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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7/02 “‘대장금’ 효과, 외교관 수백명도 못 해냈죠”
- 2009/05/20 이병훈·김수현 ‘흥행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
- 2008/04/23 [방송 따져보기]〈이산〉, 역사왜곡 이전의 문제
[인터뷰]책 ‘꿈의 왕국을 세워라’ 출간한 이병훈 PD
〈대장금〉과 〈이산〉의 이병훈 PD가 책 ‘꿈의 왕국을 세워라’를 펴냈다. 연출 인생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펴낸 책에서 그는 한편의 드라마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과 주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PD는 “시청자들에게는 드라마의 제작 과정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싶었고, 후배 연출자들을 포함한 방송 관계자들에게는 내가 체험했던 시행착오를 들려주면서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다시 한 번 반추해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에는 ‘고통의 강’이라 불리는 캐스팅의 어려움과 그에 관한 비화들이 실려 흥미를 끌었다. 특히 〈허준〉의 황수정, 〈대장금〉의 이영애가 모두 캐스팅 7순위였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다. 지금이야 이영애가 아닌 ‘장금이’는 상상도 할 수 없겠지만, 이병훈 PD가 〈허준〉부터 〈상도〉, 〈대장금〉까지 첫 순위로 생각했던 여배우는 바로 송윤아였다고. 그러나 그녀는 “끝내 닿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도 송윤아에 대한 애정은 식을 줄 모른다. “지금도 주변에선 반대하지만, 그래도 송윤아와 한번 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젠 나이가 좀 안 맞아 갈등이 되긴 하지만, 송윤아에 대한 미련이 아주 없어진 건 아닙니다.(웃음)”
| ▲ '대장금' '이산' 등을 연출한 '사극의 거장' 이병훈 PD ⓒPD저널 | ||
물론 ‘거장’이란 칭호는 때때로 부담스럽다. 시청자들의 기대 수준이 높기 때문에 그에 부응하지 못하면 냉혹한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먼젓번보다 완성도 높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과 중압감”에 시달리지만, 방송이 나가고 찬사를 받을 때의 엄청난 희열과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즐거움 때문에 기꺼이 고통을 감수한다는 그다.
한 편의 사극은 청소년들이 잘 모르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역사책에 미미하게 기록된 인물에 대한 재평가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게다가 〈대장금〉 같은 경우 전세계 64개국에 수출되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그는 “단순히 한국의 드라마가 수출된 게 아니라 한국의 전통과 역사와 음식과 의상과 문화 이런 것들이 모두 수출된 것”이라며 “홍보로 수천억, 수조 원을 들여도 이루기 힘든 일”이라고 자부한다.
“국위선양으로도 그 이상 큰 게 없죠. 외교관 수백 명이 이룰 수 없는 걸 드라마 한편으로 이뤄낸 거예요. 좋은 드라마를 만들면 그 좋은 드라마가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수단이 된다는 데 대해 큰 책임과 보람을 느낍니다.”
〈이산〉 이후 잠시 주춤하던 사극의 인기는 최근 MBC 〈선덕여왕〉을 통해 다시 타오르고 있다. 그런데 사실 선덕여왕도 이 PD가 탐냈다는 사실. 〈서동요〉를 끝내고 차기작으로 정조임금과 선덕여왕 사이에서 저울질하던 그는 결국 〈이산〉을 택했다.
| ▲ 이병훈 PD가 펴낸 책 '꿈의 왕국을 세워라' ⓒ해피타임 | ||
요즘 그는 〈선덕여왕〉 후속으로 내년 1월부터 MBC에서 방송될 〈동이〉 준비에 한창이다. 〈이산〉의 김이영 작가와 손잡고 15부 정도까지 스토리를 완성한 상태다. 〈동이〉는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의 생애를 그릴 예정이다. 숙빈 최씨는 그동안 장희빈과 인현왕후가 주인공인 사극에서 ‘최 무수리’라는 이름으로 잠깐씩 등장한 인물이다. 궁중 최하층민으로 숙종의 사랑을 받고 아들을 낳아 성군으로 키워낸 이가 바로 숙빈 최씨다.
“드라마는 시각을 달리 해서 보면 항상 새롭죠. 동이(최 무수리)라는 하찮은 인물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유일한 절대군주였던 숙종시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어쩌면 그는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를 가장 많이 만든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죽을 때까지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순을 넘어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현장에서 더위와 추위와 고군분투하는 그를 가족들은 걱정하지만, 그의 열정은 쉽사리 꺾이지 않는다.
그는 오늘도 왕국을 꿈꾸고 있다. 그래서 그의 왕국은 늘 새롭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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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코, 드라마 흥행 성적표 공개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선택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기존에는 드라마 내용과 톱스타의 출연 여부가 시청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였다. 그러나 요즘은 시청자들이 PD와 작가의 이름을 확인하고 드라마를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 그래서 이전 드라마들의 경향을 파악하고, 그 성적을 통해 다음 작품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것은 흥미로운 작업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최근 시청률종합정보지 ‘텔레비전’을 통해 선보인 ‘흥행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이란 기획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텔레비전’ 최근호는 2000년 1월 1일부터 2009년 3월 31일까지 TNS미디어코리아 수도권 가구 시청률을 기준으로 드라마 PD와 작가들의 ‘성적’을 공개했다.
〈PD저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시청률 30%를 넘긴 PD는 10여명에 불과했다. 이병훈 PD가 MBC 〈허준〉, 〈대장금〉, 〈이산〉 등 무려 세 작품에서 30% 이상을 기록해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상도〉와 〈서동요〉 역시 두 자리 수를 나타냈다.
▲ 왼쪽부터 이병훈 PD, 김수현 작가, 최완규 작가 ⓒKBS, MBC
작가들 중에서는 김수현 작가와 최완규 작가가 돋보였다. 김수현 작가는 SBS 〈불꽃〉을 시작으로 KBS 〈엄마가 뿔났다〉까지 2000년대 들어 방송된 7편의 드라마가 모두 두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중 여섯 편의 드라마는 20%를 넘었다.
최완규 작가는 ‘대박’ 드라마를 탄생시키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허준〉, 〈올인〉, 〈주몽〉 등이 최저 35%, 최고 54%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그밖에 그의 손을 거쳐 간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식객〉 등이 모두 두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신인 작가와 연출자들의 활약도 크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홍진아·홍자람 작가는 ‘베바 신드롬’을 일으키며 마니아 드라마 작가에서 흥행 드라마 작가로 거듭났고, 이윤정 MBC PD는 전작 〈떨리는 가슴〉, 〈태릉선수촌〉 등이 호평에도 불구하고 한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20%를 훌쩍 넘으며 ‘스타 PD’로 떠올랐다.
반면 시청률 하락세나 기복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계절 연작’ 시리즈의 윤석호 PD는 〈가을동화〉로 30%를 넘었지만, 이어진 〈겨울연가〉와 〈여름향기〉, 〈봄의 왈츠〉 등이 각각 20%대에서 한자리수 시청률까지 떨어졌고, 표민수 PD는 〈풀하우스〉가 30%를 넘겼지만, 이후 〈인순이는 예쁘다〉와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은 한자리 수에 머물렀다.
‘텔레비전’은 “제작진의 이름이 시청률을 전부 보장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타 제작진의 이름만큼 드라마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요소도 드물다”면서 “작품 목록을 통해 이 특성을 파악해 두면 그들의 향후 드라마의 색깔도 예측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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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상물에서, 스케일이라는 단어는 종종 협소하게 인식된다. 많은 물량을 투입하여 눈이 휘둥그레지는 화면을 선사하는 것이 많은 경우 ‘큰 스케일’의 정의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대규모의 세트라든가 휘황찬란한 미술의 형식 아래 벌어지는 이야기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신변잡기적이라면 그것을 큰 스케일의 작품이라 칭할 수 있을까? 요컨대 스케일이라는 말은 단지 형식적인 면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내적 스케일 혹은 내용상의 스케일이라는 것도 작품의 성질에 따라 재단될 필요가 있다.
월화 드라마의 최강자가 MBC의 〈이산〉이라는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이 드라마가 후반부에 이르러 노출하고 있는 것이 바로 빈약하기 짝이 없는 내적 스케일이다. 최근의 〈이산〉은 정조 즉위 이후 홍국영(한상진)의 몰락 과정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문제는 이 과정이 궁중 암투 혹은 우연적 전개에만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홍국영은 여동생을 후궁으로 입궐시키고, ‘원빈’이라는 칭호를 얻은 후궁 홍씨(지성원)는 거짓으로 임신 사실을 고한다. 사실이 들통 나려하자 홍국영은 내의원과 역당의 결탁을 주장하고 역당으로 몰려 억울하게 쫓기던 이는 송연(한지민)에 의해 목숨을 구한다.
역사서에 따르면 원빈은 13세의 어린 나이에 후궁으로 입궐하여 1년 후 병으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러니 사실 극중에서 표현된 바와 같은 이야기는 애초 성립할 수 없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를 가지고 역사왜곡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사극에서 허용될 수 있는 픽션으로서의 내용이 단지 암투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조가 즉위한 이후 시청자들이 〈이산〉에 기대했던 내용은 반대파들과 맞서 싸우면서도 자신의 뜻을 관철시켜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루어낸 천재 군주’의 모습일 텐데, 6월 종영을 앞둔 이 드라마에서 그 같은 모습을 보기란 요원하거나 이미 극 자체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듯 보이니 말이다. 모든 사건들이 공적인 장에서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사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음모와 술수를 통해 벌어지고, 그 암투의 세계 또한 참으로 협소하다.
도화서라는 배경과 송연이라는 캐릭터 또한 극의 또 다른 축이다보니 그 암투들과 ‘우연적’으로 결부될 수밖에 없고 스케일은 점점 더 작아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하여 정조와 조정 신료들이 벌여야 할 정치적 갈등은 어느덧 들러리로 전락해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인물만 정조시대의 인물들이다 뿐이지 〈이산〉의 시간적 배경이 18세기 무렵이라는 사실 또한 종종 잊게 된다.
이 같은 암투 에피소드의 연속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왜냐하면 이병훈 PD의 전작인 〈서동요〉, 〈대장금〉, 〈허준〉을 통해 익숙해진 플롯 전개 방식인 까닭이다. 하지만 극의 중심인물이 의원이거나 수라간 나인이라면 협소한 스케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산〉의 주인공은 숱한 정치적 이해관계들과 맨몸으로 부딪혀 스스로의 의지를 관철시켜 나가야 할 군왕, 정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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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민준 월간〈판타스틱>편집장/드라마 비평가 | ||
굳이 정통 정치사극의 길을 걷지는 않더라도, 드라마의 헤드 카피와 같은 정조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서라면 〈이산〉은 최소한의 내적 스케일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조선조 최고의 성군 중 하나였던 성종의 진면목은 보여주지 못한 채 스캔들의 희생양으로 전락시켰던 〈왕과 나〉의 패착을 〈이산〉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옳을 일이다. 현재로서는 그 거리가 썩 멀어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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