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스페셜'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08/12/17 ‘PD수첩’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다
  2. 2008/12/17 ‘PD수첩’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다
  3. 2008/10/28 정태인이 말하는 이강택PD 그리고 KBS스페셜
  4. 2008/10/22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5. 2008/10/02 “이영애·비 다큐는 또 하나의 실험”
  6. 2008/08/25 “민주주의는 퇴보를 깨달은 순간 늦은 것이다” (3)
  7. 2008/06/10 KBS 스페셜 “쇠고기 재협상 가능”
  8. 2008/04/24 ‘정치’아닌 ‘물류’의 관점에서 본 대운하
2008/12/17 18:00

‘PD수첩’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다


[2008 방송을 돌아본다 / 시사교양] “권력 감시 프로그램 점점 사라져” 우려 커

‘용두사미’(龍頭蛇尾). 2008년 시사교양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쯤 되지 않을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8년은 특히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시험’에 들게 했다. 사회 전반, 특히 권력에 대해 비판과 감시의 눈을 부릅떠야 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외부 상황의 변화 속에서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PD들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지게 한 한해였다. 연말에는 웰메이드 대형다큐로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성과도 있었지만, 아쉬움도 함께 준 ‘2008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정리했다.

Part 1. 촛불에 불 지핀 ‘PD수첩’

2008년. MBC 〈PD수첩〉은 가장 큰 논쟁을 낳았다. 〈PD수첩〉 ‘광우병’ 보도는 2008년 상반기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 편의 여파는 컸다. 4월 29일,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첫 방송 직후 한미 쇠고기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해 공격한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을 향해서는 네티즌들이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여러 논란 속에서 〈PD수첩〉은 다섯 번에 걸쳐 광우병 관련 보도를 이어갔다.

 
 
▲ MBC 〈PD수첩〉 ⓒMBC
그러나 그 과정에서 농림수산식품부의 소송과 검찰 수사가 이어졌고,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해 MBC가 사과방송을 하는 과정에서 사내 갈등을 겪었다. 또 영국 인간 광우병 문제를 다룬 〈MBC 스페셜〉은 당초 방송 예정일보다 무려 4개월을 끈 뒤 방송해야 했다.

최근 한국언론재단(이사장 고학용)이 언론학자·언론인 5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8 언론계 10대 뉴스’에서 〈PD수첩〉은 1위에 선정됐다. 연말에 열린 언론계 각종 시상식에서는 YTN 노동조합과 함께 상을 휩쓸기도 했다.

Part 2. 청와대 ‘외압’ 의혹 파문

〈PD수첩〉 사태의 여파 때문이었을까. 올해는 ‘언론자유’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되뇌어야 하는 한 해이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직후만 해도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비판의 날을 세운 프로그램으로 힘차게 출발했다. 지난 2월〈PD수첩〉과 〈추적 60분〉은 나란히 한반도 대운하의 문제를 지적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대운하 논란에 불을 지폈다. 8월 방송된 〈KBS 스페셜〉 ‘언론과 민주주의-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도 정부의 ‘언론장악’ 논란과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프로그램보다는 실생활과 연결된, 혹은 좀 더 쉽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재들이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주를 이뤘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방송사의 한 PD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소위 보기 편한 프로그램은 많아지고 사회를 돌아보는, 성찰적인 프로그램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 KBS <시사투나잇> ⓒKBS
조선·중앙·동아일보의 보도 태도와 권력에 비판적이었던 KBS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는 정부·여당과 조중동 등에서 끊임없이 ‘편파성’ 논란을 제기해 내외부의 거센 반발에도 프로그램 개편이라는 운명을 맞아야 했다.

그 속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프로그램에 대한 청와대의 ‘외압’ 의혹도 속속 제기됐다. 지난 5월 광우병 관련 내용을 다룬 EBS 〈지식채널e〉 ‘17년 후’ 편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해당 방송에 대해 감사원에서 파견된 청와대 직원이 EBS 감사실로 전화를 걸어 해당 방송에 대한 내용을 확인했고, 경영진이 방송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 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그 사실을 알린 〈지식채널e〉 ‘17년 후’를 제작한 김진혁 PD는 정기인사에서 다른 부서로 발령 나면서 ‘보복성 인사’ 논란이 제기됐다. 〈PD수첩〉 ‘광우병’ 편의 김은희 작가 역시 방송 직전 “청와대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Part 3. 각종 소송에 ‘피로감’ 쌓이기도

올해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검찰수사를 비롯해 각종 소송과 반발에 시달려야 했다.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한 검찰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황토팩 중금속 검출 보도를 했던 〈소비자고발〉의 경우 당시 이영돈 CP와 담당 PD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SBS

또 SBS 〈SBS 스페셜〉 ‘신의 길 인간의 길’도 논란이 됐다. 기독교의 본질이자 상징인 예수를 본격 조명한 〈신의 길 인간의 길〉에 대해 일부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의 기본 교리를 훼손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SBS를 상대로 시청 거부 운동, 불매 운동을 벌이고 주요 일간지에 비방광고를 게재했다. 〈신의 길 인간의 길〉 사태는 결국 방송 후 약 4개월 만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언론자유 침해 문제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

Part 4. 대형다큐, 시청자 사랑 한 몸에

대형 다큐멘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사랑을 받았다. 특히 최근 연이어 선보인 KBS, MBC, EBS의 대형 다큐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형식과 소재 면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며 대형다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EBS가 약 16억 원을 투입해 만든 〈한반도의 공룡〉은 지난 달 24일~26일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2.9%(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하며 역대 EBS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의 요청에 지난 달 29일과 30일 재방송을 했고, 이달 22일~24일에도 앙코르 방송이 예정돼 있다.

 
 
▲ EBS <한반도의 공룡> ⓒEBS
약 20억 원을 들여 제작한 MBC 창사47주년특집다큐 〈북극의 눈물〉 역시 지난 7일 첫 방송에서 12.2%(TNS미디어코리아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호응에 MBC는 내년 1월 1일 〈북극의 눈물〉 앙코르 방송을 결정했다.

〈차마고도〉에 이어 ‘인사이트 아시아’ 시리즈로 제작된 KBS 〈누들로드〉도 지난 7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9.6%(TNS미디어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누들로드〉는 방송 전 8개국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에도 시청자들이 이러한 대형다큐를 즐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경제위기로 각 방송사들이 제작비 절감에 나섰고, 특히 KBS의 경우 사실상 대형기획 다큐를 대거 축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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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7 16:32

‘PD수첩’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다


[2008 방송을 돌아본다 / 시사교양] “권력 감시 프로그램 점점 사라져” 우려 커

‘용두사미’(龍頭蛇尾). 2008년 시사교양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쯤 되지 않을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8년은 특히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시험’에 들게 했다. 사회 전반, 특히 권력에 대해 비판과 감시의 눈을 부릅떠야 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외부 상황의 변화 속에서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PD들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지게 한 한해였다. 연말에는 웰메이드 대형다큐로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성과도 있었지만, 아쉬움도 함께 준 ‘2008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정리했다.

Part 1. 촛불에 불 지핀 ‘PD수첩’

2008년. MBC 〈PD수첩〉은 가장 큰 논쟁을 낳았다. 〈PD수첩〉 ‘광우병’ 보도는 2008년 상반기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 편의 여파는 컸다. 4월 29일,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첫 방송 직후 한미 쇠고기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해 공격한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을 향해서는 네티즌들이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여러 논란 속에서 〈PD수첩〉은 다섯 번에 걸쳐 광우병 관련 보도를 이어갔다.

 
 
▲ MBC 〈PD수첩〉 ⓒMBC
그러나 그 과정에서 농림수산식품부의 소송과 검찰 수사가 이어졌고,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해 MBC가 사과방송을 하는 과정에서 사내 갈등을 겪었다. 또 영국 인간 광우병 문제를 다룬 〈MBC 스페셜〉은 당초 방송 예정일보다 무려 4개월을 끈 뒤 방송해야 했다.

최근 한국언론재단(이사장 고학용)이 언론학자·언론인 5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8 언론계 10대 뉴스’에서 〈PD수첩〉은 1위에 선정됐다. 연말에 열린 언론계 각종 시상식에서는 YTN 노동조합과 함께 상을 휩쓸기도 했다.

Part 2. 청와대 ‘외압’ 의혹 파문

〈PD수첩〉 사태의 여파 때문이었을까. 올해는 ‘언론자유’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되뇌어야 하는 한 해이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직후만 해도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비판의 날을 세운 프로그램으로 힘차게 출발했다. 지난 2월〈PD수첩〉과 〈추적 60분〉은 나란히 한반도 대운하의 문제를 지적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대운하 논란에 불을 지폈다. 8월 방송된 〈KBS 스페셜〉 ‘언론과 민주주의-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도 정부의 ‘언론장악’ 논란과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프로그램보다는 실생활과 연결된, 혹은 좀 더 쉽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재들이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주를 이뤘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방송사의 한 PD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소위 보기 편한 프로그램은 많아지고 사회를 돌아보는, 성찰적인 프로그램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 KBS <시사투나잇> ⓒKBS
조선·중앙·동아일보의 보도 태도와 권력에 비판적이었던 KBS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는 정부·여당과 조중동 등에서 끊임없이 ‘편파성’ 논란을 제기해 내외부의 거센 반발에도 프로그램 개편이라는 운명을 맞아야 했다.

그 속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프로그램에 대한 청와대의 ‘외압’ 의혹도 속속 제기됐다. 지난 5월 광우병 관련 내용을 다룬 EBS 〈지식채널e〉 ‘17년 후’ 편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해당 방송에 대해 감사원에서 파견된 청와대 직원이 EBS 감사실로 전화를 걸어 해당 방송에 대한 내용을 확인했고, 경영진이 방송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 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그 사실을 알린 〈지식채널e〉 ‘17년 후’를 제작한 김진혁 PD는 정기인사에서 다른 부서로 발령 나면서 ‘보복성 인사’ 논란이 제기됐다. 〈PD수첩〉 ‘광우병’ 편의 김은희 작가 역시 방송 직전 “청와대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Part 3. 각종 소송에 ‘피로감’ 쌓이기도

올해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검찰수사를 비롯해 각종 소송과 반발에 시달려야 했다.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한 검찰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황토팩 중금속 검출 보도를 했던 〈소비자고발〉의 경우 당시 이영돈 CP와 담당 PD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SBS

또 SBS 〈SBS 스페셜〉 ‘신의 길 인간의 길’도 논란이 됐다. 기독교의 본질이자 상징인 예수를 본격 조명한 〈신의 길 인간의 길〉에 대해 일부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의 기본 교리를 훼손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SBS를 상대로 시청 거부 운동, 불매 운동을 벌이고 주요 일간지에 비방광고를 게재했다. 〈신의 길 인간의 길〉 사태는 결국 방송 후 약 4개월 만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언론자유 침해 문제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

Part 4. 대형다큐, 시청자 사랑 한 몸에

대형 다큐멘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사랑을 받았다. 특히 최근 연이어 선보인 KBS, MBC, EBS의 대형 다큐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형식과 소재 면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며 대형다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EBS가 약 16억 원을 투입해 만든 〈한반도의 공룡〉은 지난 달 24일~26일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2.9%(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하며 역대 EBS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의 요청에 지난 달 29일과 30일 재방송을 했고, 이달 22일~24일에도 앙코르 방송이 예정돼 있다.

 
 
▲ EBS <한반도의 공룡> ⓒEBS
약 20억 원을 들여 제작한 MBC 창사47주년특집다큐 〈북극의 눈물〉 역시 지난 7일 첫 방송에서 12.2%(TNS미디어코리아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호응에 MBC는 내년 1월 1일 〈북극의 눈물〉 앙코르 방송을 결정했다.

〈차마고도〉에 이어 ‘인사이트 아시아’ 시리즈로 제작된 KBS 〈누들로드〉도 지난 7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9.6%(TNS미디어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누들로드〉는 방송 전 8개국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에도 시청자들이 이러한 대형다큐를 즐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경제위기로 각 방송사들이 제작비 절감에 나섰고, 특히 KBS의 경우 사실상 대형기획 다큐를 대거 축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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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8 13:16

정태인이 말하는 이강택PD 그리고 KBS스페셜

[시론] 정태인(경제평론가, 전 대통령 국민경제비서관) webmaster@pdjournal.com  
 
 이른 봄, 두 번의 선거에 패배한 후 그야말로 기진맥진한 상태였는데 잘 아는 TV PD가 보자고 했다. 미국 자본주의의 위기에 관해서 3부작 정도를 기획하자고 한다. 지금은 한국의 외골수 시장만능론자 조차도 미국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졌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당시에는 극소수만이 작년 초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건들이 곧 세계를 뒤흔들 것이라고 주장하던 때였다.

지금도 현재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어떤 대안이 있는지 자신있게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당시에 경제학도 전공하지 않은 일개(?) PD가 그런 예감을 ‘중학교 2학년도 이해할 수 있는’ TV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거의 만용으로 보였다.

하지만 곧 의기투합한 우리는 제1부 미국 금융자본주의의 위기, 제2부 에너지 식량 위기, 제3부 우리의 대안을 만들자고 했다. 그러나 한 두 번 만났을까, 곧 촛불이 터졌고 난 거의 모든 시간을 광장에서 보냈다.

촛불이 한창 타오르던 초여름, 그 PD와 난 다시 여의도에서 만났다. 당시에는 유가급등이 초미의 관심사였고 그는 유가급등과 골드만삭스의 관계, 엔론사태와 규제완화 등을 줄줄이 읊었다. 7월 27일 〈KBS 스페셜〉‘누가 유가를 움직이는가- 유가급등의 배후’가 그의 작품이다.

이강택 PD 이야기이다. 이미 〈KBS 스페셜〉은 1월 27일 ‘부동산 거품의 역습, 서브프라임의 위기’, 5월 4일 ‘위기의 달러 제국’(임세형 PD)을 방영했으니, 당시에 이미 1부는 방송된 셈이다(우리의 기획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렇다면 3부는? 9월 ‘미국발 금융위기-한국을 덮치다’(안주식 PD)가 방송되었다. 역시 훌륭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우리의 대안’이라기보다 1부의 내용에 가깝다.

   

 
▲ 〈KBS 스페셜〉누가 유가를 움직이는가 - 오일 쇼크의 배후 ⓒKBS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 우선 시스템은 붕괴했다. 시장이 모든 걸 해결하리라는 시장만능을 몸에 새겨 놓은 폴슨 미 재무부장관이 투자은행의 CEO 팔을 비틀어 금융기관 부분 국유화를 관철시킨 것이야말로 그 상징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가능한 모든 정책을 동원해서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퍼붓고 있지만 현재의 위기가 적어도 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의 종언’(스티글리츠), 즉 지급불능위기 그 이상이라는 점에서 쉽사리 해결될 리가 없다.

제도 면에서는 금융시장을 어디까지 규제할 수 있을 것인가. 경제학자라면 그 실효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그 간명한 토빈세마저 정말 온 나라가 다 받아들일 수 있을까? 포스트 브레튼우즈를 논한다면 그 핵심일 수밖에 없는, 현재의 기괴한 달러 본위체제를 어떻게 바로 잡을 것인가? 기껏해야 아메리카-유로-아시아의 복합 통화 바스켓 체제일텐데 그마저 과연 가능할까?

결론을 말하자면 신자유주의는 종언을 고했지만 그 다음은 모른다는 것이다. 역사가 보여 주듯 오랜 혼돈의 시기가 이어질 것이다. 우선 소득재분배를 해법으로 내세운 케인즈가 지금은 안 보인다. 정답이랄 수 있는 자산의 재분배 이론을 들고 나온 경제학자는 아직 없다. 둘째, 미국, 아니 월스트리트가 아직 덜 망해서 자신의 패권을 스스로 넘겨 줄 수 없다. “패권 이양만이 살 길”이라는 판단을 할 정도로 위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셋째 국제 권력 다툼에서도 미국을 대체할 나라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 위기를 맞자 잠시 당황한 후 정부는 원래 자신들의 시장만능의 기획인 부동산 붐을 향해 온갖 대책을 다 내 놓고 있다. 이미 파산한 정책을 더 노골적으로 풀어 놓고 있으며 2년 내 우리도 10년 전 보다 더한 대위기를 맞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과연 〈KBS 스페셜〉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이강택 PD는 지금 수원으로 쫓겨났고, 많은 시사PD들 또한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예언의 시대’에 KBS는 막상 예언자들을 쫓아냈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과 함께 파산하겠다는 만용을 부리고 KBS는 이명박 정부와 함께 사라지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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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2 14:00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2008년 한국의 언론인, 그들이 사는 법(3)] KBS 사람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방송계가 요동을 치고 있다. 미 쇠고기 안전성 문제를 다룬 MBC 〈PD수첩〉 파문과 정연주 전 KBS사장 ‘퇴출’에 이은 인사보복 논란 그리고 최근 구본홍 사장 반대투쟁을 벌인 기자들에 대해 해고 결정을 내린 YTN사태까지 방송계는 그야말로 논란과 파문의 연속이다. 〈PD저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방송장악 논란의 정점에 서 있는 KBS·MBC·YTN 기자와 PD 등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2008 한국 언론’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마지막 세 번째 순서로 KBS를 찾았다. 〈편집자주〉


이야기 하나. 기계적 중립? 매카시도 울고 갈 ‘KBS 5공의 잔재’다.

한 달 전 스포츠중계제작팀으로 발령 받은 최경영 전 탐사보도팀 기자(2005년 4월~2008년 9월)는 한 달간 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했다. 산으로 들로 강으로 여행을 다니며 분을 삭이려 했지만, 자꾸만 가라앉는 마음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KBS로 돌아왔지만 사람들은 낯설게만 느껴졌다. 꼭 남의 회사 같았다. 그리곤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 YTN처럼 투쟁하지 못했다는 자괴감 때문이었을까.

 
 
▲ 최경영 KBS 기자 ⓒKBS
그러던 그는 지난 13일 TV로 KBS 국감을 지켜보다 ‘울컥’하고 말았다. 이병순 KBS 사장이 이날 국감에서 “KBS는 계속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을 텐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기계적 중립성이나 공정성이라도 확보할 것을 추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기계적 중립? 최 기자는 “기계적 중립은 아무 것도 판단하지 않겠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그들이 그렇게 좋아해 마지않는 미국을 예로 한 번 들어보자”며 매카시 광풍과 이를 비판했던 미국 CBS 간판 앵커 에드워드 R.머로우를 소개했다.

“존 매카시 상원의원의  ‘매카시즘’이 미국 전역을 뒤덮어 언론들이 질식당한 상태였습니다. 그 때 에드워드 R.머로우가 매카시가 주장하는 ‘빨갱이’가 얼마나 사실(facts)에서 어긋나 있는지, CBS 30분짜리 프로그램에서 맹렬하게 비판했어요. 다음 날 아침신문에 ‘TV는 입장을 취할 수 있는가?’(Should TV take a stance?)라고 나왔죠. 하지만 60년이 지난 지금 애드워드 머로우를 미국 자유언론의 상징으로 추앙해도, 그 신문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요. ‘기계적 중립’은 20세기 이전 미국에서 이미 끝난 논쟁입니다.”

하지만 현재 KBS 보도본부에는 ‘기계적 중립’의 망령이 알게 모르게 전염되고 있고 일부 기자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 기자는 “자기 생애 화려한 면을 장식했던 5공 시절, 당시 경제특집을 만들었던 이병순 사장이나 동정보도를 했던 간부들이 지금의 KBS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었다고 말하지 않으면 그들의 지난 삶을 부정하는 것이기에 이 같은 논리를 들고 나오는 것”이라며 “역사성 자체가 송두리째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최 기자는 “언론철학에 있지도 않은 ‘기계적 중립’을 21세기 공영방송의 철학으로 KBS 사장이 생각한다고 국제학회에 나가 보고하면 세계적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야기 둘. 〈시사투나잇〉이 ‘편파’라는 이유, ‘냉큼’ 대 보시오.

 
 
▲ 김명숙 KBS PD ⓒPD저널
KBS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에서 ‘숙경미Q’ 코너를 담당하는 김명숙 PD는 요즘 YTN 사태를 보며 마음이 착잡하다. YTN 재직 당시 〈돌발영상〉 선배였던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돌발영상〉을 같이 만들던 임장혁 팀장 등이 사측으로부터 해고와 6개월 정직 처분을 각각 받았기 때문이다.

김 PD는 “YTN이 얼마나 힘들게 꾸렸는지 아는 입장에서 소식을 접할 때 마다 많이 안타깝다”면서 “적이 달라졌기 때문에 마음으로 밖에 함께 할 수 없어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이전까지는 언론의 공공성에 대해 그렇게 많이 고민하지 않았는데 요즘 정권에 의해 모든 부분들이 좌지우지 되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정권은 5년 후면 바뀔 수 있지만 언론은 5년마다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시사투나잇〉 폐지논란에 대해 김 PD는 “딱히 정당한 근거를 들이대지 않는 것에서 부당함을 느낀다”며 “바로 YTN의 싸움을 이어 받아 KBS가 해야 할 부분이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2년차 기자 출신인 안상미 PD는 신입으로 입사해 KBS에서 처음 맡은 프로그램이 바로 〈시사투나잇〉이었다. 보수와 진보의 두 매체의 상징성 때문에 안 PD는 “경력 때문에 이런 질문을 많이 받지만 기자로서 훈련받는 과정에서 다른 진로를 찾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 PD는 〈시사투나잇〉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그동안 〈시사투나잇〉이 기륭전자 노동자, KTX 여승무원, 외국인 노동자, 비정규직 문제, 사회적 소수자 등에 관해 굉장히 많은 리포트들을 해온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시사투나잇〉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진전은 없고 반복되는, 그래서 뉴스 가치는 떨어질 수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보도하는 게 중요한 가치라는 게 안 PD의 생각이다.

 
 
▲ 강희중 KBS PD ⓒKBS
안 PD는 “정권이 언론을 바꾸려고 하면서 사회가 전반적으로 정체되는 인상을 받고 있다”며 “언론이 이슈를 제시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다 보면 특히 공영방송 KBS의 지위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시사투나잇〉 MC 이면서 데스크를 보는 반장이기도 한 강희중 PD는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기자들과 달리 출입처가 없는 PD들이 매일 터지는 사안들을 심층성을 갖추면서 좇아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시사투나잇〉을 둘러싸고 “불편하다. 편향됐다”는 지적에 대해 강 PD는 “시청자는 말도 안 되는 기계적 중립보다는 중요한 쟁점에서 누군가는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진실’을 보기 원한다”며 “기준도 원칙도 없이 지난 10년간 KBS가 쌓아온 다양성과 자율성의 노력들을 제발 되돌리려고 하지 마라”고 사측을 비판했다.

이야기 셋. 유능한 사람들 다 내쫓고 어쩌려는 걸까.

KBS 〈환경스페셜〉과 〈KBS 스페셜〉을 통해 한미FTA, 유전자 조작식품,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 등을 지적한 이강택 PD는 요즘 뉴욕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지난해부터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견한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펀드까지 다 빼라고 할 만큼 지금의 상황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는 밥을 먹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아, 지금 뉴욕 월가를 간다면 〈KBS 스페셜〉을 만들 수 있을 텐데…”라고 되뇐다.

하지만 꿈같은 얘기다. KBS 사원행동에 가담한 혐의로 그는 KBS 수원센터로 인사 발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신 경기도 일산이 집인 그는 최근 월세로 수원근처에 방을 하나 얻었다. 출퇴근하기 너무 힘들어서다. 이제는 주어진 일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다 잡았다.

 
 
▲ 김경래 KBS 기자 ⓒKBS
‘부관참시’(剖棺斬屍) 인사 논란에 휩싸였던 김용진 전 탐사보도팀장은 팀원으로 인사조치 된 뒤 부산총국으로, 그리고 울산으로 다시 발령 받았다. 이 모든 것이 18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김경래 기자는 사내게시판에 “이런 인사라면 차라리 저도 내 달라”며 사측을 향해 울분을 토했다.

김 기자는 “〈미디어포커스〉와 탐사보도팀을 안정화시키는데 가장 큰 공헌한 사람을 이렇게 좌천시키는 꼴을 보니 참을 수가 없었다”면서도 “투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되니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갑갑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김 기자는 “내 뜻과 맞지 않는 사람들이 간부들이라고 해서 편한 곳, 민감하지 않은 곳에서 쉬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때가 되면 데스크와 충돌하는 게 싫다보니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누구나 들겠지만, 이는 변명 밖에 안 된다”면서 “자기 이름을 걸고 만드는 프로그램이니 최선을 다해 만들어야 된다. 안 그러면 KBS 망할 수도 있다. 어렵게 쌓아온 신뢰도를 이렇게 잃어서 되겠냐”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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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2 09:23

“이영애·비 다큐는 또 하나의 실험”

[인터뷰] 윤미현 ‘MBC 스페셜’ CP 
 
지난 5월, MBC는 공영성을 강화하겠다며 〈MBC 스페셜〉을 금요일 오후 9시 55분으로 전진 배치했다. 토요일 오후 11시 40분에 방송되던 〈MBC 스페셜〉이 이른바 ‘황금 시간대’로 자리를 옮겼다. 시간대를 옮긴 〈MBC 스페셜〉에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시청자들의 주목도가 높은 시간대로 옮겼지만, 같은 시간대 타 방송사 프로그램의 경쟁력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MBC 스페셜〉과 같은 시간대에 SBS는 드라마 〈신의 저울〉, KBS는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VJ 특공대〉와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을 방송하고 있다. 
 

당연히 〈MBC 스페셜〉 제작진에게는 심야 시간에 방송되던 때보다 시청률이 좀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특히 아이템에 따라 들쑥날쑥한 시청률이 고민이다. 지난 7월 방송된 ‘장어와 인간’의 경우 6개월 이상 공들여 제작했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은 크지 않았다. ‘석유독립국을 가다’ 역시 적절한 문제제기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청률은 좋지 않았다. 통상 여성 시청자 층이 많은 금요일 밤 시간대의 특성도 제작진에게 아이템 선정 방식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3월부터 〈MBC 스페셜〉 팀을 맡아온 윤미현 CP는 “지금은 시간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며 “〈MBC 스페셜〉이 〈KBS 스페셜〉, 〈SBS 스페셜〉과 어떻게 다른지, 〈MBC 스페셜〉만의 색깔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고, 지금 그 색깔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 26일 방송된 ‘나는 이영애다’ 편은 이러한 고민의 결과로 나왔다. ‘나는 이영애다’는 탤런트 이영애의 배우로서의 삶 그리고 세계 60여 개국에서 방송되고 있는 MBC 드라마 〈대장금〉에 대해 조명했다. 10일에는 가수 비, 17일에는 올림픽 스타 장미란 선수 관련 다큐도 예정돼 있다. 〈MBC 스페셜〉로서는 하나의 ‘실험’을 해보는 것. 윤 CP는 “9~10월에는 화제 되는 인물에 대한 다큐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MBC 스페셜〉이 재미있고 볼 만하다는 인식을 심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물론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에 대해 다큐를 만드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MBC 스페셜〉이 ‘연성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윤 CP는 “유명인에 대한 다큐는 외국에선 ‘바이오그라피’라는 다큐 장르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영애 편 방송 이후엔 시청자들의 비판도 따라왔다. 배우 이영애에 대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었으면 했다는 바람부터 〈대장금〉 관련 내용이 지나치게 많아 드라마를 홍보하기 위한 다큐 아니냐는 비판이다.

윤 CP 역시 한계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연예인에 대한 다큐를 할 때 휴먼다큐처럼 밀착성이 높은 다큐를 바라는 것은 좀 지나친 요구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장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에 대해서도 “처음에 이영애를 선택한 배경 중 하나가 〈대장금〉 때문이었다”며 “짐바브웨, 이란 등 다양한 국가에서 〈대장금〉이 인기 있는 것을 보고 참 재밌고, 신기한 현상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성공적이든 아니든 일단 실험의 첫 삽을 뜬 〈MBC 스페셜〉. 윤 CP는 “앞으로 유명인 다큐를 계속 할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연예인, 정치인, 체육 선수 등 유명인 다큐는 다큐에서 한 번 해볼 만한 장르”라고 말했다.

이어 윤 CP는 “〈MBC 스페셜〉이 재미있고 볼만한 다큐, 그리고 가끔 의미 있는 다큐가 됐으면 좋겠다”는 앞으로의 바람을 밝혔다.

“사회적 문제도 짚어주면서 시청자들이 원하는 재밌는 다큐를 만들고 싶어요. 결국 시청자가 원하는 것과 필요한 정보 사이에서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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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5 17:49

“민주주의는 퇴보를 깨달은 순간 늦은 것이다”

[인터뷰]KBS 스페셜 ‘언론과 권력,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 황응구 PD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이자, 유명 축구단 AC밀란의 회장이며, 동시에 민영방송 ‘미디어세트’를 소유한 언론재벌. 30대에 건설 사업으로 일찌감치 부를 축적한 그는 성공 신화를 앞세워 지난 5월 세 번째 총리직에 올랐다.

총리가 된 이후, 베를루스코니가 가장 역점을 둔 일은 다름 아닌 공영방송 장악이었다. 최대 공영방송사 RAI(라이)의 이사회에 친정부 이사를 채워 넣은 다음, 이들을 통해 RAI 간부를 선출해 편집권을 침해하기 시작했다. 베를루스코니 한 마디에 RAI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들도 목이 달아났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대륙 저편의 이탈리아에서 벌이지고 있는 일들이 대한민국의 상황과 놀랍도록 비슷하니 말이다. 공공연한 KBS 사장 사퇴 압력으로도 모자라서 이사회 구도를 순식간에 친여당 성향으로 역전시키고, 이른바 ‘대책회의’를 통해 KBS 사장 선임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은 베를루스코니와 닮았다. 처음 “비행기로 13시간 떨어진 대륙의 한 ‘또라이’로, 특수성으로 비칠까 우려했다”는 황응구 PD의 말이 머쓱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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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스페셜-언론과 권력,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를 연출한 황응구 PD
지난 17일 방송된 〈KBS스페셜〉 ‘언론과 권력,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는 언론과 권력이 손잡을 때, 민주주의가 어떻게 위협받는가를 보여준 프로그램이다. 황응구 PD가 처음 기획에 들어간 것은 지난 5월. KBS 이사회 김금수 이사장이 사퇴하는 등 정연주 사장 사퇴 압박이 가시화되던 때였다.

“공영방송 지켜주세요”라고 호소만 하기엔 낯간지럽다고 여겼던 황 PD는 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졌다. 스스로도 “전혀 관심 없었다”는 이탈리아의 언론과 민주주의를 연구했다. 결과적으로 올림픽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시청률 약 6%를 기록했고, 많은 화제를 모았다. 황 PD는 “KBS에서 벌어진 이후의 상황들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역사가 만들어 준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방송을 본 〈조선일보〉는 19일 ‘KBS, 이탈리아 보고 뱉은 침이 제 얼굴에 떨어지다’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쓰레기 프로그램”이라는 등 험담을 쏟아냈다. 황 PD는 “덕분에 화제가 돼 고맙다”며 “주장하는 건 좋은데, 사실도 주장도 아닌 욕이었다. 사설을 그렇게 쓰면 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쓰레기’란 표현을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2주간 이탈리아 현지를 취재하면서 황 PD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RAI 관계자와 지식인들이 패배감과 무력감에 젖어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언론의 가장 큰 의무인 비판, 감시기능이 거세당한 지식인과 언론인의 모습을 보며 공영방송에서 시사를 다루는 PD로서 우리가 상당히 진보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RAI의 위축된 모습은 역설적으로 슬펐다. “그들의 무력감은 나의 10년 후 모습과 겹쳐질 수 있다”는 게 황 PD의 말이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권력이 언론과, 언론이 권력과 한 몸이 되었을 때 민주주의는 100% 퇴보한다는 점”이라며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없으면 민주주의의 퇴보가 드러나 그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이미 늦은 셈이 된다”고 강조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영화감독 난니 모레티는 이탈리아의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벌은 이미 내려졌다. 다시 회복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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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스페셜-언론과 권력, 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 이탈리아 총리 베를루스코니는 방송사와 신문사, 출판사, 광고회사, 영화사, 축구단 등을 소유하고 있다. ⓒKBS
황 PD는 “KBS인들도 ‘배부른 돼지’로 있을 수 있다. 하지만 5년, 10년이 지나 상황을 깨달으면 늦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월급 많은 직장인에 만족하면 저널리스트가 아닌 기능인으로 남는다”며 “지금 분위기대로 가면 권력이 싫어하는 비판 프로그램은 없어질 거다. 우리가 저항하지 않고, 국민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얼마든지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KBS가 아직 늦지 않았다고 했다.

“정치적 독립과 제작 자율성을 위한 우리의 열망은 패배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이 정권을 택했고, 그 정권에 의해 이사회가 장악됐다. 이렇게 1~2년은 퇴보할 수 있겠지만 선배, 동료들과 건강한 후배들을 봤을 때 강건할 거다. 국민들도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공영방송의 가치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그것을 정치권과 우리에게 요구해 달라.”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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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0 17:30

KBS 스페셜 “쇠고기 재협상 가능”

합의문 의견수렴 기간 거치도록 명시…계약 파기도 가능해

“쇠고기 재협상 가능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라.”

〈KBS 스페셜〉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따른 재협상 불가 방침을 내놓은데 대해 “재협상이 가능하다”는 해법을 내놓았다.

〈KBS 스페셜〉은 지난 8일 ‘촛불 한 달, 재협상은 불가능한가’(연출 임세형, 황진성, 안주식, 조정훈) 편을 통해 1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인터넷으로 서명한 한·미 쇠고기 재협상은 정말 불가능한 것인지, 안하는 것인지 못 하는 것인지에 대해 집중 점검했다. 결과는 “할 수 있다”로 나왔다.

〈KBS 스페셜〉은 이미 미·페루 FTA 협상 등 미국이 국제통상 관계에서 재협상을 요구한 사례는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쇠고기 협상의 경우도 검역주권과 국민건강이라는 측면에서 재협상이 당연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했다.

“재협상? 미국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재협상을 해왔다!”

〈KBS 스페셜〉은 미국이 국익에 따라 재협상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일예로 미·페루 FTA는 2006년 4월 13일에 체결됐지만 미 민주당은 노동·환경조항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FTA 재협상을 주장했다. 결국 페루의회가 비준까지 한 FTA는 재협상에 들어가 지난해 6월 재협상 안이 페루국민들의 반발 속에 통과됐다.

또한 2007년 4월 2일에 체결된 한·미 FTA에서도 미국은 노동·환경 등 7개 분야에서 추가협상을 요구해 사실상의 재협상을 했다. 당시 우리정부는 재협상은 불가라는 입장을 주장했지만 미국의 입장에 밀려 재협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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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스페셜〉 ‘촛불 한 달, 재협상은 불가능한가’편 ⓒKBS

국제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아직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국내 절차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재협상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번 합의문은 입법 예고를 통한 의련 수렴기간을 따로 두고 있다. 수입위생조건 이행에 관한 일정에 따르면 “한국 행정절차법에 따라 의견수렴 기간이 종료(공고 후 20일) 된 후 조속히 확정된 규정으로서 공포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반대여론이 많으면 재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합의문에서 의견수렴(public comment)이 포함된 것은 제출된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를 본질적으로 예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따라서 합의대로 ‘의견수렴’에 들어갔고, 한국 소비자들의 광범위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에 합의문에만 의하더라도 재협상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협상의 실무적인 차원에서 미국이 우리 측을 기만했기 때문에 재협상의 요건도 성립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경우에 따라서 이번 쇠고기 협상을 파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2005년 우리 측은 미국의 사료조치 강화를 조건으로 미국과 협상을 했지만, 3년이 지난 이번 협상에선 오히려 완화된 사료조치를 미국 측이 내놨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협상의 전제가 바뀐 것이다.

송 변호사는 “국제조약에 합의를 했을 때 본질적인 기초가 됐던 내용에 있어 그와 달리 허위 진술을 해 상대가 동의를 했다면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서 ‘기만에 의한 조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