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09/09/01 권력에 ‘순종한’ 언론과 ‘맞서는’ 언론
  2. 2009/08/12 방송출연 시간 정권에 유리하게 바꾼 프랑스
  3. 2009/05/19 사르코지 낙하산 인사 비판한 언론인 피소
  4. 2009/04/23 ‘사르코지 비디오’로 언론인 4명 줄소환
  5. 2009/04/14 英 언론인, 블로그 통해 권위 벗고 대중 속으로
  6. 2009/03/10 정부 ‘언론통제’ 시도에 방송중단 사태
  7. 2009/02/24 사르코지와 MB의 닮은 점과 다른 점
  8. 2008/07/14 프랑스 공영방송, 사르코지에 저항하다
  9. 2008/06/03 "여러분 곁에 함께있지 못해 미안합니다"
  10. 2008/05/06 유럽 광우병도 방송 고발로 잡았다 (2)
2009/09/01 11:56

권력에 ‘순종한’ 언론과 ‘맞서는’ 언론

[글로벌]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권력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 할 때, 어떤 언론사는 권력에 순종하고, 다른 언론사는 권력에 맞선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권력에 일차적인 문제가 있지만, 권력에 순응하는 언론사들 역시 공범이다. 권력에 길들여진 언론이 정부의 잘못에 침묵을 지키는 사이 다른 언론사에서는 사장이 교체되고 기자가 고소당하는 일이 일어난다. 프랑스의 전반적인 상황이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한 언론사가 ‘변절했다’고 판단한 다른 언론사를 지면을 통해 비판한 일이 있었다.

   
▲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
포문을 연 것은 리베라시옹이었다. 지난 7일자 신문에서 리베라시옹의 대표 로랑 조프랭은 AFP 통신의 이름(Agence France-Presse)을 살짝 비틀어 ‘겁쟁이 프랑스 통신사’(Agence France-frousse)란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칼럼의 첫줄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AFP는 문득 권력이 두려워 졌나?”

이 글은 AFP의 변절증거로 세 가지 사례를 들고 있다. 지난 4월 사르코지 대통령이 스페인 총리 호세 루이즈 로드리게즈 자파테로를 두고 “똑똑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해 프랑스와 스페인의 관계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것과 지난해 1월 프랑스 거대은행 소시에떼 제네랄에서 일어난 대형 횡령사건 그리고 이달 초에 알려진, 또 다른 거대은행 BNP가 거래처에 불법적으로 보너스를 지급했다는 의혹 등이다.

리베라시옹은 AFP가 이들 사건에서 침묵을 지키다 늦게서야, 그것도 당사자들의 변명을 실은 기사만을 썼다고 비판했다. 조프랭 대표가 특히 화가 난 것은 이들 사안들에 대해 리베라시옹이 앞장서서 비판기사를 실을 때마다 AFP는 정부나 거대은행들의 입장을 옹호했다는 것이다. 그는 “기자들의 조사보다 정부와 은행의 변명을 더 믿느냐?”고 항의했다. 조프랭 대표는 “만약 리베라시옹이 지구가 둥글다고 하고 프랑스 대통령 측에서 지구가 평편하다고 한다면, AFP는 일단 지구가 평편하다는 정부의 말을 소개하고 공평한 입장에서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도 있다’고 소개해 줄 것”이라며 비꼬았다.

상대방인 AFP의 대표 필립 마소네는 지난 10일, 리베라시옹지에 직접 기고를 해 답변했다. “AFP는 어떤 권력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AFP의 기자들은 겁쟁이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세 가지 사례에서 나타난 AFP의 늦은 보도에 대해서는 “정보를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 프랑스 통신사 AFP.
한편 프랑스 기자조함(SNJ)에서는 AFP를 옹호하고 나섰다. 이들은 무엇보다 리베라시옹이 AFP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태도를 문제 삼았다. SNJ는 “AFP는 본래 구조상 특정 정치 및 경제세력이 장악할 수 없게 되어 있다”며 “AFP가 변화를 준비하는 민감한 시점에 이런 칼럼을 내놓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프랑스 기자조합이 언급한 이 변화가 오히려 AFP의 변절 이유일 수 있다. 현재 국영기업인 AFP가 정부에 의해 재단형태의 사기업으로 전환되는 상황이며, 이런 때에 대통령과 프랑스 양대 은행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은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프랑스 고등교육원(EPHE) 제 5분과 정치철학 박사과정
AFP의 지위가 특히 논란이 되는 이유는, 리베라시옹이 칼럼에서 말하듯이 AFP는 단순한 언론사가 아니라 프랑스와 전 세계에 자신의 기사를 제공하는 통신사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기사가 프랑스 모든 신문사, 방송사로 퍼져나가는 만큼 AFP가 권력을 대하는 태도는 프랑스 전 언론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조프랭 대표는 7일자 칼럼에서 “권력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들을 숨기려고 한다. 만약 숨길 수 없게 되면 그들은 이 정보를 흐트러트리고 상대화시켜 중요하지 않아 보이게 만든다”고 말했다. 언론의 자유에 대한 강조가 일부 사람들에게는 정부에 대한 트집잡기로 비춰질지도 모른다. 언론사를 폐간시키거나 기사를 검열하는 식의 확연한 탄압이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용한 목소리로 언론을 길들이는 정부의 방식은 새로운 형태의 언론통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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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2 15:52

방송출연 시간 정권에 유리하게 바꾼 프랑스


[글로벌] 이지용 프랑스 통신원

정치인들의 얼굴에는 두 가지의 표정이 있다고 한다. 방송 카메라가 있을 때의 표정과 카메라가 없을 때의 표정. 인간이면 누구나가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지만 대중 앞에 보여지는 모습이 중요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방송은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소개하는 수단임에 되도록 많이, 멋지게, 근엄하게 때로는 쿨하게 자신을 포장해서 홍보하려 한다.

 
 
▲ 사르코지 대통령.

카메라 뒤편에서 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목격하는 제작진들은 진실을 알지만 가공되어 보여지는 모습만을 접하는 대중들이야 많이 보이고 자주 나와서 좋은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 법이다. 때문에 자주 나와서 얼굴을 비치는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는 높다. 그리고 그들은 이것을 대중과의 소통이라고 표현한다.

언론법 때문에 방송가에도 태풍이 불고 있다. 야당은 거리투쟁, 전국언론노조는 보도투쟁으로 언론법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고 여당과 정부는 위기에 빠진 언론계를 살리고 방송의 공정성 확보와 더불어 엄청난 일자리 창출까지 고려한 아주 좋은 법이라고 홍보하면서 정해놓은 수순에 따라 열심히 밀어붙이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을 때 대중들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시기인데 방송사, 신문사들 모두 이 법안을 놓고 각자의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기에 공정한 보도는 없고 자신들의 주장만이 존재한다. 문제는 다루어지는 주장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도를 넘고 있다는 것이다.

의회의 과반을 넘는 여당, 대통령의 사람들로 채워진 언론관련 기관들, 우리가 남이 아닌 거대 언론들…. 프랑스와 한국의 상황은 많은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최근 프랑스 방송위원회(CSA)는 정치인들의 방송 출연 시간 규정법을 개정했다. 기존의 법은 프랑스의 TV와 라디오는 집권당과 대통령에게 할애하는 시간만큼 야당에게도 같은 시간을 주어야 하는 50 대 50의 원칙을 지켜왔다. 그러나 이번에 개정된 법은 정부와 여당 그리고 야당에게 각자 30% 씩의 시간을 할애하도록 한 것으로 올해 9월 1일부터 시행된다.

결과적으로 야당은 과거에 비해 TV나 라디오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과 정책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고 정부와 여당의 몫은 상대적으로 높아져 앞으로는 주어진 시간도 넉넉하기에 국민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즐기시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방송출연이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야당과 언론계는 반발하고 있지만 숫자로 밀어붙여 법으로 만들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만들어진 법이라고 주장하는데 어쩔건가?

 
 
▲ 프랑스=이지용 통신원/ KBNe 프랑스 대표

한국의 언론법 개정과 프랑스 정치인들의 방송출연 시간규정법 개정은 힘 있는 다수의 일방적인 주장을 대중에게 강요할 수 있는 정보 독재를 의미한다. 토론과 합의는 존재하지 않고 펌프질로 졸졸 흐르는 청계천처럼 그들만의 주장이 한쪽으로만 흘러가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오른쪽으로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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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9 16:03

사르코지 낙하산 인사 비판한 언론인 피소

[글로벌]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최근 프랑스에서는 한 인터넷 신문과 은행 사이에 법정싸움이 시작되었다. 분쟁의 두 당사자는 〈미디어파트〉(Mediapart)라는 인터넷 신문과 깨스 데파르뉴라는 은행이다. 미디어파트의 대표 에디 플레넬(Edwy Plenel)과 기자 로랑 모뒤(Laurent Mauduit)가 깨스 데파르뉴 측의 고소로 지난 12일 파리 법원에 출두했던 것이다.

깨스 데파르뉴는 미디어파트를 상대로 11가지 사항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핵심은 깨스 데파르뉴의 신임사장인 프랑스와 페롤의 대표 취임절차에 관한 것이다. 미디어파트는 페롤 사장의 취임이 불법적이었다고 비난해 왔다.

    


▲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미디어파트는 〈르몽드〉의 전 편집장이었던 에뒤 플레넬이 2008년 창간한 온라인 신문으로 “기자들이 스스로 여러 사건들을 파헤친다”는 활동목표를 갖고 있다. 미디어파트는 지난 2월 21일부터 프랑스와 페롤 사장의 취임 배경을 파헤쳐 왔다. 문제의 인물 프랑스와 페롤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그의 보좌관으로 일해 왔었다. 언뜻 떠오르는 우리의 용어로, ‘낙하산 인사’였던 셈이다.

소송을 당한 미디어파트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플레넬 대표는 지난 5일 자사의 사이트를 통해 ‘법정에 선 정보의 자유’라는 제목의 글을 개제했다. 그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등 언론 전분야에 걸쳐 언론의 자유와 다양성을 침해해 온 연장선 상에서 자신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프랑스의 여러 단체들 역시 법정소송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깨스 데파르뉴와 프랑스 사법당국을 비판했다. 대표적인 단체가 ‘인권연맹’으로 이들은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기업의 압력 때문에 침해당하기에는 언론의 자유는 너무나 소중하다”고 호소했다. 인권연맹은 “미디어파트와 같은 신흥 인터넷 매체를 조사하는 것은 언론의 다양성을 훼손한다”며 소규모의 인터넷 매체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파트는 자사의 사이트를 통해, 언론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페롤 사장의 취임을 비판해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디어파트가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듯, 4일부터 시작된 온라인 지지서명에는 첫날에만 6000여 명의 각계각층 인사와 일반시민들이 참여했다. 고소를 당한 로랑 모뒤 기자는 ‘미디어파트에 대한 수많은 지지, 고맙습니다!’라는 글로 자신의 정당함을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의 자유가 침해당하고 있는 프랑스의 현실에서, 지지서명을 했던 모든 이들 역시 미디어파트의 싸움이 길고 힘들어질 것임을 알고 있다. 에뒤 플레넬 스스로, 소송은 올해 가을이나 내년 초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되리라 예상하는 등 장기적인 싸움을 각오하고 있다. 다음 소환조사는 26일로 잡혀 있다.

프랑스에서 언론의 자유는 정부, 자본, 낙하산 인사 등에게 쉴 새 없이 공격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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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3 10:36

‘사르코지 비디오’로 언론인 4명 줄소환


[글로벌]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고 기자들이 잡혀가는 나라가 있을까. 의외로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프랑스가 그렇다.

지난 1일 프랑스 인터넷 신문인 〈Rue 89〉의 기자 2명과 프랑스 공중파 텔레비전France 3의 기자 2명이 경찰에 소환됐다. 이들은 France 3의 미공개 정보를 훔쳐 유통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일명 ‘사르코지 비디오’ 건의 용의자로 조사받은 것이다. 이 비디오는 지난해 6월 30일 France 3의 〈19/20〉이란 프로그램에 출현했던 사르코지 대통령의 방송직전 모습을 담고 있다.

 
 
▲ ‘사르코지 비디오’ 건에 대해 기사를 실은 지난 2일자 <리베라시옹>.

이 비디오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대담자들에게 경어를 쓰지 않고 촬영 기술자들을 무시하며 거만한 자세로 앉아 있었던 것이다. 당시 이 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져갔고, 사르코지가 마치 왕처럼 행동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이 4명의 기자들을 유출 혐의자로 지목, 소환한 것이다. 이들은 아침 9시 30분에 경찰서에 출두해 두 시간 여 조사를 받은 후 12시쯤 풀려났다. 현재 이 사르코지 비디오 사건은, 법원에서 계속 조사할 것인지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형식적으로  번 조사는 France 3의 고소 때문이었다. France 3의 임원단은 자신들이 공개하지 않은 정보를 〈Rue 89〉의 두 기자 피에르 아스키와 오귀스땡 스칼베르가 〈Rue 89〉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유포시켰다는 것이다. France 3 임원단은 〈Rue 89〉에 비디오를 건네줬다며 자사의 기자들인 조셉 튜알과 카린 아조파르디 역시 고소했다.

하지만 아무리 France 3가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고 말한들, 내막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리베라시옹〉은 지난 2일자 기사에서 사르코지 대통령 측이 France 3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비난했다. 물론 France 3는 여전히 사르코지 대통령과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Rue 89〉는 경찰의 소환 통보가 오자마자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시작했다. 소환을 앞둔 지난달 30일부터 〈Rue 89〉는 자사의 사이트에 언론자유 지지성명을 실었다. 여기에는 사회당을 비롯한 야당인사들과 학계, 문화계 등 각계각층 50여명의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반자본주의 신당을 만들어 좌파 세력을 결집중인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소환당할 4명의 기자들을 응원하며, 이 기자들이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미지 홍보용 들러리가 되는 것을 거부해 비디오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차기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파리 시장 베르트랑 들라노에 역시 “기자들에 대한 사법부의 조치가 우려스럽다”며 “기자들이 정보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경찰에 소환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민주주의가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France 3의 기자조합 역시 자사의 임원단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소환 사건과 함께 기자들의 행동을 일일이 감시하는 France 3 내부의 CCTV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기자조합 대표 장 프랑스와 테알디는 성명을 통해 “하루 종일 CCTV 카메라가 기자들을 감시하고 있다”며 이는 “취재원 보호 등 기자들의 권리를 경찰 손에 쥐어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France 3의 두 기자 역시 이 CCTV 판독결과 용의자로 지목 받은 것이었다.

 
 
▲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프랑스 고등교육원(EPHE) 제 5분과 정치철학 박사과정

소환 일인 4월 1일에는 국경없는 기자회에서 성명을 발표하며 프랑스의 언론자유 침해에 대해 비판했다. 이 발표문은 “프랑스가 2년 전부터 유럽 최고의 언론자유 침해 국가가 됐다”고 시작하며 프랑스 정부의 언론탄압을 질타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그동안 프랑스의 언론자유 상황을 러시아, 중국 등처럼 심각하게 여기지는 않았으나 이제는 해도 너무 한다”고 프랑스 정부에 경고했다. 선진국이라는 프랑스에서 기자들이 경찰과 사법부의 조사를 두려워하는 상황이 어처구니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프랑스는 한국처럼 결혼 직전의 신부를 검찰에 소환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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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4 15:37

英 언론인, 블로그 통해 권위 벗고 대중 속으로

[글로벌] 런던=장정훈 통신원 
 
런던=장정훈 통신원 moosou@hanmail.net 
 
 
지난해 ‘유럽피언 디지털 저널리즘 스터디’가 유럽 9개국 347명의 언론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 언론인의 85.37%가 회사에서 제공하는 개인 블로그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두 번째로 많은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는 56.82%, 나름대로 언론의 힘이 막강하다고 하는 프랑스는 최저 수치인 18.75%를 기록했다. 영국의 언론인이 얼마나 디지털화 되어 있는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신기하다. 생활 속의 영국은 통신 후진국이다. 지하철뿐 아니고, 앞뒤가 뚫린 터널만 들어가도 아니 어떤 곳은 건물 안에서도 휴대폰 신호가 끊기기 일쑤다. 인터넷은 보통이 10메가, 조금 빠른 것이 20메가 정도에 불과하다. 영국 국민은 그런 것에 대해 큰 불평을 하지 않는다. 그런 정도로 일상적인 업무나 생활에 큰 지장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사람들은 웬만한 불편은 감수하고 살아갈 마음의 준비가 늘 되어 있는 우리와는 조금 다른 종족이다. 출근길에 기차나 전철이 제시간에 오지 않아도 “오늘도 늦는구나” 할뿐 크게 동요하거나 흥분하지 않는다. 그 정도 불편은 일상이니까. 그런데 미디어만큼은 예외다. 영국의 모든 서비스업이 시간 개념 없이 움직일 때도 미디어만큼은 예외가 돼 국민이 기대하는 시간보다 빠르게, 완벽에 가까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 G20 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전하고 있는 가디언지의 안드류 스파로우 기자의 블로그.

얼마 전 런던에서는 G20 정상회담이 열렸다. 각국의 경제대표와 정상들이 함께한 이 국제회의는 시절이 시절인 만큼 전 세계로부터 큰 주목을 끌었다. 수많은 시위대가 런던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었고, 같은 시간대에 런던 동쪽에 위치한 엑셀센터에서는 그 중요하다는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어느 곳에 있지 않아도 서너 곳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그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손바닥 보듯 볼 수 있었다. 컴퓨터에 각각 다른 곳으로 흩어져서 취재하고 있는 언론사 기자들의 블로그를 동시에 띄워 놓음으로써 말이다. 기자들의 블로그는 문자와 동영상을 통해 현장의 자질구레한 이야깃거리까지 모두 담아내고 있었다. 공식기사 보다 좀 더 빠르게, 공식기사보다 좀 더 개인적이고, 친근한 표현에 담아서 말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BBC의 경제부 스타기자 로버트 페스톤 기자는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까다로운 보안 검사로 2시간이나 걸려 겨우 프레스센터에 들어온 과정을 설명하면서 화도 나고 지치지만 이곳엔 친절하게도 커피와 크라상이 제공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가디언지 안드류 스파로우 기자는 다른 기자들의 프레스센터 입장기를 듣는 것보다 더 재미없는 건 없다면서 자신이 입장하는데 걸린 95분은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회담장에서 관심있게 지켜볼 몇 가지를 농담을 섞어 가며 집어 준다. 같은 시간, 시위대의 행렬에 섞인 동료기자들은 역시 블로그를 통해 시위대의 차림새며, 경찰의 움직임 등을 개인적인 의견이나 의문을 섞어가며 사진과 함께 올린다.

사실 영국의 방송 언론인들은 대중 앞에 늘 친근한 모습이었다. 근엄한 모습으로 뻣뻣하게 서서 멘트를 날리기 보다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도 하고, 부러진 우산을 쓰기도 하고, 취재원과 함께 춤을 추거나, 뛰기도 하면서 뉴스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디지털은 그런 노력의 또 다른 수단이 되었을 뿐이다. 특히 종이매체로써는 시도할 수 없었던.

디지털 세상을 사는 영국의 기자는 더 바빠졌다. 발빠른 기사를 쓰기에도 벅찬 시간에 블로그까지 돌려가며 실시간 현장보고를 해야 하고, 시청자나 독자들과 관계의 밀도도 높여야 한다. 블로그뿐 아니다. 온라인상에 비디오 클립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기자들은 이제 카메라까지 돌려야 하는 일인다역의 시대를 살고 있다. 최근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해 기자들은 더 많은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게 되었다(46.25%), 더 오래 일한다(26.73%), 특종이 더 중요해 졌다(36.04%), 자료를 조사할 시간이 없어졌다(25.53%) 등 부정적인 요소들을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긍정의 힘은 어디서 솟아나는 것일까? 60%가 넘는 언론인이 작금의 상황을 종전처럼 즐기거나 그 이상 즐기고 있다고 답했단다. 소속 언론의 질에 대한 평가도 70% 이상이 똑같거나 더 좋아졌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맞거나 틀리거나, 필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생각한다. 디지털은 미디어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던 생산자의 권위를 박탈했다. 그리고 생산자가 개인적으로, 친밀하게 소비자에게 다가서도록 만들었다. 생산자는 디지털의 속도로 인해 더욱 바빠지고, 피곤해졌지만 소비자가 한층 만족해하는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그 반응을 곧바로 확인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좀 더 향상된 존재감과 보람을 갖게 되었다.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다. 모든 언론인들이여, 그 알량한 권위를 벗고 대 국민 서비스에 충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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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0 20:59

정부 ‘언론통제’ 시도에 방송중단 사태

[글로벌]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지난 5일 프랑스의 해외 라디오 방송인 RFI(Radio France Internationale)의 방송이 중단되었다. 방송이 중단된 것은 RFI 노조가 파업을 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우리의 방송관련 분규를 떠올리게 하지만 언뜻 보기에 우리 문제와 유사점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RFI의 방송 중단이 RFI가 주로 해외에 거주하는 프랑스어 사용자들, 즉 프랑코폰(francophone)들을 대상으로 하는 라디오 방송이고, 국내 송출은 파리를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에 한정되기 때문에 방송중단의 여파가 크지는 않았다. 파업의 원인이 미디어 법안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직원들의 해고 문제였다는 것도 우리의 최근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프랑스 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이번 RFI의 방송중단이 우리 현실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 프랑스 해외 라디오 방송 RFI 홈페이지.

RFI가 시련을 겪기 시작한 것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다. 대통령이 국영방송에서의 광고폐지를 필두로 여러 구조조정안을 제시하자, 정부 정책에 맞춰 RFI 경영진은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RFI 경영진의 의사결정기구인 기업위원회는 올해 1월 ‘현대화 계획’을 제시했다. 이 계획은 우선적으로 RFI의 언어를 정리했다. RFI가 해외방송인 만큼, 19개의 다양한 언어로 방송되었는데, 이 가운데 청취율이 낮은 폴란드어, 알바니어 등 6개 언어의 방송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부는 여기에 ‘사회적 계획’이란 이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보탰다. 지난 1월 말, RFI의 전체 직원 1000명 가운데 보직 206개를 없애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물론 이 계획은 RFI 직원들의 거센 항의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 달 24일 르몽드지를 통해, RFI의 노조대표 엘리자 드라고(Elisa Drago)는 “우리는 계속해서 일할 것이다. 현대화란 말이 해고를 뜻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회사의 권고사직안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RFI의 전 대표였던 에르베 부르주 역시 노조편에 서서 지난달 9일 ‘RFI를 구하자’는 제목의 호소문을 르몽드에 기고했다. RFI 노조는 지난달 11일, 리베라시옹지를 통해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RFI의 구조조정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 공개서한에서 RFI노조는 정부가 자신들을 ‘조롱’하고 있으며, RFI를 폐업시키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5일의 방송중단 역시 206명의 해고에 대한 RFI노조의 대응이었다. 노조측은 파리 법원의 중재를 촉구하며 파업을 벌였는데, RFI의 경영진은 파리 법원의 권고안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노조의 다각적인 노력 끝에 파리 법원은 오는 12일, 사회적 계획의 정당성 여부를 검토하게 되었다.

RFI의 문제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근본적으로 프랑스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점이다. 리베라시옹은 지난 달 26일 기사에서 각종 개혁법안의 문제점을 사르코지 대통령의 연이은 ‘권력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가 각종 법안를 제안하는 것이 실은, 민주주의적인 규제들을 피해가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 신문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2007년 당선된 이후, 시장 자율화를 추진해 왔고 이는 프랑스 경제상황을 ‘위기’란 말로 정의하면서 정당화 되었다고 한다. 대학, 사법부, 병원 등의 구조조정 법안과 경제 및 노동시장 현대화 법안 등을 사르코지 정부는  위기란 미명하에 밀어부쳤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지난 7일 프랑스 미디어 개혁법 역시 공표되었다. 하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국영방송을 시장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광고를 폐지하고 방송사 대표를 대통령이 임명하겠다고 하지만, 정부권력 자신으로부터 어떻게 방송이 자유로울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RFI의 대량해고 계획은 미디어 법안이 가져올 어두운 미래를 예고한다. 앞으로는 말단 직원들이 아닌, 방송사 대표를 좌지우지할 힘을 정부가 갖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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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4 16:43

사르코지와 MB의 닮은 점과 다른 점

[글로벌] 파리=이지용 통신원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은 역대 프랑스 대통령과 비교해 볼 때 국가의 큰 어른이라는 전통적인 프랑스 대통령의 이미지를 바꾸어 놓은 대통령이자 끊임없이 뉴스를 만들어 내는 뉴스메이커다. 그는 대통령 선거 유세당시 약속한 “언제나 프랑스 국민들 가장 가까이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집권초기부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다방면에 왕성하게, 전방위적으로 개입하며 매일 신문과 방송에 뉴스를 제공했다.

국민들이 심각한 아이템에 식상할 즈음에는 이혼과 로맨틱한 재혼이라는 연애 아이템까지 제공해주니 언론에서는 이를 놓칠 수가 없다. 때문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언론을 장식하는 사르코지 대통령을 빗대어 프랑스는 ‘사르코랜드’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가끔 대통령의 언론 출석률이 조금 저조할 때는 대타로 부르니 영부인께서 빈자리를 채워 주기 때문에 사르코랜드에서는 뉴스 아이템 걱정은 없다.


▲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사르코지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언론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이명박 정권과의 비교 모델로 심심치 않게 인용되고 소개됐다. 강력한 리더십, 자유시장 경제를 지향하는 미래주의 대통령, 저돌적인 개혁 정책…. 일부 한국 언론에서는 이명박 정권과 사르코지 정권을 비교하면서 닮은꼴 대통령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첫 번째 닮은 점은 두 사람 모두 집권 여당이 국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일단 정책을 밀어붙이기에는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정책 수립과 결정 과정에서 민주적인 절차와 대화를 통한 사회적인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전횡이 집권초기부터 반복돼왔고, 이와 같은 문제는 국민적 반발을 불러 일으켜 왔다.

두 번째 닮은 점은 강력한 보수언론들이 그들의 정권창출을 위해보고 읽는 사람도 불쌍할 정도로 열심히 홍보지 역할을 해왔고, 현재도 든든한 방어막이 되고 있으며 두 정권 모두 자신들의 오늘이 있는데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홍보자들에게 부채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사르코지는 공영방송 광고폐지법안을 통해 형제처럼 가까운 민방의 사주에게 막대한 광고이익을 제공했고 한걸음 더 나아가 강력한 미디어그룹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가 미디어 총회의 반대에 부딪히자 대신 신문업계 지원정책으로 논란을 봉합하며 인쇄매체의 숨통을 열어 주는 선에서 물러섰다.

    


▲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그러나 사르코지 식의 밀어붙이기가 이명박 정부의 그것과 다른 점은 사르코지 정권은 공영방송 광고폐지법을 만드는 과정에 자신에게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비판을 서슴지 않았던 프랑스 공영방송 사장을 누구처럼 억지로 이유를 만들어 쫓아내지도 않았고 그의 임기는 공영방송법에 따라 2011년까지 보장돼 있다는 점이다. 또 공영방송법 개정문제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특별방송 녹화를 위해 방송사를 찾은 대통령의 인사를 받지 않고 대꾸조차하지 않은 France 3의 오디오 기술자는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았다.

얼마 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대형버스가 필요할 정도로 많은 수행기자들을 대동하고 영국과 프랑스를 다녀간 후 일부 언론에서 프랑스의 미디어개혁 정책을 예로 들며 현재 이명박 정부가 추진 중인 미디어정책법의 당위성을 역설, 2월 내 법안처리를 위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프랑스는 여전히 방송·신문의 겸업에 관한 ‘소유 규제’가 존재하며, 최근에 통과된 방송법 개정안 이 공영방송에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해줄 것이라는 주장은 현재로서는 검증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르코지 정권과 이명박 정권의 다른 점 하나 더. 사르코지 정권은 기자단 몰고 외국 다니면서 분위기 띄우는 기사를 만들게 하는 유치한 방법은 쓰지 않는다. 그런 기사를 읽고 보는 국민들이 창피해 할까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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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4 15:12

프랑스 공영방송, 사르코지에 저항하다

[글로벌 미디어] 이도경 KBS 파리 PD특파원

지난 6월 30일 저녁 프랑스 공영방송 앞.

사르코지 대통령이 공영 TV에 출연하기 위해 도착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공영방송 장악 중지”라는 피켓을 든 공영 방송인들의 야유와 함성이었다. 그리고 사르코지가 스튜디오에 앉았을 때 음향담당자는 마이크를 채워주면서 사르코지의 인사를 받지 않았다. 사르코지는 “이건 교육문제야…. 사람을 초대했으면 인사를 해야지…. 공영방송에서 이럴 수가 있나”라고 불평했다. 이 장면은 당시 녹화되었고 인터넷에 퍼지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방송에 들어가자 사르코지는 “공영방송과 민영방송 차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 다음 날 아침 공영방송 사장인 파트릭 드 카롤리스는 대통령의 말에 대해 “잘못됐고, 터무니없고(stupid), 정말 공정하지 못하다”고 항변했다. 당장 문화부 장관은 공영방송 사장이 그런 말을 한 건 “비정상적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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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공영방송 재원을 둘러싼 갈등

프랑스 정부와 공영방송이 이렇게 ‘막가게’ 된 것은 지난 1월 사르코지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에서 예견된 것이었다. 이 때 사르코지는 공영방송에서 광고를 폐지하면서 프랑스 문화정책의 변화를 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문제는 광고폐지에 따른 재원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 독일에서는 이미 수 차례 공영방송 광고 폐지를 시도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실패한 경험이 있다.

사르코지의 지시를 받은 여당의 실세인 코페 의원은 네 달간의 위원회 활동 결과를 6월 25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공영방송 광고는 2009년부터는 저녁에서 새벽까지, 2012년부터는 완전히 없어진다. 그리고 광고 폐지로 인한 손실 8억 5천만 유로(약 1조 4천억원)는 수신료 물가 연동 인상과 수신료 대상 범위 확대로 3억 유로, 통신업자와 민영방송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3억 8천만 유로 그리고 자체 절감 등으로 1억 7천만 유로로 보충한다.

사르코지가 영국 수신료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수신료(연간 116유로)를 올리기보다 통신업자 등에 대한 세금으로 충당하려는 것은 가뜩이나 구매력 저하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안에 대해 통신업자는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하고, 민영방송도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또 인터넷과 이동 통신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유럽의회에서도 반대 의사가 나왔다. 한편 매년 정부가 민간업자에게 세금을 걷어 공영방송에 주는 형식도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저해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통령이 공영방송 사장까지 임명?

코페 보고서 발표날, 사르코지는 원래 보고서에도 없던 대통령의 공영방송 사장 임명안을 전격 발표했다. 지금은 프랑스 방송위원회(CSA)에서 임명하는 절차를 철도 공사나 전력 공사처럼 대통령 임명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을 비롯해 강력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유럽 선진국 어떤 나라도 대통령이 공영방송 사장을 임명하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이탈리아의 베를루스 코니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 프랑스 지식인 사회에서 이탈리아의 정치 상황과 미디어 환경은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이탈리아에서는 의회에서 공영방송 사장을 임명하는데 이 때문에 공영방송이 정치권에 대해 쓴 소리를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 -

지난 7월 1, 2일 방송위원회가 1001명의 표본 설문조사를 한 결과도, 프랑스인의 71%가 대통령의 공영방송 사장임명을 ‘공영채널의 정치적 통제를 강화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한다고 나왔다.

역경 속의 공영방송

정부안대로라면 공영방송은 당장 한 해 2천 3백억 원 정도를 절감해야 한다. 올 초 사르코지의 광고폐지안 발표만으로도 벌써 광고 수익 25%가 줄었고, 보도와 제작에서 차질을 가져오고 있다고 한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다채널화로 점점 입지가 축소되는 지역 공영방송은 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지금 13개 지역방송을 7개로 통폐합하겠다고 한다.

이미 올해 들어서 벌인 두 차례의 전국적인 파업에는 공영 텔레비전뿐 아니라 라디오와 국립영상원(INA) 등 공영방송 관련 종사자들이 모두 참여했다. 이들이 느끼는 위협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심각하다.

사르코지와 미디어 재벌 간의 유착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상태다. 건설사에서 시작해 가장 큰 민영방송 TF1과 부이그 텔레콤의 실제 소유주인 마르탱 부이그나 대형 출판사, 잡지사, 라디오 채널 등을 소유하고 있는 아르노 라가르데르는 사르코지와 절친한 관계로 유명하다. 사르코지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이들에게 분명히 혜택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고 한다. 프랑스 노총 CGT는, 공영방송 광고 폐지로 민영방송에게는 연간 3억 유로의 이익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공영방송인들은 사르코지 정권에서 점점 공영 채널이 축소되고 민영화가 가속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한다.

지금 프랑스 공영방송은 정권으로부터의 정치적 독립과 함께 자본으로부터의 위협을 막아야하는 곤란한 지경에 놓여있다. 여론의 힘을 입은 공영방송 사장이 정부안에 적극적으로 반대함으로써 정부안의 9월 의회 통과를 앞두고 본격적인 공방이 벌어질 예정이다.

프랑스=이도경 KBS 파리 PD특파원 jiwaha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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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3 14:38

"여러분 곁에 함께있지 못해 미안합니다"

[글로벌 미디어] 프랑스 교민 유학생 150여 명, 에펠탑 앞에서 촛불문화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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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프랑스존
지난 6월 1일 오후 5시의 프랑스 파리. 에펠탑 맞은편 트로카데로 인권광장에 한국인 150여명이 모였다.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파리에서, 이들은 한 목소리로 한국 정부를 향해 외쳤다. 그 내용은 ‘장관고시 철회’, ‘폭력진압규탄’ 그리고 ‘한국의 촛불집회 지지’였다.

프랑스는 한국보다 7시간이 늦다. 폭력진압이 시작되는 한국의 새벽시간에 프랑스는 활기찬 저녁을 맞았다. 6월 2일 새벽의 폭력진압의 순간, 파리의 촛불집회는 서러우리만치 평화롭기만 했다.

이 날 집회는 참가자들의 자유발언과 성악 및 풍물패 공연 등으로 이뤄졌으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시위자들은 집회시간 동안 영어와 불어로 된 자료와 사진을 관광객들과 프랑스인들에게 보여주며 한국의 현실을 알렸다. 총을 들지 않았을 뿐, 사실상의 군대인 전투경찰의 끔찍한 폭력에 외국인들은 경악했다. 집회의 가장 큰 목적대로 촛불집회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국내에 소개됐고 한국의 네티즌들은 프랑스의 응원에 댓글로 고마움을 표했다.

프랑스에서도 촛불집회를 하자는 의견은 한국에서와 같이 인터넷에서 시작됐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프랑스존’이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생활정보 등을 나눠왔는데, 이번 촛불집회는 이 사이트의 '제안, 토론'란을 통해 논의됐다.

5월 28일에는 ‘안개비’라는 아이디의 회원이 촛불시위를 본격적으로 제안했다. 여기에 뜻을 같이하는 교민 및 유학생 그리고 한국의 진보신당 지지자 모임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촛불시위 계획은 구체화되어 갔다. 또한 교민 윤 안드레아씨가 MBC <100분 토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자 프랑스에 있는 한국인들의 관심도 더욱 커졌다. 

그리고 5월 31일 밤, 한국에서의 폭력진압 소식이 전해졌다. 불법으로 자행된 공권력의 폭력진압은 많은 교민들과 유학생들에게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었고 이들은 배낭여행, 유학정보 카페 등 프랑스와 관련된 각종 커뮤니티에 촛불집회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다음날, 많은 한인들이 시위에 참여했다.

집회도우미였던 유학생 나 모씨는 “월드컵을 제외하고 한인들이 모여 공동의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기껏해야 20명 정도만 참가할 줄 알았는데 150명이나 오셔서 기뻤다”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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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프랑스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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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프랑스존
하지만 이 과정이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그 어려움은 프랑스 공권력이 아닌 같은 한국인들 때문이었다. 사실, 중고생들을 중심으로 촛불문화제가 열렸을 때부터 촛불집회를 열자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댓글로 몇몇 사람들은 촛불집회에 강한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관광객들과 프랑스인들이 보는 앞에서 나라 망신이라는 주장이었다. 댓글을 통한 한인들 사이의 감정적 논쟁이 이어졌고 한국에서와 같은 ‘알바생 논란’ 등도 있었다.

집회 전날인 5월 31일에도 프랑스존에는 촛불집회 반대의견이 제기되었다. ‘애국자’란 아이디의 회원은 “이번 집회가 우리나라 국가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티베트 사태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도 아닌데 프랑스에서 시위를 하는 것은 후진국적인 행태라는 주장이었다.

같은 한국인들의 방해는 집회 도중에도 계속됐다. 한 60대 남성 관광객은 자유발언시간에 끼어들어 “나는 광우병 걸린 쇠고기라도 먹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을 무조건 옹호했고 비슷한 연령의 여성 관광객 역시 “여기서 뭐하는 짓이야!”라며 집회참가자들을 비난했다. 그리고 집회참가자 정 모씨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으로 의심되는 40대 남성 한명이 참가자들 얼굴을 하나하나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갔다”고 한다.

그럼에도 집회 참가자들은 한국의 시위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큰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응원의 목소리는 기자들과 집회참가자들에 의해 한국에 전해졌다. 교민과 유학생들은 프랑스존에 한국 사람들의 감사 반응을 옮겨다는 등 한국의 촛불시위에 보탬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100분 토론>에 전화를 했던 윤 안드레아 씨도 “경찰의 과잉진압에도 불구하고 촛불집회를 계속하시는 분들에게 해외에서의 촛불이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진보신당 당원으로 촛불집회를 기획한 유학생 ‘봄날의 곰’은 “자발적으로 파리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을 보며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했다”면서 “한국과 외국에서 함께 행동할 수 있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두 번째 촛불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P.S. 프랑스에서도 한국인들은 함께 촛불을 들고 있습니다. 물대포와 살인적인 폭력진압에 비폭력 하나로 맞서는 여러분들 곁에 함께 있지 못해 미안합니다.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정치학 석사과정, ppiok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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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15:33

유럽 광우병도 방송 고발로 잡았다

[글로벌 미디어] 위험성 은폐하려는 영,프 정부에 맞서 BBC,M6 시사프로그램 고발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문제에 따른 광우병의 안정성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그런데 값싸고 질 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고생하는 국민들에게 마음껏 먹게 해서 국민건강을 지켜 주시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야심 찬 계획이 일부 몰지각한 선동 언론들에 의해 그 본심이 왜곡돼 다수의 순진한 국민들이 현혹되고 있다는 한국 언론계 갈갈이 삼형제의 기사들과 사설을 보면서 문득 황우석 사태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그당시 자신의 입맛과 이익을 위해 사실을 마음대로 각색하고 왜곡했던 그들이 황우석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난 후 최소한의 반성기간은 가지고 다시 펜을 들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 <조선일보> 5월 5일자 사설. < PD수첩> 방송 내용에 대해 비과학적, 선정적 보도로 매도하고 있다. ⓒ<조선일보>
유럽의 광우병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진실을 은폐하고자하는 부당함 앞에서 언론이 보여준 자세에 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례이다.  1980년대 말 영국에서 동물사료 사용으로 인해 광우병에 걸린 소들이 생겨나고 급기야 사망자가 발생하자 영국정부는 자국 내에서 동물사료 사용을 금지하고 광우병에 걸린 소들을 대량 도살해 소각했다. 그 당시 영국정부가 조용히 덮으며 넘어가려고 한 동물사료와 광우병 환자 사망 문제는 BBC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졌고 그 파장은 컸다.

광우병의 공포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어가자 프랑스 정부는 1989년 영국의 동물 사료의 수입을 금지했기 때문에 프랑스 소들은 광우병의 위험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프랑스 6번 방송(M6)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금지구역(Zone Interdite)은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영국산 동물사료가 벨기에의 수출업자들을 통해 프랑스로 수입되었으면 프랑스도 결코 광우병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광우병에 관한 정부 당국의 철저한 검사를 요구했다.

방송이 나간 후 정부와 축산업계에서는 이방송이 사실을 왜곡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프랑스의 주요 일간지들과 방송들은 금지구역(Zone Interdite)의 방송 내용을 확인, 보충 취재해서 동물사료가 프랑스에 수입된 사실과 수많은 축산농가에서 동물사료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린 4월 29일 MBC < PD수첩>의 한 장면 ⓒMBC
이와 같은 언론의 보도가 알려지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지역자치단체의 시장들과 학교장들이었다. 그들은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쇠고기를 먹일 수 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가 국내산이건 수입산 이건 프랑스 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쇠고기의 안정성에 관한 정확한 검사와 그 결과를 발표 할 때까지 학교급식에서 쇠고기를 금지 시킨다고 발표했다.

결국 언론의 문제제기와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한 프랑스 정부는 자국산 소에 대한 대대적인 검증작업을 실시했고 그 와중에 동물사료로 키워진 소들에서 광우병 증세를 보이는 소들과 감염 가능성이 있는 송아지들 도축했다.

프랑스는 1998년 식품위생안정국(AFSSA)을 만들고 국제 수역사무국(OIE) 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광우병 평가를 하고 있다.

영국에서 최초로 광우병이 발생한 것이 80년대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일부 몰지각한 선동언론”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마치 시계를 대한민국의 80년대로 되돌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파리=이지용 통신원/ KBNe  France 책임프로듀서, kbnefr@gmail.com/ www.kbn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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