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09/12/30 BBC, 사장 연봉까지 따져 묻는 배짱 (2)
  2. 2009/10/27 극우정당 방송출연과 공격당하는 BBC
  3. 2009/09/30 손병두 KBS이사장 “KBS 새 사장 찾는 노력해야”
  4. 2009/05/30 탄핵방송 기준이면 KBS도 '친노방송'이다! (2)
  5. 2009/04/14 英 언론인, 블로그 통해 권위 벗고 대중 속으로
  6. 2009/04/07 리얼리티 스타의 죽음이 서글프게 느껴지는 이유
  7. 2009/04/02 어느 리얼리티 TV 쇼 스타의 죽음 (11)
  8. 2009/03/24 우리와 너무 다른 영국의 제작비 절감 법칙 (1)
  9. 2009/02/26 알 자지라, 뉴스 영상 무료 선언
  10. 2008/11/25 정태인 "왜 KBS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가"
  11. 2008/06/19 영국 최초 이종배아 실험 성공에 언론 차분
  12. 2008/05/26 네티즌 “한국 언론 못 믿겠다” (1)
  13. 2008/05/22 TV, 베스트셀러 코너를 채우다
  14. 2008/05/14 광우병 전쟁 20년, 영국에서 배운다 (5)
  15. 2008/05/06 유럽 광우병도 방송 고발로 잡았다 (2)
  16. 2008/04/24 [글로벌] 英 지상파 뭉쳐 ‘캥거루 프로젝트’ 시행
  17. 2008/04/17 프리랜서 언론인 차별없는 영국
2009/12/30 11:34

BBC, 사장 연봉까지 따져 묻는 배짱

[글로벌] 런던=장정훈 통신원

뉴스의 시작은 병원드라마 세트장. 기자가 능청스러운 연기를 섞어가며 멘트를 날린다. “지금의 BBC는 치료가 필요한 응급환자와 같다”. 그리고 조목조목 여론조사 결과(BBC 기획, ComRes가 실시. 지난 11월 말 발표)를 보여준다.

“BBC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고 느리게 반응한다”, “채널이 너무 많다”, “경영진의 월급이 지나치게 높다”, “인기방송인의 출연료를 공개해야 한다”.

다른 방송사가 BBC에 대해 늘어놓는 비판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뉴스 나이트>. BBC를 대표하는 쟁쟁한 뉴스 진행자들이 출연하는 심층 분석 뉴스가 다룬 주제다. 변명은 없다. 아니 변명도 하긴 한다. 어떻게? BBC 사장 마크 톰슨이 <뉴스 나이트> 진행자 겸 기자 가빈 에슬러 앞에 불려(?)나왔다.

   
▲ BBC <뉴스 나이트> 진행자 겸 기자 가빈 에슬러.

기자: 50명이나 되는 BBC 주요 간부들 연봉이 총리보다 많다. 요즘 같은 경제 위기에 말이 되나?
사장: 그래도 다른 방송사에 비하면 적은 거다. 지난 몇 년간 중견 간부의 월급을 15% 줄였다.
기자: 50명이 총리보다 많이 받는 건 잘못됐다. 당신(사장)은 연봉 16억원에 보너스 1억원을 챙겨간다. 그렉 다이크 전 사장은 당신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런데 당신은 뭐냐?
사장: 내가 다른데서 일하는 것에 비하면 58%나 적게 받고 있는 거다. <채널4>에서 사장하다가 BBC와서 월급이 확 줄었다. 지난 5년간 임금도 동결하고, 보너스도 안 받았다.
기자: 사람들은 당신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한 거라고 말한다.
사장: 나의 급여는 항상 공개적이었고 그런 것에 불만도 없다. BBC의 상위 100명은 급여와 모든 비용지출을 3개월에 한 번씩 공개하고 있지 않나.
기자: TV나 라디오의 인기 진행자들은 공개 안하지 않나. 여론의 3분의 2가 그들의 출연료 수준도 알고 싶어 한다.
사장: 탤런트는 연 2억원 이상 번다.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 보다는 적은 금액이다. 시청료의 2%도 안 되는 수준이다. 다른 방송사보다 적은 출연료를 받고 BBC에 출연해 주는데 공개를 해 버리면 다른 방송사 수준에 맞춰 줘야 하는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

   
▲ BBC 사장 마크 톰슨.

제레미 팍스만은 BBC 이사회 회장을 불러 BBC에 간부가 많은 이유가 뭔지, 사장의 월급을 줄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는 해 봤는지 등을 거칠게 따져 묻는다. 밤 10시 30분, 영국 시청자들이 가장 TV를 많이 볼 시간대다. BBC의 서슬퍼런 비판은 BBC 자신의 문제를 비출 때도 전혀 무뎌지지 않는다. 사장도, 이사장도 기자에겐 받들어야 할 상사가 아니라 취재원일 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순서는 더 재미있다. 경쟁사 <채널5>의 전 사장과 리얼리티쇼 <빅 브라더>로 유명한 글로벌 제작사 엔더몰의 관계자를 출연시켜 한마디씩 하게 한다. <채널5>의 전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BBC는 다른 조직과 협력해야 한다. 시청료만으로 운영되는 체제는 계속되지 않을 것이다. 시청료를 지금의 절반수준으로 내리는 대신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의 시청료를 따로 받는 식으로 바뀔 수 있다. 지금은 BBC가 시장과 영향력을 독점하고 있지만 그 힘이 분산되는 변화의 시대가 올 거다.”

   
▲ 런던=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아마도 이런 프로그램을 타 방송사가 만들었다면 경쟁사 흠집내기로 비춰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너무 신랄한 자아비판이 아닌가?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 자발적 자아비판 말이다.

이렇듯 스스로의 치부를 만천하에 공개하고, 적군의 충고에 귀 기울이는 그 끝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실험일까? 오만일까? 여론조사를 한 번 더 들춰보자. 76%는 BBC가 자랑스럽고, 62%는 신뢰할 수 있으며, 절반이 넘는 56%의 사람들이 연 30만원대의 시청료가 아깝지 않다고 답했다. 그 어느 때보다 먹고살기 힘든 경제불황에 시청료가 아깝지 않다니 뭔가 큰 깨달음이 가슴을 치지 않는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1 Comment 2
2009/10/27 12:48

극우정당 방송출연과 공격당하는 BBC

[글로벌] 영국=장정훈 통신원

YTN이 자사의 해직기자들과 인사 결정권자에 얽힌 <돌발영상>을 방송하고, KBS <뉴스9>는 사장을 스튜디오로 불러 이명박 정권 이후 논란이 되고 있는 방송개편의 원칙과 방향성에 답하도록 하고, MBC는 <100분 토론>을 통해 <PD 수첩>에 대한 문제를 집중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토론엔 제작진은 물론 수사기관, 정당, 그리고 정부관계자들이 패널로 등장한다. 김제동이나 손석희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해당 방송사의 시사 혹은 연예 프로그램을 통해 내막과 원인 그리고 문제점을 이해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 본다. 자연인 정연주가 KBS의 한 토크쇼에 출연해 그의 해임과 관련된 비화를 들려준다.

물론 이건 모두 상상이다. 그런데 이런 상상과 현실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대한민국의 언론자유 지수가 69위라니 몇백만 광년쯤 된다고 하면 맞을까? 사실 어느 나라의 방송을 막론하고 위의 상상은 말 그대로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일수도 있겠다. 그런데 최소한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방송은 있다.

지난 22일 BBC가 공격을 당했다. 700여명의 시민들이 거친 몸싸움 끝에 경찰과 경비원의 저지선을 뚫고 BBC 로비까지 난입했다. 그 모든 장면은 수많은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그 문제를 가장 생생하게 보도한건 BBC였다. 이날 BBC는 스스로 ‘뉴스거리’의 일부가 되었고, ‘뉴스거리’가 된 자신의 모습을 취재해 시청자의 안방에 날것 그대로 전달했다.

   
▲ 경향신문 10월24일자 10면.
이날 문제의 이슈는 BBC가 극우정당 BNP(British National Party)의 당수를 자사의 대표적인 토론프로그램 <퀘스천 타임(Question Time)>에 초대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수많은 시민들이 귀중한 시청료를 파쇼와 인종차별을 서슴지 않는 정당의 목소리를 듣는데 사용할 수는 없다며 BBC로 몰려든 것이다. BBC는 방송 전부터 녹화당일 BBC로 몰려든 시위대의 모습, 방송 이후의 각계 반응까지 상세히 보도하면서 자사의 부사장을 뉴스 스튜디오로 불러 극우정당을 출연시키게 된 배경과 문제점에 대해 마치 남의 문제를 다루듯 인터뷰했다.

BBC의 전 사장 그렉 다이크는 사실 BBC 사장을 꿈꿔본 적 없는 인물이었다. 그는 LWT라는 방송사 사장으로 있다가 퇴임한 후 BBC와 가진 대담에서 BBC 사장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신보다는 차라리 사담 후세인이 가능성이 더 높을 거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뜻밖에도 그가 BBC 사장에 임명되자 BBC 뉴스는 그때의 대담 장면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 방송했단다.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 보도와 관련해 BBC와 토니 블레어 정권이 마찰을 겪는 과정 중에도 그리고 그가 끝내 BBC를 떠날 때에도 BBC는 자사의 경영진과 보도책임자를 취재해 보도했다. 사장의 퇴진에 반대해 거리로 뛰쳐 나온 사원들의 모습과 사장이 책상위로 올라가 부하 직원들을 향해 마지막으로 연설하던 장면까지 그대로 BBC의 전파를 탔다. 취재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동료와 상사를 취재한 것이고, 방송사의 입장에서 보면 셀프카메라였던 셈이다.

2004년 9월, BBC의 대담 프로그램 <브렉퍼스트 위드 프로스트(Breakfast with Frost)>는 8개월 전 사임한 그렉 다이크 사장을 초청해 그가 사장으로 있던 당시 정권과의 비화를 들려줬다. 토니 블레어는 여전히 수상이었지만 그를 향한 거침없는 비난은 전 BBC 사장의 목소리에 실려 시청자의 안방으로 날아들었다.

‘시장권력 그 자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막강한 취재력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경제전문기자 로버트 피터슨, 가자지구에서 납치됐다가 구사일생으로 구출된 알란 존스턴 특파원은 모두 자신이 속한 방송사 BBC의 대표적인 시사다큐 프로그램 <파노라마>의 취재대상이 됐던 사람들이다.     

   
▲ 런던=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물론 언론사의 ‘자기자신 비추기’는 자칫 홍보성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 보자. 좋은 모습이든 나쁜 모습이든 국민의 알권리를 책임지고 있는 언론사가 스스로 이슈화 됐을 때 그들이 들고 있는 펜과 카메라는 냉정한 거울이 되어 스스로를 비출 수도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남에게 알권리의 중요성을 내세우며 취재에 응해 줄 것을 강요하는 건 자기기만이다. 하기야 언론자유지수 69위에 대해 창피해 하고 반성하기는 커녕 해당 단체에 항의하겠다고 우기는 장관님과 타 언론사의 취재마저 원천 봉쇄하는 언론사가 큰 힘을 갖고 있는 나라에서 자기기만은 편리한 생존기술일 수도 있겠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1 Comment 0
2009/09/30 10:21

손병두 KBS이사장 “KBS 새 사장 찾는 노력해야”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7일 손병두 KBS 이사장에게 수여 하고 있다. ⓒ청와대

[라디오뉴스메이커] 손병두 KBS 이사장, PBC ‘열린세상 오늘’

이병순 KBS 사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23일 만료되는 가운데 사장 선임에 대한 권한이 있는 KBS 이사회의 손병두 이사장이 30일 “현 사장 임기 만료 전 (새 사장으로서) 적절한 인물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해 파장이 예상된다.

손 이사장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사장에 대해 공식·비공식적으로 이사회에서 아무런 논의를 한 바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사장 인선은) 국민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자 신중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향후 이사들이 모여 KBS를 발전시키고 공익성·공영성을 실현할 수 있는 책임자가 누구일지에 대한 기준을 논의하고 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이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원론적이면서도 이병순 사장에 대한 교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돼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KBS가 추진하고 있는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손 이사장은 “인상이 필요하다는데 이사진 모두가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문제는 인상의 폭과 시기 그리고 국민의 동의를 어떻게 얻어내는가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BS에) 10월 정기 이사회 보고를 하도록 요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이사장은 수신료 인상안이 정기국회 기간 동안 제출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지난 3년 동안 KBS의 적자가 계속 누적됐고 막대한 채무를 갖고 있으며 수신료가 수입의 40%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KBS가 공익적 책무를 수행하긴 어렵다”며 ‘선(先) 수신료 인상, 후(後) 공익성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영국 BBC는 재원의 90% 이상을 수신료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도 그렇게 가지 않고선 공영성·공익성을 추구하는데 항상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가 “90% 이상이 수신료로 운영되는 BBC 모델이 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말이냐. (수신료 비율을) 90% 이상으로 바로 가능 방법과 한 단계 거쳐서 가는 방안이 있는데 어떻게 보냐”고 묻자 손 이사장은 “둘 다 고려할 수 있다. 개인적으론 이번에 면밀히 검토해 이 수준(90%)까지 인상을 하고 그 다음 제대로 해보라고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손병두 KBS 이사장 인터뷰 전문
-KBS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는 수신료 인상이 아닌가 싶은데요 , 인상 규모와 관련해서는 지난번에 KBS가 현재 2500원의 수신료를 4500원 이상으로 인상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에 대해 일부 반발이 일기도 했습니다. 손 이사장님은 인상 규모와 관련해선 어떤 복안이 있으십니까?

▶인상에 대한 정책에 대해선 아직 아무런 결정이 된 바가 없습니다. 아직 이사회에 보고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앞으로 한 세 가지 점을 고려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하는데요. KBS가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하고, 또 2019년에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는 데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하고. 그 다음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시청자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준을 가지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지금 집행부에서 면밀히 검토 중에 있습니다.

-집행부에서 이런 충분한 안을 가지고 온다면 이사장 입장에서는 그 안이 충분하다고 하면 수신료 인상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수신료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은 뭐 우리 이사진 모두가 그거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상의 폭과 시기라고 생각하고 국민의 동의를 어떻게 얻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수신료 인상 시점과 관련해선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지금 아직도 KBS내부에 인상 폭이랄까 시기를 확정하지 않은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필요성은 당연히 저희가 강조를 할 것이고 또 국회가 국회되어가는 상황에 따라서 신축적으로 그렇게 대응할 그런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집행부 내부에서는 아까 말씀하신 그런 조건들 준비가 언제쯤 될 거 같습니까?

▶이번 10월 정기 이사회 보고를 하도록 그렇게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금년 정기국회 제출될 가능성도 있긴 있군요 그러니까.

▶분위기만 무르익는다면 그런 노력도 할 생각입니다.

-손 이사장께선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수신료를 올려주고 나서 공익방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번 해보라'고 하는 게 순서가 아닌가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셨는데 시청자에 따라서는 이와 반대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먼저 방만한 내부 구조조정부터 실시하고 나서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순서 아니냐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선 어떤 견해십니까?

▶뭐 제가 그렇게 말씀드린 것은 내부의 구조조정이나 경영 합리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그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이것 만으로는 KBS가 공적 책무를 수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겁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3년 동안 계속 적자가 누적이 되어 있고 막대한 채무를 갖고 있고 현재 수입에서 수신료가 40%밖에 안 되는 이런 상황에서 KBS가 공익적 책무를 수행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재정적인 지원과 내부적인 구조조정, 이 노력이 함께 할 때에 KBS가 진정하게 공영방송으로서 자리를 매김 할 수 있다는 그런 뜻으로 말씀 드렸습니다.

-지금 수입에서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긴 작군요. 지금 40%관련해서는 어느 정도까지 올라가는 게 적절하다고 보십니까?

▶제가 어제 마침 영국의 BBC 사장하고 저녁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BBC의 현황을 물어봤더니 거기는 90% 이상이 전부 수신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자체 사업을 해서 DVD로 판다든지, 책이나 잡지 또는 국제 방송 이런 것을 통해서 수입을 충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광고는 전혀 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 공익방송이 되려고 하면, 공영 방송이 되려고 하면 광고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 KBS 2TV가 광고를 하고 있는데 이런 것을 전혀 광고를 안 하고 봤을 경우에 수신료 현재, 아까 이야기 한 그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할 수 있으면서 그렇게 하려고 하면 어느 정도 수준이 될 지 그런 것을 좀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어느 정도 될 지 나오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뭐 공영방송을 제대로 하려고 하면 공영방송 광고를 하지 말고 정말 공익성에, 공영성에 충실한 그런 방송이 되도록 우리 국민등이 지원하고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BBC방송 모델이 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90% 이상?

▶예 우리도 그렇게 가지 않고서는 항상 그 KBS가 공영성이나.. 또 이 공익을 추구하는 데에 항상 그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90%이상을 바로 가는 방법도 있고, 조금 한 단계 거쳐서 갈 수도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뭐 두 가지 다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국민들이 납득하는 수준이 어느 방법이 좋은지.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는 정말 이번에 면밀하게 다 검토를 해서 이 수준을 인상을 하고 그 다음에 한 번 제대로 해봐라 이렇게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일단 90%를 한 번에 한 번 해보자는 말씀이십니까?

▶네네.

-KBS2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그래서 조금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KBS2의 광고를 전혀 하지 않고, 전적으로 수신료에 의존했을 때에 어느 정도 수준이 될 것인가 그런 것은 검토를 해봐야겠습니다.

-KBS의 보도와 일부 시사 프로그램 관련해서 일각에선 공영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권력에 대한 비판기능이 약화되고 정부 눈치보기 하는 것 아니냐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수신료 인상 요구는 어불성설이다 하는 일각의 불만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떤 견해십니까?

▶예 뭐 사회 구성윈의 가치관이 다양한 만큼 KBS보도나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리라고 생각됩니다. KBS는 이제 공영방송인만큼 보도나 프로그램의 방향에 있어서 비판 기능을 약화하겠다는 것을 결코 아닙니다. 다만 그 동안에 미흡했던 공영성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공영성의 강조가 오히려 수신료 인상에 호의적인 여론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제 기자 간담회에서 "KBS가 광고시장에서 빠지면 다른 매체에도 도움이 돼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은 무슨 의미인지 좀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예. 지금 KBS가 광고료로 이제 수입을 의존하는 그 부분만큼 광고 시장에서 빠지면서 이제 수신료료 대체되면 우리 나라의 광고 시장이 잘 알다시피 경제가 막 성장할 때에는 광고 시장도 늘어났지만 지금과 같은 침체 국면에서, 또 저성장 국면에서는 광고시장이라는 것이 거의 참 일정한 수준입니다. 그러한 광고 시장에서 새로운 매체가 진입을 하고 또 서로 경영한다고 할 때 KBS마저도 그 광고 시장에서 경쟁하게 되면 그만큼 새롭게 진입하는 뉴미디어가 설 땅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KBS는 광고 시장에서 빠져주고, 수신료로 대체되고 그 광고 시장에서 이제 새로운 뉴 미디어들이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그것이 이제 서로 윈윈 하는 것이 아니냐 그런 뜻으로 말씀 드린 겁니다.

-KBS2까지 광고를 안 하게 되면 국민 부담이 늘어나니까 그만큼 KBS의 공영성이 충분히 확보가 되어야 하겠군요.

▶그렇죠. 그런 노력을 해서. 사실은 잘 아시다시피 광고에 의존하게 되면 결국 막장 드라마 이런 데에서 경쟁을 하게 되고 시청률 경쟁을 하게 되면 공영성이 훼손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공영성 확보라든지 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광고에서 자유롭게 해주면 그만큼 KBS는 공익성에 충실한, 시청자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그런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 드려 지난 29년 동안 시청료가 2500원에 묶여있는 바람에 결국은 수신료가 수입의 40%밖에 안 되는 그런 상황에서는 공영성이라든지 그 비판기능이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KBS에 대해서 ‘무색무취’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아마 그 동안에 KBS가 편파 방송을 했다, 그런 공정성을 잃었다는 그런 비판이 많았습니다. 그런 말씀은 공정성을 확대하는 방송을 의미한다고 저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공정성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해 KBS의 어떤 복안을 어느 정도 갖고 계십니까?

▶결국은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보도하는 사람들이 생각과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우리 KBS 구성원들이 이러한, 무엇보다도 먼저 공영성, 공익성을 생각하는 그런 마음 자세와 그런 열의를 가질 때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BC가 그 저널리즘 대학을 운영해서 정말 국가의 정체성이나, 또 헌법적 가치, 또 국민이 지켜야 할 기본 가치들을 기자 이전에, 또 피디 이전에 교육을 하듯이 우리도 그러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공정언론 시민연대에서 가진 토론회에서 K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 시사 프로그램을 보면 공통적으로 반기업 친노동자 성향을 보인다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뭐 반 어디 친 이런 그 이야기는 뭐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잘못했을 때에는 기업도 비판할 수 있어야 하고 노동계가 잘못했을 때에는 노동계도 비판할 수 있는 정말 공정한 방송이 될 때에 진정한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딱 구분해서 뭐 친기업, 반기업. 친노동, 반노동 이런 입장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영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쪽으로 이번 가을 프로그램도 많이 개편을 했고 그런 쪽으로 지금 많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kbs차기 사장에 대해서는 공정성 이런 부분을 감안할 때에 어떤 가치, 어떤 철학, 자질을 갖니 분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지금 뭐 아직 차기 사장에 대해서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이사회에서 아무런 논의를 한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국민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고 또 상당히 신중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또 KBS의 앞으로의 미래가 걸려있는 그런 중요한 인사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사들이 모여서 정말 앞으로 KBS를 발전시키고 공영성 공익성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 책임자가 누구인가에 대해서 그런 기준을 논의하고 앞으로 토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그 논의를 이제 시작해나가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예 그, 11월 23일이 현 사장의 임기가 만료됩니다. 그래서 그 전에 그런 논의를 시작하고 충분히 검토하고 또 그런 것, (새 사장으로서)적절한 인물을 찾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09/05/30 12:57

탄핵방송 기준이면 KBS도 '친노방송'이다!

박명진 방통심의위원장에게 묻는다 
[기자수첩]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KBS에 다시 적용한다면? 

 
17:16:22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공정했다고 보기 어렵다.”

2004년 탄핵방송을 연구한 한국언론학회(회장 박명진)가 지난 2004년 6월 10일에 발표한 ‘대통령 탄핵 관련 TV 방송내용 분석’ 보고서의 내용이다. 당시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로부터 의뢰받은 이 보고서에는 3월 12일 국회의 탄핵안 가결 후 방송사의 탄핵 관련 보도가 공정성을 잃은 편향적 보도였다고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12~13일 이틀간의 뉴스 특보·속보와 14일부터 1주일 동안의 정규 저녁뉴스, 시사·교양·정보·토론 프로그램 등 총 96시간에 이르는 탄핵 관련 보도를 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이미지 구성과 앵커와 출연자의 언어 표현 등으로 낱낱이 분석, 첨예한 갈등 상황에 대한 방송사의 편향 보도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지적했다.

당시 보수언론을 비롯해 많은 매체에서 이 같은 보고서의 결과를 받아썼다. 그리고 한국언론학회 회장이었던 박명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됐다.

 

   
▲ MBC < PD수첩> (왼쪽)과 SBS <뉴스추적>


시간은 5년이 흘렀고, 다시 노무현이다. TV에는 연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관련 특집물이 채워지고 있다. 장례위원회로부터 공개된 미공개 사진을 통해 생전 고인의 모습을 되짚어 보는가 하면, 인권 변호사 시절부터 참여정부 수장에서 봉하마을의 촌부의 모습까지 소탈한 그의 모습을 TV에서 보여주고 있다. 서거를 한 당일 날부터 시작해 26일에는 MBC 〈PD수첩〉, 27일 KBS 2TV 〈30분 다큐〉, SBS 〈뉴스추적〉, 28일은 MBC 〈뉴스후〉 등 노 전 대통령의 생애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또 30일 KBS는 〈다큐3일-서거 후 3일간의 기록〉을, 31일에는 KBS스페셜 〈노무현이 남긴 숙제〉를 방송할 예정이다.

하지만 방송사에 따른 온도차는 분명하다. KBS에는 ‘불공정’의 목소리가 다분히 높다. 특히 시민들의 목소리가 따갑다. KBS 카메라를 짊어지고 타고 올라간 사다리는 시민들에 의해 걷어 차이고, KBS 로고가 찍힌 기자는 현장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쫓겨나가기 일쑤다. 현장 취재진의 절망감과 자부심은 땅바닥에 떨어졌다. 그럼에도 KBS 보도본부장은 “인터뷰가 정치적 구호가 들어갔다”며 라고 조문객 인터뷰를 누락시키는 등의 일을 저지른다. 이 같은 소식에 시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 이런 KBS는 지난 27일 자신들의 억울함을 알아달라는 듯 노 전 대통령 서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KBS는 “KBS 한국방송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방송 시간이 지상파 방송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KBS는 “시청률 조사기관 TNS의 시청률표를 통해 노 전 대통령 서거일인 23일과 24일 양일간의 방송 시간을 조사한 결과 KBS는 904분으로 MBC의 824분, SBS의 643분보다 많았다”고 분석했다.

    


▲ 지난달 22일 방송된 KBS 1TV <뉴스9> ⓒKBS

특히 KBS는 “속보와 특보가 모두 12회 630분으로 타사의 447분, 376분보다 월등히 많았다고 한다”면서 “이와 함께 서거 당일 23일에는 모두 495분의 속보와 특보를 통해 노 전 대통령 서거 관련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했다”고 강변(?)했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오해를 한 것일까. 불공정하기는 커녕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KBS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보도했는데 시민들의 반응은 왜 이렇게 차가울까. 

게다가 한국언론학회가 지난 탄핵방송 때 적용했던 기준을 고스란히 가져와보면 아이러니하게도 KBS는 가장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방송사로 분류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보도양이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조중동식의 프레임으로 보자면 이명박 정부 하에서 임명된 이병순 사장은 '친노세력'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런 식이라면 KBS는 어느 쪽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언론사가 된다.

이 같은 논리적 모순에 빠지게 되는 이유가 뭘까. 애당초 방송의 보도양을 기준으로 한쪽에 편파적이었다며 ‘공정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2007년 영국 BBC가 21세기를 맞아 제정한 ‘불편부당성에 관한 12가지 지침’을 살펴보자.

“불편부당성은 BBC의 핵심가치이며 법적 기준이며 동시에 BBC의 자존심이다.”
“불편부당성을 위해 결론 없는 재미없는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는 없다. BBC의 senior editor와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은 근거에 입각하여 공정하게 사안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
“불편부당성은 쉽지 않은 문제이며 정해진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BBC의 저널리즘 전문가들은 매우 어려운 불편부당성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다.”

결국 방송의 ‘불편부당성’은 방송을 제작하는 사람들의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평가는 시민들이 하는 것이다. 지금 KBS의 기자와 PD들이 봉하마을과 대한문 앞 추모현장에서 취재거부를 당하고 있는 현상은 보도양과 관계 있는 것이 아니다. KBS 노동조합을 비롯해 KBS PD협회와 기자협회가 지적하듯 공정하지 못한 보도에서 시민들의 분노가 발생하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가 끝난 뒤 박 위원장은 과연 방송사에 어떤 잣대를 들이댈까. 탄핵 때와 마찬가지로 서거 방송 시간을 세어보고, 노 전 대통령 입장만 실었기 때문에 불공정하다는, 그래서 편파보도를 했다는 방통심의위의 제재가 내려질까 자못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지난 98년 KBS 차장급 PD, 기자 등 50여명의 필진과 언론학자들의 1, 2차 감수를 거쳐 6개월간의 긴 작업 끝에 태어난 ‘KBS 방송제작가이드라인’ 한 구절을 박 위원장에게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KBS의 방송제작자가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내리는 모든 판단은 KBS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시청자의 신뢰는 한 번 훼손되면 좀처럼 회복하기 힘들다는 점을 방송제작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2 Comment 2
2009/04/14 15:37

英 언론인, 블로그 통해 권위 벗고 대중 속으로

[글로벌] 런던=장정훈 통신원 
 
런던=장정훈 통신원 moosou@hanmail.net 
 
 
지난해 ‘유럽피언 디지털 저널리즘 스터디’가 유럽 9개국 347명의 언론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 언론인의 85.37%가 회사에서 제공하는 개인 블로그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두 번째로 많은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는 56.82%, 나름대로 언론의 힘이 막강하다고 하는 프랑스는 최저 수치인 18.75%를 기록했다. 영국의 언론인이 얼마나 디지털화 되어 있는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신기하다. 생활 속의 영국은 통신 후진국이다. 지하철뿐 아니고, 앞뒤가 뚫린 터널만 들어가도 아니 어떤 곳은 건물 안에서도 휴대폰 신호가 끊기기 일쑤다. 인터넷은 보통이 10메가, 조금 빠른 것이 20메가 정도에 불과하다. 영국 국민은 그런 것에 대해 큰 불평을 하지 않는다. 그런 정도로 일상적인 업무나 생활에 큰 지장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사람들은 웬만한 불편은 감수하고 살아갈 마음의 준비가 늘 되어 있는 우리와는 조금 다른 종족이다. 출근길에 기차나 전철이 제시간에 오지 않아도 “오늘도 늦는구나” 할뿐 크게 동요하거나 흥분하지 않는다. 그 정도 불편은 일상이니까. 그런데 미디어만큼은 예외다. 영국의 모든 서비스업이 시간 개념 없이 움직일 때도 미디어만큼은 예외가 돼 국민이 기대하는 시간보다 빠르게, 완벽에 가까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 G20 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전하고 있는 가디언지의 안드류 스파로우 기자의 블로그.

얼마 전 런던에서는 G20 정상회담이 열렸다. 각국의 경제대표와 정상들이 함께한 이 국제회의는 시절이 시절인 만큼 전 세계로부터 큰 주목을 끌었다. 수많은 시위대가 런던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었고, 같은 시간대에 런던 동쪽에 위치한 엑셀센터에서는 그 중요하다는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어느 곳에 있지 않아도 서너 곳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그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손바닥 보듯 볼 수 있었다. 컴퓨터에 각각 다른 곳으로 흩어져서 취재하고 있는 언론사 기자들의 블로그를 동시에 띄워 놓음으로써 말이다. 기자들의 블로그는 문자와 동영상을 통해 현장의 자질구레한 이야깃거리까지 모두 담아내고 있었다. 공식기사 보다 좀 더 빠르게, 공식기사보다 좀 더 개인적이고, 친근한 표현에 담아서 말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BBC의 경제부 스타기자 로버트 페스톤 기자는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까다로운 보안 검사로 2시간이나 걸려 겨우 프레스센터에 들어온 과정을 설명하면서 화도 나고 지치지만 이곳엔 친절하게도 커피와 크라상이 제공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가디언지 안드류 스파로우 기자는 다른 기자들의 프레스센터 입장기를 듣는 것보다 더 재미없는 건 없다면서 자신이 입장하는데 걸린 95분은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회담장에서 관심있게 지켜볼 몇 가지를 농담을 섞어 가며 집어 준다. 같은 시간, 시위대의 행렬에 섞인 동료기자들은 역시 블로그를 통해 시위대의 차림새며, 경찰의 움직임 등을 개인적인 의견이나 의문을 섞어가며 사진과 함께 올린다.

사실 영국의 방송 언론인들은 대중 앞에 늘 친근한 모습이었다. 근엄한 모습으로 뻣뻣하게 서서 멘트를 날리기 보다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도 하고, 부러진 우산을 쓰기도 하고, 취재원과 함께 춤을 추거나, 뛰기도 하면서 뉴스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디지털은 그런 노력의 또 다른 수단이 되었을 뿐이다. 특히 종이매체로써는 시도할 수 없었던.

디지털 세상을 사는 영국의 기자는 더 바빠졌다. 발빠른 기사를 쓰기에도 벅찬 시간에 블로그까지 돌려가며 실시간 현장보고를 해야 하고, 시청자나 독자들과 관계의 밀도도 높여야 한다. 블로그뿐 아니다. 온라인상에 비디오 클립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기자들은 이제 카메라까지 돌려야 하는 일인다역의 시대를 살고 있다. 최근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해 기자들은 더 많은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게 되었다(46.25%), 더 오래 일한다(26.73%), 특종이 더 중요해 졌다(36.04%), 자료를 조사할 시간이 없어졌다(25.53%) 등 부정적인 요소들을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긍정의 힘은 어디서 솟아나는 것일까? 60%가 넘는 언론인이 작금의 상황을 종전처럼 즐기거나 그 이상 즐기고 있다고 답했단다. 소속 언론의 질에 대한 평가도 70% 이상이 똑같거나 더 좋아졌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맞거나 틀리거나, 필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생각한다. 디지털은 미디어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던 생산자의 권위를 박탈했다. 그리고 생산자가 개인적으로, 친밀하게 소비자에게 다가서도록 만들었다. 생산자는 디지털의 속도로 인해 더욱 바빠지고, 피곤해졌지만 소비자가 한층 만족해하는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그 반응을 곧바로 확인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좀 더 향상된 존재감과 보람을 갖게 되었다.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다. 모든 언론인들이여, 그 알량한 권위를 벗고 대 국민 서비스에 충실하라!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09/04/07 19:56

리얼리티 스타의 죽음이 서글프게 느껴지는 이유

[글로벌] 영국=배선경 통신원 / LSE(런던정경대) 문화사회학 석사

영국의 마더스 데이 즉 어머니의 날인 지난 3월 22일, 두 아이의 엄마였던 제이드 구디가 세상을 떠났다. 제이드 구디의 죽음은 신문, 잡지 그리고 텔레비전 할 것 없이 언론매체의 탑 뉴스가 되었고, 영국 총리 고든 브라운은 그녀의 죽음에 애도를 보냈다. 제이드 구디, 그녀는 누구일까?

<관련기사 : 어느 리얼리티 TV쇼 스타의 죽음>

2002년 영국판 빅 브라더 세번째 시리즈가 끝난 후 가장 오랫동안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출연자가 바로 제이드 구디다. 당시 스무살이었던 구디는 통통한 외모에 저돌적인 성격 그리고 영국인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 여겨지는 상식의 부족으로 인해 같은 출연자들에게는 물론 언론에게도 늘 조롱거리였다.

대학도시로 유명한 캠브리지가 런던의 한 동네 이름인줄 알았던 구디. ‘캠브리지는 이스트 앙글리아(잉글랜드의 동쪽지역을 말함)에 있다’고 하자 ‘이스트 앙굴라? 그거 외국아냐?’라고 기막힌 답변을 하는 그녀였다. 술에 취해 알몸으로 껑충껑충 돌아다니기도 하고 빅 브라더 하우스 안에서 프로그램 사상 처음으로 섹스 스캔들을 터뜨리기도 했다.  매체들은 그녀를 비웃고 비난하면서 악평을 쏟아냈지만, 구디는 시청자들의 지지 속에 최종 파이널까지 살아남는 저력을 보였다.

개성 강한 출연자들 덕분에 항상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빅 브라더지만 막상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면 이 시끄러운 출연자들은 쉽게 잊혀진다. 짧게는 몇 주 만에 길어도 몇 달 안에 그들의 이야기는 가십기사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대중들은 2002년 출연자인, 우승자도 아닌, 제이드 구디를 꽤 오랫동안 기억했다. 구디는 빅 브라더 출연 이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리얼리티 쇼를 만들었고 특유의 캐릭터를 무기로 텔레비전과 잡지에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2006년에는 자서전을 펴냈고, 같은 해 제이드 구디 향수를 만들어 베스트셀링 리스트에 올려놓기도 했다.

    


▲ 지난 달 22일 사망한 제이디 구디. <사진제공=BBC>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녀의 위험한 성격은 2007년 유명인들이 출연하는 셀러브리티 빅 브라더 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제이드 구디는 함께 출연한 인도 여배우 쉴파 쉐티를 향해 인종 차별적인 폭언을 퍼부었고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해 구디는 더 이상 대중 앞에 나설 수 없을 정도로 맹렬한 비난과 공격을 받았다.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쌓아온 구디의 부와 명성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조용히 사라지는가 싶던 제이드 구디가 올해 초 다시 각종 매체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지난2월 갑자기 자궁암 말기 판정을 받은 구디의 소식이 뉴스가 된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녀가 몇 주 남지 않은 자신의 삶을 미디어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사실이었다. 구디는 투병하며 괴로워하는 자신의 하루하루를 디지털채널인 리빙 TV를 통해 촬영, 방영하기로 결정했고 남자친구와의 결혼식 사진 독점권을 OK매거진에 팔았다. ITV와의 인터뷰를 허락했고 여러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 영상, 사진 등에 관한 계약을 맺었다. 자신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과연 이런 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남겨진 어린 두 아들에게 유산을 남겨주기 위해서, 그리고 영국여성들에게 정기적인 자궁검사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하지만 이유가 어찌됐건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이렇게 용감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한때 구디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를 뽑는 히트매거진의 여론조사에서 25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그녀의 재산은 500만 파운드(한화 약 100억) 정도로 추정됐다. 하지만 그녀의 부와 명성은 단 몇 주 만에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낙인과 함께 산산이 부서졌다. 그리고 마지막 삶을 정리 해야 하는 짧은 시간 동안 그녀는 다시 대중 앞에 섰다.

미디어를 통해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끝이 보이지 않는 추락도 경험했던 제이드 구디. 미디어가 자신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 생리를 너무나도 잘 알았던 그녀. 그녀의 마지막 선택을 공감할 수는 없지만 정말 ‘용감했다’는 것은 인정하고 싶다. 쏟아지는 추모기사들을 보면서 유독 한 잡지 편집장의 말이 너무나도 서글프게 들린다.

‘우리는 그녀를 이용했고, 그녀도 우리를 이용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09/04/02 09:23

어느 리얼리티 TV 쇼 스타의 죽음

[글로벌] 영국=채석진 통신원 
 
영국=채석진 통신원 stonyjin@empal.com 
 
 
지난달 22일 아침, 영국의 대표적인 리얼리티 TV 스타인 제이디 구디(Jade Goody)가 숨을 거두었다. 그녀의 죽음은 지상파 텔레비전 메인 뉴스를 포함한 거의 모든 미디어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BBC와 가디언(Guardian) 등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들이 그녀의 죽음에 대한 특별 부고 기사를 내보냈다.

런던 근교 지역에 있는 그녀의 집 앞에는 수많은 헌화들이 가득 놓여졌고, 그녀의 죽음을 추모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노동자 계급 출신의 다이애나 왕비의 죽음처럼, 구디의 죽음은 일반 대중의 수많은 추모 속에 국가적인 미디어 이벤트가 되었고, 이를 통해 한 때 “무식한 떠벌이 계집”으로 비난 받았던 구디는 암과 투병하는 “용기 있는 여성의 전형”이자 “고난을 극복하는 성녀”로 추앙 받았다.

    


▲ 지난 달 22일 사망한 제이디 구디. <사진제공=BBC>

영국 사회에서 구디는 빈민 계층 출신 스타를 상징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매춘 중계인이자 마약 중독자였고, 어머니 또한 교통사고로 팔을 잃은 장애인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구디는 5살 때부터 어머니를 대신해서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 했고 6살 때는 불타는 집에서 엄마를 자신의 힘으로 끌고 나와야만 했다. 그녀가 2002년 처음 <빅브라더> 쇼에 합류했을 때도 아버지는 마약 사범으로 감옥에 있는 상태였고(결국 2005년도에 약물과용으로 죽었다), 그녀와 엄마는 집세가 밀려서 막 쫓겨난 상태에다가 밀린 세금으로 감옥에 가야 할 판국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탈출하는 방법으로 그녀가 선택한 것이 <빅브라더> 쇼였다. <빅브라더> 쇼에서 보여 준 구디의 언행은 중산층 계급 사람들의 혐오감을 불러일으켰다. 영국의 대표적인 보수주의 신문 <선>(SUN)은 구디의 행동에 대중의 반감을 이끌었는데, 예컨대 영향력 있는 칼럼리스트인 도미닉 모한은 “TV에서 ‘떠벌이 돼지’를 추방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가디언>에 부고 기사를 쓴 스투어트 제프리는 구디가 <빅브라더> 하우스에서 추방될 때의 분위기를 중세시기에 비유했다. 사람들은 그녀의 외모를 가지고 ‘미스 돼지’라고 불렀고, 미디어들은 ‘제이디 구디는 공공의 적 1호’라고 칭했다.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심지어 ‘어느 정도 취해야 제이디 구디와 잘 것인가’라는 설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 정반대로, 구디는 이후 자신의 악명을 이용해, 살과의 고군분투를 담은 다이어트 비디오와 ‘못난이들(Ugly’s)‘이라는 이름의 뷰티 살롱을 냈고, 빈민 계층으로 성장했던 이야기를 자서전으로 출판하면서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둔다. 구디가 비난 받았던 ‘무식함’, ‘과체중’, ‘하층 계급’ 등의 특성들이 다른 한편에서는 수많은 일반 사람들이 구디와 자신을 동일시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로 작동한 것이다.

<가디언>은 부고 기사를 통해, 그녀가 선택한 죽음의 방식에 대한 상반된 평가도 이러한 계급적 차이에 기반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즉 그녀를 비난하는 근거인, ‘존엄성’을 유지하는 죽음이라는것 자체가 중산층 계급적 취향에 적합하게 포장된 것에 불과하고, 죽음이란 구디가 TV를 통해 보여 준 것처럼 변비와 불면증과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녀에 대한 극단적 평가는 정당성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계급투쟁의 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보수주의적인 미디어가 그녀가 보여 주는 저급의 ‘취향’(Taste)을 비난하며 중산층의 계급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반면, 진보적 미디어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서민적인 ‘가치’(Values)를 강조하며 노동자 계급의 정당성을 방어하고 있다. 이처럼 한 리얼리티 TV 쇼 스타의 죽음은 현재 리얼리티 TV 쇼 산업의 붐과 맞물려 있는 영국 사회 내의 오래된 계급투쟁의 장으로 작동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1 Comment 11
2009/03/24 17:14

우리와 너무 다른 영국의 제작비 절감 법칙

[글로벌] 런던=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이러다 다 망한다. 제작비 싸게 먹히는 걸 찾아라!” 영국방송에 내려진 특명이다. 누가 누구에게 내린 특명이라기보다는 요즘 세상이 하도 수상하게 돌아가니 위도 아래도 없이 ‘이심전심’ 통하게 된 일종의 결의다.

상업방송인 ITV는 올해 12%의 광고 감소를 각오하고 있다. 12%면 2000억원 즈음 된다. 채널 4는 150명을 감원한다. 사실 감원은 전혀 새롭지 않다. 감원바람이 불지 않는 방송사는 없기 때문이다. 가장 손쉬운 위기해결책이니까. 그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제작비 절감. 이토록 뻔한 방법을 구사 할 수밖에 없는 건 동서양의 방송이 다르지 않다.

다큐·탐사프로그램 전진배치 ‘르네상스’ 꿈꾼다    

그런데 대한민국과 영국 사이에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 편성이다. 올해 시대가 내려준 ‘특명’ 혹은 ‘결의’를 실천하고 있는 영국 TV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다면 제작비 절감에 가장 효과적인 다큐멘터리와 시사프로그램의 확대생산과 전면배치다. 이런 새로운 편성 정책에 대해 BBC는 “BBC가 다큐멘터리의 본고장”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거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다큐멘터리의 본고장이라는 아성을 위협받은 바 없는 BBC가 그렇게 말하는 속사정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 영국 BBC의 대표적인 탐사보도 프로그램 <파노라마>. <사진제공=BBC>

아무튼 BBC는 매주 화요일 밤 10시 뉴스 이후,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은 다큐멘터리를 고정 편성했다. 38년간 인기를 끌다가 지난 2003년에 폐지되었던 과학프로그램 <미래의 세상(Tomorrow’s World)>도 새로운 이름으로 재등장할 예정이다. 혁신적인 촬영기법을 사용한 환경과학프로 그램 <지구 파괴(Planet Meltdown)>를 준비 중이고, <거대한 벌레(Superswarm)>는 지난 1월 첫 방송에 이어 이번 달 속편 방송을 앞두고 있다.

다윈 출생 200주년을 맞아 BBC 자연다큐멘터리의 얼굴마담 데이비드 아텐버그를 내세운 찰스다윈 특집도 빼놓지 않고 준비 중이다. 21세기 최대의 화두인 ‘환경’ 문제를 반영한 과학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룬다. 어린이들을 위한 퀴즈게임쇼 <리처드 하몬드의 요란한 연구실>도 그중 하나다.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실험 프로그램인데 ‘신기, 유쾌, 발랄’이 철철 넘친다.   

시사 및 탐사프로그램의 전성기도 올해가 될 것 같다. 지난해 말 BBC의 대표탐사보도 프로그램 <파노라마>는 570만 명이 시청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쟁 프로그램인 채널4의 <데스파치>도 130만 명의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영국의 언론은 BBC 2의 <투나잇>과 <파노라마>, <데스파치> 이렇게 세 개의 시사 프로그램을 주목하고 있다. 채널4의 <데스파치>는 때맞춰 기동취재반을 신설했다.

잠입취재 프로그램도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위험하고, 민감한 주제를 과감하게 들춰 보여주는 프로듀서, 루이스 더록스(Louis Theroux)류의 체험 다큐멘터리도 정규 편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금시간대의 한 시간짜리 다큐멘터리 제작비는 최소 15만 파운드, 약 3억 원이다. 드라마는 5억 원, 사극은 10억 원 정도가 든다.(물론 최소비용이라곤 하지만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이보다 더 저렴하게 제작되는 경우도 있긴 하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확대 및 전진배치가 제작비 절감차원에서 기획되고 있는 건 기정사실이지만 모든 게 불투명해진 현실을 살고 있는 시청자들의 요구도 한몫 거들고 있다.

뭐라도 보고 싶고, 듣고 싶고, 말하고 싶은 현대인, 실업률 300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영국인들의 고단한 삶이 지금 우리가 마주한 세상과 현실을 직시하라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세상, 원인을 파헤쳐 주고, 해법을 제시하고, 미래를 준비하게 해주는 TV가 되라고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방송전문가들은 요즘 “영국의 시사 프로그램이 르네상스를 맞았다”고 말한다. 탄압받고, 움츠러들고, 끝내 사라지는 대한민국 다큐멘터리, 시사프로그램의 오늘을 생각하면 부럽고 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1
2009/02/26 14:15

알 자지라, 뉴스 영상 무료 선언

[글로벌] 영국=장정훈 통신원 
 
 
BBC에서 자료그림을 구입하려면 얼마나 할까? 분당 300파운드, 대략 우리 돈으로 60만원  정도 한다. 여기에 자료를 복사하고 컨버팅 하는데 드는 부대비용을 합하면 500파운드 가까이 한다. 우리 돈 100만원이다. 물론 1분에서 1초가 넘어가도 2분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다른 방송사는? 초당 계산을 한다. 결코 더 싸지 않다. 그것도 조건이 있다.

공중파에 혹은 인터넷에 몇 회를 사용할지에 대한 규정이다. 각 방송사는 자료그림을 판매하는 전담부서를 두고 있다. 원하는 자료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 주면 전담부서의 직원들은 체계적으로 구축된 아카이브를 통해 짧은 시간 내에 자료를 찾아주고 주문과 동시에 원하는 포맷의 테이프에 담아 배달해 준다. 꽤 짭짤한 사업이다.

    


▲ 방송 화질의 동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기 위해 알 자지라가 구축해 놓은 자료그림 공용 저장소(Common Repository).

그런데 그런 자료그림 판매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제 갓 12살 남짓 된 방송사 하나가 돌출 행동을 시작한 것. “우리 그림 맘대로 가져다 쓰세요”, “상업용으로 쓰든 비상업용으로 쓰든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많이들 가져다 어디에든 마음대로 써주세요” 한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저작권 강화를 위해 로비를 하고, 1분이라도 더 팔아먹기 위해 두 눈 시뻘겋게 뜨고 해적질을 감시해도 모자랄 판에 맘대로 퍼다 쓰라니. 상업용으로 써도 된다니. 그런데 사실이다. 12살짜리 치고는 만만치 않은 저력을 가지고 있는 방송사, 알 자지라가 바로 그 사고(?)의 주인공이다.

모두들 알다시피 알 자지라는 아랍 최초의 독립 뉴스채널이다. 이라크전 같은 전쟁을 통해 두각을 보인 이후 세계 정상의 채널들과 어깨를 겨루면서 성장해 현재는 런던에 알자지라 잉글리시 본부를 두고, 다큐멘터리와 스포츠채널까지 아우르고 있다. 12살이라고 얕잡아 볼  수 없는 이유다. 사고는 자못 의미심장하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스(Creative Commons)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고 자료그림 공용 저장소(Common Repository)를 구축해 방송화질의 동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것.

(http://cc.aljazeera.net/에 들어가면 직접 확인이 가능하다). 알 자지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저널리즘의 근간이 되는 비디오 뉴스 자료를 자유롭게 사용토록 하는 것은 세계인들이 중요한 이슈에 대해 소통하는데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른 방송사들도 대열에 합류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알 자지라의 뉴스그림 무료사용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방송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는 더 이상 일회성에 머물지 않고 확대 재생산되면서 신문처럼 일종의 ‘영상회독률’을 보이게 될지도 모른다. 방송쟁이들끼리의 영상교환이 자유로워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을 통해 보여지는 영상과는 다른 차원의, 방송을 통한 회독률이 생길수도 있다는 말이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보면 그렇다.

그런데 알 자지라의 무료영상 제공 서비스는 어쩌면 세상의 관심을 끌기위한 마케팅 전략 일지도 모르겠다. 자본주의 세계와는 어울리지 않는, 방송 시장을 혼란케 하는 무모한 실험일지도 모르겠고. 대부분의 무가지에서 질을 찾을 수 없듯, 무료 영상에서 질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하기야 아무려면 어떨까. 공짜인데…. 자료그림이 필요한 당신, 이제부터 알자지라를 잘 뒤져 보시라!

그런데 과연 BBC, ITV도 그 짭짤한 수입을 포기하고 알 자지라의 뒤를 이을까?

“저작권 없음”, “마음대로 쓰시오”가 부메랑이 되어 알자지라도 치고, 우리 같은 소시민 방송쟁이들의 목도 치는 것은 아닐까? 12살짜리 방송국이 치고 있는 사고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08/11/25 11:45

정태인 "왜 KBS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가"

[시론] 정태인 (경제평론가) 
 
‘직업이 일정하지 않은 사람’은 괴롭다. 경찰이나 검찰 등 사법당국이 일단 눈 꼬리부터 치올리는 것이 그렇고 경제통계에서는 종종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어 단박에 존재를 부정당하니 또한 그렇다.

지난 30년의 대부분을 ‘존재 없는 사람’으로 살아온 나도 MC라는 번듯한 직업을 가진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방송 시작 1년도 되지 않아 PD상을 받았으니 어쩌면 MC가 내 천직에 가까웠는지도 모른다(물론 고참 피디라면 알겠지만 10년전 ‘CBS사태’라는 정치적 이유가 다분히 가미된 수상이었다는 점에서 그 ‘천직’ 역시 바람 앞의 촛불 신세였을 것이다).

Master of Ceremonies. 중세의 종교 냄새를 풀풀 풍기는 이 직업은 이제 강호동씨나 유재석씨로 대표되듯, 원래 이름과는 정반대로 상쾌함과 발랄함을 지나 다소 번잡하거나 기꺼이 망가져서 일반 신자 속으로(밑으로?) 들어갈 것을 요구한다.

과히 나쁜 쪽으로 변화하는 것은 아닌 듯한데, 이상하게도 시사 MC에 요구되는 것은 여전하다. 괜스레 편을 가르고 아예 MC들이 한 편에서 반칙을 일삼는 오락 프로그램과 달리, 시사 프로그램은 양 편 사이에서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한다. 대통령 선거 토론에서 후보들의 발언 시간을 초시계로 재는 것이 상징하듯 기계적 형평이야말로 시사 MC의 기본 덕목이다. 찬반 양쪽이 동수로 출연하는 TV 시사 프로그램의 MC로는 묵언수행을 하는 스님이 제격일 정도다.

반면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TV 토론 프로그램은 모두 1:1 대담이다. 출연자는 언제나 그 날 주제의 전문가이고 진행자는 상대적으로 아마추어일 수밖에 없으니 MC가 얼마든지 공격적인 질문을 하고, 또 반박을 해도 편파라고 욕할 수 없다.

BBC의 〈HARDtalk〉와 폭스티비의 〈O'Reilly factor〉의 진행자는 각각 진보와 보수로 대비될 뿐 아니라 태도 면에서도 정공과 편법으로 맞선다. 〈HARDtalk〉의 전임 진행자(97년부터 약 10년을 했다) 팀 세바스천이, 당시 오스트리아에서 집권한 외르크 하이더 (극우파 정치인)를 시종 정중한 어조로 몰아 붙인 장면은 가히 시사 MC의 귀감이라 할 만하다.

    


▲ 시사평론가 정관용 씨 ⓒKBS

반면 온갖 구설수와 소송에 휘말리면서도 시청률 20%를 자랑하는 빌 오라일리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그는 진행자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특권을 한껏 이용한다. 예컨대 도심의 빈민을 정부가 보조해야 한다는 출연자에게 “당신은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가? 그것이 답”이라는 마지막 멘트를 날리고 “광고시간”이라며 끊어 버리는 식이다. 그래도 진보 쪽 운동가들이 이 프로그램을 외면하지 못하는 것(할리우드 스타들은 의도적으로 무시한 바 있지만)은 미국민들이 열광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아무리 미국이라도 독설과 특권만으로, 어떻게든 이 오만한 진행자의 ‘야코를 죽이려는’ 진보진영을 상대로 살아남기는 어렵다.

이렇듯 1:1 대담이라는 형식, 진행자의 능력, 그리고 어떻게든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 있어야 인터뷰 형식의 시사 프로그램이 살 수 있다. 우리나라에 하드토크나 오라일리 팩터 같은 프로그램이 없는 것은 과연 어떤 요소 때문일까?

사실 형식의 측면은 그런 대담을 할 수 있는 진행자가 없으면 그림의 떡이고 세 번째 요소는 떡에 찍어먹는 간장이나 설탕에 불과하다(또는 그래야 한다). 우리나라에 어떤 분야에서도 전문가와 맞설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내 보기에 정관용씨는 정말 몇 안 되는 후보 중 하나이다. 그가 1:1 프로그램을 하면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비용 절감의 이유로 ‘짤렸다’. 그의 출연료가 도대체 얼마길래 KBS의 재정을 뒤흔드는 것일까? 오락프로그램에 떼로 출연하는 MC들보다도 많은 것일까? KBS는 왜 자꾸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걸까? 도대체 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08/06/19 10:31

영국 최초 이종배아 실험 성공에 언론 차분

'황우석 신화' 만든 한국언론 태도와 비교

지난 4월 뉴캐슬대학 연구팀이 영국 최초로 이종배아(Hybrid Embryos)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다른 나라 국민들 같으면 “이종배아? 그게 뭔데?” 하고 묻겠지만 황우석 사태로 온 국민이 생물학 박사가 되어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생활용어에 가까울 터. 그저 “동물의 난자에 인간의 DNA를 주입해 줄기세포를 체취하기 위한 것” 정도로 용어에 대한 설명은 끝내기로 하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영국 최초 이종배아 실험 성공과 관련한 영국 <더 타임스> 보도.

발표가 있은 후 영국의회는 이 동물과 사람의 교잡을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를 계속 두고 볼 것이냐 금지할 것이냐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해 압도적인 표차로 연구허용 결정을 내렸다. 이런 일련의 뉴스가 영국 방송사들의 식탁위에 주요 메뉴로 올랐음은 물론이다.

TV화면을 통해 동그란 세포를 바늘로 살며시 찌르는 너무도 익숙한 장면을 보면서 황우석과 대한민국을 떠올린 건 파블로프가 실험했다는 조건반사처럼 당연한 현상이었을까? 2005년 5월 20일, 런던 한복판에서 황우석 박사가 처음 치료용 줄기세포배양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던 날 필자는 현장에 있었다. 그곳엔 영국의 주요 신문방송뿐 아니라 다양한 전 세계 언론사 기자들이 일찌감치 도착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우린 “세계 최초”, “대한민국이 이룬 쾌거” 등의 용어를 써가며 자못 흥분해 있었다.

<더 타임즈> 기자 등 유명 언론사 기자들이 윤리문제를 들먹이며 황우석 박사를 향해 질문을 던질 때 우린 그들이 시기 혹은 질투를 하고 있다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뉴스 말미에 “그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한마디 던짐으로써 대한민국 안방의 시청자들이 적이 흐뭇해하길 바랐다. 여러분 모두가 기억하듯 그때 대한민국 언론은 참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황우석의 성과를 조명했다. 수많은 뉴스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황우석의 줄기세포는 전 국민이 꼭 알아야 할 국가적 교육과정처럼 되어 버렸다.

중요하지만 어려운 학문인만큼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쉽고 자세한 설명은 기본이고, 앞으로 난치병 환자 치료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소득을 안겨 줄 것이라는 따위의 분석과 전망을 기억할 것이다. 특허관계가 어떻고, 세계 과학계의 반응이 어떻고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 황우석이라는 인물에 대한 관심 또한 지대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의회의 이종배아 실험 허용 관련 영국 BBC 보도.

물론 윤리적 찬반 논쟁도 있기는 했으나 모두가 기억하듯 그 논쟁은 “세계 생명공학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황우석의 줄기세포는 떼돈을 보장해주는 미래의 산업이다”라는 주장에 간단히 밀려 버렸다. 황우석이 전략적으로(난 그렇게 믿는다. 전략적 이었다고) 강조했듯 그 모든 뉴스와 프로그램의 중심엔 국수주의에 가까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있었다. 필자는 기억한다. 어렵게 뉴카슬 대학의 줄기세포 연구센터를 방문해 인터뷰 하면서 물었던 잊을 수 없는 질문 하나. “황우석 (대한민국)이 너희보다 더 잘하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해?”. 물론 그 질문은 대한민국 생명공학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의도의 질문이기는 하였으나, 거기엔 “대한민국이 부럽지? 대한민국에서 연구하고 싶지?”하는 낯간지러운 의미도 숨어 있었다. 모든 것이 밝혀진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참으로 낯이 뜨거워진다.

이제 비슷한 주제를 놓고 영국의 방송과 우리 방송이 어떻게 다른 방송을 하고 있는지 그 차이를 이야기해야겠다. 뉴카슬 대학이 새로운 줄기세포 추출 방법을 찾아냈지만 영국방송은 그 연구성과에 주목할 뿐 뉴카슬 대학이라는 연구센터에도, 그 연구센터의 과학자 누구에게도 특별히 주목하지 않고 있다. 영국 최초라고는 하지만 최초라는 것에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른 나라의 반응 따위엔 관심조차 없다. 뉴카슬 대학의 연구성과 발표도, 이번 의회의 결정도 주요 이슈로 다루기는 했지만 영국의 방송과 신문은 그 이슈에 대해 이틀 이상 주목하지 않았다.

독립적으로 뉴카슬 대학의 연구와 논쟁에 대한 프로그램은 제작되지 않고 있으며 뉴스는 주로 정계, 학계, 종교계, 시민단체가 등장해 윤리적으로 연구를 보장해 주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해 토론하는 형식을 취했을 뿐이다. 어떤 언론도 특허문제라든지, 생명공학연구나 산업의 주도권 문제라든지, 영국의 생명공학계가 안겨줄 경제적 가치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언론만 접해서는 뉴카슬의 연구결과가 성과라기보다는 영국사회에 하나의 고민을 던져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런던=장정훈 통신원/ KBNe-UK 대표

그리고 언론은 그 연구결과에 대한 학문적, 경제적 평가 혹은 국민적 자부심을 불러일으키는 미화보다는 논란이 되고 있는 윤리적 문제를 철저히 객관적인 위치에서 따져 보는 데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방송만 보아서는 영국이 마치 높은 도덕적, 윤리적 지위를 가진 나라처럼 보인다. 뭐 최소한 방송계는 아직 그런 순수함이 남아 있을 수도 있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08/05/26 15:54

네티즌 “한국 언론 못 믿겠다”

인터넷 통해 촛불집회 ‘강제진압’ 외신에 알리기 나서

한국 언론에 대한 네티즌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거리시위로 번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반대 촛불집회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대해 네티즌들은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외국 언론을 향해 “제대로 보도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 국민들이 한국 언론이 아닌, 외국 언론에 대해 도와달라고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네티즌들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등에 몇몇 외국 언론의 인터넷 사이트 주소와 경찰의 강제진압 내용을 알리는 영문을 올리고, ‘퍼나르기’를 촉구하고 있다.

   
▲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라와 있는 한 네티즌의 글. 외국언론의 인터넷 사이트 주소와 글을 올리는 방법 등을 공지하고 있다.

   
▲ CNN 〈iReport〉 메인 화면에 올라와있는 촛불집회 '강제진압' 관련 기사 ⓒ〈iReport>
실제로 26일 CNN의 시민 저널리즘 사이트인 <iReport>가 ‘Democracy Dying in South Korea-Media Control’(한국 민주주의의 사망-언론통제)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촛불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정부의 강제진압 사실을 전하자 많은 네티즌들이 댓글을 달며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오후 2시 15분 현재 이 기사에는 481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 한 네티즌은 “HELP! The media in Korea is controlled by 2MB”(도와주세요. 한국의 언론은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통제되고 있습니다)는 의견을 남겨 한국 언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Please Help us, Korea! This article must be broadcasted on CNN”(도와주세요. 이 기사는 CNN에 보도돼야 합니다)는 내용의 글을 남겨 외신 보도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밖에도 이 기사에는 “Please help us! Korean democracy is dying!”(도와주세요. 한국의 민주주의가 죽고 있습니다), “They are just citizens”(그들은 단지 시민일 뿐입니다) 등의 의견이 올라와 있다.

네티즌들은 현재 촛불집회 관련 외신보도에 대해 댓글을 달고, 기사 내용을 해석해 인터넷으로 퍼나르고 있다.

한편 촛불집회 참석자들에 대한 경찰의 강제진압과 관련해 CNN은 26일 ‘Hundreds in Seoul protest U.S. beef’(서울에서 시민 수백명 미국산 쇠고기에 저항)이란 제목으로, <프랑스 24>는 25일 AFP 통신을 통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3 Comment 1
2008/05/22 14:47

TV, 베스트셀러 코너를 채우다

바야흐로 텔레비전, 인터넷과 휴대폰 등을 통해 영상으로 보여지는 정보에 더욱더 익숙해져 가고 있는 요즘이다. 심지어는 한 나라의 역사 같은 긴 내레이션이 필요한 정보도 곧잘 한 시간 내외의 영상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곤 한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TV를 통해 편하고 쉽게 얻은 정보를 다시 책으로 펴내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TV의 광고효과를 힘입어 돈을 벌기 위한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이런 책들이 방송이 끝난 후에도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베스트셀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영국의 유명 요리사 중 한명인 나이젤 로슨의 요리책이 수주간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번 TV를 통한 광고효과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다. 그녀의 요리 프로그램이 방송을 타는 동안 25파운드나 하는 요리책이 단숨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더니 프로그램이 종료된 지 몇 달이 지난 지금도 계속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TV를 통해 방송된 프로그램이 책으로 나오는 경우는 영국에서 아주 흔한 현상이다. 특히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광고수입 없이 수신료만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책을 판매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재원 충당을 위한 일종의 자체 자구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문제는 BBC가 펴낸 대부분의 책들이 ‘쉽게’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 사이먼 샤마 교수.
요리 프로그램에서부터 역사물에 이르기까지 BBC를 비롯한 영국의 방송사에서 펴낸 책들이 단순히 또 다른 수익을 발생시키기 위해 ‘영상’을 ‘글’로 바꾼 정도라면 이것은 당연히 얄미운 사업이다. ‘TV 방영물’이라는 꼬리표 하나로도 이미 엄청난 광고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 TV가 펴낸 대부분의 책들은 이런 괘씸함을 살짝 비껴간다. 대부분의 책들은 TV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이전에 이미 집필되어 TV 방영과 동시에 출간된다. 방송되기 전에 이미 집필된 책들은 당연히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정보와는 다른 수준의 깊이를 제공한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가인 사이먼 샤마 교수의 ‘영국 역사’는 TV다큐멘터리로써 뿐 아니라 역사서로써도 상당 기간 동안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사이먼 샤마의 ‘영국역사’를 읽고 있으면 어느 순간 TV를 통해 봤던 이미지는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그가 맛깔스럽게 써 내려간 글 한줄한줄에 새롭게 빠지게 된다. 사이먼 샤마는 TV와 책을 통해서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두 매체의 차이를 분명히 구별하고 있다.

즉, 그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빽빽한 영국 역사 이야기 중에서 영상을 통해 드라마처럼 보여주고 싶은 부분과 냉철하게 글로써 전달하고 싶은 부분을 뚜렷하게 구분할 줄 아는 역사가다. 먼지와 솜털이 가득 날리는 답답한 작업장에서 안전장치조차 없는 거대한 공장 기계들의 소음 속에 갇혀있던 18세기 영국 노동자들, 그들 보다 더 비참하게 일을 구걸하며 굶주려갔던 도시 실업자들의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드라마처럼 TV를 통해 이야기 하고 싶었을 것이다. 한편 갓난아이를 버려둔 채 눈물을 흘리며 일할 수밖에 없었던 어린 엄마에서부터 영국을 세계 강국으로 우뚝 세운 빅토리아 여왕에 이르기까지 산업혁명 당시 영국의 딸, 아내 그리고 어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는 빼곡히 글로 적고 싶었던 것 같다.

영국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면 늘 TV로 방영된 프로그램 중 책으로 나온 것들이 한두 권씩 섞여있다. 그 중에는 꼭 재방송을 보듯이 TV에서 봤던 ‘영상’이 따분하게 ‘글’로 옮겨진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그 이상의 속 깊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다른 기대감을 가지고 ‘TV방영물 책’을 골라보게 된다.

   
▲ 영국=배선경 통신원/ LSE(런던정경대) 문화사회학 석사

만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영상’을 ‘글’로 그대로 옮긴다면 그것은 자원의 낭비가 되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으로 쌓여진 값진 정보들을 방송용에 적합한 것만 골라내고 버린다면 그것 또한 자원의 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TV와 책이라는 각 매체의 특성과 장점을 잘 생각해보면, TV가 책을 펴내는 것 혹은 책이 TV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게 여겨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08/05/14 17:08

광우병 전쟁 20년, 영국에서 배운다

[글로벌] '불신' 먹고 자라는 광우병...'무작정 안심' 정책으로는 실패

영국 것이 세계 표준으로 간주되는 경우는 그리니치 표준시 말고도 많다. 영국에서 처음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된 것들 가운데는 의회민주주의나 산업혁명처럼 ‘오래된 근대’의 유물만 있는 게 아니다. 바야흐로 한국을 바싹 달구고 있는 그 유령, 비록 헛것이되 결코 헛되이 다룰 수만은 없는 대중적 열병의 진원, 바로 광우병이 있다.

   
▲ 스페인에서 두명의 광우병 환자가 사망했다는 내용으로 지난 4월 7일 영국 BBC에 보도됐다. (사진출처=BBC)

영국에게는, 광우병도, 인간 광우병도, 그에 관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도, 모두 실재했던 과거이자 엄존해 있는 현재이다. 1986년에 ‘소 해면상 뇌증(BSE)’이 확인된 후 무려 18만 건이 접수됐고, 1994년부터 2007년 사이에 163명이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으로 사망했다. 농업장관 존 거머가 네 살배기 딸을 데리고 나와 쇠고기 햄버거를 먹이는 눈물겹게 엽기적인 장면을 선뵌 게 1990년. 그로부터 6년 후, 영국 정부는 변형 클로이펠트-야콥병과 소 해면상 뇌증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 즉 인간 광우병을 유발한 물질이 광우병 쇠고기로부터 나왔을 가능성을 인정하는 보고서를 공표하기에 이른다.

“미친 소가 당신을 죽일 수 있다”는 헤드라인이 등장한 1996년 이후 지금까지, 광우병은 영국 언론의 단골 소재이자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테마다. 광우병 발생 건수는 1993년을 정점으로 확연히 감소했고, 인간 광우병 역시 2000년을 고비로 현저히 꺾였지만, 2003년 무렵의 수혈에 의한 전염 문제, 최근의 학교 급식을 통한 인간 광우병 발생 주장 등 광우병에 대한 사회적 감도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위험에 대한 대중적 지각은 흔히 공포감, 생소함, 노출 빈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공포를 안겨주는 위기란 대개 치명적이고, 비자발적이며, 잠재적으로 파국적인 것으로서 특히 미래 세대에 큰 위협을 안겨주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지금껏 관찰된 바 없고, 확정된 지식이 매우 부족하며,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위해의 실제성이 드러나는 경우에 생소함이 작동한다. 마지막으로 해당 위험의 노출 빈도가 높을수록 그에 대한 대중적 지각이 강화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영국정부에서 인간 광우병을 유발한 물질이 광우병 쇠고기로부터 나왔을 가능성을 인정하는 보고서를 공표하기 전인 1990년. 당시 영국의 농업장관이었던 존 거머는 쇠고기의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해 네 살배기 딸과 함께 쇠고기 햄버거를 먹는 장면을 선보였다. (사진출처=BBC)

광우병이라는 ‘위험’은 이 세 가지 요소들을 거의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소재다. 그만큼 뉴스 가치가 높고, 또 그만큼 담론적 폭발력이 강하다. 영국 언론과 대중이 1996년을 전후로 토해낸 엄청난 물량의 사회적 히스테리는 축산업, 과학, 환경, 음식, 공중 보건에 관련된 불확실성이 총체적으로 결합된 일종의 살풀이 커뮤니케이션이었다고 할만하다. 지금의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는 음울한 시나리오, 혹은 이른바 광우병 괴담의 원형이라고까지 할 만한 종말론적 공포가 영국을 넘어 유럽 대륙을 들끓게 했으니 말이다.

영국 언론이 광우병 의제를 다루던 구체적인 방식은 시기와 조건에 따라 일정한 변형을 거듭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선도적 언론들의 경고성 보도가 있었는데 “질병에 걸린 쇠고기가 판매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영국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정부의 입장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정도였다. 영국 쇠고기에 대한 첫 수입 금지가 시작된 1990년은 광우병 담론의 선정성이 확연해지는 시기였다. 예방 조치로 암소 600만 마리를 살처분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이종감염 가능성에 대한 불길한 시나리오가 퍼져나갔다. 결국 1996년을 기점으로 인간 광우병 ‘괴담’이 현실화됐는데, 유럽연합이 내린 금수조치 이후로는 애국주의적 언론에 의한 ‘쇠고기 무역전쟁’ 담론이 영국 정부에 단비를 내려주기도 했다.

방송과 신문이 각각 광우병 담론을 다루던 방식 또한 주목할 만하다. 방송은 위기의 기원과 전개 과정을 ‘불편부당성’ 원칙에 따라 냉철히 추적하는 모습을 보였다. 명백한 정책 실패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을 수행하면서도 서로 대립되는 전문적 견해와 정치적 입장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와 달리 ‘정파성’에 근거를 둔 신문들은 주로 ‘친유럽연합’과 ‘반유럽연합’ 성향에 따라 대립했다. 쇠고기 금수 조처를 수긍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쪽과, 유럽 각국이 광우병 위험을 과장해 자국 시장을 보호하려 한다는 애국주의적 선동에 초점을 맞춘 쪽이 복잡하게 뒤섞였다. 앞장서 광우병 묵시록을 전파하더니, 갑자기 쇠고기 전쟁 ‘음모론’을 들고 나온 황색지들도 있었다.

당면한 위험에 대한 대중들의 직관적 판단은 흔히 ‘분노’라는 형태로 표현된다. 부풀려진 위협이라든가 통제 불가능한 공포와 같은 비합리적인 감정이 그 안에 섞여드는 건 외려 정상에 가깝다. 여기서 정부가 적절한 위험관리를 해내거나 정치의 순기능을 활용해 대중적 분노를 제어하지 못하면 위험담론은 곧잘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불신으로 이어진다. 기존 신념에 일치하는 정보만 선별하고, 그에 반하는 증거나 견해는 신뢰할만하지 않다거나 대표성을 띠지 못한다며 부정하는 태도는 불신을 가중시킬 뿐이다.

더군다나 위험 커뮤니케이션이 심리적 공황을 야기한다는 관점에서 언론을 통제하려 든다거나, 전문가들의 지식을 대중들에게 ‘교육’시키면서 무작정 안심을 유도하려는 정책은 필연적으로 실패한다. 이것이 바로 광우병 위기 국면에서 영국 정부가 행한 그대로이다.

한국이 영국과 동일한 경로를 걸으리라는 보장은 물론 없다. 영국은 광우병을 직접 겪은 당사자인 반면 한국은 “광우병 발생 건수가 미미한”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는 입장이다. 광우병 초기에 비해 통제 노하우도 많이 늘었을 테니 남들이 겪은 호들갑을 우회하여 ‘쿨’하게 행동할 만도 하다. 게다가 오늘날의 한국에는 광우병이란 소재의 엄청난 뉴스 가치를 외면할 수 있는 놀라운 인내력을 보유한 언론도 있지 않은가.

   
▲ 런던=정준희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칼리지 문화연구센터 박사과정, KBS <해외방송정보> 영국주재 연구원

자국 쇠고기에 대해 수입제한 조치를 취한 나라들에게 영국 보수우파 언론이 제기하던 음모론을 자국의 수입제한 논의에 대한 “반미 빨갱이” 음모론으로 대체하고, 수출국의 쇠고기 품질까지도 나서서 보증해주는 한국 보수언론. 진정한 실증론적 과학주의와 국제적 개방성을 통해 보수우파의 고질적인 애국주의마저 넘어선 한국 언론의 신기원이 쿨하다 못해 자못 오싹해질 지경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5
2008/05/06 15:33

유럽 광우병도 방송 고발로 잡았다

[글로벌 미디어] 위험성 은폐하려는 영,프 정부에 맞서 BBC,M6 시사프로그램 고발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문제에 따른 광우병의 안정성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그런데 값싸고 질 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고생하는 국민들에게 마음껏 먹게 해서 국민건강을 지켜 주시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야심 찬 계획이 일부 몰지각한 선동 언론들에 의해 그 본심이 왜곡돼 다수의 순진한 국민들이 현혹되고 있다는 한국 언론계 갈갈이 삼형제의 기사들과 사설을 보면서 문득 황우석 사태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그당시 자신의 입맛과 이익을 위해 사실을 마음대로 각색하고 왜곡했던 그들이 황우석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난 후 최소한의 반성기간은 가지고 다시 펜을 들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 <조선일보> 5월 5일자 사설. < PD수첩> 방송 내용에 대해 비과학적, 선정적 보도로 매도하고 있다. ⓒ<조선일보>
유럽의 광우병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진실을 은폐하고자하는 부당함 앞에서 언론이 보여준 자세에 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례이다.  1980년대 말 영국에서 동물사료 사용으로 인해 광우병에 걸린 소들이 생겨나고 급기야 사망자가 발생하자 영국정부는 자국 내에서 동물사료 사용을 금지하고 광우병에 걸린 소들을 대량 도살해 소각했다. 그 당시 영국정부가 조용히 덮으며 넘어가려고 한 동물사료와 광우병 환자 사망 문제는 BBC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졌고 그 파장은 컸다.

광우병의 공포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어가자 프랑스 정부는 1989년 영국의 동물 사료의 수입을 금지했기 때문에 프랑스 소들은 광우병의 위험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프랑스 6번 방송(M6)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금지구역(Zone Interdite)은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영국산 동물사료가 벨기에의 수출업자들을 통해 프랑스로 수입되었으면 프랑스도 결코 광우병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광우병에 관한 정부 당국의 철저한 검사를 요구했다.

방송이 나간 후 정부와 축산업계에서는 이방송이 사실을 왜곡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프랑스의 주요 일간지들과 방송들은 금지구역(Zone Interdite)의 방송 내용을 확인, 보충 취재해서 동물사료가 프랑스에 수입된 사실과 수많은 축산농가에서 동물사료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린 4월 29일 MBC < PD수첩>의 한 장면 ⓒMBC
이와 같은 언론의 보도가 알려지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지역자치단체의 시장들과 학교장들이었다. 그들은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쇠고기를 먹일 수 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가 국내산이건 수입산 이건 프랑스 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쇠고기의 안정성에 관한 정확한 검사와 그 결과를 발표 할 때까지 학교급식에서 쇠고기를 금지 시킨다고 발표했다.

결국 언론의 문제제기와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한 프랑스 정부는 자국산 소에 대한 대대적인 검증작업을 실시했고 그 와중에 동물사료로 키워진 소들에서 광우병 증세를 보이는 소들과 감염 가능성이 있는 송아지들 도축했다.

프랑스는 1998년 식품위생안정국(AFSSA)을 만들고 국제 수역사무국(OIE) 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광우병 평가를 하고 있다.

영국에서 최초로 광우병이 발생한 것이 80년대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일부 몰지각한 선동언론”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마치 시계를 대한민국의 80년대로 되돌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파리=이지용 통신원/ KBNe  France 책임프로듀서, kbnefr@gmail.com/ www.kbne.net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4 Comment 2
2008/04/24 16:06

[글로벌] 英 지상파 뭉쳐 ‘캥거루 프로젝트’ 시행

KBS, MBC, SBS가 조인트 벤처를 차린다? 아니다. 사실은 영국의 이야기다. 영국 대표 지상파 방송사인 BBC (엄밀히 말하면 BBC Worldwide), ITV, 채널4가 ‘또’ 조인트 벤처를 차렸다. 이들이 과거 디지털 지상파 방송 서비스인 프리뷰(Freeview), 디지털 위성 방송 서비스인 프리셋(Freesat)에 이어 다시 힘을 뭉쳤다.

바로 ‘프로젝트 캥거루(Project Kangaroo)’다. 시청자들이 한 곳에서 디지털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통합 콘텐츠 시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형태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미국 애플 iTune의 방송콘텐츠 전문 버전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점이라면 시장의 원리보다는 방송의 공영성을 우선시하는 영국식 퓨전 서비스라는 점이다.

   
▲ 디지털 지상파 방송 서비스인 프리뷰(Freeview) 홈페이지

흥미로운 것은 최근 BBC의 애슐리 하이필드(Ashley Highfield)가 이 조인트 벤처의 CEO를 맡을 예정이라는 점이다. 하이필드는 지난 8년간 BBC의 뉴미디어 분야를 이끌면서 BBC 웹사이트, 인터랙티브 서비스, 모바일 서비스, BBC 디지털 아카이브 등 BBC가 디지털 환경에 단단한 기반을 다지는데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해온 사람이다. 34세의 나이로 뉴미디어를 총책임지는 디렉터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BBC 역사상 최연소 임원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능력 있는 신임 CEO지만, 캥거루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른 방송사로부터는 프로젝트를 BBC에 유리하게 꾸려가지 않겠느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각 방송사 사장들은 한입으로 가장 적임자가 CEO를 맡았다며 오히려 반기고 있다.

영국의 지상파 방송사인 BBC, ITV, 채널4, 파이브는 지배·수익구조는 다르지만 모두 공영방송의 책무를 가지고 있다. 물론 디지털 환경에서 공영방송의 책무에 대한 해석이 모호해지고 있지만, 아직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임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이 뭉쳐 사업을 진행할 때면 각자 속내는 무엇이든 간에 전면에 내세우는 가치가 있다. 바로 ‘시청자가 최고 품질의 콘텐츠를 추가 비용 없이 향유할 권리’다. ‘공익’을 중시하는 사회주의 전통이 강한 때문인지 모르지만, 최소한 미국과 같이 시장에 입각한 결정은 아닌 것이 틀림없다.

사실 이들 지상파 방송사들이 힘을 뭉치는 경우가 잦아진 것은 디지털 환경이 본격적으로 전통 방송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한 즈음부터다. 이미 이들은 시장에서 실패를 한번 경험했다. 1998년 상업방송사들이 주도한 유로 디지털 방송 서비스가 큰 적자만 남기고 가입자 부족으로 문을 닫은 경험이 있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시청자가 세분화되고, 시장의 파이가 급속도로 조각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대형 방송사들은 협력의 길을 선택했다. 프리뷰가 디지털 방송 서비스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도 생존을 위한 협력관계에 기반해 있다. 또한 프리뷰 사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한 대형 방송사들은 추가 채널을 확보하여 디지털 환경 속에서 브랜드 입지를 더욱 확장할 수 있었다.

프리뷰는 신규 진입 채널들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소규모 채널들은 공영성과 전통에 기반한 대형 방송사들의 이미지와 더욱 대비가 되는 틈새시장으로 뛰어들어 시청자를 끌어 모을 수 있었다. 영국 방송사들의 채널 브랜딩이 뛰어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을 수 있는 현상이다.

   

유료 디지털 위성방송인 BSkyB의 공익적 대안인 프리셋(Freesat)을 ‘HD시대의 프리뷰’라는 슬로건 하에 준비하고, 주문형 비디오의 통합 시장으로 캥거루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영국의 그들을 보면서 언제 우리나라 방송사들이 시청자들을 위해 힘을 뭉친 적이 있나 기억을 더듬어 보게 된다. 



영국 = 성민제 통신원 /프리랜서 프류듀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08/04/17 17:28

프리랜서 언론인 차별없는 영국

공식기자증 발급 받으면 취재지원·법률자문·보험까지 제공

“방송은 자유를 먹고 산다. 그래서 방송판은 생각도, 행동도 모두 자유로운 사람들의 신나는 놀이터다”라고 말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겠지? 그 놀이터에 자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자유만큼의 긴장도 늘 존재하지 않던가? 동전의 양면처럼. 등을 맞대고서 말이다.

   
▲ 영국의 취재현장

경제적으로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고, 사회변화에도 긍정적으로 이바지해야 한다는 직업적 부담감. 그리고 그런 직업적 소명의식과는 별도로 도처에 널려 있는 수많은 제약들…. (테러와의 전쟁 이후에 영국도 취재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영국의 방송쟁이들은 어떻게 해결하면서 살아갈까? 더구나 둥지 없는 프리랜서라고 하면?

우리나라도 요즘 그렇지만 영국엔 프리랜서들이 정말 많다. 프로그램에 따라서 이리저리 옮겨다니고, 뭉쳤다 흩어졌다 한다. 엄밀히 말하면 방송판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프리랜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스고 다큐멘터리고 할 것 없이 이동이 많다. 그럼 그들은 어떻게 각종 사건 사고 현장을 누비며 취재를 할 수 있는 언론인으로서의 지위를 부여 받을까?

영국엔 NUJ(National Union of Journalist)와 FSA(Foreign Press Association)라는 단체가 있다. 이 두 단체에서는 신청자가 언론인으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증명서(최근 자신이 제작한 프로그램이나 뉴스, 기사와 함께 방송국 혹은 기타 언론매체의 책임자로부터 자신의 매체를 위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신분 확인서 그리고 몇 가지 제반 서류)를 제출하면 영국 경찰청으로 부터 공식 기자증(Press Card)을 발급 받아 주고, 각 단체의 회원으로써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 영국 프리랜서 언론인에게 발급되는 기자증

기자증을 받으면 공공장소나 공식적인 행사에 기자로서 취재를 보장 받을 수 있고, 두 단체의 회원으로서 취재중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에 대한 자문을 받을 수 있다. 경찰 등으로부터 부당한 일을 당했을 경우 변호사를 선임해 주고, 회원이 활동하는 매체로부터 불편 부당한 대우나 처벌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정당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물론 회원 간 친목도모나 정보교류는 기본이다. 기자, 프로듀서, 방송카메라맨, 사진기자 등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기자증을 발급받고 회원으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 어느 매체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든 영국에서는 영국 경찰청이 인증한 똑같은 모양의 기자증을 가지고 있다.

FSA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 언론인들을 위한 단체다. 외국 언론인이라고 해서 차별은 없다. 한편 언론인 노동조합 BECTU(Broadcasting Entertainment Cinematograph and Theatre Union)는 방송, 연예, 영화, 극장(연극, 뮤지컬 등)의 연합체로 역시 개별적으로 조합원자격을 얻을 수 있다. BECTU에 가입을 하면 월 4만원 정도의 조합원비로 여러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공공책임보험(Public Liability Insurance)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는 거다. 영국에서는 박물관이나 공원등 공공장소를 섭외할 경우 촬영중 사고에 대비해 보험을 요구할때가 많다. 이럴 때 언론인 노동조합 BECTU는 큰 힘이다. 조합원에게 5백만 파운드 (약 천억원)짜리 보험을 제공해 주니 말이다.

그밖에도 임금협상, 세금이나 연금문제, 저작권 상담, 사적 혹은 공적 문제에 대한 무료 법률 상담 등을 해준다. 특이한 점은 노동조합이 여러 산업체들과 연계해 조합원들이 가정이나 사무실의 전기 및 가스비를 아낄 수 있도록 해주고, 형편이 어려운 조합원을 위해 저이자 대출을 해주는가 하면 휴가 시 이용할 렌트카나 호텔, 극장값을 할인해 준다는 거다. 그리고 직업을 잃었을 경우 새직장을 찾는데도 도움을 준다.

BECTU는 공영방송 BBC안에 지부를 두고 BBC의 노동조합원까지 아우르고 있다. BECTU와 NUJ, UNITE(일종의 한국노총)는 방송인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조직체로 BBC와 같은 큰 조직과의 협상이나 투쟁에 연합체를 이루어 나선다.

비록 영국의 노동조합이 BBC의 대량 해고 문제 등에 있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그건 힘이 없어서라기보다 명분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 무모한 싸움은 하지 않는다, 투쟁만이 능사는 아니다 라는 전략적 문제로 봐야 할 것이다.

   
▲ 런던=장정훈 통신원/ KBNe-UK 대표, www.kbne.net

프리랜서에게도 똑같이 언론인 혹은 방송인으로서의 지위가 주어지고 평생둥지가 없어도 노동조합의 회원으로 차별 없는 권리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영국의 시스템을 우리도 한번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 누가 누굴 배척하기 보다는 개인도, 단체도 함께하면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지 않던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