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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6 16:11

촛불만큼 뜨거웠던 ‘TV 아고라’

촛불정국 ‘100분 토론’ 다시보기

‘촛불정국’(5~6월) <100분 토론>, 무엇을 다뤘나?
-5월 8일 ‘미국산 쇠고기 안전한가’(150분 생방송)
-5월 15일 ‘한미FTA 비준 논란’
-5월 22일 ‘이명박 정부 석달, 문제는? 해법은?’
-5월 29일 ‘촛불정국, 18대 국회의 활로는?’
-6월 5일 ‘이명박 정부 100일, 정책은? 민심은?’
-6월 12일 ‘재협상과 촛불정국의 향방은?’(150분 생방송)
-6월 19일 ‘이명박 정부와 촛불, 어디로 가고 있나’
시청률 2배 이상 껑충…끝장토론 파격 편성도

한미 쇠고기 협상을 계기로 지난 달 2일 촉발된 촛불문화제. 한미 간 추가협상까지 벌였지만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한국사회가 뜨거운 만큼 TV 토론 프로그램을 향한 시청자들의 호응도 뜨겁다. 그 중에서도 MBC <100분 토론>은 매주 방송마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100분 토론>이 방송된 다음 날이면 수십 개의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출연자 등이 포털 검색어 순위에 오른다. 쇠고기 잔다르크, 광주의 양선생, 고대녀, 서강대녀 등 화제의 인물들도 낳았다. ‘<100분 토론>의 재발견’이라고 할 만하다. 촛불 정국에서 화제의 프로그램으로 떠오른 <100분 토론>을 파헤쳐 본다. 토론 프로그램의 역할도 함께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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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100분 토론> ⓒMBC
#‘100분 토론’ 왜 화제인가?

<100분 토론>은 지난 두 달 동안 미국산 쇠고기 사태와 관련된 이슈들을 적극적으로 다뤘다. 미국산 쇠고기 사태와 관련해 <100분 토론>은 두 번의 ‘끝장토론’을 펼쳤다. 엄밀한 의미의 끝장토론은 아니었지만, 방송시간을 파격적으로 150분으로 늘렸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선 사람들은 어김없이 <100분 토론>을 거쳐 갔다. ‘촛불정국’ 초기 한미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이 거론됐을 때 이상길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단장이 출연했고, 추가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가기 하루 전날인 지난 12일엔 협상 당사자인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직접 출연했다.

‘거침없는 입담’의 소유자인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와 촛불정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등의 출연도 논쟁을 더 치열하게 이끌었다. 전화 연결이나 방청객으로 참여한 일반 시민들 역시 전문 패널 못지않은 논리를 선보이며 인터넷 스타로 떠올랐다.

이슈가 가진 폭발력 때문일까. 패널 간 치열한 공방 덕분일까. 평균 3~4% 시청률을 유지하던 <100분 토론>은 지난 달 8일 6.5%, 지난 5일 6.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AGB닐슨 미디어리서치). 새벽 2시를 넘어서까지 토론이 이어진 점을 감안하면 높은 시청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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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100분 토론> 진행자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MBC
#“이럴 때는 제작진도 당혹스러워요”

<100분 토론>을 향한 관심이 뜨겁지만, 방송에서 나온 발언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만큼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나 사실과 다른 발언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제작진조차 “당혹스럽다”.

5일 <100분 토론>에 출연해 “30개월 이상 소가 맥도널드 햄버거에 사용되고 있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임헌조 뉴라이트 사무처장과 일명 ‘고대녀’로 불리는 김지윤 씨에 대해 “고려대에서 제적당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고양시 최 선생’의 경우도 네티즌 사이에서는 “고도의 지능형 안티”로 불리며 논란 아닌 논란을 일으켰다. 일부러 황당한 주장을 펼치는 사람을 섭외한 것 아니냐는, 제작진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그러나 더 당황해한 쪽은 오히려 제작진. <100분 토론> 제작진은 생방송 도중 걸려오는 전화 의견 가운데 언변과 논리성 등을 고려해 전화 연결이 가능한 시청자를 선정한다.

최 선생의 경우도 전화 연결을 하기 직전 한 통화에서 “사람들이 과장되게 광우병에 대한 위험을 느낀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막상 전화 연결이 되자 “쇠고기도 삶아 먹으면 괜찮은 것 아니냐”는 발언이 튀어나왔다.

이영배 PD는 이처럼 예기치 못한 발언들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제작진 입장에서는 당혹스럽기도 하고 패널에게 죄송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바로잡아야 하지만, 그것이 개인에 대한 공격의 빌미로 가는 것은 토론 문화의 성숙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토론 프로그램, 뜨거운 이슈 생산자

미국산 쇠고기 사태로 촛불집회는 촉발됐지만,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논쟁적 사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를 증명하듯 초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반대를 외쳤던 촛불문화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한반도 대운하, 의료·수돗물 민영화, 학교 자율화 등 이명박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확산됐다. 논란을 일으키는 이슈가 많아질수록 그것을 열린 공간에서 다루는 토론 프로그램의 역할도 중요해진다. 동시에 토론 프로그램 패널 선정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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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100분 토론> ⓒMBC
<100분 토론>의 경우처럼 ‘논쟁’은 ‘화제’를 낳기도 하지만, 지나친 논쟁은 자칫 토론을 흥미위주로 변질시킬 우려도 있다.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방송은 웃음거리를 살 만한 패널들을 통해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바람이 있을 수 있지만 패널의 ‘전문성’이 중요하다”며 “정치적으로 많이 알려진 사람이더라도 정작 해당 문제에 대해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다면 논의가 정치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학 교수 역시 “토론 프로그램이야말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기 때문에 누가 틀리고 맞다가 아니라 그런 생각을 갖는 배경이나 이유를 국민이 듣고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극단적 입장을 가진 사람을 섭외하는 것은 절제돼야 한다”며 “중간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도 함께 나와 시청자들이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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