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원행동'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08/12/30 취재기자가 본 언론노조 총파업
  2. 2008/12/19 KBS 새 노조, 통합노조 건설 무산
  3. 2008/10/13 “우리는 대통령의 입이 될 수가 없습니다”
  4. 2008/09/03 “5공 시절 ‘땡전뉴스’로 회귀 하자는 거냐”
  5. 2008/09/01 “신뢰도·영향력 1위 KBS, 지키기 위해 싸울 것”
  6. 2008/08/29 “박승규 KBS노조는 역사의 심판 받을 것”
  7. 2008/08/27 이병순 사장 “철저한 게이트 키핑 제도 마련하겠다”
  8. 2008/08/25 KBS사원행동, 비상계단 통해 이사회장 진입 시도
  9. 2008/08/25 면접 강행에 항의한 이사 4명 모두 퇴장
  10. 2008/08/22 KBS 이사회, 파행 속 마무리
  11. 2008/08/21 사원행동 “이사회 무산시키겠다” 진입시도
  12. 2008/08/18 KBS 사원행동, 유재천 이사장 검찰고발
  13. 2008/08/18 “촛불로 ‘위기의 KBS’ 지켜 달라”
2008/12/30 14:45

취재기자가 본 언론노조 총파업

[e야기] 고재열 시사IN 기자 
 
“백수가 과로사 한다더니 내가 요즘 그렇다.” 얼마 전 한 출판기념회장에서 정연주 전 KBS 사장이 했던 말이다. 이명박 정부에 의해 해임당한 정 전 사장은 공판 준비로 여념이 없다고 했다.

“아이들이 아빠 눈이 빨갛다고 하네요.” 해직당한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의 말이다. ‘낙하산 사장 퇴진투쟁’을 진두지휘하는 그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집에 들어가는 날도 피곤에 절어 ‘토끼눈’을 하고 들어가곤 했다.

꼭 2년 전, 우리는 ‘시사저널 파업’을 준비하느라 여념 없었다. 우리는 파업을 몰랐다. 파업 준비만 열심히 하면 끝나는 줄 알았다. 파업은 말 그대로 ‘업을 파하는 것’이니 기사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한숨 돌릴 수 있을 줄 알았다.

웬걸, 파업하니 더 바빠졌다. 출근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피켓 시위를 벌이고, 1인 시위를 벌이고, 단식농성을 벌이고, 삼성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거리의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응원하러 온 독자를 만나고…. 새벽이면 일어나서 라디오 방송 원고를 준비하고, 그렇게 생활비를 벌고 ….

    


▲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전국언론노조 총파업 출정식에는 30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PD저널

오죽했으면 ‘파업을 파한다(명분은 노조 집행부의 온건노선에 반대하는 것이었지만 실상 힘들어서 그랬다)’고 선언하고 잠적까지 했을까. 파업은 힘들었다. 가장 힘든 것은 그 끝이 어딘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이 고통의 터널의 초입에 서 있는지, 중간인지, 끝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 힘들었다.

2년 뒤, 언론노조가 총파업을 시작했다. 파업하는 것보다 파업 취재는 쉬울 줄 알았다. 역시 아니었다. 12월26일, 언론노조가 총파업을 시작한 날은 2008년 한 해 동안 가장 바쁜 날이었다. 새벽에 기사를 쓰고 MBC 노조 출정식에 가서 취재하고, 그 출정식을 취재하겠다는 다른 블로거들을 안내하고, 회사에 들어와 파업 기사를 쓰고, 언론노조 출정식 현장에서 블로거들이 보내오는 현장소식을 블로그에 올리고, 미디어 악법이 개정되었을 때의 심각한 상황을 알리는 외고를 쓰기로 했다가 나자빠진 필자를 어르고 달래서 쓰게 만들고, 원고 수정을 마치고 YTN 노조 촛불문화제 뒷풀이에 가고, 해외연수 가는 후배와 한 잔 더하고 …. 

언론사 파업을 취재하는 것이 힘들 것이라는 것은 이미 ‘YTN 사태’와 ‘KBS 사태’ 때 예감했다. 용역사원 용역경비들과의 치열한 몸싸움은 땀 냄새를 남겼고, 그것뿐이었다. YTN은 끝까지 버텼고 KBS는 끝내 쓰러졌다. 버티는 YTN 노조원들을 보는 것도 괴로웠고 쓰러진 KBS 사원행동 회원들을 보는 것도 괴로웠다.

주말엔 좀 쉴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니었다. ‘언론노조 총파업 블로거 특별취재팀’을 조직해야 했다. 모래알처럼 흩어진 블로거들을 모아 ‘취재 대오’를 만들었다. ‘현장취재팀’ ‘모니터링1팀’ ‘모니터링2팀’ ‘퍼블리싱팀’ 4팀을 짜서 파업관련 소식을 취재하고, 전파하고, 반응을 확인할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했다.

월요일엔 성명서가 밀려 왔다. 주로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간절한 생각을 전해달라며 보내왔다. MBC 구성작가들, KBS 기자들. 꾹꾹 눌러쓴 그 성명서의 내용을 보며 가슴이 아렸다. 특히 노조에 ‘파업하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KBS 젊은 기자들의 성명이 안타까웠다.

화요일, 이제 진짜 시작이다. 오늘(30일)은 생중계다. ‘언론노조 총력 결의대회’ ‘MBC 노조의 블로거 간담회’ ‘언론악법 개정 저지 촛불문화제’를 생중계해야 한다. 빨리 이 글을 마치고 여의도로 넘어가야 한다. 일복이 터졌다. 혼자 조용히 탄식한다. ‘이게 다 MB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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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9 15:44

KBS 새 노조, 통합노조 건설 무산


사원행동과 ‘언론 7대 악법’ 총파업 입장차 보여

 
 
▲ KBS 제12대 노동조합 당선자 강동구, 최재훈 ⓒKBS노조
지난 12월 초 당선된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의 ‘무지개 내각’ 구성 방침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KBS노조는 당선 이후 KBS 사원행동과 결합, 노조 집행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19일 KBS 사원행동 관계자에 따르면 “한나라당이 오는 22일 상정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른바 ‘언론 7대 악법’(신문법·방송법 등) 저지를 위해 총파업을 명문화 할 것을 집행부 참여 조건으로 제안했다”며 “당선자 측에서 검토해 18일 오전 중으로 답을 달라고 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답이 없는 것으로 봐서 사실상 무산된 것 같다”고 밝혔다.

최재훈 새 노조 부위원장 당선자는 지난 10일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50.1%(2045표)의 지지를 얻어 당선된 것을 언급하며 “50대 50대이라는 분할이 가지는 의미는 조합이 통합하지 않으면 공멸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다. 통합을 하지 않으면 자멸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노조 집행부 구성을 위해) 삼고초려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합노조 건설이 무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KBS 사원행동은 오는 22일 전국총회를 열고 향후 진로에 대해 모색할 예정이다. 사원행동 한 관계자는 “끓는 물에서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서서히 죽어가는 개구리처럼 KBS를 죽이는 법안이 밀려오고 있음에도 노조를 비롯한 KBS 구성원들은 상황에 대한 인식을 전혀 못하고 있는 게 지금 KBS의 현실이다.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박성재)는 18일 ‘언론 7대 악법’과 관련해 제작거부 등의 강도 높은 총파업을 결의했으나, 현재 KBS노동조합(위원장 박승규)은 법안 상정여부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KBS노조는 오늘(19일) 오후3시에 열리는 KBS 노동조합 중앙위원회에서 ‘언론 7대 악법’과 관련해 총파업 여부를 놓고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의견도 분분하게 나뉠 것으로 보여 총파업 돌입여부는 쉽게 정해지지 않을 전망이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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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3 15:48

“우리는 대통령의 입이 될 수가 없습니다”

KBS PD협회, 13일 긴급총회 개최…조직 개편안 등에 대해 반대

KBS PD협회(회장 김덕재)는 13일 오후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장에서 긴급총회를 개최하고 △대통령 라디오 연설 정례화 반대 및 책임자 처벌 요구 △사원행동 참가자 징계반대 및 서명운동 추진 △조직개편안 졸속 추진 반대 △외주제작 증가 반대 등의 의견을 밝혔다.

KBS PD협회 소속 PD들은 13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정례연설이 방송된 것과 관련해 라디오 편성 책임자 처벌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방송사와 사전 어떠한 협의도 없이 편성이 되는 것은 제작 자율성 침해가 됐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측이 금융위기와 관련한 긴급담화로 처리했지만 이 대통령이 토론회 말미에 “다음에는 좀 작더라도 생활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하겠다”며 정례화를 기정사실화 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PD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때문에 PD협회는 라디오 정례회담 등의 시도를 막기 위한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뉴스전문 채널인 KBS 1라디오의 시사 프로그램의 연성화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 13일 열린 KBS 긴급 PD총회 ⓒPD저널

최근 사측이 대국소팀제로 개편하려고 추진 중인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쏟아졌다. 가장 크게 논의된 것은 각 제작본부 산하에 전략기능을 담당하는 기획팀이 사라진 것이었다. PD들은 “자발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조직이, 기획팀이 없어지고 편성에서 기획하고 제작에서 벽돌 찍어내듯 방송을 만들어 내야 하는 조직으로 가게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KBS 자체제작 어린이 프로그램 <후토스>를 제작하는 어린이·청소년팀이 사라지게 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돈 쓰지 말라”는 회사의 지시와 다를 바 없다는 제작진의 지적이 이어졌다. 담당 제작진인 이정환 PD는 “40억 가까운 제작비 전액을 펀딩해보려고 하고 있다”며 “지금 조직 개편안은 유통과 사업조직을 완전히 분리시켜서 일을 진행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외주제작팀의 국 승격, 내부 실업 상태로 간다”

조직개편과 관련해 눈에 띄는 점은 1개 팀에 불과한 외주제작팀이 3개 팀 수준의 국으로 승격된 점이다. 이에 대해 김덕재 PD협회장은 “PD들이 제작해야 할 프로그램은 준비가 되고 있지 않고 외주에 뺏기고 있는 형국에서 이 같은 사측의 조직개편안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의 외주제작 의무고시비율은 1TV 24%, 2TV 40%이나 올해 8월 현재 외주고시 25%, 2TV 59%로 허용치보다 크게 웃돌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PD들은 “이 같은 사측의 안은 PD들의 내부실업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협회는 15일로 예정된 임시이사회에 보고될 것으로 예정된 KBS 사원행동 참가자들에 대한 징계를 반대하는 서명을 이날부터 시작해 수요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사원행동 징계를 뼈대로 한 KBS 감사팀의 감사보고서가 15일 이사회에 보고되면, 감사팀은 3일 이내 사측에 보고해야 된다. 사측이 보고를 받은 뒤 1주일 이내에 인사위원회를 개최해야 하기 때문에 이르면 다음 주에 징계가 나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사원행동 지도부 3인에 대한 해고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실제 징계로 이어질 경우 안팎으로 만만찮은 반발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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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3 14:25

“5공 시절 ‘땡전뉴스’로 회귀 하자는 거냐”

[현장] 이병순 KBS사장 취임, KBS는…

사원행동, 비상총회 개최 ·입사 10년차 미만 젊은 기자들 시국 선언

이병순 KBS 신임 사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지 일주일이 됐다.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을 뒤로 한 채 취임한 이 사장은 사전 기획단계서부터 철저한 게이트키핑 제도 마련, 대내외 비판받은 프로그램 폐지, 적자구조 탈피위한 비용절감, 효율적인 경쟁시스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취임사를 밝혀 향후 KBS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병순 사장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을 진행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사원행동’은 취임사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한 손엔 프로그램 탄압 몽둥이, 다른 한손엔 구조조정 칼을 들고 KBS 5000여 사원들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며 “방송장악 목적을 띤 청부 사장답게 관제 프로그램에 양산과 인력 구조조정을 목표로 했다”고 비판했다.

KBS 입사 10년차 이하인 기자 100여 명은 3일 오후 12시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낙하산 논란에도 불구하고 취임한 이병순 사장을 비롯해 임명 제청을 주도한 유재천 KBS 이사장 퇴진과 KBS 노조의 전국비상총회 개최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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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순 KBS 사장 취임식 ⓒKBS
이들은 “이사회의 밀어부치기식 사장 해임과 이병순 사장 취임 등을 지켜보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회사 내부 구성원들에게 젊은 기자들이 앞장서 공영방송 사수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고, 앞으로 투쟁의지를 모으는 첫 발걸음이 되길 원한다”고 기자회견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와 별도로 KBS 직원들의 실명 비판도 잇따랐다. KBS 수신료 프로젝트팀의 김영한 PD는 이날 사내게시판에 이병순 사장에게 쓴 A4용지 세 페이지 분량의 장문의 편지글을 통해 이 사장의 취임사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PD는 이 사장의 취임사에 대해 “공영방송 KBS 사장의 취임사로는 어디 내놓기도 부끄러운 함량미달”이라며 “정권과 보수신문들이 만들어낸 경영효율화의 덫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지적했다.

진홍순 KBS 특임본부장도 2일 사내게시판에 ‘퇴사의 변’을 올리고 “KBS 땡전뉴스 회귀 절대 막아야한다”며 “부당한 외부의 압력과 간섭을 원천봉쇄하는 데는 공영방송 구성원 모두나서야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KBS사원행동은 투쟁방향을 ‘사장 퇴진’에서 ‘제작자율권 수호’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양승동 사원행동 공동대표는 “사원행동의 성격상 임의단체라 물리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 가을개편에서 권력 감시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시도를 막도록 제작자율권을 수호하는 방향으로 투쟁방향을 선회하고, 구조조정을 막아내는 데 총력을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사원행동은 노조의 보도위원회와 편성위원회를 통해 프로그램 폐지를 막아낸 다는 입장이다. 폐지프로그램 1순위로 꼽히고 있는 <미디어포커스>와 <시사투나잇> 기자· PD들 역시 “사장이 직접 나서 프로그램의 존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편성규약에도 어긋날뿐더러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만 않을 것”이라고 말해 향후 새로운 투쟁의 불씨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이병순 사장은 지난달 28일 노조 간부와의 첫 상견례에서 “프로그램 존폐여부는 본부장 주관사항”이라며 “구체적인 리스트는 가지지 않고 있고, 여러 사람의 평가를 들어 추진하겠다”고 노보를 통해 밝혔다.

사원행동은 이번 주 안으로 현재 700여명의 회원을 1000여명으로 확대해 동력을 다지는 한편, 3일 오후 4시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전국사원 총회를 개최해 앞으로 투쟁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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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1 16:35

“신뢰도·영향력 1위 KBS, 지키기 위해 싸울 것”

[현장] ‘이병순 KBS’ 체제, PD·기자들은 무엇을 꿈꾸나

이병순 KBS 사장이 취임한지 6일째 됐다. KBS사원행동은 “정권의 방송장악 청부사장을 받아 들일 수 없다”며 연일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다. 그러나 이병순 사장은 청원경찰의 호위 속를 받으며 이들을 간단히 따돌리며, 공식적인 업무를 하나 둘씩 진행해 나가고 있다.

물리적인 투쟁방식만으로 한계를 절감한 KBS사원행동은 출근저지 투쟁에서 서서히 편성권 침해, 구조조정, 정부의 KBS 2TV 민영화 반대 등의 요구안 관철을 통한 투쟁으로 그 방식을 옮겨가고 있다.

당장 1일부터 새로운 임원진 진용이 꾸려지는 가운데 KBS에는 변화의 소용돌이가 치고 있다. 1주일간 무슨 큰 변화가 있을까 싶지만 일선 취재·제작 현장에서 기자와 PD들이 느끼는 체감기류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크게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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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순 사장이 출근하던 지난 27일, KBS사원행동이 본관 주차장 앞에서 출근저지 투쟁 벌이고 있다. ⓒPD저널

“감시견(watch dog) 이 아닌 애완견 KBS될까 걱정된다”

이병순 사장에 대한 사내 여론은 차갑기 그지없다. 이 사장이 지난 27일 취임사에서 사전 게이트키핑, 프로그램 폐지 검토 등을 시사해 사내여론은 들끓고 있다.

“사전 기획 단계부터 철저한 게이트키핑이 이뤄지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이병순 사장의 발언에 대해 KBS의 한 중견기자는 “팀제를 국장제로 전환해서 부장, 국장 선에서 문제가 되는 아이템을 선별해 낼 것”이라며 현 팀제조직이 국장중심의 관료제 체제인 옛 KBS 조직으로 회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정연주 전 사장이 도입했던 팀제가 간부들을 평기자, 평PD로 만들어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고자 했다”며 “이전처럼 관료제 조직으로 돌아가면 KBS가 가지고 있던 장점이 모두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팀제는 기본적으로 구성원들의 취재 자율성을 보장해줌으로써 제작욕구에 활기를 불어넣었어요. 현장 취재를 한 기자의 판단과 책임을 중요시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이달의 기자상도 KBS가 4개나 탔습니다. 팀제에서 현장기자의 판단에 대해 자율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아니면 결코 나올 수 없는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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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뉴스는 '공기업 사장, 보은인사 논란' '청와대 수석들의 불법농지매입'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여론조사 미국 유출의혹''수돗물 민영화' 등 이명박 정부를 정면비판한 보도들이 많았다. ⓒKBS

실제로 KBS는 한국기자협회가 수여하는 ‘이달의 기자상’(7월)에서 총 수상작 6개 중에 4개를 타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취재보도 (워싱턴지국 「美, 독도 표기 변경 관련 연속보도」), 기획보도 2개 (탐사보도팀, 「MB 인사실태보고 연속보도」, 문화복지팀 「연속기획 ‘빛바랜 BK21’」, 지역취재(부산보도팀, 「장애아 거부하는 예술중학교」) 부분에서 수상한 것.

정연주 사장이 재임한 지난 2003년 5월부터 2008년 7월까지 KBS는 이달의 기자상을 54차례에 걸쳐 수상했다. 이런 결과들에 대해 탐사보도팀 한 기자는 “게이트 키핑이 안 돼서 나오는 결과라고 보수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 얘기할 수 있냐”며 “권력의 비판적 감시견(watch dog) 역할을 해야 할 KBS를 이제 MB의 애완견으로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폐지프로그램 1순위로 꼽히고 있는 <미디어포커스>의 한 기자는 “이제 이번 주가 마지막 방송이라는 생각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임한다”며 “하지만 팀 분위기 자체는 좋다.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폐지 프로그램으로 언급되고 있는 <시사투나잇>의 한 PD는 “회사방침에 따라 프로그램 존폐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새 사장이 직접 나서 프로그램의 존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편성규약에도 어긋날뿐더러 옳지 않은 자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단체와 보수신문에서 주장하는 <시사투나잇>에 대한 논란이 편성·방송 전문가와 함께 사실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며 “가을 개편 작업을 앞두고 정리 작업에 들어가겠지만 취임사에서 암시만 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완벽주의 업무스타일, 지금의 KBS에는 독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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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순 KBS 사장 ⓒKBS
이병순 사장와 함께 일했다는 한 PD 기자는 그가 “기획단계부터 게이트키핑을 하고 싶어 했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본인이 하는 일은 완벽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며 “그것이 나쁜 것은 바로 권위주의적으로 통제하겠다는 발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이 ‘마침표’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는 데 대해 그는 “KBS미디어와 비즈니스 사장 재직시 결재문서에 마침표를 안 찍었거나 지정해준 글자크기를 12로 해야 되는데 11이거나 10이면 결재를 안했다”며 “심지어는 해외출장을 가야되는데 못 간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 PD는 “완벽주의 업무스타일이 창의성 발현을 생명으로 하는 방송에 오히려 독이 될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 사장이 취임한 다음날인 28일 KBS 현황에 대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한 부서의 팀장은 결재서류를 세 번이나 반려한 끝에 그날 보고를 결국 못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졌다.

한 PD는 “이병순 사장은 임기 1년 3개월 사장이기 때문에 재신임을 받기 위해 정부·여당이 KBS에 요구하는 구조조정이나 프로그램 폐지 등에 대해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게 추진할 경우 KBS 내부의 반발을 감당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0년 4월 KBS투쟁 등 방송민주화 운동을 본 사람이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의 기로에 계속해서 놓이게 될 것”이라며 “곧 있을 임원진 인사조치와 프로그램 폐지여부, 구조조정 여부 등에서 투쟁의 시발점이 다시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노조의 행보, 방송민주화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 ”

KBS  내부 갈등 역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KBS이사회가 이병순 사장을 임명제청하던 지난 2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박승규)는 “KBS 인들이 공사 출범 이후 35년 동안 그토록 갈망해 오던 첫 번째 KBS 출신 사장”이라며 뜻밖에도 환영의 성명을 냈다.

기자·PD를 중심으로 한 KBS사원행동은 이병순 사장에 대해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를 노골화 할 ‘청부사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지만, 박승규 KBS 노조 위원장은 “이병순 사장은 낙하산 사장이 아니다”며 입장차를 드러냈다.

한 기자는 “KBS노조가 자살행위를 함으로써 KBS 전체를 죽인 것과 다름없다”며  “노조집행부들은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힐 테지만 박승규 체제의 KBS 노조, 방송민주화 역사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긴 박승규란 이름은 어떻게 잊겠나. 그가 남긴 오점은 본인 스스로가 평생 안고 가야할 짐”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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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KBS 사장공모 접수를 막기위해 이사회 사무국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는 KBS노조. 박승규 위원장(오른쪽에서 네 번째)의 모습도 보인다. ⓒPD저널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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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9 17:39

“박승규 KBS노조는 역사의 심판 받을 것”

29일 새언론포럼 성명 “KBS 사원행동 적극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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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사원행동이 지난 27일 열린 이병순 사장 취임식을 막기위해 본관 1층 주차장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PD저널

전·현직 중견언론인 모임인 새언론포럼(회장 최용익)은 29일 성명을 내고 “KBS노조, 박승규 집행부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KBS 사장이 정연주 전 사장에서 이병순 사장으로 18일 만에 교체된 데 대해 새언론포럼은 “한국 제1의 공영방송 KBS는 결국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하는 것”이냐며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정연주 사장을 쫓아내고 입맛에 맞는 이병순씨를 낙하산 사장으로 임명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동안 위태롭게 유지되어오던 KBS의 정치적 독립성은 무너졌으며 역사는 1990년 4월 투쟁 이전으로 후퇴했다”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는 데는 KBS 노동조합의 기만적 술책과 기회주의적 처신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비판했다.

새언론포럼은 “지난 5월 27일, KBS 노조에 정연주 사장 퇴진이 아니라 방송장악저지 투쟁에 나설 것을 간곡하게 호소한 바 있다”며 “정권이 획책하는 정연주 사장 강제퇴진의 사회적 의미를 깨닫고 촛불로 상징되는 민주세력과 함께 공영방송 장악기도를 저지하는데 나서달라는 염원이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새언론포럼은 “낙하산 사장을 저지하는데 총력을 경주하겠다던 박승규 노조 집행부의 허언은 백일하에 거짓말로 드러났다”며 “청와대의 하수인에 불과한 KBS 이사회와 공모해 낙하산 사장을 모셔오는데 앞장섰으면서도 KBS 출신 선배는 낙하산이 아니라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워 85%의 압도적인 지지로 가결된 조합원들의 파업의지마저도 무참히 꺾어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박승규 집행부는 지난 20년간 연면히 이어져 내려온 언론노조의 민주언론 수호투쟁과 KBS의 방송민주화 투쟁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며 “자신들의 비겁한 선택이 가져올 후과를 뼈저리게 후회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언론포럼은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사원행동’에 대해 “KBS 노조 집행부의 변절에 절망하면서도 우리는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한다”며 “민주노조의 정통성을 계승한 ‘사원행동’이 노조를 대신해 KBS인들의 영혼에 각인된 4월투쟁 정신을 일깨워 마침내 이번 투쟁을 승리로 이끌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원행동’의 의로운 투쟁에 뜨거운 지지와 연대의 뜻을 보내며 현 정권의 언론장악기도에 맞서 현업 언론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과 더불어 끝까지 함께 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덧붙였다.

* 이하는 새언론포럼 성명 전문이다.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사원행동’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KBS노조 박승규 집행부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한국 제1의 공영방송 KBS는 결국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하는 것인가. 정확하게 18일만에 이명박 정권은 KBS 사장을 갈아치웠다.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정연주 사장을 쫓아내고 입맛에 맞는 이병순씨를 낙하산 사장으로 임명하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위태롭게 유지되어오던 KBS의 정치적 독립성은 무너졌으며 역사는 1990년 4월투쟁 이전으로 후퇴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는 데는 KBS 노동조합의 기만적 술책과 기회주의적 처신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우리는 석 달 전인 지난 5월 27일, KBS 노조에 정연주 사장 퇴진이 아니라 방송장악저지 투쟁에 나설 것을 간곡하게 호소한 바 있다. 정권이 획책하는 정연주 사장 강제퇴진의 사회적 의미를 깨닫고 촛불로 상징되는 민주세력과 함께 공영방송 장악기도를 저지하는데 나서달라는 염원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KBS 노조는 끝내 촛불을 배척하고 사내의 양심적인 목소리에도 귀를 막은 채 공영방송 사수투쟁을 외면했다. 낙하산 사장을 저지하는데 총력을 경주하겠다던 박승규 노조 집행부의 허언은 백일하에 거짓말로 드러났다. 청와대의 하수인에 불과한 KBS 이사회와 공모해 낙하산 사장을 모셔오는데 앞장섰으면서도 KBS 출신 선배는 낙하산이 아니라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워 85%의 압도적인 지지로 가결된 조합원들의 파업의지마저도 무참히 꺾어버린 것이다.

참으로 부끄럽고도 부끄럽다. 박승규 집행부가 저 빛나는 4월투쟁을 이끌었던 KBS 노조의 후배들이 맞기는 한 것인가. 지난 20여 년 동안 각 언론사 노조와 언론노련, 언론노조의 집행부 활동을 했던 우리들은 선배로서 언론노조 활동을 지지해온 국민들 앞에 얼굴을 들기 힘들게 됐다.

박승규 집행부는 지난 20년간 연면히 이어져 내려온 언론노조의 민주언론 수호투쟁과 KBS의 방송민주화 투쟁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자신들의 비겁한 선택이 가져올 후과를 뼈저리게 후회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KBS 노조 집행부의 변절에 절망하면서도 우리는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한다. KBS내 양심세력이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사원행동’(이하 ‘사원행동’)으로 뭉친 것이다. 민주노조의 정통성을 계승한 ‘사원행동’이 노조를 대신해 공영방송 사수투쟁을 힘차게 전개하고 있다.

우리는 ‘사원행동’이 KBS인들의 영혼에 각인된 4월투쟁 정신을 일깨워 마침내 이번 투쟁을 승리로 이끌 것임을 확신한다. 아울러 ‘사원행동’의 의로운 투쟁에 뜨거운 지지와 연대의 뜻을 보내며 현 정권의 언론장악기도에 맞서 현업 언론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과 더불어 끝까지 함께 할 것임을 선언한다.

2008년 8월 29일
새언론포럼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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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7 16:03

이병순 사장 “철저한 게이트 키핑 제도 마련하겠다”

이병순 KBS사장 취임식서 밝혀…사원행동 저지 뚫고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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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9시 50분 이병순 신임 KBS사장을 실은 차량이 KBS본관 앞에 도착했다. 이 신임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KBS사원행동 사원들이 차량의 진입을 막고있다.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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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사원행동 직원들이 취임식이 열리는 본관 스튜디오로 들어가려 하자 청원경찰이 출입구에서 끌어내고 있다. ⓒPD저널


이병순 신임 KBS사장이 27일 오전 10시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취임식을 열고 사장으로서의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오늘 오전 7시부터 이병순 사장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모인 KBS 사원행동은 취임식이 예정된 10분 전인 9시50분 KBS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병순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차량을 몸으로 막아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병순 사장은 청원경찰 10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취임식이 열리는 KBS 본관 스튜디오로 향했고, 이 사장이 본관을 통과하고 난 뒤 본관 셔터 문이 닫혀 사원행동은 취임식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 사장의 취임식에는 경명철 제작본부장을 비롯해 KBS사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사장의 취임식장에서는 KBS 관현악단이 애국가에 이어 영국 록 그룹 ‘퀸’의 ‘위 아 더 챔피언’을 연주하며 흥을 돋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장의 취임사에서 일부 프로그램에 대해 폐지 가능성을 밝혀 향후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KBS는 지난 몇 년 동안 공정성과 중립성 시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를 위해 사전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게이트 키핑이 이뤄지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혀 사전검열 제도를 시사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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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순 KBS 신임사장 ⓒKBS
또한 “특정 이해집단에 치우치는 방송은 KBS의 존립근거를 스스로 위태롭게 할 것이다. 사회통합과 조정의 역할 대신, 지나친 편향성으로 시청자의 따가운 지적을 받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KBS가 일부 비판 받아온 과다한 오락성과 선정성을 최대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사장은 “지금까지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 온 프로그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수신료를 낭비하지 않는 조직구현을 위해 저는 경쟁의 미학으로 KBS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며 “따라서 저는 KBS에 보다 효율적인 경쟁시스템을 도입해 어디보다 더 강한 조직으로 바꾸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KBS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뼈를 깎는 고통분담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적자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겠다. 프로그램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작비의 거품 걷어내기를 통해 제작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말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은 사업 실명제나 본부별 사업제를 실시해 KBS의 공적 재원을 기준 이상으로 투입하는 제작진은 반드시 사후 평가를 통해 점검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경영성과에 대해 본부장, 계열사 사장에게 위임하여 권한에 따르는 책임을 반드시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노사관계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이 사장은 “노사관계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KBS 노사는 전통적으로 대립 개념이 아니라 시청자와 국민을 위한, 상생의 노사관계를 정착시켜왔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이런 전통을 이어받아 건전하고 생산적인 노사관계, 대등한 노사관계를 유지하여 KBS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KBS노조는 이 신임사장이 출근하는 이날 본관 앞 ‘낙하산 사장 반대’ 플래카드를 걷어냈다.

이 사장은 취임식이 끝난 후 본관 6층 사장실에 올라가 사장으로서의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 다음은 이병순 사장의 취임사 전문이다.

이병순 KBS 신임사장 취임사

사랑하는 KBS 선후배 동료 여러분!반갑습니다. KBS 공채 4기 이병순입니다.

지난 77년, 최고의 기자가 되겠다며 KBS에 첫 발을 들여 놓은 지 31년이 흐른 오늘, 지금에 와서야, KBS는 오랜 염원 한 가지를 이뤘습니다. KBS가 공영방송으로 출범한 지 35년 만에 첫 내부출신 사장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벅찬 감회와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국민과 시청자들은 공영 방송의 미래를 우리 손에 맡겼습니다. 제 자신이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선후배 동료 여러분들이 방송경영인의 자리를 이어갈 수가 있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더욱 무겁습니다.

존경하는 KBS 임직원 여러분!KBS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은 냉혹합니다. 방송 환경은 임직원 여러분이 몸으로 느끼시듯이 이미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한지 오랩니다. KBS가 세계적인 공영 방송으로 우뚝 설 것인지 아니면 지탄과 적자의 고통을 자초할 것인지는 바로 우리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KBS의 현재를 진단하고 새로운 미래를 일구기 위한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존경하는 시청자와 국민들께 몇 가지 약속을 드리고자 합니다.

KBS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바로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방송은 대중적이고 감성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 시청자를 자칫 한 방향으로 이끌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습니다.

KBS는 지난 몇 년 동안 공정성과 중립성 시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공정성을 잃을 경우 KBS가 어렵게 쌓아올린 국민적 신뢰는 한 순간에 추락하고, 공영성 여부까지 문제될 소지가 클 뿐더러 나아가 정보의 왜곡으로 민주주의의 발전까지 저해할 것입니다.

시청자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는 시청자의 다양한 시각들을 충실히 대변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정 이해집단에 치우치는 방송은 KBS의 존립근거를 스스로 위태롭게 할 것입니다. 사회통합과 조정의 역할 대신, 지나친 편향성으로 시청자의 따가운 지적을 받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KBS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될수록 이해 당사자들의 주장을 보다 균형있게 보도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안일수록 공정하고 정확하며, 진실을 담아야 마땅합니다. 이를 위해 사전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게이트 키핑이 이뤄지는 제도를 마련하겠습니다.

방송 제작진과 출연진의 자세도 중요합니다. 우리 KBS의 제작자와 진행자들은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깊이 가슴에 되새겨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제작진과 출연진의 자율적 내부 규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KBS의 공영성 확보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과제입니다. 공영성은 KBS의 최우선 가치입니다. 공영성은 KBS 제도와 운영체계 전반에 투영되고 반영돼야 합니다. 편성·제작·평가 등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제 1의 기준이자 KBS 사장의 역할 수행에 최고의 준거가 될 것입니다.

무한 경쟁시대의 방송환경에서 생존문제에 매몰되다 보면 공영성보다는 자칫 상업성의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는 KBS로서는 더욱 더 달콤한 유혹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상업성이 팽배할수록, 거꾸로 가는 길, 공영성을 철저히 지키는 길이 KBS의 정도일 것입니다. 그럴수록 공영방송 KBS의 존재 가치가 더욱 빛날 것입니다. 저는 임기동안 KBS의 공영성을 금과옥조로 삼아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KBS는 앞으로 시청자의 다양한 욕구와 의견을 끊임없이 수렴하고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하겠습니다. 시청자의 접근권을 보장하고 소외된 계층의 문화를 전달해 민주 공론의 광장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공영성이 담보된 고품격 문화예술, 교양 프로그램의 제작을 늘리겠습니다.

KBS가 일부 비판 받아온 과다한 오락성과 선정성을 최대한 배제하겠습니다. 선정성이나 특정 이념에 여과 없이 노출되는 실수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사전사후 심의제도를 철저히 운영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 온 프로그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하겠습니다. 제작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변화하겠습니다.

셋째, KBS의 독립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KBS의 독립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그리고 사회 이익 집단으로부터의 독립과 자율을 의미합니다. 이는 재정 안정화가 가능할 때 비로소,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것이므로 수신료 현실화가 필수적입니다.

KBS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러분과 저의 확고한 신념과 철학이 중요합니다.

두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되새기면서 최선을 다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겠습니다.

넷째, 시청자와 국민 여러분들께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송, 수신료를 더 내고 싶은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수신료를 낭비하지 않는 조직구현을 위해 저는 경쟁의 미학으로 KBS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겠습니다. 이런 경쟁은 KBS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방송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KBS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신료 인상을 추진할 때마다, 제도개선을 추진할 때마다, 후렴처럼 경영효율화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따라서 저는 KBS에 보다 효율적인 경쟁시스템을 도입해 어디보다 더 강한 조직으로 바꾸어 가겠습니다.

KBS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뼈를 깎는 고통분담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적자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겠습니다. 프로그램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작비의 거품 걷어내기를 통해 제작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겠습니다.

국민들이 방만경영이라고 지적하는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개혁차원에서 원점에서 재검토해볼 계획입니다. 사업 실명제나 본부별 사업제를 실시해 KBS의 공적 재원을 기준 이상으로 투입하는 제작진은 반드시 사후 평가를 통해 점검하겠습니다.

공영성은 물론, 효율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