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스페셜'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08/06/19 [특별좌담] "MB의 선물, 시사프로그램의 르네상스"
  2. 2008/06/05 ‘100만 촛불집회’ 방송사도 비상 (2)
  3. 2008/05/15 “광우병 보도, '슬로우푸드' PD저널리즘 역할 돋보여”
  4. 2008/05/14 [따져보기] 미 쇠고기 관련 보도, '뚝배기 저널리즘' 보고싶다
  5. 2008/05/13 미국 쇠고기 취재한 PD들 한자리에 모인다
  6. 2008/05/06 '광우병 위험' 미리 경고했던 시사프로그램들
  7. 2008/04/01 “취재 순간순간이 ‘삼성 트라우마’ 의 실체였다”
2008/06/19 10:19

[특별좌담] "MB의 선물, 시사프로그램의 르네상스"

PD의 눈으로 본 아고라·촛불시위 그리고 시사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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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석 자

안주식 KBS ‘KBS스페셜’ PD                                   오동운 MBC ‘PD수첩’ PD
정철원 SBS ‘그것이 알고싶다’ PD                          김력균 OBS ‘시사기획 인사이드’ PD

“시사프로그램도 연예인들이 시사문제에 대해 댓글 식으로 툭툭 던지는 <명랑히어로>처럼 해야 할 것 같다”
“이제 사람들은 언론사에 제보하기보다 ‘유튜브’ 등 인터넷 사이트에 직접 올리는 방식을 택한다”
“<PD수첩>이 촛불문화제의 배후도 되고 원죄도 되지만, 이제 언론에 의해 끝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미국산 쇠고기 사태는 방송사 PD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고민거리를 던졌다. 앞으로 시사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하는 아주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반대 촛불문화제 현장은 시민들의 해학과 풍자로 넘쳐났다. 심각한 상황을 ‘재치’로 반전시켰다. 이러한 시민들의 모습에서 PD들은 자칫 무겁고 딱딱해지기 쉬운 시사프로그램의 화법을 고민한다.

쇠고기 사태로 인터넷 여론의 힘도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특히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는 이슈의 중심에 섰다. 막강한 힘을 가졌던 지상파 방송사가 오히려 아고라를 따라가기 바빴다.

미국산 쇠고기 사태와 촛불시위를 직접 취재한 〈KBS 스페셜〉(안주식), 〈PD수첩〉(오동운), 〈그것이 알고싶다〉(정철원), 〈시사기획 인사이드〉(김력균) PD들이 16일 오후 2시,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속도에서 인터넷을 따라갈 순 없다”며 “시사 프로그램의 방향을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하나. 촛불문화제 현장, 나는 이것을 봤다!
“시민들 더 이상 미디어에 끌려 다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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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원 SBS ‘그것이 알고싶다’ PD

정철원 PD(이하 정):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은 배후 논란이 무색할 정도로 정말 ‘자발적’이다. 직접 확성기를 사 가지고 오고, 피켓을 만들어 온다. 집회가 길어지면서 미디어의 활용도 많아졌다. ‘김밥 할머니’ 구타 동영상이 제일 처음 올라온 곳은 언론사가 아니라 ‘유튜브’다. 이제 대중은 인터넷 환경을 언론처럼 생각하고 거기에서 움직인다. 시위 현장에서도 인터넷을 적절히 활용한다. 집회 과정 속에서 직접 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 여론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큰 틀에서 지금까지 평화적인 시위가 이어진 이유다. 개인 언론의 힘이 폭력보다 크다는 것을 자각한 것이다.

김력균 PD(이하 김): 이번 촛불시위를 보며 ‘화이부동’(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나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아니함)이란 한자성어가 떠올랐다. 다 같이 광장에 모였지만 그들은 똑같지 않았다. 80년대 말의 집회 참석자들은 계층, 연령 등 정체성이 분명했다. 이번엔 연령대, 성별, 직업이 너무 다양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의 이슈로 모여 오히려 결속성이 강했던 것 같다. 민주주의 발전 단계로 볼 땐 ‘생각하는 군중’, ‘자각한 집단’의 탄생이라고 볼 수 있다.

안주식 PD(이하 안): 한 교수의 말처럼 “이번 촛불집회는 역사상 최초로 실제로 민주주의를 믿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온 것”이다. 이번 촛불집회에서 특히 10대들은 ‘집회를 신고하는 게 법에도 나와 있는데 경찰이 왜 막지?’ 그런 생각을 한다. 우리는 당연히 학생이 집회를 신고하면 “저쪽으로 가서 머리 박고 반성 좀 해” 그러는데 이들은 진짜 민주주의를 믿고 있다. 그런 게 원동력이 됐다는 면에서 현장에서 느끼는 ‘신선함’이 컸다.

오동운 PD(이하 오): 지상파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전해지던 이슈에 대해 더 이상 시민들이 일방적, 수동적 자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촛불문화제 시작에서 보면 <PD수첩>이 배후도 되고 원죄도 되지만(웃음), 이제 언론에 의해 끝나진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이만하면 됐다고 얘기해서 정리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촛불을 든 국민들 스스로 토론을 통해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둘. 아고라 등 인터넷의 힘, 어떻게 볼까?
“방송인에게 아고라는 ‘양날의 칼’”

김: 촛불문화제가 취재 시 회사 내에서 PD 한 명이 노트북 세 개를 펴놓고 진보넷, 오마이TV, 한겨레의 인터넷 생중계를 동시에 봤다. 이 PD는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체크하고, 현장 PD에게 연락해 어디로 가라고 알려주면 출동했다. 이번에 OBS는 ‘신기술’을 과감하게 도입한 것이다(웃음).

안: 그게 제일 정확하다.

정: 촛불시위 현장에서 방송 3사는 KBS, MBC, SBS가 아니라 진보넷, 오마이TV, 민중의소리라고 자연스럽게 나온다(웃음). 사실 이번 촛불집회 취재를 준비하면서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취재할 때 처음 보는 게 신문, 인터넷 언론인데 어느 틈엔가 뉴스 외에 더 빠른 속보들이 아고라에 떴다. 한 고등학생이 인터넷 생중계를 보다가 ‘물대포’를 보고 화가 나 ‘물총’을 갖고 시위에 참석했다가 연행됐다. 그 소식은 아고라에 떴고 경찰서로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김충환 의원 폭행 피해 당사자도 하는 말이 “언론에 알리겠다”가 아니라 “아고라에 띄우겠다”다. 적어도 이번 의제의 경우 언론의 속보나 여론 형성 기능은 많이 줄었다. 우리만의 제작 시스템이나 게이트키핑 과정으로는 여론과 같이 호흡하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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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주식 KBS ‘KBS스페셜’ PD

안: 방송하는 사람들에게 아고라는 ‘양날의 칼’이다. 시대정신이 잘 표현되고 참여형 집단 지성 형태로 가는 게 전반적 추세다. 그러나 황우석 사태 때 뼈저리게 느꼈듯 인터넷 여론은 폭발력만큼이나 위험성도 존재한다. PD들이 이젠 긴장하면서 인터넷 여론과 같이 가야된다. 인터넷 여론 없이 살 수도 없고…. 이젠 무섭다(웃음). 인터넷 여론은 조중동 등 보수적, 권위적, 특권적 언론에 대해 연대해 저항할 수 있는 아주 힘 있는 동지다. 대신 너무 의존하거나 눈치 보게 되면 언론 본연의 자세는 잃어버릴 수 있다. 멀고도 가까운 동지라고 할까.

오: 촛불집회 시작 이후 다음 아고라나 경향·한겨레에 대한 지지가 많아지는 것이 순간적 폭발력인지, 지속적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황우석 사태 때도 지금처럼 뜨거운 폭발력은 있었다. 그게 어디로, 어떻게 풀려갈지의 문제에서 스스로 답을 내리지 못하면 그런 것이 에너지나 경험으로 남지 못하고 소멸해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하나의 흐름 속에서 인터넷의 영향력이 순간적으로 커 보이는 것 아닐까. 인터넷 여론에 주목할 필요는 있지만 휩쓸려선 안 된다.

정: 적어도 이번 국면에선 인터넷 여론은 긍정적 에너지로 나왔다. 자기들끼리 과격시위로 가야 되느냐 토론하고, 알바성 글이 나오면 ‘알바 아니냐’고 공격한다. 인터넷 상에서 10대와 40대가 만나 “누구님, 안녕하세요” 식으로 했던 매너들이 집회 현장에서도 하나의 문화가 됐다. 이런 문화를 모르는 국회의원들 수준은 고작 배후에 누가 있다는 식이었다. 청와대도 조중동만 보니 일반 시민들의 이런 문화를 몰랐던 것이다. 적어도 이번 사안에선 전문가 그룹, 언론, 사회 주도층에 의해 사회가 굴러가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안: 사실 PD들도 순식간에 청와대처럼 행동할 수 있다. 우린 항상 사회 현상을 관찰하고 우리가 의제를 걷어 올린다고 생각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의제를 설정하고, 정책을 정하면 국민들이 따라올 거라고 생각해 배후설을 얘기하고 촛불문화제를 이해 못했던 것이다. 우리는 언론인으로서 인터넷 여론을 항상 면밀히 봐야 한다. 평론가와 인터넷 여론이 배치된 ‘디워 사태’를 보면 어느 순간 도를 넘어서는 인신공격이 나타났다. 그런 위험성은 아직 있다. 인터넷 여론이 어느 순간 또 변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있다.

김: 속보나 무작위적 정보 전달에서 인터넷이 앞서는 면이 있다. 이제 현장에서 의미 있는 순간을 포착해내는 힘이 언론사에 좀 더 중요해졌다. 순간순간 현장을 포착하고 해석하는 힘이 취재자들에게 더 필요하다. 6~7주에 해야 되는 생각을 1~2주 내에 소화할 수 있도록 취재자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활성화해야 한다. 그런 것이 기술을 앞서갈 수 있다.

셋. PD들을 향한 대중의 호의, 그들은 어떻게 느낄까?
“권력에 대한 비판 기능이 언론의 존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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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운 MBC ‘PD수첩’ PD

오: 이번 사태로 시민들이 PD에 대해 호의적인 것은 사실이다. 방송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PD의 방식이다. 취재하고 있을 때 사람들은 방송을 언제할 거냐고 묻는다. PD는 취재 결과가 즉각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PD가 하면 다르다고 하는 얘기나 과도한 기대에 휩쓸리면 안 된다고 생각할 때도 있고, 좀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PD수첩〉처럼 ‘선동방송’으로 찍히다 보면(웃음), 선동이라고 공격하는 쪽에 대해서도 되돌아보지만 기대가 크다는 말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자각하게 된다.

안: KBS 입장은 좀 다르다. KBS PD들이 모금을 통해 신문광고를 처음 내보낸 인터넷 카페 소울드레서의 사례를 본받아 신문에 광고를 한번 냈더니 일이 일파만파로 커졌다(웃음). 촛불이 KBS를 지키러 온 것이다. 시민들이 KBS나 KBS PD에게 갖는 기대를 충분히 안다. 항상 그 기대 수준에 못 미치게 방송해 송구스럽다. KBS 내부는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도 많고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여기는 여러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번 촛불집회가 KBS 내부에서 많은 계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 KBS 내부 게시판을 보면 10대들이 나섰던 촛불집회 초기 어른들이 한 말처럼 “부끄럽다”는 말이 많다. 앞으로 이걸 어떻게 할 것인지 내부에서 많은 움직임이 있다.

정: PD가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 땐 선도적으로 문제제기 하는 것 뿐 아니라 긴 호흡으로 길게 가는 장점이 있다. 속보는 다른 매체에서 많이 한다. PD에게는 긴 시간을 갖고 성찰하는 기능도 요구된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길을 잘 찾아야 한다. 나는 1998년 입사해 지난 10년 동안 DJ, 노무현 정부만 겪었는데 보수 정권이 들어섰을 때 환경은 또 다른 거다. 예전에는 절차적 민주주의는 됐다고 보고 생활 속 문제, 삶의 문제를 봤다. 이번 촛불문화제는 아직도 권력, 정의에 대한 얘기가 우리사회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그런 면에서 언론은 권력에 대한 비판 기능을 갖고 있지 않으면 존재 의의가 약해지지 않을까 싶다.

넷. PD들, 촛불집회 이후를 고민하다!
“시사프로그램 화법 고민할 때”

안: 이번 촛불시위는 ‘방송은 어떻게 해야 될까’라는 무거운 질문도 하나 던져줬다. 결국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전문가의 심도 있는 인터뷰, 관료에 대한 끊임없는 인터뷰 시도, 책임자에 대한 명확한 추궁, 협상 과정에 대한 세밀한 리뷰 등을 제시하는 일이다. 이 부분은 촛불집회란 새 현상으로 시사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안게 될 ‘방향성’에 대한 질문이다. 촛불집회 이후에도 시사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하는 고민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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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력균 OBS ‘시사기획 인사이드’ PD

김: 촛불문화제를 취재하면서 현장에 모인 사람들의 소통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느꼈다. 시사 프로그램은 상당히 거룩한 담론에 빠지기 쉬운데 물대포를 맞아서 사람이 쓰러지면 다음날 구호가 물대포 쏘면 추우니 “온수로 바꿔달라”고 하고, 마이크 잡고 해산하라고 하면 “개인기”, “노래해”를 외친다. 극한 상황에서 비틀어서 얘기하고 희화화 하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얘기하는 화법을 보면 그동안 시사 프로그램이 갖고 있던 다소 딱딱한 화법에서 좀 더 유연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 인터넷은 웃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계다. 그 바탕이 오프라인으로 나온 거다. 인터넷 문화가 엔터테인먼트에서 시사로 넘어오는 과도기라 이번 촛불시위에서도 그런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마이클 무어처럼 시사프로그램에 시니컬하면서 풍자적인 사람이 나와서 하면 좋겠지만…. 차세대 새로운 시청자층을 위해서는 엄숙한 시사 프로그램의 변화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MBC <명랑 히어로>처럼 해야 되지 않을까(웃음).

오: 틈새시장을 노려 연예인을 쓰다 보니 시사문제를 얘기하는 <명랑히어로>가 나온 것 같다. <명랑히어로>는 취재하기 보다는 앉아서 댓글 형의 말을 던지고, 캐릭터로 승부하는 면이 있다.

정: <그것이 알고싶다>와 <명랑히어로> 편성 시간이 겹치니까 앞으로 두 프로그램의 시청률 추이를 보면 되지 않을까(웃음).

안: 이번 촛불시위에서 PD가 하는 데일리 시사의 강점이 잘 드러난 프로그램이 KBS <시사투나잇>이다. 이번에 <시사투나잇>에서는 와이브로 도입을 비롯해 미국산 쇠고기 아이템을 많이 다뤘다. <소투나잇>이라고 할 정도다(웃음). <시사투나잇>과 이번 촛불집회를 겪으면서 시사 프로그램의 포맷이 다양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변하는 사안에도 사람들이 귀를 쫑긋하고 있고, 이면을 비춰주는 프로그램, 과학적 상식에 기초한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도 많다. 그런 욕구를 담을 틀이 우리가 갖고 있는 방식으로는 ‘올드’하다는 것이다. 제작 방식도 다양하지 않다. 이번엔 일대일 맞짱 토론이나 1대 100으로 정부 측을 청문회하는 토론도 필요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사 영역이 중요하고, 다양한 포맷이 중요하구나하는 점을 새삼 느꼈다.

오: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으로 시작된 촛불집회가 언론 공공성 수호나 대운하 반대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미 FTA 얘기가 나오면 촛불집회가 어떻게 변할지는 모호하다. 〈PD수첩〉도 노무현 정부 때부터 FTA 문제를 지적해왔지만 좀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촛불집회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문제제기하러 나온 사람들이 또 다른 이슈에 대해 동의를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이 부분은 사전에 논의되고, 합의된 바가 없어 그런 부분을 일방적으로 얘기하려고 하면 자칫 역풍을 맞거나 받아들여지지 않는 주장이 될 수 있다.

정: 촛불집회를 그런 의제로 누군가 주도해 이끌어갈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실토하지만 지도부가 없기 때문에 한미 FTA 문제는 새롭게 시작하는 게임인 것 같다. 촛불집회의 가장 큰 공감대는 쇠고기 위험성에서 시작했으나 ‘왜 내 말을 안 듣고 하느냐’ 이게 핵심이다. 촛불집회의 동력을 모두 진보적 아이템으로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촛불집회까지는 “우리 의사를 함부로 듣지 마라” “쇠고기 건강권이 당신들이 생각하는 정도의 하위 개념은 아니다” 딱 그 정도의 공감대다. 중요한 것은 한번 경험을 했으니 나중에 또 반대 힘이 모일 수 있다는 의식이 생긴 점이다.

안: 이제 언론인으로서 우리는 이 사태의 배경, 함의, 앞으로의 방향 등을 고민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광우병처럼 정부의 잘못을 보면 촛불을 들겠지만 그게 어떤 사안이 될지, 새로운 민주주의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기본권을 요구하는 민중 앞에서 왜 재협상을 끝까지 회피하는가. 왜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나와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 정당 정치 구조는 왜곡돼 있나. FTA 연계로 끝까지 쇠고기를 놓지 않으려는 이명박 행정부 뒤에 있는 사고방식은 뭔가. 이런 것은 우리 몫이다. 아주 현실적이고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언론인의 취재가 필요하다.

정: 이제 MB 아이템에 막 달려가는 건가요?(웃음)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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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5 21:47

‘100만 촛불집회’ 방송사도 비상

취재인력 보강 24시간 비상체제…시시프로그램도 촛불시위 집중 편성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및 재협상을 촉구하는 촛불시위가 연일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를 보도하기 위한 방송사들이 덩달아 바빠졌다. 특히 오늘(5일)부터 72시간 열릴 릴레이 국민행동과 10일 있을 100만 촛불대행진 취재를 위해 방송사들은 취재 인력을 보강한 상태다.

촛불시위가 처음 시작된 지난달 2일부터 평균 4~5명, 최대 7명의 기자들을 투입한 KBS는 닷새간의 집중 촛불집회를 대비 중이다. KBS 보도국의 김의철 사회팀장은 “광화문에 중계차 1대를 배치하고, 시위대와 함께 철야로 취재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있을 72시간 촛불집회를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MBC 보도국은 6일부터 사흘 동안 휴일근무자 수를 늘렸다. 보도국 사회에디터 사건팀 소속 민병우 차장은 “내일(6일)부터 휴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휴일근무자를 늘렸고, 휴가 근무자들을 세워뒀다. 중계차도 물론 나간다”고 전했다.

   

SBS는 현 상태의 3교대의 철야 취재팀을 유지하면서 촛불집회에서 벌어질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최금락 보도국장은 “인력에 한계가 있어 (기자를) 더 배치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장 상황을 보고 판단해 추가 인력 투입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성명했다.

방송 3사의 시사프로그램들도 다음 주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과 촛불집회를 집중 편성한다. KBS 〈추적 60분〉이 11일 이명박 정부와 민심을 주제로 촛불집회에서 쏟아져 나오는 목소리들을 담으며, 〈KBS스페셜〉도 8일 ‘촛불집회 한 달, 재협상은 불가능한가’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 여부를 조명한다.

또 〈생방송 시사투나잇〉은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5일 밤 12시 15분 촛불집회 현장을 생중계할 계획이다. 송재헌 CP(책임PD)는 “HD 방송에 비해 화질이 많이 떨어지지만, 인터넷 무선망이 가지는 현장성과 기동성을 이번 방송을 통해 시험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송 CP는 "광화문 일대 무선인터넷망 서비스가 불안정한 상태여서 만약 무선인터넷 중계가 불가능한 경우 기존의 방송중계차를 통한 현장 연결로 대체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MBC에선 〈뉴스 후〉가 7일 ‘디지털 세대, 세상을 바꾸다’를 내보낸다. 윤능한 팀장은 “이번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다양한 시위의 형태와 디지털 혁명을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00만 촛불집회가 예정된 10일 방송을 타는 〈PD수첩〉은 당초 계획대로 6·15 남북공동선언과 남북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또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연출 정철언)는 지난달 10일 경부터 한 달간 카메라에 담아온 촛불집회 현장을 오는 14일 방송한다.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유, 광장의 시위 문화 변화와 그것이 역사적 맥락에서 차지하는 의미 등을 짚을 계획이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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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5 10:52

“광우병 보도, '슬로우푸드' PD저널리즘 역할 돋보여”

PD연합회, 美쇠고기 보도 관련 토론회 개최..."PD저널리즘 영역 확대가 과제"

“국무총리가 광우병이 전염병이 아니라고 말했다. ‘벌거벗은 임금님’ 얘기가 생각난다.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이 정말 사라질 거라고 보는지, 알면서도 고집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총리의 말을 듣고 미국과 영국, 일본 학자들에게 e메일을 보냈는데, 일본의 학자는 금시초문이라며, ‘광우병이 전염병이 아니라니’하고 놀라더라.”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광우병 보도에 관해 전체 매스미디어의 점수를 매기자면 아직 과락이다.”
“광우병 때문에 지난 2주 동안 받은 정신적 불쾌감에 대해 미국식으로 소송을 걸면 몇 백 불은 받을  수 있을 거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조·중·동을 흔히 보수신문이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칭호를 잘못 붙인 것 같다. 파렴치범이라고 부르는 게 맞다.” -손동우 〈경향신문〉 논설위원

“다행히 우리 사회에는 조·중·동만 있는 게 아니라, 〈PD수첩〉도 있고 〈KBS스페셜〉도 있기 때문에 광우병 문제가 생활 속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효성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장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논란이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MBC 〈PD수첩〉 방송을 기점으로 촉발된 광우병 논란은 정부와 조·중·동의 “허위사실 유포”, “반미·반이 단체에 의한 선동”이라는 매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름을 부은 듯 더 활활 타오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은 입을 맞춘 듯이 “광우병 괴담” 운운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힘으로 제압하려 하고 있다. 반면 〈PD수첩〉과 KBS 〈시사기획 쌈〉 등 TV 시사프로그램들은 광우병의 위험성과 협상 과정의 문제점을 적극 폭로하고 있어 PD저널리즘에 대한 기대를 새삼 높이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광우병 언론보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14일 오후 3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열렸다. 한국PD연합회가 주최하고, 한국방송협회·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정보센터가 후원한 이번 토론회엔 언론사, 학계, 의료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석해 광우병 관련한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올바른 저널리즘을 위해 머리를 모았다.

양승동 PD연합회장에 따르면 토론회에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도 섭외하려고 했으나, 농림부 측에서 〈PD수첩〉 방송과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등을 신청해둔 상태여서 참석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 '광우병 언론보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한국PD연합회 주최로 14일 오후 방송회관에서 열렸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조·중·동과 이명박 정부 VS. 한겨레와 경향, 공영방송

이날 ‘위험사회와 광우병, 그리고 언론의 보도 프레임’을 주제로 발제한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매체별 광우병 보도의 특성을 살폈다. 지난달 29일 MBC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폭로한 이후, 광우병 논란은 각 매체에서 어떻게 다뤄졌을까. 이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조·중·동과 〈한겨레〉, 〈경향신문〉이 분명한 차이를 갖고 있다.

조·중·동은 ‘무책임한 선동자TV’, ‘미국 쇠고기 무해’, ‘광우병 통제 가능’, ‘반미 반정부 방송’의 프레임을 광우병 관련 보도에 적용했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검역주권 포기’, ‘한국인 광우병 취약’, ‘졸속협상 비판’ 등의 프레임으로 광우병 논란을 보도했다. 이들 신문의 보도 프레임 차이는 지난 8일 열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세미나에 대한 보도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9일자 〈조선일보〉는 광우병이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을, 〈동아일보〉는 광우병이 통제 가능하다는 주장을 부각해서 보도한 반면, 같은 날 〈한겨레〉와 〈경향〉은 광우병 증세가 심한 소는 살코기로도 오염될 수 있으며, 한국인이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는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창현 교수는 “조·중·동과 이명박 정부가 하나의 진영으로, 〈한겨레〉와 〈경향〉, KBS와 MBC 등이 또 하나의 진영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광우병 논란은 ‘슬로우 푸드’ PD저널리즘의 승리”

KBS, MBC 등 공영방송의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은 어땠을까. 공영방송의 프레임은 ‘미국 쇠고기 유해론’과 ‘검역주권 포기’였다. 이 교수는 “광우병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제고하고, 정부의 쇠고기 수입 조치에 대한 문제점을 하나의 의제로 만들어냈다”며 “방송이 의제형성과 의제설정에 모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 주역은 PD저널리즘이었다. 이 교수는 PD저널리즘을 ‘슬로우 푸드’, ‘된장 저널리즘’에 비유하며 “PD저널리즘을 보여주는 〈PD수첩〉 등은 ‘패스트푸드’와도 같은 일상적 뉴스 보도와 달리 ‘슬로우 푸드’ 프로그램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자저널리즘의 한계를 넘어서는데 PD저널리즘의 차별성과 가능성이 있다”며 “PD저널리즘이 기자저널리즘의 빈 영역을 채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PD저널리즘이 시청자들의 관심에 영합하는 한계가 있다”며 “PD들이 때로는 시민들의 구미에 맞는 광우병 문제를 열심히 해야 하지만, 무관심한 영역인 원자력, 기후 온난화 문제 등을 다루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우병 방송에 대해 박수 쳐줄 때 광우병 외의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그래야 진정으로 박수를 쳐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서적 공동체 만들어 가는 것이 PD저널리즘의 새로운 과제”

이날 발제에서 ‘PD저널리즘 역할과 가능성, 그리고 한계’에 대해 살펴본 원용진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PD저널리즘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원 교수는 “위험을 늘 감지할 수 있는 정서적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가 PD저널리즘의 또 다른 과제”라고 설명했다.

“PD저널리즘이 인지론을 중심으로 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저널리즘과 동떨어진 형태로 감정에 호소하는 거다. 정서적 공동체에선 감정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이를 일탈된 저널리즘이라고 한다. 기존의 저널리즘 가치에 매몰될 필요가 있나. 위험 앞에선 객관적이지 않아도 된다. 객관적으로 위험을 알리면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원 교수는 이어 “지금까지 PD저널리즘이 사회의 위험을 인지시키는 것까진 성공했다”고 말한 뒤, “이제는 어떻게 정서공동체, 불안공동체를 만들 것인가 고민하고, 국민들에게 정서적으로 다가갈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광우병 말고 PD저널리즘이 한 게 있나?”

   
▲ "일탈 저널리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원용진 서강대 신방과 교수(왼쪽)와 "PD들이 통렬한 자기 반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 이강택 KBS PD. 원성윤 기자 socool@
광우병 보도와 PD저널리즘에 대한 호평에 고개를 젓는 이도 있었다. 2006년 〈KBS스페셜〉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을 연출했던 이강택 PD는 “PD저널리즘이 과연 칭찬 받을만한가. 솔직히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격 없다. 그럼 앞으로 그런 기대를 받을만한가. 역시 상당한 의문이 든다. 앞으로 닥칠 일들을 생각하면 PD저널리즘을 어떻게 세워갈지, 조금 과장해서 눈앞이 캄캄하다”고 털어놨다.

이 PD는 전문성의 부재 등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광우병 논란에서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 과학이다. 과학자들 간에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럼 이것을 판단할 능력이 필요하다. 과학자에 준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어떤 분이 곡학아세를 하고 있는지, 옥석을 구분해야 될 것 아닌가.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럴 능력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PD는 “우리가 만드는 프로그램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에 대해 현실적인 영향력 가지는가. 광우병 말고 PD저널리즘이 제대로 한 게 있나”라며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광우병 문제의 핵심은 누가 이런 위험사회, 서구적 근대 패러다임을 조종하는가 하는 문제”라며 “그 실체는 초국적 자본”이라고 꼬집었다.

이 PD는 “시장 근본주의 시대에 PD저널리즘이 바탕에 둬야 할 철학이 무엇인지를 근본적으로 묻고 싶다”며 “PD들의 통렬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하고, 제대로 알아야 한다. 알지 못한다면 공부부터 하자”고 말했다.

“과학주의적 패러다임 벗어나야”

   
▲ "광우병 논란에서 과학주의적 접근을 떨쳐내야 한다"고 주장한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원성윤 기자 socool@
광우병 논란이 지나치게 과학에 기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조·중·동의 입장이나 〈PD수첩〉의 입장 모두 과학주의적 관점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학을 근거로 여러 나라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기준을 정한다면 EU나 일본이나 왜 다 다르겠나. 과학만을 결정되지 않는 그 무엇이 있는 거다. 간단히 말하면 집단 내의 구성원들의 의식, 안전에 대한 의식과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가 그것들이다. 과학적인 사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반응하는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우 교수는 “일반 구성원들이 위험에 대한 느낌을 어느 정도 가지냐에 따라서 그 사회의 정책이 정해져야 한다. 과학적으로만 정해지는 게 아니고 국제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과학과 일반인의 소통 고리가 이번 광우병 통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또 OIE 기준에 대한 정부의 무한한 신뢰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OIE는 WTO 산하에 있는 교역에 관계된 기구다. 동물이나 부산물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룰 뿐이지, 과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 특정위험물질(SRM)에 대해 분석하는 기구가 아니”라며 “따라서 각 나라의 문화나 위험에 대한 감각 등을 고려해 그 나라에 맞는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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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4 15:57

[따져보기] 미 쇠고기 관련 보도, '뚝배기 저널리즘' 보고싶다

미국 쇠고기의 전면적인 수입 개방 때문에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무엇보다 광우병의 우려 와 굴욕적이고 멍청한 협상결과 때문이다. 하지만 광우병이란 것이 2008년 5월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닌데, 그동안 방송3사는 무엇을 했을까. 2006년 1월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재개를 위한 위생조건 협상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지난달 18일 이명박 정부의 협상이 타결되기까지 광우병의 위험을 국민에게 전할 수 있는 기회, 전해야 하는 기회는 참으로 많았다.

그러나 그동안 방송3사는 협상과정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전달하는데 그쳤다. 이강택 PD가 제작한 〈KBS스페셜〉이 화제가 되긴 했지만, 뉴스는 예외였다. 방송3사는 광우병 위험은 극비라도 되는 양 거의 언급조차 하지 않았으며, 한우농가 걱정은 자주 했지만 소비자에게는 이익인 것처럼 접근했다. 무엇보다 국익을 위한 한미FTA 체결을 위해 미국쇠고기 수입은 필수불가결임을 은연중에 꾸준하게 전했다.

4월 18일 협상결과가 발표되었을 때도 방송3사의 보도태도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당시 방송3사는 미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별 감흥 없이 사실만을 전달하고 한우농가 걱정에만 그쳤다. 방송에서 광우병 우려가 보도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9일 〈PD수첩〉과 〈뉴스데스크〉에서였다. 이어 MBC 〈뉴스데스크〉가 3일 연속 심층취재 시리즈로 광우병 우려를 보도하고, KBS도 5월 1일부터 광우병 위험성을 언급했으며, 5월 2일부터는 방송3사가 모두 광우병 관련 보도를 경쟁적으로 쏟아내기 시작했다.

항간에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보수신문과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번 광우병 우려의 핵심이 ‘방송 탓’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방송의 ‘개과천선’이 반가우면서도 아직도 부족하고 아쉽다. 물론 공영방송의 존재가치를 유감없이 보여준 〈PD수첩〉과 4월 29일부터 5월 9일 정도까지의 MBC 보도는 돋보인다. 미국 동물성 사료 금지 강화조치의 허실을 앞서 보도한 SBS도 돋보였으며, 정부의 말 바꾸기 태도를 날카롭게 지적한 KBS의 비판도 돋보였다.

하지만 MBC가 열심히 광우병 관련 문제를 제기하던 시기에, KBS와 SBS는 2% 부족한 보도로 아쉬움을 줬다. SBS는 전교조 배후설이 사실인 양 대충 얼버무리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광우병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3사 모두 보도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더니, 지난 연휴 기간에 두 세 꼭지만 겨우 보도했을 뿐이다. MBC도 동물성사료 금지조치 문제에 대해서 타사가 이틀이나 먼저 보도한 이후인 11일이나 이 내용을 보도했으며, 미국으로 떠난 정부 점검단의 행보에 대한 지적도 하지 않았다.

미 쇠고기 수입 개방은 우리 국민의 삶과 생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방송3사는 정치권 논리로 이번 사안을 대충 넘어가거나, 냄비 저널리즘처럼 잠깐 시끄럽게 떠들어댔으니 이제 할 일을 다 하고,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협동사무처장

졸속협상의 실체와 그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엄밀하게 따지는 보도,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광우병 위험성과 ‘뜬소문’을 구별해 시청자들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보도,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꾼 정부 여당과 수구보수신문의 이중적 태도를 지적하는 보도, 시민들에게 근거 없는 음모론을 들이대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여권과 수구보수신문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 원산지제도 정착을 위한 언론의 감시역할 확대, 한우 농가를 위한 꾸준한 관심 등 방송이 해야 할 일은 너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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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3 10:30

미국 쇠고기 취재한 PD들 한자리에 모인다

14일 한국PD연합회 주최 '광우병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 개최

‘광우병 쇠고기’ 관련한 보수신문과 진보적 신문, 방송에서의 보도 내용은 왜 다를까. ‘광우병 쇠고기’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를 진단하고 왜곡보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긴급 토론회가 열린다.

한국PD연합회(회장 양승동)는 한국방송협회,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정보센터 후원으로 오는 14일 오후 3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 ‘광우병 언론보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한다.

   
MBC <PD수첩> 김보슬 PD
   

<KBS 스페셜> 이강택 PD

이효성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장 사회로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각각 ‘신문, 방송의 보도 프레임을 중심으로’와 ‘PD저널리즘 역할과 가능성 그리고 한계’라는 주제로 발제한다.

이날 토론자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을 주도한 정부 인사, 학계 전문가, 현장에서 실태를 취재한 PD와 기자들이 직접 참석해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정치적 논란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을 고민할 예정이다.

최근〈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소고기-과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가?’를 연출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김보슬〈PD수첩〉PD와 지난해 광우병 위험성을 고발한 〈KBS 스페셜〉 ‘얼굴없는 공포, 광우병’의 이강택 〈KBS스페셜팀〉 PD를 비롯해 강진구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 등이 토론자로 참석한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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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15:42

'광우병 위험' 미리 경고했던 시사프로그램들

2006년 'KBS 스페셜-얼굴없는 공포,광우병', 2007년 'MBC 스페셜-한미FTA를 말한다' 등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에 대한 민심의 분노가 뜨겁다. 지난달 29일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에서 미국의 쇠고기 도축 시스템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결과를 본 이들이 고장난 라디오처럼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이명박 정부의 ‘관제 계몽’을 비웃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여당과 보수신문은 “야당의 정치공세와 진보 진영의 반미(反美) 책동에 일부 선동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들과 중·고교 학생들까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다”(5월5일, 조선일보 사설)고 타박하려 들지만, 국민은 오히려 그들의 표변(豹變)을 지적하며 반박 논리를 하나하나 펼쳐 보이고 있다.

반박 논리 뒤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기준을 계속해서 허물어버린 정부의 무책임을 지난 2006년부터 감시·비판해 온 지상파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축산농가 생존과 관련한 문제인 줄로만 알았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단순히 수입 그 자체로 그치는 게 아니라 허술한 검역 절차로 인해 나와 가족을 광우병 위험 속에 빠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 프로그램들의 지속적인 보도로 알게 된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의 내용은 쇠고기 재협상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지금도 좋은 논거로 활용 가능하다.

■‘뇌송송 구멍탁’은 사실= 지난 2006년 10월 참여정부는 한미FTA 협상 체결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3년 만에 재개했다.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만을 수입하기 때문에 광우병 위험에서 안전하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그해 10월29일 <KBS스페셜>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연출 이강택)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말을 믿기 힘들게 만들었다.

<KBS스페셜>은 먼저 광우병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영국의 ‘인간 광우병’ 피해자들의 얘기를 들었다. 광우병 논란과 관련해 ‘뇌송송 구멍탁’이라는 말이 등장하게 된 것도 이 프로그램에서 영국의 ‘인간 광우병’ 사례를 접하면서다. 병리학자들이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한 이들의 뇌를 부검한 결과,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있었던 것이다.

   
▲ 2006년 10월29일 방송된 ‘얼굴없는 공포, 광우병’은 미국 소의 90% 이상이 육골분 사료를 먹으며 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미국 네브래스카즈 ‘아담스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들의 모습으로, 8만5000여 마리가 좁은 우리에 갇혀 분뇨와 오물더미 위에서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을 맞으며 ‘잡아먹히기 위해’ 살 찌워지고 있다.
<KBS스페셜>은 초식동물인 소에게 소의 뼈와 내장을 갈아먹임으로써 광우병이 발병했다고 원인을 짚고, 미국 소의 90% 이상이 육골분 사료를 먹으며 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미국 네브래스카주 ‘아담스 농장’에선 무려 8만5000여 마리의 소가 좁은 우리에 갇힌 채 분뇨와 오물더미 위에서 항생제와 성장 호르몬을 맞으며 ‘잡아 먹히기위해’ 살 찌워지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렇듯 광우병 발병 위험이 높게 사육되는 소들에 대한 미국 당국의 검역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해마다 3700만 마리의 소를 도축하면서도 광우병 검사는 고작 0.1%(40만 마리)만 하는 것이다. 더구나 도축장에선 기계톱을 사용하기 때문에 특정위험물질(SRM)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살코기 안에도 뼈가 섞여 들어갈 수밖에 없다.

또 광우병 원인 물질인 변형 프리온을 막기 위해선 300~400℃의 열기가 필요한데, 해체 작업에 사용했던 도구를 살균하기 위해 그 같은 시설을 마련할 공장은 어느 곳에도 없다. <KBS 스페셜> 보도 후 1년 반이 지난 시점인 지금에도 이 같은 사실들에 대한 우려는 유효하다.

■OIE, ‘절대 기준’ 아니다 = 이듬해인 2007년 5월1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연출 이동협) ‘광우병 괴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진실게임’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협상 과정을 일체 공개하지 않으려 하는 정부의 모습에 집중했다.

농림부는 2007년 4월9일 OIE(국제동물질병사무국)에 보낸 광우병 국가 등급 조정에 대한 의견서에서 미국의 광우병 통제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면서도 이 내용을 ‘협상용 대외비’라는 명목으로 국민에게 알리려하지 않고, 이를 따지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모든 말을 ‘거짓’으로 매도했다.

그러나 강기갑 의원이 지난 5일 공개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농림부의 보고서 4건에 따르면 농림부는 불과 반년 사이 미국산 쇠고기를 “광우병 우려”에서 “매우 안전한 소”로 둔갑시켰다.

   
▲ 2007년 5월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선 미국의 도축장이 기계톱을 사용해 특정위험물질(SRM)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함을 지적했다.<사진 왼쪽> 찰스 메인터 미국 농무부 육류검사관은 “어떻게 광우병 위험에서 안전하다 할 수 있나. 검사를 줄이면 광우병을 찾을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드는 것으로 지금 (미국 정부는) 음식을 갖고 러시안룰렛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광우병 위험에 대한 국민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농림부가 입을 다물고 있는 순간 미국의 웬디 커틀러 한미 FTA 수석대표와 맥스 보커스 미 상원 재무위원장 등은 “쇠고기 시장의 완전 개방 없이는 FTA 비준도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결과는?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기 하루 전 정부는 미국이 내민 쇠고기 전면 수입 요구서에 사인을 했다. 한미 FTA 협상 체결 및 미국 의회의 비준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 국민의 건강권을 위한 검역 주권을 포기한 것이다.

반면 일본은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모든 쇠고기에 대한 전수조사 등을 통해 20개월령 미만의 소에서도 광우병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17개월령 미만의 SRM을 완전 제거한 소만 수입하는 방안을 관철시켰다. 에드워드 샤퍼 미국 농림장관이 지난 2일 워싱턴을 방문한 나카가와 쇼이치 전 농림수산상에게 한국의 예를 들며 일본도 따라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일본은 “문제가 되풀이되는 한 수입조건의 완화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광우병 취약 한국인에 美쇠고기 강요는 ‘억지’= 한미 FTA 협상 타결 후 정부가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한 때는 2007년 9월7일, <MBC스페셜>(연출 조능희)은 그해 9월29일 방송한 ‘한미 FTA를 말한다’에서 카타가이 토시오 일본 농림수산상 동물위생과 과장보좌의 “WTO협정 중 SPS(위생검역협정)에 의거해 각 국에선 국제 기준(OIE)보다 엄격한 규제를 할 수 있다”는 말을 인용, 국민 건강권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이 존재함을 밝혔다.

또 <MBC스페셜>은 한국인의 유전자가 특히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광우병 유발 물질인 프리온 유전자 가운데 129번째에 나타나는 유전자형은 모두 3가지(MM형, MV형, VV형)인데, 현재까지 광우병에 걸린 159명의 사람들은 모두 MM형 유전자로 나타났다.

   
▲ 2007년 9월7일 방송된 ‘한미 FTA를 말한다’는 한국인의 유전자가 특히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미국 축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인도 먹는 만큼 한국인도 먹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사진 왼쪽부터>
이와 관련해 <MBC스페셜>은 “한림대 일송생명과학연구소가 한국인 500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MM형이 94.3%나 됐다”고 전했다. 연구를 진행한 정병훈 박사는 “다른 나라의 다른 인종과 결혼하지 않는 이상 이 유전자형은 대를 통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고집하는 이상, 한국인은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은 나라의 이종의 유전자를 지닌 상대를 찾아야 하는 것일까.

정부여당과 보수신문은 재미교포와 유학생, 미국 여행객 등에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고 있지 않는 만큼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미국이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되풀이했던 말과 똑같다. 우리가 괜찮으니 너희도 괜찮을 것이고 그러니 수입하라는 사실상의 협박이다.

이와 관련해 <MBC스페셜>에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송기호 변호사는 “미국 역시 우리나라에 관광을 와서 삼계탕을 먹지만 자국민의 건강을 생각해 수입은 금지하고 있다”며 “각 나라는 국민 건강을 위해 고유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광우병 위험도 줄어드는 게 아닌 만큼 반대 여론에 대한 ‘배후’를 운운하며 ‘관치 계몽’을 하기에 앞서 국민을 이렇게 우려시킨데 대해 사과부터 하고 재협상의 길을 모색하는 게 우선 아닐까. 여전히 재협상이 불가하다 생각되면 광우병의 위험성을 다각도로 짚고 미국과의 교역에서도 과학적 근거 아래 당당한 목소리를 내는 외국의 사례 등을 보여주는 TV 속 시사프로그램을 보며 논거를 만들든가.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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