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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PD 집필능력 향상 목적" … "작가 역할 이해부족" 반발
김도영 기자 circus@pdjournal.com
▲ <추적 60분> ⓒKBS
KBS의 대표적인 탐사보도 프로그램 <추적 60분>은 지난 8일 작가를 5명에서 2명으로 줄인다고 통보했다. PD들의 집필 능력을 향상시키고, 시사·다큐 프로그램의 경우 궁극적으로 PD가 직접 원고를 작성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킨다는 명분이었다.
이영돈 기획제작국장은 “기본적으로 다큐멘터리나 시사 프로그램은 취재하는 사람이 원고를 쓰는 게 맞다”며 “작가를 줄이는 대신 리서치 요원 등을 충원하고 에디터(편집기사)를 쓸 수 있도록 할 것이기 때문에 전체 제작인력은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적 60분> 작가 5명은 곧바로 전원 사퇴의사를 밝혔다. 신지현 KBS 구성작가협의회장은 “이들은 단순히 인원감축에 대한 반발보다 KBS가 작가의 역할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모두 그만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PD들의 집필 능력을 향상시킨다는데 공감하지만, 그 결과가 왜 작가의 감축으로 나타나야하는지 의문”이라며 “원고 쓰는 것 외에도 섭외, 취재 등 작가가 하는 일이 많은데 단순히 PD의 원고 집필을 늘린다고 작가를 줄이는 것은 작가 역할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작가를 줄이고 에디터를 충원한다는데 편집이야말로 PD의 고유영역 아니냐”며 “당장 PD가 원고를 쓰는 것이 개인의 능력 향상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프로그램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 “점차 시사·다큐 프로에서 작가 인원을 줄이겠다고 하는데, 이는 작가들의 생존권과도 직결된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일선 PD들 사이에서는 “시스템 보완이 충분히 안 된 상태에서 작가를 줄이면서 작가가 하던 일을 PD가 떠맡게 돼 제작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기획제작국 A PD는 “제작기간이 긴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취재양도 상당하고, 팩트(사실) 확인도 끊임없이 해야 하는데, 작가 없이 PD 혼자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지난해 12월 작가를 11명에서 9명으로 줄인 <소비자고발>의 B PD는 “기획·구성 단계부터 취재, 자료조사까지 작가와 함께 했는데, 작가가 없으니 자료검색 등에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며 “취재만 해도 바쁘기 때문에 업무가중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제작시스템에 대한 압박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획제작국 C PD는 “기획, 섭외, 편집까지 PD 혼자 하는 경우는 세계 어느 나라도 없다”며 “작가의 역할을 ‘거품’으로 보는 시각의 바탕에 PD들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면 제작진의 사기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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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방송을 돌아본다 / 시사교양] “권력 감시 프로그램 점점 사라져” 우려 커
‘용두사미’(龍頭蛇尾). 2008년 시사교양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쯤 되지 않을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8년은 특히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시험’에 들게 했다. 사회 전반, 특히 권력에 대해 비판과 감시의 눈을 부릅떠야 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외부 상황의 변화 속에서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PD들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지게 한 한해였다. 연말에는 웰메이드 대형다큐로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성과도 있었지만, 아쉬움도 함께 준 ‘2008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정리했다.
Part 1. 촛불에 불 지핀 ‘PD수첩’
2008년. MBC 〈PD수첩〉은 가장 큰 논쟁을 낳았다. 〈PD수첩〉 ‘광우병’ 보도는 2008년 상반기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 편의 여파는 컸다. 4월 29일,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첫 방송 직후 한미 쇠고기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해 공격한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을 향해서는 네티즌들이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여러 논란 속에서 〈PD수첩〉은 다섯 번에 걸쳐 광우병 관련 보도를 이어갔다.
| ▲ MBC 〈PD수첩〉 ⓒMBC | ||
최근 한국언론재단(이사장 고학용)이 언론학자·언론인 5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8 언론계 10대 뉴스’에서 〈PD수첩〉은 1위에 선정됐다. 연말에 열린 언론계 각종 시상식에서는 YTN 노동조합과 함께 상을 휩쓸기도 했다.
Part 2. 청와대 ‘외압’ 의혹 파문
〈PD수첩〉 사태의 여파 때문이었을까. 올해는 ‘언론자유’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되뇌어야 하는 한 해이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직후만 해도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비판의 날을 세운 프로그램으로 힘차게 출발했다. 지난 2월〈PD수첩〉과 〈추적 60분〉은 나란히 한반도 대운하의 문제를 지적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대운하 논란에 불을 지폈다. 8월 방송된 〈KBS 스페셜〉 ‘언론과 민주주의-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도 정부의 ‘언론장악’ 논란과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프로그램보다는 실생활과 연결된, 혹은 좀 더 쉽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재들이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주를 이뤘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방송사의 한 PD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소위 보기 편한 프로그램은 많아지고 사회를 돌아보는, 성찰적인 프로그램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 ▲ KBS <시사투나잇> ⓒKBS | ||
그 속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프로그램에 대한 청와대의 ‘외압’ 의혹도 속속 제기됐다. 지난 5월 광우병 관련 내용을 다룬 EBS 〈지식채널e〉 ‘17년 후’ 편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해당 방송에 대해 감사원에서 파견된 청와대 직원이 EBS 감사실로 전화를 걸어 해당 방송에 대한 내용을 확인했고, 경영진이 방송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 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그 사실을 알린 〈지식채널e〉 ‘17년 후’를 제작한 김진혁 PD는 정기인사에서 다른 부서로 발령 나면서 ‘보복성 인사’ 논란이 제기됐다. 〈PD수첩〉 ‘광우병’ 편의 김은희 작가 역시 방송 직전 “청와대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Part 3. 각종 소송에 ‘피로감’ 쌓이기도
올해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검찰수사를 비롯해 각종 소송과 반발에 시달려야 했다.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한 검찰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황토팩 중금속 검출 보도를 했던 〈소비자고발〉의 경우 당시 이영돈 CP와 담당 PD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 ▲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SBS | ||
또 SBS 〈SBS 스페셜〉 ‘신의 길 인간의 길’도 논란이 됐다. 기독교의 본질이자 상징인 예수를 본격 조명한 〈신의 길 인간의 길〉에 대해 일부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의 기본 교리를 훼손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SBS를 상대로 시청 거부 운동, 불매 운동을 벌이고 주요 일간지에 비방광고를 게재했다. 〈신의 길 인간의 길〉 사태는 결국 방송 후 약 4개월 만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언론자유 침해 문제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
Part 4. 대형다큐, 시청자 사랑 한 몸에
대형 다큐멘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사랑을 받았다. 특히 최근 연이어 선보인 KBS, MBC, EBS의 대형 다큐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형식과 소재 면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며 대형다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EBS가 약 16억 원을 투입해 만든 〈한반도의 공룡〉은 지난 달 24일~26일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2.9%(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하며 역대 EBS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의 요청에 지난 달 29일과 30일 재방송을 했고, 이달 22일~24일에도 앙코르 방송이 예정돼 있다.
| ▲ EBS <한반도의 공룡> ⓒEBS | ||
〈차마고도〉에 이어 ‘인사이트 아시아’ 시리즈로 제작된 KBS 〈누들로드〉도 지난 7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9.6%(TNS미디어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누들로드〉는 방송 전 8개국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에도 시청자들이 이러한 대형다큐를 즐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경제위기로 각 방송사들이 제작비 절감에 나섰고, 특히 KBS의 경우 사실상 대형기획 다큐를 대거 축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백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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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프로그램보다는 실생활과 연결된, 혹은 좀 더 쉽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재들이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주를 이뤘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방송사의 한 PD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소위 보기 편한 프로그램은 많아지고 사회를 돌아보는, 성찰적인 프로그램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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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그 사실을 알린 〈지식채널e〉 ‘17년 후’를 제작한 김진혁 PD는 정기인사에서 다른 부서로 발령 나면서 ‘보복성 인사’ 논란이 제기됐다. 〈PD수첩〉 ‘광우병’ 편의 김은희 작가 역시 방송 직전 “청와대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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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SBS 〈SBS 스페셜〉 ‘신의 길 인간의 길’도 논란이 됐다. 기독교의 본질이자 상징인 예수를 본격 조명한 〈신의 길 인간의 길〉에 대해 일부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의 기본 교리를 훼손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SBS를 상대로 시청 거부 운동, 불매 운동을 벌이고 주요 일간지에 비방광고를 게재했다. 〈신의 길 인간의 길〉 사태는 결국 방송 후 약 4개월 만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언론자유 침해 문제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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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년에도 시청자들이 이러한 대형다큐를 즐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경제위기로 각 방송사들이 제작비 절감에 나섰고, 특히 KBS의 경우 사실상 대형기획 다큐를 대거 축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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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단박인터뷰〉(아하 단박)가 207회로 막을 내렸다. 즉시, 직접적으로, 솔직하게, 현장에서, 지체 없다는 뜻을 갖고 있는 ‘단박’은 순한글로 돼 있어 사람들의 뇌리 속에 깊이 각인됐다. 〈단박〉은 그 이름처럼 이슈가 있는 곳에는 길에서건 공항에서건 봉고차 안에서건 현장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댔다.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1년 반 동안의 시간을 MC 김영선 PD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처음 선배 PD에게 MC제의를 받고 3주를 못한다고 도망 다녔어요. 도박이었거든요. 저 같은 중고신인을 쓴 다는 건, 성공하면 ‘대박’ 실패하면 ‘쪽박’이었죠. 한 마디로 ‘올인’이었어요. 첫 방송까지 공포와 불안에 떨었던 기억이 나요.(웃음)”
방금 마지막 테이프를 넘기고 왔다는 김 PD는 “다음 주 섭외에 벌써 들어가야 될 것만 같다”고 아직 얼얼한 심정을 전했다. 그에게 〈단박〉은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터뷰 후에 남는 감상까지 “인생의 한 단락을 배우는 느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로라하는 연사나 정치인들보다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보며 주옥같은 얘기를 200여명에게 들은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 ▲ 김연아 선수를 인터뷰하는 김영선 PD. 그는 김연아 선수에게 좋아하는 노래를 부탁하자 "왜요? 시키시게요?"라며 새침한 여고생의 김연아 선수에게 "나이 많은 언니가 어찌해야 되는지 쩔쩔맸다"고 기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KBS | ||
그는 주저 없이 가수 김민기를 꼽았다. “보통 방송 전에 사전인터뷰를 15분 정도 하는데, 김민기씨가 카메라도 정치도 가수도 노래도, 싫어한다는 게 100가지도 넘는 것 같더라고요. 교감이 안 이뤄져서 ‘아! 오늘 이거 안 되겠구나.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죠.”
방송은 어떻게 됐을까. 김 PD는 “걱정 속에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을 지나가면서 통한다는 느낌이 ‘딱’하고 오더라”며 “인터뷰어로서 마음을 얻어냈다고 느꼈던 인터뷰라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단박〉 마지막 방송에서 그가 “힘들 때 들으면 좋은 노래”라며 김민기의 ‘봉우리’를 부른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김 PD가 〈단박〉 MC를 하게 된 건 〈시사투나잇〉의 영향력이 컸다. 그는 〈시투〉에서 국회를 담당하는 PD로 8개월간 일했다. 그는 “국회 출입 기자처럼 하루 종일 국회에 있으면서 마이크를 들고 양당을 오가면서 의원들에게 깐죽대면서 들이댔는데, ‘돌발영상’ ‘팝콘영상’ 등에 소개되면서 제 이미지를 만들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 ▲ 김영선 PD는 21일부터 1TV <추적 60분>의 진행자로 나선다. ⓒKBS | ||
“〈단박〉을 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어쩜 저렇게 열심히 살까. 저 에너지는 어디서 올까. 나는 절대 저렇게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요즘 미안한 게 어린 여대생에게 제가 그들의 아이콘이 되고 있더라고요. 학교 특강을 가면 굉장히 멋있는 여성인 것처럼 얘기를 하는데, 저는 원래 큰 야망 같은 게 없거든요. 그냥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에요.(웃음)”
하지만 그는 좀 더 날렵하게 화면에 비치기 위해 매일 헬스를 하며 체중을 감량하기도 했다. 〈시사투나잇〉을 하며 야행성이던 생활을 아침형으로 돌려놨고, 방송을 위해서 매주 월~목요일의 점심, 저녁약속을 잡지 않고, 하루 3~4시간씩 인터뷰 준비에 골몰하며 부단하게 노력했다.
“저는 살아있는 뭔가를 쫓아다니고, 추적하고 밝혀내고 궁금증 풀어내는 것이 좋아요. CSI처럼 말예요. 이렇게 취재하는 게 재밌어요.” 〈추적 60분〉 MC이자 PD로서 다시 한 번 시청자 앞에 나서게 될 김영선 PD는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미디어&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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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프로그램] 〈추적 60분〉 ‘형님은 월북하지 않았다’
분단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생이별한 가족이 생겼고, 아버지가 혹은 삼촌이 빨갱이로 찍혀 수십 년을 쥐죽은 듯 산 사람도 있다. 오늘날까지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는 사람도 있다.
여기, 형의 월북사건으로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사람이 있다. 안용수 씨는 베트남전 당시 실종된 형이 “납북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진상 규명을 위해 40여 년간 그의 인생을 바쳤다.
42년 전 베트남에 파병돼 2년간 전장에 몸을 던진 안학수 하사는 귀국을 몇일 앞두고 외출을 나갔다 실종됐다. 안 하사는 실종 6개월 뒤 평양방송을 통해 생사가 확인됐다. 월북했다는 것이다. 형의 월북으로 가족들은 빨갱이 가족, 탈영한 범죄자 가족으로 낙인찍혀 평생을 죄인으로 살아야 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안학수 씨가 납북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군 당국이 안 하사를 납북자로 보는 이유는 실종 6개월 후, 안하사가 자진 입북했다고 보도된 평양방송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들은 북한의 방송만 듣고 안 하사를 월북자로 판단한 군 당국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베트남은 전시상황이었고, 귀국을 앞두고 외출을 나갔다가 실종됐기 때문에 베트콩의 포로가 되었을 것이란 주장이다.
제작진은 가족들의 주장에 무게를 두고 현지 취재를 통해 실종 당시 안학수 하사의 행적을 뒤쫓았다. 지난 1964년 8월, 베트남에 파병된 안학수 하사는 베트남에 전투부대가 파견되기 전, 대민심리전략차원에서 비전투부대원으로 파병됐다.
그는 베트남 붕따우 지역에 위치한 건설지원단 201이동외과병원에서 2년간 교환병으로 근무하던 중 1966년 9월 9일, 호치민으로 외출을 나간 뒤 행방불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실종 직후 6개월 동안 그의 행적에 대해 조사된 기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의 실종사건이 다뤄진 최초의 보고서는 1967년 5월 8일자 군 당국의 월북사건 진상 조사결과 보고였다. 안 하사가 북한에 왔다는 평양방송이 나간 뒤였다.
또 제작진은 베트남 파병 당시 납북됐다가 탈출한 증언자들을 만났다. 베트남에 태권도 교관으로 파견돼 전투 중 포로로 잡힌 박정환 씨는 목숨을 걸고 탈출해 502일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40년이 지났지만 그는 당시 겪었던 일들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취재진에게 당시 상황을 털어놓았다. 포로의 신분으로 끌려 다니는 동안 베트콩이 그에게 북한으로 갈 것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베트남전의 유일한 송환 포로 유종철 씨도 박정환 씨와 똑같은 상황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허술한 정부의 조사결과에 가족들은 아직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연좌제로 묶여 정부기관에 불려 다니며 구타를 당했고, 직장에서도 불이익을 받았다. 형의 생사가 궁금했지만, 혹시 형의 신변에 해가 될까봐 이산가족상봉 신청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반평생을 한으로 살아온 이들은 분단과 전쟁의 피해자다.
이선민 기자 sotong@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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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추적60분>(책임PD 구수환)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의 풀리지 않는 의문을 집중 취재한다. 어떻게 50대 여성이 백사장 3.3km를 20분 안에 주파할 수 있을까? <추적60분> 제작진은 동해안 백사장에서 직접 실험에 나섰다. 그날 새벽, 문제의 백사장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있었다.
| ▲ KBS <추적60분> '그날 새벽 백사장에서 무슨 일이' 편 ⓒKBS | ||
금강산 관광 10년 만에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격을 맞고 사망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희생된 사람은 50대 여성 박왕자씨, 유가족은 북한 측의 발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확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추적60분> 제작진은 이번 사건의 풀리지 않는 가장 큰 의문은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 번째, 박씨가 숙소에서부터 피살당한 지점까지 이동한 백사장 총거리는 약 3.3km(정부 발표), 그녀가 호텔을 나선 시간과 북측이 발표한 사망 시간과의 차이는 불과 20분. 과연 50대 여성이 백사장 3.3km를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을까? 제작진이 직접 동해안 백사장에서 실험에 나섰다.
두 번째, 북한 측이 현대 아산에 박씨의 사망을 처음 알린 것은 사건 발생 4시간 후. 그렇다면, 사건 현장은 4시간동안 그대로 보존돼 있었을까? 그날 새벽, 문제의 백사장을 찍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사진을 찍은 시각은 새벽 5시경, 6시 30분, 그리고, 7시 30분경. 그런데, 북측이 사건을 통보하기 2시간 전인 7시 30분경 사진 속 피격 지점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세 번째, 정부의 위기 대응 시스템 작동 여부다. 현대 아산은 사건을 인지하고 2시간이 지나서야 통일부에 보고했다. 대통령에게 보고된 시각은 사건 발생 8시간 30분 후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일까?
목격자의 이 같은 증언을 토대로 그날 새벽 금강산 해수욕장을 따라가 본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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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현 상태의 3교대의 철야 취재팀을 유지하면서 촛불집회에서 벌어질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최금락 보도국장은 “인력에 한계가 있어 (기자를) 더 배치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장 상황을 보고 판단해 추가 인력 투입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성명했다. 또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연출 정철언)는 지난달 10일 경부터 한 달간 카메라에 담아온 촛불집회 현장을 오는 14일 방송한다.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유, 광장의 시위 문화 변화와 그것이 역사적 맥락에서 차지하는 의미 등을 짚을 계획이다. |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미디어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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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돈의 소비자고발 ⓒKBS | ||
제작진은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2006년과 2007년에 발표된 국제프리온학회 논문집에 실린 논문저자 중 이메일이 기재되어 있는 학자(제 1저자 혹은 교신저자) 220여명에게 설문지를 배포했다.
이들 중에는 광우병 관련 연구가 가장 활발한 영국을 포함한 유럽, 미국으로부터 쇠고기를 수입하는 일본, 대만 그리고 수출 당사국인 미국의 학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답변서를 보내온 교수 중엔 광우병의 원인 물질인 프리온의 개념을 최초로 확립해 노벨상을 수상한 스탠리 프루시너(Stanley B. Prusiner) 교수가 속해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의 교수진, 현재 전 세계에서 광우병 관련 연구가 가장 활발한 영국 에딘버러대학의 관련 학과 교수 등 10여 개국 최고의 전문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제작진은 국내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한국수의공중보건학회와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공동으로 동일한 내용의 설문을 배포해 국내 학자들의 생각도 들어봤다.
이번 설문조사는 2007년 <추적60분>을 통해 과자의 유해성을 폭로한 이후 <소비자고발>에서 먹을거리 전문 PD로 활약하고 있는 이후락 PD가 직접 진행했다.
이 PD는 “최근 광우병을 둘러싼 논란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괴담수준의 과장된 위기인지 알기 위해 그 분야의 가장 전문가라 할 수 있는 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결과는 방송을 통해 공개한다”고 말했다.
이선민 기자
sotong@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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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적 60분〉이 광우병 논란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KBS 〈추적 60분〉이 오는 14일 오후 11시 5분에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과 광우병 논란에 대해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KBS 〈추적 60분〉 제작진은 지난달 29일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의 방영 이후 프로그램 제작을 준비해 왔고, 방송 날짜를 놓고 고심하던 중에 14일을 방송일로 최종 확정했다.
KBS 〈추적60분〉은 7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쇠고기 청문회’에서 오고간 내용을 토대로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국제수역사무국(OIE), 미국 현지 등을 취재하며 광우병을 둘러싼 사실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짚어볼 예정이다.
KBS 〈추적60분〉 홍성협 PD는 “아직 프로그램의 구성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라면서도 “현재 국제수역사무국(OIE)에 공식적으로 취재요청을 한 상태고,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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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특검이 결국 ‘봐주기 수사’로 끝났다. 특검의 99일간의 수사는 삼성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됐고, 이로 인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영 승계 구도는 더 확고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에도 삼성은 끝내 ‘성역’으로 살아남았다.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 고백으로 드러난 삼성 비자금 파문과 불법 경영승계 문제는 특검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 일부 신문과 방송을 제외하면 다수의 언론은 삼성 특검 진행 상황을 중계하는 수준에 그쳤을 뿐, 심층보도나 탐사보도는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TV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어땠을까.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신태섭․김서중, 이하 민언련)이 2007년 11월 1일~2008년 4월 15일 KBS, MBC, SBS 등 방송 3사의 삼성 관련 시사프로그램을 모니터한 결과 KBS는 총 42건, MBC는 9건의 방송을 내보내며 삼성 비자금 의혹을 파헤치려고 노력한 반면, SBS는 삼성 비자금 사건을 전혀 다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언론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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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3사의 삼성관련 시사프로그램 건수(2007년 11월 1일~2008년 4월 15일) 출처=민언련 | ||
KBS 다양한 접근…MBC 깊이 있는 추적…SBS ‘전무’
KBS는 ‘삼성 비자금 의혹’을 시사고발, 미디어비평, 심층취재와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했다. 그 중에서도 〈생방송 시사투나잇〉은 5개월여에 걸쳐 35건의 관련 방송을 내 단연 돋보였다.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새로운 의혹을 있는 그대로 꾸준히 전달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인 〈미디어 포커스〉는 ‘삼성 비자금’ 사건에 대해 유독 몸을 사리는 일부 신문들과 중앙일보에 일침을 가했다. 민언련은 “기업과 언론의 부적절한 공생관계가 언론의 침묵과 몸 사리기로 이어지는 뼈아픈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용기 있는 비판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추적60분〉은 지난해 11월 방송된 ‘두 번째 고백, 그들의 이름을 공개한 이유는?’에서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해 국민들의 80%가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을 믿고, 74%가 특검을 통한 실체 진실을 원한다며,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MBC는 〈뉴스 후〉와 〈PD수첩〉에서 ‘삼성 비자금 의혹’을 끈질기고 깊이 있게 전달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뉴스 후〉는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의 기자회견이 있던 바로 그 주부터 3주 연속 ‘삼성 비자금 의혹’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PD수첩〉은 〈뉴스 후〉보다 더욱 치밀한 PD저널리즘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민언련은 “사안을 심층취재 함은 물론 새해 첫 방송에서 ‘삼성 비자금 의혹’을 ‘경제 민주화’ 의제로 끌어올려 화두를 던졌다”고 밝혔다.
〈PD수첩〉은 ‘김용철 VS 삼성 나를 구속하라’(2007년 11월 6일)를 시작으로 ‘핵심은 삼성이다’(2007년 11월 13일), ‘핵심은 이재용이다’(2007년 11월 20일), ‘상속의 모든 것, 삼성-1부’(2008년 1월 8일), ‘김용철과 사제단, 삼성 특검을 말하다’(2008년 3월 11일)를 연속적으로 방송했다.
반면 SBS는 지난해 11월부터 삼성 특검 발표가 있기까지 단 한편의 삼성 관련 시사프로그램을 방송하지 않았다. 민언련은 “자체 시사프로그램이 적은 이유도 있겠지만 〈뉴스추적〉, 〈그것이 알고 싶다〉와 같은 SBS 간판 시사프로그램에서조차 삼성의 비자금 사건을 다루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고백을 한 이후, 삼성 비리의혹은 우리 사회의 최대 이슈였다는 점에서 SBS의 행태는 언론이기를 포기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이어 “KBS와 MBC가 자사의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삼성’이라는 거대 권력과 우리 사회의 문제를 심도 있게 짚은 데 대해 박수를 보낸다”면서 “반면 SBS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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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일본 순방을 앞두고 13일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기자회견은 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이란 점에서 특히 주목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5월 임시 국회 개최와 당내 계파 싸움 중단 요구를 비롯해 경기 부양 정책 등에 대해 밝혔다.
이 중 5월 임시 국회 요구에 대해선 야당인 통합민주당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 그러면 이번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신문들은 어떻게 보도했을까. 14일자 주요일간지의 사설을 살펴보자.
<경향> 진정 ‘통합과 타협의 정치’를 하겠다면
<동아> 李 대통령 對美日 외교, 國格 높이는 계기로
[시론]17대 국회,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
<조선> 이 대통령 타협 정치는 박 전 대표와의 대화부너
<중앙> 5월 국회는 17대 의원들의 마지막 책무다
<한겨레> ‘통합과 타협의 정치’ 제대로 하려면
<한국> 실행 방법이 문제인 타협·통합의 정치
제목만 보고도 알 수 있듯이, 한겨레·경향·한국일보가 이 대통령이 밝힌 ‘통합과 타협의 정치’에 대해 조언을 한 반면, 중앙·동아는 대통령의 주장대로 임시국회 개최를 촉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동아 “5월 임시국회 개최는 마지막 예의이자 책무”
<동아>는 <17대 국회,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란 제목의 시론에서 통합민주당이 임시국회를 여는데 협조해 한미FTA 비준동의안, ‘혜진·예슬법’이라 지칭되는 미성년자 피해 방지 처법법 등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에 따르면 한미FTA 비준동의안 뿐만 아니라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이 “국가적으로 매우 시급한 민생법안”이란다. 이들 법안이 어째서 ‘민생법안’에 묶이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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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4월 14일자 시론 | ||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자유선진당 부대변인은 “현역 의원의 64%가 18대에 다시 국회에 들어올 수 없는데 (이런 분위기에서)상임위·본회의 법안 처리가 제대로 세밀하게 이루어질지 의문”이라며 반대했다. 민주노동당은 “한미FTA 비준과 기업 규제완화 등은 재벌만을 위한 정책이므로 5월 국회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중앙>은 그러나 “이런 논리들은 원칙에도 맞지 않고 현실적인 민생 이익하고도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17대 의원들은 임기가 끝나는 5월 말까지 국민이 주는 보수를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앙>은 “선거에서 떨어졌다고 국회를 방치하면 그가 무슨 선량(選良)”이냐며 “이는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고 선거 후 퇴임까지 두 달 넘게 국정을 돌보지 않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동아>와 마찬가지로 <중앙> 또한 한미FTA 비준안을 ‘민생·경제 법안’ 범주에 포함시켰다. <중앙>은 “우리는 총선 전에 비준안이 처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치권은 농촌 의원들의 유권자 눈치 보기 등을 이유로 들며 선거 후로 미뤘다”며 “정치권의 논리로 봐도 이젠 선거가 끝났으니 의원들은 보다 자유롭게 비준안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은근한 압박을 가했다.
한겨레·경향 “5월 임시국회 요구, ‘통합과 타협의 정치’와 어긋나”
반면 <경향>과 <한겨레> 등은 5월 임시국회 요구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경향>은 14일자 사설에서 “이 대통령이 5월 임시국회 개원 문제를 거론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겠다면서 국회 문제를 대통령이 “언론을 통한 일방적 통보”(한나라당 남경필 의원) 식으로 다루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경향>은 이 대통령의 “친이도, 친박도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그 같은 구도가 없어지기는커녕 더욱 첨예화한 것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을 느껴야 할 사람이 바로 이 대통령”이라고 지적하며 “대통령이 진정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겠다면 우선 당내외의 비판세력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도 이날 사설에서 “임시국회를 열라거나, 조기 전당대회를 말라거나 하는 태도는 과거 보았던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며 “제대로 통합과 타협의 정치를 하려면 이런 자세부터 버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겨레>는 “이 대통령이 당장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공정거래법 개정 등 규제 완화는 대부분 대기업에 유리한 방향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졸속으로 처리할 일이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빨리 처리하라고 들이민다면, 6월에 개원할 18대 국회에서 다수 여당의 힘으로 곧바로 이를 밀어붙이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 된다.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논의와 토론을 외면한 채 일방적 주장을 강요하는 게 통합과 타협의 정치일 순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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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 4월 14일자 사설 | ||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신문고시 재검토하겠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신문고시 폐지를 포함,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13일 밝혔다. 이 경우 대형 신문사들의 ‘무가지’나 경품 제공 등을 규제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져 신문시장의 과도한 혼탁이 예상된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신문들의 보도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경향신문과 중앙일보만 보자.
<경향> 공정위가 신문시장 혼탁 조장하나
<중앙> “문제 많은 신문고시 개정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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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일보 4월 14일자 2면 | ||
반면 <경향>은 공정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실상 공정위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경향>은 “신문고시 재검토 방침은 연간 구독료의 20%를 초과하는 경품과 무가지 제공을 금지하고 있는 ‘무가지 및 경품류 제공의 제한’ 규정 등을 대폭 완화하겠다는 의미여서 언론·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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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신문 4월 14일자 14면 | ||
4반세기 넘어 살아온 장수 프로그램의 매력
<전국노래자랑>, <뽀뽀뽀>, <추적60분>, <연예가중계>…. 이들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바로 장수 프로그램이란 점. 길게는 28년, 짧아봤자 20년의 수명을 가진 프로그램들이다. 잔인한 개편의 계절에도, 4반세기를 넘어 살아남은 이들 장수 프로그램의 매력을 <한겨레>가 분석했다.
28년 송해 브랜드 <전국노래자랑>
일요일 낮 12시10분, ‘딩동댕.’ 노래자랑의 시작을 알리는 실로폰 소리는 1980년 11월 30일 시작됐다. 한물간 구식 프로그램일 뿐이라고? 얕보지 말라. <전국노래자랑>은 시청률 약 15%로 동시간대 확고부동한 1위다. 특히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송해(81)는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됐을 정도.
27년 아이 때 친구 <뽀뽀뽀>
1981년 5월 25일 첫 방송됐다. 초대 ‘뽀미언니’ 왕영은을 이어 현재 21대 이하정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있다. 케이블 어린이 채널도 늘어 시청률이야 0.5%로 최하위권이지만 없애려면 시청자 단체들이 “공영성은 어디로 갔냐”며 들고 일어난다. 1992년 주1회로 줄이려하자 시청자단체들은 텔레비전 끄기 운동을 펼치며 맞섰다.
25년 시대의 거울 <추적 60분>

▲ 한겨레 4월 14일자 22면
PD가 카메라 앞에 얼굴을 드러낸 첫 프로그램으로 1983년 3월 5일 엽기적인 보신관광 세태를 그린 ‘한국판 몬도가네’로 시작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원조.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시청률이 30%까지 오르기도 했다. 방송 연수로만 따지면 <추적60분>이 1986년부터 8년 동안 공백기를 거쳐 94년 재개됐으니 1990년부터 이어진 MBC 〈PD수첩>이 맞먹는다.
24년 확실한 팬층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1983년 10월 31일 첫 방송됐다. 50대를 꽉 잡아 오전 10시대 전체 채널 평균 시청률인 5~8%를 유지하고 있다. 고정 시청자 층이 확실하다. 제작진이 시청자 층을 넓혀보려 20~30대가 관심을 가질만한 ‘우리 아이 영재로 키우는 법’ 등을 소개하자 시청률이 떨어졌다고 한다.
24년 단순함의 힘 <가족오락관>
쇼·오락 진행자 가운데 한 프로그램을 가장 오래 맡은 사람은? <가족오락관>을 1984년 시작부터 진행한 허참이다. 정소녀 등 여자 진행자만 계속 바뀌어 지금은 21대로 이선영 아나운서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상대의 행동을 보고 낱말을 빨리 많이 맞추는 ‘스피드 퀴즈’도 프로그램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남녀로 편을 갈라 게임하는 <가족오락관>은 단순함의 정점을 보여준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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