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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윤성도 KBS PD
지난 1월 20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형사 기소된 MBC <PD수첩>에게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PD수첩>이 조작·왜곡된 내용으로 국민들을 선동했다고 주장해온 한나라당과 검찰, 조·중·동 신문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법원에 맹렬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러고 보니 1월 20일은 딱 1년 전 6명의 철거민과 경찰관이 화마 속에서 목숨을 잃은 용산참사가 발생한 날이니 2009년, 2010년의 1월 20일은 이래저래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듯하다.
<PD수첩> 판결로 많은 사람들에게는 극적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리 놀랍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무죄판결을 나름대로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추적 60분>팀에 있었을 때 <PD수첩>의 이춘근 PD가 긴급체포돼 이 사안을 방송에 다룬 적이 있었다. 당시의 내용은 <PD수첩> 공방의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은 아니었고 정부정책을 비판한 보도에 대해 고위공직자가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고발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 이러한 사안에 있어 촬영원본 테이프 같은 취재 원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맞는지 등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당연히 <PD수첩>의 쟁점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취재를 마칠 즈음에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몇 군데 오류도 있고 부실한 점들도 있지만 형사처벌은 힘들겠구나’ 라는 것이었다.
| ▲ MBC < PD수첩> 조능희(왼쪽) 책임PD가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PD수첩 선고공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후 웃으며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
먼저 <PD수첩>의 고의적 왜곡이 성립되려면 이 방송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아레사 빈슨 모친의 인터뷰가 본인의 의도와는 반대로 왜곡되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즉 아레사 빈슨 모친이 딸의 사망원인을 인간광우병(vCJD)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취재진이 유도질문을 하거나 아니면 자막처리 등을 통해 이를 인간광우병으로 둔갑을 시켰다는 점이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PD수첩> 전에 해외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볼때 이런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PD수첩>이 방송된지 2년 가까이 되도록 아레사 빈슨 모친 본인의 입으로 <PD수첩>을 반박했다는 보도나 검찰조사 내용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검찰이나 언론사들이 아레사 빈슨 모친에게 한 번 이상은 확인전화를 했을 법도 한데 만약 <PD수첩>이 그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게 맞다면 벌써 이 사실이 대서특필됐을 것이다.
‘다우너’소 동영상 같은 경우도 그것이 광우병의 위험성과 관련해 미국의 소 도축 시스템을 비판하는 주요 자료로 쓰여 왔다는 것은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이렇게 아무리 숨은그림찾기를 해봐도 형사처벌의 사유가 될 만한 ‘의도적 왜곡’은 좀처럼 찾아지지가 않았다.
애초에 <PD수첩>의 수사 책임을 맡았다가 검찰 수뇌부와의 견해차로 사임을 한 것으로 알려진 임수빈 당시 부장 검사도 비슷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을까 한다. 지난해 취재를 하면서 변호사 개업을 한 그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물론 본인의 완강한 거부로 한마디 이야기도 듣지는 못했다. 직원의 말로는 임 변호사가 그 일로 무척이나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다. 결국 부장검사로 그 상황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텐데도 뜻을 굽히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곱씹어보며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정운천 농식품부장관과 민동석 정책관이 제기한 명예훼손 건도 납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위 공직자 개인의 인격이나 사생활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그가 주도한 정책에 대한 비판에 대해 당사자가 명예훼손 소송을, 그것도 민사가 아닌 형사소송을 제기한 사례를 국내외적으로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정운천 전 장관과도 통화를 했지만 ‘시위대가 나를 매국노라 비난했다’는 이야기뿐, 명예훼손이 성립되는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는 았았다. 명예를 생명처럼 여기는 고위공직자의 심정이야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것이 법적으로 명예훼손의 사유가 되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 ▲ 윤성도 KBS PD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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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능희 MBC 전 ‘PD수첩’ 책임PD
결국 〈PD수첩〉의 승리였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의 입을 통해 낭독된 판결문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 보도가 공무원의 명예훼손이 될 수 없다는, 제작진이 검찰을 상대로 지난 1년 7개월간의 끈질기게 싸우며 주장했던 바로 그 이야기였다.
46쪽에 달하는 판결문 말미에는 정운천 전 농림식품수산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업통상정책관의 명예훼손에 여부에 대한 판결이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특히 광우병 위험성과 피해자들이 공적 지위에서 수행한 이 사건 쇠고기 수입협상의 결과 및 그 과정상의 문제점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만한 충분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정부정책을 비판한 행위는 언론의 자유의 중요한 내용인 보도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 볼 것이다.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거나 그러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다.”
그들은 처음부터 이야기했다. 애초 시사 보도가 국가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뿐더러 표현의 자유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것이라고. 검찰의 강제구인과 MBC 사내에서의 농성, 20세기에 흘려보낸 줄로만 알았던 이야기들은 21세기에 또 다시 재현됐다. 하지만 “나쁜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며 타협도 거부했다.
| ▲ 조능희 전 MBC < PD수첩 > 책임 PD ⓒPD저널 | ||
이날 오전 조능희 PD를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만났다.
- 무죄 판결을 받았다. 좀 쉬었나.
“쉬지를 못했다. 언론에 공개된 변론서 이외에 〈PD수첩〉 홈페이지에 올릴 공개 변론서를 만들었다. 그동안 조중동이 중상모략을 하도 많이 해서 이걸 어떻게 차근차근히 풀어갈까 고민이 많았다. 1심 판결이 굉장히 부담이었다.”
- 법원은 이례적으로 검찰의 기소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이게 형사기소 거리라고 보지도 않았다. 판사는 판결로 말하지 않나. 이번 형사재판에 제출된 자료만도 1만2000페이지에 달하고, 증인만도 17명을 불렀다. 이번 판결이 얼마나 충실했는지 그 근거가 판결문에 모두 드러난다.”
- 하지만 판결 이후에도 검찰과 보수언론은 제작진이 아레사 빈슨 사인을 vCJD(인간 광우병)로 허위 보도했다는 점을 계속 반복했다.
“아레사 빈슨 유족이 제기한 의료소송 소장이 가장 결정적이다. 이들 유족이 아레사 빈슨 사인을 vCJD(인간 광우병)로 제기한 것, 검사가 여태까지 숨기고 있었다. 공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검사가 국민 세금으로 외교라인을 통해서 받았다고 알려진 의료 소장을 여태 공개하지 않다가, 우리가 입수해 공개했다. 사법공조를 운운하며 소송서류 구했다고 하더니 숨기고 결국 국민을 속였다. 그런데〈중앙일보〉는 검찰의 말을 빌려 ‘아레사 빈슨의 소장 어디에도 인간광우병 언급이 없음이 확인되었다’며 거짓말을 유포시켰다. 정말 이건 형사적 범죄행위다.”
인간광우병(vCJD)에 대한 부분도 판결문을 보면 명확해진다. 판결문에 따르면 “아레사 빈슨 보도내용 전부를 보통의 주의를 기울이고 시청하는 시청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고려해 보면, 아레사 빈슨 관련 보도 내용의 의미는 ‘아레사 빈슨이 MRI 검사 결과 인간광우병 의심진단을 받고 사망하였고 현재 보건당국에서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PD수첩〉이 인간광우병 의심진단에 대한 상황을 정확하게 적시한 것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또 재판부는 취재 당시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여러 차례 아레사 빈슨이 MRI상 인간광우병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던 점, 아레사 빈슨의 유족이 제기한 소장에 아레사 빈슨이 MRI상 인간광우병 진단을 받았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이 부분도 보도 내용을 허위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검찰과 보수언론이 끈질기게 주장해온 ‘허위사실’ 논란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번역가 정지민 씨에 대해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별도 할애한 점도 이색적이다. 판결문에는 “정지민의 진술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을 직접 경험한 것처럼 주장하거나, 검찰 조사 당시 했던 진술을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이 법정에 이르러 번복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 ▲ 조능희 전 MBC < PD수첩 > 책임 PD ⓒ연합뉴스 | ||
- 〈조선〉, 〈동아〉에 따르면 정지민 씨는 “내가 보지도 않은 것을 허위로 진술했다는 것처럼 들린다.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위 절제술 후유증으로 사망했다거나, 아레사 빈슨 사망 전 비타민 처방 등과 같은 말은 어머니 인터뷰 어디에도 없다. 도대체 어디서 봤다는 건지. 검찰이 압수수색해서 취재원본 확보한 다음 봐도 없으니까, 얼마나 황당했겠냐. 정지민도 재판정에서 자기가 잘못 알고 있었다고 거짓말 해온 것을 자백했다. 이 부분은 판사가 직접 정지민에게 물어보며 자백을 재차 확인했다. 그런데 또 거짓말을 했다. 위증죄를 물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판사가 오죽하면 판결문에도 썼겠냐. 어떻게 (언론에) 나와서 또 거짓말을 하는지….”
- 결국 검찰이 기소한 미네르바, 정연주 전 KBS 사장, PD수첩은 법원에서 모두 무죄 받았다.
“정권은 전시효과를 노린 것 같다. ‘정부를 비판하면 이렇게 된다’는 본보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효과는 상당했다. 검찰도 처음부터 안 되는 것을 알면서 했지만, 수사결과에 상관없이 사건에 관련된 검사들은 영전했다. 검찰총장까지 지명된 사람도 있지 않나. (검찰이) 그래서 권력의 하수인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거다.”
- MBC 사과명령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가 됐다.
“그렇게 안 된다고 했는데…. 평생 가지고 다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입수한 미국 소장에서 보듯이 결국 CJD를 vCJD로 고친 게 맞는 거다. 그걸 제대로 고쳤는데 사과명령을 받은 것이다. 방통심의위의 중징계가 결국 엉터리였다. 한나라당과 청와대에서 임명한 사람들이 공정한 심의를 했다고 하지만, 그 안에는 선거 특보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공정성 심의를 하냐. 지금이라도 방통심의위는 제작진에게 사과하고, 사과명령을 취소해야 된다.”
- 〈PD수첩〉 사태 이후 시사 프로그램에서 정부 정책 비판은 고사하고, 오히려 홍보프로그램이 증가하는 등 연성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PD수첩〉으로서는 그게 제일 힘들고, 괴롭다. 누누이 말했지만 언론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꾸준히 해야 된다. 그걸 못하면 언론이 아니다. 이후 쇠고기의 ‘쇠’자가 보도되는 걸 봤나. 대만도 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미국과 쇠고기협상을 타결했다가 국민 반발이 들끓자 정부가 나서서 내장, 분쇄육 수입을 금지했다. 이런 게 방송되지 않는 현재 상황이 안타깝다.”
- 수사 도중 사임한 임수빈 전 부장검사에 대한 심정은.
▲ 조능희 전 MBC < PD수첩 > 책임 PD ⓒPD저널
“임수빈 전 검사를 생각하면 얼마나 원칙을 지키는 게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검찰이 바이블로 삼아야 하는 헌법에 기초해 원칙을 지켰다. 법조인으로서의 원칙과 양심을 지키는 게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보여줬다. 원칙을 지켜야 하는 게 법이다.”
- 제작진에게 하고 싶은 말은.
“미안하고 고맙고 자랑스럽다. 저도 선배고 팀장인데 일이 이렇게까지 돼서…. 내가 어떻게 했으면 고생을 안 시켰을까 하고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옛날 일은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한 가지 믿은 게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저널리스트의 기본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었다. 체포당하고, 농성당하고, 수구언론 이야기를 하든 말든 저널리스트의 기본원칙을 지키자는 것이었다. 왜냐면 우리가 걸어간 길이 선례가 되니까 말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검찰과 조중동의 거짓말이나, 번역가의 거짓말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공개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다. 또 조중동의 허위보도에 대해서는 정정보도 청구와 사과 요구를 할 것이다. 이제 법원에서 사용했던 증거들을 차근차근 공개를 하겠다. 국민들이 사건의 본질을 금방 알게 될 것이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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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PD수첩> 조능희(왼쪽) 책임PD가 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PD수첩 선고공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후 웃으며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
법원이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조능희 전 MBC 〈PD수첩〉 책임PD가 심경을 밝혔다.
조능희 PD는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은 언론의 사명”이라며 “그동안 무수한 탄압과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견뎌왔던 제작진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조 PD는 “고통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정권에서는 계속해서 우릴 괴롭힐 것”이라고 말했다.
조 PD는 “정치검찰은 전국 공직 사회 1700명 검사의 권위를 이용해 힘을 쓰고 있다”면서 “정치검찰이 권력을 이렇게 이용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해선 안 된다”고 검찰 개혁을 강조했다. 또 그는 “검찰, 일부 신문, 번역가가 얼마나 국민을 속였는지를 자세히 지적한 변론 요지서를 오늘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PD수첩〉 제작진의 변론을 맡은 김형태 변호사는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며 “언론의 비판 기능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를 충실히 따른 판결”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재판부가 개별적 사안에 대해 (유무죄 여부를) 조목조목 설명했다”며 “진보수를 떠나 민주주의와 국민의 알권리를 지켰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 정책을 합리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언론의 소명으로 인정한 판결”이라면서 “임수빈 전 부장검사가 사표를 제출하는 등 재판까지 올 사안도 아니었는데 여기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당시 협상단 대표였던 민동석 전 정책관은 판결을 접한 뒤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민 정책관은 “한국 사법부의 수치스러운 오점”이라면서 “국민을 농락하고 공직자의 명예를 짓밟은 언론에게 사법부가 휘둘렸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보수국민연합 등 보수단체들도 판결 뒤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D수첩〉의 제작진에 무죄 판결을 내린 재판부를 격렬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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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국민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판결 뒤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PD저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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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정치수사” 반발…치열한 법적 공방 예상
검찰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PD수첩〉 제작진 5명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가운데, 제작진이 “정치수사”라며 반발하며 검찰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서 향후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작가 7년치 이메일 뒤져…검사·언론 상대 소송 제기”
조능희 전 〈PD수첩〉 CP와 〈PD수첩〉측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는 18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수사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 내용까지 공개한데 대해 집중적인 비판이 쏟아졌다. 김형태 변호사는 “사적인 이메일까지 보도자료에 낸 것은 심각한 사생활 침해”라며 “굉장히 정치적인 제스처이고, 법조인으로서 전문가가 취할 태도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조능희 PD도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나한테 이메일을 읽어주기에 사생활에 얽혀 있는 내용을 읽어주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면서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 7년치를 뒤졌다더라. 개인이 사적으로 주고받은 이메일과 내가 책임으로 있었던 〈PD수첩〉의 보도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검찰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작가와 〈PD수첩〉 제작진은 개인 이메일을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한 검찰과 언론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조능희 PD는 “작가 개인의 이메일을 수사 발표에 넣은 검사와 이를 악의적으로 해석, 무분별하게 보도한 언론을 상대로 명예훼손 및 사생활 침해에 대해 책임을 묻는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PD는 “공익적 목적의 프로그램과 관련해 갑자기 사적 영역인 이메일 내용까지 공개해 수사 결과로 발표하는 행태는 정치적인 목적에 따른 사생활 노출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헌법상의 가치를 보호해야 할 검찰이 이를 사사로이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 'PD수첩' 조능희 전 CP와 담당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가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검찰 수사 발표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PD저널 | ||
이날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검찰 주장의 핵심은 〈PD수첩〉이 객관적 사실을 왜곡해 한미 쇠고기 협상 주무 부처 장관인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경찰이 집회시위에 관한 자유를 심히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을 때 경찰청장이 허위사실이라고 제소하면 재판 받아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맞받아쳤다.
〈PD수첩〉이 다우너 소의 광우병 위험성을 과장했다는 검찰측 주장에 대해서는 “다우너 소의 광우병 위험성은 미국 정부도 인정하고 일체 도축을 금지시켰다”며 “검찰 기소의 정당성을 단 칼에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인터뷰 도중 CJD를 vCJD(인간광우병)로 표기한 것이 ‘왜곡’이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는 “실제로 빈슨의 어머니가 CJD와 vCJD를 혼용해서 썼고, 본인의 의중이 vCJD였다는 것을 확인도 했다”고 반박했다.
조능희 PD도 “빈슨의 어머니가 자신이 말한 것은 vCJD였다고 말했다”면서 “검찰이 빈슨 어머니를 만나서 딸의 사인이 뭐냐고 물었으면 될 일 아닌가. 자막을 갖고 CJD니 vCJD니 하는 게 검찰 수사냐”고 비판했다.
또 “오로지 (아레사 빈슨의) 사인을 인간광우병 가능성으로만 언급해 아레사가 다른 질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조 PD는 “〈PD수첩〉이 방송할 때까지만 해도 아레사 빈슨은 인간광우병 의심 환자였고, 당시 민동석 차관보도 미국에서 광우병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맞받아쳤다.
“검찰 편이 위해서라면 사생활쯤 무시해도 좋다?”
한편 MBC 노조와 방송작가협회는 18일 잇따라 성명을 내고 검찰의 기소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이근행)는 성명에서 “검찰은 지난 1년간 국민의 혈세를 쓰면서 정부 정책자들의 소홀한 협상 태도를 비판해 국민들의 항의를 받게 했다는 이유로 국민 건강권을 지키고자 한 시사 프로그램의 제작진들을 형사재판에 회부시키려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언론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MBC본부는 “검찰의 현 수사는 애당초 촛불 강박증과 광장 공포증에 사로잡힌 현 정권을 위해 촛불시위의 책임을 PD수첩에 떠넘기려는 정치적 수사요, 비판언론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며 “이제라도 검찰은 비판언론에 대한 비열하고 무도한 강압수사를 거둬들이고 정치 검찰의 오명을 벗어라”고 촉구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도 ‘검찰은 더 이상 법과 원칙을 말할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방송 프로그램이 방송 심의가 아니라 검찰의 수사대상이 된 것 또한 비상식이며, 정부 정책의 비판이 그 정책을 집행한 공직자의 명예훼손으로 강변되는 것 또한 비상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더욱 놀라운 비상식은 검찰이 이 사건의 근거라며, 김은희 작가의 개인 이메일 내용을 공개한 사실”이라며 “메일 내용 중에 정부에 강한 반감을 표현한 내용이 있다고 하여, 이것이 〈PD수첩〉 제작진이 프로그램 제작 당시부터 방송내용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근거라는데, 개인적 생각이나 정치적 지향이 구체적인 방송 왜곡으로 연결되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검찰이 개인의 머릿속을 검열하여 그것을 행위에 끼워 맞추는 수사를 하고 있으며, 검찰의 편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사생활쯤은 철저히 무시해도 좋다는 빅브라더적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 우리 방송작가들은 기소이유서를 쓴 그 손을 대한민국 검찰이 자신의 명예를 스스로 더럽힌 손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시사프로그램이 존재하는 한, 그 본령의 하나가 정부 정책 비판에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시사프로그램 집필 작가는 그 누구든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와 작가의 양심에 따라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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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을 끝내 기소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과 한·미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보도한 MBC 〈PD수첩〉에 대해 수사를 벌인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는 18일 오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조능희 전 〈PD수첩〉 CP, 송일준 PD, 김보슬 PD, 이춘근 PD, 김은희 작가 등 5명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 이연희 보조작가는 기소유예, 이승구 독립 PD는 피해자의 고소 취소로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 ▲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 전병두 1차장검사가 'PD수첩'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PD저널 | ||
검찰은 “제작진은 미국과 한국에서 핵심 관계자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취재한 바 있으므로, 객관적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다양한 왜곡 방법을 동원하여 실제 취재한 내용이나 객관적 사실과 다른 허위 내용으로 방송하였으므로 허위사실에 대한 고의는 당연히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과장·왜곡 방영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 7명의 수입·판매 업무를 방해했다”며 “피해자 7명은 매출감소 등에 따른 손실액이 100억여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을 비판한 언론을 명예훼손으로 형사 처벌할 수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검찰은 “정부정책에 대한 언론의 비판기능은 필요하나, 언론의 비판은 정확한 사실(fact)에 바탕을 두고 이뤄져야 한다”며 “따라서 사실을 왜곡하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고, 이 과정에서 개인의 명예가 훼손된다면 형사 처벌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한편 〈PD수첩〉측 변호인 대표인 김형태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 검찰 수사 결과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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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배, 김경수 검사의 이름을 기억하자”
‘PD수첩’ 조능희 PD 등 4명 29일 밤 11시께 석방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지난 28일 자정 검찰에 긴급 체포됐던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 제작진 4명이 체포시한(48시간)을 한 시간여 남기고 29일 밤 석방됐다.
지난 28일 0시경 검찰에 체포된 〈PD수첩〉 조능희 전 CP, 송일준 PD, 김은희 작가, 이연희 보조작가 등 4명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에서 조사를 마치고 29일 밤 10시 56분께 풀려났다. 앞서 밤 9시 30분부터 동료 PD와 작가들 30여명은 서울중앙지검에 모여 석방을 기다렸다.
청사를 나와 언론과 짤막한 기자회견을 가진 이들은 검찰 수사의 부당성에 대해 강하게 규탄했다. 송일준 PD는 “초지일관 우리는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한 적이 없고, 지금도 그렇기 때문에 주로 묵비권으로 일관했다”며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당성이 결여된 수사”라고 비판했다.
▲ 지난 28일 검찰에 체포됐던 'PD수첩' 광우병편 제작진 4명이 29일 밤 석방됐다. 왼쪽부터 송일준 PD, 조능희 PD, 김은희 작가, 이연희 보조작가 ⓒPD저널
〈PD수첩〉이 의도적인 편집으로 사실을 왜곡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송 PD는 “일부 모르는 사람들은 편집이 큰 왜곡인 것처럼 착각하는데, 편집은 PD와 기자의 고유 영역이자 권한”이라며 “검찰의 그런 접근이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방송과 언론의 존립근거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D수첩〉 강제 수사한 검사들 이름 역사에 남아야”
조능희 전 CP는 “내 이름은 조능희이고, 〈PD수첩〉 CP를 맡았다. 그리고 우리를 체포하고 강제 수사한 검사는 박길배, 김경수 검사이며, 정병두 차장검사와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 임채진 검찰총장 등”이라며 “이 이름들은 〈PD수첩〉과 함께 역사에 기억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또 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임수빈 부장검사는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는 이유로 검찰 수뇌부와 불화를 빚어 지난 1월 사임했다”면서 “이런 검사가 있는가 하면 언론 자유를 깨닫지 못하고 강제 구금, 수사하는 검사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는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위해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그런데 내가 왜 종북주의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하고, OIE(국제수역사무국) 기준보다 잘 된 협상인데 그런 내용을 뺐냐는 얘기를 들어야 하며,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밝혀진 뒤에 방송해야 했다는 얘기를 검사에게 들어야 하냐”며 “앞으로는 정부 정책을 비판할 때 기획회의를 열어 ‘박길배 검사와 김경수 검사가 문제를 삼을 텐데 이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 이연희 보조작가가 먼저 울음을 터뜨리자 김은희 작가가 부둥켜안고 함께 울고 있다. ⓒPD저널
이어 “편집방향을 검찰에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것은 21세기 문명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원본을 달라는 건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우리가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는데 수사가 될까 싶었다. 그런데 표정을 보면 된다고 하더라”면서 혀를 찼다.
기자회견 도중 이연희 보조작가가 눈물을 터뜨려 좌중은 금세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조 전 CP는 “〈PD수첩〉을 제작한 PD로서 얼마든지 고통을 감내할 수 있지만, 죄 없는 작가와 보조 작가까지 철창에 가둬놓고는 풀어주기만 하면 되는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수사 목적·의도 분명…회유 시도하기도”
김은희 작가는 “묵비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말하진 않고 듣기만 했는데, 조서를 쓰기 위해 검찰이 하는 질문들을 들으면서 수사의 목적과 의도를 알 수 있었다”며 “그 의도는 지난해 〈PD수첩〉 광우병 보도가 ‘백만스물두가지’ 잘못을 가진 프로그램이고, 절대 방송돼선 안 되는 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석방을 기다리며 모여있던 동료 PD와 작가들이 함께 눈물을 훔치고 있다. ⓒPD저널
김 작가는 이어 함께 있던 이연희 보조작가를 가리키며 “지난해 겨우 두 달 반 동안 일한 친구인데, 감면해 줄 테니 선배들의 책임을 밝히라고 회유를 많이 당했다”면서 “몇 개월 일하지도 않은 친구에게 심한 고통을 줬다”고 통탄해했다.
그는 “하고 싶은 얘기는 ‘백만스물두가지’나 된다. 검사가 억울하면 왜 얘기를 안 하냐고 하기에 ‘당신이 검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와서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다시는 프로그램 때문에 검찰에 불려오는 일이 없도록 싸움을 끝까지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능희 전 CP를 포함한 〈PD수첩〉 제작진 4명은 검찰의 체포·압수수색영장 시한이 지난 24일로 만료됨에 따라 한 달간의 농성을 풀고 지난 27일부터 업무에 복귀, 오후 7시 이후부터 개별적으로 MBC를 빠져나와 집으로 퇴근했다가 검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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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야기] 고재열 시사IN 기자
지난 3월22일, 파업을 하루 앞두고 YTN 기자들이 경찰에 잡혀갔을 때, 아내에게서 문자가 왔다. 블로그에 글 올릴 때 아들 얼굴을 한번만 떠올리라는 내용이었다. 사흘 후 <PD수첩> 이춘근 PD가 잡혀가자, 아내는 동료 기자들의 핸드폰 번호를 물었다. 갑자기 내가 잡혀갔을 때 연락할 곳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PD수첩> 김보슬 PD가 신혼집 앞에서 약혼자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연행되는 모습을 본 아내는 할 말을 잃은 듯 침묵했다. 화면에 약혼자의 음성이 여리게 흘러 나왔다. “걱정하지 말라니요. 지금 걱정 안 되게 생겼습니까?” 며칠 후 치러진 김보슬 PD의 결혼식에 아내와 함께 갔다. 다행히 결혼식이 무사히 치러져 아내는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기자와 PD들이 자꾸 잡혀가니까, 걱정이 된다. 집에 등기 우편물이 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랜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다행히 아직은 아니다. 사실 이런 일에 낚이지 않으려고 나름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시사저널 파업’을 끝내고 <시사IN>을 창간한 후, ‘앞으로는 정의의 저 편에서 서서 묵묵히 지켜보겠노라’고 맹세했는데, MB 덕분에 말짱 헛맹세가 되었다.
주변에서 놀린다. ‘파업기자’ ‘퀴즈기자’ ‘파워블로거 기자’로 계속 새로운 콘셉트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다음 콘셉트는 ‘구속기자’가 어떻겠냐고. 절대로 싫다. 누구에게든 양보하고 싶은 영광이다. 피할 수 있는 데까지 피해보겠지만, 이를 소화하기 위한 구상도 따로 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화두는 ‘겁테크’다. ‘두려움을 정복하라’는 알렉산더의 말을 거듭 되뇌이며 내 안의 겁을 다스리고 있다.
남편이 혹은 아내가 잡혀가는 모습을 올해 처음 본 언론인 가족은 YTN 조승호 기자의 아내였다. 함께 아침운동을 나가다 기다리던 형사들에게 남편이 잡혀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조승호 기자는 “험한 꼴 당하고 끌려가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확인할 수 있어서 차라리 다행이었다”라고 수긍하기 힘든 논리를 내세우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신망 두터운 기자였던 남편이 해직된 것도 모자라 체포까지 되는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조승호 기자의 아내는 얼른 냉정을 찾고 남편의 체포 소식을 즉각 다른 기자들에게 알렸다. 그녀로부터 연락을 받은 덕분에 노종면 현덕수 임장혁 기자는 집 밖에서 연행될 수 있었다. 임장혁 기자는 집 앞에서, 현덕수 기자는 골목 어귀에서, 노종면 기자는 택시를 타는 순간 체포되었다.
노숙자와 함께 유치장에 갇혀 있던 노종면 기자는 큰 딸의 수술이 무사히 끝났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YTN 기자들은 경찰에 자진출두하기로 약속이 된 상태였다. 긴급 체포될 이유가 없었다. 원래대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면 노종면 기자는 수술하는 딸 곁을 지킬 수 있었다.
가족의 체포와 관련해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갖게 된 사람은 이춘근 PD의 아내였다. 검찰 수사관들은 차량 추격전 끝에 남편을 잡아갔다.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었다. 남편이 유치장에 있을 때 그녀는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집에 들이닥친 수사관들을 홀로 맞아야 했다. 수사관들은 의심스럽다며 이승환 라이브CD를 틀어놓고 그녀의 신혼집을 수색했다.
▲ ‘광우병’을 제작했던 조능희 전 CP, 송일준 MC, 김보슬 PD(왼쪽부터) ⓒPD저널
오늘(28일) 새벽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검찰수사에 항의해 사내에서 농성하다 제작현장 복귀를 선언한 <PD수첩> 조능희 책임PD와 송일준 사회자, 김은희 이연희 작가를 검찰이 긴급 체포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검찰은 자정 무렵, 한 가족을 충분히 놀래킬 수 있는 ‘예의 없는 시간’을 골라서 이들을 연행해갔다.
기자의 아내로서 PD의 아내로서, 혹은 남편으로서 이제 이런 일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과 함께 했던 김용진 탐사팀장은 부산총국에 발령을 받았다가 다시 울산국으로 재배치되는 ‘쓰리쿠션 인사숙청’을 당했다. 그의 아내는 이삿짐을 풀기도 전에 다시 꾸려야 했다. 역시 사원행동 소속이었던 김경래 기자는 청원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갈비뼈에 금이 갔다. 김기자는 3월부터 휴직을 신청했다. 그의 아내는 어떤 기분일까?
‘시사저널 파업’을 벌이며, 선후배들과 <기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을 냈다. 우리가 어떤 기자들이었고, 우리가 왜 이런 파업을 하는지를 설명하고, 투쟁기금도 벌어보자는 취지였다. 기대했던 만큼 대박이 나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우리의 갈증을 해갈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그 힘으로 ‘개와 늑대의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이 도를 더해가는 지금, 이제 <기자의 아내로 산다는 것> <PD의 남편으로 산다는 것>, 이런 책이 나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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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0시 경 검찰 수사관들에 의해
2009년 04월 28일 (화) 00:27:03 PD저널 webmaster@pdjournal.com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아 온 조능희 전 〈PD수첩〉 CP와 김은희, 이연희 작가가 28일 새벽 0시경 검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들과 함께 소환 통보를 받아왔던 송일준 PD는 28일 새벽 0시 15분 현재 체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능희 전 CP와 김은희 작가는 집 앞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제작진 4명은 검찰의 체포·압수수색영장 시한이 지난 24일로 만료됨에 따라 한 달간의 농성을 풀고 27일부터 업무에 복귀, 정상 출퇴근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27일 오후 7시 이후부터 개별적으로 MBC를 빠져나와 집으로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 ‘광우병’을 제작했던 조능희 전 CP, 송일준 MC, 김보슬 PD(왼쪽부터) ⓒPD저널
검찰의 체포영장 시한은 만료됐지만, 형사소송법 제200조 3에 따르면 영장 없이도 피의자를 긴급체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이들이 MBC 사옥을 나가는 순간 체포될 가능성이 예상돼 왔다.
이에 앞서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 제작진 일동’은 지난 27일 성명을 발표하고 “국가의 검역주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 정책을 비판한 프로그램을 두고 해당 부처의 공무원이 형사고소를 하고 검찰이 수사하는 것은, 21세기 문명국가에서 유례가 없는 언론탄압이며 민주주의의 말살 행위”라며 “이처럼 공권력을 앞세운 부당한 수사에 협조할 수 없다는 의지로 한 달 간 사내에서 농성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작진 일동은 이제 방송인 본연의 임무를 위해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프로그램 제작에 매진할 것”이라며 “제작현장으로 복귀한 후에도 부당한 검찰수사에는 결코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 언론자유를 억압하고 언론인을 위축시키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맞설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은 지난달 초 〈PD수첩〉 제작진 6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25일 이춘근 PD를 체포한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김보슬 PD를 체포했다. 또 지난 8일과 22일 두 차례 〈PD수첩〉 원본 테이프 확보를 위해 MBC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노조의 반발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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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능희 CP등 농성 풀고 정상 출퇴근키로…체포영장 시한 만료돼
검찰의 부당 수사를 거부하며 한 달간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안에서 농성을 벌여온 〈PD수첩〉 ‘광우병’편 제작진이 오늘(27일)부로 업무에 복귀한다.
앞서 체포된 이춘근·김보슬 PD와 함께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아 온 조능희 전 CP, 송일준 PD, 김은희 작가, 이연희 리서처 등 4명은 검찰의 체포·압수수색영장 시한이 지난 24일로 만료됨에 따라 농성을 풀고 27일부터 업무에 복귀하는 동시에 정상 출퇴근하기로 했다.
체포영장 시한은 만료됐지만, 형사소송법 제200조 3에 따르면 영장 없이도 피의자를 긴급체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MBC 사옥을 나가는 순간 체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효성 없는 수사…검찰 수사 협조 안 할 것”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 제작진 일동’은 27일 성명을 발표하고 “오늘부터 농성을 풀고 제작 현장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국가의 검역주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 정책을 비판한 프로그램을 두고 해당 부처의 공무원이 형사고소를 하고 검찰이 수사하는 것은, 21세기 문명국가에서 유례가 없는 언론탄압이며 민주주의의 말살 행위”라며 “이처럼 공권력을 앞세운 부당한 수사에 협조할 수 없다는 의지로 한 달 간 사내에서 농성을 벌여왔다”고 설명했다.
| ▲ 지난 8일 검찰이 MBC 본사에 대한 1차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노조의 반발로 무산됐다. ⓒPD저널 | ||
이어 “그럼에도 남은 제작진 체포 등 강제수사를 계속한다면, 그것은 앞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언론인은 누구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잡아들이겠다는 검찰의 겁주기에 다름 아닐 것”이라며 “검찰은 지금이라도 〈PD수첩〉에 대한 강제수사를 중단하고 검찰 본연의 임무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작진 일동은 이제 방송인 본연의 임무를 위해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프로그램 제작에 매진할 것”이라며 “제작현장으로 복귀한 후에도 부당한 검찰수사에는 결코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 언론자유를 억압하고 언론인을 위축시키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맞설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은 지난달 초 〈PD수첩〉 제작진 6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25일 이춘근 PD를 체포한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김보슬 PD를 체포했다. 또 지난 8일과 22일 두 차례 〈PD수첩〉 원본 테이프 확보를 위해 MBC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노조의 반발로 무산됐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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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능희, 송일준, 김보슬 ‘PD수첩-광우병 편’ 제작진 입장 밝혀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MBC <PD수첩> ‘광우병’ 편을 수사 중인 검찰이 25일 오후 10시 30분께 이춘근 PD를 체포한 가운데 소환 대상에 포함된 송일준, 조능희, 김보슬 PD 세 명이 “부당한 검찰 소환 조사에 절대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들은 26일 오전 11시 열린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의 긴급 비상총회에 참석해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검찰의 소환 요구와 원본 테이프 제출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PD수첩> 전 MC인 송일준 PD는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고 해당 정부 기관장이 명예훼손 소송을 하고, 검찰은 언론을 피의자로 여겨 소환, 체포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언론자유는 말살되고 민주주의는 붕괴될 것”이라며 검찰 소환에 응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송 PD는 검찰의 원본 테이프 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 취재하는데 이번과 같은 상황이 벌어져 검찰이 원본을 확인하겠다고 하면 취재에 응해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원본 요구 역시 언론의 비판, 감시 기능을 말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일은 언론의 핵심적 기능이자 민주주의의 핵”이라며 “국민이 쥐어준 칼자루를 언론자유를 탄압하는 데 쓰는 검찰 요구에 절대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 ‘광우병’을 제작했던 조능희 전 CP, 송일준 MC, 김보슬 PD(왼쪽부터) ⓒPD저널
송 PD는 전날 밤 이춘근 PD가 체포된 것과 관련해 “1990년 5월 < PD수첩> 방송을 시작한 이후 한국 사회에 나름대로 기여를 해왔다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는데 요즘 벌어지는 일을 보면 백주대로에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명동대로에서 퍽치기를 당한 느낌”이라며 “< PD수첩>이 방송을 시작하기 전인 90년대 이전으로 시계 방향이 돌아간 것 같다”고 한탄했다.
이어 “< PD수첩>은 1990년 5월 이후 숱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사랑하는 방송을 만들어왔다”며 “‘광우병’ 편 역시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을 지키고 정책 비판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했던 너무도 당연한 방송이었다”고 강조했다.
조능희 전 < PD수첩> CP는 “지금까지 언론자유가 단단하게 이뤄진 걸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언론자유는 한계단 한계단 쌓아 올리는 게 아니라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잠시라도 노 젓는 걸 멈추면 민주주의는 한 순간에 바닥으로 내려온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조 PD는 “< PD수첩>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원칙을 지키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당당하게 버티며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광우병’ 편 연출자인 김보슬 PD는 “상식 선에서 그럴 리 없을 텐데라고 생각한 것들이 모두 무너지고 있다”며 “저희가 너무 순진했던 것 같다. 이춘근 PD가 체포된 것에 대해 착잡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PD는 “< PD수첩> 방송이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그건 한미 쇠고기 협상을 잘못했다고 두 번 사과한 이명박 대통령의 명예 아니겠느냐”며 “언론은 단 1%의 위험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보도하는 것이 의무”라고 강조했다.
발언 도중 잠시 목이 메 말을 잇지 못하던 김 PD는 “(‘광우병 편’을 방송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두렵지도 않다”며 “다만 이렇게까지 전개되는 상황을 보며 민주주의 국가라는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서글픔을 느낄 뿐”이라고 한탄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는 26일부터 오후 6시부터 ‘공정방송 사수대’를 가동하고, 이들 세 명의 PD 체포를 막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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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작가협회 긴급 총회…노조 “사수대 포함 모든 조치 검토”
| ▲ MBC 여의도 방송센터 ⓒMBC | ||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해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전현준)는 지난 19일 조능희 전 〈PD수첩〉 CP를 비롯한 제작진 6명에게 소환장을 보내 24일과 25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소환 대상자는 조능희 전 CP와 송일준 PD, 김보슬 PD, 이춘근 PD와 김은희 작가 그리고 이연희 리서처 등 6명이다.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될 수 있다” 명시
이번 출석요구서에는 지난해와는 달리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조사라는 점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이 지난 3일 〈PD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이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자들이 업무방해 진정서를 제출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그러나 〈PD수첩〉 제작진은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검찰이 강제구인에 나서는 등 향후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능희 전 CP는 “지난해와 달라진 건 없다”며 이번에도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보슬 PD 역시 “소환에 응했다면 지난해 했을 것”이라며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이근행) 장형원 편제위 간사는 “노조는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만일 MBC 안으로 강제구인을 시도하거나 원본 압수수색을 하는 등 과거 독재 정권 시절에 있었던 언론자유 침탈 행위를 한다면 노조도 그렇고 사측도 마찬가지로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PD·작가협회 긴급 총회…노조 “사수대 포함 모든 조치 검토”
MBC PD협회와 작가협회 등은 오늘(20일) 긴급 총회를 열어 대응 방침을 모색할 예정이다. MBC 구성작가협의회는 20일 오후 4시 총회를 개최하며, PD협회도 긴급운영위원회를 개최해 향후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노조는 지난해 제작진에 대한 강제구인에 대비해 꾸렸던 사수대를 포함해 여러 가지 방침을 검토 중이다. 장형원 간사는 “(소환 대상자) 보호조치에 대해서는 사수대를 포함해 많은 것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23일 노조 회의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검찰은 3차례에 걸쳐 소환을 통보했으나, 제작진은 응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수사를 맡았던 임수빈 부장검사는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처벌과 강제수사에 반대하며 사직서를 제출, 수사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에 수사가 잠정 중단됐으나, 이달 초 형사6부에 재배당하며 수사를 재개했다. 검찰은 이달 초 제작진의 이메일을 압수수색하는 등 사실상 강제수사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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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강력 반발 … ‘PD수첩 사수대’ 검토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MBC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수사 중인 검찰이 제작진의 e메일과 전화통화 기록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정치적 수사라는 비판과 함께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전현준)는 법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PD와 작가의 e메일 등을 조사하고 있다. e메일의 경우 MBC 사내 e메일 계정은 제외됐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이 광우병 방송 제작과 관련해 e메일로 주고받은 내용을 확인 중이다.
이번 e메일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은 사실상 강제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강제수사가 필요한 경우 피해자 고소장이 있으면 더 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해 강제수사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조만간 제작진에 대한 소환 통보도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김보슬 PD는 “언론 탄압이고 정치적 수사이기 때문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 마지막 자존심 내버린 후안무치한 작태”
김 PD는 “이게 애당초 수사할 거리가 되냐”며 “수사를 맡았던 부장검사가 사표를 냈다. 법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걸 인정한 것 아니냐. 무리하고 법리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수사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e메일 압수수색 대상에 〈PD수첩〉 작가와 보조작가 등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김 PD는 “치사하게 작가를 건드릴 일이 아니”라며 “책임 질 사람이 책임을 져야지, 왜 작가를 걸고 넘어지냐”고 쏘아붙였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이근행)도 5일 성명을 내고 검찰의 e메일 압수수색에 대해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법조 삼륜으로서 검찰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내버린 후안무치한 작태”라고 비난했다.
MBC본부는 “지난해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의 e메일과 전화통화 기록에 대한 압수수색을 검토했으나 수사팀 내부에서 조차 회의적인 의견이 많아 감히 실행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번 새로운 수사팀은 e-메일 압수수색을 통해 스스로를 주인이 시키면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들어 물어뜯는 사냥개임을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강제소환에 대비해 ‘PD수첩 사수대’를 다시 꾸리는 문제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은 〈PD수첩〉 PD와 작가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3일 고소했다. 피고소인은 송일준, 조능희, 김보슬, 이춘근 PD와 작가 등을 비롯해 모두 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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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정신적 피해와 방송사간의 인과관계 입증할 수 없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MBC
서울남부지법 민사16부(양현주 부장판사)는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2400여명의 국민소송인단이 MBC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17일 판결주문을 통해 “원고가 청구한 소송을 모두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입은 정신적 피해와 방송사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고 판결 근거를 밝혔다. 이어 “방송사의 시사고발프로그램은 다소 과장될 수는 있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청자들의 정신적 고통은 참아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불특정 다수 시청자들의 정신적 고통으로 방송사나 제작진이 항상 배상해야 한다면 사회 문제를 고발하고 비판하는 방송의 역할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시사고발프로그램의 공익적 성격을 인정한 것으로, 향후 〈PD수첩〉 관련 검찰 수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불법촛불시위반대시민연대(노노데모)와 소송대리인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은 지난 9월 “미국산 쇠고기 안전문제에 관하여 선동적인 허위·왜곡방송을 행함으로써 광우병괴담과 촛불시위 등을 야기하는 등 엄청난 국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였다”며 MBC와 조능희 당시 〈PD수첩〉 책임PD, 송일준 PD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국민소송인단에 참여한 인원은 2469명으로 이들이 청구한 금액은 각각 100만원씩 총 24억 6900만원이었으나, 최근 일부가 빠지면서 최종 소송인단은 2455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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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능희 전 ‘PD수첩’ CP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8개월. 2008년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던 〈PD수첩〉 ‘광우병’ 편의 첫 보도 이후 흐른 시간이다. 그 짧은 기간 동안, 대한민국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고, 많은 변화를 겪었다. 누군가는 ‘성장통’으로, 누군가는 ‘광기’의 시간으로 기억하겠지만, 하나만은 확실하다. 국민의 생명·건강·안전을 쉬이 여길 경우 큰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사실이다.
광우병 보도 이후 〈PD수첩〉 팀 내부에도 변화가 있었다. 당시 광우병 편과 직접 관계됐던 사람들은 현재 모두 〈PD수첩〉을 떠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MBC가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한 사과 방송을 한 직후 진행자인 송일준 PD가 물러났다. ‘광우병’ 1편을 제작했던 김보슬·이춘근 PD도 다른 프로그램으로 발령 났다. 그리고 조능희 CP는 보직해임 됐다. CP에서 다시 PD로 돌아온 조능희 PD를 지난 10월 10일과 11월 5일 두 차례에 걸쳐 만났다.
▲ 조능희 〈PD수첩〉 전 CP
그 사이 조 PD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제기한 〈PD수첩〉에 대한 정정·반론보도 소송을 거쳤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진리 싸움이 아닌, ‘정치 싸움’에서 진 패장은 할 말이 없다”며 “뒷얘기를 하려니 참 구차하다”는 조 PD는 “〈PD수첩〉 사태가 언론인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으면 한다”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먼저 국감 출석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국감 출석이 광우병 보도 이후 제일 큰 스트레스였다”고 말할 정도로 그는 출석을 앞두고 많이 고민했다. 언론의 가치관에 대한 판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주변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국회의원이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제작진을 불러 프로그램 내용을 문제 삼는 것은 언론자유의 문제기 때문에 출석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조 PD는 “언론자유는 국민이 준 것이니 국민의 이름으로 부르면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범죄를 전제로 한 검찰의 소환은 얼마든지 거부할 수 있지만 국민이 알아보겠다고 할 때 거부할 명분은 약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지금도 그는 국감 출석에 대해서는 정말 올바른 선택이었는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후배들에게 또 하나의 짐을 얹어준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예전부터 〈PD수첩〉 하면 해고되거나 법정에 서거나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여러 가능성이 있었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까지 가능한 일이 돼버렸잖아요. 프로그램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이것이 또 하나의 고려 대상으로 떠오르게 했다는 점이 부담스럽죠. 솔직히 아직도 답은 모르겠습니다.”
조 PD는 〈PD수첩〉을 두고 끊임없이 논란이 불거졌던 시간을 “긴 터널이었다”고 표현했다. 첫 방송을 할 때만 해도 이렇게 파장이 커질지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진실을 파헤치고, 정부에 대해 비판·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것이 비록 새로 취임한 대통령의 중요한 외교통상 정책이라 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논란은 점점 커졌다. 그 가운데 제작 과정의 실수가 〈PD수첩〉을 공격하는 주요 빌미가 됐다.
그는 “〈PD수첩〉을 지지하고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일종의 상처를 주고 실망시켜드린 것이니 그 부분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제작상 일부 실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그 실수를 체크하지 못한 것은 〈PD수첩〉 제작진 책임”이라고 말했다.
▲ 〈PD수첩〉 스튜디오 안의 모습. 조능희 〈PD수첩〉 전 CP와 송일준 전 진행자 그리고 PD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그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한 마디로 ‘졸속 심의’였다는 것이 이유다. 조 PD는 “광우병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며 “단 한 번에 걸쳐 몇 시간 만에 내린 중징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특히 방통심의위는 〈PD수첩〉에 대해 ‘시청자 사과’라는 중징계 결정을 내리며 지적한 문제를 스스로 어기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뒤늦게 수정하긴 했지만, 〈PD수첩〉의 영문 오역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오역을 범했다. 공정성을 지적했지만 방통심의위 역시 과연 공정했는가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PD수첩〉에 대한 중징계 결정은 야당 추천 위원 3명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대통령과 여당이 추천한 위원 6명만의 결정으로 내려졌기 때문이다. 조 PD 역시 심의 과정의 이러한 모순을 지적했다.
“〈PD수첩〉 ‘광우병’ 보도는 대통령의 외교통상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고, 이후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다. 살아있는 권력의 핵심을 건드린 것이다. 정치적 이해를 달리 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부를 비판한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따지는 것을 어느 누가 따르겠나. 심의위가 이런 시스템으로 간다면 ‘공정성’ 심사를 해선 안 된다. ”
그는 또 조중동의 〈PD수첩〉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단순히 〈PD수첩〉에 대해 비판해서가 아니다. 언론의 기본을 무시하고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아무리 입장 차이가 있어도 언론은 그 존재 이유가 있다”며 조중동이 〈PD수첩〉에 대한 검찰 수사를 부추기는 것에 대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자신의 집 기둥이 썩는지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조중동의 그러한 주장은 언론자유, 국민의 알권리를 스스로 버리는 것”이라며 “결국 그 주장이 자신들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PD수첩〉 사태를 겪으면서 언론의 중요성과 잘못된 언론의 파괴력·무서움이 어떤 것인지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한 말을 바꿔도 통하고, 진실이 바뀌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다. 올해 2월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동영상이 공개됐을 때 조중동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언론이 다우너 소를 광우병 의심소라고 했다. 그런데 〈PD수첩〉이 다우너소를 광우병 의심 소로 연결하니까 조중동은 과장·왜곡보도라고 주장했다. 이런 억지가 통할까 했는데 통하더라.”
오랜 논란의 과정을 겪으면서도 그는 처음부터 한 가지 소신은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프로그램의 의도와 목적은 떳떳했고, 잘 지적했다는 점이다. 그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거짓말하고 왜곡하는 것에 대해 진실을 얘기해줘야 한다고 믿었기에 뚜벅뚜벅 우리 할 일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한 선배가 한 말을 들려줬다. “건강한 언론이 건강한 정부를 만든다”는 말이다. 그는 “그런데 지금은 정부를 비판하면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제 조 PD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자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고,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 기여하는 PD의 본분”으로 돌아왔다. 내년 초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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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중앙 “MBC 조능희 PD, 용서구하라”
KBS와 MBC에 대한 조·중·동의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29일자 <동아일보>는 31면 사설에서 KBS 1TV <미디어포커스>를 정조준 했다. 동아는 해당 사설에서 <미디어포커스>가 지난 27일 방송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금융위기 보도와 관련해 주류신문을 또 공격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활을 정연주 전 사장에 돌렸다. 동아는 “<미디어포커스>는 2003년 정연주 전 사장이 ‘개혁 프로그램’이라며 특별히 애정을 갖고 만들었다. 정 사장은 물러갔지만 그 코드는 여전히 살아남아 있는 것”이라며 “<미디어포커스>는 그동안 주류신문 공격, 노 정부와 좌파 언론단체의 나팔수, 정 사장 지키기에 앞장섰다”고 주장했다.
근거도 댔다.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51회 방송 122개 주제 중 조·중·동 때리기가 62건이었던 반면 자사(自社)를 주제로 한 것은 4건에 불과했고 자화자찬 일색이었다는 것이다. 동아는 “정 사장 해임이 들끓었던 지난달 11일 방송에선 노골적으로 정 사장 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디어포커스> 담당자들은 일말의 반성이나 성찰도 없이 개편을 언급한 신임 사장을 향해 ‘편향성을 밝히라’고 공개질의를 했다”며 “<미디어포커스> 개편이 단지 시간대나 포맷을 바꾸는 정도라면 시청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다. 방송법 5조와 6조는 공영방송은 법을 존중하고 국민 갈등을 조장해선 안 되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사실상 폐지를 주장했다.
중앙 “조능희 PD, 15년 초심으로 용서 구하라”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얼마 전까지 MBC <PD수첩> CP였던 조능희 PD에게 공개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중앙 30면 칼럼 “PD는 국가의 상처를 치유할 것인가”에서다.
김 논설위원은 최근 조능희 PD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것을 언급하며 “그는 역사상 가장 논란적이며 가장 중요한 언론인 증인이 될 것이다. 지난 여름 광우병 바람이 어디서 어떻게 불어왔는지, 많은 국민이 그의 입을 지켜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PD수첩의 광우병 프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여기서 다시 말할 필요는 없다. 채 반년도 되지 않아 그 프로에 등장했던 광우병 유령은 사라지고 대신 중국산 먹거리 불안이 눈앞에 닥쳤다. <PD수첩>은 고생한 선배의 유산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이어갈 후배의 터전이기도 하다. 지금도 좋은 대학을 나온 젊은이들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데도 다큐멘터리 PD의 길을 택한다. <PD수첩>은 그들이 꿈을 이룰 공간이다. 15년 전의 조 PD처럼 후배들이 자랑스럽게 땀을 흘릴 수 있도록 <PD수첩>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PD수첩>으로 생겼던 국가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그 중요한 일이 조 PD에게 달렸다.”
김 논설위원은 이어 “PD도 인간이며 때론 실수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이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비는 일이 아닐까”라고 거듭 국감에서 조 PD의 사과를 주장했다.
조선 “KBS·MBC 광우병 뉴스 절반이 촛불 옹호”
<조선일보>는 지난 4월 중순에서 6월 말까지 KBS·MBC의 9시 뉴스가 하루 평균 6~7건 이상의 광우병 및 촛불시위 관련 보도를 내보냈으며, 이들 뉴스의 절반 이상이 촛불 시위를 옹호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도했다. 2면 ‘KBS·MBC 광우병 뉴스 절반이상이 촛불시위 옹호’ 기사에서다.
조선은 오는 30일 출범하는 공정언론시민연대(이하 공언연)가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이 타결된 지난 4월 18일부터 미국 쇠고기 수입 재개가 결정된 6월 26일까지 이들 방송사의 9시 뉴스를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KBS는 전체 광우병 관련 보도 중 53%가 촛불시위대에 유리한 제목이었으며, MBC의 경우 68%가 촛불시위대에 유리한 제목을 달았다. 또 이 기간 동안 KBS와 MBC의 9시 뉴스는 각각 전체뉴스의 27%, 25%를 광우병 및 촛불 시위 관련 보도를 채웠다.
보고서는 뉴스 앵커의 발언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KBS의 경우 “내줄 대로 내준 뒤 말로만 강화조치”, “미국 당국자의 설명은 어딘지 궁색해 보인다”, “미국 정부는 한국의 촛불 민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등 앵커 주관이 개입된 발언이 많았으며, MBC는 “심재철 의원이 아주 황당한 얘기를 했습니다”, “형식은 그럴 듯했지만, 질문만 날카롭고 답변은 그냥 그랬습니다” 등 일방적 발언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공언연은 “뉴스의 양이나 보도 주제, 뉴스의 제목, 인터뷰 선택, 앵커 멘트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 방송 뉴스에서 공정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들 뉴스는 전 국민이 광우병 문제가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받아들이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해당 보고서는 30일 오전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리는 출범식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동아 “참여정부 시청자참여 프로그램 지원 RTV에 편중”
<동아일보>가 이번엔 참여정부의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지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와 관련한 내용을 집중 방영한 시민방송(RTV)에 ‘몰아주기’ 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1면 ‘盧정부 ‘시청자참여 프로’ 지원 120억 중 FTA 반대 집중 방영 ‘시민방송’에 83억’ 기사 내용이다.
동아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8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도, “노무현 정부가 2003년부터 5년 동안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지원비’ 120억 중 83억원을 ‘시민방송’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동아는 해당 지원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노무현 정부가 방송발전기금 중 일부를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지원비’ 명목으로 KBS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 방송사업자에 120억 원을 지급했는데, 방송사업자가 아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인 시민방송이 어떤 법적 근거로 83억원이나 되는 지원비를 받았냐는 것이다.
또 “2006년 이후에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지원 항목에 ‘방송채택료’뿐만 아니라 ‘제작지원비’라는 분야가 신설됐고, 시민방송이 55억원을 독점적으로 지원받아 그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는 이와 관련해 “시민방송에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준비위원회 상임대표, 이종회 진보네트워크 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운영위원장,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등 좌파 성향 인사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특히 시민방송은 2006년부터 2007년 3월까지 22차례에 걸쳐 ‘한미FTA 저지를 위한 일일학교’, ‘FTA 반대 예술놀이’, ‘한미FTA 협상 중단이 최선’ 등 FTA 반대 프로그램을 방영했다”고 덧붙였다.
강마에 날다!…MBC ‘베토벤 바이러스’ 수목극 시청률 1위
MBC <베토벤 배이러스>(이하 베토벤)가 9월 4주 드라마 시청률(5회 18%, 6회 16.8%)에서 이틀 연속 수위에 올랐다. 이 같은 결과가 놀라운 까닭은 송일국을 앞세운 KBS 2TV의 200억짜리 드라마 <바람의 나라>와 박신양·문근영의 SBS <바람의 화원> 등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들을 제쳤다는 점 때문이다.
<한겨레>는 23면 “찌질이들 클래식 반란 성공”에서 “보통 사람들의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강마에’(김명민)의 포효. 그의 지휘봉 아래 농민 반란을 묘사한 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을 유유히 연주하는 수시민 악단. 강마에와 그의 오케스트라 분투기인 MBC 수목 드라마 <베토벤>이 사고를 쳤다”며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한겨레>는 <베토벤>이 또 다른 산도 넘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만화에 이어 대박을 터트린 일본 후지TV의 클래식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이하 노다메)의 아류라는 눈총과 뒷말들에서 자유로워졌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연령불문·직업불문의 ‘장삼이사’들이 땀냄새 풍기며 연주의 로망 속으로 달려가는 특유의 변방구도가 음대 엘리트들의 드라마인 <노다메>와 결을 달리하면서 색다른 흥취를 자아내고 있다는 평”이라고 전했다.
이어 <베토벤> 돌품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베바 닥본사”를 외치며 녹음음악에 연주 시늉만 하는 연주연기(핸드싱크)를 지적하면서 애정어린 비판을 서슴지 않는 ‘베바 폐인’들의 등장, 또 비판에 적극 반응하는 연기자·제작진들의 노력 등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서희태 감독은 “사전 제작이 아닌 만큼 매 회차마다 분·초를 다투며 현장 연주자들과 작업하고 있다. 핸드싱크의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말끔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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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경영진이 지난 12일 <PD수첩> ‘광우병’편과 관련해 구성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의 명령대로 ‘시청자에 대한 사과’ 방송을 한 데 이어 13일 <PD수첩>의 총책임자자인 조능희 CP와 진행자인 송일준 PD를 보직 해임해 ‘징계성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MBC는 이날 오전 인사를 통해 시사교양국 조능희 시사교양2CP(부장대우)와 송일준 PD(부국장)을 각각 시사교양국으로 전보 조치했다. 이로써 두 사람의 직위는 평PD로 낮아지게 됐다. 또한 당분간 특정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할 수 없게 됐다. <PD수첩> 후임 CP로는 <네버엔딩스토리>의 김환균 CP가 발령 났다.
| ▲ MBC〈PD수첩〉 ⓒMBC | ||
MBC 경영진이 방통위 사과명령을 수용한 데 이어 단행한 이번 인사를 놓고 MBC 내부에선 ‘징계성 조치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 등으로부터 방송사에 대한 제재 결정이 내려지게 되면 징계 등의 문책이 따르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MBC 경영진의 <PD수첩> 사과 방송 등과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노조)는 13일 ‘비겁한 엄 사장은 공영방송 수장 자격이 없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가 진실과 공영방송을 수호하기 위해 정권에 맞서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진은 MBC 공영방송의 자존심을 짓밟는 더러운 결정을 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공영방송을 지켜낼 의지도 각오도 없다면, 진실과 국민의 알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힘들게 정권에 맞서고 있는 구성원들과 같은 배에 타고 있지도 않다면, 경영진과 조합은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더욱 악랄하게 자행될 공영방송 흔들기에 빌미를 제공한 역사적 오판에 대해서는 준엄하게 책임을 묻겠다”면서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시나리오는 잔인하게 우리의 목을 겨누고 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공영방송 수호를 위해 자신의 자리를 버릴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만이 MBC 경영진으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MBC방송경영인협회(이하 협회)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PD수첩>이 방송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이 광우병 위험에서 안전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고 지적한 것은 언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것이었으며, 국익과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었다”면서 방통위의 사과방송 결정을 수용한 경영진을 강하게 규탄했다.
협회는 “방송을 정권 홍보의 도구로 간주하고 권력을 위해서는 방송장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명박 정부의 그릇된 믿음은 조만간 MBC에 대한 도발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현 경영진이 앞으로 가속화될 정권의 노골적인 MBC 장악음모를 막을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탄식했다.
협회는 “우리는 <PD수첩>이 여전히 당당해야 된다고 믿는다. 또한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은 MBC가 추구해야 될 존엄한 가치라고 믿는다”면서 “이러한 믿음을 져버리고 사과방송 결정을 내린 경영진을 강력히 규탄하며 아픙로 방송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우리의 정당함을 알리고 MBC를 지켜내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사교양국 PD들은 <PD수첩>에 관한 경영진의 사과방송과 관련해 이날 오후 4시 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 중이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미디어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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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성호 의원(왼쪽), 김용태 의원 | ||
조선일보 문화부 출신의 진성호 의원과 중앙일보 전략기획실 위원을 지낸 김용태 의원은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문제를 집중 제기했던 지난 4월29일자 <PD수첩>이 상당부분 사실을 왜곡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공정보도의 대명사로 불리는 영국 BBC의 경우 지난 2004년 1월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조작 오보 논란으로 데이비스 이사장과 그렉 다이크 사장이 사퇴했다. 그게 책임있는 공영방송의 태도”라면서 <PD수첩>에 대한 문책 외에도 엄 사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내포된 주장도 함께 했다.
진성호·김용태 의원은 “<PD수첩>이 시청자를 배반하고 진실과 너무나도 거리가 있는 왜곡방송을 내보냈다. 이 방송은 즉시 구전과 인터넷을 통해 세간에 집중 전파되면서 한순간에 우리 국민들을 인간 광우병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를 사실로 믿은 10대 청소년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오면서 ‘쇠고기 정국’을 촉발시킨 결정적 도화선이 되었다는 평가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나 당시 <PD수첩>이 방송했던 내용의 상당 부분이 사실을 왜곡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우리 국민들은 깊은 충격과 함께, 공영성을 말하던 MBC와 정직성을 외쳐온 <PD수첩>에 대해 깊은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탄식했다.
이어 “방송법 제6조 제1항은 ‘방송에 의한 보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돼있으며, MBC 방송 강령 시사프로그램 기준을 보면 첫 번째 기준이 ‘정확성’이고 그 하단의 첫 번째로 ‘사실보도’를 강조하고 있다”며 “<PD수첩은 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공영방송 제작으로서 최소한의 윤리와 직업의식을 던져 버렸다는 비판을 면할 길 없다”고 주장했다.
또 “사실왜곡 허위방송이 명백히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PD수첩>은 지난달 20일 언론중쟁위의 반론보도 결정 거부에 의해 국민들에 대한 정정과 사과방송을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이들의 오만과 파렴치함에 국민은 이미 인내할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프로그램을 통한 4월29일자 < PD수첩> 방송 내용의 전면 취소 선언 △정정방송 △엄기영 MBC 사장 차원의 대국민 사과방송 △엄 사장을 포함한 < PD수첩> 제작진 문책 △편파 프로그램 제작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PD수첩〉전방위 공세
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이 초선 의원의 양심에 따른, 위험을 감수한 ‘독자행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 PD수첩>은 이미 이 사회의 거대한 권력이 됐고, 그렇기에 < PD수첩>을 비판하는 일 자체가 어떤 부메랑이 돼 돌아올지 모른다며 우려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우리는)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 기자회견을 하기까지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독자행동’이란 이들의 주장과 한나라당의 < PD수첩>에 대한 공세는 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형국이다.
실례로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촛불집회의 단초를 제공한 지난 4월29일 MBC <PD수첩> 보도내용이 허위 과장보도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방송의 공익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이번 잘못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 PD수첩>이 책임과 반성을 회피한다면 공영방송을 내보낼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이런 끔찍한 일의 재발은 막기 위해서라도 제도적인 조치 역시 반드시 수반돼야 할 것”이라며 MBC를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17일 저녁에도 김대은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MBC는 국민을 불안하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방송사들의 왜곡되고 무책임한 보도로 국가와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조치도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밖에도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초선의원 연찬회에서도 < PD수첩>과 관련한 논의가 상당 부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왜 다시 〈PD수첩〉 흠집내려 하는지 이해 못하겠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PD수첩〉팀은 19일 오후 회의를 거쳐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능희 〈PD수첩〉 CP는 진 의원의 정정방송 요구에 대해 “우리가 잘못한 부분이 있어야 정정방송을 하는 것인데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며 “구체적으로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PD들과의 회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CP는 특히 최근 다시 시작된 〈PD수첩〉을 향한 한나라당과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공세에 대해 “문제가 지적되면 살펴봐야겠지만 대부분 예전에 〈PD수첩〉홈페이지를 통해 다 밝힌 내용”이라며 “왜 다시 문제를 제기해 〈PD수첩〉을 흠집내려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성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위원장은 “진성호 의원은 인터넷 평정 발언 의혹으로 언론계에서는 언론탄압의 주역 가운데 한 명으로 보고 있다”며 “그런 사람이 또 몰상식적이고 언론탄압적 발언을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 대한민국 여당 국회의원 수준이 그것밖에 안 되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MBC 노조는 어떠한 정치권의 외압이나 진실보도를 억누르려고 하는 세력에 대해 단호히 거부하고 제작진들이 소신껏 양심껏 보도할 수 있도록 노조가 버팀막이 될 것”이라며 “우리 시사PD들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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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에 대한 민심의 분노가 뜨겁다. 지난달 29일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에서 미국의 쇠고기 도축 시스템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결과를 본 이들이 고장난 라디오처럼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이명박 정부의 ‘관제 계몽’을 비웃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여당과 보수신문은 “야당의 정치공세와 진보 진영의 반미(反美) 책동에 일부 선동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들과 중·고교 학생들까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다”(5월5일, 조선일보 사설)고 타박하려 들지만, 국민은 오히려 그들의 표변(豹變)을 지적하며 반박 논리를 하나하나 펼쳐 보이고 있다.
반박 논리 뒤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기준을 계속해서 허물어버린 정부의 무책임을 지난 2006년부터 감시·비판해 온 지상파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축산농가 생존과 관련한 문제인 줄로만 알았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단순히 수입 그 자체로 그치는 게 아니라 허술한 검역 절차로 인해 나와 가족을 광우병 위험 속에 빠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 프로그램들의 지속적인 보도로 알게 된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의 내용은 쇠고기 재협상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지금도 좋은 논거로 활용 가능하다.
■‘뇌송송 구멍탁’은 사실= 지난 2006년 10월 참여정부는 한미FTA 협상 체결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3년 만에 재개했다.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만을 수입하기 때문에 광우병 위험에서 안전하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그해 10월29일 <KBS스페셜>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연출 이강택)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말을 믿기 힘들게 만들었다.
<KBS스페셜>은 먼저 광우병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영국의 ‘인간 광우병’ 피해자들의 얘기를 들었다. 광우병 논란과 관련해 ‘뇌송송 구멍탁’이라는 말이 등장하게 된 것도 이 프로그램에서 영국의 ‘인간 광우병’ 사례를 접하면서다. 병리학자들이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한 이들의 뇌를 부검한 결과,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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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10월29일 방송된 ‘얼굴없는 공포, 광우병’은 미국 소의 90% 이상이 육골분 사료를 먹으며 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미국 네브래스카즈 ‘아담스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들의 모습으로, 8만5000여 마리가 좁은 우리에 갇혀 분뇨와 오물더미 위에서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을 맞으며 ‘잡아먹히기 위해’ 살 찌워지고 있다. | ||
그뿐만이 아니다. 이렇듯 광우병 발병 위험이 높게 사육되는 소들에 대한 미국 당국의 검역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해마다 3700만 마리의 소를 도축하면서도 광우병 검사는 고작 0.1%(40만 마리)만 하는 것이다. 더구나 도축장에선 기계톱을 사용하기 때문에 특정위험물질(SRM)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살코기 안에도 뼈가 섞여 들어갈 수밖에 없다.
또 광우병 원인 물질인 변형 프리온을 막기 위해선 300~400℃의 열기가 필요한데, 해체 작업에 사용했던 도구를 살균하기 위해 그 같은 시설을 마련할 공장은 어느 곳에도 없다. <KBS 스페셜> 보도 후 1년 반이 지난 시점인 지금에도 이 같은 사실들에 대한 우려는 유효하다.
■OIE, ‘절대 기준’ 아니다 = 이듬해인 2007년 5월1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연출 이동협) ‘광우병 괴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진실게임’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협상 과정을 일체 공개하지 않으려 하는 정부의 모습에 집중했다.
농림부는 2007년 4월9일 OIE(국제동물질병사무국)에 보낸 광우병 국가 등급 조정에 대한 의견서에서 미국의 광우병 통제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면서도 이 내용을 ‘협상용 대외비’라는 명목으로 국민에게 알리려하지 않고, 이를 따지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모든 말을 ‘거짓’으로 매도했다.
그러나 강기갑 의원이 지난 5일 공개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농림부의 보고서 4건에 따르면 농림부는 불과 반년 사이 미국산 쇠고기를 “광우병 우려”에서 “매우 안전한 소”로 둔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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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5월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선 미국의 도축장이 기계톱을 사용해 특정위험물질(SRM)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함을 지적했다.<사진 왼쪽> 찰스 메인터 미국 농무부 육류검사관은 “어떻게 광우병 위험에서 안전하다 할 수 있나. 검사를 줄이면 광우병을 찾을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드는 것으로 지금 (미국 정부는) 음식을 갖고 러시안룰렛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
반면 일본은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모든 쇠고기에 대한 전수조사 등을 통해 20개월령 미만의 소에서도 광우병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17개월령 미만의 SRM을 완전 제거한 소만 수입하는 방안을 관철시켰다. 에드워드 샤퍼 미국 농림장관이 지난 2일 워싱턴을 방문한 나카가와 쇼이치 전 농림수산상에게 한국의 예를 들며 일본도 따라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일본은 “문제가 되풀이되는 한 수입조건의 완화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광우병 취약 한국인에 美쇠고기 강요는 ‘억지’= 한미 FTA 협상 타결 후 정부가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한 때는 2007년 9월7일, <MBC스페셜>(연출 조능희)은 그해 9월29일 방송한 ‘한미 FTA를 말한다’에서 카타가이 토시오 일본 농림수산상 동물위생과 과장보좌의 “WTO협정 중 SPS(위생검역협정)에 의거해 각 국에선 국제 기준(OIE)보다 엄격한 규제를 할 수 있다”는 말을 인용, 국민 건강권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이 존재함을 밝혔다.
또 <MBC스페셜>은 한국인의 유전자가 특히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광우병 유발 물질인 프리온 유전자 가운데 129번째에 나타나는 유전자형은 모두 3가지(MM형, MV형, VV형)인데, 현재까지 광우병에 걸린 159명의 사람들은 모두 MM형 유전자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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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9월7일 방송된 ‘한미 FTA를 말한다’는 한국인의 유전자가 특히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미국 축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인도 먹는 만큼 한국인도 먹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사진 왼쪽부터> | ||
정부여당과 보수신문은 재미교포와 유학생, 미국 여행객 등에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고 있지 않는 만큼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미국이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되풀이했던 말과 똑같다. 우리가 괜찮으니 너희도 괜찮을 것이고 그러니 수입하라는 사실상의 협박이다.
이와 관련해 <MBC스페셜>에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송기호 변호사는 “미국 역시 우리나라에 관광을 와서 삼계탕을 먹지만 자국민의 건강을 생각해 수입은 금지하고 있다”며 “각 나라는 국민 건강을 위해 고유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광우병 위험도 줄어드는 게 아닌 만큼 반대 여론에 대한 ‘배후’를 운운하며 ‘관치 계몽’을 하기에 앞서 국민을 이렇게 우려시킨데 대해 사과부터 하고 재협상의 길을 모색하는 게 우선 아닐까. 여전히 재협상이 불가하다 생각되면 광우병의 위험성을 다각도로 짚고 미국과의 교역에서도 과학적 근거 아래 당당한 목소리를 내는 외국의 사례 등을 보여주는 TV 속 시사프로그램을 보며 논거를 만들든가.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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