐라>를 선보이고 있다.

초록뱀미디어 측은 “창작 시스템을 갖춰 나가기 위해 드라마와 소설, 만화 등을 같이 기획하려 한다”며 “검증받는 원작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순대렐라>는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 내년에 드라마로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08년 원작 드라마 라인업]

‘식객’ ‘대물’ ‘바람의 나라’ 대작 줄줄이

<식객>, <타짜>, <대물>, <바람의 화원>, <바람의 나라>, <필살>, <일지매>…. 원작료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원작이 있는 드라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드라마 <쩐의 전쟁>, <커피프린스 1호점>, <하얀거탑> 등 원작 드라마가 성공을 거듭하면서 원작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태다. 방송 3사는 원작 드라마를 적극 편성해 드라마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7일 첫 방송되는 SBS 드라마 <사랑해> ⓒSBS
특히 SBS가 원작 드라마 편성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BS는 7일 방송되는 월화드라마 <사랑해>를 시작으로 <식객>, <타짜>, <대물>, <바람의 화원> 등 원작이 있는 드라마를 하반기 대거 편성한다. SBS 측은 “편성을 하다 보니 우연히 원작 드라마가 많아졌다”고 밝혔지만, 시청률 경쟁에서 ‘안정적인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미 <대물>에 탤런트 고현정, <바람의 화원>엔 탤런트 문근영 등이 섭외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더하고 있다.

KBS 역시 원작 드라마 편성에 적극적이다. KBS는 일본 만화 <최강칠우>를 원작으로 올리브나인에서 제작하고 있는 드라마 <필살>을 6월 편성할 계획이다. 또 온라인 게임, 소설,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김진 작가의 만화 <바람의 나라>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를 올해 하반기 방송할 예정이다.

MBC는 당초 고우영 화백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일지매> 편성을 검토했으나 아직까지 방송 여부가 확정되진 않았다. 이밖에 강풀 만화를 비롯해 아사다지로의 원작 <안녕 내사랑>과 일본 드라마 <스타의 사랑>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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